오래간만에 만난 지인(知人)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면서 이 책을 권할 때만 해도 솔직히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른바 ‘탈북문학’이라는 것을 종종 접해 보았지만, 내용은 무겁고, 언어는 생경하고, 주장이 앞서는 바람에 문학성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책을 권한 사람의 호의를 생각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아홉 편의 단편이 모두 술술 읽혔다. 출신 성분이 들통 나는 바람에 오지로 추방되어 농사꾼으로 늙어가는 전(前) 물리학도, IMF 사태 때 망한 사업가와 그가 중국에서 구해낸 후 동거해온 젊은 탈북 여성 간의 엇나가는 사랑, 탈북한 시어머니와 신세대 한국 며느리 간의 고부 갈등, 북에 남겨놓고 온 동생을 구하기 위해 연변까지 달려갔지만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자”는 동생 앞에서 절망하는 언니, 자신을 버리고 떠난 탈북녀 출신 아내를 찾아 한국까지 온 중국인 남편의 순애보….
무거운 이야기들이었지만 마음까지 무거워지지는 않았다. 그 안에는 북한이라는 부조리한 체제 안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한 조각 자존감을 지켜내려는 결기,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보려는 의지,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이해가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작가동맹 회원 출신인 작가는 탈북민들을 ‘갑작스러운 한파에 단풍으로 미처 물들지 못한 채 때 이르게 땅에 팽개쳐진 푸른 낙엽’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탈북민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각성은 남다르다. 한반도의 절반 땅에나마 자유롭고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한민족의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이로움이 짝사랑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그래도 책을 권한 사람의 호의를 생각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아홉 편의 단편이 모두 술술 읽혔다. 출신 성분이 들통 나는 바람에 오지로 추방되어 농사꾼으로 늙어가는 전(前) 물리학도, IMF 사태 때 망한 사업가와 그가 중국에서 구해낸 후 동거해온 젊은 탈북 여성 간의 엇나가는 사랑, 탈북한 시어머니와 신세대 한국 며느리 간의 고부 갈등, 북에 남겨놓고 온 동생을 구하기 위해 연변까지 달려갔지만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자”는 동생 앞에서 절망하는 언니, 자신을 버리고 떠난 탈북녀 출신 아내를 찾아 한국까지 온 중국인 남편의 순애보….
무거운 이야기들이었지만 마음까지 무거워지지는 않았다. 그 안에는 북한이라는 부조리한 체제 안에서도 인간으로서의 한 조각 자존감을 지켜내려는 결기,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더 넓은 세상으로 뛰쳐나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보려는 의지, 그리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이해가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 작가동맹 회원 출신인 작가는 탈북민들을 ‘갑작스러운 한파에 단풍으로 미처 물들지 못한 채 때 이르게 땅에 팽개쳐진 푸른 낙엽’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탈북민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각성은 남다르다. 한반도의 절반 땅에나마 자유롭고 선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한민족의 커다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이로움이 짝사랑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