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다. 경제학 책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냉면, 쫄면, 칼국수 얘기를 하다가 이탈리아의 스파게티, 마카로니 얘기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스파게티를 디자인한 적이 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주지아로를 등장시키면서, 그가 디자인한 현대자동차의 포니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성공스토리를 바탕으로 유치산업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자유주의를 비판한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 관점에서 자유무역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는 부분 등을 보면 솔직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저자의 전작(前作)들에서도 그랬듯이 현실에 대한 대안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저자는 특허 제도를 대신하는 포상금 제도,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보조금 제도나 복지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돈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지속 가능하게 조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자유’에 대한 인식이 참 아쉽다. ‘자유’를 ‘자본의 자유’라는 수준에서만 이해하는 게 아닌가 싶다. 노동자에게 단결의 자유, 파업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하려고 몸부림치다가 택배노조의 압박 때문에 자살한 김포 택배 대리점 사장, 노조의 협박에 맞서면서 차를 운전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화물차주의 자유는? 그들의 자유는 ‘자본의 자유’이기 때문에 묵살되어도 되나? 또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 자리 하나 얻을 수 없는 노동자들의 자유는?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바탕 화려한 언사와 손놀림으로 사람의 얼을 쏙 빼놓은 다음에 잔을 바꿔 치고 구경꾼들의 주머니를 터는 야바위꾼의 술수를 본 것 같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다만 반(反)자유주의자들의 논리가 어떤 것인지를 공부하는 차원에서는 유용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의 전작(前作)들에서도 그랬듯이 현실에 대한 대안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저자는 특허 제도를 대신하는 포상금 제도, 사회적 약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보조금 제도나 복지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그 돈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지속 가능하게 조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자유’에 대한 인식이 참 아쉽다. ‘자유’를 ‘자본의 자유’라는 수준에서만 이해하는 게 아닌가 싶다. 노동자에게 단결의 자유, 파업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하려고 몸부림치다가 택배노조의 압박 때문에 자살한 김포 택배 대리점 사장, 노조의 협박에 맞서면서 차를 운전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화물차주의 자유는? 그들의 자유는 ‘자본의 자유’이기 때문에 묵살되어도 되나? 또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 자리 하나 얻을 수 없는 노동자들의 자유는?
책을 다 읽고 나면, 한바탕 화려한 언사와 손놀림으로 사람의 얼을 쏙 빼놓은 다음에 잔을 바꿔 치고 구경꾼들의 주머니를 터는 야바위꾼의 술수를 본 것 같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다만 반(反)자유주의자들의 논리가 어떤 것인지를 공부하는 차원에서는 유용할 수도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