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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지음 | 후마니스트 펴냄)

帝國의 엘리트이자 賤民들, 대한민국을 만들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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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 원로들 가운데 ‘경성제국대학’ 출신이 적지 않았다. ‘경성제국대학’이 주는 느낌은 ‘국립서울대학교’와는 사뭇 다르다. ‘제국(帝國)’이라는 말이 주는 위압감 때문만은 아니다. 그 속에는 일제(日帝)식민 치하라는 질곡(桎梏)을 뚫고 정상(頂上)으로 가는 길을 열어젖힌 아주 극소수의 엘리트라는 인정 혹은 자긍(自矜)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 경성제국대학조차 일본제국 내 9개 제국대학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그것도 말석(末席)에 가까운…. 제국대학 중의 제국대학은 당연히 제국의 수부(首府)에 있는 도쿄제국대학이었고, 그다음은 교토제국대학이었다.
 
  이 책은 일제시대에 제국대학에 진학했던 1000여 명의 조선인 유학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자부심과 야망에 불타는 엘리트였지만, 그래봤자 ‘조센징’이었다. 그들은 이 모순되는 상황에서 처절하게 고민해야 하는 경계인이었다.
 
  제국대학 출신자 가운데는 고등문관시험을 거쳐 일본제국을 위해 복무하는 길을 선택한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사회주의의 세례를 받고 저항의 길에 나섰다가 비명(非命)에 간 이들도 있었다. 문학이나 예술, 혹은 과학기술을 통해 이름을 남긴 이들도 있었다.
 
  본문 중에, 그리고 부록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는 귀에 익은 이름이 많다. 김준연, 장경근, 이호, 김상협, 민관식, 김연수, 유진오, 이한기, 이항녕 등…. 그들이 걸어온 길이 바로 대한민국의 발자취였다. 물론 제국대학 출신 중에는 비날론을 만든 화학자 이승기처럼 북한을 선택한 이들도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고민과 아픔에 공감하지만, 그들의 굴절된 삶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운다. 그래도 저자는 제국대학 출신자 모두를 ‘친일파’로 낙인찍어 단죄하지 않는 균형감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의 비판을 받은 이 중에는 조금은 더 따뜻한 눈길을 주어도 좋을 이들이 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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