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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靈의 세계

“그날 밤 죽은 환자는 의사의 집 대문을 두드렸다”

글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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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死者 목격과 심령사진부터 유체이탈과 사후세계까지
⊙ “빛 따라 터널 통과하니 먼저 간 가족·친구들이 보여”
⊙ 전문가들 “鬼神 체험담, 인간의 방어기제 발동한 것”
  “20대 청년이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차가 뒤집혀 몇 바퀴를 굴렀다. 차는 가드레일 아래 비탈길로 떨어졌다. 청년은 그 몇 초 동안 ‘죽음의 문턱’을 오갔다. 눈앞에 유년기부터 최근까지의 생애가 파노라마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평소에는 잘 기억나지도 않았던 일들까지 선명하게 나타났다.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터지면서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처럼 의식이 희미해졌다. 간신히 목숨을 구한 청년은 퇴원 후,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청년처럼 ‘유체이탈’ 체험을 했다고 답했다….”(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들려준 실제 한 청년의 ‘유체이탈’ 경험담)
 
  심령(心靈)이란 ‘과학적으로 풀 수 없는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심적 현상’을 뜻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귀신 목격담이 있다. 공동묘지에서 구미호를 봤다는 전설부터 자유로에서 동공이 없는 처녀귀신과 마주쳤다는 등의 ‘무서운 이야기’다. 죽은 자가 함께 찍혔다는 심령사진, 유체이탈과 사후세계 이야기, 빙의와 접신(接神)도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퇴마사 이야기를 다룬 OCN 드라마 〈손 the guest〉, 사후세계에 모티브를 둔 영화 〈신과 함께〉 등 심령 체험과 관련한 문화 콘텐츠들도 나오고 있다. 심령 체험은 괴담에 불과할까, 아니면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신비의 영역’인 걸까.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불가사의한 ‘심령의 세계’를 살펴봤다.
 
 
  1. 死者와의 만남
  下直 인사를 하러 온 환자
 
퇴마사 이야기를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의 한 장면. 심령 체험은 괴담에 불과할까, 아니면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신비의 영역’인 걸까. 사진=뉴시스
  ‘똑똑똑.’ 새벽 1시, 서울대 의대 A교수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났다. 연구년을 맞아 미국에 잠시 쉬러 왔던 A교수는 예고도 없이 찾아온 방문객이 누굴까 궁금했다. 문을 열자 한 남자가 꾸벅 인사를 했다. A교수가 서울에서 치료하던 환자였다. A교수는 반가워하며 “어떻게 미국까지 왔나. 밤이 늦었으니 일단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환자는 “지인과 함께 왔기 때문에 들어갈 수는 없다”며 “그동안 치료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다. 환자는 그 말만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서울에 돌아온 A교수는 그 환자의 치료 내역을 보다가 놀랐다. 자신이 환자를 만난 당일이 바로, 그가 ‘사망한 날’이었다.
 
  미국 워싱턴 주에 사는 마사지사 알렌은 새벽 3시, 병원으로부터 어머니가 임종했다는 전화를 받고 일어났다. 당시 집에 있었던 알렌은 거실로 가서 유리창 너머 산을 보았다. 그때 허공에서 구멍 하나가 열렸다. 폐암으로 방금 사망한 어머니가 보였다. 어머니는 결혼할 때 입은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났다. 그녀 곁에는 10년 전 심장마비로 숨진 할아버지도 함께 있었다. 두 사람 다 건강해 보였다.(최준식, 《사자(死者)와의 통신》 중)
 
공포영화 〈링2〉의 한 장면. 《도닝 국제심령백과사전》은 고스트(귀신·사자)에 대해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존재를 살아 있는 사람에게 규칙적으로 알리는 어떤 에너지장”이라고 규정한다. 사진=뉴시스
  영화 〈곡성〉 제작진은 경기도 양수리에서 촬영하던 중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촬영장에 있는 조명등 하나가 바람도 불지 않는데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제작진은 카메라 렌즈를 당겨 조명등 부근을 확대해서 찍었다. 사진에는 알 수 없는 형체가 있었다. 스태프들이 자세히 살펴보니 다름 아닌 ‘사람’의 형상이었다.
 
  “사람의 전생이 보였다. 개처럼 기어 다니고, 나무로도 보이고, 죽은 부모가 보이고…. 그 사람(점술가)이 죽는 것까지 보였다. 그래서 사람 많은 찜질방에는 무서워서 더 이상 못 갔다.”(퇴마사로 활동 중인 배우 황인혁의 과거 인터뷰 중)
 
  이들이 본 귀신 혹은 사자는 어떤 존재일까. 《도닝 국제심령백과사전》은 고스트(귀신·사자)에 대해 “같은 장소에서 자신의 존재를 살아 있는 사람에게 규칙적으로 알리는 어떤 에너지장”이라고 규정한다. 사전은 “투청력이 있는 사람은 그것(고스트)이 움직이고 활동하는 소리를 듣는다. 투시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어렴풋하고 투명한 사람 비슷한 덩어리로 보인다”고 했다.
 
 
  ‘뇌의 이상’ 對 ‘사람의 형태’
 
  영매(靈媒·무당 등, 혼령과 인간을 매개하는 사람)의 세계를 다룬 미국 드라마 〈고스트 위스퍼러〉의 제작자 제임스 밴 프래그는 책 《고스트, 그들은 왜 우리 곁에 머무는가》에서 귀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 대부분은 고스트들을 늑대인간, 뱀파이어, 좀비와 같은 범주에 엮어 넣곤 한다. (그러나) 고스트들은 한밤중에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려고 공동묘지를 배회하는 유령이 아니다. … 내가 보는 것은 늘 머리카락과 이목구비, 옷가지를 모두 갖춘 온전한 사람의 형태다. 고스트들은 오로지 그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만들어내는 기운 안에 있으므로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순식간에 옮겨갈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이 상상하는 곳 어디든 가게 된다. 궁전, 지하 감옥, 꽃들이 흐드러진 들판, 또는 빈 공간일 수도 있다.”
 
  이는 사자와의 만남을 영적 현상으로 보는 경우다. 반대 의견도 있다. 뇌가 정보를 잘못 인지한 환각·착각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사람들은 귀신의 여러 부위 중 주로 ‘얼굴’을 많이 봤다고 증언한다. 인류의 뇌는 눈앞의 대상이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얼굴을 집중적으로 보도록 발달돼 왔다. 그 역할을 하는 뇌의 부분이 ‘내측두엽’이다. 실제 환각에 빠지거나 영적 체험을 했다고 한 사람들의 뇌를 보면, 내측두엽에서 발생하는 뇌파에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내측두엽에 이상이 있는 뇌전증(간질) 환자들이 환상·환청을 자주 겪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 《죽음학 스케치》를 쓴 김달수 대한죽음학회 이사는 “귀신을 보고 놀라는 행위를 (정신의) 나약함으로만 볼 건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몸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로 볼 수도 있다”며 “밤에 낙엽만 떨어져도 두려워하듯, 평소에 조심성이 높아지니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성에 예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신이 있다고 무서워하는 것에도 일종의 긍정적인 면이 있는 셈”이라고 했다.
 
 
  2. 臨死 체험과 유체이탈
  走馬燈처럼 삶을 회고하다
 
영화 〈닥터스트레인지〉의 한 장면. 임사 체험의 특징들 중에는 의식이 몸에서 분리되는 ‘유체이탈’이 있다고 한다. 사진=뉴시스
  “눈앞에 펼쳐진 건 컬러 그림이었다. 내가 살아온 삶을 영화로 찍은 것 같았다. 화면에는 어머니와 식구들, 다른 지인들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필름이 천천히 돌다가, 누군가 빨리 감기를 한 듯 화면이 빠르게 지나갔다.”(마취상태에서 임사(臨死) 체험을 한 인도 여성의 증언)
 
  “내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게 느껴졌다. 병실로부터 12m쯤 떨어진 곳에서 남편과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 말도 들었다. 나중에 깨어나 남편에게 확인을 해보니, 내가 들은 대화 내용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가사(假死) 상태에 빠져 유체이탈을 경험한 어느 외국 여인의 증언)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온 사람들의 말은 섬뜩하면서도 흥미롭다. 이들은 호흡·맥박·뇌파가 정지된 상태였다가 다시 살아났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증언한다. 정현채 서울대 의대 교수가 책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에서 언급한 최근 네덜란드 조사에 따르면, 10개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은 후 다시 살아난 344명 중 약 18%인 62명이 근사(近死·임사) 체험을 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도 유체이탈과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전해진다. 미국의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인 제프리 롱이 쓴 책 《죽음 그 후》에는 임사 체험의 특징들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의식이 몸에서 분리되는 ‘유체이탈’을 겪는다 ▲터널로 진입하거나 터널을 통과한다 ▲주마등처럼 삶을 회고한다 ▲죽은 친척이나 친구들과 재회한다 ▲경계나 장벽을 만난다 ▲감정이나 느낌이 매우 격렬하고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별한 지식을 알게 된다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현실로 되돌아온다.〉
 
  ‘영혼의 무게’를 증명한 실험도 있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외과의사 덩컨 맥두걸은 1901년 4월 10일 오후 5시30분, 4년 동안 준비해 온 실험에 돌입한다. 그는 ‘인간 영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사망 직전인 결핵 환자들의 몸무게를 임종 전후(前後)로 비교 측정했다. 맥두걸은 동료 의사들과 3시간40분 동안 첫 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조사를 마치고 이렇게 결론 내렸다. “환자가 사망하자 갑자기 (몸무게를 재는) 저울대 끝부분이 떨어지면서 아래쪽 멈춤쇠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눈금은 다시 변하지 않았다. 줄어든 무게(영혼의 무게)는 4분의 3온스(21그램)였다.”
 
 
  죽음 경험도 학습된 대로 진행
 
임사 체험을 깊게 한 사람들 중 일부는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한 사람은 “모든 것이 빛으로 충만했다. 온갖 꽃들과 멀리 펼쳐지는 언덕들, 푸른 하늘이 보였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담장과 어여쁜 튤립이 활짝 피어 있는 풍경이 보였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은 왜 공포가 아닌 ‘편안한 기분’을 느꼈다고 증언할까. 이에 대해 신성대 동문선 대표는 책 《혼백과 귀신》에서 “몸이 식어 가면서 감각 등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이 마비되고, 일부 남은 의식(인식) 기능이 작동한 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그 상태에서는 고통이나 공포·슬픔·걱정 등을 생각하려 해도 떠올려지지가 않는다. 신진대사가 멈추면서 그런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가 먼저 마비되어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이다.
 
  “‘내가 이렇게 죽는구나’ 상상하고 임사 상태에 들어가면 뇌가 식어버리잖아요. 그때 (뇌의) 어떤 부분은 활성화가 되고, 어떤 부분은 안 돼서 그런 거예요. 꿈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사실 임사 체험도 자기가 평소 생각해 놓고 학습한 대로 움직이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죽기 직전에 귀신 봤다고 하면 ‘갓 쓰고 도포 입은 저승사자’인 반면, 서양 사람들은 후드 쓰고 큰 낫을 든 사신(死神)을 보잖아요. 또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은 찬송가가 막 들리고, 성모마리아가 보이고 그러는 거죠.”
 
  한편 귀신을 목격하거나 유체이탈을 경험한 사람들을 단순히 ‘정신 불안’으로만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우 김영우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임사 체험을 당사자의 착각이나 혼동이라고만 치부할 순 없다. 임사 체험자들의 경험과 의료기록을 적은 양서(洋書)들, 실제 의료진의 증언 등 확인된 자료들만 백몇십 건이 넘는다”며 “심령 현상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 중에는 (감각적으로) 굉장히 섬세한 안테나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에겐 (심령 현상이) 절대 착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다.
 
  “우리가 면역이 떨어지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침투하잖아요. 그것처럼 (심령 체험도) 한 사람이 어떤 마음의 상처나 충격을 받았을 때, 자신의 에너지가 오염되는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빙의만 해도 ‘귀신이 사람에게 씌었다’는, 그런 단순한 동화책 같은 구도가 아니에요. 굉장히 복잡한 현상입니다. 최면치료 등을 통해 그 사람 내면에 접근해서 (원인을) 파악하고, (나중에는) 환자 스스로 그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훈련시켜 주는 게 필요합니다.”
 
 
  3. 死後世界
  時空을 초월한 ‘빛의 터널’ 속으로
 
영화 〈신과 함께2 - 인과 연〉의 한 장면. 최근에는 퇴마사 이야기를 다룬 OCN 드라마 〈손 the guest〉, 사후세계에 모티브를 둔 영화 〈신과 함께〉 등 심령 체험과 관련한 문화 콘텐츠들도 나오고 있다. 사진=조선DB
  “터널의 벽은 물결처럼 부드럽고 환했다. 터널 안은 빨강·파랑·노랑·하양·초록 총천연색이었다. 저 너머 빛이 하나 있었는데, 그쪽으로 다가갈수록 터널은 좁아지고 더 밝아졌다…. 빛을 따라 터널을 나오자 해변이 보였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딸이 그곳에 서 있었다. 딸은 사망할 때 두 살 정도였는데, 어느새 (다 커서) 어른 목소리를 하고 있었다.”
 
  임사 체험을 깊게 한 사람들 중 일부는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한 사람은 “모든 것이 빛으로 충만했다. 온갖 꽃들과 멀리 펼쳐지는 언덕들, 푸른 하늘이 보였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담장과 어여쁜 튤립이 활짝 피어 있는 풍경이 보였다”고 했다. 그 가운데 “중앙의 거대하고 장엄한 빛과 작은 등불들이 연결돼 있었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낙원의 상징 ‘에덴동산’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벨기에의 리에주(Lie'ge)대학 연구진은 2017년 임사 체험을 한 사람들 154명을 대상으로 사후세계를 어떻게 느꼈는지 조사했다. ‘평화로웠다’는 답이 80%로 가장 많았고, ‘밝은 빛을 느꼈다’(69%)와 ‘어떤 사람을 만났다’(64%)는 답이 뒤를 이었다. ‘빠른 속도로 생각하게 됐다’(5%)는 것과 ‘미래를 보게 됐다’(4%)는 답도 있었다.
 
  미국의 불교철학자 새뮤얼 버콜즈는 60세 때 혈액 감염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비몽사몽 간에 부처님을 따라 지옥, 즉 사후세계에 당도했다. 그는 그곳에서 고통받는 여러 중생을 목격했다. 생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른 ‘오마르’는 “내가 순교하면 신으로부터 천국을 약속받을 줄 알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지옥에서 영원히 폭발하는 벌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생전 성공한 사업가였던 ‘백민수’는 “내가 로봇을 만드는 과정에서 폐수와 독가스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나는 이 폐허가 된 도시에서 끊임없이 산성비를 맞는 형벌을 받게 됐다”고 괴로워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새뮤얼 버콜즈는 이후 책 《부처님과 함께한 지옥여행기》에서 자신이 겪은 사후세계를 이렇게 회고했다. “지옥에 존재하는 일부는 악명 높은 역사적 인물과 닮아 보였다. 그들에게는 타인을 증오·경멸하는 태도, 무관심하게 대하는 태도 등의 공통점이 있었다.”
 
  김달수 대한죽음학회 이사는 “사후세계에 대한 문제는 종교와 비슷하다. 앎의 문제가 아닌 믿음의 문제”라며 “사후세계를 믿는다는 건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는, 긍정적인 행위로 볼 수도 있다. 자신이 진짜 죽을 때 이승에서의 여한을 털고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몸이 바쁘면 雜생각도 없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내가 귀신을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주변 사람들에게 그걸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 (심령) 얘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것, 즉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조선DB
  귀신을 만나고 사후세계를 보고…. 사람들은 왜 심령 체험을 하는 걸까. 정신적 문제나 마음의 불안 때문일까, 개인마다 특별한 영적인 능력을 지녀서일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에게 물었다.
 
  ― 귀신을 보는 인간의 심리는 뭘까요. 정신 이상인가요, 방어기제인가요.
 
  “둘 다 맞습니다. 일단 귀신을 본다는 건 ‘환각’과 ‘상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정신이 불안하거나 심신이 허약해지면 환각을 보게 됩니다. 조현병 환자들은 실제 환각과 환청을 경험합니다. 일반인들도 스트레스 지수가 극도로 올라갈 때, 즉 이혼을 하거나 자식을 잃는 등의 일을 당했을 때 환각을 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일부러 상상해서 ‘귀신 또는 죽은 사람을 봤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자기 방어용으로 상상을 활용하는 거죠. 예를 들어, 내가 요 며칠 너무 힘들었는데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나타나서 ‘괜찮다, 얘야’라고 위로해 줬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지요. 자기의 바람이 크면, 그 바람대로 뭔가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걸 경험하게 된다는 거죠.”
 
  ― 아무리 상상이라지만 죽은 사람을 자기 취향대로 부를 수 있나요. 부작용은 없을까요.
 
  “부작용도 있죠. 죽은 사람을 보고 나서 더 힘들고 슬퍼지는 경우가 있어요. 또 자기가 편하게 느끼는 대상만 나타나는 게 아니거든요. 원한관계가 있던 사람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겠죠. 상상을 통해 귀신을 봐도, 나쁜 기억만 갖고 가는 사람들은 계속 심신이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 원치 않는 심령 체험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까요.
 
  “굉장히 힘든 건데요. 결국 스스로 정신 단련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기 위해선 ‘자기 최면’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고요. 특히 ‘내가 귀신을 봤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주변 사람들에게 그걸 얘기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에이, 그거 아니야’ 이런 얘기도 들어보고 ‘그래, 그거 좀 이상하다’라는 말도 들어야 해요. (심령) 얘기를 공유해야 한다는 거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 과정 속에서 회복되면 다행이고, 증상이 더 심해지면 (정신의학계의) 전문가를 찾아가야죠.”
 
  ― 권장할 만한 또 다른 해결책이 있을까요.
 
  “뻔한 얘기지만 결국 운동이에요. 정신이 복잡하고 침체될 때는 육체라도 힘들게 만들어야 되거든요. 스포츠 같은 취미 활동이나 집안 청소를 열심히 하면서 그런 잡생각을 떨쳐낼 수 있게 해야죠. 자기가 맡은 업무라도 미친 듯이 처리하면서 능동적으로 생활하는 게 중요합니다. 운동도 안 하고 가만히 집에 칩거해 있으면 ‘그게 귀신이 맞았을까, 진짜였을까’ 하는 생각들이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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