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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세뇌 (벤 샤피로 지음 | 이남규 번역 | 기파랑 펴냄)

청춘을 포섭하는 赤化의 감언이설

글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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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시절 들었던 한 교양 강의가 생각난다. 강사는 종강(終講) 말미에 느닷없이 보수정권을 비판했다. 영화 강좌였는데, 수업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었다. 마치 선각자가 무지한 대중을 계몽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전까지만 해도 수업의 질이 좋아 마음에 든 강좌였는데, 순간 환상이 사라졌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일종의 ‘갑질’이었다. 학생들이 수업과 관계없는, 그것도 강사 본인만 그렇게 생각하는 ‘민감한 정치 강의’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세뇌’는 그렇게 대학가를 장악했다. 누군가 보수 성향의 발언만 하면 어디선가 “너 ‘일베충(蟲)’이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상대방을 매도하는 수식어로 쓰였다. 노무현·문재인을 지지하면 정의롭고 참된 지식인, 이명박·박근혜를 지지하면 저질스러운 ‘수구 꼴통’으로 지탄받았다. 《세뇌》의 저자 벤 샤피로가 20대 때 느꼈던 미국 대학가 분위기가 이랬을까. 그가 느낀 ‘반미주의(反美主義)’ 바람은, 우리가 겪은 ‘대한민국은 잘못 태어난 나라’ ‘이승만이 반쪽으로 쪼갠 나라’라는 세뇌 공작과 닮아 있다. “공화당이 나라 망친다”는 미국 좌파 교수들의 억설(臆說)은 “박근혜가 나라 망쳤다”는 주장과 비슷하게 들린다.
 
  성적·도덕적 방종으로 얼룩진 ‘흥청망청’ 대학가 축제, 지성과는 거리가 먼 술집 잡담과 남 탓 푸념, 대책 없는 비난만 가득한 대자보에 갈겨쓴 ‘종북(從北)의 유혹’…. 왜 이런 것들이 ‘배울 만큼 배웠다’고 알려진 대학생들에게 먹힐까. 저자는 “교수들의 편견을 검증하지 않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젊은이들이 순진”할 뿐만 아니라 “사회가 대학을 존중하면 존중할수록 학생들의 눈에는 교수들이 더 오류가 없는 사람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학과 교수는 성역이 아니다. 비판과 반박, 재반박과 열띤 토론이 무한히 이어져야 하는 생동(生動)의 공간이지, 낭만적인 감언이설의 천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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