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두화 … 종이에 그리는 붓보다 공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타
⊙ 세상 떠난 조지 마이클, 런던 태생 백인이면서 흑인 감성 완벽 소화
⊙ 세상 떠난 조지 마이클, 런던 태생 백인이면서 흑인 감성 완벽 소화
- 경북 성주의 한 농가에 작업실을 마련한 이철영 화백.
그는 “인두화가 섬세함에선 붓보다 낫고 강렬하다”고 말했다.
인두화의 색채는 짙은 밤색이다. 나무(그림)판을 태워 얻어진 색이니, 느끼는 질감이 따스하다. 인두의 강약, 그러니까 열(熱)의 세기에 따라 음영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 선명함은 붓으로 그린 선명함과 다르다. 물감으로 덧칠하지 않아 자연의 색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경북 성주에서 32년째 인두화를 그리고 있는 해타(海陀) 이철영(李哲暎·53) 화백.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인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조선시대엔 숯불에 달군 납땜인두로 지져 그렸지만 요즘은 나무판 위에 전기인두를 써서 그림을 그려요. 나무를 태워 선과 점으로 대상을 묘사하는 낙화(烙畵) 기법은 종이에 그리는 붓보다 공이 많이 들고 손이 더 많이 탑니다. 그러나 좀 더 자연의 모습에, 인간의 모습에 가깝다고 할까요?”
보통의 서양화가 혼란, 과장, 장식의 과잉으로 강렬한 명암대비, 동적인 구성, 결렬한 감정 표현 같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강하게 반영된다면 인두화는 거꾸로다. 안정된 구도와 섬세한 선조(線彫)와 균형, 절제의 예술로 불릴 만하다. 이 화백은 “동양화의 전통을 담은 인두화는 여백과 선의 조화가 특징이다. 조선 민화의 느낌도, 문인화의 느낌도 나지만 섬세함에선 붓보다 인두가 더 집요하다. 강렬하다. 그러나 전통화법이지만 체계적 전승이 단절됐다. 안타깝다”고 말한다.
또 “20년은 그려야 자신만의 세계, 인두를 조절할 수 있는 기법에 능할 수 있다. 지난한 기다림에 지쳐 많은 이가 인두화를 배우다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버릴 수 없다”고 덧붙인다.
그는 시골 농가를 빌려 인두화를 그린다. 더 조용한 곳을 찾아 인근 사찰에 머무른 적도 많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산 지도 여러 해째다.
“전기인두를 사용해야 하니, 전기료가 만만찮아요. 한 달에 20만원이 넘어요. 220V를 사용하면 섬세한 맛이 안 나, 110V로 전압을 낮춰 씁니다.”
작업에 몰두한 이 화백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집을 짓는 목수와 닮았다. 명수(名手)에 가깝다. 화실 한쪽에 톱, 대패, 자귀, 먹통 같은 연장이 있을 것 같다. 자연을 그렸지만 그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의 내면까지 담으려 한다. 인위적이지 않다. 그림의 따스함이 2월의 추운 겨울을 부드럽게 녹인다. 이 화백의 인두화는 갈색의 순수한 승리다.
이철영 화백의 말이다.
“점과 선의 2차원적 평면으로 인두화를 새기지만 요즘엔 물감을 칠해 시각적 구현으로까지 범위를 넓힌다. 또 나무판 대신 종이 위에 인두화를 그리기도 하는데, 그러려면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종이를) 태워 버린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 중국, 중동 등지에서 작은 전시회를 가졌다. 전국 각 사찰에서 탱화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화백은 “제대로 된 전승을 위해 인두화협회가 생겼으면 한다. 가르침이 없다면 제가 체득한 경험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많은 이와 인두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앨범 〈Faith〉
한때 10대의 우상이던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1963~2016)이 사망했다. 사인은 신부전증. ‘라스트 크리스마스’로 국내 팬들을 사로잡았던 그는 구랍 25일 세상을 떠났다. ‘더 라스트(The last·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된 셈이다. 겨우 53세 나이다.
1980년대 초 듀오 ‘왬!(Wham!)’의 멤버로 활약하다 솔로로 독립한 그는 빼어난 미성(美聲)의 소유자였다. 어느 남성 가수도 아름다운 그의 음성을 흉내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조지 마이클을 두고 ‘가장 따라 부르기 힘든 가수’로 꼽는다. 또 런던 태생의 백인이면서 흑인 감성이 묻어 나는 리듬 앤 블루스(R&B)의 ‘완급’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1987년 발매된 조지 마이클의 첫 솔로 앨범 〈믿음(Faith)〉(레이블은 콜롬비아, 에픽)은 리듬 앤 블루스, 펑크(Funk), 소울(Blue Eyed Soul), 재즈(Jazz), 팝(Pop),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비빔밥처럼 고루 섞여 있다. 전세계 2500만 장 이상 판매라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그는 찢어진 청바지, 엘비스 프레슬리,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연상시키는 가죽재킷을 늘 입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전체적 흐름은 펑키한 디스코풍 로큰롤이다.
앨범 타이틀곡 ‘Faith’는 절제된 리듬과 구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댄스곡이다. 1987년 12월 12일 자 차트를 시작으로 총 4주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One More Try’, ‘Kissing A Fool’, ‘A Different Corner’는 완벽한 소울 창법을 구사한다. ‘Kissing A Fool’은 끈적끈적한 재즈풍이다.
이 앨범은 미국 리듬 앤 블루스 차트에 등극, 흑인 음악에도 정통하다는 사실을 재삼 입증했다. 또 한 음반에서 4곡(‘Faith’, ‘Father Figure’, ‘One More Try’, ‘Money’)이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앨범으로 조지 마이클은 당대 마이클 잭슨, 라이오닐 리치, 마돈나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역작 앨범의 하나로 꼽힌다.
MBC FM의 DJ 배철수는 “이 앨범은 조지 마이클의 창작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뤄 낸 음악적 결정체였다. 그는 수록곡 모두를 작사, 작곡, 편곡, 노래한 것은 물론 프로듀서까지 도맡아 전지전능한 장악력을 뽐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적 성취와 별개로 동성애에 대한 태도 등에서 곧잘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로큰롤 명예의전당 후보자로 발표될 때마다 논란거리가 됐으며 인터넷에서 조롱과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경북 성주에서 32년째 인두화를 그리고 있는 해타(海陀) 이철영(李哲暎·53) 화백.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인두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조선시대엔 숯불에 달군 납땜인두로 지져 그렸지만 요즘은 나무판 위에 전기인두를 써서 그림을 그려요. 나무를 태워 선과 점으로 대상을 묘사하는 낙화(烙畵) 기법은 종이에 그리는 붓보다 공이 많이 들고 손이 더 많이 탑니다. 그러나 좀 더 자연의 모습에, 인간의 모습에 가깝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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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영 화백의 인두화 〈시골 어느 날〉. |
또 “20년은 그려야 자신만의 세계, 인두를 조절할 수 있는 기법에 능할 수 있다. 지난한 기다림에 지쳐 많은 이가 인두화를 배우다 포기하고 만다. 그러나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버릴 수 없다”고 덧붙인다.
그는 시골 농가를 빌려 인두화를 그린다. 더 조용한 곳을 찾아 인근 사찰에 머무른 적도 많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산 지도 여러 해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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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두로 바탕을 그린 뒤 물감으로 채색한 작품. 〈잉어와 연꽃〉 |
작업에 몰두한 이 화백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집을 짓는 목수와 닮았다. 명수(名手)에 가깝다. 화실 한쪽에 톱, 대패, 자귀, 먹통 같은 연장이 있을 것 같다. 자연을 그렸지만 그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의 내면까지 담으려 한다. 인위적이지 않다. 그림의 따스함이 2월의 추운 겨울을 부드럽게 녹인다. 이 화백의 인두화는 갈색의 순수한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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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두로 바탕을 그린 뒤 물감으로 채색한 작품. 〈비마(飛馬)〉 |
“점과 선의 2차원적 평면으로 인두화를 새기지만 요즘엔 물감을 칠해 시각적 구현으로까지 범위를 넓힌다. 또 나무판 대신 종이 위에 인두화를 그리기도 하는데, 그러려면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종이를) 태워 버린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 중국, 중동 등지에서 작은 전시회를 가졌다. 전국 각 사찰에서 탱화를 의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화백은 “제대로 된 전승을 위해 인두화협회가 생겼으면 한다. 가르침이 없다면 제가 체득한 경험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많은 이와 인두의 세계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앨범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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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반으로 꼽히는 조지 마이클의 앨범 〈Faith〉 커버. |
1980년대 초 듀오 ‘왬!(Wham!)’의 멤버로 활약하다 솔로로 독립한 그는 빼어난 미성(美聲)의 소유자였다. 어느 남성 가수도 아름다운 그의 음성을 흉내 낼 수 없었다. 그래서 조지 마이클을 두고 ‘가장 따라 부르기 힘든 가수’로 꼽는다. 또 런던 태생의 백인이면서 흑인 감성이 묻어 나는 리듬 앤 블루스(R&B)의 ‘완급’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1987년 발매된 조지 마이클의 첫 솔로 앨범 〈믿음(Faith)〉(레이블은 콜롬비아, 에픽)은 리듬 앤 블루스, 펑크(Funk), 소울(Blue Eyed Soul), 재즈(Jazz), 팝(Pop), 어덜트 컨템포러리(Adult Contemporary)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비빔밥처럼 고루 섞여 있다. 전세계 2500만 장 이상 판매라는 대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그는 찢어진 청바지, 엘비스 프레슬리, 브루스 스프링스틴을 연상시키는 가죽재킷을 늘 입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전체적 흐름은 펑키한 디스코풍 로큰롤이다.
앨범 타이틀곡 ‘Faith’는 절제된 리듬과 구성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댄스곡이다. 1987년 12월 12일 자 차트를 시작으로 총 4주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러나 ‘One More Try’, ‘Kissing A Fool’, ‘A Different Corner’는 완벽한 소울 창법을 구사한다. ‘Kissing A Fool’은 끈적끈적한 재즈풍이다.
이 앨범은 미국 리듬 앤 블루스 차트에 등극, 흑인 음악에도 정통하다는 사실을 재삼 입증했다. 또 한 음반에서 4곡(‘Faith’, ‘Father Figure’, ‘One More Try’, ‘Money’)이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앨범으로 조지 마이클은 당대 마이클 잭슨, 라이오닐 리치, 마돈나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를 대표하는 역작 앨범의 하나로 꼽힌다.
MBC FM의 DJ 배철수는 “이 앨범은 조지 마이클의 창작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뤄 낸 음악적 결정체였다. 그는 수록곡 모두를 작사, 작곡, 편곡, 노래한 것은 물론 프로듀서까지 도맡아 전지전능한 장악력을 뽐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악적 성취와 별개로 동성애에 대한 태도 등에서 곧잘 구설수에 올랐다. 그가 동성애자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로큰롤 명예의전당 후보자로 발표될 때마다 논란거리가 됐으며 인터넷에서 조롱과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