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비즈니스 상담에서 잘 안 풀리는 이유도 바로 첫 대면에 그 힌트가 있다. 한국인은 굽신 악수 인사 다음, 회의실 의자는 물론 리셉션 룸의 회담용 일인용 소파 착석 상황에서 거의 백발백중 국제기준과는 동떨어진 자세로 앉는 바람에 불쾌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아주 의외의 사소한 일로 비즈니스를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회담을 위해 앉는 자세는 가뜩이나 살얼음판처럼 문화충돌 하기 쉬운 국제 비즈니스 성패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辛成大
⊙ 61세. 도서출판 東文選 대표,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인사문화포럼 공동대표.
⊙ 저서: 《무덕(武德)-武의 문화, 武의 정신》 《품격경영(상·하)-상위 1%를 위한 글로벌
교섭문화백서》.
辛成大
⊙ 61세. 도서출판 東文選 대표,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 글로벌리더십아카데미 공동대표,
인사문화포럼 공동대표.
⊙ 저서: 《무덕(武德)-武의 문화, 武의 정신》 《품격경영(상·하)-상위 1%를 위한 글로벌
교섭문화백서》.
- 지난 5월 15일 알가님 쿠웨이트 국회의장을 만난 박근혜 대통령. 손을 테이블 밑으로 내리고 있다. 식사든 회의든 협상이든 모든 테이블에서는 두 손을 올리는 것이 정격이다.
한국인들의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개선(改善) 의지 부족이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실수나 오류를 지적해 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하고 고맙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여간해서 인정하지 않고 우기지만 확실한 근거를 대고 설득하면 받아들이고 깨끗이 승복한다. 한데 한국인들은 끝까지 우긴다. 비뚤어진 조선 선비의 심보가 그랬듯 고마워하기는커녕 설득당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존심 상해하며 감정적으로 반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승복을 항복, 타협을 패배로 여기는 탓이다. 하여 상대의 약점을 지적하거나 설득시키는 순간 원수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앙갚음당한다.
매너와 품격을 이야기하자니 당연히 한국인의 실수와 허물을 들춰내지 않을 수 없는 일. 해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뭐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그동안 점잖은 분들은 보고도 애써 모른 척해 왔다. 그러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너 나 할 것 없이 상스럽게 되고 만 것은 아닌지!
불룩배가 내공인 줄 아는 ‘쩍벌남’
CEO가 되면 다른 기업의 CEO나 오너는 물론 국내외의 주요 기관장이나 장관, 심지어 최고지도자와도 소파에 앉아 회담할 기회가 자주 생긴다. 그럴 때 혹시 쩍벌남 자세로 앉아 비즈니스를 진행한 적은 없는지? 그런 게 권위이자 내공이라고 착각한 적은 없는지? 그게 곧 갑(甲)질이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지?
예전에 북한 비즈니스를 처음 추진하려는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초청강연에서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회장은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히 털어놓은 적이 있다. 직접 소떼를 몰고 북한으로 들어간 지 3년이 다 가도록 도무지 일이 진척이 되지 않아 답답해했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북한 측 한 인사가 슬그머니 정 회장에게 주의를 주고 나서야 일이 진행되었다. 그동안 정 회장은 의자에 앉으면 습관적으로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다리를 벌렸는데 그 거만한 폼이 북한 사람들한테 영 거슬렸던 것이다. 하여 같이 앉아 업무를 논의할 마음 자체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비단 정 회장뿐이 아니라 한국의 역대 모든 대통령과 기관장, 정치인, 대기업 오너, CEO 등 기실 거의 모든 한국인은 소파는 그렇게 양쪽에 있는 팔걸이에 두 팔을 나란히 얹고서 엉덩이와 배를 내민 채 양다리를 벌리고 앉아야 하는 줄 착각하고 있다. 하여 소파가 크면 클수록 그에 맞춰 팔다리를 더 벌려야 하니 우스운 쩍벌남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소파는 물론 일상에서도 바른 자세를 못 한다. 의자에서도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척추가 휠 정도로 삐딱하게 앉는다. 우리끼리야 다 같이 구부정한 자세이니 눈에 띄지 않지만 외국인들과 같이 앉으면 금방 표가 난다. 그 순간 아무리 돈 많고 지위가 높아도 ‘상것’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쩍벌남’은 곧 허세와 거만의 표현
다리를 쩍 벌리고, 양팔을 벌려 두 손을 팔걸이에 얹거나, 상체는 그냥 둔 채 고개만 돌리는 자세는 절대 금물! 양다리를 모으고 상대방 쪽으로 다가가 앉되 상체를 직립하여 상대방 쪽으로 틀어서 두 손을 상대방 쪽에 있는 팔걸이에 얹는 것이 글로벌 정격이다. 팔걸이가 곧 책상 가장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상태에서 눈맞춤으로 대화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대부분 한국 여성은 소파 가운데 다소곳이 앉거나 엉덩이를 뒤로 물리면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이는 상대를 내심 거북해한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아무튼 쩍 벌린 만큼 자신의 권위가 더 높아지지 않는다. 졸부 티만 나고 천박해질 뿐이다. 그만큼 속이 허(虛)하다는 것이겠다. 세계의 리더들은 고작 그런 허세에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목도리도마뱀 보듯 가소롭게 여긴다. 그러고는 자만심을 슬슬 부추겨 목표한 바를 받아낸다. 우쭐한 한국인들이 늘 그렇게 당한다.
각국 최고지도자들의 정상회담 사진을 보면 그 나라의 글로벌 매너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로벌 주류 인사들은 상대의 사진 한 장만 보고도 그 속까지 다 들여다본다. 그런 게 내공이다. 그러니 신사라면, 공인이라면 자기 연출에 신경을 써야 하며, 그 소홀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은폐물 뒤로 숨는 행위나 리듬을 끊는 불필요한 일체의 자살골 동작은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선 금물이다. 상대로 하여금 오로지 자신의 눈을 주시토록 내 몸의 일체의 방해물을 제거해서 소통과 교감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 대선 TV토론을 보면 양 후보가 중간에 아무것도 없이 텅 빈 무대에서 무선 마이크 하나씩만 들고 논쟁을 벌인다. 말 그대로 진검승부, 맞장 뜨는 것이다. 한데 한국의 대선 후보들은 TV토론을 할 때 반드시 사회자를 가운데 방호벽으로 ‘끼워’ 두고 따로 각자의 책상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즉 ‘책상 뒤에 숨어서’ 토론을 한다. 게다가 원고는 물론 예상질문 답변 자료를 책상에 너절하게 펼쳐놓고 치른다. 한마디로 말해 짝퉁 토론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 강의실에서건 정규 사회 성인들의 강연장에서건 한국인들은 앞줄에 앉기를 꺼려 하여 항상 중간이나 뒷줄로 몰린다. 얼핏 겸양의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강사와 직대면 하는 게 두려운 것이다.
또 한국의 강의나 토론은 거의 예외 없이 책상을 놓고 의자에 앉아 진행한다. 책상 없이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무의식중에 책상을 은폐물로 삼고 자신을 그 뒤로 숨기는 것으로 역시나 자신 없음을 내비치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은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처럼 회의나 상담 중 테이블 밑으로 두 팔을 내리는데 서구인들은 이를 ‘더 이상 당신과 말하기 싫다!’ ‘할 말 없으니 빨리 끝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니 두 손은 반드시 테이블 위에 놓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을 모으는 습관이 있는데 이 역시 나쁜 버릇이다. 두 손을 은폐물로 삼아 그 뒤로 숨는 것이다. 해서 ‘졌으니 잘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모양새가 된다.
팔꿈치를 책상 위로 올리는 것도 호전적(好戰的)인 모드로 역시 무례(無禮)이다. 또 두 팔을 모두 책상 위로 올려 상체를 기대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 체력적으로 지쳐간다는 표시이기 때문에 협상 상대는 더욱 꼿꼿하게 강압적으로 나온다.
책상이든 식탁이든 어떤 테이블에서건 상대가 있을 적엔 두 손을 위로 올리되 손목 부위가 책상 가장자리에 살짝 걸치게 하고, 양 어깨 폭으로 11자 모양 나란히 벌려 상대에게 가슴(마음) 등 모든 것을 열어놓고 당당하게 토론이나 협상에 임해야 한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한국인들의 협상 자세
그런가 하면 거의 대다수 한국 여성은 상담이나 토론을 할 때 가방이나 핸드백을 자신의 무릎 위에 놓는다. 물론 짧은 치마 때문에 가랑이를 가리기 위해서겠지만 이 또한 무례다. 그 가방이 책상과 같이 은폐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가방이라면 옆 의자나 바닥에 놓고 핸드백이라면 엉덩이 옆이나 뒤쪽에 놓고 상대와 당당하게 마주해야 한다.
또 한국인들은 대담 중간중간에 쓸데없이 손으로 얼굴의 어느 부위든 만지작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무매너로 쓸데없는 제스처이다. 상대의 질문이나 요구에 대답할 자신이 없어 신경을 분산시키려는 무의식적인 동작들로 자살골이다.
여성들은 특히 고개를 흔들어 머릿결을 젖혀 넘기는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아직 어린 시절 나쁜 버릇 못 버린 성장장애나 발달장애, 모자란 얼치기 성인들의 전형적인 동작으로 인식된다.
남녀를 막론하고 머리나 코를 쓰다듬던 기름기 묻힌 손으로 무심코 악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불쾌한 비위생적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자기제어가 전혀 안 되는 못 믿을 사람이구나!’하고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아예 그런 버릇을 들이지 않도록, 즉 테이블 위에 손목을 꽉 붙들어놓는 것이 냉혹한 비즈니스 현실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그리고 협상이 난관에 부닥치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지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입을 꽉 다물거나 입이 비뚤어질 정도로 입술에 힘을 주는데 이 역시 금물이다.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히려 더 잔인하게 짓밟고 싶은 동물적 추격 본능을 유발시키는, 자기 페이스 상실의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시종일관 포커페이스 기조 유지, 온화한 표정 연출만 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의 시선을 불필요하게 분산시키는 지나치게 화려한 넥타이나 브로치, 블라우스, 스카프 등 연예인 흉내 낸 튀는 복장과 온화한 앙상블을 깨뜨리는 색조의 핸드백, 구두 등도 비즈니스 무대에선 삼가야 한다. 새빨간 입술 등 튀는 화장 역시 아마추어임을 자처하는 꼴이다. 대화에서 내 눈(人格)에 상대의 시선을 잡아당기고 못 도망가도록 꽉 붙잡아두는 게 CEO의 리더십이고 카리스마이다.
그리고 한국인 중(특히 교수나 교수 출신 관료들)에는 회의 중 둘째 손가락이나 필기구를 들고 흔들면서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매우 무례한 매너에 속한다. 서구인들은 이를 삿대질이나 공격적인 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심히 불쾌해한다. 현란한 손 제스처는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에 꼭 필요할 경우 한 손가락이 아닌 전체 손을 사용해야 한다. 펜 역시 메모할 때에만 들었다가 마치면 바로 내려놓아야 한다.
아무쪼록 회의나 상담을 할 때 상대방의 표정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지금 당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손의 높이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의 정도
두 손을 합장하는 기도나 인사에 존중의 등급이 있다고 한다면 글로벌 매너에 무심한 한국인들은 예외 없이 설마 하고 갸우뚱한다. 가령 불교의 나라 태국이나 미얀마에 가보면 그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보통의 사람끼리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왕이나 승려, 부처님에게는 코, 이마,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한국에서도 부처님께 절을 올릴 때에는 엎드리되 이마를 바닥에 대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두 손바닥을 머리 위 하늘로 받든다.
손바닥이 곧 지평(地平), 그러니까 그만큼 자신을 낮춤으로써 한없는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즉 손의 높이가 경외심의 정도를 나타낸다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장(武裝)을 한 무인(武人)들은 인사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대신 한 팔을 들어올려 가슴 앞에 수평으로 가로지르는데 그 수평의 팔이 곧 지면(地面)인 셈이다. 꿇어앉거나 엎드렸음을 대신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과거 중국에서는 대화 중 ‘황상(皇上)’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때에는 반드시 두 손을 모아 쥐고 오른쪽 머리 위까지 들어올려 존엄의 예(禮)를 표해야 했다. 그러지 않고 입으로만 “황상께서…” 운운했다간 바로 참수형이었다.
박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만큼 박수에 인색한 민족도 드물 것이다. 아무렴 까짓 박수가 뭐 그리 힘든 것이라고 아낄까? 어디 박수뿐이랴! 미소나 입발림 추임새 역시 인색하기 짝이 없다. 그만큼 감정 표현에 서툴다는 말이겠다. 이런 현상에는 한국인 특유의 귀찮이즘이 깔려 있다고 할 수도 있겠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체면치레(실은 하인근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하겠다.
‘높임 박수’가 글로벌 正格 박수
북한의 김정은이 백두혈통 겨우살이 장성택을 처형할 때 내건 죄목 중의 하나가 공식석상에서 박수를 건성건성 쳐서 감히 최고존엄자를 무시하였다는 것이었다. 북한 김정은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단상의 참석자들이 박수 치는 걸 보면 모두들 이마까지 손을 들어올린다. 그리고 단하의 군중은 모두 머리 위로 최대한 높이 올린다. 남한 사람들은 그걸 보고 독재자에 대한 맹목적 칭송의 표현이라 여기지만 실은 그게 서구와 중국 등에서 공히 행해지는 글로벌 정격 박수 매너이다.
대개의 한국인은 박수 칠 때 소리를 크게 내는 데만 신경 쓰지 그 손 높이에 따른 존경심의 차이에는 인식이 없다. 2002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빈번해지면서 선수들이 입장, 퇴장 할 때 관중을 향해 박수 치는 모습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 선수가 제대로 박수를 칠 줄 몰라 세계인 내지는 팬들과 소통하는 데에 감성 차원에서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관중을 향해 박수 칠 때 대개의 한국 선수는 턱 밑에서 치고 나오는데 이는 저품격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행위이다. 몰랐다는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 ‘그 선수? 근본이 의심되는…’ 대형사고이다.
처형당한 장성택처럼 자기 배꼽 근처에서 박수를 치는 것은 상대를 그만큼 깔아 본다는 의미이고, 명치 부근에서 치는 박수는 ‘너와 내가 동격’으로 맞먹겠다는 내심의 표현이다. 통상적으로는 눈높이까지 올려 치는 것이 환대와 칭찬의 정격 매너이다.
이마 위로 높여 치는 것은 그만큼의 존경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마 위로 올리되 오른쪽으로 당겨 치는 것은 최고 존중의 의미를 담은 박수치기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 교회에서 “우리 모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의 박수를 올립시다!” 할 때 반드시 적용해야 할 ‘Must’ 매너이다. 특히 외국의 유명 영적(靈的)지도자를 초청한 국제적 대형집회에서는 반드시! 어글리 코리안, 국격(國格) 디스카운트 방지에 절대 도움이 된다. 그러니 링이나 운동장에서 관중의 응원을 유도하거나 그라운드 동료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수를 칠 때에는 무조건 오른쪽 머리 위로 두 손을 치켜 올려야 한다. 넓은 경기장이나 강당에서 개개인의 박수소리 크기는 기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설 후 풍성한 ‘높임 박수’ ‘돌진 악수’
요즘 각종 국제회의, 세미나, 포럼 등 모임에 나갈 기회가 많다. 이때 한국인들은 모두 앉은 채로 명치 근처에서 박수를 친다. 그마저도 사회자나 연사가 직접 박수를 유도 내지는 강요해야 마지못해 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내내 어색할 때가 많다. 필자 역시 강연할 때 청중이 그같이 낮은 박수를 칠 때면 맥이 빠진다.
만약 연사가 자신이 마음에 정해놓은 주요 타깃 인사일 경우 스피치가 끝나면 좌우 눈치 몰수하고, 박수를 높이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고는 연단에서 내려오는 연사에게 다가가 허리 꼿꼿이 세운 바른 자세로, 눈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하면서 “너무 감명 깊고 유익해서 많은 도움 받았다!”는 식의 입발림 상투문구들을 늘어놓으면서 명함을 주고받는다. 운이 좋으면 그 유명인사와 악수하는 모습이 저녁 9시 TV뉴스 장식용으로 방송에 나갈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같이 따라온 친구에게 인증 샷을 부탁, 두 사람이 악수하는 멋진 사진을 골라 연사에게 보내주어 자신의 존재를 기억시킬 수도 있다.
아무튼 연단의 연사는 청중 개개인의 박수소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박수 치는 시각 이미지(외양적 매너 모습)만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수 하나 글로벌 신사 모양 잘 치는 연출만으로도 연사의 주목을 끌어 자신을 주요 인물로 돋보이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관중의 응원과 박수에 대한 답례를 해야 할 땐 오른쪽 머리 위로 두 손을 치켜들어 마주 잡고 흔들어주는 것이 정품격 매너이다. 이는 감사의 표시 겸 다음에 또 보자는 기약의 의미가 된다. 아무튼 글로벌한 스타들은 박수 폼부터 포스가 다르다. 글로벌 무 대에서 정품격 ‘소통 매너’ 하나만으로 신데렐라로 바로 뜰 수도 있다.
아무튼 바른 회의 자세를 위해서는 평소 어디에서든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는 훈련을 애써 해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진정한 주인 되기 연습이다. 글로벌 본선무대 리더십은 이런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하나하나 길러지고 키워져 나가는 것임을 명심하고 있으면 어느 사이에 스스로 리더로서 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설사 을(乙)의 처지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해도 당당하게 고품격 비즈니스 매너로 열세를 극복해 낼 수 있어야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사라 할 수 있다.
신뢰는 바른 자세에서 나온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이래 경제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4만 달러를 달성하려면 서비스 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창해 왔다. 제조업, 즉 땀과 기술만으로는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없다는 말이겠다. 결국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말인데, 문제는 이 서비스 산업이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도 하루아침에 육성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문화와 품격이 받쳐주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공염불이다. 이명박 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소통도구, 고품격 교섭문화, 사회문화적 교감능력 없인 이윤창출, 부가가치 증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인 금융업은 위험부담도 큰 만큼 신뢰를 최고로 중시한다. 그렇다면 그 신뢰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구축할 것인가?
온갖 분야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영전략, 국가이미지 혹은 디자인 전략에 관한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나열하고 있지만 정작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 하나로 꿰어 재창조 가능케 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도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바로 글로벌 소통 매너다.⊙
매너와 품격을 이야기하자니 당연히 한국인의 실수와 허물을 들춰내지 않을 수 없는 일. 해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뭐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그동안 점잖은 분들은 보고도 애써 모른 척해 왔다. 그러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너 나 할 것 없이 상스럽게 되고 만 것은 아닌지!
불룩배가 내공인 줄 아는 ‘쩍벌남’
CEO가 되면 다른 기업의 CEO나 오너는 물론 국내외의 주요 기관장이나 장관, 심지어 최고지도자와도 소파에 앉아 회담할 기회가 자주 생긴다. 그럴 때 혹시 쩍벌남 자세로 앉아 비즈니스를 진행한 적은 없는지? 그런 게 권위이자 내공이라고 착각한 적은 없는지? 그게 곧 갑(甲)질이란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지?
예전에 북한 비즈니스를 처음 추진하려는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초청강연에서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회장은 자신의 실패담을 솔직히 털어놓은 적이 있다. 직접 소떼를 몰고 북한으로 들어간 지 3년이 다 가도록 도무지 일이 진척이 되지 않아 답답해했었다고 한다. 보다 못한 북한 측 한 인사가 슬그머니 정 회장에게 주의를 주고 나서야 일이 진행되었다. 그동안 정 회장은 의자에 앉으면 습관적으로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고 다리를 벌렸는데 그 거만한 폼이 북한 사람들한테 영 거슬렸던 것이다. 하여 같이 앉아 업무를 논의할 마음 자체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비단 정 회장뿐이 아니라 한국의 역대 모든 대통령과 기관장, 정치인, 대기업 오너, CEO 등 기실 거의 모든 한국인은 소파는 그렇게 양쪽에 있는 팔걸이에 두 팔을 나란히 얹고서 엉덩이와 배를 내민 채 양다리를 벌리고 앉아야 하는 줄 착각하고 있다. 하여 소파가 크면 클수록 그에 맞춰 팔다리를 더 벌려야 하니 우스운 쩍벌남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소파는 물론 일상에서도 바른 자세를 못 한다. 의자에서도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척추가 휠 정도로 삐딱하게 앉는다. 우리끼리야 다 같이 구부정한 자세이니 눈에 띄지 않지만 외국인들과 같이 앉으면 금방 표가 난다. 그 순간 아무리 돈 많고 지위가 높아도 ‘상것’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쩍벌남’은 곧 허세와 거만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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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4월 17일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만난 이명박 대통령. 힐러리 장관은 가지런히 발을 모은 정격인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았다. |
그리고 대부분 한국 여성은 소파 가운데 다소곳이 앉거나 엉덩이를 뒤로 물리면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데, 이는 상대를 내심 거북해한다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아무튼 쩍 벌린 만큼 자신의 권위가 더 높아지지 않는다. 졸부 티만 나고 천박해질 뿐이다. 그만큼 속이 허(虛)하다는 것이겠다. 세계의 리더들은 고작 그런 허세에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목도리도마뱀 보듯 가소롭게 여긴다. 그러고는 자만심을 슬슬 부추겨 목표한 바를 받아낸다. 우쭐한 한국인들이 늘 그렇게 당한다.
각국 최고지도자들의 정상회담 사진을 보면 그 나라의 글로벌 매너 수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글로벌 주류 인사들은 상대의 사진 한 장만 보고도 그 속까지 다 들여다본다. 그런 게 내공이다. 그러니 신사라면, 공인이라면 자기 연출에 신경을 써야 하며, 그 소홀함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은폐물 뒤로 숨는 행위나 리듬을 끊는 불필요한 일체의 자살골 동작은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선 금물이다. 상대로 하여금 오로지 자신의 눈을 주시토록 내 몸의 일체의 방해물을 제거해서 소통과 교감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 대선 TV토론을 보면 양 후보가 중간에 아무것도 없이 텅 빈 무대에서 무선 마이크 하나씩만 들고 논쟁을 벌인다. 말 그대로 진검승부, 맞장 뜨는 것이다. 한데 한국의 대선 후보들은 TV토론을 할 때 반드시 사회자를 가운데 방호벽으로 ‘끼워’ 두고 따로 각자의 책상에 멀찍이 떨어져 앉아, 즉 ‘책상 뒤에 숨어서’ 토론을 한다. 게다가 원고는 물론 예상질문 답변 자료를 책상에 너절하게 펼쳐놓고 치른다. 한마디로 말해 짝퉁 토론이다.
그런가 하면 학교 강의실에서건 정규 사회 성인들의 강연장에서건 한국인들은 앞줄에 앉기를 꺼려 하여 항상 중간이나 뒷줄로 몰린다. 얼핏 겸양의 의미로 볼 수도 있지만 실은 강사와 직대면 하는 게 두려운 것이다.
또 한국의 강의나 토론은 거의 예외 없이 책상을 놓고 의자에 앉아 진행한다. 책상 없이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무의식중에 책상을 은폐물로 삼고 자신을 그 뒤로 숨기는 것으로 역시나 자신 없음을 내비치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은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처럼 회의나 상담 중 테이블 밑으로 두 팔을 내리는데 서구인들은 이를 ‘더 이상 당신과 말하기 싫다!’ ‘할 말 없으니 빨리 끝내자!’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러니 두 손은 반드시 테이블 위에 놓아야 한다.
그런가 하면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을 모으는 습관이 있는데 이 역시 나쁜 버릇이다. 두 손을 은폐물로 삼아 그 뒤로 숨는 것이다. 해서 ‘졌으니 잘 좀 봐달라!’고 애원하는 모양새가 된다.
팔꿈치를 책상 위로 올리는 것도 호전적(好戰的)인 모드로 역시 무례(無禮)이다. 또 두 팔을 모두 책상 위로 올려 상체를 기대는 듯한 자세를 취하면 체력적으로 지쳐간다는 표시이기 때문에 협상 상대는 더욱 꼿꼿하게 강압적으로 나온다.
책상이든 식탁이든 어떤 테이블에서건 상대가 있을 적엔 두 손을 위로 올리되 손목 부위가 책상 가장자리에 살짝 걸치게 하고, 양 어깨 폭으로 11자 모양 나란히 벌려 상대에게 가슴(마음) 등 모든 것을 열어놓고 당당하게 토론이나 협상에 임해야 한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한국인들의 협상 자세
그런가 하면 거의 대다수 한국 여성은 상담이나 토론을 할 때 가방이나 핸드백을 자신의 무릎 위에 놓는다. 물론 짧은 치마 때문에 가랑이를 가리기 위해서겠지만 이 또한 무례다. 그 가방이 책상과 같이 은폐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큰 가방이라면 옆 의자나 바닥에 놓고 핸드백이라면 엉덩이 옆이나 뒤쪽에 놓고 상대와 당당하게 마주해야 한다.
또 한국인들은 대담 중간중간에 쓸데없이 손으로 얼굴의 어느 부위든 만지작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무매너로 쓸데없는 제스처이다. 상대의 질문이나 요구에 대답할 자신이 없어 신경을 분산시키려는 무의식적인 동작들로 자살골이다.
여성들은 특히 고개를 흔들어 머릿결을 젖혀 넘기는 동작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아직 어린 시절 나쁜 버릇 못 버린 성장장애나 발달장애, 모자란 얼치기 성인들의 전형적인 동작으로 인식된다.
남녀를 막론하고 머리나 코를 쓰다듬던 기름기 묻힌 손으로 무심코 악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불쾌한 비위생적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자기제어가 전혀 안 되는 못 믿을 사람이구나!’하고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아예 그런 버릇을 들이지 않도록, 즉 테이블 위에 손목을 꽉 붙들어놓는 것이 냉혹한 비즈니스 현실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그리고 협상이 난관에 부닥치거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지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입을 꽉 다물거나 입이 비뚤어질 정도로 입술에 힘을 주는데 이 역시 금물이다. 이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오히려 더 잔인하게 짓밟고 싶은 동물적 추격 본능을 유발시키는, 자기 페이스 상실의 어리석은 행동일 뿐이다. 시종일관 포커페이스 기조 유지, 온화한 표정 연출만 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의 시선을 불필요하게 분산시키는 지나치게 화려한 넥타이나 브로치, 블라우스, 스카프 등 연예인 흉내 낸 튀는 복장과 온화한 앙상블을 깨뜨리는 색조의 핸드백, 구두 등도 비즈니스 무대에선 삼가야 한다. 새빨간 입술 등 튀는 화장 역시 아마추어임을 자처하는 꼴이다. 대화에서 내 눈(人格)에 상대의 시선을 잡아당기고 못 도망가도록 꽉 붙잡아두는 게 CEO의 리더십이고 카리스마이다.
그리고 한국인 중(특히 교수나 교수 출신 관료들)에는 회의 중 둘째 손가락이나 필기구를 들고 흔들면서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매우 무례한 매너에 속한다. 서구인들은 이를 삿대질이나 공격적인 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심히 불쾌해한다. 현란한 손 제스처는 소통을 방해하기 때문에 꼭 필요할 경우 한 손가락이 아닌 전체 손을 사용해야 한다. 펜 역시 메모할 때에만 들었다가 마치면 바로 내려놓아야 한다.
아무쪼록 회의나 상담을 할 때 상대방의 표정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지금 당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손의 높이는 상대에 대한 존경심의 정도
두 손을 합장하는 기도나 인사에 존중의 등급이 있다고 한다면 글로벌 매너에 무심한 한국인들은 예외 없이 설마 하고 갸우뚱한다. 가령 불교의 나라 태국이나 미얀마에 가보면 그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보통의 사람끼리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왕이나 승려, 부처님에게는 코, 이마,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한국에서도 부처님께 절을 올릴 때에는 엎드리되 이마를 바닥에 대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두 손바닥을 머리 위 하늘로 받든다.
손바닥이 곧 지평(地平), 그러니까 그만큼 자신을 낮춤으로써 한없는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즉 손의 높이가 경외심의 정도를 나타낸다는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무장(武裝)을 한 무인(武人)들은 인사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는다. 대신 한 팔을 들어올려 가슴 앞에 수평으로 가로지르는데 그 수평의 팔이 곧 지면(地面)인 셈이다. 꿇어앉거나 엎드렸음을 대신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과거 중국에서는 대화 중 ‘황상(皇上)’이란 단어를 입에 올릴 때에는 반드시 두 손을 모아 쥐고 오른쪽 머리 위까지 들어올려 존엄의 예(禮)를 표해야 했다. 그러지 않고 입으로만 “황상께서…” 운운했다간 바로 참수형이었다.
박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인들만큼 박수에 인색한 민족도 드물 것이다. 아무렴 까짓 박수가 뭐 그리 힘든 것이라고 아낄까? 어디 박수뿐이랴! 미소나 입발림 추임새 역시 인색하기 짝이 없다. 그만큼 감정 표현에 서툴다는 말이겠다. 이런 현상에는 한국인 특유의 귀찮이즘이 깔려 있다고 할 수도 있겠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체면치레(실은 하인근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하겠다.
‘높임 박수’가 글로벌 正格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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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를 치는 히딩크 감독. 이렇게 두 손을 높이 들어 박수를 치는 것이 정격이다. |
대개의 한국인은 박수 칠 때 소리를 크게 내는 데만 신경 쓰지 그 손 높이에 따른 존경심의 차이에는 인식이 없다. 2002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빈번해지면서 선수들이 입장, 퇴장 할 때 관중을 향해 박수 치는 모습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 선수가 제대로 박수를 칠 줄 몰라 세계인 내지는 팬들과 소통하는 데에 감성 차원에서 상당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관중을 향해 박수 칠 때 대개의 한국 선수는 턱 밑에서 치고 나오는데 이는 저품격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행위이다. 몰랐다는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 ‘그 선수? 근본이 의심되는…’ 대형사고이다.
처형당한 장성택처럼 자기 배꼽 근처에서 박수를 치는 것은 상대를 그만큼 깔아 본다는 의미이고, 명치 부근에서 치는 박수는 ‘너와 내가 동격’으로 맞먹겠다는 내심의 표현이다. 통상적으로는 눈높이까지 올려 치는 것이 환대와 칭찬의 정격 매너이다.
이마 위로 높여 치는 것은 그만큼의 존경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마 위로 올리되 오른쪽으로 당겨 치는 것은 최고 존중의 의미를 담은 박수치기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 교회에서 “우리 모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의 박수를 올립시다!” 할 때 반드시 적용해야 할 ‘Must’ 매너이다. 특히 외국의 유명 영적(靈的)지도자를 초청한 국제적 대형집회에서는 반드시! 어글리 코리안, 국격(國格) 디스카운트 방지에 절대 도움이 된다. 그러니 링이나 운동장에서 관중의 응원을 유도하거나 그라운드 동료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수를 칠 때에는 무조건 오른쪽 머리 위로 두 손을 치켜 올려야 한다. 넓은 경기장이나 강당에서 개개인의 박수소리 크기는 기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연설 후 풍성한 ‘높임 박수’ ‘돌진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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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8월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프란체스코 교황의 회담. 교황은 정격 회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엉덩이를 뒤로 물리고 고개만 돌린 박근혜 대통령의 자세는 잘못된 것이다. |
만약 연사가 자신이 마음에 정해놓은 주요 타깃 인사일 경우 스피치가 끝나면 좌우 눈치 몰수하고, 박수를 높이 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고는 연단에서 내려오는 연사에게 다가가 허리 꼿꼿이 세운 바른 자세로, 눈 미소와 함께 악수를 청하면서 “너무 감명 깊고 유익해서 많은 도움 받았다!”는 식의 입발림 상투문구들을 늘어놓으면서 명함을 주고받는다. 운이 좋으면 그 유명인사와 악수하는 모습이 저녁 9시 TV뉴스 장식용으로 방송에 나갈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같이 따라온 친구에게 인증 샷을 부탁, 두 사람이 악수하는 멋진 사진을 골라 연사에게 보내주어 자신의 존재를 기억시킬 수도 있다.
아무튼 연단의 연사는 청중 개개인의 박수소리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박수 치는 시각 이미지(외양적 매너 모습)만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수 하나 글로벌 신사 모양 잘 치는 연출만으로도 연사의 주목을 끌어 자신을 주요 인물로 돋보이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관중의 응원과 박수에 대한 답례를 해야 할 땐 오른쪽 머리 위로 두 손을 치켜들어 마주 잡고 흔들어주는 것이 정품격 매너이다. 이는 감사의 표시 겸 다음에 또 보자는 기약의 의미가 된다. 아무튼 글로벌한 스타들은 박수 폼부터 포스가 다르다. 글로벌 무 대에서 정품격 ‘소통 매너’ 하나만으로 신데렐라로 바로 뜰 수도 있다.
아무튼 바른 회의 자세를 위해서는 평소 어디에서든 당당하게 앞으로 나서는 훈련을 애써 해야 한다. 이런 것이 바로 진정한 주인 되기 연습이다. 글로벌 본선무대 리더십은 이런 사소한 습관에서부터 하나하나 길러지고 키워져 나가는 것임을 명심하고 있으면 어느 사이에 스스로 리더로서 커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설사 을(乙)의 처지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해도 당당하게 고품격 비즈니스 매너로 열세를 극복해 낼 수 있어야 진정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사라 할 수 있다.
신뢰는 바른 자세에서 나온다
한국의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이래 경제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4만 달러를 달성하려면 서비스 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창해 왔다. 제조업, 즉 땀과 기술만으로는 4만 달러를 달성할 수 없다는 말이겠다. 결국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켜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말인데, 문제는 이 서비스 산업이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도 하루아침에 육성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문화와 품격이 받쳐주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공염불이다. 이명박 정부의 한식세계화 사업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소통도구, 고품격 교섭문화, 사회문화적 교감능력 없인 이윤창출, 부가가치 증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인 금융업은 위험부담도 큰 만큼 신뢰를 최고로 중시한다. 그렇다면 그 신뢰를 무엇으로 판단하고 구축할 것인가?
온갖 분야 전문가들이 글로벌 경영전략, 국가이미지 혹은 디자인 전략에 관한 수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나열하고 있지만 정작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 하나로 꿰어 재창조 가능케 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도구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게 바로 글로벌 소통 매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