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특집] 최초 공개 / 해방 직후 창간한 《日刊藝術通信》 1년치 기사(下) : 월간조선

광복 1주년을 앞두고 서울의 문화예술계는 분주했다. 일제가 물러갔어도 영화관 외화의 자막은 ‘왜자막(倭字幕)’이었고 연극이나 예술계 용어도 일본어가 대부분이었다. 1946년 7월 미국 영화 〈에이브라함 링컨전〉을 개봉하면서 처음으로 우리말 자막을 쓰기 시작했다.

일어로 된 연극용어를 바꾸자는 움직임도 일어났다. 일본어 악옥(樂屋)을 우리말 ‘분장실’로, 대입(大入)을 ‘만원’으로, 독합(讀合)을 ‘대사연습’으로, 마지막 공연을 뜻하는 천추악(千秋樂)을 ‘끝날’로 바꾸자는 논의가 있었다.

최초의 광복영화인 〈자유만세〉를 제작, 개봉한 것도 광복 1주년에 즈음해서다. 영화감독 최인규(崔寅奎)가 만든 이 영화는 처음으로 일제에 맞선 혁명투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서울 상영 때 10일간 ‘78만5000환’을 벌어 흥행에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작사인 고려영화사는 당시 중화민국 장제스(蔣介石) 총통으로부터 ‘자유만세 한국만세’ 휘호를 받았다. 이 영화는 훗날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100선(選)’에 선정됐다.

그러나 당시 열악한 자본 탓으로 불법 수입영화가 버젓이 개봉돼 미 군정청이 영화검열을 실시하기에 이른다(1946년 3월 30일).

월북한 무희(舞姬) 최승희(崔承喜)의 행로도 언론의 관심사였다. 《일간 예술통신》은 최승희의 귀국(1946년 5월 31일)과 함께 입경(入京·6월 4일) 소식을 속보로 타전한다. 그해 7월 25일 ‘최승희 여사의 38 이북행은 허설(虛說)’이란 기사를, 이틀 뒤에는 ‘최승희 여사 이북행은 확실!’이라고 썼다. 무용가 조택원은 《일간 예술통신》과의 인터뷰(7월 29일)에서 “최승희의 이북행은 북조선엔 큰 수확이며 남조선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월북한 최승희는 인민배우로 승승장구했으나 남편 안막(安漠)이 숙청당하자 점차 기반을 잃어 1969년 사망하였다.

광복 1주년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려 문화예술인을 설레게 했다. 1946년 8월 15일을 시작으로 해방기념 음악대회가 경복궁과 창경궁 등지에서 열려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좌와 우익의 대립으로 시가행진은 좌우계열이 따로따로 해 남북 분열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자료제공=공연예술자료 연구가 金鍾旭)

극장주 修身讀本

어떤 날 교외에 나갔다가 작은 영화관에 들어갔다. 관객석엔 4~5인의 손님밖에 없었다.

30여 년 전에 미국 희극물 한 편, 그리고 뉴스 마지막으로 〈봄의 노래〉라는 것이 이날 프로이다. 이곳 영화관에선 개영(開映) 중 흡연은 자유인데 내 주머니엔 마침 담배가 떨어졌다. 뉴스가 끝나는 길로 안내양에게 담배 파는 처소를 물었다. 그는 “잠깐 기다려주세요” 하더니 2층으로 총총히 가버린다. 혹 ‘2층에 사둔 것이 있나’ 하고 기다렸더니 외투를 입고 와서 “함께 안내하지요” 한다. 담배 집은 극장으로부터 아무래도 반 마장은 되었으리라. 사람 통행이 드문 고궁 옆길은 적소(寂所)한데다가 어지간히 추웠다.

둘의 구두 소리만이 밤거리를 지킨다. 겨우 담배를 사 가지고 돌아왔더니 골프 팬티 입은 사내가 입구에 섰다가 우리들을 보자 “이제 왔네” 하고 영사실로 들어간다. 무슨 말로 이르랴. 그때까지 〈봄의 노래〉를 영사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던 것이다. 중국식 만만적(漫漫的)이라고 할까. 친절이라고 할까. 이러한 점이 이 나라가 외국 손님을 유혹하는 비결인 것이다.(근착 외지에서) -Ｃ역-. (1946. 3. 20)

일본인 소유이던 서울 시내 10 극장 정식대여 입찰

미 군정기 당시의 미군 카메라맨과 한국 기자들. 이 사진은 미 군정기 당시 근무했던 오브라이언(Don Obrien)이 촬영했다.

경기도 재산관리과에서는 명치좌를 비롯하여 일본인 소유이던 서울 시내 10 극장을 대여하기 위하여 입찰을 시킨다고 21일 발표하였다. 즉 명치좌(명치정 54- 국제극장), 약초극장(약초정 41- 수도극장), 조일좌(본정 5정목 36의 5- 장안극장), 제일극장(종로 5정목), 신부좌(新富座·신당정 302- 한성극장), 성남극장(연병정 83), 대륙극장(수은정 56- 단성사), 도화극장(도화정 50의 1), 우미관(관철정), 영보극장(영등포 37) 등에 대하여 3월 30일 오후 2시까지 경기도 재산관리과에 국문과 영문을 기입한 지원서 각 3통씩을 제출하면 되는데 지원자는 학력, 경험, 경제상태가 적합한 자이며 주소, 씨명, 교육정도, 직업관계, 재산상태, 과거와 현하에 종사하는 업무와 경험을 기재한 지원서 외에 지원자의 인격과 업무능력을 □□(편집자 주)하는 신망 높은 3인의 추천장을 첨부하여야 한다.

그리고 지원서는 지원자 자신이 밀봉하여 봉투에는 지원자 씨명을 기입치 말고 다만 재산관리과 전이라는 것과 ○○극장 대여지원서 재중이라고만 기입하여 제출하면 지원서 제출기일 전까지는 경기도 관리와 직원에게는 그 내용이 누설 안 되게 엄비에 취급하며 입찰에 의하여 □□□□□□□□□□□(이하 26자 판독 불가-편집자 주). (1946. 3. 22)

옛 동인이 다시 모여 고려영화협회 재기
첫 사업으로 〈자유만세〉 계획

지난날 〈복지만리〉〈수업료〉〈집없는 천사〉〈풍년가〉 등 가작을 내놓고도 오히려 일제의 통제정책에 의하여 해방되었던 고려영화협회는 금번 만 4개년 만에 당시의 관계 제씨와 다시 규합되어 사업을 계속하기로 하였다 한다.

제1회 작품으로는 전 〈집없는 천사〉 발표 당시의 스텝 전원으로 구성된 동회와 또한 당시 제휴하였던 사회사업가 방수원(方洙源)씨의 향린원(香隣園)과 공동제작인 〈자유만세〉인데 4월 중순부터 크랭크를 개시할 터이라 한다.

이 작품은 연출자 전창근씨의 오리지널로 해방의 전야, 한 혁명투사의 전투기록을 그린 것이라는데 최인규씨의 연출로 해방 1주년 기념일까지 완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뒤 스텝은 아래와 같다.

〈제작: 이창용, 방수원 / 기획: 김정혁 / 극무(劇務): 이윤희(李允熙) / 촬영: 이명우 / 연출 응원: 안종화, 윤봉춘, 안석주, 이규환 / 사무소: 장곡천정 112 / 시나리오: 전창근 / 연출: 최인규 / 출연: 전창근, 유계선, 황려희(黃麗姬), 전택이, 김승호 등.〉 (1946. 3. 29)

불법수입 혐의로 〈대지〉 프린트 압수

출처 불분명, 불법수입영화를 단속한다 함은 과반 ‘러취’ 군정장관의 경고도 있었던 바이거니와 이를 무시하고 금 30일부터 시내 모 극장에서 공개될 듯이 선전되고 있는 미 영화 〈대지〉는 드디어 작 28일 도 경찰부의 손에 압수되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당국은 비단 프린트 현물만의 압수에 끝이지 않고 그 불법수입의 직접 경로를 어디까지든지 추궁 처단하리라고 한다. (1946. 3. 30)

영화 밀수입 방지책으로 당분간 영화검열 실시

군정청 영화과에서는 이즈음 불법수입 외화가 횡행되어 건국도정에 있는 영화재건사업에 불미한 사태를 야기시키고 있으므로 이것을 퇴격하고자 새로 영화검열제도를 제정코자 명 2일부터 당분간 실시키로 되었다 한다.

이로써 해방 이후 정식 검열을 요치 않던 영화는 일체 동과의 허락 없이는 시장에 공개치 못하게 되었으므로 일반은 특히 주의를 바란다고 한다. (1946. 3. 30)

조영촬영소 설비를 군정청에서 일부 수거

조선영화사는 어디로?

얼마 전에 책임위원 이재명씨의 명의로 정식 관리 수속까지 마치고 조선영화의 재건을 위하여 활발히 움직이는 듯이 보이던 조영에 2일 오후 군정청 영화과 ‘리어든’ 중위 이하 동 직원이 광희정 촬영소에 나타나 현상공장 설비의 일부 ‘프린터’ 기와 치기(置機)를 군정청에서 쓰겠다는 이유로 수거하여 갔다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두 기계는 영화공장에 있어서의 심장적 역할을 하는 것인바 이것을 압수당하여 버린 동 촬영소의 기능은 치명적인 타격이라 할 것이다. 특히 백여 종업원이 해방 이래 생활면의 가진 악조건을 극복하면서도 오직 조선영화의 앞날을 위하여 결속 헌신하여 온 것도 유일한 이 촬영소를 살리자는 영화에의 일념 때문이었던 터에 그것의 일부를 잃어버린 사원들은 이제 완전히 거리에 헤매게 되었다.

비단 이것은 동사의 사원들에게 한한 문제가 아니라 전 영화계를 어둡게 하는 사실이라 하여 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동사 이재명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1일, 영화과에 호출받아 갔더니 그 기계를 가져가겠다는 교섭을 받았으나 우리에게 여유 있는 것이면 (몰라도-편집자 주) 긴히 쓰고 있는 것에 대하여 그 같은 요구를 한다는 것은 차라리 명령으로 폐쇄시킨 다음에 모두 가져간다면 모르거니와 우리로서는 치명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돌아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며칠 전에 이때까지 공보국의 잠정승인으로 유지하던 것을 속히 정식으로 접수수속을 가지라 일체를 지시해 준 것도 영화과인데 불과 며칠 지난 책임자인 나도 없는 동안 실어갔다는 것은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1946. 4. 2)

조선영화 제작계 현황 활발

모든 문화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탄압에 얽매어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여온 조선영화계는 해방 이후 그만큼 가장 활기를 띠고 재건의 길에 나섰으나 모든 자재의 결핍은 이 씩씩한 노정을 항상 지원케 하는데, 악조건을 극복하고 대지에 봄싹처럼 일어서는 업계의 무보(武步)는 자못 믿음성 있다. 이제 그 현황을 보면 아래와 같다.

〈조선영화사 〈해방뉴스〉 제6보 제작 중 / 극영화 신작 준비 중 / 〈서울키노〉〈민족전선〉 제작 중 / 극동영화사 제3보 제작 중 / 조선산악회·조선영화사 공동제작 〈제주도 풍토기〉 제작 중 / 군정청 뉴스 제7보 제작 중 / 고려영화협회 극영화 〈자유만세〉 기획 중.〉 (1946. 4. 4)

崔寅奎 감독과 영화 〈자유만세〉
광복영화의 효시

영화 〈자유만세〉는 광복 직후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극영화다. 항일투쟁을 다뤘다는 점에서 광복영화의 효시로 영화사적 의미가 있다. 영화감독은 최인규(崔寅奎·1911~?·사진).

일제강점기 그는 일본 영화인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조선인 감독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영화인 〈수업료〉(1940년 作)는 당시 식민지 비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일영화도 여러 편 만들었다. 그가 연출해 만든 1943년 작 〈망루의 결사대〉가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압록강 인근의 비적을 일본인 도움으로 조선인이 단결해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최인규가 형 완규(崔完奎)와 함께 고려영화사를 창립, 〈자유만세〉로 흥행에 성공하자 뒤이어 많은 한국 영화가 만들어졌다. 이구영 감독의 〈안중근 사기(史記)〉, 윤봉춘의 〈윤봉길 의사〉, 전창근의 〈해방된 내 고향〉, 이규환의 〈똘똘이의 모험〉, 김소동의 〈모란등기(牡丹燈記)〉 등이 1946년 상영된 대표적인 광복영화다. 최인규는 〈자유만세〉 후속작으로, 신사참배 강요에 맞선 한 목사의 수기를 영화화한 〈죄 없는 죄인〉(1948), 해방된 나라에서 과거를 청산하고 새 삶을 살아야 한다는 〈독립전야〉(1948)를 제작했다. 그러나 6·25 발발 당시 납북돼 생사를 알 수 없다. 최인규의 납북으로 볼 수 없던 〈자유만세〉를 최완규가 1975년 공개, 한국영화진흥공사에서 상영했다. 이듬해 10월 최완규는 ‘문화의 달’ 기념 유공영화인 표창을 받았다.(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참조)

영화검열 드디어 개시

군정청 공보부 영화과에서는 영화검열제도 복구를 앞두고 그동안 검열증 기타 준비에 분망 중이었는데 드디어 그것이 정비를 보고 금 8일(4월 8일)부터 본격적으로 검열을 개시하였다.

그런데 이 검열제도는 해방 직후 폐지되었던 것을 저간(這間)의 불법수입 영화 문제를 계기로 재현되었던 것인데 그 수속과 방법은 일제시대의 그것과 대동소이나 다만 전자에 경무국이 직할한 데 비하여 이번에는 공보부가 담당한 데 신미(新味)가 있다 함일 것이다. 이에 검열 통과된 필름에 교부되는 ‘증(?)’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필름에 붙여지는 것〉

=내용 생략=〉 (1946. 4. 8)

시내 극장을 일괄 공영 - 평양극장계 소식

평양극장계 소식을 하나 전문하는 바에 의하면 해방 후 평양 시내 극장은 전부를 이북에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요즈음 삼일기업사란 극장 공영기관을 조직시키는 동시에 그 운영권을 이관하여 이 기관으로써 평양 전시의 극장을 운영케 하고 있다고 하며 그리고 극장의 명칭을 다음과 같이 일신시켰다고 한다.

〈앵극장(櫻劇場) 조선영화극장, 금천대좌(金千代座) 삼일극장, 평양극장 문화극장, 공락극장(共樂劇場) 인민극장.〉 (1946. 5. 24)

연극계 총동원으로 7월에 제1회 연극제

조선연극동맹에서는 7월 20일경 국도극장에서 연극계를 동원하여 대대적으로 제1회 조선연극제를 전개하기로 되었는데 작 29일 동 동맹 서기국에서는 동 행사의 진용을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연극: 안영일, 이서향, 나웅, 박춘명, 김욱, 서항석, 신고송, 박진, 채정근, 안종화 / 작가: 함세덕, 박영호, 송영, 김태진, 이운방, 박승희, 김승구, 조영출, 김춘광 / 장치: 김일영, 김정환, 원우전, 김운선, 정순모, 채남인, 강호 / 조명: 최진, 임빈, 이한승, 이근남, 박종열 / 효과: 이강식 / 기획: 윤세중, 박민천, 김득창, 이영부, 김학봉, 박두포 / 음악: 연극동맹 / 연기진(남자부): 서일성, 황철, 심영, 박창환, 박제행, 변기종, 한일송, 박고송, 태을민, 박학, 이재현, 양자명, 유현, 김동색, 서성대, 장진, 이해랑, 김동원, 이동석, 김승호, 이업동 / 연기진(여자부): 김양춘, 임효은, 남궁연, 유경애, 한동애, 한은진, 김선영, 김선초, 진랑, 유계선, 강정애, 최승이, 김복자.〉 (1946. 5. 29)

무희 최승희 여사 不日 귀경설

최승희는 해방 후인 1946년 남편을 따라 월북하여 평양에 최승희무용연구소를 설립한다. 사진은 남편 안막과 딸 안승자, 최승희.

거(去) 29일 화북(華北)으로부터 마지막 귀환 동포를 만재(滿載)한 선편 2척이 인천항에 정박 중이라고 전하는데 귀환선 중에는 우리 무용계의 명성 “최승희 여사”도 상륙의 날을 고대하고 있으리라고 모 소식통은 전한다. (1946. 5. 31)

최승희 여사 4일 入京

최승희 여사는 지난 28일 인천에 입항하여 호열자 예방 관계로 지연되었다가 4일 상경하여 즉일 황금정으로 돌아왔는데 일행은 북경에서도 상당 시일을 지연했었다. (1946. 6. 4)

‘조선발레’ 창설 후원, 최승희 여사 군정청에 요망

작 20일 군정청 최 교화국장 발표에 의하면 최근 북중국으로부터 귀국한 무희 최승희 여사는 지난 17일 ‘러’ 군정장관을 방문하여 대략 다음과 같은 요지의 말을 하였다.

“나는 앞으로 교화국 예술과와 협력하여 불란서와 러시아 발레를 모방하여 조선발레를 창설하는 한편 조선 악기로 편성된 악단을 가진 무용연구소도 계획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군정 당국의 후원을 바라는 바이다.” (1946. 6. 20)

새로 완성된 朝鮮製 우리말 자막판

광복 1년 만에 영화관에 우리말 자막이 가능해졌다. 1946년 7월 10일자 《예술통신》에 실린 ‘새로 완성된 朝鮮製 우리말 자막판’ 기사.

최초의 우리말 판 ‘수파인 포즈’ 영화 등장. 모든 외화 중에서 우리들은 오랫동안 진절머리나는 왜자막(倭字幕)으로만 사귀어 왔다. 그러나 해방 뒤 이 문제는 하루바삐 자연히 교체하여야 할 문제이면서도 딱한 것은 기술적인 문제로 울며 겨자 먹기의 일본판을 그대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이에 오래전부터 이 애로를 타개코자 노력 중이던 군정청 영화과가 드디어 그것을 완성하기에 성공하였다. 즉 신착 미화 〈에이브라함 링컨전〉이 그것인데 동 작품은 근일 시에 공개될 터이지만 화면에 약동되는 우리글을 보기에 이른 일반의 즐거움도 그렇거니와 동과의 수고는 달리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사 뒤의 감상으로 결코 고언(苦言) 아닌 의미에서 말하자면, 대체로 어휘가 좀 더 회화적(會話的)이어야 하겠고 좀 더 척수(呎數)가 시각을 위하여 길어야 할 것을 참고해 주기 바라는 바이다. 어쨌든 동과의 노력에 감사한다. (1946. 7. 10)

남조선 연극인 참가로 북조선 연극계 활발화

해방 후 북선(北鮮)의 연극 활동 상황이 궁금하던 중 최근 북선에 들어온 남조선 예술가의 참가와 함께 그 활동이 적극적으로 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하는데 그중에도 조선예술극장 소속이었던 박영신(朴英信), 김두찬(金斗燦) 양씨와 왕년의 명 아역이었던 엄미화(嚴美花) 양 등은 북조선인민위원회의 파견으로 간도성과 목단강 일대의 동포위문 행각을 하고 있다 한다. (1946. 7. 22)

〈자유만세〉의 배급은 고려영화회사에 의탁! 초 공개도 8·15를 期코 쾌조!

1946년 7월 22일자 《예술통신》에 ‘영화 〈자유만세〉의 배급은 고려영화사에 의탁!’이란 기사가 실려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고려영화협회 작품 이창용 제작, 최인규 감독의 8·15 기념작 〈자유만세〉는 착수 후 연일 쾌조로 추진 중인데 동 협회 측으로서는 벌써 그 공개방법에 대하여 예의 준비 중 금번 전국 배급 흥행은 고려영화주식회사에 의탁키로 결정되었다 한다. 이로써 동(同) 협회는 순연한 제작단체로서 기업성을 초월한 운영의 유지를 표명한 것으로 업계 일반을 감명시키고 있다.

이에 대하여 배급을 의탁받은 회사 측 최완규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회사가 첫 사업으로 이 작품을 맞게 된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그런데 항간에서는 우리 사가 동 작품을 매수한 듯이 수소문되고 있는 모양이나 그런 말은 협회 측의 순연한 제작사로서 나간다는 양심을 짓밟는 것인 줄 안다.” (1946. 7. 22)

서울 시내 극장동원표

극장 제명 입장인원
국제 자유극장 〈율곡과 그 어머님〉 (제4일) 980
국도 〈나가자 기병대〉 CMC악단 (제1일) 2900
수도 영화 〈거성 지그필드〉 (제1일) 4120
중앙 〈산송장〉 희망악극단 (제6일) 569
서울 〈오페라 햇〉 (제2일) 1100
장안 〈그대와 하룻밤을〉 (제5일) 748
명동 〈선풍아(旋風兒)〉 (제5일) 478
(1946. 7. 22)

가요의 일제 잔재 소탕

과거에 일본제국주의가 의식적으로 주입시켰던 일본조의 가요가 아직도 항간에 횡일(橫溢)하고 있는 상태에 있음에 비추어 군정청 교화국에서는 이 저속한 가요를 화급히 소탕하는 한편 조선 고유의 정서를 표현한 우아참신(優雅斬新)한 음악을 보급시키고자 방금 사계의 권위자들로 더불어 기 방책을 강구 중에 있는데 위선 각 극장과 다방급 악기점에 대하여 이러한 일본적 야비한 가요가 유행되지 않도록 금후 이를 놀리지 말라고 작 20일 통첩을 발하였다고 한다. (1946. 7. 22)

상업주의 배격. 극을 민중 속에, 사계 권위 20여씨 총궐기! - 새로운 연극도의 태동

영리적인 추궁(秋窮)으로 폐퇴일로(廢頹一路)를 밟고 있는 이 땅에 연극을 근본적으로 개혁 향상시키고자 사계의 중진들은 철추적(鐵錘的) 대책을 협의 중이던 바, 이번에 각계의 함의찬동을 더 이 연극동맹을 중심으로 이서향, 서항석, 안영일, 박로아, 김태진, 채정근 외 20여 씨의 발기로써 배퇴적(排頹的)인 강력한 연극단체로 ‘신연극동우회(가칭)’를 조직하게 되었다 한다.

즉 이것은 열렬한 애극가(愛劇家)의 조직적 활동으로 새로운 연극의 창조와 구각격파(舊殼擊破)를 목표로 하는 단체로서 연극, 영화, 미술, 음악, 문학, 과학, 기타 각계각층의 권위를 총망라키로 한 것인데 동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슬로건을 세우고 가장 견실한 발족을 하였다.

〈* 강령
1. 상업주의 연극 배격
1. 연극의 민중화
1. 사영극장(私營劇場)의 개혁과 공공 극장제 확립과 그 실시

* 사업
1. 공보 발행, 연극도서 발행
1. 연 2, 3회의 연구공연
1. 공공극장 건립.〉 (1946. 7. 23)

청우대

엊그제 외지에서 소위 황군(皇軍) 위문 행각 중 해방의 종소리를 듣고 귀국한 모 저명 예술가 씨. 모지(某紙)의 인터뷰에 왈,

“내가 일제에 협력하다니 하는 수없이 헌금과 위문은 했어도 그런 일 없소. 만약 헌금과 위문을 그것이라면 국내 3천만 동포는 죄다 반역자 아니오.”

이만하면 어시호(於是乎) 답변은 만점(?)

쑤시는 제 다리를 남에게 얹어놓는 것도 분수지, 그만한 심보면 유명도 할 법해 - 또 어느 예술 씨 이런 만점 변설을 터뜨릴까 걱정 - 대자(臺子) 왈, 눈감고 머리에 손 얹고 생각할지어다. (1946. 7. 23)

우리 ‘아리랑’ 곡이 미국에 대유행

1946년 7월 25일자 《예술통신》에 실린 ‘우리 아리랑 곡이 미국에 대유행’이란 기사.

근착 미지(美紙)가 보도하고 있는 뉴스에 의하면 목하 미국의 경음악계엔 난데없이 ‘아리랑’이라는 애틋한 동양 정서의 신곡이 급작스럽게 유행되고 있는데 거리에서 사교실에서 이 노래의 다정다한한 멜로디는 모든 사람의 귀를 기울이게 하고 드디어는 너도나도 창화(唱和)하게 될 지경이라고 한다.

더욱이 미국에서 유명한 흑인 재즈밴드 B·C·B의 뉴욕시 연주엔 이 노래가 가장 인기를 차지하였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아리랑’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아리랑’일 것은 틀림이 없는데 바다 건너 몇만 리 미 본토엔 그동안 조선 38 이남에 주둔하였다가 제대 귀국한 병사들이 돌아가서 부르기 비롯한 것이 급기야 오늘날 조미(朝美) 문화교류의 선봉을 차지하게 된 터이라 한다. (1946. 7. 25)

씩씩한 8·15에 가두행진, 우리 군악대

기뻐라! 우리 군악대가 8·15 해방 기념일에 서울에서 가두행진을 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저번에 인천 해안경비대에서는 우리 군악대를 조직하였는데 그 씩씩한 광경을 꿈꾸게 하던 우리 군악대의 용자(勇姿)가 머지않아 이제 서울 200만 시민의 안전에 전개되려 한다. 동 악대도 이것이 처음 거사이며 더구나 8·15 첫 해방 기념일의 감격을 한층 더 북돋우어주는 행진인 만큼 방금 박태현씨 지휘로 더위를 무릅쓰고 맹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한다. (1946. 7. 25)

〈安重根史記〉의 啓俱에서 영화 〈三一革命史〉를 기획

계몽구락부(啓蒙俱樂部) 문화부에서는 이미 완성된 〈안중근사기〉를 남선 각지에 공개하여 소기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번 다시 제2회 작품으로 기미 삼일운동 때 왜적에게 우리 민족이 당한 학살사 중에서 취재한 〈삼일혁명사〉 전 2편을 방금 기획 중이라 한다.

각색과 감독은 이구영(李龜永)씨, 촬영은 한창섭(韓昌燮), 손용진(孫勇璡), 이덕흥(李德興) 등 제씨의 공동 담당, 그리고 주연자는 특히 전 배역에 긍(亘)하여 신인을 기용한다 하며 크랭크 개시는 늦어도 금월 말경 강원도 춘천, 파주 지방을 무대로 실시하게 되리라고 한다. (1946. 7. 25)

최승희 여사 38 이북행은 虛說

최승희 여사는 항간에 38 이북으로 떠나갔다는 등의 수소문이 떠도는 모양이나 목하 서울시내 중국전재동포대책위원회의 사무국 위원을 위촉받아 활약하고 있다 한다. (1946. 7. 25)

文學史 편찬과 文學賞 창설, 文同中執委會 결의

문학가동맹에서는 24일 오후 1시부터 시내 인사정 임시사무소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8·15기념행사에 대하여 토의하였는데 동 사업으로 문화단체총연맹 주최의 문화전람회에 협력할 것과 또 독자사업으로 조선문학사(朝鮮文學史)의 편찬과 문학상 창설을 건의하였다. 이번 선임된 문학상 심사위원은 다음과 같다.

정지용, 안회남, 홍명희, 김기림, 김남천, 이원조, 이병기, 조벽암, 이태준, 김태준, 권환, 양주동, 임화, 박치우. (1946. 7. 27)

최승희 여사 이북행은 확실!

수일 전부터 항간에서는 최승희 여사가 38도 이북행 했다는 설이 있어서 기자는 기 여사의 친형인 최승일씨를 방문하여 항간의 설의 진부(眞否)를 들은바 그때 최승일씨는 전연 이를 부인하였으므로 본사에서도 기 25일부로 동설이 허설임을 보도한 바이어니와 작 26일 동 여사의 애제자인 모 무용가가 전하는 바에 의하면 동 여사는 21일 밤 38도 이북을 향하여 서울을 출발한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 (1946. 7. 27)

崔承喜의 귀국과 越北
남한의 친일파 청산 분위기에 당혹

보살춤을 추는 최승희(1937).

무용가 최승희(崔承喜·1911~1969)는 8·15 광복 후에도 곧장 귀국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북경에 머물렀다. 이듬해인 1946년 5월 28일 배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했다. 《예술통신》은 그해 6월 4일 기사를 통해 ‘최승희가 인천에 입항하여 호열자 예방 관계로 입국이 지연됐다’고 전한다. 그러나 인천부두에서부터 공개적으로 자신의 친일을 인정해야 했다고 한다.(정병호, 《춤추는 최승희, 세계를 휘어잡은 조선여자》 참조)

최승희가 택한 땅은 남편 안막(安漠·1910~?)이 있던 평양이 아닌 서울이었으나 귀국 후 맞닥뜨리게 된 남한의 현실은 당혹스러웠다. 흑백논리에 가까운 친일파 청산 분위기가 서울을 지배하고 있었다. 최승희는 발 빠르게 남한 무용가들이 참여하는 조선무용예술협회(위원장 趙澤元)에 참여, 중앙집행위원이 되었고 미 군정청을 찾아가 군정장관에게, 군정청 협조와 자신의 무용연구소 설립 계획을 밝혔다.(《예술통신》 6월 20일자)

그럼에도 돌연 월북을 택했다. 북에 있던 남편 안막의 권유를 따랐다고 하나 많은 이를 당혹하게 했다. 안막은 일본 와세다대 러시아문학과를 수학했고 임화·김남천과 함께 카프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북으로 간 최승희는 1946년 9월 평양 대동강변, 지금의 옥류관 자리에 그녀의 이름을 단 무용연구소를 만들었다. 월북 2개월 만이다. 1950년 6·25가 발발하자 중국 북경으로 가 무용연구를 이어갔다. 1955년 북한에서 인민배우 칭호까지 받는다. 그러나 1958년 안막이 숙청되면서 점점 세력을 잃었고 그녀의 무용은 ‘반(反) 김일성주의’로 의심받기에 이른다.

북한 정치인 수용소인 평남 개천(价川)의 ‘14호 관리소’에서 탈출, 귀순한 김용(金龍·북한 국가보위부 간부 출신)의 《월간조선》 인터뷰(2000년 5월호)에 따르면, 최승희가 1969년 사망하기 전 ‘18호 수용소’에 갇혔고 죽어 묻힌 장소는 탄광(영등갱) 주변이었다고 증언했다.

18호 수용소는 새벽 5시 기상, 오전 7시 작업장 출근, 그리고 밤 11시까지 고된 노동이 이어졌고 하루만 작업장에 나오지 않아도 ‘체제 반항자’로 간주돼 족쇄를 채웠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수감자가 수시로 사망했다고 한다.

8·15 행사에 대하여, 예술과 극협에 시달

군정청 문교부 예술과에서는 우리들의 역사적인 날 8월 15일을 앞두고 여러 가지로 그 기념행사에 대하여 관계방면과 협의지시를 내리고 있던바 지난 27일에는 특히 한성극장협회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요지의 협력을 구한다는 시달을 내리었다.

〈1. 당 주간의 프로는 전적으로 기념일색으로 편성할 것.

2. 입장료는 가급적 무료로 할 것이나 불연한 경우에라도 평소보단 덜하게 받을 것.

3. 각 극장은 솔선 이 주간을 여행(勵行)하는 의미의 현수막, 대 간판, 그리고 마이크 같은 것을 통하여 장내 기념방송 같은 것을 실시할 것.

4. 특히 본 주간은 조선방송 기념일만으로의 의의를 가진 것이 아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 승리의 날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또한 실제가 그러하니만치 이점에 유의하여 미군에 한하여는 무료공개 혹은 지정좌석을 설비할 것.〉(1946. 7. 29)

불순 포스터의 斷! - 예술과에서 업자에게 猛省

최근 수도 서울을 비롯하여 지방 각 도시에 난첩(亂貼)되고 있는 극장 공연 선전 포스터는 방금 그 수효가 실로 막대한 바 있거니와 그중에는 외국 영화의 번역이 제대로 되지도 않은 포스터와 포스터의 의의를 망각하고 풍기를 문란케 하며 순전히 관객 대중의 호기심을 끌려는 불순한 포스터에 대하여서는 목하 각 방면에 여론이 비등한 바 있는데 방금 군정청 예술과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여 오던바 이번에 위선 시내 한성극장협회를 통하여 관내 각 극장에 맹성을 촉구하는 통첩을 발하였다 한다. (1946. 7. 29)

최승희 여사의 38 이북행은 북조선에 큰 수확 -趙澤元씨 談

작보(昨報)한 무희(舞姬) 최승희 여사의 38도 이북행에 대하여 조선무용예술협회 위원장 조택원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는 귀지(貴紙)를 보고 비로소 처음 알았는데 동 여사의 이번 38도 이북행에 대하여서는 위선 나로서는 조금 섭섭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예술의 중심지대인 38도 이남 남조선 무용계에 있어서 같이 할 일을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 여사의 38도 이북행은 북선 예술가는 물론 일반에게도 큰 수확이 있을 것을 믿는다. 물론 그 반면에 남조선은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요컨대 나는 언제든지 38도선이 철폐될 것을 믿으며 또한 급속히 실현될 것을 갈망하는 바이므로 나는 그때까지 동 여사의 북조선 예술계의 재건에 있어 건투하여 주기를 바란다.” (1946. 7. 29)

미국인은 ‘춘향전’이 좋아. 여론조사로 본 조선무용

조택원무용단에서는 지난번 군정청 구락부에서 군정청 관계 미군인급 외국인, 신문기자 기타 관계자 약 700여 명을 초청하야 조택원씨를 비롯한 무용가 각 수의 동양무용을 소개하였는데 서정익씨는 동(同) 관중 미국인들에게 동(同) 무용에 대한 여론을 조사하였는바,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무용 내용=타령, 춘향전, 가사호접(袈裟胡蝶), 마음, 만종 기타.

1. 문(問) : 당일 프로그램 전체가 마음에 들었느냐?
답(答) : 긍정 90.75%, 부정 5.55%, 무답 3.07%.

2. 문 : 그 프로 중에서 어느 곡목이 좋았던가?
답 : ‘춘향전’ 27%, 전부 좋다 21.6%, 전부 나쁘다 1.4%, 무답 12.2%, ‘마음’이 좋았다 3.6%, ‘가사호접’이 좋다 3.6%, 반주양악(伴奏洋樂)이 좋다 3.6%, ‘만종’이 좋다 27%.

3. 문 : 자미(滋味·재미)가 적은 것은 무엇이냐?
답 : 무답 3.9%, 전부 자미있다 1.44%, 기다리는 것이 싫다 10.08%, 음악이 싫다 15.84%, 좋은 것 없다 17.42%, 일부 프로가 자미 없다 15.84%.

4. 이것을 보고 조선예술 무용에 대한 관심이 더 생기었느냐.
답 : 관심을 갖게 된 자 83.4%, 그렇지 않은 자 5.55%, 나는 모르겠다 9.25%, 무답 1.85%.

5. 이런 예술적 무용을 더 보고 싶은가.
답 : 보고 싶다 79.65%, 보고 싶지 않다 7.4%, 모르겠다 11.01%, 무답 1.85%.

6. 문 : 이외 소감.
답 : 조선무용을 잘 몰라 흥미가 없다. 너무 길다. 조선문화를 알아야겠다. 우리 미군은 춤추는 자의 고부(股部·다리)를 더 보여주는 데 매력을 느낀다. (1946. 8. 5)

문학상 심사위원 결정

기보한 바와 같이 문학가동맹에서는 지난 5일 오후 2시 내인사(內仁寺) 정(町) 문맹 임시사무소에서 해방 기념 제1차 심사위원회를 열고 다음과 같이 먼저 각 분과 위원회를 구성한 다음 각 부문에서 각 후보작품 3개 이내를 추천하기로 하고 지난 1년간에 창작된 총 작품 목록을 작성하야 심사에 착수하였다 한다.

〈소설부: 이태준·임화·김남천·안회남·김기림 / 시부: 이병기·정지용·임화·조명암·권환·김기림 / 평론부: 김태준·양주동·임화·박치우·이원조 / 희곡부: 김태진·이서향·함세덕·김남천

그리고 각 부 심사위는 명(明) 8일 열기로 되었다 한다.〉 (1946. 8. 7)

‘國都’ 해방 기념 특별 프로

국도극장에서는 오는 8월 15일 해방기념일의 프로 편성을 기간 예의(銳意) 강연 중이던바, 이번에 다음과 같이 프로를 결정하여 기념 당일부터 일주일간을 상연키로 되었다고 한다.

〈서울 관현악단: 출연자 계정식·김천애·이인선 / 악랑극회(樂浪劇會): 김사량 작, 이서향 연출 〈붓똘이의 군복〉 1막 / 조영(조선영화사)제작 〈제주도풍토기〉.〉 (1946. 8. 7)

‘키스’ 장면 장려, 전환된 일본 畵界

지난달 초순 군정청 공보부 영화과 알선으로 일본 동경에 출장 중 재작(再昨) 5일 귀국한 촬영기술의 원로 이필우(李弼雨)씨는 왕방(往訪)한 기자에게 일본의 영화계 소식을 대략 다음과 같이 전하였다.

△작품=경(輕)희극 인정극(人情劇) 등이 많았다. 월 2~3편은 공개되는 모양이었는데 질적으로 우수한 것은 별로 보지 못했다. 특히 대영작(大映作) 〈밤에 빛나는 얼굴〉은 AK 라디오 드라마로서 방송된 원작의 영화화인데, 좋았다. 주연은 자좌미순, 견명범태랑, 봉초몽자, 상무천혜자 등 그다음 동보작(東寶作)으로 등전진, 산근수자 등을 등장시킨 〈포도태랑의 후예〉, 그다음 회사의 여우 총례의 〈상근온천에서 미인살도〉, 송죽에선 〈이십청춘〉 등을 내놓고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과거에 볼 수 없던 정염(情炎) 장면, 즉 포옹(抱擁), 키스 장면이 태연히 편성된 것은 흥미 있는 전환이랄까.

△조선영화인=‘예술’에 있던 이병우(李炳宇) 군, ‘조일(朝日)’의 이방령(李邦寧) 군이 있으나 이병우 군은 모(某) 피스톨 사건으로 얼마 전 구금됐다가 석방됐고, 이방령 군은 제 개인으로 조선영화협회를 만들어 스스로 회장이 되어 활약 중이었는데 두 군(君) 다 예전의 순정은 잊어버린 것 같아 섭섭한 일이다. (이하 중략). (1946. 8. 8)

연극용어의 우리말化, 在동경 ‘藝協’ 제정 草案

재일본 조선연극예술인들이 제정하여 보낸 연극용어의 우리말 초안! 극단 ‘예협(藝協)’이라는 순수연구단체연구부에서 제정한 것이 그것인데, 해방 1년을 맞이한 오늘까지 본국 연극계에선 전혀 도외시되어 있는 이 문제가 해외에 있는 젊은 연극인의 손으로 열심히 토론되어 제정된 것은 유의의(有意義) 이상의 동의이다. 이 초안에 대하여 국립극장 사무국장 채정근(蔡廷根)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 귀지에서 보내준 용어초안을 보았다. 모두 잘 번안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이 문제는 본국에서 먼저 건의되어야 할 것인데 해외에 있는 동지들에게 뺏긴 셈이어서 어느 모로 보면 부끄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좌우간 기왕 초안이 되었으니 그것을 중심 삼아서 이밖에도 빠진 것도 보완하여 여러 사람이 토의 결정하였으면 좋겠다.”

(草案用語)

1.분장실(樂屋) 2.초일(初日) 3.만원(大入) 4.끝날(千秋樂) 5.대사(臺詞·セリフ) 6.대사법(臺詞法·セリフマヮッ) 7.설명문(ト書キ) 8.연습(稽古) 9.작동연습(立稽古) 10.부분연습(拔キ稽古) 11.정연습(正練習·通ッ稽古) 12.총연습(總ッ稽古) 13.읽기연습(本讀稽古) 14.대사연습(讀合) 15.표(表·附帳) 16.대장(臺帳) 17.지닌 도구(持道具) 18.무대도구(出道具) 19.가발(ヵッラ) 20.화장(化セゥ) 21.막(幕·緞帳) 22.좌우막(割緞) 23.망건(網中一文字) 24.막할(幕場場割) 25.방차지(部屋割リ) 26.상연대본(出ッモノ) 27.부속무대(附舞臺) 28.회전무대(廻リ舞臺) 29.이층무대(二重) 30.본무대(板ッキ) 31.뒤무대(陰板ッキ) 32.총관(總見) 33.개막(幕開キ) 34.끝막(幕切) 35.옆후장(溝口). (1946. 8. 9)

〈자유만세〉 촬영 완료

오랜 시일을 두고 촬영을 속개하여 오던 고려영화협회 작품 최인규씨 연출 극영화 〈자유만세〉는 금명일로 촬영이 완료된다는데 늦어도 금월 내에는 완성을 보아 9월 초순에(극장 미정) 봉절(封切)될 예정이라 한다. (1946. 8. 12)

해방기념음악대회 盛況

역사적인 해방일을 기념하는 음악제전 문교부 주최 해방기념 음악대회는 예정대로 작(昨) 16일 오후 7시부터 시내 경복 구궁(舊宮) 뜰에서 개막되어 동(同) 9시가 지나서 대성황리에 제일일(第一日)을 마쳤다. 그리고 이날 출연단체는 남녀중등연합합창대들을 비롯하여 고려교향악단 기타 취주악단 등이었다. (1946.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