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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 아티스트, 새로운 시장인가? 눈속임인가?

“픽업은 실전형 자기계발 기술”

글 : 백윤호  월간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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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을 만나기 위한 더 나은 나를 개발하는 사람’이 원래의 의미
⊙ 일부에선 속임수와 원나잇이란 자극적인 소재로 모객
⊙ 최근에는 여성 픽업 아티스트도 등장

취재지도: 裵振榮 月刊朝鮮 차장대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던 픽업 아티스트 미스터리(Mystery).
  지난해 11월, 국내 6개 여성시민단체가 줄리안 블랑(Julien Blanc)의 입국 금지를 법무부에 청원했다. 그는 전 세계를 돌며 픽업(pick up) 기술을 가르치는 유명 픽업 아티스트(pick up artist)이다. 여성시민단체는 블랑이 ‘성폭행’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픽업 아티스트들은 범죄를 가르치고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그들이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원나잇(one night)’을 위해 여자를 속이는 사람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돈을 지불하며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이 있다. 또한 픽업이란 분야에 여성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픽업 아티스트들은 그들만의 예명을 사용한다. 이 기사에서도 예명으로 표기했다.
 
 
  자극적 마케팅이 왜곡 이미지 만들어
 
  픽업 아티스트라는 새로운 직업은 우리나라에서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경우가 있을 만큼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픽업 아티스트가 각광받는 ‘스타’였던 적도 있다. 픽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다가 현재 연애전문회사를 창업한 곽현호(郭賢鎬·31) 대표의 말이다.
 
  “처음 픽업 아티스트는 희망이라고 했어요. 아무래도 연애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 특히 남성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준 거잖아요. 여성들도 그때는 신기해하더라고요. 특이한 직업을 가졌다고 본 것 같아요. 일종의 SNS 스타 같은 느낌을 줬다고 할까요.”
 
  한때 신종 직종으로 평가받던 픽업 아티스트가 ‘성폭행범’ ‘사기꾼’으로 전락한 것은 이 사업의 규모가 커져 영업성을 띠면서부터다. 여러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경쟁이 붙었고, 더욱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수강생을 모아야 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현재는 다른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전직 픽업 아티스트 A씨의 말이다.
 
  “우후죽순(雨後竹筍) 생긴 업체들이 마케팅에 대해 뭘 알겠어요. 카페에 여자 유혹했다는 성공사례 올리면 사람들이 오는 겁니다. 그것만 보면 사람들이 올 수밖에 없어요.”
 
  이들의 마케팅이라야 소위 ‘필드 리포트(field report)’를 작성해 올리는 것이 태반이다. 필드 리포트는 작성자가 만난 ‘원나잇’ 상대에 대해 외적인 평가와 상대의 속옷을 인증해 자신의 ‘기술’을 뽐낸다. 곽 대표의 말이다.
 
  “남자를 자극하기 위해서 더 자극적인 마케팅을 했죠. 거짓 후기(後記)도 난무했어요. 가령 연예인을 만나지도 않았는데 만났다고 쓰든가, 환상을 심어준 거죠. ‘이것을 배우면 너희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식으로요.”
 
  자극적인 마케팅은 일부 남성들의 성적 욕망을 자극했다. 시장은 호황이었다. 잘나가는 업체들은 한때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가지고 십수억을 번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호시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13년 공익근무요원이 클럽에서 만난 여자를 뒤쫓아가 강간, 살인한 대구 여대생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이 스스로를 픽업 아티스트라고 소개한 대목이 문제가 됐다. 그간 업체들이 쓴 필드 리포트 몇몇 사례 때문에 픽업 아티스트는 결국 ‘성폭행을 조장하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얻게 됐다. 네이버를 비롯한 주요 포털에서 픽업 아티스트는 제재 단어가 됐다.
 
  고수란 예명을 쓰는 픽업 아티스트 홍현성(洪賢誠·31)씨는 해외에 있는 원서를 직접 번역해 우리나라에 보급한 1세대 픽업 아티스트 중 하나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땐 정말 암흑기였어요. 제가 직접 포털회사를 찾아갔죠. 가보니까 사무실 안에 10대의 컴퓨터가 있었는데 전부 픽업 아티스트에 대한 게시물만 찾고 있는 거예요. 제가 관계자에게 물어봤어요. 제재가 풀린 경우도 있느냐고. 그런데 없다고 하더군요.”
 
  곽 대표는 ‘한탕주의’의 몰락이라고 말한다. 돈이 몰리면서 픽업 아티스트로서 자질이 모자란 사람들이 어설프게 업체를 열고 사람들을 그러모았다. 그러다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졌다.
 
  “예전에 이 판에 화류계나 양아치들이 들어왔었어요. 잘생긴 외모나 키를 가지고 픽업 기술 대충 배워서 장사를 한 거죠. 그러면 사람들이 오잖아요. 그렇게 떼돈을 벌고요. 한탕이었죠. 제재가 가해지면서 시장이 죽어버리니 바로 발을 뺐어요.”
 
  결국 ‘한탕주의’ 업체들은 전부 없어졌다. 자기만의 이론을 가진 업체들은 간판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런 시장 추세를 보며 픽업 아티스트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고 한다. 다시 그의 말이다.
 
  “저는 스스로 공부해서 배웠어요. 남들이 알던 다른 기술을 배운 게 아니라 연구하고 이론을 세웠죠. 전 연애 컨설팅으로 생각을 달리했어요. 전향한 거죠. 연애코치로.”
 
픽업 아티스트와 연애 컨설턴트

 
  픽업 아티스트란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신조어다. 연애 컨설턴트가 남녀 간의 연애에 대한 조언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들은 이성과의 만남에 필요한 모든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한다. 현재는 사업적인 영역으로까지 발전했다. 가장 큰 픽업 아티스트들의 모임은 미국의 리얼소셜다이내믹스(Real social dynamics)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픽업 관련 서적을 번역하면서 픽업 아티스트에 대해 알려졌다.
 
  자기계발의 실전형이 픽업 기술
 
현재 연애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곽현호 대표.
  곽 대표처럼 ‘전향’을 한 사람도 있지만 지금도 픽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고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픽업 문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있다. 1세대부터 현재까지 픽업 아티스트로서 시장 변화를 지켜봤다는 그는 픽업을 ‘만남과 연애(meet & date)’라고 정의한다.
 
  “픽업은 이성을 만나고 데이트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픽업 아티스트는 그러한 방법을 전수해 주는 사람이고요. ‘원나잇’을 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에요. 단 그것만을 위해 여성을 만나는 기술이란 게 잘못된 거죠.”
 
  픽업 아티스트 이단 리(Ethan Lee·31)도 픽업이 단순히 ‘원나잇’을 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한때 국내 최대 픽업 아티스트 커뮤니티를 운영했었고 지금도 올바른 픽업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단 리는 픽업 아티스트에 대한 세간의 비판은 픽업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픽업 아티스트는 이성 간의 관계를 다루거나 소통, 매력 개발 등의 방법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픽업 하면 ‘원나잇’이란 잘못된 지식으로 알려져 있어요. 올바른 지식이 알려지지 못한 거죠.”
 
  픽업은 이성을 바로 ‘꼬시는’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처럼 인식돼 왔다. 하지만 그는 “이성을 1분 만에 꼬시는 방법이란 없다”면서 올바른 픽업이란 자신이 가진 매력을 향상시키는 것에서 비롯한다고 주장한다.
 
  “연애의 신이어도 1분 만에 이성을 만날 수는 없어요. 그건 언론에서 잘못 다루고 있는 픽업 아티스트의 모습이죠. 결국 픽업 아티스트는 연애를 원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매력을 개발해서 이성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예요. 저희 스스로는 ‘매력 개발 컨설턴트’라고 정의해요. 이성에게 ‘나’를 어필하는 게 만남의 시작이니까요.”
 
  현재 픽업 아티스트와 다른 분야의 일을 병행하고 있는 픽업 아티스트 L씨도 픽업을 배운다고 모든 이성을 ‘꼬실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의 말이다.
 
  “마술이나 최면? 그런 거 오그라들어요. 한 번도 안 가르쳐 봤어요. 결국 사람 자체를 바꿔야 해요. 픽업 기술이란 건 이론이 아니에요. 실전인 거죠.”
 
  몇 가지 이론을 외워서 이성을 만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매력이나 화법을 개발해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픽업 기술의 핵심이란 것이다. 고수도 픽업 아티스트의 기술로 알려진 ‘마술’ ‘최면’ 등에 대해서는 ‘속임수’라고 잘라 말한다.
 
  “수준 낮은 남자가 예쁜 여자를 만나기 위해 마술이니 뭐니 보여주죠. 잠깐은 먹힐 수 있어요. 어쨌든 어느 정도 이론에 기초한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것을 가지고 긴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사기란 소릴 듣는 겁니다.”
 
  그는 남성이 가진 남성성을 극대화시키고 거기에 걸맞은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는 것이 픽업 기술이라고 말한다.
 
  “자기가 더 좋은 남자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더 수준 높은 여자를 만날 수 있죠. 그러한 훈련을 하는 거예요. 리더십을 배우고 스스로 긍정적인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고. 그것이 결국 여자를 만나 장기적인 연애를 하기 위한 첫걸음이죠. 어려운 거예요.”
 
  고수는 제대로 된 픽업 아티스트가 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것을 입증하듯 그의 집에는 리더십 강사 등 각종 강사 자격증이 있었다. 현재는 대학원 과정으로 리더십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그의 말이다.
 
  “제가 가진 가치를 올리지 않으면 결국 더 좋은 이성을 만날 수 없어요. 그런데 어려워요. 진정 더 나은 내가 되는 일이란 게요. 하지만 그걸 해내고 나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어요.”
 
 
  픽업 아티스트가 본 줄리안 블랑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줄리안 블랑.
  그렇다면 그들에게 있어 줄리안 블랑은 어떤 사람일까. 고수는 줄리안 블랑을 가장 잘 아는 픽업 아티스트라 자부한다. 그는 미국 유명 픽업 아티스트인 겜블러를 한국으로 초청해 강연을 열 정도로 해외 픽업 아티스트에 관심이 많았다.
 
  “줄리안 블랑은 정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픽업 아티스트예요. 타일러 더든(미국의 픽업 아티스트, 픽업 아티스트의 원류로 불리는 미스터리에게서 사사하였다)의 제자죠. 어중간한 픽업 아티스트가 아니에요.”
 
  줄리안 블랑은 지난해 11월 1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비하’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일본 강연 당시 “백인 남성이면 통한다”와 같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었다. 다시 고수의 말이다.
 
  “블랑이 CNN에 나와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어요. 여성시민단체의 주장처럼 정말 성폭행범이라고 하면 경찰서로 가야죠. 하지만 세계적인 방송에 나와서 사과했어요. 성폭행범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거예요.”
 
  오히려 정통 픽업 아티스트들은 책임감이 강하다고 옹호한다. 고수는 타일러 더든의 예를 들었다.
 
  “타일러 더든이 전 여자친구하고 애를 두 명 낳았어요. 일반적인 이미지에서는 그런 것 신경 안 쓸 것 같잖아요? 그런데 더든은 책임을 졌어요. 지금도 경제적인 지원을 하면서 애들을 키우고 있어요.”
 
  이단 리는 줄리안 블랑의 잘못이 명백하다고 봤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연애와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본 것이다.
 
  “여성비하를 한 것은 잘못한 거죠. 아마 블랑이 사랑의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안타깝고요.”
 
  다만 이것이 픽업 아티스트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비하’ 그 자체는 나쁜 것이죠. 하지만 그것이 필요 이상 확대되는 것 또한 나쁜 것이라고 봅니다. 일부 픽업 아티스트가 그러한 발언을 했다고 해서 전체 픽업 아티스트를 비하하는 건 안 되죠.”
 
  곽 대표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줄리안 블랑에 대해 잘 모른다고 전제한 후 의견을 말했다.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거겠죠.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서 상업적으로 이용해 보려는 것 같아요. 어차피 전 세계 공용어는 영어니까 전 세계 뉴스에 한 번이라도 출연하면 자기 강의를 들으러 사이트를 찾아올 것 아니에요. 이번에도 어마어마하게 벌었을 것 같은데요.”
 
  단순히 너무 솔직하게 발언을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랑의 나이대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람 나이가 어려서, 저도 그 나이 때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요. 발언도 친구들끼리 있을 때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고요. 아직은 자기가 보고 있는 것만 보는 것 같아요.”
 
 
  여성도 픽업 시장의 새로운 수요자
 
현재 활동 중인 픽업 아티스트 고수가 취득한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
  최근에는 여성 픽업 아티스트가 등장하면서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픽업을 배우고 있다. 그들이 픽업을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직 픽업 아티스트 A씨는 이를 ‘여성의 남성화’라고 본다. 그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더불어 더 좋은 남자를 선택해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새로운 픽업 시장을 열었다고 한다.
 
  “여성들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니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거예요. 자신이 직접 남성을 고르고 싶은 거죠.”
 
  여성 픽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강사로 활동했던 연애 컨설턴트 재아는 “여성이 픽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남성들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재아는 여성 전문 연애 컨설턴트로 현재 연애 컨설팅과 화술에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여성들도 잘생긴 남성을 만나고 싶은 거예요. 또 자기가 좋아하는 남성과 연애를 원하거나 지금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을 연애 상대로 삼고 싶은 거죠. 결국 남성들과 다를 게 없어요.”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더 오래 연애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여성이 더 많다고 한다. 이런 여성들이 지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다. 그의 말이다.
 
  “그래도 여러 남자를 만나고 싶다거나 하는 것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의 연애를 상담하는 여성들이 많아요. 연애를 잘하고 싶으니까 픽업 기술을 배우는 거죠.”
 
  여성 픽업 아티스트로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나비(34)다. 국내 최초의 여성 픽업 아티스트이며 현재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여성 회원만이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나비에게 여성들이 픽업을 배우는 이유에 대해 묻자 “사랑”이라고 말한다.
 
  “내가 사랑하는 남성과 사랑하고 결혼하겠다는 분도 있어요. 물론 에로틱한 사랑을 원하거나 여왕처럼 받들어지고 싶은 여자도 있죠. 개개인의 차이예요.”
 
  그는 ‘유혹’이 여성들의 픽업 기술이라 말한다. 그동안 픽업 기술은 남성들이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본질적인 기술인 유혹은 여성들의 전유물이다.
 
  “여성들의 유혹은 고대부터 시작됐어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물리적, 금전적으로 약자예요.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달된 게 유혹의 기술인 거예요. 여성의 것이었던 거죠.”
 
  나비는 석사 과정까지 심리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는 심리학을 기반으로 유혹술을 연구했다고 한다. 픽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에서 처음 픽업 아티스트를 접했어요. 재밌지 않아요? 이제까지 운명, 마법같이 사랑이라는 게 영혼과 정신적인 주제였는데 말이죠. 저도 사랑의 기술을 가르쳐주고 배운다는 것에 혹해서 시작했죠. 그게 벌써 8년 전이네요.”
 
  한 전직 픽업 아티스트는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사진을 찍어 인증한다”고 말한다. 여성 픽업 시장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필드 리포트를 작성할까? 이에 대해 그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필드 리포트는 작성해야죠. 그래야 정보를 축적할 수 있으니까요. 전 유혹의 기술을 몇 년에 걸쳐 가르치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 수강생들이 그 기술을 쓰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게 필요해요. 그래서 작성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수위도 낮죠.”
 
  남성 픽업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자극적인 필드 리포트가 나온 것이지 원래는 학문적인 목적이란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의 유혹의 기술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나비는 ‘비정상적인 주목’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성이 쓸 수 있는 아름다움, 지적미, 섹시함같이 다양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름다움만을 패로 쓰죠. 커피숍에서 소개팅을 한다고 했을 때 서로가 어필할 수 있는 건 외모밖엔 없어요. 만약 스키장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나 조난당했을 때 만난다면 지적미 같은 다른 패를 쓸 수 있겠죠.”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남은 외모 외에는 상대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 유혹의 기술은 이 상황을 ‘비정상적인 주목’으로 이끌어낸다.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외모 외에 다른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다.
 
  “제가 하는 픽업 아티스트란 것은 결국 매력학교를 운영하는 거라고 봐요. 여성에게 거짓된 기만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좀 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인식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거죠.”
 
  여성 픽업 시장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전직 여성 픽업 아티스트로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B씨는 문제점이 있어도 드러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여성 픽업 시장은 자신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문제가 있어도 그들끼리의 문제로 묻히고 마는 거죠.”
 
  B씨는 소위 ‘여성 픽업 아티스트 강사’라는 사람들이 정말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물론 여성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가르치고 있긴 하죠. 그런데 일부 강사들은 순수 연애를 원해서 온 사람들에게 나이트나 클럽에서 노는 법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기도 해요. 처음에는 연애만 원하던 여성이어도 그러한 놀이 문화에 빠져 변한다는 거죠.”
 
  한 여성 픽업 커뮤니티 사이트는 대기업의 로고를 가져다 후원을 받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회사 관계자는 “정식적인 후원이나 협찬은 없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다.
 
  “해당 커뮤니티 강사를 저희가 초청해 강의를 요청하거나 작가로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데 정식으로 후원이나 협찬을 해준 적은 없어요. 아무래도 자기들 커뮤니티를 홍보하려고 쓴 것 같아요.”
 
 
  픽업 기술은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
 
  전직 픽업 아티스트 A씨는 픽업 기술이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마케팅 회사를 운영한다는 그는 사업 초기 픽업 아티스트를 일부러 찾아 고용할 만큼 그들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사람을 만나는 기술은 어느 것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만약 제가 이것을 배우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때 배웠던 기술로 남들 앞에서 PT도 수월하게 하고 있고요. 픽업 아티스트들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에 능숙해요. 그래서 제 사업 초기에도 그들을 고용했었고요.”
 
  그는 지금도 자신의 성공비결을 묻는 지인들에게 ‘픽업 기술 덕’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픽업 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지는 않는다. 이 시장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기는 하다.
 
  “픽업 기술이 저의 인생을 바꿔준 건 사실이에요. 단지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시장이 침체됐죠. 저는 그 세계를 떠났지만 누군가 비판적 시선을 걷어내고 정당한 평가를 받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확실히 이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대에 한번은 익힐 만한 가치가 있어요.”
 
  전직 픽업 아티스트 L씨는 픽업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이 기술을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 사회의 일반적 시선처럼 픽업 아티스트들이 진정한 사랑을 못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가 아는 픽업 아티스트가 최근 결혼했어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왜 결혼했느냐고 물어봤죠. 그러니까 ‘나 아플 때 이 사람이 와서 날 챙겨줬어. 그래서 결혼했어’라고 하더라고요. 픽업 아티스트들이 꿈꾸는 진정한 사랑을 찾은 거죠.”
 
  L씨도 현재 1년 넘게 교제하는 여자친구가 있다. 픽업 아티스트가 오랜 기간 특정인과 연애를 한다는 건 이 직업의 특성상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픽업이 오랜 기간 연애를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처음이에요.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난 건. 그런데 픽업을 안 배웠으면 이 사람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여러 명 만나보고 스스로를 개발해서 지금의 사람을 만난 거예요. 단순히 사회적 시선 때문에 좋은 기술을 터부시하는 건 잘못된 거죠.”
 
  이단 리도 픽업 기술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도 그는 픽업 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 기술을 얻긴 힘들지만 그만큼 익힐 가치가 있어요. 전 사람들이 픽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통해 더 나은 ‘나’를 찾았으면 해요. 어설픈 의도를 가진 사람이 아닌 정말 자기 변화가 간절한 분들이 저희를 통해 자신감을 얻으시는 걸 앞으로도 지켜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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