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나, 경찰서, 세무서, 각종 공사나 공단 등 공공기관의 민원실에 들르면, 근무자들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친절해진 것을 느끼곤 한다. 민원인이 미안해할 정도로 상냥하게 자리를 안내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물어 온다.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그런데 때로는 그들의 친절이 너무 지나쳐서 거북할 때가 있다. 특히 민원인에 대한 호칭이 귀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공공기관 민원실에 갔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고객님, 이리 오세요” 하면서 “무슨 용무로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고객님’이란 호칭이 이상하게 들렸다. ‘여긴 관공서이지 상행위(商行爲)를 하는 백화점이나 보험회사가 아닌데, 고객님이라니 …’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원신청을 위해 다른 공공기관 안내전화를 이용할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용자가 많아서인지 전화가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기에서는 “고객님, 기다리게 해 죄송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나는 기업의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기관에 민원을 신청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고객님’ 운운하는 소리를 들으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해당 기관에서는 국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친절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국민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관공서·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존재 목적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정 적절한 호칭을 찾기 힘들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원래 ‘선생님’은 상대방을 무척 높여 부르는 말이었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아직도 그런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상대방에 대한 무난한 존칭 정도로 사용된 지 오래기 때문에,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 대한 호칭으로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고객님’보다는 ‘선생님’ 쪽이 더 자연스럽고, 상대방에 대한 존칭으로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각종 규제를 해제하고,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고객님’이라는 호칭도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기는 한다. 그러나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민(民)과 관(官)이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건원·강원도 강릉시·lkw9323@hanmail.net>
어떤 공공기관 민원실에 갔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고객님, 이리 오세요” 하면서 “무슨 용무로 오셨어요”라고 물었다. ‘고객님’이란 호칭이 이상하게 들렸다. ‘여긴 관공서이지 상행위(商行爲)를 하는 백화점이나 보험회사가 아닌데, 고객님이라니 …’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원신청을 위해 다른 공공기관 안내전화를 이용할 때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이용자가 많아서인지 전화가 바로 연결되지 않았다. 전화기에서는 “고객님, 기다리게 해 죄송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나는 기업의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기관에 민원을 신청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고객님’ 운운하는 소리를 들으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해당 기관에서는 국민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친절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지는 몰라도, 관공서나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국민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관공서·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존재 목적이나 제공하는 서비스의 내용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정 적절한 호칭을 찾기 힘들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원래 ‘선생님’은 상대방을 무척 높여 부르는 말이었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아직도 그런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상대방에 대한 무난한 존칭 정도로 사용된 지 오래기 때문에, 공공기관을 이용하는 국민들에 대한 호칭으로 사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고객님’보다는 ‘선생님’ 쪽이 더 자연스럽고, 상대방에 대한 존칭으로도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각종 규제를 해제하고,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다. ‘고객님’이라는 호칭도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기는 한다. 그러나 적절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민(民)과 관(官)이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건원·강원도 강릉시·lkw932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