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는 ‘메신저’… 상식이 승리할 때까지 목소리 낼 것”
⊙ “극우 인사 명단에 이름 오른 것 명예… 민주당이 내란선전죄로 고발한 명단에 없어서 아쉬워”
⊙ “‘다 같이 잘살자’ 외치는 문화예술인, 정작 아랫사람 ‘가스라이팅’”
⊙ “나서서 말은 못 하지만 응원하는 동료 많아”
차강석
1990년생. 청주대 연극학 학사, 명지대 대학원 영화뮤지컬학 과정 /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2018~2020), 〈하트시그널〉(2018~2020), 〈로미오와 줄리엣〉(2023), KBS 드라마 〈임진왜란 1592〉(2016) 등 출연
⊙ “극우 인사 명단에 이름 오른 것 명예… 민주당이 내란선전죄로 고발한 명단에 없어서 아쉬워”
⊙ “‘다 같이 잘살자’ 외치는 문화예술인, 정작 아랫사람 ‘가스라이팅’”
⊙ “나서서 말은 못 하지만 응원하는 동료 많아”
차강석
1990년생. 청주대 연극학 학사, 명지대 대학원 영화뮤지컬학 과정 /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2018~2020), 〈하트시그널〉(2018~2020), 〈로미오와 줄리엣〉(2023), KBS 드라마 〈임진왜란 1592〉(2016) 등 출연
- 배우 차강석. 사진은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 당시 모습. 사진=차강석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목받는 배우가 있다. 뮤지컬·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해 온 차강석씨다. 1990년생인 차씨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 〈하트시그널〉 〈로미오와 줄리엣〉, 드라마 〈뱀파이어 탐정〉 〈임진왜란 1592〉 등에 출연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간첩들이 너무 많다’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곧장 인터넷상에 퍼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차씨는 사과글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좌파를 옹호하면 깨시민, 대배우가 되는 것이고 우파를 옹호하면 역사를 모르는 머저리가 되는 거냐”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그의 이름은 연예면보다 시사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등 공개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14일, 차씨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무대에 올랐다. 그는 “개탄스러운 현시대에서 마녀사냥을 당한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우리가 행사했던 표에 부끄러워하지 마시라. 우리가 투표한 대통령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서 최전방에서 끝까지 외롭게 싸우고 있다”며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월 8일에는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나라를 지켜달라”고도 말했다.
차씨는 어떤 이유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게 됐을까? 1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차씨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약약강 싫어해”
― 배우로서 공개적으로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진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계기가 있습니까.
“사실 배우 인생을 내걸고 정치 발언을 한 건 아니었어요. 이전부터 간첩 뉴스를 눈여겨봤거든요. 특히 지난해 11월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실형을 산 북한 간첩이 출소 후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배상 청구를 했다는 기사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모욕하고, 정보요원 명단과 정보를 북한이나 중국에 팔아넘기고, 국가를 갉아먹는 자들이 활개 치는 걸 보면서 화를 참을 수 없었어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했을 때 올 것이 왔구나 싶었죠. 대통령으로서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 언제부터 그런 안보관을 갖게 됐습니까.
“2012년 군 복무를 하면서부터요. 당시 안보 관련 웅변대회가 열렸습니다. 수상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정훈 자료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자료를 찾아서 그야말로 달달 외웠죠. 참가 동기는 단순했어요. 포상 휴가를 받고 싶어서였죠.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과 같은 안보관과 국가관이 형성된 계기였죠. 1등 상도 받았습니다.”
― 계엄 옹호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사과했고요.
“네. 간첩 이슈로 예민해져 있던 차에 반국가 세력 척결에 대한 기대심에 가득 차 글을 올리게 됐어요. 그러나 누군가는 과거 계엄으로 인해 피해를 보셨을 분이 계실 겁니다. 저급하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은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배우로서 받았던 관심보다 지금 받는 관심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삶이 항상 그랬던 것 같아요. 저를 응원하는 분이 많은 만큼 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분들도 많았죠. 제가 강약약강(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함) 같은 태도를 정말 싫어해요.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열 명 중 아홉 명 좌파지만…”
계엄 직후 영화인·방송인·미술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쏟아졌다. 이들은 ‘더는 단 한순간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 ‘시각예술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히는 생생한 충격이었다’고 외치며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반면 문화예술계 인사 중 차씨처럼 탄핵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은 소수였다.
― 탄핵 정국 이후 배우 생활을 다신 못 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그런 것까지 계산하고 나선 건 아니에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비상계엄 옹호 글을 올린 것도 계엄 선포 불과 5분 뒤였어요. 일각에선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고 비판하는데 5분 안에 과연 그런 걸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현 사태가 보수 대(對) 진보 싸움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 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문화예술사업 지원금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문화예술인이 국가나 지자체 주도 일자리 사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저를 포함해 주변 문화예술인들이 먹고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계속 윤 대통령을 지지하기 어렵겠다고 느낀 적이 있던 게 사실이에요. 저 역시 청년 멘토링 사업을 통해 5년간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쳐왔어요. 그런데 2024년 들어 강사직이 전년 대비 1/5 수준으로 줄어들었죠.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이라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던 와중에 최근 야당이 국가 예산을 제멋대로 책정하는 걸 보고선 ‘대통령이 협치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었구나’를 느꼈죠.”
― 문화예술계가 ‘좌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항상 느껴왔습니다. 제 주변만 하더라도 열 명 중 아홉 명은 좌파예요. 하지만 저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에만 빠져 지원금을 받으면서 비렁뱅이처럼 사는 예술인을 볼 때면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 문화예술계가 ‘좌편향’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6·25 전쟁 이후 연극인, 문화예술인 중 다수가 ‘시대적 저항 정신’을 근간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게 군부 독재에 대한 저항 정신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들이 연극계 주류가 됐어요. 점차 문화 권력을 잡게 됐죠. 스승이 제자를 키울 때 사상 검증을 합니다. 자기와 사상이 다르면 제자로 키워주질 않죠. 결국 비슷한 사상을 공유하는 예술인만을 성장시키면서 이런 구조, 그런 카르텔을 만들어온 것 같아요.”
“‘다 같이 잘살자’는 건 궤변”
― 우파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은 집중포화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는 글을 올린 연예인들에게 악성 댓글 세례가 쏟아지기도 했죠. 이를 어떻게 봅니까.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상황이 정상과 비정상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공과(功過)가 있어요. 더욱이 한 인물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면 공을 좀 더 조명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자기와 정치색이 다르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문화예술 권력을 향한 차씨의 날 선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지는 차씨의 말이다.
“많은 문화예술인이 ‘다 같이 잘살자’고 외칩니다. 하지만 전 이게 궤변이라고 생각해요. 노력하는 사람이 잘살아야죠. 이런 말을 외치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는 예술인들인데, 정작 자기 아랫사람에겐 기껏해야 한 달에 100만원, 150만원 주면서 소위 ‘가스라이팅’을 하곤 합니다. ‘이번에 이 역할 시켜줄 테니까 내 밑에서 끝까지 일해’ 이런 식으로 말이죠. 몇 년 전 문화예술계를 떠들썩하게 한 ‘미투 운동’ 역시 유명 예술인이 자신의 권력과 위계를 이용해 성을 착취한 거잖아요. 저는 이런 행태와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 배우는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배우가 대단한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명감만큼은 갖고 있어요. ‘배우는 메신저’라고 말이죠. 배우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이 메신저라는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어요. 화가 안 납니까. 이들이 대통령에게 별의별 욕을 다 하는데, 당신들만 예술인이 아니고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대학로의 유명한 ‘오른손’”
― 탄핵 정국 이전부터 동료들과 자주 정치 이야기를 나눴나요.
“많이 했죠. 저는 대학로에서 ‘오른손’으로 통합니다. 유명해요(웃음). 제 견해를 늘 당당하게 말해왔습니다.”
― 비상계엄을 옹호한 뒤 일하던 곳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나요.
“제가 책임지고 살아야 할 문제입니다. 그 누구도 탓하지 않습니다. 제 잘못이고 제가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 1월 9일 뮤지컬 배우 이석준씨가 차씨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차씨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기사화된 것을 캡처해 올리며 “ㅋㅋ 얘 아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대충 봐도 차씨의 배우 경력을 비꼬는 것이 농후하다.
― 주변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 정치 발언 이후 지인 절반 이상에게 손절당했어요. 심지어 메신저를 통해 욕을 하기도 하더군요. 예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인터넷상에 저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어요. ‘서른다섯 살 먹고 소극장에서 빌빌거리고 있으면 자기가 못난 걸 알고 때려치워야 한다. 인성도 안 좋다’ 이런 내용이었죠. SNS상에서 저를 차단한 친구도 많아요. 이번 사태 이후 그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동료 배우들과의 사진들을 모두 내려야 했습니다. 저 때문에 이분들에게까지 괜히 피해가 갈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 소외감이 클 것 같습니다.
“속상하죠. 하지만 제 멘털이 약한 편은 아니라 금방 회복되더라고요. 중·고등학교 시절 오디션만 100번을 넘게 봤습니다. 수도 없이 떨어지고 좌절했지만 나름대로 면역력을 갖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응원하는 동료도 있어”
― 정치 발언이나 공개 행보에 대해 부모님도 걱정할 것 같은데요.
“그렇죠. 아들이 배우 하겠다는 데 고생하며 뒷바라지했는데 지금 이렇게 욕을 먹고 있으니까요. 사실 어머니를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파요. 그간 어디서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시각장애인이세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어요. 오른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고 왼쪽 눈만 뿌옇게 겨우 보이는 정도예요. 보이는 각도마저 4도로 아주 좁죠. 그런 어머니가 많이 우세요.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애써 아들 기사를 찾아 보시면서요.”
― 그래도 멈추지 않고 탄핵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고 있네요.
“네. 성격상 옳다고 믿으면 직진하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진심 어린 조언은 귀담아들으려고 해요. 하지만 우선은 제가 마음먹은 걸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 공개 행보를 응원한다거나 지지한다는 말을 전한 동료도 있나요.
“그럼요. 많습니다. 최근엔 뮤지컬 작품을 함께 한 동료가 응원의 말을 전하더군요. 저는 이분의 정치 성향을 전혀 모릅니다. 그저 동료로서 제 행보를 응원해 주기에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또 얼마 전엔 굉장히 유명한 배우가 연락을 해오기도 했어요. 술 한잔 사고 싶다고 말이죠. 직접 나서서 말은 못 하지만 절 응원하는 분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 악성 댓글이나 악의적인 메시지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비상계엄을 옹호한 데 대한 지적은 사과했습니다. 다만 간첩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렸습니다. 하지만 메시지 대부분이 원색적인 비난이나 협박성 발언, 인신 모독 그리고 부모님을 욕하는 내용이에요.”
차씨는 말을 마친 뒤 휴대전화를 꺼내 그간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보여줬다. 논리적 비판보단 조롱과 욕설이 섞인 글이 대부분이었다. 차씨는 이런 메시지를 하나하나 캡처해 놨는데 그 수가 2000건이 넘었다. 차씨 자신을 내란선전죄 등으로 고발한 개인이나 단체는 아직 없다고 했다.
“악의적인 메시지, 묵과 않겠다”
― 악의적인 메시지를 보낸 이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예정인가요.
“묵과할 생각은 없습니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겁니다. 이미 몇몇 건에 대해서는 간이 접수를 해놨습니다. 부모님은 고소를 말리시지만, 도가 넘는 내용이 많아서요.”
최근 한 누리꾼이 ‘극우 인사 명단’이란 사진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배포했다. 차씨의 사진과 이름도 여기 등장한다. 이 외에도 배보윤·윤갑근·석동현·전원책 변호사, 가수 김흥국·JK김동욱, 배우 최준용 등이 이름을 올렸다.
― 극우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절 응원하는 분들은 그 정도 비난쯤은 각오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아주 명예롭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유명인 사이에서도 저를 센터에 넣어주셨더라고요. 최근 민주당이 유튜버 몇 명을 내란선전죄로 고발했잖아요. 그 명단에 제가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차씨는 인터뷰 전날에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밤샘 집회에 참여했다. 무대 위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 탓에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집회에 계속 참가하겠다고 했다.
― 언제까지 집회에 참가할 생각입니까.
“탄핵이 각하되든 기각되든 뭐가 되든 결과가 나올 때까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공수처나 경찰의 체포 시도만 없었어도 평일에 나갈 필요는 없었을 거예요.”
― ‘배우는 메신저’라고 했는데, 메신저로서 탄핵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앞에 나서서 큰소리치기에는 많은 분 말씀대로 유명하지도 못한 배우, 듣보잡 배우일 수 있어요. 그런데 저를 무명에서 조금이나마 유명하게 만들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절 응원하는 분들을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어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에서 승리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으로 집회에서 사회도 보고 언론 매체를 상대로 제 목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가를 바라면서 활동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 길을 가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절 좀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째려보거나 눈을 흘기더라고요. 그런 눈빛을 굳이 피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연기를 놓고 싶지 않다”
― 이번 일로 배우 생활을 다시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생각인가요.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탄핵이 인용되고 다시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 배우로서의 삶에도 큰 타격이 있겠죠. 주변 분들은 제가 연기를 계속하길 원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응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 역시 연기를 놓고 싶지 않습니다. 대통령 말처럼 반국가 세력이 척결된다면 더 큰 기회가 올 거란 생각도 해요.”
그러면서 차씨는 “지금 당장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차씨의 말이다.
“이번 사태 이후 여기저기서 공부 좀 하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우리 역사를 좀 더 바르게 알고 싶어서요. 2월에 시험이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열심히 공부할 계획입니다.”
― 연기의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나요.
“최민식 배우입니다. 과한 듯하면서도 절제미가 느껴져서 좋아합니다. 저 역시 그런 스타일의 연기를 추구하거든요.”
―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나요.
“이념과 사상을 떠나 상대방이 잘한 게 있으면 칭찬해 줬으면 좋겠어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조율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원합니다. 그런 토대가 마련되면 우리나라가 좀 더 부국 강변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간첩들이 너무 많다’ ‘계엄 환영한다’ ‘간첩들 다 잡아서 사형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곧장 인터넷상에 퍼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차씨는 사과글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좌파를 옹호하면 깨시민, 대배우가 되는 것이고 우파를 옹호하면 역사를 모르는 머저리가 되는 거냐”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그의 이름은 연예면보다 시사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등 공개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해 12월 14일, 차씨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무대에 올랐다. 그는 “개탄스러운 현시대에서 마녀사냥을 당한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우리가 행사했던 표에 부끄러워하지 마시라. 우리가 투표한 대통령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서 최전방에서 끝까지 외롭게 싸우고 있다”며 윤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월 8일에는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 “나라를 지켜달라”고도 말했다.
차씨는 어떤 이유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게 됐을까? 1월 12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차씨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약약강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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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사랑을 이루어 드립니다〉에 출연해 연기를 펼치는 모습. 사진=차강석 |
“사실 배우 인생을 내걸고 정치 발언을 한 건 아니었어요. 이전부터 간첩 뉴스를 눈여겨봤거든요. 특히 지난해 11월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실형을 산 북한 간첩이 출소 후 국가를 상대로 1억원의 배상 청구를 했다는 기사를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모욕하고, 정보요원 명단과 정보를 북한이나 중국에 팔아넘기고, 국가를 갉아먹는 자들이 활개 치는 걸 보면서 화를 참을 수 없었어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했을 때 올 것이 왔구나 싶었죠. 대통령으로서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 언제부터 그런 안보관을 갖게 됐습니까.
“2012년 군 복무를 하면서부터요. 당시 안보 관련 웅변대회가 열렸습니다. 수상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정훈 자료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자료를 찾아서 그야말로 달달 외웠죠. 참가 동기는 단순했어요. 포상 휴가를 받고 싶어서였죠.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과 같은 안보관과 국가관이 형성된 계기였죠. 1등 상도 받았습니다.”
― 계엄 옹호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결국 사과했고요.
“네. 간첩 이슈로 예민해져 있던 차에 반국가 세력 척결에 대한 기대심에 가득 차 글을 올리게 됐어요. 그러나 누군가는 과거 계엄으로 인해 피해를 보셨을 분이 계실 겁니다. 저급하고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부분은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 배우로서 받았던 관심보다 지금 받는 관심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처음에는 불편했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삶이 항상 그랬던 것 같아요. 저를 응원하는 분이 많은 만큼 저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분들도 많았죠. 제가 강약약강(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함) 같은 태도를 정말 싫어해요.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인 것 같아요.”
“열 명 중 아홉 명 좌파지만…”
계엄 직후 영화인·방송인·미술인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이 쏟아졌다. 이들은 ‘더는 단 한순간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 ‘시각예술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군홧발로 머리를 짓밟히는 생생한 충격이었다’고 외치며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반면 문화예술계 인사 중 차씨처럼 탄핵 반대 의견을 낸 사람은 소수였다.
― 탄핵 정국 이후 배우 생활을 다신 못 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그런 것까지 계산하고 나선 건 아니에요. 제가 인스타그램에 비상계엄 옹호 글을 올린 것도 계엄 선포 불과 5분 뒤였어요. 일각에선 노이즈 마케팅을 한다고 비판하는데 5분 안에 과연 그런 걸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현 사태가 보수 대(對) 진보 싸움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 현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문화예술사업 지원금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문화예술인이 국가나 지자체 주도 일자리 사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 맞지 않습니까.
“저를 포함해 주변 문화예술인들이 먹고살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계속 윤 대통령을 지지하기 어렵겠다고 느낀 적이 있던 게 사실이에요. 저 역시 청년 멘토링 사업을 통해 5년간 아이들에게 연기를 가르쳐왔어요. 그런데 2024년 들어 강사직이 전년 대비 1/5 수준으로 줄어들었죠. 이에 대해 정부가 어떤 입장이라도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던 와중에 최근 야당이 국가 예산을 제멋대로 책정하는 걸 보고선 ‘대통령이 협치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었구나’를 느꼈죠.”
― 문화예술계가 ‘좌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항상 느껴왔습니다. 제 주변만 하더라도 열 명 중 아홉 명은 좌파예요. 하지만 저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포퓰리즘에만 빠져 지원금을 받으면서 비렁뱅이처럼 사는 예술인을 볼 때면 솔직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 문화예술계가 ‘좌편향’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6·25 전쟁 이후 연극인, 문화예술인 중 다수가 ‘시대적 저항 정신’을 근간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게 군부 독재에 대한 저항 정신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들이 연극계 주류가 됐어요. 점차 문화 권력을 잡게 됐죠. 스승이 제자를 키울 때 사상 검증을 합니다. 자기와 사상이 다르면 제자로 키워주질 않죠. 결국 비슷한 사상을 공유하는 예술인만을 성장시키면서 이런 구조, 그런 카르텔을 만들어온 것 같아요.”
“‘다 같이 잘살자’는 건 궤변”
― 우파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은 집중포화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한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했다는 글을 올린 연예인들에게 악성 댓글 세례가 쏟아지기도 했죠. 이를 어떻게 봅니까.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상황이 정상과 비정상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공과(功過)가 있어요. 더욱이 한 인물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면 공을 좀 더 조명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자기와 정치색이 다르다고,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무작정 비난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문화예술 권력을 향한 차씨의 날 선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어지는 차씨의 말이다.
“많은 문화예술인이 ‘다 같이 잘살자’고 외칩니다. 하지만 전 이게 궤변이라고 생각해요. 노력하는 사람이 잘살아야죠. 이런 말을 외치는 사람들은 대다수가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는 예술인들인데, 정작 자기 아랫사람에겐 기껏해야 한 달에 100만원, 150만원 주면서 소위 ‘가스라이팅’을 하곤 합니다. ‘이번에 이 역할 시켜줄 테니까 내 밑에서 끝까지 일해’ 이런 식으로 말이죠. 몇 년 전 문화예술계를 떠들썩하게 한 ‘미투 운동’ 역시 유명 예술인이 자신의 권력과 위계를 이용해 성을 착취한 거잖아요. 저는 이런 행태와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 배우는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나요.
“배우가 대단한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명감만큼은 갖고 있어요. ‘배우는 메신저’라고 말이죠. 배우는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이 메신저라는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어요. 화가 안 납니까. 이들이 대통령에게 별의별 욕을 다 하는데, 당신들만 예술인이 아니고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는 대학로의 유명한 ‘오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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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강석씨가 지난해 12월 2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차강석tv |
“많이 했죠. 저는 대학로에서 ‘오른손’으로 통합니다. 유명해요(웃음). 제 견해를 늘 당당하게 말해왔습니다.”
― 비상계엄을 옹호한 뒤 일하던 곳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아쉬움이나 후회는 없나요.
“제가 책임지고 살아야 할 문제입니다. 그 누구도 탓하지 않습니다. 제 잘못이고 제가 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 1월 9일 뮤지컬 배우 이석준씨가 차씨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차씨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기사화된 것을 캡처해 올리며 “ㅋㅋ 얘 아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대충 봐도 차씨의 배우 경력을 비꼬는 것이 농후하다.
― 주변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 정치 발언 이후 지인 절반 이상에게 손절당했어요. 심지어 메신저를 통해 욕을 하기도 하더군요. 예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인터넷상에 저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어요. ‘서른다섯 살 먹고 소극장에서 빌빌거리고 있으면 자기가 못난 걸 알고 때려치워야 한다. 인성도 안 좋다’ 이런 내용이었죠. SNS상에서 저를 차단한 친구도 많아요. 이번 사태 이후 그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동료 배우들과의 사진들을 모두 내려야 했습니다. 저 때문에 이분들에게까지 괜히 피해가 갈까 봐 걱정되더라고요.”
― 소외감이 클 것 같습니다.
“속상하죠. 하지만 제 멘털이 약한 편은 아니라 금방 회복되더라고요. 중·고등학교 시절 오디션만 100번을 넘게 봤습니다. 수도 없이 떨어지고 좌절했지만 나름대로 면역력을 갖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응원하는 동료도 있어”
― 정치 발언이나 공개 행보에 대해 부모님도 걱정할 것 같은데요.
“그렇죠. 아들이 배우 하겠다는 데 고생하며 뒷바라지했는데 지금 이렇게 욕을 먹고 있으니까요. 사실 어머니를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파요. 그간 어디서도 말하지 않았는데, 어머니가 시각장애인이세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을 앓고 있어요. 오른쪽 눈은 아예 보이지 않고 왼쪽 눈만 뿌옇게 겨우 보이는 정도예요. 보이는 각도마저 4도로 아주 좁죠. 그런 어머니가 많이 우세요. 잘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애써 아들 기사를 찾아 보시면서요.”
― 그래도 멈추지 않고 탄핵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고 있네요.
“네. 성격상 옳다고 믿으면 직진하는 스타일이에요. 물론 진심 어린 조언은 귀담아들으려고 해요. 하지만 우선은 제가 마음먹은 걸 실행에 옮기려고 하는 편입니다.”
― 공개 행보를 응원한다거나 지지한다는 말을 전한 동료도 있나요.
“그럼요. 많습니다. 최근엔 뮤지컬 작품을 함께 한 동료가 응원의 말을 전하더군요. 저는 이분의 정치 성향을 전혀 모릅니다. 그저 동료로서 제 행보를 응원해 주기에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또 얼마 전엔 굉장히 유명한 배우가 연락을 해오기도 했어요. 술 한잔 사고 싶다고 말이죠. 직접 나서서 말은 못 하지만 절 응원하는 분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 악성 댓글이나 악의적인 메시지도 많이 받을 것 같습니다. 주로 어떤 내용입니까.
“비상계엄을 옹호한 데 대한 지적은 사과했습니다. 다만 간첩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한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렸습니다. 하지만 메시지 대부분이 원색적인 비난이나 협박성 발언, 인신 모독 그리고 부모님을 욕하는 내용이에요.”
차씨는 말을 마친 뒤 휴대전화를 꺼내 그간 불특정 다수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보여줬다. 논리적 비판보단 조롱과 욕설이 섞인 글이 대부분이었다. 차씨는 이런 메시지를 하나하나 캡처해 놨는데 그 수가 2000건이 넘었다. 차씨 자신을 내란선전죄 등으로 고발한 개인이나 단체는 아직 없다고 했다.
“악의적인 메시지, 묵과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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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이 만들어 인터넷상에 퍼뜨린 ‘극우 인사 명단’. |
“묵과할 생각은 없습니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겁니다. 이미 몇몇 건에 대해서는 간이 접수를 해놨습니다. 부모님은 고소를 말리시지만, 도가 넘는 내용이 많아서요.”
최근 한 누리꾼이 ‘극우 인사 명단’이란 사진을 만들어 온라인상에 배포했다. 차씨의 사진과 이름도 여기 등장한다. 이 외에도 배보윤·윤갑근·석동현·전원책 변호사, 가수 김흥국·JK김동욱, 배우 최준용 등이 이름을 올렸다.
― 극우 인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기분이 어떻습니까.
“절 응원하는 분들은 그 정도 비난쯤은 각오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아주 명예롭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유명인 사이에서도 저를 센터에 넣어주셨더라고요. 최근 민주당이 유튜버 몇 명을 내란선전죄로 고발했잖아요. 그 명단에 제가 없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차씨는 인터뷰 전날에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밤샘 집회에 참여했다. 무대 위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 탓에 목소리가 쉬어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집회에 계속 참가하겠다고 했다.
― 언제까지 집회에 참가할 생각입니까.
“탄핵이 각하되든 기각되든 뭐가 되든 결과가 나올 때까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공수처나 경찰의 체포 시도만 없었어도 평일에 나갈 필요는 없었을 거예요.”
― ‘배우는 메신저’라고 했는데, 메신저로서 탄핵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요.
“앞에 나서서 큰소리치기에는 많은 분 말씀대로 유명하지도 못한 배우, 듣보잡 배우일 수 있어요. 그런데 저를 무명에서 조금이나마 유명하게 만들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절 응원하는 분들을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어요.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에서 승리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마음으로 집회에서 사회도 보고 언론 매체를 상대로 제 목소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가를 바라면서 활동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 길을 가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절 좀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째려보거나 눈을 흘기더라고요. 그런 눈빛을 굳이 피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연기를 놓고 싶지 않다”
― 이번 일로 배우 생활을 다시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살아갈 생각인가요.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요. 탄핵이 인용되고 다시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면 배우로서의 삶에도 큰 타격이 있겠죠. 주변 분들은 제가 연기를 계속하길 원하세요. 그렇기 때문에 응원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 역시 연기를 놓고 싶지 않습니다. 대통령 말처럼 반국가 세력이 척결된다면 더 큰 기회가 올 거란 생각도 해요.”
그러면서 차씨는 “지금 당장은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차씨의 말이다.
“이번 사태 이후 여기저기서 공부 좀 하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우리 역사를 좀 더 바르게 알고 싶어서요. 2월에 시험이 예정돼 있는데 그때까지 열심히 공부할 계획입니다.”
― 연기의 롤모델로 삼는 배우가 있나요.
“최민식 배우입니다. 과한 듯하면서도 절제미가 느껴져서 좋아합니다. 저 역시 그런 스타일의 연기를 추구하거든요.”
―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나요.
“이념과 사상을 떠나 상대방이 잘한 게 있으면 칭찬해 줬으면 좋겠어요.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조율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길 원합니다. 그런 토대가 마련되면 우리나라가 좀 더 부국 강변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