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월 특화사업을 교육에 적용… ‘농촌유학’ 온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 선사할 것”
⊙ “상동 텅스텐,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품질”
⊙ “청년인구 유입 정책이 유효… 30~40대 고용률 91%”
⊙ “봉래산·동강·청령포 등 관광벨트化…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 될 것”
⊙ “상동 텅스텐,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품질”
⊙ “청년인구 유입 정책이 유효… 30~40대 고용률 91%”
⊙ “봉래산·동강·청령포 등 관광벨트化…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 될 것”
- 최명서 영월군수. 사진=한준호, 장소 협조=예술의전당
석탄과 텅스텐으로 부흥했던 도시. 도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광산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이 도시엔 어느새 ‘폐광촌’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이다. 조용하고 쓸쓸하기까지 한 이 도시에 젊은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영월군 상동읍 상동고등학교에 야구부가 창단되면서부터다.
2024년 5월 상동고는 고교 메이저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 대회 1회전에서 창단 1년 만에 첫승을 거뒀다. 이는 영월 주민들에게도 큰 희망이었다. 상동읍 어르신 모두가 야구부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학교에 장학금 기부는 물론 물자가 부족한 학교 사정을 알고는 선수단 이동 차량까지 구해 주기도 했다.
영월에 신바람을 불어넣은 건 야구뿐만이 아니다. 오늘날 영월군은 ‘젊은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지방 소멸의 시대에도 군은 꾸준히 청년 정책·교육 정책·보육 정책을 추진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더욱이 영월군은 지난해 ‘교육발전특구’와 ‘기회발전특구’ 등 현 정부의 핵심 양대 특구에 모두 지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85% 이상 농촌유학 ‘만족’
최명서 영월군수는 “영월이 희망과 꿈을 품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최 군수와 만났다. 그에게서 영월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 지난해 7월 30일 영월군은 교육부 지정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선정됐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까?
“진로, 진학, 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어요. 교육청과 연계해 다양한 교육 사업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지원할 예정입니다.”
― 어떤 사업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요?
“영월형 인공지능(AI) 중점학교 운영이나, 상동고등학교를 영월형 자율형공립고 2.0 모델로 만들어 공교육의 질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또 공공형 교통(행복버스·희망택시)과 연계해 학생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그간 꾸준한 성과를 내온 ‘영월형 농촌유학’의 자율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공교육 혁신이 현실화하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영월군이 더 높은 교육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 학부모들이 영월 농촌유학을 결정하면서도 도시 아이들과의 학력 격차를 우려하기도 하거든요. 이번에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학부모들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최 군수가 강조한 것처럼 영월형 농촌유학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농촌유학이란 다른 도시에서 교육받던 초·중·고교 학생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들어와 일정기간 생활하면서 지역 학교에 다니고 시골살이를 체험하는 것이다. 폐교 위기에 내몰렸던 학교에 도시 아이들이 들어차는 등, 농촌유학 사업은 지역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현재 영월군 내 8개 학교에 외지 학생 81명이 유학 중이다. 학부모까지 합치면 모두 166명이다. 이 중 85% 이상이 농촌유학에 만족하고 있다며 유학 기간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 영월형 농촌유학을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시킬 계획입니까?
“그간의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영월만의 특색을 더 살릴 계획입니다. 드론 사업, 박물관 사업, 광물자원 사업 등 영월 특화사업을 교육에 적용해 농촌유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죠.”
강원 최초 청년임대주택 102호 착공
― 이 같은 교육 정책이 뿌리내리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육이나 돌봄 정책도 필요할 텐데요.
“물론입니다. 이미 여러 정책이 시행 중이죠.”
― 어떤 것이 있나요?
“어린이집 24시간 운영 및 야간 연장, 지역 아동센터 야간 돌봄 확대, 영월의료원 소아과 운영 등이 대표적입니다. 2023년 착공한 공공산후조리원과 2024년 상반기 완공된 가족센터를 연계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불편함이 없는 도시를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출산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임신·출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지원을 확대하고 교통비도 지원하고 있고요. 현장의 목소리와 젊은 부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주거 정책이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어떻습니까?
“그 역시 시행되고 있습니다. 2023년 강원특별자치도 최초로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 102호를 착공했습니다. 또 무주택 청년에게 주거비로 월 2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청년 창업가를 키우는 ‘청정 지대’도 운영하고 있죠. 지역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영월 ‘청년 메이커스’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지역상생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 로컬’과도 협업해 지역 청년들에게 다방면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영월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청년 일자리 창출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성과로 나타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월 지역 고용률은 71.4%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30~40대 고용률은 무려 91%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죠. 그간 추진해 온 청년인구 유입 정책이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정책 개발에 더욱 집중해 확대해 나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상동광산, 30년 만에 再개광 눈앞
군에 따르면, 정부의 제2차 기회발전특구에 영월군 산솔면의 핵심소재산업단지(4만6509평)가 포함됐다. 앵커기업은 주식회사 알몬티대한중석이다. 알몬티대한중석은 1994년 폐광된상동광산을 재개발해 무기·반도체·배터리 제작 등에 사용되는 텅스텐을 생산할 계획이다. 영월군은 폐광 이후 혁신성장 기반의 산업구조로 개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이로써 상동광산은 폐광 30년 만에 2025년 12월 재개광을 앞두고 있다. 투자 규모는 1100억원이며 15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 영월군이 기회발전특구에 지정됐습니다.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텅스텐, 마그네슘, 석회석 등 핵심 광물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광물산업벨트 조성이 가능합니다. 강원 남부 인접 지자체와 관련 산업 연계를 강화할 수 있게 되죠. 또 2025년 국토교통부 소관 지역개발사업인 투자선도지구 공모를 준비 중이에요. 광물 채광부터 소재화, 완제품 제조, 비축에 이르기까지 기업·정부 간 협력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겁니다.”
― 상동광산이 재개광하면 영월 경제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영월은 그야말로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할 겁니다. 알몬티대한중석이라는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연구센터, 공공기관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핵심광물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것이죠. 군은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투자선도지구 공모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 나갈 계획입니다.”
“상동광산, 지역 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알몬티대한중석 역시 상동광산 재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찌감치 상동광산의 재개발 가능성과 텅스텐의 전략적 가치를 알아본 알몬티대한중석은 2015년 이곳의 광업권을 인수했다. 인수와 동시에 상동광산 재개발에 필요한 기반 조성 작업에 돌입했다. 광산 내 주요 물길을 개선하고 새 도로를 놓았으며, 지금까지 폭 5m, 길이 약 3.23km의 운반갱도를 구축한 상태다. 알몬티대한중석은 상동광산을 통해 국내 텅스텐 소비 100% 자립화는 물론, 전 세계 텅스텐 공급량의 10% 이상을 책임지겠다는 계획이다.
루이스 블랙 알몬티대한중석 대표는 “상동광산 내 텅스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품질을 자랑한다”며 “90년 이상 생산 가능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텅스텐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산 운영에 필요한 인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해 지역 기업과 협력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 대표는 또 “상동광산은 텅스텐 외에도 몰리브덴 등 고부가가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몰리브덴을 포함한 다른 자원 개발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동광산을 중심으로 영월군의 미래 광물산업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영월군은 광물과 관련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 군수는 2024년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재)영월산업진흥원과 함께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방문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라오스 우돔싸이주(州) 정부, 베트남 호찌민시 천연자원환경대학교와 체결한 협약 내용을 살펴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동반관계 구축 ▲광물자원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외국인 전문인력 양성 및 인력 교류 ▲국제협력개발사업(ODA) 발굴 및 추진 등이 있다.
― 이번 협약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영월군이 광물산업의 핵심 도시로 도약하려면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입니다.”
― 영월에서 일할 외국인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영월 농촌·산업현장의 인력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이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지속 가능한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겁니다. 단순히 인력을 양성하는 데서 나아가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영월군에 유입, 정착하도록 체계적인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동·서강 정비해 ‘정원도시 영월’로”
영월은 국내 대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 725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관광 만족도 조사 전국 2위를 달성했다. 최 군수는 “어떻게 하면 영월이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영월은 현재 관광벨트화 사업이 한창이다.
특히 봉래산과 동강 지구 중심으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해 관광경제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 영월 관광벨트화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년 말이면 명소화 사업을 마친 봉래산에 오를 수 있을 겁니다.”
― 봉래산은 어떤 곳입니까?
“영월의 랜드마크죠. ‘별마로 천문대’가 있는 곳이 바로 봉래산입니다. 봉래산 명소화 사업은 민선 7·8기 대표 공약 중 하나였습니다. 노후한 천문대와 천문과학교육관 시설을 개보수하고, 별빛정원과 별빛 로드를 설치하고 있어요. 봉래산 명소화 사업이 완공되면 봉래산~영월읍 시가지~장릉~청령포를 잇는 관광벨트가 만들어질 겁니다.”
― 동·서강을 정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통합하천정비사업과 동·서강 정원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며 동·서강정원 청령포원 조성사업은 6월 중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서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기반으로 자연친화적인 복합 친수(親水)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게 되죠. 지역주민에게는 휴식 공간으로, 관광객에게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정원도시 영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겁니다.”
고속도로 예타 통과 위해 국토순례 대장정
2024년 12월 9일 영월군에 낭보(朗報)가 날아들었다. 충북 제천시와 강원 영월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제천~영월고속도로 타당성 재조사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제천시 금성면부터 영월군 영월읍까지 29.9km 구간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7165억원. 충청권과 강원 남부권을 동서로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함으로써 국토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고 폐광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남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이로써 나머지 영월~삼척 구간 예비타당성조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경기 평택에서 강원 삼척을 잇는 동서 6축 고속도로는 정부가 1996년 국가 간선도로망 계획에 포함해 발표했다. 이후 2008년 서평택~충북 음성(57.9 km), 2013년 음성~충주(45.4 km), 2015년 충주~제천(23.9 km) 구간이 개통됐지만, 28년이 지나도록 제천~영월~삼척 구간만 소외돼 있었다.
― 고속도로 개통에 주민들이 거는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타당성조사 통과와 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위해 2024년 10월 28일 강원특별자치도와 충북도민 등 1500여 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대국민 결의대회를 열었어요. 앞서 지난여름엔 영월·정선·태백·삼척(영정태삼) 4개 시군 주민 703명이 영월~삼척간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기원하는 의미로 4박 5일간 ‘영정태삼 국토순례 대장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을 바라는 강원 남부권 주민들의 열망과 갈망을 국회와 중앙정부에 보여준 것이죠.”
― 강원연구원은 동서 6축 고속도로가 완전히 개통하면 생산유발효과 5조658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5356억원, 고용유발효과 5조5139억원 등 총 13조7000억여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동해안의 동해·삼척항과 서해안의 평택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명실상부 완공되는 겁니다. 현재 운행 중인 동서 6축 고속도로 대소~제천 구간의 경우 교통량이 연평균 5.4% 증가하고 있습니다. 충주~제천 구간 중대형 화물차량 교통량은 연평균 25.7% 증가하고 있죠. 화물 수요가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국가 무역 경쟁력 향상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영월, 내 삶의 전부”
최 군수는 한평생 영월을 터전으로 살아온 ‘영월 토박이’다. 영월 마차초·마차중·마차고를 졸업한 뒤 줄곧 강원도와 영월군청에서 일해 왔다. 그만큼 영월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영월군 내 행사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꼬박꼬박 방문해 지역 주민과 스킨십도 자주 한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기 어려운 교육 정책, 청년 정책, 보육 정책에 공들이는 것도 영월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서다.
― 최 군수께 영월은 어떤 의미입니까?
“길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까? 제 삶의 전부죠. 인구 소멸, 지역 소멸이라는 말이 있지만, 영월이 희망과 꿈을 품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10년 뒤 영월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한마디로 ‘더욱 살기 좋은 영월’이 돼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구 증가, 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발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균형 있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024년 5월 상동고는 고교 메이저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 대회 1회전에서 창단 1년 만에 첫승을 거뒀다. 이는 영월 주민들에게도 큰 희망이었다. 상동읍 어르신 모두가 야구부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학교에 장학금 기부는 물론 물자가 부족한 학교 사정을 알고는 선수단 이동 차량까지 구해 주기도 했다.
영월에 신바람을 불어넣은 건 야구뿐만이 아니다. 오늘날 영월군은 ‘젊은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지방 소멸의 시대에도 군은 꾸준히 청년 정책·교육 정책·보육 정책을 추진하며 제2의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더욱이 영월군은 지난해 ‘교육발전특구’와 ‘기회발전특구’ 등 현 정부의 핵심 양대 특구에 모두 지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85% 이상 농촌유학 ‘만족’
![]() |
2024년 9월 28일 영월읍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4년 우수 어린이 축구교실 초청 교류전에 참석한 최명서 군수(오른쪽 두번째). 사진=영월군 |
― 지난해 7월 30일 영월군은 교육부 지정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선정됐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까?
“진로, 진학, 학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계획하고 있어요. 교육청과 연계해 다양한 교육 사업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지원할 예정입니다.”
― 어떤 사업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요?
“영월형 인공지능(AI) 중점학교 운영이나, 상동고등학교를 영월형 자율형공립고 2.0 모델로 만들어 공교육의 질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입니다. 또 공공형 교통(행복버스·희망택시)과 연계해 학생 지원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그간 꾸준한 성과를 내온 ‘영월형 농촌유학’의 자율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공교육 혁신이 현실화하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영월군이 더 높은 교육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시 학부모들이 영월 농촌유학을 결정하면서도 도시 아이들과의 학력 격차를 우려하기도 하거든요. 이번에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학부모들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최 군수가 강조한 것처럼 영월형 농촌유학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농촌유학이란 다른 도시에서 교육받던 초·중·고교 학생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들어와 일정기간 생활하면서 지역 학교에 다니고 시골살이를 체험하는 것이다. 폐교 위기에 내몰렸던 학교에 도시 아이들이 들어차는 등, 농촌유학 사업은 지역 교육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현재 영월군 내 8개 학교에 외지 학생 81명이 유학 중이다. 학부모까지 합치면 모두 166명이다. 이 중 85% 이상이 농촌유학에 만족하고 있다며 유학 기간 연장을 희망하고 있다.
― 영월형 농촌유학을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시킬 계획입니까?
“그간의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영월만의 특색을 더 살릴 계획입니다. 드론 사업, 박물관 사업, 광물자원 사업 등 영월 특화사업을 교육에 적용해 농촌유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죠.”
강원 최초 청년임대주택 102호 착공
― 이 같은 교육 정책이 뿌리내리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육이나 돌봄 정책도 필요할 텐데요.
“물론입니다. 이미 여러 정책이 시행 중이죠.”
― 어떤 것이 있나요?
“어린이집 24시간 운영 및 야간 연장, 지역 아동센터 야간 돌봄 확대, 영월의료원 소아과 운영 등이 대표적입니다. 2023년 착공한 공공산후조리원과 2024년 상반기 완공된 가족센터를 연계해,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불편함이 없는 도시를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출산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임신·출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 지원을 확대하고 교통비도 지원하고 있고요. 현장의 목소리와 젊은 부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보완해 나갈 계획입니다.”
― 주거 정책이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어떻습니까?
“그 역시 시행되고 있습니다. 2023년 강원특별자치도 최초로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 102호를 착공했습니다. 또 무주택 청년에게 주거비로 월 20만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 청년 창업가를 키우는 ‘청정 지대’도 운영하고 있죠. 지역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영월 ‘청년 메이커스’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지역상생 청년창업 지원사업인 ‘넥스트 로컬’과도 협업해 지역 청년들에게 다방면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영월뿐만 아니라 여러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청년 일자리 창출 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성과로 나타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해 상반기 기준 영월 지역 고용률은 71.4%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30~40대 고용률은 무려 91%를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죠. 그간 추진해 온 청년인구 유입 정책이 유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은 정책 개발에 더욱 집중해 확대해 나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상동광산, 30년 만에 再개광 눈앞
![]() |
최명서 군수는 2024년 10월 알몬티대한중석이 주최한 ‘2024 상동광산 사업비전 선포식’에 참여했다. 사진=영월군 |
― 영월군이 기회발전특구에 지정됐습니다.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텅스텐, 마그네슘, 석회석 등 핵심 광물 소재를 중심으로 하는 광물산업벨트 조성이 가능합니다. 강원 남부 인접 지자체와 관련 산업 연계를 강화할 수 있게 되죠. 또 2025년 국토교통부 소관 지역개발사업인 투자선도지구 공모를 준비 중이에요. 광물 채광부터 소재화, 완제품 제조, 비축에 이르기까지 기업·정부 간 협력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 겁니다.”
― 상동광산이 재개광하면 영월 경제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영월은 그야말로 ‘제2의 황금기’를 맞이할 겁니다. 알몬티대한중석이라는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연구센터, 공공기관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핵심광물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것이죠. 군은 연구개발(R&D)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투자선도지구 공모를 통해 이를 뒷받침해 나갈 계획입니다.”
“상동광산, 지역 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
![]() |
최명서 군수와 루이스 블랙 알몬티대한중석 대표. 사진=영월군 |
루이스 블랙 알몬티대한중석 대표는 “상동광산 내 텅스텐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품질을 자랑한다”며 “90년 이상 생산 가능한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텅스텐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산 운영에 필요한 인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해 지역 기업과 협력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랙 대표는 또 “상동광산은 텅스텐 외에도 몰리브덴 등 고부가가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몰리브덴을 포함한 다른 자원 개발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동광산을 중심으로 영월군의 미래 광물산업의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영월군은 광물과 관련한 글로벌 협력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최 군수는 2024년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재)영월산업진흥원과 함께 라오스,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방문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라오스 우돔싸이주(州) 정부, 베트남 호찌민시 천연자원환경대학교와 체결한 협약 내용을 살펴보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동반관계 구축 ▲광물자원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 ▲외국인 전문인력 양성 및 인력 교류 ▲국제협력개발사업(ODA) 발굴 및 추진 등이 있다.
![]() |
영월군은 2024년 11월 베트남 호찌민시 천연자원환경대학과 글로벌 협력 기반 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사진=영월군 |
“영월군이 광물산업의 핵심 도시로 도약하려면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광물자원 공급망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입니다.”
― 영월에서 일할 외국인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영월 농촌·산업현장의 인력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이면서, 아세안 국가들과 지속 가능한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겁니다. 단순히 인력을 양성하는 데서 나아가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영월군에 유입, 정착하도록 체계적인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동·서강 정비해 ‘정원도시 영월’로”
영월은 국내 대표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 725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관광 만족도 조사 전국 2위를 달성했다. 최 군수는 “어떻게 하면 영월이 ‘오래 머물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영월은 현재 관광벨트화 사업이 한창이다.
특히 봉래산과 동강 지구 중심으로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해 관광경제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 영월 관광벨트화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년 말이면 명소화 사업을 마친 봉래산에 오를 수 있을 겁니다.”
― 봉래산은 어떤 곳입니까?
“영월의 랜드마크죠. ‘별마로 천문대’가 있는 곳이 바로 봉래산입니다. 봉래산 명소화 사업은 민선 7·8기 대표 공약 중 하나였습니다. 노후한 천문대와 천문과학교육관 시설을 개보수하고, 별빛정원과 별빛 로드를 설치하고 있어요. 봉래산 명소화 사업이 완공되면 봉래산~영월읍 시가지~장릉~청령포를 잇는 관광벨트가 만들어질 겁니다.”
― 동·서강을 정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통합하천정비사업과 동·서강 정원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며 동·서강정원 청령포원 조성사업은 6월 중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서강의 풍부한 수자원을 기반으로 자연친화적인 복합 친수(親水)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게 되죠. 지역주민에게는 휴식 공간으로, 관광객에게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정원도시 영월’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겁니다.”
고속도로 예타 통과 위해 국토순례 대장정
2024년 12월 9일 영월군에 낭보(朗報)가 날아들었다. 충북 제천시와 강원 영월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어 제천~영월고속도로 타당성 재조사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제천시 금성면부터 영월군 영월읍까지 29.9km 구간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조7165억원. 충청권과 강원 남부권을 동서로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건설함으로써 국토 균형발전에 이바지하고 폐광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원 남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이로써 나머지 영월~삼척 구간 예비타당성조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경기 평택에서 강원 삼척을 잇는 동서 6축 고속도로는 정부가 1996년 국가 간선도로망 계획에 포함해 발표했다. 이후 2008년 서평택~충북 음성(57.9 km), 2013년 음성~충주(45.4 km), 2015년 충주~제천(23.9 km) 구간이 개통됐지만, 28년이 지나도록 제천~영월~삼척 구간만 소외돼 있었다.
― 고속도로 개통에 주민들이 거는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타당성조사 통과와 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위해 2024년 10월 28일 강원특별자치도와 충북도민 등 1500여 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대국민 결의대회를 열었어요. 앞서 지난여름엔 영월·정선·태백·삼척(영정태삼) 4개 시군 주민 703명이 영월~삼척간고속도로 예타 통과를 기원하는 의미로 4박 5일간 ‘영정태삼 국토순례 대장정’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고속도로 건설을 바라는 강원 남부권 주민들의 열망과 갈망을 국회와 중앙정부에 보여준 것이죠.”
― 강원연구원은 동서 6축 고속도로가 완전히 개통하면 생산유발효과 5조658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5356억원, 고용유발효과 5조5139억원 등 총 13조7000억여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동해안의 동해·삼척항과 서해안의 평택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명실상부 완공되는 겁니다. 현재 운행 중인 동서 6축 고속도로 대소~제천 구간의 경우 교통량이 연평균 5.4% 증가하고 있습니다. 충주~제천 구간 중대형 화물차량 교통량은 연평균 25.7% 증가하고 있죠. 화물 수요가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국가 무역 경쟁력 향상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영월, 내 삶의 전부”
![]() |
사진=한준호 |
― 최 군수께 영월은 어떤 의미입니까?
“길게 말할 필요가 있습니까? 제 삶의 전부죠. 인구 소멸, 지역 소멸이라는 말이 있지만, 영월이 희망과 꿈을 품고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가 맡은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10년 뒤 영월은 어떤 모습이 될까요?
“한마디로 ‘더욱 살기 좋은 영월’이 돼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구 증가, 경제 활성화, 관광산업 발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균형 있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