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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세대 정치평론가 고성국이 보는 가을 정국

“윤석열–김건희, 지금 국면에서 사과하면 탄핵의 문 열어주는 것”

글 : 장원재  (주)戰後70년 ‘생생현대사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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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도 학습 효과… 절대 8표 이탈 없어 탄핵까지 안 간다”
⊙ “한동훈 측, 김건희 여사 사과시키면 뜬다고 계산… 박근혜 사과시킨 사람들, 결국 공멸”
⊙ 윤 대통령 탄핵-조기 대선 가능성? “각 세력 간 이해관계 달라서 가능성 희박”
⊙ “윤석열도 한동훈도 세력 없어… 세력 간 대결이면 합의점 찾을 수 있는데 지금은 더 악성”
⊙ “한동훈, 별로 미래 없어… 이준석은 보수 우파인지 증명 필요”
⊙ “김문수, 그 나이가 어때서? 훌륭한 대권 주자로 지켜봐야”
⊙ “SNS 시대에 석 달이면 대통령 후보 만들 수 있어… 지금 이재명·한동훈 대세론 얘기하는 건 황당한 얘기”
⊙ “개딸 대다수 이재명 개인에 대한 순정으로 모여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아”
⊙ “군중이 돼서는 안 된다. 자각된 시민이 돼야 한다”

張源宰
1967년생. 고려대 국문과 학사, 런던대 로열헐러웨이 컬리지 박사(비교연극사) / 前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MBC 라디오 앵커, 現 배나TV·(주)戰後70년 ‘생생현대사TV’ 대표 / 저서 《북한요지경;배나TV 장원재입니다》 《끝나지 않는 축구 이야기》 《논어를 축구로 풀다》 《장원재의 배우열전》
사진=조선DB
  고성국(高成國·66)은 한국 정치의 풍향계다.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바람까지, 부는 방향을 알려주었고, 알려주고 있기에, 2018년 3월에 개설한 유튜브 고성국 TV의 구독자가 2024년 10월 현재 106만을 넘었을 터다. ‘10월 위기설’이니 ‘11월 위기설’이니 하는 흉흉한 말들이 떠도는 2024년 가을의 정국(政局)을 그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 대통령 관련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김건희 여사나 대통령실이 사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패배에서 배우지 못하고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망하는 거죠. 8년 전에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의 탄핵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사과였어요. JTBC가 ‘태블릿PC가 어쩌네, 연설문을 최서원(최순실)이가 손을 댔네’ 하면서 공격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했죠. 그건 ‘내가 최순실을 알긴 알아. 그리고 그 사람한테 선거 때 가끔 대중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맡긴 적은 있어’라는 생각이 드니까 사실관계를 시인하고 사과한 겁니다. 그럼 그것으로 끝났어야죠. 근데 그게 시작이었잖아요.”
 
  ― 당시 야권은 사과 태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그렇게 사과하자 ‘진정성이 없다’라고 했어요. 문제가 더 커졌습니다.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말에는 ‘진정성을 갖춰서 제대로 다시 하라’라는 뜻이 들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다가, 일단 사과했으니까 ‘잘못을 시인했다’가 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잘못을 시인했는데 진정성 있게 사과도 안 했다, 그럼 더 나쁜 사람 아니냐, 여론이 이렇게 흘러간 겁니다.”
 
 
  “결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것”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가결됐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환호하는 탄핵 지지자들. 사진=조선DB
  ― 그 후에 문제의 태블릿PC가 가짜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미 대통령은 탄핵당해서 감옥 들어갔는데, 몇 년 지나서 그게 가짜였다고 밝혀져봤자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건 제가 보기에 어쩌면 일부 극소수 종북(從北) 주사파(主思派)들이 벌이는 상투적인 수법입니다. ‘내가 한 몇 년 감옥 살고 나오면 되지.’ 그러니까 지금도 윤석열(尹錫悅)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온갖 방법으로 공격하잖아요.”
 
  ― 그럼 사과하지 말아야 합니까.
 
  “논란이라고 하는 것 중에는 가짜 뉴스도 있고 괴담(怪談)도 있고 뭐 그냥 프레임 씌우기도 있고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사과한다고 합시다. 그 순간 ‘정말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 이제 이 문제는 본인이 충분히 반성한 것 같으니까 여기서 정리하자’라고 할 언론이 단 한 곳이라도 있을까요? 또 종북 주사파가 그렇게 나올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나요?”
 
  ― 저는 없다고 봅니다.
 
  “없잖아요. 그러면 뻔한 거예요. 8년 전 상황이 재현되는 겁니다. 진정성 없는 사과다, 그러니까 다시 해라, 뭔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했을 거 아니냐. 이렇게 단계를 밟아가며 논란이 커질 겁니다. 그러면 그 이후부터는, 확인되지 않은 온갖 가짜 뉴스와 괴담도 다 사실로 인정이 되는 거예요. 그리고 그때마다 불려 나와서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가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가는 겁니다.”
 
  ― 그런데 왜 일부 국민의힘 의원은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겁니까.
 
  “심한 얘기를 하나만 하죠.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들이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지 못했다기보다, 그때 오히려 가해자였던 사람들일 수도 있죠.”
 

  ― 한동훈(韓東勳) 대표의 측근 중에도 사과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금 김건희 여사 사과시키면 자기들은 뜬다고 계산하는 겁니다. 8년 전에도 그랬어요. 박근혜 대통령 사과시킨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중에 공멸(共滅)했습니다.”
 
  ― 그럼 결론은 뭡니까.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어떤 경우라도 지금 국면에서는 사과해서는 안 됩니다. 사과는 탄핵의 문을 열어주는 것과 똑같다. 이게 8년 전의 경험과 교훈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문재인 의혹들은 국사범 수준”
 
  모든 전·현직 대통령은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상징이다. 상징이 쓰러지면, 그 상징이 대표하는 세력이 타격을 입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이런 점에서 산업화 세력 전체에 역사적 흠집을 내기 위한 반대 세력의 총공세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한다. 필자가 보기에 ‘상징 훼손’이란 측면에서 폭발력 있는 야권발(發) 사건이 있다. TV조선은 10월 4일 ‘검찰은 지난 8월 다혜씨의 서울 종로구 자택과 서대문구 사무실, 제주도 별장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문재인(文在寅)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이상직 전 의원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보도했다.
 
  “아니, 대통령씩이나 지내면서 고작 사위 일자리 청탁이나 하고, 그 일자리 청탁한 대가로 무슨 공공기관장 주고 공천도 주다니요. 이게 얼마나 민망한 얘기입니까? 또 그 부인이 관봉권 5000만원 뭉치를 특수 활동비 식으로 딸에게 줬다면, 그것도 직접 주기가 뭣 하니까 누굴 시켜서 줬다면서요? 지금 혐의가 그거 아닙니까? 이건 그야말로 참 파렴치한 짓입니다.”
 
  ― 그래서 반대 진영에서는 조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권력은 조롱당하는 것이 제일 두려운 겁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금 일종의 권력 아닙니까? 양산에 국회의원 수십 명을 불러 모을 수도 있고,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가 사안만 있으면 가서 고개 조아리고 인사하잖아요. 이게 권력 아닙니까? 권력의 양날은 존경과 위엄입니다. 그래서 잡범(雜犯)으로 전락하고 조롱거리가 되고 경멸의 대상이 되는 건 가장 혹독한 형벌이죠.”
 
  ― 문 대통령 재임 당시 국정 현안에 대한 의혹도 여럿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금 수많은 국사범(國事犯) 의혹도 받고 있죠. 울산시 선거 농단 사건,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귀순 어부 강제 북송 사건, 그다음에 해수부 공무원 월북 조작 사건, 통계청 통계 조작,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정은에게 전달한 USB 사건, 이 수많은 사건이 다 국사범 수준의 사건이거든요. 문재인이라는 분이 5년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무너뜨리려고 했나, 어떻게 망가뜨렸는지를 국민들한테 알려야죠. 그래서 후세의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여기에 대해선 실무진 수준의 조사는 끝난 상태고, 재판이 진행 중이죠. 검찰 수뇌부의 최종 결단만 남았습니다.”
 
 
  “지지율 낮지만…”
 
  ―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하강 선회 중입니다.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다가 30%대 초반 사이에서 답보 상태입니다.
 
  “내각제라면 정권이 바뀌고 조기(早期) 총선이 치러지겠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 임기가 정해진 대통령제 국가죠.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임기 후반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경우들이 많고 그래서 레임덕은 왔지만, 그것 때문에 권력 구조가 문제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 하지만 레임덕이 오면 국정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해지고 정치적으로는 차기 대권 구도와 관련된 대통령의 영향력이 약화되지 않나요?
 
  “직접 개입은 불가능하지만, 영향력은 있는데 그것이 현저하게 약화되는 면은 있죠. 그러면 집권당과 집권 세력 입장에서는 차기 정권 재창출에 대한 질서 있는 계획 수립이 좀 어려워진다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의 성격은 총선과 다르죠. 대선은 미래 권력을 뽑는 선거라서 총선과 달리 현 권력에 대한 심판적 성격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서 집권당의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는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선 승리가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이를테면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막판에 뭐 10%대로 떨어졌어도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들어섰잖아요.”
 
  ―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올리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잘하는 걸 해야죠. 또 잘할 거라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文 정권 적폐 청산’
 
  ― 예를 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모든 정권이 출범 초기에 이른바 ‘전(前) 정권의 적폐’를 사법적으로 처단함으로써 지지율을 올렸습니다. 이건 국가적으로도 필요한 일이죠. 정권 교체가 됐다면, 뭔가 국민들이 판단했다는 뜻 아닙니까? 전 정권이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많다고 투표로 심판한 거죠. 그러면 그 못한 일 중에 정책적으로 실패한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사법적으로 단죄해야 할 잘못도 있지 않겠어요? 그것들을 제대로 사법적으로 청산하라는 것이 국민적 요구인 겁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그걸 거의 못 했습니다. 안 했다고 하기는 좀 어렵고….”
 
  ― 윤 대통령 의지의 문제인가요?
 
  “저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문재인 정권의 적폐를 사법적으로 척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뜻이 없었다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인사를 단행했을 리가 없어요.”
 
  ― 그런데 결과적으로 왜 못 한 겁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보기에는 자기하고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특수통 검사 출신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총장을 말하자면 문재인 세력의 적폐 청산 사법 처리의 적격자라고 보고 인사를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두 사람이 이걸 못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했다고 봅니다.”
 
  ― 한동훈 대표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윤-한 갈등을 걱정하는 분들이 제 주변에 꽤 많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명박계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조했다가 결국 우익 공멸로 갔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상황이 그때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명박 세력과 박근혜 세력은 실체가 있는 세력 간의 대결과 충돌이었어요. 이명박 정권 5년 내내 이명박 세력에 의한 박근혜 세력을 향한 공격이 있었죠. 심지어 5년 동안 친박(親朴)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그 많은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자리조차 하나도 못 갔다는 거 아닙니까? 아주 철저하게 배제당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끝내 이명박 대통령을 내치지 않았습니다. 세력 간 전면전(全面戰)이 있었음에도 말이죠.”
 
 
  “한동훈 주위엔 몇몇 캠프 인사만 있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월 24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자리를 가졌다. 사진=뉴시스
  ―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의 갈등은 세력 대 세력의 싸움이 아닙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무슨 세력이 있나요? 없죠. 정치판에 있었던 시간이 대통령 재임 기간까지 포함해도 4년이 채 안 돼요. 이사이에 무슨 세력을 어떻게 구축합니까? 대통령 가까이에서, 대선 캠프에서 누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것으로 세력이 형성됩니까? 그건 아니죠. 그러니까 지금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윤석열 세력은 없어요.”
 
  ― 그럼 한동훈 대표는 세력이 있습니까.
 
  “주변에 몇몇 캠프 인사가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 문제라고 봅니다. 세력 대(對) 세력으로 움직이면 접점(接點)이라도 찾을 수 있어요. 예컨대 여기까지는 우리가 싸우지만 더 이상 선을 넘어가면 안 된다는 합의점이 나옵니다. 초·재선들만이 아니고 4선, 5선으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중진들이 그 세력의 대표로 활동하게 되거든요.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디서부터는 건드리면 안 된다라는 암묵적 합의 같은 게 있어요.”
 
  ― 중진의 역할이 중요합니까.
 
  “그럼요. 이걸 대통령한테도 조언할 수 있고, 또 한동훈 대표한테도 조언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조언은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쉽게 무시하지 못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건 세력 간 대결이 아닙니다.”
 
  ― 그럼 누구와 누구의 대결입니까.
 
  “그냥 대통령한테 한동훈 대표가 시비 거는 거죠. 무슨 정책적 차별성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이념적 차별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꾸 뭔가 분란은 일어나고, 그래서 이 갈등은 상당히 악성(惡性)입니다.”
 
  ― 치유 가능성은 없습니까? 예를 들어 만찬을 했는데 독대(獨對)는 안 했다, 연설 기회도 안 줬다, 독대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 등등 겉보기에는 두 분 사이의 관계가 파국(破局)을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한동훈 대표도, 또 주위에 있는 분들도 정치 경험이 일천한 편이잖아요. 정치 프로토콜에 무지해서, 안 벌어져도 될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대통령한테 독대를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 이제까지는 없었죠. 독대라는 것 자체가 고도의 정치 행위니까요.
 
  “여태까지 없었다면 그게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왜 그러냐? 독대라고 하는 것은, 뭔가 여러 사람이 배석한, 사실상 공개된 자리에서 하기에는 좀 어려운 얘기를 따로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 그렇죠.
 
  “내밀하게 해야 할 얘기를 왜 사전에 공개해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추진합니까? 이건 형용모순(形容矛盾)입니다. ‘뜨거운 얼음’ 같은 얘기예요. 독대는 비공개적으로 하는 겁니다. 거기 기자 배석시키고 카메라 기자 들어오라고 해서 사진 찍으면서 하는 독대가 있습니까?”
 
  ― 그건 선전용 독대지 진정한 독대가 아닙니다.
 
  “독대 자체가 내밀하게 하는 비공개 정치 행위인데, 그걸 공개적으로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 그러니까 대통령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겁니다.”
 
 
  “‘우호적 차별화’는 짜고 치자는 얘기”
 
지난 7월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한동훈 대표에게 박수를 보내는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후보.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전대에서 상처를 입었다. 사진=조선DB
  ― 한동훈 전 장관 주변에서는 ‘우호적 차별화’ 얘기까지 합니다.
 
  “‘우호적 차별화’라고 하는 거는 속된 말로 짜고 치자는 얘기 아닙니까? 짜고 치는 사람이 ‘짜고 칠 것’이라고 미리 얘기하면 그게 말이 됩니까?”
 
  ― 반전 매력, 선전 효과가 뚝뚝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훈 전 장관이 현재 범(汎)여권 차기 대선 후보로는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상으로는요.
 
  “대선이 2년 반 남은 시점에서 여론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여론조사 말씀을 하십니까.”
 
  ―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까 대선 2~3년 전에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던 분이 대통령이 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네요.
 
  “생각보다 없는 것이 아니라, 딱 한 번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만이 유일하게 대세론을 현실화해낸 사람입니다.”
 
  ― 한동훈 장관의 미래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별로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우파 쪽에서는 어떤 유력 후보군이 있을까요? 상식적으로는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 또 군소정당 대표이기는 하지만 범여권, 범우파라고 그러면 이준석(李俊錫) 의원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이준석 의원은 야권이죠. 이념적으로 보수 우파인지 증명이 필요합니다.”
 
  ― 오세훈 시장은 어떻습니까.
 
  “오세훈은 자유 우파라고 해야 되겠죠.”
 
  ― 그럼 원희룡(元喜龍)·나경원(羅卿瑗) 이런 분들은 어떻습니까.
 
  “원희룡은 이번에 상처를 너무 크게 받았어요. 회복하려면 가료(加療)가 필요할 것 같고요, 나경원은 원희룡만큼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크게 상처받았죠. 어떤 차이냐면, 그래도 2등하고 3등은 차이가 크죠. 이제 당분간 누구도 나경원을 잠재적 대권 주자로 생각하지 않게 됐다, 그렇게 봅니다.”
 
 
  “노무현도 경선 1년 전 지지율 1%”
 
보수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조선DB
  ― 고용노동부 장관 청문회를 보고 나서, ‘김문수가 10년만 젊었더라면…’ 하고 탄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니, 왜 그런 얘기를 합니까? 김문수 장관이 1951년생, 73세입니다. 이 나이가 어때서요?”
 
  ― 그럼 김문수 장관도 넓은 의미에서 대권 주자로 볼 수 있습니까.
 
  “좁은 의미에서 봐도 대권 주자죠. 그분은 이미 2012년에 박근혜 후보하고 경선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그 당시 박근혜 후보가 워낙 강자여서 10% 안팎의 득표밖에 못했지만, 그 거센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 정면 대결 했던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저는 김문수는 10년 전부터 대권 주자였다라고 봅니다. 다만 시기와 환경이 그동안 조성되지 못했을 뿐이죠. 이번에 마침내 기회가 온 겁니다.”
 
  ― 야권의 공세에 당당하게 맞선 전사(戰士)의 이미지가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인기가 폭발하고 있는 겁니다. 청문회 직후에 지지율이 한 2% 나온 조사도 있던데,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도 경선 1년 전 지지율이 1%대였어요. 그러니까 저는 김문수도 훌륭한 대권 주자로 우리가 간주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 밖에 대권 잠재 후보로 우리가 또 봐야 할 인물들이 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그만둔 때가 2021년 3월인데, 총장 그만두고도 한참 뜸을 들였어요. 검찰총장 그만둔 것부터 사실상 정치를 했다고 치더라도, 10개월 만에 대통령 후보가 되고 그 넉 달 뒤에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어요. 다 합쳐서 14개월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외에 어떤 인물이 있는지 저는 모르죠. 그러나 윤석열 같은 사람이 분명히 있다. 제2, 제3의 윤석열이 지금 만들어지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2027년 대통령 후보 구도를 얘기하려면 적어도 2026년 초까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제일 각광받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진숙(李眞淑) 방송통신위원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그리고 이창수(李昌洙)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 이런 분들일 거예요. 이런 분들 중에 2년 후에 대통령 후보가 나오지 말라는 법 있습니까?”
 
 
  “대안은 대세가 사라지는 순간 바로 나와”
 
  ― 요새는 소셜미디어(SNS) 같은 걸 통해 잠재 후보의 도약 기간이랄까요? 이런 것들이 상당히 짧아졌습니다.
 
  “예전엔 대통령 후보 하나를 만들려면 보통 한 3년은 걸린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노무현 사례가 1년 정도면 된다는 것을 이미 입증했습니다. 2002년이니까 그때는 유튜브 시대가 아니었어요. 지금은 이런 면에서 정치 다이내믹스가 더 높아졌고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수단들이 훨씬 많아졌죠. 여러 가지 조건만 맞는다면 저는 석 달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재명 대세론을 얘기하거나 한동훈 대세론을 얘기하는 건 정말 황당한 얘기라고 봅니다.”
 
  ― 이재명 대세론이 황당하다고 하셨는데, 이 대표는 구속될 걸로 보십니까.
 
  “저는 구속된다고 봅니다. 혐의가 워낙 많아서 빠져나가기 어려워요.”
 
  ― 그럼 구속된 다음에 이른바 ‘개딸’들은 어떻게 됩니까.
 
  “개딸의 시작은 ‘손가락 혁명군’에서 시작된 측면이 있죠. ‘손가락 혁명군’은 이재명의 개인 팬덤이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조직이 개딸로 확대되면서 이재명 개인 팬덤을 넘어서버렸죠. 지금은 하나의 세력입니다. 그런데 개딸이 하나의 세력이라고 하면, 굉장히 다양한 이념적 지향성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뜻이잖아요. 여기에는 물론 ‘손가락 혁명군’ 때부터의 순정을 지키고 있는 이재명 순수 팬덤이 있을 겁니다. 그들은 이재명이 감옥에 가면 옥바라지하면서 남아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저는 개딸의 대다수는 이재명 개인에 대한 순정으로 모여 있는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건 더민주혁신회의도 마찬가지고요.”
 
  ― 개딸들이 분화(分化)할까요?
 
  “아마 다른 미래 권력을 향해서 움직이겠죠. 그것이 김경수(金慶洙)가 될지 김부겸(金富謙)이 될지 누가 될지는 지금 전혀 오리무중(五里霧中)이지만, 저는 누군가가 반드시 나온다고 봅니다.”
 
  ― 대안부재론(代案不在論)도 있습니다만.
 
  “‘대안이 없다’라는 말을 하는 건 대세론을 관철하기 위한 공작입니다. 대세론 쪽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죠. 대세가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대안이 나옵니까? 나오는 순간 정치적으로 바로 죽는데. 그런데 이 대안은 대세가 사라지는 순간 바로 나옵니다.”
 
  ― 명쾌합니다.
 
  “저는 대안은 여기저기 있다고 봅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조국, 당연히 구속”
 
조국 조국개혁당 대표는 지난 2월 8일 서울 서울고법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조선DB
  ― 지금 야권 내부에서는 정치인들이 개딸들에게 끌려다니는 현상을 우려하는 얘기도 나옵니다.
 
  “참 못난 사람들이죠.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에 이런 현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한데 이건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등, 야권이 좀 더 심해요. 정치인은 대중적 지지로 먹고살죠. 그런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일찍이 얘기했잖아요. ‘정치인은 대중보다 반 발짝 앞서가야 한다.’ 한 발짝 앞서가면 대중이 못 따라와서 외로워지고, 대중과 같이 가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고 그랬어요. 제가 보기에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그야말로 절대다수 정치인은 오히려 대중이 움직이는 걸 보고 뒤쫓아다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사람들을 리더라고 부르지 않는 겁니다. 지도자는 어떤 경우에도 대중을 이끌어갈 책임이 있어요. 대중한테 묻혀서 가는 게 무슨 지도자입니까?”
 
  ― 이재명 대표는 구속되면 정치적 생명이 끝납니까.
 
  “끝나죠. 10년 동안 출마가 불가능하잖아요.”
 
  ― 조국(曺國) 의원도 구속될 거로 봅니까.
 
  “당연히 구속되죠. 적어도 대한민국의 사법 체계가 조금이라도 살아 있다면 구속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 그런데 영장 실질심사 같은 경우, 이재명 대표는 대기까지 하다가 결국은 구속이 안 됐습니다. 이런 변수(變數)도 있지 않습니까.
 
  “영장 실질심사와 재판에서 유죄(有罪) 나오는 것은 차원이 다르죠. 영장 심사하는 사람들 하는 말이 늘 그 말 아니에요. ‘구속이 곧 유죄는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불구속 수사와 불구속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그러잖아요. 유창훈 판사의 영장 기각도 참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였습니다. 왜냐하면, 죄가 있다고 하면서 영장을 기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재판은 심리(審理)를 거쳐서 유죄가 나오는 겁니다.”
 
 
  “이재명 정치 생명 끝나면 야권 빅뱅 시작”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사진=조선DB
  ― 그럼 징역형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까.
 
  “그럴 가능성이 크죠. 그러니까 1심에서 법정 구속을 면한다면 또 여러 가지 재판 지연 전술을 구사해서 확정판결을 최대한 미루고 다음 대통령 선거 전까지 유죄 미확정 상태로 가려고 하겠죠. 조국 대표가 2심 유죄까지 받았는데도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당도 창당하고 국회의원 출마도 할 수 있었듯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든 만들어 가려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이것도 어려워졌다고 생각해요.”
 
  ― 이재명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으면 더불어민주당은 400억 넘는 돈을 물어내야 합니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당장 그거 토해내려면 민주당이 좀 힘들긴 하겠지만, 그냥 당사(黨舍) 팔면 돼요. 이걸 엄청난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거 다 그냥 부질없는 얘기입니다. 핵심은 다른 데 있습니다.”
 
  ― 뭡니까.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이 끝나면, 거기서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의 빅뱅이 시작될 겁니다.”
 
  ― 어떤 식으로 일어납니까.
 
  “당이 크게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위기가 오면 오히려 합치고 모이게 되죠. 이재명 대표가 감옥 가면 민주당이 바로 두 쪽이나 세 쪽 날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거 안 그래요. 왜냐하면 이낙연(李洛淵), 전병헌(田炳憲)이 주도하고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의 공천 학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난을 피해 당에서 나간 사람들이죠. 그 사람들은 이재명 대표가 감옥에 가고 더 이상 정치 활동을 못 하게 되면 굳이 바깥에 있을 이유가 없어요. 또 조국혁신당도 굳이 바깥에 있을 이유가 없죠.”
 
  ― 이준석의 개혁신당은 독자생존합니까.
 
  “개혁신당이 야권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냥 남아 있겠죠. 근데 너무 외롭지 않겠어요? 지금은 조국혁신당도 있으니 사안별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겠다고 하지만, 빅뱅 이후에는 진짜 외로운 처지가 될 테니까 그때 되면 국민의힘 쪽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지도 모릅니다.”
 
 
  “누가 야권 최종 후보 될지 몰라”
 
  ― 야권이 마지막 수단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 및 조기 하야(下野), 조기 대선으로 시나리오를 짤 가능성은 없습니까.
 
  “지금 그렇게 움직이고 있죠. 근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각 세력 사이의 이해관계가 좀 다르기 때문이죠.”
 
  ― 어떤 겁니까.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면 60일 안에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그렇게 최대한 시기를 당겨야 할 이해관계는 조국 대표가 제일 크지 않겠습니까? 구속이 임박했으니까요. 만약 서너 달 후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그리고 그때까지 조국 대표가 대법원 최종 확정판결이 안 나서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고 칩시다. 그렇게 되면 조국, 이재명 둘 다 경선에 나갈 것 아닙니까. 그럼 야권에서 누가 최종 후보가 될지는 모르는 겁니다.”
 

  ― 그런가요?
 
  “예. 의석수만 보면 게임이 안 되지만 지난 총선에서 정당 투표는 조국혁신당이 이겼잖아요. 호남에서도 이기고. 그래서 조국 대표는 아마 조기 대선을 하면 자기한테도 대통령 출마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다음으로 빨리 왔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은 이재명 대표겠죠.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겠죠. 왜냐하면 자기들한테 찬스가 없는 거니까요.
 
  “그렇죠. 다른 정치인들 입장에서는 ‘일단 조국 대표 감옥 가고, 이재명 대표 감옥 간 다음에 뭔가 선거판이 벌어져도 벌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것 아닙니까. 그래야 자기가 대선 후보가 될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그래서 윤석열 탄핵 전선을 구축하는 강도가 좀 달라요.”
 
  ―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일치단결했습니까.
 
  “그때는 일치단결했죠. 모든 세력, 정파, 정치인들의 공통의 이해가 모였던 겁니다. 심지어는 이명박계조차도 공동의 이익이 있었어요.”
 
 
  “국힘, 8명 이탈 없을 것”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인 2016년 12월 11일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 탄핵에 찬성했던 이들은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했다. 사진=조선DB
  ― 그럼 앞으로 한국 정치는 어떻게 갈 것으로 봅니까.
 
  “저는 야권은 계속 탄핵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봅니다. 밑져야 본전이거든요. 탄핵 전선을 구축한다는 것은 대여 전선, 대정부 전선을 구축한다는 것이고 이 전선이 가파르고 거칠면 거칠수록 이 진영 안에 있는 야권 정치인들한테는 기회가 더 많아지잖아요. 그래서 탄핵 공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같은 이해관계로 똘똘 뭉쳐서 일사불란하게 가지는 않을 겁니다. 여권 사정도 과거와는 다르니까요.”
 
  ― 왜 그렇습니까.
 
  “8년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할 때는 어, 어 하다가 탄핵까지 갔어요. 그런 사태가 처음이라 대처가 미흡했죠.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나 자유 우파 진영에 8년 전의 학습 효과가 있죠.”
 
  ― 어떤 학습 효과입니까.
 
  “박근혜를 끌어내리면 나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나도 힘들더라. 그걸 김무성(金武星), 유승민(劉承旼)이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이분들 그 이후로 지금껏 정치 전면에 못 나서고 있습니다.”
 
  ― 정치적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자유 우파 진영에서 보면 만인의 공적이죠. 그 학습 효과가 큰 겁니다. 그래서 탄핵은 어려울 겁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의원들이 대통령한테 불만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탄핵은 다릅니다. 8년 전에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냐? 대통령 탄핵하면 나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우리도 다 죽더라. 그래서 절대 탄핵까지는 안 갑니다. 8명 이탈 절대 없을 겁니다.”
 
  고성국 박사는 실현이 불가능하리라는 걸 알면서도, 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야권의 탄핵 공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 전선은 계속 만들어 갈 것”
 
  “야권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이른바 종북 주사파 세력도 야권 내에 무시 못 할 정도로 혼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북 주사파 세력은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갖고 움직이는 사람들이잖아요. 이 사람들은 국가 경영이나 미래에는 관심이 없어요. 그렇게 전혀 차원이 다른 세력들도 있기 때문에 저는 탄핵 전선은 어떻게든 좌파나 야권 쪽에서 만들어 갈 거라 예측합니다. 탄핵까지 못 가더라도 남는 게 있다고 계산할 테니까요.”
 
  ― 마무리 질문입니다. 《월간조선》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제가 한 40년 정치 평론만 해온 사람으로서 자유 우파 국민들이나 대한민국 국민에게 평소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기회를 주시니까 여기서 다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해서 살고 있잖아요. 자유민주주의는 자각된 개개인이 정치의 주체로 설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절대 군중 심리에 휩쓸려선 안 됩니다. 그 순간 자유민주주의는 무너집니다. 저는 촛불도 군중 심리를 만들어내는 아주 테크니컬한 기획과 연출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거든요. 거슬러 올라가면 광우병(狂牛病) 사태도 그랬습니다.”
 
 
  “가짜가 이기는 세상 돼서는 안 된다”
 
  그는 “좌파 성향 국민이건 자유 우파 성향 국민이건 관계없이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한테 호소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했다.
 
  “정치 성향은 다 자유롭게 가질 수 있어요. 대한민국은 그런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나라입니다. 좌파 성향을 가져도 좋고 우파 성향을 가져도 좋아요. 그런데 그 성향이 자신의 주체적 판단이냐, 아니면 내가 세뇌당해서 움직이고 있는 거냐에 대해서 정말 지속적으로 자신들한테 되물어봐야 합니다.
 
  이건 제가 촛불을 든 이 좌파 성향 국민들한테만 드리는 말씀이 아니고,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에 나오시는 우파 성향 국민들한테도 꼭 드리는 말씀이에요. ‘군중이 돼서는 안 된다. 자각된 시민이 돼야 한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결단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유지되고 발전해가는 것이다.’”
 
  ― 두 번째는 뭡니까.
 
  “팩트 체크를 늘 하셔야 합니다. 정당은 한 명이라도 더 자기네 세력으로 끌어들여야 선거에서 이기고 권력도 잡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중을 향해 선전하고 선동하죠. 그러다 보면 의도적으로 괴담을 퍼뜨리기도 하고, 혹은 서두르다가 실수로 사실이 아닌 얘기를 할 수도 있어요. 그것을 걸러내는 일을 언론이, 시민 개개인이 해야 합니다. 적어도 가짜가 이기는 세상을 만들어줘서는 안 되잖아요. 사실이 아닌 괴담을 유포한 사람이 선동을 잘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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