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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기자가 만난 청년

해군 장교 출신 13만 유튜버 ‘앗싸 참수리’

“나로 인해 해군이 더 나은 조직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글 :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1oo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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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들은 ‘언론의 자유가 없는 사람들’… 꾸준히 군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목표”
⊙ “과거에 비해 무장체계는 늘어났지만 승조원의 수는 줄어들어 실질적 전투력에 영향 줄 정도”
⊙ “시대에 맞는 적절한 대우가 있어야 양질의 간부 모집될 것”

金榮率
OCS 116기 / 참수리 고속정(PKM-286) 부장, 해군작전사령부 연습훈련참모처 훈련과 협동훈련담당, 해군 제8전투훈련단 82 전대 작전관
사진=‘앗싸 참수리’ 유튜브 채널 캡처
  2024년 현재 우리나라 군(軍) 관련 유튜브 채널은 50개 이상이다. 전직 4성 장군부터 하사까지, 3군 3색(色) 이야기를 풀어가며 자신만의 경험담, 전쟁, 무기, 인물 심지어 전쟁 영화 등 시청자의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군인이라면 밝힐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군 유튜버’의 매력 중 하나다. 구독자(애청자)들도 남성의 비율이 높다. 군은 젊은 세대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변함없는 주제다. 그리고 여기, 해군 출신으로는 유일무이하게 해군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13만 유튜버가 있다. 그가 구독자 수 이상으로 해군을 상징하는 유튜버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월 20일 충남 계룡시의 한 카페에서 유튜버 ‘앗싸 참수리’(본명 김영솔)를 만났다.
 
 
  ‘해군의 법도가 무너졌구먼!’
 
  ― 인기를 실감하나.
 
  “군부대 근처에 가거나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면 2030 세대가 알아봐 주는 경우가 많다.”
 
  ― ‘앗싸 참수리’는 어떻게 짓게 된 이름인가.
 
  “해군 간부는 임관 후 함정 배치를 받는데, 참수리정은 비교적 작은 함정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해상 생활 간 어려운 부분도 있어 타 함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참수리정 배치를 받고 들떴다. 전역 후 유튜브 간판을 고민할 때도 입에 착 붙는 단어가 참수리였다. 느낌과 어감이 참 좋았다.”
 
  ― 유튜브 쇼츠 제작 시간은 얼마나 걸리나.
 
  “쇼츠(shorts·30초 내외 영상) 한 편 기준 실제 촬영과 편집은 1시간 정도다. 하지만 각본, 내용 구성, 개그 코드 등 기획 단계에서 최소 3일부터 최대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잦다.”
 
  김영솔씨가 영상에서 직접 계급별 표정연기를 선보였는데 군필자라면 무릎을 치리라. 새로 임관한 하사의 어리숙한 모습, 간부 눈치를 살피는 불안한 표정, 영관급 장교 특유의 말 끝을 흐리는 권위적인 표현도 사실적이다.
 
  “평소 끼가 많다고 느껴왔는데 제 끼가 영상 속에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한다.”
 

  ― “해군의 법도가 무너졌구먼”이라는 대사는 어떻게 해서 나오게 됐나.
 
  “해군이 타군에 비해 예법(禮法)이 많다. 물론 계급적인 문제는 아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낼 때, ‘융통성 없는 간부들을 풍자하기 위해 만든 대사’였는데 저를 상징하는 일부가 됐다.”
 
  ― 조회수 유지에 대한 부담은 없나.
 
  “초반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활동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 단순 수익 창출이나 유명세를 위해 유튜브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 수입도 본업에 비해 2대 8로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다. 자기만족의 측면이 가장 크다.”
 
 
  “올바른 정보 전할 때 가장 뿌듯”
 
‘부사관 근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영솔 유튜버. 사진=‘앗싸 참수리’ 유튜브 채널 캡처
  ― 군 유튜버로서 가장 힘든 순간은?
 
  “영상의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악플을 다시는 분도 있다. ‘군을 팔았다, 나쁜 X이다’라는 댓글도 접해봤다.”
 
  ― 어떤 순간이 가장 뿌듯한가.
 
  “해군을 목표로 영상을 보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할 때 가장 뿌듯하다.”
 
  ― 유튜브 채널 관리 노하우가 있는가.
 
  “본업과 활동을 겸하며 바쁠 때가 많지만, 군 복무 때를 떠올리며 더 열심히 산다. 군에 있을 때는 우발사항들이 많아 자기 시간을 관리하기 어려웠고,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었다. 지금은 온전히 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에 열정을 가지고 유튜브 활동에 임하고 있다.”
 
  ― 어떻게 해군에 복무하게 됐나.
 
  “목포 해양대학교를 다녔고, 바다가 익숙했다. 대학 재학 당시 해군 장교 모집 공고를 봤을 때, 20대 청년에게는 꽤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의무 복무 3년, 군 장학금(군 가산 복무 지원금)으로 인한 추가 복무(3년)를 포함해 총 6년을 복무했는데 등록금이 해결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군인이 꿈은 아니었고, 이게 직업 선택의 이유 중 하나였다.”
 
  김영솔씨가 임관했던 2014년에는 장교로 의무 복무하는 것에 대한 금전적 이점이 명확했다. 당시 소위 본봉은 113만500원(1호봉 기준)으로, 당시 병장 월급 14만9000원에 비해 약 7.5배나 많았다. 또한 해군 간부의 경우 당시 해상근무수당(67시간)까지 포함하면 초급 간부(소·중위) 기준으로 약 140만원 정도 수령이 가능했다. 장교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대우받는 느낌도 강했다고 한다.
 
 
  해군이기에 겪는 고충들
 
2023년 8월 해군 부사관 후보생 280기 임관식 사진. 해군의 최근 2년 동안 부사관 선발률은 2022년 87%, 지난해 62%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왜 전역하게 됐나.
 
  “대위로 진급하며 ‘현실적인 육아 문제’가 컸다. 아이를 키울 여건이 전혀 안 됐다. 나는 배를 타는 함정병과 장교였고 아내는 육상 근무 해군 간부였다. 해군은 인사이동을 12~18개월마다 한다. 문제는 동해·서해·남해 상관없이 순환근무를 해야 하고 동시에 인사이동도 진행된다. 해군 부부가 군 복무를 하면 계속 떨어지게 된다. 또한 한 달에 20일 정도 해상 근무를 가면 연락하기도 어렵다. 육아 휴직 전까지 같이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 중 한 명은 전역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아내는 군 생활에 뜻이 있어 내가 전역하게 됐다.”
 
  김영솔씨는 “새벽퇴근·새벽출근 등 밤샘 근무가 잦아 사실상 영내 생활과 다름없었지만 육상 근무 간 추가 수당은 28시간만 인정되어 대위로 복무 간 현실적 여건의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10년, 2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결국 떠날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처우 개선’은 ‘군 조직’ 자체도 포함한다고 했다. 그는 과도한 행정업무로 정작 훈련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군대식 문화’에서 오는 괴리감 등에 대해 말하면서 “소위 ‘보여주기 식’ 업무를 위해 군의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군인에게 금전적 보상이 전부는 아니지 않나.
 
  “대한민국은 징병제 국가다. 이미 군을 경험한 남성들의 경우, 내부에서 수많은 부조리와 불합리를 경험했다. 본질적으로 군을 향한 인식 개선은 간부에게 달려 있다. 그리고 시대에 맞는 적절한 대우가 있어야 양질의 간부가 모집되지 않겠나. 현재 해군 간부 지원율은 너무 낮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간부를 경쟁시켜 뽑는 것이 아닌 최대한 지원자를 많이 모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수병 모집도 어렵다고 들었다.
 
  “군 모집 관련 복무 기간은 3군(육·해·공) 통합으로 모집되어야 한다. 군마다 복무 기간이 다르다면 당연히 가장 짧은 쪽인 육군(18개월)에 지원 희망자가 많을 것이다. 해군은 환경적 측면에서 타군에 비해 불리한 점이 많다. 이를 고려해 수병들의 함정 근무도 6개월 근무에서 4개월로 줄였지만 현실적으로 해군은 해상 근무 간 여러 이유로 휴대폰 사용이 어렵다. 이 부분은 간부도 동일하다. 개선하기에는 임무의 특성상 제약이 많다.”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 못 입게 하나?”
 
  ― 최근 ‘정보사 블랙요원 신상 노출’ 사건 등 군 내 보안사고를 고려했을 때, 병사들의 휴대폰 사용 재검토도 필요하지 않나.
 
  “바바리맨 잡겠다고 바바리코트를 못 입게 한다는 것과 똑같다. 휴대폰 사용을 제한한다고 해서 보안사고가 해결되지도 않는다. 휴대폰 사용이 없던 과거에도 보안사고는 있었다. 다만 보안사고 당사자에게는 더욱 엄중한 처벌과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 수병 처우 개선과 관련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수당 개선이 필요하다. 이제 간부의 경우 초과 근무 간 최대 100시간이 인정되지만, 수병의 경우 이런 보상이 없다. 적어도 해상 근무를 하는 수병의 경우 간부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함정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곧 노동이다. 확실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월급을 올려주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김영솔씨는 1급함(대령급)~4급함(대위급)까지 필요한 승조원의 확보도 중요하다고 했다.
 
  “과거에 비해 무장체계는 늘어났지만 승조원의 수는 줄어들어 실질적 전투력에 영향을 줄 정도다. 함정이 늘어나도 운용할 사람이 없어 간부의 겸직도 빈번하다.”
 

  ― 유튜브를 보니 군 간부를 ‘현업 공무원’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무슨 얘기인가.
 
  “현업 공무원은 일한 만큼 시간 제한 없이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부분은 내가 3년 전부터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금전적 보상 문제 해결과 군 간부로서도 자부심이 제고되고 양질의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업 공무원’은 근무 특성상 ‘24시간 상시근무 체계’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직군(職群)을 말한다. 경찰·소방·경호·방호·교정직은 ‘현업 공무원’이지만, 군인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김영솔씨는 “군 역시 24시간 가동되는 직군임에도 포함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남녀가 아닌 군인 그 자체로 봐야”
 
  ― 여군 확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간부 선발의 경우 남녀로 나눌 필요가 없다. 결국 같은 군 간부다. 물론 신체적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여군 TO를 만들어 별도의 기준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선발 기준에 맞는 인원이라면 남녀구분 없이 선발하는 것이 맞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군 전투력 증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유튜버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있나.
 
  “사실 군인들은 방송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노조를 만들 수도 없고 개인적으로 ‘언론의 자유가 없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꾸준히 군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목표다. 나로 인해 훗날 해군 처우가 개선되고, 더 나은 군 조직이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김영솔씨는 “군 내부 사정을 언급하다 보니, 주변에서는 농담 삼아 ‘군이 지정한 유해(有害) 유튜버’로 언급되기도 한다”면서도 “해군의 발전을 위해 당연한 무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직 해군 쪽 인사들도 본인의 진심을 알아주고 응원해준다”고 했다.
 
  김영솔씨는 “해군 출신 유튜버로서 자신이 해군을 비판하고 풍자할 때도 있지만, 해군 자체를 사랑하는 건 변함없다”면서 “다시 태어나도 해군 장교로 복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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