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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건설 현장이 무법지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건설업 만들어나갈 것”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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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건설업 상호시장 개방 후 전문건설업체들은 무방비로 시장 잠식당했다”
⊙ “‘建暴 근절’ 나선 尹 정부, 건설 현장 불법행위 대부분 사라져”
⊙ “중대재해처벌법은 중소기업에 치명적… 범법자 양산하고 우리 경제 어렵게 하는 법”
⊙ “건설 현장 구인난 해결 위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 활성화해야”

尹鶴洙
1957년생. 광운대 건설법무대학원 석·박사 / 장평건설 대표,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8·9대 회장 역임. 現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사진=조준우
  건설 현장은 흔히 ‘무법지대’로 불린다. 소음과 분진, 노조의 불법시위 등이 횡행한다. 이런 중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말부터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를 ‘건폭(건설폭력)’으로 규정하고 당정협의를 통해 관련법 개정과 건폭 실태 점검, 위법행위 특별단속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5월부터 정부는 건폭 상시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건폭 강경 대응을 재차 지시했다. 그 결과 2024년 6월 현재까지 건설노조원 약 3000여 명이 불법행위로 적발됐다. 건설 현장에서는 월례비(뒷돈)와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 확성기 시위와 공사 방해 등 행위가 거의 사라졌다. 건설업계에서는 ‘건폭’의 실질적인 피해자인 전문건설업체들이 개혁의 희망을 갖게 됐다.
 
  전국 5만 개에 달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의 대표자인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윤학수 회장을 만났다. 1986년 ㈜장평건설을 창업해 30여 년간 중견 건설업체를 운영 중인 윤학수 회장은 지난 2022년 12월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전국 전문건설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협회다.
 
  ― 회장 취임 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중점으로 뒀던 목표와 현재까지의 성과를 소개해주신다면.
 
  “제가 회장에 취임할 때 강조한 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전문건설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불균형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둘째는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를 없애 업계의 정상적인 활동을 돕겠다는 것인데요, 전문건설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게 목표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건설업 개편이 가져온 결과”
 
2022년 12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건설현장 규제개혁 민·당·정 협의회에서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제도 개선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먼저 3년 전 정부의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으로 불거진 근본적인 문제들을 바로잡는 일입니다.”
 
  정부의 개편 때문에 문제들이 불거졌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과정은 이렇다. 건설산업법은 건설업을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기존 건설 시장은 종합건설업체가 분야별로 전문건설업체(토공·도장·철근콘크리트·상하수도·난방시공 등 14개 분야)에 하도급을 주는 구조였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건설 시장을 혁신한다는 이유로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을 개정해 2021년 1월부터 종합건설 시장과 전문건설 시장을 상호 개방하도록 했다. 이는 종합건설업체가 소규모 전문공사까지 줄줄이 수주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호 개방’이라고는 하지만 종합건설업체는 전문건설업체 영역의 사업을 수주할 수 있고 반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 2021년 건설 시장 상호 개방은 전문건설업계엔 큰 충격이었을 것 같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상호 개방이라고 하지만 전문건설업체들은 감당하기 힘든 등록기준과 실적기준 등으로 종합공사 진출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일방적인 개방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원래의 영역을 지켜오던 전문건설업계만 타격을 받은 것이지요. 국내 건설업에서 통용되는 첨단 기술은 대부분 전문건설업체에서 한 우물을 파 얻어낸 결과입니다. 그런데 성급한 건산법 시행으로 영세한 전문건설업체들은 ‘만능면허’ 종합건설업체들에 무방비로 시장을 잠식당한 겁니다. 또 현재 건설 경기와 부동산 경기가 점점 활력이 떨어지고 있어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는 앞으로도 계속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대책이 필요하겠군요.
 
  “협회는 상호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공사는 전문건설업체가, 종합공사는 종합건설업체가 수주하고 시공한다는 대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작년 가을에는 회원사 3500여 명이 모여 국토교통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는 등, 전방위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향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건설 문화를 만들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중입니다. 노력 끝에 소규모 전문공사 원도급 보호구간을 기존 2억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확대하고 기간을 연장하는 건설산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고요. 이를 저희는 ‘전문건설 혁신 시즌1’이라고 부르면서 앞으로 시즌2를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22대 국회 시작을 계기로 건산법을 바로잡고 하도급과 관련해 전문건설업계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협회가 법령 및 제도 개선에 앞장서려 합니다.”
 
 
  “전문건설업계에 치명적인 중대재해처벌법”
 
2024년 2월 6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열린 임금체불 해소방안 등 건설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국토부-고용부-금융위-건설업계 간담회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을 마치고 인사하자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등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건산법 외에도 전문건설업계 입장에서 개선을 요구해야 할 법들이 있죠.
 
  “현행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은 우리 같은 전문건설업체들에는 감당하기 벅찬 법입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은 범법자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할 겁니다.”
 
  ― 왜 그렇게 봅니까.
 
  “사고 발생 원인에는 발주자의 공사비 부족,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근로자의 안전수칙 미준수 등 여러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은 모든 사고의 발생 책임을 사업주에게만 일방적으로 전가합니다. 따라서 중소 전문건설업계는 줄줄이 폐업을 하게 될 것이고, 소속 근로자들의 실직을 초래하게 됩니다. 왜 법의 이름에 안전이나 방지, 예방이 아닌 ‘처벌’이 들어가는 겁니까. 처벌보다 기업의 안전관리 역량 제고 등 법을 준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조성과 중대재해처벌법의 합리적 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반대 의견이 거셉니다.
 
  “우리 협회도 중소기업중앙회 등 뜻을 함께하는 경제·건설 단체들과 연대해 5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올해 들어 국회 앞과 전국 각 지역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면서 ‘법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우선 마련해달라’ 호소했지만 유예 법안이 2월 국회 본회의에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참담한 심경입니다.”
 
  ― 기업들이 결사반대하는 것도 국민 입장에서 좋아 보이지는 않을 텐데요.
 
  “사업주가 구속되면 기업의 부도로 이어지는데 이는 과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은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며, 모호한 규정으로 혼란을 초래하는 등 많은 문제점들을 내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1년 이상 징역은 형법상 고의 범죄행위에나 주어지는 과도한 처벌인데, 고의성 여부를 판단할 근거나 기준 자체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또 형평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사고 현장의 안전예방조치를 위반한 사업주는 책임비율만큼 처벌하되 사고 작업자도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고의성이 있는 경우 그만큼 책임지게 하는 규정도 함께 마련해 형평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 전문건설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 중대재해처벌법의 위헌성을 심판해달라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법에 대한 부정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책임주의 원칙에 따른 합리적인 처벌,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명확한 규정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헌법재판소가 중소기업들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협회는 향후 헌법소원심판 진행 상황, 최근 발의된 중대산업재해 적용 범위 현실화 법안(임이자 의원 대표발의. 소규모 사업장 적용 유예 및 예외)의 22대 국회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합리적 개정을 위해 강력한 활동을 전개하려 합니다.”
 
 
  “尹 정부 들어 바뀐 건설 현장”
 
2024년 1월 9일 윤학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이 서울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 대한전문건설협회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전문가들은 건설 경기가 계속 좋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고금리와 물가상승 등으로 건설 투자와 설계 물량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후행적으로 수주에 타격을 받게 되는 하도급 전문건설업체는 향후 수년간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겁니다. 또 최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 등으로 종합건설업체의 부도 및 폐업도 늘어나 전문건설업체도 연쇄 위기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고요.”
 
  ― 정부도 건설 경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도 많은 대책이 나온 상태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건설 경기 회복 지원 방안을 보면 ▲표준시장단가 등 직접공사비 산정기준을 실제 시공 여건에 맞게 현실화하고, ▲산재예방과 안전시공을 위해 투입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상향 조정 ▲물가상승분의 공사비 적정 반영 ▲민간공사 공사비 분쟁 신속 조정 ▲PF유동성 지원 확대 및 조정위원회 운영 등을 마련했는데 우리 협회는 이를 환영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부처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요.”
 
  ― 현 정부 들어 건설업 지원방안은 물론이고 건설 현장이 많이 바뀐 점도 업계에는 청신호인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 현장은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정부가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과 건설노조 합리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건설 현장의 부당금품 요구와 불법시위 등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왔어요. 이른바 ‘건폭’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대기업 건설사가 아니라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저희 같은 전문건설업체입니다. 건설노조가 힘을 쓰면 쓸수록 전문건설업체는 취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경기는 좋지 않고 일하겠다는 젊은이들은 없는데 노조는 노조원만 채용하라고 압박하고 현장 상황이 조금이라도 법에 어긋나면 노조가 신고를 하고… 시공과 건설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겠습니까.”
 
  ― 정부의 ‘건폭 근절’ 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습니까.
 
  “지난 몇 년간 노조의 힘이 계속 커지기만 했는데 현 정부가 확실하게 나서면서 뒷돈, 시위, 노조원 채용 강요 등 건설 현장 위법행위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아직도 일부 지방이나 현장에서는 불법행위가 남아 있을 수도 있겠지만 지난 1~2년간 현장은 확실히 달라졌다고 회원사들이 이야기합니다. 불법행위가 사라지면 공사기간이 단축되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업체의 수익성도 높아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한 해제 성과”
 
  현재 국내 건설 현장은 구인난이 심각하다. 높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일하겠다는 사람이 부족하고 근로희망자의 평균연령도 높아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합법적으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2022년 기준 건설업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 규모가 20만 명 이상 부족하지만 고용허가제를 통해 합법적으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5만~6만 명 수준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속적으로 외국인 고용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왔다. 외국인 고용제한이란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대한 법률에서 ‘고용허가를 받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한 경우 3년간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제한한다’는 조항이다.
 
  ― 2023년 1월부터 외국인 고용제한 조치가 해제됐습니다.
 
  “외국인 고용제한은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혀왔고 우리 협회가 꾸준히 건의해온 사항입니다. 2022년 말 국민의힘이 개최한 건설 현장 규제개혁 민·당·정협의회에서 우리 협회가 구체적으로 건의했고 당·정이 받아들인 것이죠. 전문건설업계에는 큰 의미가 있는 일이고 건설 현장 인력 수급의 선순환 구조가 시작됐다고 자평합니다.”
 

  ― 특별히 전문건설업계에 큰 의미가 있는 이유가 있습니까.
 
  “건설 현장은 일반 중소기업 현장에 비해 예정된 공사 일정을 맞추지 않으면 큰 손실을 보게 되고 노조의 영향력이 크다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전문건설업체가 불가피하게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했는데 노조에 의해 적발되면 그 후 3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지나치게 가혹합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의 고통이 컸는데 아무리 정부에 요청을 해도 노조의 힘이 강한 상황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작년에야 해결이 된 겁니다.”
 
 
  품질과 안전
 
  윤학수 회장은 토공 분야 전문건설업체를 운영 중인 기업인으로, 한국건설교통통신기술협회 회장을 지냈다. 자신을 소개할 때 ‘5만 전문건설업체의 대표 일꾼’이라는 말을 가장 자주 사용한다는 그는 “작은 성공에 스스로 도취하지 않고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 (전문건설협회) 회원사 수가 많다 보니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일도 많을 텐데요.
 
  “맞아요. 사업 규모와 시공 분야, 수주 환경이 다 달라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매사 상식과 공정, 균형에 입각해서 판단하고 큰 틀에서 접근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수주 환경 개선과 회원사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려 합니다.”
 
  ― 세계적으로 K-건설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그동안도 전문건설업계는 최선을 다해왔는데 앞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K-건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건설업의 경쟁력 키워드는 ‘품질과 안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요, 이는 각각의 전문건설업체가 쌓아온 특화된 기술, 즉 품질, 그리고 현장에서 보장하는 안전 두 가지 모두 전문건설업계가 책임져야 하는 명제라고 생각합니다. 협회가 시장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합리적인 방향을 제시하면서 제도 및 환경 개선에 앞장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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