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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

“파리올림픽은 혁명적·친환경적·남녀평등 구현하는 올림픽”

글 : 류종수  연세대 보건대학원 겸임교수·서울의과학연구소(SCL Healthcare Group)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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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은 한반도 평화와 긴밀”
⊙ “프랑스의 탈탄소 에너지 사용은 원자력 에너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 “출산을 긍정적인 개인사와 가정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
⊙ “이민 정책, 이민자들이 프랑스 國歌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의지와 긍지가 생길 수 있게”

柳鐘守
1962년생. 연세대 보건학 박사 / 美뉴욕플러싱 YMCA 이사장, 뉴욕가톨릭재단 부총장, 유엔재단 새천년개발사업 고문, 現 바레인왕국 국가보건의료최고위원회 고문, 남미개발은행(IDB) 남미국가 진단검사역량 강화사업 수석책임역, 서울의과학연구소(SCL) 국제사업 고문, 연세대 보건대학원 초빙교수
사진=조준우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6월 17일 프랑스 보수를 대표하는 유력지인 《르피가로》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가 2004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왔고,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며, 양국은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실제로 대한민국과 프랑스 양국은 지난 10년 동안 무역 교류의 활성화로 교역 액수가 2배로 증가했다. 작년 양국의 교역액이 160억 유로(약 173억 달러)에 달했으며 경제, 문화, 예술, 교육, 원자력, 첨단 기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활동과 교류가 왕성하다.
 
  2026년에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다.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책임을 가진 대한민국 주재 프랑스 필립 베르투(Philippe Bertoux) 대사를 작년 10월 말에 파키스탄 대사관저에서 만났다. 저녁을 함께 나누며, 《월간조선》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의 바쁜 일정으로 지난 3월이 되어서야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면적=총 면적 643,801k㎡(한반도의 3배, 남한의 6.7배)
  외교 역량=유엔안전보장이사회, 나토(NATO), G-7, G-20, EU 및 기타 다자간 기구 상임이사국
  인구=6837만4591명
  언어=프랑스어
  종교=가톨릭 47%, 이슬람 4%, 개신교 2%, 불교 2%, 정교회 1%, 유대교 1%
  인구증가율=0.2%
  국가 원수=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2017년 5월 이후)
  실질 GDP(구매력 평가 기준)=3조1200억 달러(2022년 예상)
  1인당 실질 GDP=4만5900달러(2022년 예상)
  주요 수출 품목=항공기, 포장 의약품, 자동차 및 차량 부품, 와인, 미용 제품, 가스 터빈
  주요 수입 품목=자동차, 원유, 정제 석유, 포장 의약품, 항공기 기계류
  (참고 美 CIA world factbook)
 
  대사관저와 金重業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 내 김중업관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1959년 건축 당시에는 충정로 언덕에 자리한 대사관 터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였다는데, 이제는 고층 빌딩들이 한강뷰를 가리고 있었다.
 
  차량으로 대사관의 보안 이중 철문을 통과하는데 풍경의 반전이 드라마틱하게 일어났다. 시야가 탁 트인 넓은 대사관 경내, 한국 전통 건축 구조와 프랑스식 엘레강스한 스타일들의 구조물들이 맛깔나게 조화를 이루는데, 복잡한 충정로에 이런 장소가 있나 하는 경이로움까지 일었다. 이는 한국 건축계의 거장 김중업(金重業·1922~1988년) 건축가의 작품으로, 1959년 주한 프랑스 대사관 신축 설계 공모에 참여해 총 8개 참가 작품 중 선택받았다고 한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다. 대사관 건축물 중앙에 위치한 과거 대사 집무실이 있던 건물의 4각형 지붕은 하늘을 나는 양탄자 모양의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건물은 최근 김중업관(館)으로 명명되어 연회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김중업은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기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사뿐히 하늘로 솟아올라갔다는 것은 절대(조금의) 슬픔에서(슬픔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문화와 예술과 디자인의 나라 프랑스의 멋을 대사관 건축물과 공간에서 충만하게 느낄 수 있어서, 역시 프랑스 대사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7월 대한민국 주재 프랑스 대사로 부임한 베르투 대사는 2012~16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간사로 활동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그와 함께 유엔에서 활동했던 외교관 동료들은 ‘다자외교의 올림픽 경기장’인 유엔에서 입장과 의견은 달라도 타국(他國) 외교관들을 대할 때 겸허함과 배려로 적(敵)을 만들지 않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가진 외교관으로 그를 평가했다고 한다. 한국에 부임하기 직전인 2019~23년에는 프랑스 외교부 전략·안보·군축국장으로 근무했다.
 
 
  2024 파리올림픽
 
   근황을 묻자 베르투 대사는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7월 26일~9월 8일)을 한국 사회에 알리는 일로 분주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가경쟁력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렸다고 알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모든 국가 역량을 투입, 혁명적이고 친환경적이며 남녀평등을 구현하는 올림픽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또 세계문화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기획되는 개막식은 스타디움 안에서가 아니라 전무후무하게 파리 한복판의 열린 공간에서 개최됩니다. 각국 대표단이 센강 유람선을 타고 파리 중심으로 입장하게 되죠. 이때 파리 명소들과 2019년 봄 화재 이후 재보수 작업이 완료된 노트르담 대성당의 새로운 모습도 세계인들에게 처음 공개합니다. 연말 전에 세계인들이 성당 내부도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친환경적 올림픽 인프라 건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소의 탄소를 발생시키는 숙소 및 경기장과 부대 시설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또한 남녀 동일한 수의 선수들이 출전해 남녀평등의 정신을 구현하는 올림픽으로 만들 것입니다.”
 
파리올림픽은 신규 건설을 최소화하고 기존 건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인 ‘저탄소친환경’올림픽으로 열린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인부들이 경기장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아주 인상적인 올림픽 개막식을 기대해도 될까요.
 
  “마크롱 대통령도 직접 진행 과정과 예산을 챙기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도미니크 페론 수석 디자이너가 선수촌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파리 여러 곳에서 이색적인 개막식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안보·경제는 평화·번영을 위한 두 개의 중심축”
 
  2024년 파리올림픽의 공식 포스터는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 명품 에르메스의 ‘말의 도시(Hippopolis)’ 실크 스카프를 그린 프랑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위고 가토니가 담당했다. 예전의 심플한 디자인의 올림픽 포스터와 달리 파리 명소들을 섬세한 환상의 세계로 그려냈다. 올림픽의 정신인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의 구호까지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려 넣고, 파리를 유토피아로 재해석하고 환상적으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올 한 해 동안 올림픽 이외에도 많은 국가적 행사를 치른다.
 
  “올림픽 준비와 홍보 외에도 우리 대사관은 유럽의 중요한 일정인 6월 9일 유럽 의회 선거, 6월에 있을 노르망디 상륙 80주년 행사, 7월 4일과 5일 양일간 빌레르 코트레(Villers-Cotterêts)에서 예정된 86개국 프랑스어권 국제기구(Organisation Internationale de la Francophonie) 회의 등 주요 행사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 정상회의에 한국이 옵서버국으로 참석합니다. 연말에는 파리에서 AI 세계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앞서 여름에는 파리 AI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디지털 가상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고요.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을 국빈(國賓)으로 초청을 했기에 이 방한(訪韓)이 성사된다면 매우 중요하고 분주한 외교 일정이 되겠지요.”
 
  ― 전 세계의 경제 전망이 다소 어두운데 프랑스의 경제 전망은 어떤가요.
 
  “고물가에다 코로나19와 보호무역 같은 무역장벽을 둘러싼 세계 전략의 혼동과 변화는 프랑스와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가 경험하고 있습니다.
 
  안보와 경제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두 개의 중심축입니다. 장기적 안보 없이 경제 발전이 없고, 경제 성장 없이 안보를 보장할 수 없어요.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전시(戰時)체제 경제 준비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도발은 우크라이나의 생존과 유럽 및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의 극단적인 호전성(好戰性)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는 파트너 국가를 당연히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는 핵보유국으로서 핵 억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고, 동시에 기존의 재래식 군비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방어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또 프랑스 국내 차원뿐만 아니라 유럽 및 여타 동맹국과도 구체적으로 협력과 상호 운영성을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자력 에너지 생산은 중요한 국가안보 전략”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과 프랑스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는 또 하나 취약성에 봉착했습니다. 전 세계 상품 공급체인의 난관(難關)과 해상 수송의 어려움을 경험하게 된 것이지요. 이런 차원에서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협력 범위는 훨씬 넓어졌습니다. 함께 상호 경제 성장과 번영을 도모해 위기 상황에서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에서도 많은 전력을 원전(原電)에 의존하는 나라입니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해 540억 유로를 향후 5년간 투자할 계획입니다. 대규모 투자는 원자력, 재생 에너지, 우주개발, 저탄소 이동수단, 바이오 테크놀로지 분야에 집중됩니다. 원자력은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협력하는 분야죠. 탈탄소 에너지 사용은 원자력 에너지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70%에 가까운 전기를 원자력 발전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한국은 30% 정도를 원자력 발전으로 공급하고 있다.
 
  베르투 대사는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무기화하고 호전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국가가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국가안보와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인구재무장’
 
작년 11월 24일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한·프랑스 조찬 겸 정상회담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조선DB/뉴시스
  ― 인구 정책과 출산율 증가를 유도하는 프랑스의 경험과 교훈을 공유해주십시오.
 
  “인구 문제는 나라마다의 특수성과 복합성을 갖고 있어요. 프랑스는 모델 국가는 아닙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가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들은 서로의 경험과 성공·실패의 교훈을 통해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산율이 저하되는 현상을 보며 마크롱 대통령은 ‘인구재무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출생률 증가는 가정과 개인적인 영역에 속하며, 공권력 영향 밖의 문제입니다. 사회는 변화하고 있고, 부모가 되는 길은 다양하고 우리는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여성의 직업과 왕성한 사회 참여로 결혼과 첫 임신의 시기가 늦어지기에, 이러한 변화가 불임(不妊) 극복이라는 주제와 관련이 큰 만큼 더욱 큰 관심을 가지게 했습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영아부터 육아 보육에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여성들에게 육아와 직업을 양립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출산휴가도 넉넉한 기간을 주고, 그리고 영유아 유치원 등 초기 교육 시스템이 잘 준비되고 운영될 때 출산율도 회복되리라 생각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육아를 위한 휴가제도로 아이들 보육을 위해 엄마가 수년간 휴직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요. 직장은 그 자리를 보장해주고, 또 적정 수준의 급여를 계속 지급하는 유급휴직 제도입니다. 또 개선 제도로 출생 직후 6개월 기간 동안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6개월간 엄마와 함께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아빠의 역할이 아기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중요하기에, 배우자인 남성 근로자의 휴직과 아빠로서의 역할을 넓히고 있습니다.
 
  부모가 필요하다고 하는 시점에 언제든지 휴직을 택할 수 있게 제도를 유연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모든 직장과 사회가 인정하며, 출산을 긍정적인 개인사와 가정사로 만들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법 이민 근절 노력”
 
  ― 이민자들이 많은 프랑스는 어떤 통합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지요.
 
  “이민자의 문제에 기적의 비법은 없습니다. 이 문제도 겸손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프랑스는 오랜 이민의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이탈리아 이민자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스페인에서 많은 이민자들과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유입되었습니다. 이들의 취업이 근본적으로 사회 통합을 이루는 길입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1980년대 경제 침체기에 사회 통합의 문제가 발생했어요.
 
  결국 가장 성공적인 사회 통합의 길은 거주국 언어를 구사하고, 문화를 이해하며, 본인들이 문화 공유의 의지를 가지는 길입니다. 더불어 본인의 뿌리를 잊지 않으며,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 이민청은 프랑스어 교육과 직업 및 진로교육, 그리고 다양한 사회·경제적 지원 정책들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프랑스는 최근 이민법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상징적인 시민의식 차원의 통합은 프랑스의 중심 국가 가치인 자유·평등·박애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게 될 때 프랑스 국가(國歌)를 함께 부를 수 있는 의지와 긍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는 이민법을 개정해 불법 이민과 브로커들이 개입하는 편법 이민을 근절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진정한 사회 통합의 길로 유도하는 정책들을 실행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작년 12월부터 난민 유학생 취업자 등 프랑스 내에 거주하는 고용대상자들이 프랑스 공화국의 체류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했어요. 개인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계약을 체결해 사회 통합의 길을 도모하도록 하는 통합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노력의 일환이지요. 이번 새롭게 개정된 법에서는 프랑스 시민권 취득 후 행정 지역에서 축하행사를 여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 구직·국제활동에 도움”
 
  ― 최근 한국 대학에서 불어불문학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전반적으로 대학의 인문학과 어문학 과목들이 줄어들고, 대학생 수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대학의 교육과정과 학과 재편이 이뤄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대사관 차원에서 다른 프랑스어권의 대사관들과 협력해 프랑스어의 활용이 구직과 국제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어요. 프랑스어는 전 세계 사용 언어 중 사용 인구가 5위인 언어입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요.”
 

  ― 전 세계적인 영어 쏠림 현상은 바람직스럽지 않습니다.
 
  “모국어 이외의 제2외국어로 영어 능력만 우선시해선 국제화 시대에 충분한 대비책이 못 됩니다. 제2 외국어를 프랑스어로 택하기를 추천합니다. 프랑스는 전통적인 외교 언어입니다. 유엔과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올림픽에서도 사용되는 공식 언어죠. 과학과 비즈니스 언어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86개국이 프랑스어 사용 국가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 사용 국가연합 그룹’을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이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데,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가 프랑스어를 사용하잖아요. 프랑스어를 구사하면 엄청난 호감도를 아프리카 파트너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한류(韓流) 덕분에 많은 프랑스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기에, 한국 젊은이들이 프랑스어를 익히고 구사하면 더욱 활발한 협력과 실용적인 문화 및 경제 활동 분야에서 큰 발전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유럽 전쟁, 한반도 평화와 긴밀하게 연관”
 
  ― 영국의 탈(脫)EU 선언 이후 프랑스의 국제적 역할과 리더십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하루 종일 얘기해야 할 주제네요. 프랑스는 현재 국제 상황을 심각하고 진지하게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안보뿐만 아니라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것입니다. 만약 러시아의 점령 시도가 성공한다면 앞으로 러시아가 선택하는 국가전략은 힘의 논리로 군사력을 무한(無限) 강화하는 것이 되겠지요. 그리고 이런 러시아의 사례를 군사적인 힘을 가진 국가들이 모델로 삼는다면, 세계의 평화와 공동 번영과 인류애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입니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한민국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합니까.
 
  “베를린 장벽 붕괴 후 세계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대한민국 안보에 심각한 우려를 갖게 합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강화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도 한반도의 안보지형을 흔들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험한다면, 테스트 결과가 한반도 평화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들을 제공하고 받는 반대급부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결과는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유지에 전략적으로 많은 변화를 초래하지 않겠어요? 어느 때보다 더 유럽과 대서양 인근의 전쟁이 한반도의 평화 유지, 안보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가치 공유 국가 간 연대 강화 중요”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10월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 대사에게 신임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진 외교부 장관. 사진=뉴시스
  ― 최근 중동 지역 정세도 불안합니다. 중동 전쟁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 상황입니다.
 
  “가자지역, 홍해지역,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분쟁이 세계를 위기로 치닫게 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분발’과 ‘각성’과 ‘경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프랑스와 유럽 및 국제사회를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프랑스가 어떻게 이런 세계적인 난국에 대처해야 하는지, 유럽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와 안보 능력을 가지기 위해 유럽 국가와 협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독일·프랑스 쌍두 마차의 협력과 독일·프랑스·폴란드의 바이마르 체제 협력 등 여러 다양한 그룹 간 협력이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 프랑스와 영국은 양국 간 ‘화친조약 체결 1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립니다. 프랑스와 영국의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해서도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유엔상임이사국으로서의 양국 협력 또한 무척 중요합니다.”
 
  ― 올해 미국 대선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올 11월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는가에 국제 외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누가 당선되든지, 근본적으로 유럽인들은 결과를 손 놓고 가만히 기다리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개척하고 우리가 지키며, 우리의 전략적 자율성을 우리 자력(自力)으로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목표입니다. 이러한 정신에 입각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共有)하는 국가들과의 연대(連帶) 강화가 중요합니다.”
 
  대사는 “글로벌 파트너십 차원에서 한국은 프랑스와 유럽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세계 역사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과 경제적 성공 모델을 만들어낸 모범국가입니다.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오는 2026년 한-프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있고, 다양한 기념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는 포괄적 동반자 국가관계로 전략과 외교, 안보, 국방, 문화, 교육,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입니다. 특히 경제와 신기술과 첨단 기술 차원에서 협력과 혁신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심화할 것입니다.”
 
  필자는 서울에서 만 9개월을 지낸 신임 프랑스 대사에게 서울에 대한 인상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프랑스 중부 산악 지대 오베르뉴(Aubergne) 출신이다. 예상대로 서울을 병풍처럼 감싼 산들과 잘 정비된 둘레길들을 걸었다고 했다.
 
 
  “창덕궁 후원 산책하고 싶어”
 

  “서울의 녹색공간이 무척 아름답고 둘레길들 역시 잘 정비되어 있더군요. 제가 프랑스 중부 산악지대에서 나고 자란 산행(山行) 애호가입니다. 서울은 도시를 둘러싼 산들이 있고 접근성이 좋아요. 한국인 중에 열심히 걷는 분들이 많아 보기가 좋습니다. 새로운 둘레길들을 계속 찾아서 걸어보려 합니다. 서울의 알록달록한 개성과 분위기가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줍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도시탐방에 나서는데 매번 저를 매료시키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죠.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석양이 질 때쯤이 아름답다는 창덕궁 후원을 산책해보고 싶습니다.”
 
  ― 좋아하는 프랑스 음식과 한국 음식들 그리고 와인들을 추천해주세요.
 
  “프랑스 요리는 너무도 다양해 하나만 콕 집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제 고향에서 먹는 ‘트뤼파드(Truffade)’라는 요리가 있는데, 감자와 숙성 단계가 짧은 ‘강탈 치즈’가 주재료인 전통적인 시골풍의 요리입니다. 한국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별미입니다.
 
  한식은 너무나 다양해서 고르기가 어렵네요. 전주 돌솥 비빕밥을 좋아합니다.
 
  프랑스가 생산하는 좋은 와인들은 너무도 많지요. 그중 하나씩만 고른다면, 레드와인은 메르퀴레 루즈(Mercurey Rouge), 화이트 와인으로는 푸이 퓌세(Pouilly-Fuissé)가 어떨까요? 절 실망시킨 적이 없는 와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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