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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발언대

원유철 前 미래한국당 대표의 총선 조언

“수도권, 철저하게 지역맞춤형·유권자맞춤형 공천해야”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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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자들은 중앙무대에서 싸우는 정치인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인을 더 좋아해”
⊙ “부산은 정당, 수도권은 인물·정책 중시하는데, 21대 총선 때는 부산·경남 출신이 공천 주도해 실패”
⊙ “다선 의원들을 적폐 취급하는 건 곤란… 정당·정치는 실험 대상 아니다”

元裕哲
1962년생. 고려대 철학과·정치외교학과 졸업 / 경기도의원, 경기도 정무부지사, 15·16·18·19·20대 국회의원(경기 평택갑), 18대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당대표 권한대행, 미래한국당 대표 역임
사진=조준우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현행 선거법인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꾸는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현행 선거법은 제21대 총선(2020년 4월) 4개월 전인 2019년 12월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주도로 개정됐다. 이 선거법은 비례위성정당 창당이라는 편법을 가져왔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미래한국당을,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는 ‘비례대표용 위성(衛星)정당’을 창당해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미래한국당의 대표를 맡았던 5선(選) 출신 원유철 전 대표를 만났다. 원 전 대표는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그는 21대 총선 당시 경험을 이야기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 야권이 만든 기형적 선거법”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법’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등 비슷한 이름의 정당이 다수 등장하면서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당 지지율로 의석을 확보하는 비례정당만 37개가 난무했다. 이 중 의석을 차지한 정당은 총 5곳에 불과했다. 당시 비례대표 의석수는 미래한국당이 19석,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정당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역구 선거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163석, 미래통합당이 84석을 차지했다.
 
  ― 당 지지율은 민주당보다 높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유례없는 참패를 했습니다.
 
  “탄핵의 여파가 있긴 했지만 당 지지율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회복된 상태였지요. 지역구에서 참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공천 문제도 있었고, 석패(惜敗)한 지역이 많기도 했는데요. 일단 국민은 물론 정치인들도 이해하기 힘든 선거법이 유권자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란 유권자들이 명료한 선택을 할 수 있어야 그 결과가 대표성과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닙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란 2018년 소수정당이었던 야 3당(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이 소수정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요구하면서 이슈가 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였고, 민주당과 야 3당은 현재의 선거법을 만들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비례대표 의석수 1위는 미래한국당이 차지했다.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깜깜이 선거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합당 요구”
 
2019년 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자유한국당의 강한 반대에도 통과시켰다. 여야 의원들이 대치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맞서고 있다. 사진=조선DB
  ― 당시 갑작스러운 선거법 개정으로 혼란스러운 선거를 치렀는데,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지금까지도 선거법이 그대로입니다.
 
  “저는 21대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에 ‘이런 기형적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점을 들어줄 테니 현재 선거법의 문제점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각 당 대표 회동을 통해 합의를 갖고 악순환을 끊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총선에서 압승을 한 민주당에 저의 요구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그들이 무엇을 요구했나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불어시민당과 합당 후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향해 빨리 합당하라고 요구했고, (합당하지 않는다면) 특단의 대책을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미래한국당이 독자교섭단체를 구성하더라도 교섭단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까지 했고요. 미래한국당은 1석만 더 확보하면 교섭단체가 되고, 두 개의 교섭단체 야당이 존재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어서인지 위협적인 언사까지 서슴지 않더군요. 저는 혼란을 가져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폐지하는 일이 합당보다 우선이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요. 그래서 저는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주호영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저까지 여야 2+2 회동을 통해 합의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미래한국당 창당 당시 대표는 4선의 한선교 의원이었다. 한선교 대표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대학교(성균관대) 선후배 사이로 친밀한 관계였다. 그러나 한선교 대표와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020년 3월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은 황 대표를 비롯한 미래통합당에 충격을 줬다. 미래통합당이 공들여 영입한 인사들은 대부분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고 , 한 대표 및 공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들이 일부 당선권에 포함됐다. ‘한선교의 반란’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원 전 대표가 새롭게 미래한국당 대표에 취임, 새로운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 총선 직전에 비례 공천 파동을 수습해야 하는 역할을 맡았지요.
 
  “불출마 선언을 하고 제주 올레길을 걷고 있었는데 황교안 대표가 전화해서 ‘한선교 대표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공천을 하려 한다’며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황 대표와 한 대표는 서로에게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 결국 양쪽이 공개비난을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때 저는 지난 20대 총선 때 벌어진 ‘옥새 들고 나르샤’의 기억이 몰아칠 수밖에 없었죠. 또 그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맡았습니다. 보수의 분열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수도권 선거에서는 필패(必敗)의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PK와 수도권은 다른데…”
 
  ― 미래한국당이 원래 친이 박형준 부산시장과 친박 유영하 변호사를 비례대표로 공천하려 했다고요.
 
  “황교안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두 분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선거가 쉽지 않고, 총선은 물론 다음 대선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의 화합은 보수의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두 분이 비례대표를 신청했기에 이 두 분을 나란히 공천하면 통합의 뜻이 보인다고 생각한 거죠. 그런데 두 분, 특히 유영하 변호사에 대한 태클이 심했습니다.”
 
  ― 어떤 태클인가요.
 
  “미래통합당에서 이미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단체로 ‘유영하를 공천하면 내 공천을 반납하겠다’며 물밀듯이 항의를 하는 겁니다. 탄핵 여파가 가시지 않았는데 유 변호사를 공천하면 총선에서 탄핵 문제가 다시 이슈가 될 것이며 자신들도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가 없다고 강하게 나왔습니다. 제 입장에선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를 통해 보수 통합 및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이라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죠.”
 
  ― 미래통합당 지역구 공천은 결과적으로 참패를 가져왔습니다.
 
  “황교안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事)의 정신이 강했고 사심(私心)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정치 경력이 짧다 보니 공관위 구성에서 실수를 한 겁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과 김세연 부위원장이 모두 부산 출신이고, 당연직 공관위원인 박완수 사무총장은 경남 출신입니다. 이 외엔 모두 외부 인사들이었고요. PK 지역은 인물보다 정당을 보는 투표를 많이 하는 곳 아닙니까? 하지만 수도권 유권자들은 인물과 정책을 보기 때문에 부산에서 공천하듯이 공천하면 안 됩니다. 멀쩡한 현역 의원들을 엉뚱한 곳에 내보내지 않나. 그러니 잘 알지도 못하는 후보를 맞게 된 지역주민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하고, 우리 당과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당 지지율은 1위인데 왜 지역구에서 참패를 합니까. 지역 공천을 잘못한 겁니다. 수도권은 철저하게 지역맞춤형, 유권자맞춤형 공천을 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보수정당이 경기도에서 이긴 건 2008년 딱 한 번”
 
2020년 5월 미래한국당 원유철(가운데)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원유철 전 대표는 보수정당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수도권 다선(多選)’이다. 경기 평택갑에서 15·16·18·19·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한국당 대표를 맡아 불출마 선언을 했다.
 
  ― 수도권 선거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뭡니까.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제가 15대 총선(1996년)부터 계속 총선을 치렀는데 보수정당이 경기도에서 이긴 사례는 딱 한 번, 18대(2008년)입니다. 서울·경기·인천 모두 크게 이겼지요.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뉴타운 정책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겁니다. 그런데 이듬해인 2009년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있었는데, 이때는 진보 진영의 김상곤 후보가 무상급식이라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워 압도적으로 당선됐습니다.
 
  수도권 유권자들은 정당이나 인물도 중시하지만 그것보다 정책적인 이슈를 우선시합니다. 중도층의 상당수는 여성과 청년이고 이들을 공략해야 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정치 이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그 점을 파고들어야 해요. 지금 같은 시점에는 일자리, 교육, 육아, 부동산 등을 연구해야겠지요.”
 
  ― 모두 민생과 관련된 이슈네요.
 
  “제가 국회의원 선거를 여섯 번 치렀는데, 사실 원내대표로 전국적 인지도가 있었던 20대 총선(5선) 때 지지율이 평소보다 좀 더 높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어요. 하지만 60% 이상을 얻은 4선 때보다 5%포인트 정도 줄었습니다. 유권자들은 중앙무대에서 싸우는 정치인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인을 더 좋아하는 겁니다. 제가 4선에 도전하기 전 갖은 노력 끝에 평택에 삼성 반도체 공장을 유치했어요. 지금 현실에서 조언을 한다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많이 유치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준다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선 의원 명예로운 퇴진 도와야”
 
  ―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3선 이상이거나 기득권을 가진 의원들은 물러서라고 요구했는데, 이런 입장에는 동의합니까.
 
  “혁신은 필요하지만 다선(多選) 의원들을 무조건 적폐로 취급하는 시각은 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의회가 안정적인 국가에는 7~8선이 넘는 의원들도 꽤 많아요. 이런 분들에게는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초선·재선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선거 때 ‘물갈이’를 해야 혁신을 했다는 시선이 있습니다. 신인과 중진, 원로가 적절히 균형을 이뤄야 조화로운 정치가 이뤄지는데, 아쉬움이 남아요.”
 
 
  주연이 있으면 助演도, 엑스트라도 있어야
 
  ― 국민들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다선을 한 사람은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영남 지역 다선이라고 해서 지역을 양보하고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혁신위의 방안은 동의하기 힘든 점이 있어요. 획일적으로 요구를 할 게 아니라 맞춤형으로 권유를 할 수도 있고, 결단의 기회도 충분히 주고, 명예로운 퇴진을 하도록 돕는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과정에서 중진들이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고요. 정치나 정당이 실험 대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인요한 위원장의 명분이 틀린 건 아니에요. 국민의 뜻을 많이 반영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원함을 선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 조절은 좀 필요해보입니다.”
 

  그는 “중진이 건재해야 신인도 주목받는다”고 강조했다.
 
  “혁신이란 결국 선거의 경쟁력을 높이고 선거를 앞두고 좋은 공천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지금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인기가 높고 시선이 집중되고 있죠. 그분들에게 정당은 활동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무대를 꾸며줘야 된다는 거죠. 주연이 있으면 조연(助演)도, 엑스트라도 있어야 합니다. 주연만 있고 조연은 없는 무대를 누가 주목하겠습니까.”
 
  ― 사실 중진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환경이 갖춰져 있진 않습니다. 그분들의 지혜와 경력도 필요한데 말이죠.
 
  “당 상임고문단이 있지만 인원수도 많고 활발하게 활동하긴 힘들죠. 저는 당대표, 비대위원장 등 당 수장을 지낸 중진들로 구성된 합의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상왕(上王) 노릇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정치 경력이 짧은 분들이 공식적으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요. 제 눈에도 선거 노하우나 당 운영 노하우를 알려줘야 할 것 같은 후배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에는 김기현 전 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도 소통하면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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