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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인터뷰

61일간 ‘민노총 청산’ 1인 시위 벌이다 해고된 이영풍 전 KBS 기자

“KBS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적 당파성”

글 : 장원재  ㈜戰後70년 생생현대사 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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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정상화가 대한민국 정상화의 첫걸음”
⊙ “내게 ‘사내 질서 문란’을 적용해 해고… 민노총 운동 주도한 김의철 사장 또한 직 내려놓아야”
⊙ “선전·선동이 목적인 매체들이 활개 치게 되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전체주의로 갈 수도”
⊙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주노총 KBS 언론노조가 보도국장 자리 ‘3대 세습’”
⊙ “KBS 경영진, 수신료 받을 때는 ‘국민의 방송’”
⊙ “민노총 목표는 고정수입 유지 및 KBS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전파하는 문화 진지로 구축하는 것”
⊙ “김의철 사장-민노총 언론노조 간 고용안정협약 맺어지면, 노조 허락 없이 인력 채용, 해고, 전환배치, 分社·매각 못 해”
사진=이영풍 제공
  세상을 바꿀 사건은 사회 면 귀퉁이에 실린다. 1면 톱기사는 사회가 이미 바뀌었다는 사후확인(事後確認)이다. 거대 조직 KBS에 단기필마(單騎匹馬)로 맞서는 남자가 있다. 일기당천(一騎當千)의 21세기 버전이다. 이영풍(53·李英豊) ‘전(前)’ KBS 라디오 보도국 기자다. 그는 특종이 많았던 기자다. KBS 아프가니스탄 종군특파원(1991년), 청해부대 이순신함에 승선해 소말리아 해적 실태 보도, 군(軍) 폭력으로 식물인간이 된 구상훈 이병 실태 발굴 등이 모두 그의 보도다. KBS 보도본부 시사제작팀장, 국제팀장, 신사업기획부장 등을 역임한 이영풍 기자는 8월 9일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1인 시위 61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 기자의 말이다.
 
  “제가 지난 5월부터 KBS 뉴스 제작의 부당성과 편파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죠. 보도국장이 저를 따로 불러 메시지를 전하더군요.”
 
  ― 뭐라고 그러던가요.
 
  “보도국장이 제 2년 후배입니다. 이 사람이 현(現) 집행부에 다소 저항적인 선배 기자들을 불러서 겁박(劫迫)했어요. 저한테는 ‘일반 유튜브에 나가서 KBS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는 건 조심해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군요. 억압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럼 회사가 할 조치를 하시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했죠.”
 
 
  “‘해고는 살인’이라더니…”
 
이영풍 기자가 1인 시위를 벌였던 61일 동안 많은 시민이 동참했다.
  이영풍 기자는 면담을 마친 후 호소문을 짓고 농성을 시작했다.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다.
 
  “그 사람들은 입만 열면 자기들은 언론 자유를 위해서 투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사내(社內) 언론 자유를 포괄적으로 억누르고 있습니다. 보도국장 방에 불려 갔다 나오는 길에 생각하니 구체적 행동이 없이는 언론 자유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죠. ‘KBS 민주노총 청산’ ‘경영진 총사퇴’를 주장했습니다.”
 
  ― 해고 사유는 뭡니까.
 
  “KBS 중앙인사위원회에 보낸 서류에 나와 있습니다. 사내 질서 문란, 업무 복귀 명령 불이행, 외부인 불법 행위 유발 등입니다. 제가 취업규칙 제4조(성실)와 제5조(품위유지)를 위반했다는 거죠. 징계사유는 인사규정 제55조 제1호(법령 정관 및 제 규정 위반), 제2호(직무상 의무 위반 태만), 제3호(공사 명예훼손, 공직자 품위 오손)입니다. ‘해임’은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입니다.”
 
  ― 이번 조치가 부당 해고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민노총 구성원들은 저보다 더한 행위를 하고도 해고당하지 않았으니까요. 제게 적용된 해고 사유가 ‘사내 질서 문란’이라면 KBS 구성원 2000여 명도 함께 해고해야 합니다. 6년 전 민노총 세력이 사내에서 불법 파업을 벌였으니까요. 제게 적용한 논리대로라면, 김의철 사장 본인부터 직(職)을 내려놓아야죠. 민노총 노조 운동은 김의철 사장이 주도한 것이니까요.”
 
  ― 전형적인 ‘내로남불’이군요.
 
  “김의철 사장은 온갖 비위로 해고된 후배를 특별사면까지 동원해서 살려줬죠. 민노총 노조는 그 당시에 ‘해고는 살인’ ‘가정 파괴’를 외쳤습니다. 저는 회사를 살리겠다고 나섰는데 바로 해고 통지서를 보내더군요. 누구에게나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편이냐 아니냐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달라지는 겁니다.”
 
 
  “KBS 〈9시 뉴스〉, 창원 간첩단 사건 보도 안 해”
 
  ― 현 KBS 집행부 주장이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라는 건 무슨 얘기입니까.
 
  “제가 외부 세력을 끌어들였다고 하는데, 외부 세력이 누구입니까. 국민입니다. 그렇다면 내부 세력은 민노총이라는 겁니까? 논리가 그렇잖습니까. 저에 대한 해고 통보는 김 사장과 민노총 세력이 더 이상 KBS에 근무해서는 안 된다는 방증입니다. 저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방송을 하자’고 외칩니다. KBS의 주인은 민노총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잘렸습니다.”
 
  그는 현 KBS를 집행부와 민노총 노조가 사유화(私有化)한 조직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는, KBS가 시청자들에게 공영방송의 생명인 공정성(公正性)을 상실한 느낌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 불공정 방송의 실례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최근 전국을 뒤흔든 창원 간첩단 사건을 보죠. 다른 신문·방송에서는 대서특필했는데, KBS 〈9시 뉴스〉에서는 아예 보도를 안 했습니다. 〈9시 뉴스〉라면 KBS를 대표하는 프로그램 아닙니까. 그런데 왜 보도를 안 했느냐고 했더니 변명이 걸작이었습니다.”
 
  ― 뭐라고 하던가요.
 
  “현장 기자가 아이템 발제를 안 해서 못 했다고 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이죠. 뉴스 가치가 있으면 팀장, 부장, 국장, 주간, 본부장 누구든 의견을 낼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이렇게 주장하니까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이영풍 기자가 생각하는 가장 편파적이고 심각한 사례는 또 있다.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정체성(正體性)을 뒤흔들 정도의 일이다. 북한의 소위 인민군 열병식을 생중계한 ‘사건’이다.
 
  “북한 조선중앙TV 방송을 그대로 내보냈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생방송은 아니죠. ‘열병식 생중계처럼 보이는 화면’은 북한이 사후에 편집한 영상입니다. 자기들에게 불리한 장면은 빼고 사후 편집해서 몇 차례 검열을 거친 영상이죠. 북한에는 언론이 없고, 어떤 선전매체조차도 당국의 엄격한 관리 감독을 받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소위 열병식 화면을 우리 언론이 그대로 받아서 내보냈다는 건 공산당의 선전 운동에 그대로 말려 들어간 것과 진배없습니다.”
 
  그는 “이런 건 사실은 모든 국민이 볼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정보, 안보 관련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며 북한 군부의 변화나 신무기 등을 전략적 관점으로 봐야 하는 영상이지 KBS, MBC, 연합뉴스TV까지 모두 나서서 내보낼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민노총이 모든 문제의 근원”
 
KBS 민노총 언론노조(언론노조 KBS본부)는 문재인 정권 시절 강규형 교수 등 ‘야당 출신 이사’ 퇴출에 앞장섰다. 사진=조선DB
  ― 공영방송으로서의 현재 KBS의 가장 큰 문제는 뭡니까.
 
  “정치적인 당파성(黨派性)이죠.”
 
  그는 “민노총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했다. 민노총은 금속노조나 생산 현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대한민국 언론을 지배하는 거대 정치 세력이라고 했다.
 
  “민노총 언론노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노선이 강경하다는 겁니다. 자연히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 때마다 좌파 성향 정당들과 정책 협약식을 해왔어요. 이건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기자, PD, 아나운서 등이 마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듯한 뉘앙스를 주면서 정치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과 같습니다.”
 
  ― 현행법 위반 아닙니까.
 
  “그렇죠. 공영방송 종사자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돼 있습니다. 특히 선거 보도할 때는 엄격한 정치적인 기준이 요구되죠. 그런데 노동법상의 보호를 받는 노동조합 활동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 하지만 그 협약식에 참가한 당사자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기획하고 편집하고 인터뷰 섭외하고 모든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돼 있다는 것은 상당히 불공정한 보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 바로잡을 방법은 없나요?
 
  “헌법소원(憲法訴願)을 해서라도 막아야죠. 다른 건 몰라도, KBS 기자, PD, 아나운서는 민노총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민노총, 언론 장악 행동대 역할”

 
  KBS에는 4개의 노조가 있다. 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언론노조 KBS)가 사측과 교섭권을 가지고 있다. 조합원 수는 1300명 내외. 우 성향 노조인 KBS노동조합은 조합원 수가 1000명 정도다. 제3 노조인 KBS공영노조와 최근 출범한 MZ 노조는 아직은 이 두 노조에 비해 조합원 숫자가 많지 않다.
 
  ― KBS가 이렇게 민노총 영향권 안에 들어간 이유라면 뭐가 있겠습니까?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죠?
 
  “민노총 세력이 본격적으로 세를 불린 건 2009년도 김인규 사장이 부임한 이후입니다. 원래 단일 노조였는데 ‘사원행동’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나간 세력이 민노총 노조를 만든 거죠. 이후에 숫자를 계속 늘려오다가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영향력이 급증했습니다.”
 
  이전엔 KBS노동조합이 교섭대표 노조였다. 문재인 정권으로 정권 교체가 되면서 민노총 산하 노조가 교섭대표권을 획득했다.
 
  “2017년 5월에 문재인 집권 직후 민주당의 소위 ‘언론 장악 문건’이 나옵니다. 8월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나온 ‘공영방송 장악 시나리오’입니다.”
 
  미디어연대에 따르면 문건에는 ▲당 적폐청산위원회 활동의 최우선 추진 ▲방송사 구성원 중심의 사장 퇴진 운동 ▲야당 추천 이사 퇴출 ▲감사원 감사 ▲재허가를 통한 문책 등의 음모가 담겨 있었고, 그 언론 장악 시나리오는 계획대로 추진됐다. 이 문건의 존재는 허구가 아니었다. 2023년 초 고대영 전 KBS 사장의 해임 취소 판결을 내린 법원은 민주당의 언론 장악 문건의 실체를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사후적으로 봤을 때 민노총 세력이 홍위병 완장 차고 언론을 장악하는 일에 앞장선 것이라 봅니다. 행동대 역할을 한 거죠. 이 과정에서 민노총 세력이 급속하게 불어났습니다.”
 
  ‘행동대’는 물리력을 행사한다. 문건에 나온 ‘야당 추천 인사 퇴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노조원들은 야당 추천 이사들의 집과 직장에 집단으로 찾아가 시위를 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민노총 세력이 조직을 운영하는 행태를 보면, 목적이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쫓아낼 이사를 콕 집고 직장으로 몰려가 부담을 줬죠. 사립대 재단을 공격하면 재단이 엄청나게 부담을 느끼지 않겠습니까?”
 
 
  ‘공포와 당근’
 
  ― 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 KBS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주류의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뭡니까.
 
  “KBS의 기자와 PD 상당수가 현재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입니다. 사실상 인사권도 쥐고 있죠. 이들에 의해 아나운서나 기타 등등의 인사들이 예속되는 모양새입니다. PD나 기자가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아나운서는 방송에 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죠. 민노총 언론노조는 인사권만이 아니라 편성권도 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보도국장은 핵심 중의 핵심 보직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노총 KBS 언론노조가 이 자리를 ‘3대 세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줄 서는 것입니다. 일종의 ‘공포와 당근’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민노총 세력에 가입하지 않으면 왕따를 시키고, 끌어들인 다음에는 당근을 줍니다. 자기들을 위해 일을 잘하면요. 쉽게 이야기하면, 조직폭력배의 문화와도 같은 것입니다.”
 
  ― 민노총의 궁극적인 목표는 뭐라고 보십니까.
 
  “고정수입 유지 및 KBS를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전파하는 문화 진지(陣地)로 구축(構築)하는 것이죠. KBS는 1년에 7000억원 정도의 수신료가 들어옵니다. 어떠한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국민께서 꼬박꼬박 내주시는 돈이죠. 좌파 성향의 민노총 입장에서는 얼마나 꿀단지 같겠습니까. 수입도 안정적이고 문화전쟁도 할 수 있고, 절대로 놓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KBS를 민노총 노영(勞營) 방송처럼 만들자는 것이 이자들의 목표입니다.”
 
 
 
“노조에 경영권 넘겨주는 고용안정협약”

 
김의철 KBS 사장. 사진=조선DB
  이영풍 기자의 주장과 우려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 지금 KBS 내부에서는 김의철 사장이 민노총 노조와 ‘고용안정협약’이라는 것을 체결할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뭐냐 하면, 회사의 경영권을 노조한테 다 넘겨주는 겁니다. 노조 허락 없이는 인력을 채용할 수도, 해고할 수도 없고 전환 배치도 하지 못하죠. 회사를 분사(分社)하거나 매각하려고 해도 일일이 노조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이 협약이 맺어진다면, KBS는 더 이상 ‘국민의 방송’이라고 할 수 없어요. ‘민노총 노조’의 방송이 되는 겁니다.”
 
  ― 이 협약대로 노조가 KBS를 장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일단 공정성 파괴가 지금보다 더 심해지겠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0여 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입니다. 유튜브 ‘고성국 TV’를 운영하는 고성국 박사를 시사 프로 MC로 쓰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못 썼습니다. 당시 민노총 노조가 ‘고성국은 우파 패널’이라면서 난리를 쳤어요.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습니다. 자기들은 그런 식으로 행동했으면서, 지금은 주진우·최경영·최욱 등 편향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주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용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주목받았던 팟캐스트 진행자, 재야 활동가들이 공중파의 좌편향화를 추진하는 이들입니다.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진행을 맡다 보니 제정(帝政)러시아와 소련을 혼동하는 경우도 나오고… 뭐 더 말해 뭐 하겠습니까.”
 
 
  “분노 담은 다큐멘터리로 국민 갈라”
 
  이영풍 기자에 따르면 노조의 힘이 지금보다 더 강해질 경우, 정말로 우려해야 할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했다. ‘사실’보다 ‘의도’를 중요시하는 프로그램의 제작 및 전파(傳播)다. 방송 보도 프로그램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무가 ‘사실’의 전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실’을 빙자해 만드는 프로그램의 유통이다.
 
  “이른바 PD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자는 팩트, PD는 구성’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구성도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해야죠. 팩트가 아니라 괴담이나 소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면 그건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2008년 MBC 광우병 프로그램처럼 미리 짜놓은 프레임에다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을 넣어서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방송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가짜뉴스’죠. 우리가 인간의 네 가지 기본 감성을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희로애락이 가미돼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때로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때로는 사회의 문제도 알려서 개선해나가고, 방송이 이런 걸 해야 하는데 민노총 세력은 희로애락 중 오직 ‘로(怒)’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분노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국민을 가르는 거죠.”
 
  광우병 프로그램은 내용 대부분이 허위 정보였다. 그 사실이 재판과 사후 검증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MBC 같은 경우는 광우병 프로그램 제작에 연관된 사람이 사장도 되고 내부 징계도 없었으니 말 다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 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가 입은 피해를 복구하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걸까요?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시민단체가 항의 방문하면 MBC는 ‘언론탄압 하지 마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합니다.”
 
 
  “왜 KBS, MBC는 리콜 안 하나?”
 
  제작의 자율성과 책임성은 동전의 양면이다.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자유만을 강조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그래서 책임지지 못할 프로그램은 방송에 내보내지 말아야 합니다. 자율적으로 만든다? 언론 자유 보장하라? 좋습니다. 그런데 자율적으로 만든 방송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그리고 그 오류로 인해 우리 사회가 피해를 입는다. 그러면 만든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 바른 자세죠. 현대자동차나 외국의 유명한 회사, 예를 들어서 벤츠, 아우디 뭐 이런 회사들도 물건을 시장에 내놓고 문제가 있으면 리콜해줍니다. 그런데 왜 KBS, MBC 등 대한민국의 이른바 지상파 언론들은 리콜 안 합니까?”
 
  ― 혹시 ‘언론 자유는 신성(神聖)하다’라는 명제(命題)에서 시작해 지상파 언론 종사자들이 스스로의 작업을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 경향이 있죠. 감사원에서 어떤 조사 행위를 위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공무수행 하려고 MBC로 들어갈 때였죠. MBC 민노총 노조 세력들이 나와서 몸으로 막았습니다. MBC가 성지(聖地)입니까? 자동차 품질에 문제가 있으면 언론이 보도합니다. 그럼,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으면요? 자기들 작업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왜 인정하지 않는 겁니까? 그래야 프로그램이 더 정확해질 수 있고 그것이 자기의 행위에 책임지는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지난 8월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준비단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과 방송을 우리가 언론이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주장을 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기관지, 영어로는 ‘오건(organ)’이라 한다”라고 말했다.
 
  “공산당의 선전매체는 언론이 아니고 ‘기관지’라고 하잖아요. 언론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권력기관에 대한 비판, 감시, 견제 기능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그런 의미로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받아줍니다. 그런데 거짓 정보, 왜곡된 정보, 선전·선동을 목적으로 조작한 정보를 전달하는 곳은 언론이 아니죠. 거짓 정보를 국민이 사실이라고 믿고 그에 기반해서 의사 결정을 한다고 가정해보십시오. 사실 전달이 아니라 선전·선동이 목적인 매체들이 활개를 치게 되면, 특정 정치 세력이 방송을 장악하게 되면 그 결과 여론이 왜곡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전체주의(全體主義)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 정상화가 대한민국 정상화의 첫걸음입니다. 언론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여론 조작은 계속될 겁니다.”
 
 
  “좌파가 한마디 하면 우파도 한마디 해야”
 
KBS노조 등이 참여한 ‘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 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새KBS공투위)’는 6월 21일 서울 여의도 KBS본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의철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사진=조선DB
  그의 작심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 많은 국민이 KBS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공정입니다. 좌파가 한마디 하면 우파도 한마디 하는 공영방송을 원하고 있어요. 저널리즘의 원칙은 우리가 생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기사를 방송국 내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검증은 시청자가 하는 거죠. 시청자에 의해 공정함이 검증된다는 것이 자유민주적 언론관입니다.
 
  전체주의적 언론관은 다릅니다. 집권자의 의사를 가장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죠. 독일 나치의 히틀러나 구소련의 스탈린이나 북한 김일성의 일당 독재체제가 그 사례입니다. 이런 곳에서 언론은 집권당의 기관지일 뿐입니다. 더 이상 언론이 아닌 겁니다. 진정한 언론이 사라지면 국가는 전체주의로 가게 됩니다. 언론과 개인의 자유는 사라집니다. 권력에 ‘언론 권력’이 동조하며 전체주의 독재국가의 틀을 완성하는 거죠.”
 
  이영풍 기자에 따르면, KBS 민노총 노조는 최근 들어 위기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예전 같으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밀어붙였을 일을 어딘가 모르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발점은 ‘돈’이다. KBS의 방만 경영과 적자 문제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수신료 분리 징수 국민운동, ‘시청료’ 납부 거부 등의 움직임도 일어났다. 그 결과가 지난 5일 방통위에서 통과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KBS 수신료 징수를 전기 요금에서 분리하는 안이다. 어쩌면 KBS의 ‘방만 경영’과 ‘공공성 문제’에 대한 여론의 질타인지도 모른다.
 
  “지금 수신료를 못 내겠다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왜 그렇겠습니까? 편파 왜곡 방송을 하니까 시청률이 떨어지고 시청률이 떨어지니 광고 영업이 잘 안 될 것이고 경영 적자가 나고, 경영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래서 국민의 목소리를 KBS 직원들은 잘 들어야죠. 목소리를 듣지 않으니까, 국민이 그동안 참다 참다 이번에 KBS라는 조직에 회초리를 든 것이다, 저는 이렇게 판단합니다.”
 
 
  “KBS, 1분기에만 400억원 적자”
 
  ― 실제로 경영상태가 안 좋습니까.
 
  “경영 참사죠. 숫자를 가지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KBS는 400억원 적자가 났습니다. MBC와 SBS는 흑자가 났고요. 결론은, 현 경영진에게 경영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 수신료 문제가 터진 후 현 경영진이 들고나온 모토가 ‘KBS는 국민의 방송’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민노총의 의도죠. 이 사람들은 수신료를 받을 때는 ‘국민의 방송’이라고 합니다. 편향성 시비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답변이나 납득 가는 개선책을 내놓지 않으면서요. 공영방송의 골간을 흔든 민노총 KBS는 국민과 시청자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민노총 노조 이야기를 한 김에 그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돈’ 그리고 ‘방송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다.
 
  “KBS 내부의 기자, PD 등 방송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는 분들은 민노총 언론노조를 지금 당장 탈퇴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분들 월급에서 일정 비율의 돈이 민노총 조합으로 들어가거든요. 한국노총과 달리 민노총은 월급에서 바로 떼서 바로 중앙으로 올라갑니다. 올라갔다가 거기서 분배해서 내려오는데, 창원 간첩단 사건을 보면 민노총의 핵심이 간첩 활동을 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민노총 언론노조 조합원 조합비가, 비록 내 의사와 무관하더라도 간첩 활동에 쓰였다면 그런 조직에서 당장 탈퇴해야 맞는 거죠.”
 
  ― 방송 공정성과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추구한다는 조직에 몸을 담고 조합비를 내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공정하고 불편부당(不偏不黨)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가 있습니까? 어불성설(語不成說)이죠. KBS 안에 있는 민노총 세력들은 국민을 위한 방송을 하지 않았어요. 자기들이 편애하는 시민을 위한 방송을 했기 때문에 KBS의 신뢰도가 지금처럼 추락한 겁니다. 전 국민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KBS 구성원들은 각성해야 합니다.”
 
 
  “제 입 막는다고 진실 가려지지 않아”
 
  이영풍 기자의 해고 통지는 또 다른 ‘현상’을 불러왔다. 그가 ‘공영방송 장악’에 맞서며 장외투쟁에 나서자 도처에서 응원군이 나타난 것이다. ‘민노총 세력의 공영방송 영구장악법을 결사 저지’한다는 모토로 모인 전·현직 KBS와 MBC 기자·앵커·국장, KBS노동조합, MBC 제3노조, YTN 방송노조, 연합뉴스 공정노조,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등 30여 개의 시민단체가 순식간에 연대(連帶)했다. 일반 시민들의 지지 조화(造花) 행렬도 이어졌다.
 
  “사측이 뉴미디어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공중파밖에 없으니 독점권력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방송하려면 제작 장비도 장비지만, 송출을 위한 기지국도 세워야 하고, 개인이나 어지간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죠. 제가 민노총 방송체제의 문제점을 지금 뼈아프게 지적하니까 제 입을 빨리 막고 싶었을 겁니다. 공중파에서 쫓아내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봤겠죠.
 
  그런데 저는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서, 아주 싼값으로 국민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인류사의 혁명적인 발명품을 통해서요. 제 호소문도 카톡을 통해서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이 인터뷰도 제 호소문을 널리 퍼뜨리고 날라주신 분들 덕분에 할 수 있었고요. 복직(復職) 투쟁도 병행 중입니다. KBS 구성원들이 ‘여론은 거대 방송사만이 주도할 수 있다’라는 착각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제 입을 막는다고 진실이 가려지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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