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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21세기 한비자’, 공산당 서열 4위에 오르다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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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각각 3월 11일과 13일 폐막했다. 이번 전인대에서는 시진핑(習近平)의 국가주석 및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이 만장일치로 확정됐다.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에는 리창(李强), 서열 3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리잔수(栗戰書), 서열 4위인 정협 주석으로는 왕후닝(王滬寧)이 선출됐다. 정협은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구로, 국내외 여론과 소수(少數)당파 및 소수민족의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왕후닝은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 3대에 걸쳐 최고지도자의 통치이론을 만들고 전파해온 책사(策士)이다. 장쩌민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 그리고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 모두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집권 3기를 맞은 시진핑에게 절대권력이 집중되고, 장쩌민-후진타오 시절 상대적으로 자율성을 가졌던 국무원 총리와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역할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석의 책사’인 왕후닝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루킹스 연구소 산하 존 L. 손톤 중국 연구센터장은 왕후닝에 대해 “3명의 국가주석 모두에게 신임받은 극소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왕후닝은 법가의 창시자 한비자(韓非子·B.C 280~223년)와 비견되기도 한다. 서구의 중국 학자들은 그를 ‘중국 내 최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 ‘모든 것의 중심’ ‘중국의 키신저’ 등으로 부른다.
 
  왕후닝은 지방 간부나 관료 경험 없이 고속 승진을 거쳐 최고 지도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1955년 상하이에서 출생한 왕후닝은 29세의 나이로 상하이 푸단대 국제 정치학과 부교수에 임용됐다. 1988년 방문 교수로 미국에 6개월간 머물렀을 때, 미국 사회의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책을 펴내 주목을 받았다. 교수로 활동할 당시 주로 중국의 거버넌스와 미래 비전에 대한 논문을 집필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이런 그를 눈여겨보았다. 40세이던 1995년, 우방궈(吳邦國) 당시 상하이 당서기와 쩡칭훙(曾慶紅) 당시 중앙판공청 주임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중앙정책연구실 정치조 조장(팀장)을 거쳐 1998년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차관급)으로 승진,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을 측근에서 보좌했다. 시진핑이 총서기에 오른 2012년에는 정치국위원(부총리급)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는 서열 5위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라 최고지도부의 일원이 됐고, 작년 10월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유임됐다.
 

  왕후닝은 3월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주석으로 연임된 시진핑이 헌법선서(취임선서)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자 가슴까지 손을 올려 박수를 치면서 다른 지도부의 박수를 선도했다. 다음 날 열린 정협 폐막식에서는 “시진핑 신시대를 맞아 제14기 정협 위원들은 공산당의 지도 원칙을 철저히 연구하고 실행해야 하며, 당의 지도력을 변함없이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3기에서 왕후닝은 시진핑 사상을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을 뛰어넘는 ‘21세기 마르크스주의’로 격상하고, 시진핑을 중국의 정신적 지주로 만드는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만 통일을 위한 이론 만들기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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