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사람

하버드 딸 부잣집 엄마 심활경

“딸 셋 다 하버드에 보낸 비결이 궁금하세요?”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취학 전 영어 대신 한국어를 가르친 이유
⊙ 저마다 성장 다른 아이의 잠재력 깨워 巨人 만들기
⊙ TV, 게임, 스마트폰 사용 금지하기… 그래서 얻은 것은?
⊙ 아빠와 엄마는 언제나 ‘원팀’

沈活慶
1966년생. 감리교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 同 대학원 졸업(석사) / 현재 미국 LA 밸리 새생명교회를 섬기고 있다.
  세 딸을 명문 하버드대에 보낸 엄마 심활경(沈活慶·56)씨가 지난 7월 《나는 이렇게 세 딸을 하버드에 보냈다》(쌤앤파커스 간)는 제법 묵직한 책을 펴냈다.
 
  기자는 자녀 교육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책을 구해 읽었다. 심씨는 현재 미국 LA에서 살고 있다. 한데 저자와 인터뷰를 하고 싶어 출판사에 연락했더니 뜻밖에도 한국에 잠시 들렀다는 답이 돌아왔다. 부랴부랴 지난 9월 29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났다.
 
  남편 지성은(池聖恩·56) 목사의 늦깎이 유학을 계기로 미국에 도착했을 때 첫째 혜민(惠民·1991년생)이는 겨우 다섯 살, 둘째 혜은(惠恩·1995년생)이는 막 두 살, 셋째(惠星·2001년생)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고 한다. 첫째와 셋째는 열 살 차이.
 
  세 딸이 엊그제 하버드에 입학한 것 같은데,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 첫째 지혜민은 정치학과를 벌써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까지 모두 마쳤다. 올해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교수가 되어 지난 8월부터 국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둘째 지혜은 역시 사회학과를 이미 졸업하고 현재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한 상태다.
 
  셋째 지혜성은 인문학과 자연의 연관성을 공부하는 역사과학(History of Science)과에 입학했다가 적성을 찾아 생물학과로 전과(轉科)해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심활경씨는 동양인 이민자였기에 사회적으로 비주류였고 게다가 개척교회 목회자의 가정이었기에 경제적으로도 넉넉지 않았다. 아이들은 입시 컨설팅은커녕 사교육도 받지 않았으며, ‘흔한’ 공립학교에 다녔다.
 
 
  집에서는 한국어 사용
 
  심활경·지성은 부부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독서를 통해 한글을 깨치게 했다. 또 초등학생이 되면 한국어 학습교재로 문법과 글쓰기를 가르쳤다. 집에서는 우리말만 쓰는 것이 가족 규칙 중 하나.
 
  아이들끼리도 한국어를 쓰게 했다. 미국서 태어난 막내는 영어가 익숙했지만 유년 시절 모국어를 익혀두지 않으면 나중에 배우기가 어려울 것 같아 억지로라도 쓰게 했다고 한다. 심씨의 말이다.
 
  “미국은 교과서는 학교에 두고, 학습지는 집으로 보냅니다. 학습지 이름난에 첫째 ‘혜민’이의 이름이 없고 ‘로즈’라고 적혀 있었어요. ‘친구 학습지가 왔구나’라고 하니, 혜민이가 주저하며 ‘제가 영어 이름을 지었어요’라고 하더군요.
 
  부모 허락 없이 영어 이름을 지었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어요. 아마도 아이는 혼자만 이름이 튀니까 미국식으로 바꾸면 쉽게 미국 친구들과 동화(同化)되리라 생각한 것 같아요. 그때 작정했어요. 한국인이란 정체성부터 가르쳐야겠다고.”
 
  모국어 사용, 즉 이중언어 구사는 아이들에게 여러모로 유익했다고 한다. 다양한 지식을 두 배로 기억하고 그렇게 습득한 지식을 상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 그럼 ‘로즈’를 안 쓰게 됐나요.
 
  “당연히 안 쓰죠.”
 
  ― 영어 학원만 가도 학생들이 영어 이름 하나씩은 있던데.
 
  “학원에서 영어 이름 쓰는 거와 학적부에 영어 이름 올리는 것은 차원이 다르죠. 아무리 발음이 어려워도 미국인이 한국 이름을 부르게 해야지요.”
 
  ― 아이가 클 때 한국에 자주 왔나요.
 
  “아뇨. 유학 생활이었고 이후엔 목회가 바빠 거의 못 왔어요. 다섯 살 첫째가 중2가 되어서야 왔으니까요.”
 
  ― 모국어 사용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됐나요.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에게 물어봤어요. 이중언어를 구사했던 게 어떤 도움이 됐느냐고요. 이중언어 사용의 이점을 다섯 가지로 꼽더군요.”
 
  다섯 가지 장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문맥 속에서 단어의 뜻을 빠르게 유추할 수 있다. ▲언어를 습득하는 감이 좋다. ▲새로운 단어를 잘 기억한다. ▲글쓰기를 잘할 수 있다. ▲구사하는 언어 사이의 뉘앙스, 문법, 문장구조, 발음의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아이의 속도를 존중한다
 
둘째 지혜은(가운데)씨가 하버드 사회학과를 졸업할 때 모습이다. 왼쪽이 첫째 지혜민씨, 오른쪽이 셋째 지혜성씨.
  심활경씨는 “부모는 관찰자로서 서로 다른 아이의 발달 속도를 이해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며 “아이마다 다르게 한 명 한 명을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며 “아이 안에 잠들어 있는 ‘거인’을 깨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거인이란 아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말한다.
 
  ― 세 아이의 성격이 조금씩 달랐지요.
 
  “첫째는 활달하고 사람을 좋아했어요. 인종, 나이와 상관없이 사람을 만나 대화하길 즐겨했어요. 장난감보다 저랑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으니까요. 그 아이는 누구와 소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둘째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더 많았어요. 남다른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에 흥미를 느꼈어요. 그런 면에서 창의력이 뛰어나다고 느꼈어요. 책을 읽어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보다 아주 디테일한 면에 관심을 갖더군요. 남들이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부분 말이죠.
 
  셋째는 또 달랐어요. 누굴 만나 대화하거나 독특한 아이디어에 흥미를 갖기보다 주변의 환경, 예를 들어 나무라든지 동물, 자그마한 곤충을 관찰하는 걸 좋아했어요. 언니들이 동화책을 즐겨 봤다면 셋째는 동물도감, 식물도감에 빠졌어요.”
 
  그런데 책 읽는 속도나 이해는 다 달랐다고 한다. 첫째와 셋째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빠르게 이해하며 다양한 책을 많이 읽었지만 둘째는 같은 책을 반복해서 여러 번 읽는 것을 좋아했다. 빨리 읽어 전체 개념을 습득하는 것과 천천히 읽더라도 놓치는 것 없이 온전히 이해하는 것 모두 장단점이 분명하다.
 
 
  “처음엔 한국어로 된 책만 읽어줬어요”
 
  ― 책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책의 기본은 우리말로 된 책이었어요. 미국에서 태어난 막내도 처음엔 한국어로 된 책만 읽어줬어요. 하루에 2시간씩 꼭 읽어줬습니다.”
 
  ― 2시간요? 그럴 에너지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살림이 엉망이죠. 막내를 키울 때는 시간이 부족해 책 읽어줄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죠. 첫째, 둘째랑 함께 막내에게 책을 읽어줬어요. 아이들이 책을 스스로 읽게 만들려면 주변에 책을 많이 놔둬야 해요. 책이 놀이이자 장난감이고 책 읽는 게 놀이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죠. 책을 노는 것처럼 읽어야 많이 읽을 수 있잖아요.”
 
  ― 주변에 책을 놔둬도 안 읽으면 어떻게 하나요.
 
  “책을 안 보면 분명히 다른 놀거리가 있을 거예요. 책보다 더 재미있는 걸 없애는 거죠. 남편은 ‘아이를 심심하게 해야 책을 본다’고 하더군요. TV와 컴퓨터를 끄고 스마트폰도 제한하면 아이들이 너무너무 심심해하겠죠. 밖에 나가 신나게 놀다 집에 돌아오면 책이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는 것을 보게 돼요. 그때 ‘이건 뭐지?’ 하며 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런데 부모가 책을 봐야 해요. 자기는 TV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윽박지르면 안 되죠.”
 
 
  TV, 게임, 스마트폰 금지
 
  지성은·심활경 부부는 아이들에게 TV를 못 보게 했다. 주중에는 볼 수 없고 일주일에 딱 한 번 오직 토요일, 한글 공부가 끝난 뒤 2~3시간만 볼 수 있게 했다. 게임기도 금지했다. “우리 아이들은 게임기가 없었기에 다른 아이들이 게임할 때 곁에 바짝 붙어 구경하기 바빴다”고 심씨는 털어놓았다. 그래도 허락하지 않았다. 교회 신자 한 분이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비싼 게임기를 사준 일도 있었다.
 
  “가난한 목회자 가정의 사정을 헤아려 게임기가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큰맘 먹고 선물하셨다는 걸 알기에 고민이 많았어요. 결국 용기를 내 돌려드렸어요. 진심 어린 마음과 정성은 알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사주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 집에 TV가 있기는 했나요.
 
  “있었죠.”
 
  ― 컴퓨터 사용과 스마트폰은요.
 
  “‘노(No) 스마트폰’ ‘노 컴퓨터’ 원칙을 지켰어요. 컴퓨터도 정해진 시간 내에 학교 숙제나 학습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게 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그게 가능했냐고 물어요.”
 
  ― 친구 집에서 아이가 컴퓨터나 게임을 안 했을까요.
 
  “그건 모르겠는데 했을 수 있겠죠. 근데 친구를 만나 게임했다고 해도 그 게임의 정도가 얼마만큼이겠냐고요.”
 
  ― 깊이 빠질 수는 없겠네요.
 
  “너무 제한해서 혹시 친구가 생기지 않으면 어떡하지? 왕따가 되면 어떡하지? 하고 고민했어요. 그런데요,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애들끼리 만나요. 우리 가족과 비슷한 교육관을 지닌 자녀들끼리요. 아이들이 큰 다음에 제가 물어봤어요. ‘너희는 결혼 후에 자녀들에게 어떻게 할 거냐?’고요. 그랬더니 하나같이 ‘절대 안 쓰게 해야 한다’는 거예요.(웃음)
 
  아이들 말이 ‘가끔 엄마를 속일 때도 있었다’고 고백하더군요. 제가 왜 모르겠어요. 알아요. 근데 살짝살짝 속아준 거죠. 한편으론 흐뭇하죠. 자기들도 나름의 교육적인 관점을 갖고 있구나….”
 
 
  우리 집 ‘룰’과 협상하기
 
  ― 너무 통제한 것 아닌가요.
 
  “제한이나 통제 때문에 아이들이 피해를 보거나 아픔이 있었다면 재고할 텐데 그런 게 없었어요. 물론 아이들이 정말 착해서 엄마 말에 무조건 예스, 예스 했겠어요? 우리 부부의 기독교적인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경계선을 정해놓았어요.
 
  이렇게 경계를 만들어놓는 것과 경계를 만들어놓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키우는 것과 나중에 아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게 도움이 더 될까요?”
 
  이런 일도 있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밤샘 파티(Sleep Over)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밤샘 파티는 한 친구의 집에 친한 아이들끼리 모여 어울리며 밤새워 노는 파티다. 이 파티를 함께한 친구들과는 고교 때까지 우정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막 가겠다고 떼쓰고 울고 그랬죠. 그렇지만 단호하게 밤샘 파티는 안 된다고 했고 우리 집 룰이라고 분명히 했어요. 아이는 더는 씨도 안 먹힌다는 걸 알고 ‘협상’을 청하더군요. ‘친구 생일 파티니까 잠을 안 자고 12시까지 놀다가 오면 되잖아’라든지 ‘생일 파티만 얼른 끝내고 돌아와 동생 돌보면 안 돼?’라고요. 그렇게 하면서 윈윈 하는 협상법을 배우게 됩니다.
 
  제가 경험해보니 이런 훈련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에 나갔을 때 기득권을 무섭게 생각 안 해요. 거대하고 높게 보이는 기득권을 자꾸 건드려보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대화하고 협상하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아이와 힘겨루기 할 때 이것만은!
 
  심활경씨는 아이가 어릴 때는 철저하게 부모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주도권이란 상황을 이끌어가는 부모의 권리를 말한다. 심씨는 “자녀 교육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부모의 주도권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했다. 중요한 가치는 아이들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부모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아이가 자랄수록 서서히 작은 것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⑴ 부모가 주도권을 가진 것들=신앙생활, 부모에 대한 공경, 타인에 대한 예의, 사회에서 지켜야 할 규범, 도덕적인 약속, 생활규칙(컴퓨터 사용, 텔레비전 시청 등)
  ⑵ 아이가 주도권을 가진 것들=놀이, 친구, 취미, 학습
 
  심씨는 “친구는 부모가 원하는 친구가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지켜봐야 한다. 학습도 아이에게 주도권을 양보했다”고 한다. 가기 싫어하는데도 억지로 학원에 보내거나 사교육을 강행하면 배움에 대한 일말의 의지조차 사라질 수 있다.
 
  벌 사용법
 
미국 이민 초기의 지성은·심활경씨 가족. 엄마 무릎에 앉은 이가 셋째 혜성, 그 옆이 첫째 혜민과 둘째 혜은.
  ― 기득권에 저항하고 분노하는 게 아니라….
 
  “협상을 통해 이익을 주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죠. 권위를 존중하면서도….”
 
  ― 좋으시겠습니다. 아이가 짜증 낸다고 학교에 안 보내는 거는 좀 지나치지 않나요.
 
  둘째 혜은이는 늘 늦게 잠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는 올빼미형이었다. 그러니 아침이 즐거울 리 없었다. 등굣길 차 안에서도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이런 일이 빈번해지면서 둘째로 인해 식구들도 아침을 망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날은 과감하게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학교로 가다가 운전대를 돌려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한국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아파도 학교에 가서 죽으라고 하잖아요. 수업을 빼먹어 성적이 떨어지면 어쩔 거냐고 걱정합니다. 그렇지만 아이의 삶이 먼저인지 공부가 먼저인지를 생각하면 쉽게 답이 나와요. 둘째는 학교 생활을 너무 좋아하고 재밌어했어요. 그런 애한테 일종의 벌로 학교에 안 보낸 겁니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이 방법을 쓰면 역효과죠. 아이들은 옳거니, 하면서 아예 학교에 안 가려 들 테니까요.”
 
  혼을 내야 할 때, 아무리 바쁘더라도 단 한 번도 그냥 봐주고 넘어간 적이 없다. 바른 행동은 격려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은 즉시 바로잡았다. 그러나 공공장소나 여러 사람이 보고 있는 앞에서는 혼내지 않았다. 또 부주의해서 저지른 실수나 고의가 아닌 것은 반복 훈련으로 고쳐나가도록 했다.
 
  ― 가끔 매도 들었나요? 미국에는 체벌이 없다던데….
 
  “매도 들었어요. 그러나 왜 엄마가 매까지 들어야 하는지를 충분히 이야기해줬어요.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다른 점도 설명하고요. 미국에선 매를 잘못 들면 아이를 빼앗길 수 있어요.
 
  중학교에 진학하면 체벌이 불가능해요. 그때쯤이면 어느 정도 지적(知的)·영적(靈的) 능력이 영근 인격체가 되니까요. 대신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부터 엄마가 체벌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소나 돼지는 때려야 말을 듣지만, 너희는 인격체니까.’”
 
  사춘기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시기다. 이때 아이의 가치관과 부모의 가치관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
 
  “명심해야 합니다. 부모의 바른 삶이 자녀와의 갈등을 줄이는 열쇠가 돼요. 부모를 신뢰하게 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사춘기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아이 말을 무조건적으로 긍정하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일단은요, 그 상황에선 다 받아줘야 합니다. 아이의 호소에 잘잘못부터 지적하면 다음부턴 입을 닫고 부모를 속이게 됩니다. 자기감정을 받아주는 친구한테만 이야기하죠. 그러나 부모는 아이에게 감정적 판단보다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 지혜를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과 아이 사이에 문제가 생겨 대립하게 되면 일단 선생님을 믿고, 아이가 선생님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합니다.”
 
  ― 부부 싸움도 안 하시는 거죠.
 
  “요즘 좀 하네요. 쉰 넘어서….”
 
 
  부모는 원팀
 
심활경씨는 “우리 부부가 서로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했지만, 아빠와 엄마가 한 팀이라는 철칙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남편 지성은 목사는 LA 북부 밸리 지역 새생명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다. 늘 바빴지만 지 목사는 교회에서나 집에서나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 아이들에게는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엄마는 아이들에게 단호하게 다가갔지만, 아빠는 다정한 모습으로 ‘쉼’을 제공했어요. 항상 쉬었다 가라고 조언하며 천천히 가도 바른길로만 가면 된다고,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라고 이야기하는 역할을 했죠.”
 
  ― 집에서 아빠 역할이 어떤 면에서 중요한가요.
 
  “딸이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회에 나가서 생활할 때, 아빠와 관계가 좋고 사이가 좋은 아이들은 사회생활을 잘한다고 해요. 또 새로운 환경과 접할 때 겁을 안 낸다고 합니다.
 
  제 얘기가 아니라 교육학 이론이 그렇다는 겁니다. 제 아이를 볼 때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해요.”
 
  ― 엄마와 아빠의 역할이 다른데 종종 의견이 맞섰나요.
 
  “엄마가 규율을 정하고 단호하게 대하면 아빠는 아이들 얘기를 들어주고 풀어주는 역할을 했어요. 그러나 서로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대했지만, 아빠와 엄마가 한 팀이라는 철칙이 있었어요.”
 
  서로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말은 아이들에게 절대 하지 않았다. 항상 같은 의견, 같은 결정을 지켜나갔는데 의견이 다를 경우 사전에 조율한 후 아이 앞에선 일치된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부부는 같은 생각과 합의한 결정을 수행하는 권위자입니다. 그렇기에 아이 앞에서는 항상 모범을 보여야 해요. 혹시라도 부모의 부족한 점이 있다면 솔직하게 대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해요.”
 
  ― 부모의 권위가 흔들리는 가정이 많아요.
 
  “사춘기 때 아이들이 부모한테 반항하는 이유가 부모의 이율배반적인 행동 때문일 겁니다. 아이들이 말은 안 해도 속으론 분노를 가져요. 왜냐하면 자기도 나름대로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있으니까요.”
 
  ― 중요한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남편에게 고마워요.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나 한결같으니까요. 온화하고 따뜻한 아빠의 성품을 자연스레 배운 아이들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살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어요.”
 
  남편 지성은 목사는 아무리 자상한 아빠여도 엄마가 정한 규칙을 피하려는 아이를 감싸주지는 않았다. 엄마의 권위에 대항하는 그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맏이 권위 인정하기
 
  ― 잔소리도 안 하셨다고요.
 
  “뭐, 좀 했겠죠. 같은 잔소리도 잔소리로 들리지 않게, 똑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하잖아요.”
 
  ― 지혜로우시네요.
 
  “하나님이 주신 지혜죠. 세 아이를 똑같이 대하려고 실천했어요.
 
  친정에서 저는 둘째로 자라서 부모님이 오빠에게 가졌던 기대와 관심을 봐왔기에 치우치지 않으려 애를 썼어요. 그래도 우리 둘째는요, 언니에게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둘째가 갖는 병(‘둘째 병’)이라고 했죠.”
 

  ― 아이들이 있을 때 어떻게 혼을 내나요? 따로 불러 혼을 내나요.
 
  “언니 권위를 살려줘야죠. 애들끼리 무슨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언니 입장부터 들어줬어요.”
 
  ― 동생하고 싸우면 언니 입장 들어준다?
 
  “무조건은 아니고 웬만하면 언니 입장에서…. 첫째랑 둘째가 네 살이나 차이가 나고, 둘째와 셋째는 여섯 살 차이입니다. 당연히 언니가 동생보다 사려 깊다는 전제를 깔고 대해요. 그래서 첫째가 확실하게 잘못하지 않은 이상 일단은 맏이 편을 들어줍니다. 그리고 둘째가 없을 때 맏이를 야단치죠.”
 
  ― 둘째랑 셋째가 싸우면? 누구 입장에서 바라보나요.
 
  “둘째가 언니잖아요.”
 
  ― 그런데 막내는 귀엽잖아요.
 
  “그렇죠. 막내는 너무 예쁘죠.”
 
  ― 그러니까 아무래도 막내 편을 들 것 같은데.
 
  “아니죠. 우리 집에선….”
 
 
  과자 나눠 먹기의 비밀
 
  아이들의 간식거리를 살 때도 원칙이 있었다. 세 아이 몫의 과자는 두 개만 샀다. 세 명이 두 봉지 과자를 나눠 먹어야 할 때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나는 제일 큰언니니까 제일 많이 먹어야 해.”
 
  “무슨, 한창 클 시기인 내가 더 먹어야지.”
 
  나름대로 치열하고 무척 시끄러웠다. 어떤 때는 결국 누구 하나가 울어야 끝이 나기도 했다.
 
  ― 너무한 것 아닙니까. 과자 한 봉지 더 사시지….
 
  “이것도 하나의 교육이었습니다. 정해진 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내 처지를 이해시키기 위한 논리도 생각해낼 수 있어요.”
 
  ― 너무 의도성을 가지고 아이를 대했던 것은 아닌가요.
 
  “교육이라는 게 다 의도성이 들어가잖아요. 좋은 의도를 가지고 대하면 아이들은 그 의도를 이해하고 깨닫게 됩니다.”
 
  심씨는 “욕구를 힘들이지 않고 채우면 그걸로 만족하게 된다. 반대로 노력해서 욕구를 해소하면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보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한다.
 
  ― 저도 사범대학엘 다녔는데 헛배운 건가요.
 
  “아니, 아니에요. 그렇게 말하면 안 돼요. 하하하.”⊙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1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lonecowboy    (2022-11-12) 찬성 : 0   반대 : 0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각자 장점들을 발견해서 성취도를 극대화시키고 내가 누구이고 어떤 비젼을 가진 사람인지 잘 어필하는게 최고 명문대로 가는 지름길.. 이십여년째 미국 남가주에 사는 이민자로 두 아이들을 모두 스탠포드에 진학시켰는데 그다지 책으로 남길만한 내용은 없지만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아내의 세심한 입시계획과 공로를 생각할때마다 대견함을 넘어 감탄..

202302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