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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활동 20년 맞은 한국납세자연맹의 김선택 회장

“이 정부는 세금으로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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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출범, 20년 동안 정부의 稅政 감시해온 한국납세자연맹
⊙ “부동산 3법 국회 통과, 신뢰 훼손하고 민주주의 파괴”
⊙ “공무원 총보수 공개하지 않는 나라”
⊙ 특수활동비 내역, 김정숙 여사 옷값 지출한 예산 항목, 청와대 회의 도시락비 공개 요청하자 청와대는 ‘비공개 결정’

金善澤
1960년생. 창원대 경영학과 졸업 / 前 ㈜한양·삼일회계법인 근무, 세계납세자연맹 이사회 멤버(공동부회장) / 現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세계납세자연맹 이사 / 저서 《조세법 실무》 《판례 법인세법》
사진=조준우
  대부분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겐 평생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시스템을 작은 부분이라도 바꾼다는 것 말이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그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증명하는 인물이다. 높은 관직에 오르거나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고도 세상을 바꿔왔다. 20년간 ‘세금’이라는 영역에 천착해 크고 작은 변화를 일궜다. 지난 8월 7일 서울 당주동에 있는 한국납세자연맹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20년 동안 정부 감시
 
  한국납세자연맹(이하 연맹)은 한국 유일의 세금 전문 시민단체다. 2001년 출범했다. 20년 동안 정부가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감시하고, 잘못된 세정(稅政)과 관행을 바꾸는 활동을 해왔다. 감사원의 시민단체 버전인 셈이다. 그의 말이다.
 
  “20년 동안 정부 지원은 1원도 안 받았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단체인데 지원금을 받아 정부와 엮일 수는 없죠. 우리 같은 모델을 다른 시민단체에서 따라 하긴 힘듭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의 연말정산 환급을 돕고, 회원들에게 세금 계산, 절세 정보를 제공해왔습니다. 시장에서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서비스를 우리가 제공하면서 자발적인 후원을 받는 식으로 정부 돈 한 푼 받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겁니다.”
 
  일반 국민이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세금 관련 문제에 함께 대처해왔다. 과오납된 세금이나 소득세 환급 같은 문제였다. 예를 들면 ‘상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 환자’의 경우 장애인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조항이 있는지도 몰랐다. 당연한 납세자의 권리인데도 대부분 몰라서 누리지 못했다. 그의 설명이다.
 
  “2003년이었어요. 현대중공업 다니는 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자녀가 백혈병을 앓고 있는 분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암에 걸려도 건강보험 지원을 별로 못 받았습니다. 치료비가 한 해에 1700만원쯤 들었어요. 세금 공제를 받으려고 했는데, 세무공무원이 안 된다고 한 겁니다. 제가 이의제기를 해서 최초로 환급을 받았어요. 400만원 돌려받았습니다. 정말 보람을 느꼈어요. 그 이후 장애인공제가 많이 알려졌지요.”
 
 
  5만명 연말정산 환급 도와
 
7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에 항의하는 시민 500여 명이 집회도중 신발을 벗어던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치매 환자의 가족도 장애인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세법이 추상적으로 되어 있어, 모호하긴 합니다. 실제로는 어떤 의사는 장애인증명서를 떼주고 어떤 의사는 안 떼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우리에게 연락이 오면 의사에게 대신 요청을 합니다. ‘입법취지가 중증 환자들을 돕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수천 건의 환급 사례를 알려드리지요.”
 
  ― 그런 식으로 도움받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내시는군요.
 
  “우리가 지금까지 연말정산 환급을 도와드린 분들이 5만명입니다. 이 중 80% 정도가 후원금을 내주셨어요. 지금은 정기후원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런 식의 시민단체 운영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특이한 경우입니다.”
 
  김 회장이 원래부터 세무전문가였던 건 아니다. 대학을 다니며 세무사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다. 1988년 건설회사인 ㈜한양에 입사했다. 10년간 세금 업무를 맡았다. 1994년 그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회사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추징금이 부과됐다. 자그만치 480억원이었다.
 
  국세청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그는 법무법인 김앤장에 소속된 한국 최고 수준의 세법 변호사들과 함께 세법과 판례를 1년 넘게 들이팠다. 변호사 수임료로 따지자면 수억원 가치의 과외를 받은 셈이다. 결과는 승소. 추징금 전액을 취소시켰다.
 
  이후 그는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변호사도 세무사도 아닌데 《판례 법인세법》 등 세법과 판례 관련 책을 몇 권이나 썼다. 그리고 2001년, 세금 전문 시민단체를 조직했다.
 
  “삼일회계법인에 있을 때 처음으로 ‘연말정산 계산기’라는 걸 생각해냈습니다. 이걸 나중에 납세자연맹에서 활용한 겁니다. 한참 뒤에 국세청이 똑같은 방식을 도입했어요.”
 
  과오납된 세금을 납부 뒤에 돌려받는 ‘경정청구’를 일반 근로자들이 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덕분이다.
 
  “원래는 근로자에겐 과오납된 세금을 경정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없었습니다. 사업자에게만 있었죠. 우리 연맹이 문제제기를 해서 2003년에 최초로 관련 조항이 만들어졌습니다. 당시엔 2년이었다가 나중에 3년, 5년 늘어났죠.”
 
  ― 경정청구를 할 수 없었다니, 세정이 상당히 권위적이었네요.
 
  “전직 세무공무원을 만났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납세자연맹이 생기기 전엔 세무서에 찾아와서 세금 환급을 요구하는 걸 상상도 못 했답니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괘씸죄에 걸릴 정도였다는 겁니다. 환급 청구 자체도 거의 없었대요. ‘납세자 권리’라는 단어도 없었으니까요.”
 
 
  누더기 된 세법
 
  김 회장은 “20년 활동하면서 요즘같은 적이 없었다.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러고 보면 이 정권 들어 세법 하나만 봐도 ‘한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가 됐다.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손을 대 부동산 세법은 누더기가 된 지 오래다. 부동산 양도소득세 업무를 아예 포기한 세무사라는 뜻의 ‘양포세’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주택임대사업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하는 것도 단군 이래 최초다.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같은 든든한 조직이 뒷받침해주는 풍요로운 시위도 아니다. 적폐로 몰리는 걸 견디다 못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이 손피켓 하나 들고 그야말로 길가에 나앉아 원통함에 울부짖었다.
 
  김 회장은 한국의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엔 역사적 맥락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민간 임대사업자 양성을 유도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양성 유도 정책이 있었어요. 정부가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민간을 활용한 겁니다. 그래서 세제 혜택을 준 거예요. 그런 역사적 배경을 싹 무시하고 갑자기 세제를 바꾼 겁니다.”
 
  ― 기본적으로 이 정부는 주택임대사업자들을 투기 세력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임대사업자들이 40만명이 넘습니다. 그들 중엔 서민도 많습니다. 국민연금 받아 봤자 40만원밖에 안 되니까 노후대비하려고 평생 알뜰하게 살면서 돈 모은 거죠. 노후에 월세로 생활하려고 지방 원룸이라든지 다가구를 구입한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갑자기 불이익을 준 겁니다. 미국 같으면 총 들고 한번 정부와 싸워야 할 상황이죠.”
 
 
  이 정부는 막가파 조폭?
 
2020년 8월 4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윤관석 정책위부의장,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부동산 관련 법안들이 상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DB
  지난 8월 4일 ‘부동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제적으로는 ▲다주택자 종부세율을 최대 6%로 올리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양도세 최고세율을 현행 62%에서 72%로 상향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법인의 주택 양도차익에 대한 기본 법인세율 20%까지 추가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으니 실질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작품이다.
 
  김 회장은 부동산 3법 사태의 문제점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 신뢰 훼손이다.
 
  “법치국가에서 제일 중요한 게 예측 가능성, 법적 안정성입니다. 사업을 한다고 합시다. 어느 날 갑자기 ‘내일부터 시행’이라면서 법이 불리하게 바뀌면 누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정부를 믿고 사업할 수 있겠습니까. 다주택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 감면 혜택을 주면서 임대사업 등록을 장려했지요. 그렇게 ‘가두리 양식장’에 모아서 가둬놓고 4년 지나서 나갈 구멍도 안 주고 단칼에 치는 식입니다.”
 
  ― 그러고 보니 정권이 바뀐 것도 아니고 같은 정권이 한때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더니, 얼마 후엔 폐지하겠다는 거네요.
 
  “먼저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죠. ‘잘못했습니다 우리가 실수를 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정책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 불이익은 안 주겠습니다. 임대기간 끝나도 몇 년간 유예기간을 주면서 중과하지 않고 부동산을 정리할 기회를 주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해야 정상적인 국가죠. 국가를 믿고 사업하던 사람한테 갑자기 불이익을 주면서 법을 개정하는 건데, 공산주의 국가도 아니고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얘기죠. 그러니 ‘막가파 조폭’이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둘째, 민주주의 절차 무시다.
 
  “부동산 3법이 25일 만에 통과됐어요. 같은 내용의 기획재정부 세제개편안이 8월 12일까지 입법예고 의견을 받는데 똑같은 법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해서 토의도 없이 의석수로 밀어붙여 25일 만에 통과시킨 겁니다. 연맹에서 그 내용의 성명서를 우리 회원들한테 이메일로 보냈어요. 회원들은 일반 국민들입니다. 이들 사이에도 찬반 양론이 첨예해요. 무주택자들은 잘했다, 유주택자들은 잘못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민주국가라면 토론을 거쳐야죠. 혁명하는 것도 아니고 토론도 없이 25일 만에 법을 만듭니까.”
 
  ― 반대 의견은 신경 쓰지 않는 듯합니다.
 
  “자기들이 정한 게 정의라는 거예요. 반대하는 자들은 적으로 규정하죠. 법치주의에서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났어요. 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민주주의 절차 측면에서 봤을 때 중세 왕정국가 수준이에요. 이게 독재가 아니면 어떤 게 독재입니까?”
 
 
  세금으로 정치
 
  셋째, 이 정부는 세금으로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
 
  “현 정부 조세정책에서 가장 큰 문제가 최고 세율을 거듭해서 올린다는 겁니다. 부자증세니 하면서요. 부자와 가난한 사람, 기업과 근로자, 집 가진 사람과 집 없는 사람, 이런 식으로 갈등과 분열을 유도하는 정책을 정치적으로 쓰고 있어요. 이건 정말 나쁜 겁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게 정치지 분열을 조장하는 게 정치입니까. 자신들이 계속 정권을 잡기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전략을 쓸 거라고 상상이나 했습니까.”
 
  ― 정부와 여당은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면서 정책을 합리화하고 있어요.
 
  “다주택자라도 실제 현장에 가보면 별별 사연이 다 있습니다. 3형제가 아버지한테 시골 집 한 채를 상속받았어요. 형제가 공동으로 상속받았는데 각자 1주택씩 더해진 걸로 계산돼요. 별별 억울한 사연이 다 있어요. 청와대에선 그런 게 안 보이겠죠. 무조건 다주택자는 적폐인 거죠.”
 
 
  부동산 세금 전 세계 최고 수준
 
2013년 8월 13일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과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대우재단빌딩에서 근로자증세 세제개편안 백지화 요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조선DB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세제 강화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20년 동안 세금을 들여다본 김 회장의 설명은 다르다.
 
  “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세금은 굉장히 높습니다. 팩트예요. 정부는 이걸 거꾸로 얘기하죠. 보유세만 보면 OECD 중간 수준입니다. 취득세, 양도소득세는 1등이에요. 다 합친 부동산 세금은 전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우리가 분석해보니 이게 집값을 올리는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 미국이 우리보다 재산세를 많이 내지 않나요.
 
  “일부 언론이 우리가 미국, 영국보다 세금이 적다고 보도했어요. 굉장히 나쁜 보도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재산세를 내면 소득공제를 100% 해줍니다. 최고 세율에 걸리는 고소득자 같은 경우 만약 재산세 1000만원을 냈다고 합시다. 소득공제로 370만원이 절세됩니다. 결국 실질적인 재산세는 630만원이에요. 최고 세율에 걸리면 절반을 돌려받아요.”
 
  ― 이 정권이 주장하는 대로 부동산 세금을 올리면 집값이 떨어집니까.
 
  “헨리 조지의 ‘토지공개념’ 사상에 물든 일부 지식인들이 ‘보유세가 낮아서 부동산값이 오른다’고 주장하지요. 사실 모든 세금은 전가(轉嫁)될 수 있습니다. 취득세는 거의 100% 전가됩니다. 취득세는 이번에 최고 12배 오릅니다. 임대사업자의 보유세는 임차인들한테 당연히 전가됩니다.”
 
  ― 양도소득세는 어떻습니까.
 
  “양도소득세가 높으면 양도를 못 하잖아요. 양도세 최고 세율이 72%입니다. 이걸 내고 양도할 다주택자가 얼마나 있겠습니까. 정권 바뀌면 바뀌겠지 하면서 안 팔겠죠. 시장에 공급이 줄어드는 겁니다. 오히려 집값이 올라가죠.”
 
  ― 그런데 왜 정부는 부동산 세금을 자꾸 건드릴까요.
 
  “이걸 알아야 돼요. 세금은 정부 신뢰와 이어져 있습니다. 전체 세수에서 담뱃세 비중이 높은 국가는 대부분 정부 신뢰가 낮은 국가입니다.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가 그렇죠. 우리나라도 담뱃세 비중이 높아요. 정부 신뢰가 낮잖아요. 내가 낸 세금이 내게 안 돌아온다고 국민들이 보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을 안 내려고 하죠. 이런 상황에선 소득세를 못 올립니다. 올리면 선거에서 패배하죠. 그러면 어디에서 세금을 걷을 수 있느냐, 부동산이에요.”
 
  ― 그래서 집값이 오를 것을 알면서도 부동산 세금을 올리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정부가 실수하고 있는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조세저항이 가장 심한 세목이 바로 보유세입니다. 만국 공통이에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종합부동산세 때문에 엄청난 표를 잃었거든요. 사실 금액으로 보면 크지 않아요. 그런데 조세저항이 심해요.”
 
 
  보유세엔 만국 공통으로 조세저항
 
  ― 왜 그럴까요.
 
  “공시지가 3억원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고 합시다. 보유세는 1년에 한 60만원가량 나올 겁니다. 그런데 서민들이 월급 받아서 지출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잖아요. 이런 상태에선 재산세가 10만원만 올라도 부담이 됩니다. 노인이나 사별한 사람, 이혼한 사람, 실업자, 코로나19 위기로 장사 안 되는 자영업자… 이런 분들은 빚을 내서 버티고 있어요. 그런데 보유세가 10만원이 오른다? 열받는 거죠. 그런데 지금처럼 100만원, 200만원씩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 최근에 야당 지지율이 오른 것도 부동산 세금과 연관 있을까요.
 
  “노무현 정부의 종부세 파동 때랑 같아요. 유주택자들의 영향력이 큽니다. 가장이고, 중산층 이상의 여론에 영향이 큰 계층이잖아요.”
 
  ― 무주택자나 일부 지방 거주자들은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을까요.
 
  “그건 실질적으로 투표에 미치는 영향과는 좀 다릅니다. 그분들은 ‘정부가 부동산정책 잘하네’ 하는 정도지, 그것 때문에 야당 찍을 걸 여당 찍진 않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금전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세금 문제 하나 때문에 여당 지지자가 투표장에서 야당으로 돌아서거든요.”
 
  김 회장은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투명성이 낮은 점이 우리나라 정부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우리나라 정책 결정 과정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과정과 토의를 거쳤고 공무원들이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결정했는지가 비밀이라는 점입니다. 청와대에서 이번 세제개편안 의원입법을 기획한 거 같다고 문제제기를 해도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니까요.”
 
  ―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청와대 참모들이 결정한 거라면, 누가 결정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회의에서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대통령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건지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바로 국민이 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그 사람들에게 봉급을 주잖아요.”
 
  ― 우리 사회가 아직도 투명성이 낮군요.
 
  “공무원 보수도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공개하는 건 기본급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수당이 30~40%가 붙습니다. 거기에 연금도 평생 줘야 되고, 해외 연수와 해외 출장도 보내줘야 됩니다. 우리 국민들이 모르는 별별 혜택, 수백 가지 특권이 있습니다. 공무원 한 사람을 채용할 때, 국민이 평생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요. 공개를 안 하니까요.”
 
  ― 정보공개 청구를 해보셨나요.
 
  “당연히 수차례 청구했죠. 그런 자료는 안 나옵니다.”
 
 
  영수증 없는 예산, 특수활동비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3월 스웨덴 국세청의 성공전략을 담은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를 냈다.
  그는 2010년 세계납세자연맹에서 이사회 멤버로 선출됐다. 공동 부회장 격인 자리다.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이었다. 그는 세계납세자연맹에서 활동하며 선진국이 어떻게 세금을 걷고 집행하는지 접했다. 건설회사 근무 시절 세법 전문 변호사들과 집중적으로 판례 연구를 한 것처럼, 이번엔 선진적인 세정 사례를 생생하게 접한 셈이다. 그는 스웨덴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스웨덴은 매년 통계청에서 공무원 임금은 물론 사기업 임금까지 발표합니다. 공무원이 받는 총 보수가 민간보다 조금 낮습니다.”
 
  그는 ‘특수활동비’ 얘기를 꺼냈다.
 
  “우리가 수차례 영수증 없는 예산, 특수활동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대통령이 특수활동비로 정확히 얼마를 쓰는지 정확한 데이터도 없습니다. 심지어 국세청도 특수활동비로 수십억원을 씁니다.”
 
  ― 국세청에 왜 특수활동비가 필요하죠.
 
  “공무원들 해외 출장 보내서 해외 탈세정보 수집하는 데 쓴다는 이유입니다.”
 
  ― 출장 여비 처리하면 되지 않나요. 선진국 중에 특활비 있는 나라가 또 있나요.
 
  “선진국에서는 국민 세금을 영수증 없이 쓰면 바로 잘립니다. 바로 탄핵이에요. 몇십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해서 걸리면 사퇴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국민 세금을 대통령이, 장관이 증빙 없이 쓸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거예요.”
 
  ― 문제가 크네요.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역사가 짧잖아요. ‘국민이 주인’이라는 개념이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받은 거예요. 서양에서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의미가 정치인을 비롯해 어떤 사람도 특권을 누리지 않는 세상이란 거예요. 이때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개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게 아니라 원천적으로 시스템적으로 특권을 못 누리도록 설계하는 겁니다.”
 
  ― 이 정권이 지난 박근혜 정권의 특수활동비를 문제 삼았잖아요. 그런데 이들도 정권을 잡자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가요.
 
  “청와대의 모든 게 비밀이에요. 정보공개 청구해도 주지 않습니다. 세 가지를 공개 청구했는데 비공개 결정을 받았어요.”
 
  ― 어떤 걸 공개 청구하셨나요.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특수활동비 집행내역, 김정숙 여사의 옷값이 어떤 예산으로 지출되는지입니다. 그리고 2018년 청와대에서 장·차관 워크숍을 했는데, 이때 1인당 9만원짜리 도시락을 먹은 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어요. 그 도시락을 어디에서 얼마에 구입했는지 정보공개 요청을 했습니다. 비공개라고 해서 공개하라고 행정소송 중입니다. 1년6개월째 행정법원에 계류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세 내리고 소득세 올려야
 
  그는 박근혜 정권 시절엔 연말정산 파동, 담뱃세 인상을 두고 정부를 맹비판했다.
 
  “2015년에 연말정산 파동이 있었어요. 소득공제 방식을 바꾸면서 결과적으로 소득세가 올랐습니다. 연맹에서 주도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어요. 담뱃세 인상도 우리가 유일하게 지적했지요. 그래서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반사적인 이득을 봤죠. 당시 국회에서 열린 연말정산 파동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했어요. 앉아 있는데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저한테만 찾아와서 악수를 청하더라고요. 고맙다면서.”
 
  ― 어떻게 세제를 바꿔야 할까요.
 
  “정상적으로 하려면 부동산 세금은 줄이고 소득세를 올려야 해요. 우리나라가 OECD 국가와 비교해보면 소득세 비중이 굉장히 낮습니다. 그런데 가장 공정한 세금이 소득세예요. 소득 파악만 잘 되고 공정한 세제만 갖추고 있으면 소득세를 올리는 게 제일 좋습니다.”
 
  ― 그러러면 자영업자들의 재원도 정확히 파악해야 되겠네요.
 
  “이번 세제개편안에 자영업자 세금을 감면해준다는 항목이 있어요. 간이과세로 하면 부가가치세를 좀 적게 내는 간이과세제도라는 게 있는데, 상한선을 8000만원으로 올려줬어요. 민주당 국회의원이 제가 사는 동네에 이걸 두고 플래카드를 붙였더라고요. ‘세금 깎아드렸습니다’ 그런데 또 복지는 늘리겠대요. 이게 완전히 그리스·이탈리아 모델이에요. 나라 망하는 길이에요.”
 
 
  급격히 증가 중인 국가 부채
 
  ― 세금 감면과 복지 확대는 양립할 수 없는데요.
 
  “국민들에게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거예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빚을 졌으면 누군가는 갚아야 돼요. 물론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일시적 재정적자는 있을 수 있죠. 다만, 가치관이 틀렸다는 겁니다. 국민 세금을 공돈으로 여기잖아요. 그러면서 부자들한테 세금 걷어서 복지 하고 세금 깎아줄까요? 딱 그리스・이탈리아 모델이에요.”
 
  ― 그러다 망한 나라들 아닙니까.
 
  “망할 수밖에 없죠. 세상에 공짜가 어딨습니까. 국가에서 정부가 돈을 쓰면 누군가 세금을 내줘야 유지되지요. 세금이 안 걷히는데 부채만 계속 올라가면 부도입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특히 문제가 더 심각한 게 경제는 저성장 마이너스로 가는데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아요. 우리가 계산해보니까 문재인 정부 들어 어린아이 1인당 국가 부채가 엄청난 속도로 상승 중입니다.”
 
  세금 얘기나 들으러 갔다가 너무 큰 걱정을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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