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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군 출신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

“9·19 남북군사합의는 신체포기각서”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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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정부 잘못된 국방정책 바로잡을 全權 주면… 장관 하겠다”
⊙ 박지만 동기 특혜? “손해도 이득도 없었다”
⊙ 大將 진급 못해 아쉬워… 합참의장은 꼭 해보고 싶었다
⊙ 실력 없는 군 수뇌부, 청와대 눈치만 봐
⊙ 군 미필자는 국가 지도자가 되어선 안 돼
⊙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脫보수 행보에, “보수는 그릇. 내용물은 달라져도 그릇은 못 바꿔”

申源湜
1958년생. 육군사관학교 37기 / 육사 생도대장, 3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합참) 작전본부장, 합참 차장,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운영위원, 고려대 연구교수 / 21대 국회의원(비례대표·미래통합당)
사진=조준우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직설적인 화법으로 알기 쉽게 비판해온 신원식 장군(예비역 육군 중장·전 합참 차장). 그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새누리당 22번)에 도전했다가 득표수 부족으로 재수(再修)를 했다. 신원식 의원은 오히려 “지난 4년 동안 방송과 신문, 강연장과 아스팔트 집회를 오가며 부족한 것을 채우며 더 잘 숙성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언행(言行)으로 볼 때,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가장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신 의원은 육사 생도 시절에 군복을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었다고 한다. 4년 내내 ‘여기(육사)에 들어온 게 맞나…’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군인이란 직업을 선망해온 것은 아니었다. 그의 39년 군 생활은 우연으로 시작한다. 그는 “하다 보니 군인이 됐고, 열심히 하니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 육사에 진학한 계기가 있나요. 근처에 해사(진해)도 있는데.
 
  “군인이 된다는 생각은 전혀 못 했습니다. 1970년대는 경제 발전에 집중하던 시기였습니다. 시대적 분위기가 그러니 ‘나도 상대(商大)에 가서 상사맨이 돼 나중에는 내 사업을 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법대에 가서 고시공부하는 것은 따분할 것 같았고. 고등학교 때 한 친구가 육사에 가겠다고 했는데, 그 친구를 따라 입학시험을 쳤습니다. 친구는 떨어지고 저만 붙었습니다. 인생이라는 게 우연한 기회에 바뀌는 모양입니다.”
 
  — 군번이 어떻게 되나요. 육사 출신은 군번이 성적순이라는데요.
 
  “22875. 졸업생 294명 중 딱 100등, 3분의 1 턱걸이했습니다. 육사는 취업이 100% 보장되니 학과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약합니다. 나중에 육사 교수가 되겠다는 생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야전에서 군 생활을 하니 체력을 연마하거나 잡서(雜書)를 읽습니다. 학교 수업은 따라가는 정도만 했습니다.”
 
  — 자신을 소개할 때 합참 차장보다는 합참 작전본부장이란 직함을 더 선호합니다.
 
  “좋아하는 건 아니고, 쓰다 보니…. 2016년 1월 말에 전역해 그 직후부터 토론이나 시사 프로에 출연했습니다. 차장이 작전본부장보다 선임직이지만 국방안보 현안을 이야기할 때는 ‘작전을 총괄한다’는 의미의 작전본부장이 더 크레더빌리티(credibility·신뢰성)가 있으니 쓰기 시작했습니다. 작전본부장은 제가 거친 십수 개의 보직 중 하나일 뿐, 호오(好惡)의 감정으로 사용하는 게 아닙니다.”
 
  — 3사단장, 수도방위사령관, 합참 작전본부장. 대장(大將) 진급을 위한 필수 코스는 다 거쳤습니다. 중장으로 군 생활을 끝낸 아쉬움은 없나요.
 
  “사람이 뭐…. 2015년 5월에 합참 차장을 시작해 4개월 뒤 (대장) 진급 심사에 들어갔는데, 안 됐습니다. 진급 안 되면 다 섭섭합니다. 특히 대장 진급은 총장이나 장관의 영역이 아닌 대통령의 영역이니까요. 발표가 났을 때 개인적으론 섭섭했지만, 불만은 전혀 없었습니다. 당연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 육사 37기는 ‘박지만 기수’입니다.
 
  “박지만 EG 회장과 저는 전공과 중대가 달라서 생도 시절에는 전혀 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역사를, 그 친구는 사회과학을 전공했습니다. 일반 학교는 기숙사라고 하는데 우리(육사)는 중대(中隊)라고 합니다. 중대 생활이 워낙 타이트해 다른 중대원들과 만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니 오가며 얼굴만 아는 정도였습니다.”
 
  육사 생도는 중대 단위로 생활한다. 1개 중대는 1~4학년 생도 약 160명으로 구성되고 총 8개의 중대가 있다.
 
 
  신원식-이재수-박지만
 
故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진=조선DB
  육사 37기에는 중앙고 출신이 두 명 있었다. 박 회장과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다. 신 의원은 이재수 장군과 전공과 중대가 같아 친했다. 2005년 박지만 회장이 결혼할 때 처갓집이 당시 신원식 대령(53사단 해운대연대장)의 관할 지역에 있었다. 이재수 대령이 ‘함재비는 육사 동기였으면 좋겠다’는 박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는 신원식 대령을 섭외했다. 함(函)이 들어갈 때 함잡이(마부)를 이재수 전 사령관이, 함진아비(말)를 신원식 의원이 맡았다. 신 의원은 함을 진 것 때문에 박지만 회장과 굉장히 친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전역 후에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
 
  — 박지만 회장과 친해 견제를 받았다는 설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설입니다.”
 
  — 육사 한 기수에 중장이 5명가량 배출되는데, 37기는 8명입니다. 박지만 동기라서 받은 특혜 아닌가요.
 
  “아닙니다. 그것도 과장된 보도입니다. 대개 (한 기수에) 7명 (정도). 37기 외 8명 나온 기수도 있습니다. 우리 37기도 한 명 정도 많은 것이지, 결코 많은 게 아닙니다.”
 
  — 박지만의 동기인데 특혜를 받진 않았나요.
 
  “특혜를 볼 게 뭐가 있나요. 박정희 대통령이 1979년에 돌아가셨는데, 우리가 1981년에 (소위로) 임관했습니다. 그때 프리미엄이 있었나, 전혀 없었습니다. 5공 때부터 박정희 대통령을 상당히 경원(敬遠)시하는 분위기 아니었습니까. (동기라고 해서) 이득을 봤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 박근혜 정부에서도 특혜는 없었나요.
 
  “이득을 본 것도, 손해를 본 것도 없습니다. 박 회장과 박 대통령은 혹시라도 구설에 오를까 (서로) 노심초사하지 않았습니까. 박 회장 자체가 (누나가) 대통령이 되고선 만나지를 못했는데 뭐가 있겠습니까.”
 
  — 39년의 군 생활 중 기억에 남는 보직은요.
 
  “철원에서 15사단 수색대대장을 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연중 90%는 방탄조끼를 입고 DMZ 지뢰밭에서 병사들과 동반 수색작전을 하며 살았습니다. 서너 시간 수색 정찰하고 땀을 쫙 흘린 후 부대로 돌아올 때면 저녁에 (석양이) 뉘엿뉘엿하고, 연병장에선 간부들과 병사들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옷을 갈아입고 함께 뛰고는 샤워하고 집에 오면 저녁 8시 정도 되는데,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입니다.”
 
2014년 10월 합참 작전본부장 시절 국정감사에 출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 가장 힘들었던 계급이나 보직이 있나요.
 
  “책임이 가장 큰 위치이니 작전본부장 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사단장을 마치고 국방부 정책기획관, 정책국장을 했는데 이 자리도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부하들과 현장을 함께하는 야전 지휘관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국방부나 합참에서 근무하는) 참모는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면 중앙부처에 고급 간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계급이 낮을 때보다 계급이 높을 때 더 힘들게 일했습니다.”
 
  — 군 생활 중 아쉬웠던 적은…. ‘이 보직은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게 있나요.
 
  “없습니다. 운이 좋게도 대령이 된 후 작전·정책·전략 등 군의 핵심 어젠다(agenda·의제)를 다루는 소위 제1번 보직은 중장 때까지 다 거쳤습니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의 핵심 참모로서 장관과 의장의 심정으로 일했기에 의장과 장관을 다 한 기분입니다. 군인으로서 할 수 있는 (좋다는) 직책은 다 했습니다.”
 
 
  합참의장은 해보고 싶었다
 
신원식 의원이 3사단장 시절 만든 구호.
  — 군 생활 최종 목적은 무엇이었나요.
 
  “합참의장을 해서 군이 언제든 싸울 수 있는 태세(fight tonight)를 갖추고, 문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군대상을 정립하고 싶었습니다. 참모가 아무리 좋은 계획을 만들어내도 지휘관이 이를 선택하지 않으면 추동력이 제한됩니다. 지휘관이 돼야만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 있습니다. 참모 때 구상했던 것을 실행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이제는 시간의 수레바퀴가 돌았기에. (저는 국회에서 역할을 하겠습니다.)”
 
  — 장군 진급을 ‘하늘의 별 따기’로 비유합니다. 장군이 될 것이라 예상했나요.
 
  “하늘의 별이라는 건 재미 삼아 과장된 표현입니다. 육사 졸업생의 10%는 장군이 됩니다. (하늘의) 별을 딸 정도로 어려운 건 아닙니다. 제가 맡은 직책의 전임자가 진급이 안 된 예가 별로 없었고, 나도 대과(大過) 없이 했기에 ‘가능성은 있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계급마다 제일 어렵다는 직책을 골라서 했습니다. 맡은 일은 힘들었지만, 진급에 대한 걱정은 적었습니다.”
 
  — 지난 5월 3일 북한군의 피격을 받은 아군 GP가 3사단 관할입니다.
 
  “고의일 가능성이 70%, 우발일 가능성이 30%. 적의 의도는 단정적으로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의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적이 어떤 능력을 갖췄고, 이 능력에 기초해 우리에게 어떤 위협을 가할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적의 능력이 곧 나를 해치기 때문입니다.
 
  실제 북한 고사포가 아군 GP를 정확히 맞혀 그 능력이 입증됐습니다. 국방부의 말대로 오발임에도 그 정도의 탄착군이 형성됐다면, 제대로만 쏘면 초소 망루에 있는 우리 병사를 맞혔을 거 아닙니까. ‘오발로, 우연히 쏴서 그 정도인데, 마음먹고 고의로 쏘면 더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야 합니다. 오발에 맞아 죽으면 억울하지 않고, 정확하게 쏜 총에 맞으면 억울한가요. 죽어가는 병사에겐 오발인지 고의인지가 중요치 않습니다. 그 부모는 어떻겠습니까. 우발이냐 고의냐는 아무 쓸데없는 논쟁입니다. 중요한 것은 (적의) 총탄이 날아왔을 때 전선의 대비태세가 충분한지를 논하는 것입니다.”
 
  신 의원은 ‘고의냐, 우연이냐’를 놓고 벌이는 논쟁은 실사구시와는 거리가 먼, 공리공론(空理空論)의 연장이라고 했다.
 
  — 3사단장 시절, ‘멸북 통일 최선봉’ ‘북괴군의 가슴팍에 총칼을 박자’ ‘부관참시 김일성, 능지처참 김정일·김정은’ 등 호전적 구호를 사단 장병들에게 회의·식사·점호 전에 외치게 했습니다.
 
  “말과 구호의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군인은 가치관이 있어야 합니다.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관, 대적관, 군인정신입니다. 정치 환경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가 변하지만, 군은 군 고유의 역할이 있습니다. 이를 지키려는 노력이었습니다.”
 
  신 의원은 사단장 보직 10개월 동안 현장을 강조하며 사단 내 모든 진지(陣地)를 세 번씩 다녀갔다고 했다. 현장에선 ‘참호에서 어떻게 싸울지’ ‘적이 수류탄을 던지면 어떻게 대응할지’ 등 자신의 30년 경험을 즉석에서 장병들에게 족집게 과외식으로 전수했다고 한다. 신 의원은 “당시 북괴군 6~7개 사단이 와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하들이) 가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 군의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습니다.
 
  “군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이에 대한 보상(진급・보직 등)도 공정해야 합니다. 정치적 입김으로 군의 인사가 불공정해지면, 군의 비전문화・정치화는 심해지고 군도 더 위축될 것입니다. (민주화 이후) 군의 역할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군 본연의 역할을 침해하는 정치적 제한이 생겨났습니다. 5・16 이후 시작된 ‘빛과 그림자’입니다. 뭐든 과유불급이 돼선 안 됩니다. 장군의 권위를 실추시키면 군대가 싸울 수 없습니다.”
 
  — 요즘 군대를 행정 군대라고 비판합니다.
 
  “지금 군대는 훈련을 하지 않습니다. (군에 대한) 국민의 동의가 없습니다. 훈련 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요구합니다. 도덕적 책임을 무한정 지라는 식입니다. 책임을 무한정 확대하면, 수뇌부까지 항상 책임 선상에 오릅니다. 자기 자식은 편하게 집으로 올 수 있어도 유사시에 목숨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평시 땀 한 방울이 전시의 피 한 방울입니다. 이런 군대는 전시에 북한의 포탄 앞에서 우왕좌왕하며 죽어갈 것입니다. 군인은 전시를 대비하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입니다. 군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위험한 곳이니 군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 현 정부의 육사 홀대를 어떻게 보십니까.
 
  “의도인지 우연인지 모르나 현상만 보면…. 군 통수권자는 유능한 사람을 쓰면 되고, 육사 출신은 대통령이 도저히 육사 출신을 쓸 수밖에 없도록 실력을 기르면 됩니다.”
 
  — 현 정부의 국방정책인 ‘국방개혁 2.0’, 무엇이 문제입니까. 국방예산은 많이 늘었습니다.
 
  “국방개혁의 전제는 선(先) 전력증강, 후(後) 병력감축이어야 합니다. 군대는 기업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규모를 줄인 후 지출을 아껴 이를 재투자해 혁신하지만, 군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안보에 공백이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TV가 부족하면 수입할 수 있지만, 국방은 다릅니다. 유사시 독일에서 기갑 사단을 수입해올 수는 없지 않습니까. 국방은 공급의 탄력성이 제로(0)입니다. 그렇기에 국방 혁신은 보수적이고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의 사고는 급격한 선 병력감축, 후 전력증강입니다. 오히려 북한의 핵 위협 등 안보 상황은 더 악화했습니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그나마 군 수뇌부가 당시 정권의 잘못된 국방정책(국방개혁 1.0)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의 군 수뇌부는 그런 개념(생각)도 없습니다.”
 
 
  군 수뇌부, 盧 정권 시절 선배들의 지혜 배워야
 
  신원식 의원은 “국익이 아닌, 감정과 감성에 기초해 국방을 다루는 현 정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가 주변국에 대한 위협만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방력 건설은 북한의 위협을 올바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면서 “가장 큰 위협인 북한에 대비해 전력을 증강하면 주변국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이 된다”고 했다. 북한 미사일을 막는 기술과 러시아의 미사일을 막는 기술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신 의원은 “군 수뇌부가 논거를 갖고 당당한 자세로 (청와대를) 설득해야 하는데, 정작 본인들이 그에 걸맞은 실력이 없으니 설득도 못 하고 정권의 눈치만 보며 따라간다”면서 “(정권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용기 이전에, 실력과 전문성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 군 수뇌부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 정권도 집권 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임기 내 전환, 서해 NLL 재설정 등 급진적인 국방정책을 시도했으나 당시 장관과 군 수뇌부는 ‘햇볕정책을 잘 뒷받침하기 위해선 강력한 국방안보 태세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을 설득해나갔다는 것이다. 오히려 국방개혁으로 줄어드는 병력을 메우기 위해 무기 체계를 선진화하는 등 병력 집약형 군대에서 기술 집약형 군대로 전환하는 역발상을 발휘했다.
 
  그는 “현 정권은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군 수뇌부가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여건 자체를 제거한 것 같다”고 했다.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남북군사합의)’는 ‘신체포기각서’
 
2012년 국방부 정책기획관(소장) 당시의 신원식 의원(가운데). 사진=조선DB
  — 9·19 남북군사합의를 줄곧 비판해왔습니다.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 아닌가요.
 
  “이 합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휴전선(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적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우리 군의 첨단 전력이 무력화됐습니다. (북핵은 말할 것도 없고) 재래식 전력도 북한이 2.5~3배 우리를 앞서고 있습니다. 국군은 첨단 전력을 활용한 질적 우위로, 수적 열세를 만회해왔는데,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 금지 등으로 대북 정보 수집에 커다란 제약이 생겼습니다. 비행을 못 하니 정밀 감시 및 정찰을 할 수 없게 됐고, 이에 첨단 무기를 활용한 정밀 타격도 어려워졌습니다. 일례로 우리는 첨단 무인기나 정찰기를 통해 휴전선 인근의 북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합니다. 이렇게 파악된 정보는 화력을 내뿜는 포병부대로 즉각 전송되고 포(砲)에는 적의 표적 정보(좌표)가 자동으로 입력됩니다.
 
  군사합의 부록 문서에는 기존의 해상경계선(NLL)을 무력화시키는 대목도 있습니다. 남북이 서해상의 군사 충돌을 막는다는 핑계로 한강과 임진강 일대를 공동수역을 만들어놓으면 서북 도서(백령도·연평도 등)의 해병대 2000명은 고립됩니다. 또 북한 특수부대가 언제든 한강을 통해 서울로 올 수 있습니다. 잠수함으로 기뢰를 부설해 인천항만을 봉쇄하고, 기습 도발로 인천공항을 폐쇄할 수도 있습니다. 2500만명이 사는 수도권에 안보 구멍이 납니다. 북한은 수도권 지역을 선(先) 군사점령을 한 후 (핵무기 등을 이용해) 후(後) 정치협상에 나설 수 있습니다.”
 
  신 의원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신체포기각서’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국군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남북군사합의를 정작 북한은 지키지도 않는데 우리만 지킨다는 것은 내용과 구조 면에서 한국군을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 정경두 장관과 합참에서 함께 근무한 적도 있지 않나요.
 
  “자기 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장관이 돼선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량권을 행사하며) 노력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저와 정 장관이 개인적으로 불편한 건 없습니다.”
 
  신 의원이 합참 작전본부장·차장을 지낼 때 정 장관은 합참 전략본부장을 지냈다. 얼마 전 신 의원이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정 장관이 축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은 국회에 입성한 신원식 의원이 국방부 장관, 군 수뇌부와 충돌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 정권이 국방부 장관을 시켜주면 할 텐가’라고 물으니 신 의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면서도 “현 정부의 잘못된 국방정책을 바로잡을 전권을 준다면 장관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5가지 전제 조건을 내걸었다.
 
  ①9·19 남북군사합의 폐기 ②‘국방개혁 2.0’의 전면 재수정 ③전작권 전환은 2014년 한미 국방부 장관이 합의한 대로 (시기가 아닌) 조건에 기초해 추진 ④장병 정신무장 재정립 ⑤국방 수요와 공급, 출산율 등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군 복무기간 재정립.
 
  신 의원에게 국방부가 많이 긴장하고 있을 것 같다고 하니 그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국방부 하기 나름이다. 공은 국방부에 있다”고 했다.
 
  —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의 국방정책을 평가한다면요.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비슷합니다. 운용 면에선 박근혜 정부가 좀 낫습니다. 이명박 정부때는 세계 경제위기가 발생하자 국방비를 아까워했습니다. 또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처도 아쉽습니다. 보수 정권은 입으로는 안보를 외치지만, 표만 얻고 실제로는 안보 역량을 늘리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안보에 대한 원칙과 전략이 없기 때문입니다.”
 
  — 국민 다수는 ‘군대 안 간 이명박·박근혜보다 군에 다녀온 노무현·문재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당시에는 병력 자원도 많았고…. 군 미필자가 앞으로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합니다. 여성은 제외입니다. 노무현·문재인 정권은 진보좌파적 이념 때문에 경쟁적으로 국방안보에 소홀했습니다. 진보좌파 정권이 장병의 복지를 확대한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만, 늘어난 국방비가 무기 도입 등 방위력 개선을 위해 잘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들어간 예산에 비해) 생각만큼 한국군이 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치적 프로파간다 위주로 활용됐기 때문입니다.”
 
 
  文 정권 비판하는 데 성조기를 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신원식 의원이 지난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회고와 반성’ 세미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원식 의원은 광장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 ‘아스팔트 보수’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한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도 미국이 대신 해결해주기 바라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보수세력이 한미동맹에만 매달리고 자주국방에 대한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승만·박정희는 미국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미국도 동맹국이 굴종적인 자세를 보이면 파트너를 우습게 본다”면서 당당하고 건강한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보수세력은 광장에서 꼭 태극기와 성조기를 듭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시위에선 (성조기가) 필요하지만,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데 왜 성조기를 듭니까. 젊은이들이 이를 보고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외국인은 왜 성조기를 흔드냐고 묻습니다. 국내 정치 이슈에는 성조기를 버려야 합니다. 성조기를 든다고 미국이 한국 내 정치 문제에 개입하겠습니까. 이것도 미국이 우리를 대신해 지켜줄 것이라는 공짜 심리입니다. 내 인생과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것이 보수의 가치입니다. 지금 보수의 행태는 힘센 사람 옆에서 기생하겠다는 겁니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습니다. 미국이 영원한 동맹으로 우리를 지켜주리라는 것은 환상입니다. 우리 나름의 힘을 가져야 합니다. 자강(自强)이 필요합니다.”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최고의 전투, 최악의 전투를 꼽고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다. 신 의원은 최고의 전투로 낙동강 방어선 전투(1950년 8~9월)와 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을, 최악의 전투로 원산상륙작전(1950년 10월)을 들었다.
 
  “낙동강 방어선은 당시 우리가 꼭 지켜야 할 가치였습니다. 낙동강 교두보를 잃으면 모든 걸 잃기 때문입니다. 낙동강을 지키지 못했다면 인천상륙작전이라는 기습도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오늘의 정치 상황에 비유하자면, 꼭 지켜야 할 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수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상대방이 기존에 갖고 있던 보수라는 고정관념을 확 바꿀 수 있는, 예상치도 못한 방식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좌파들이 도저히 예상하지 못한 것을 보수가 개발해 선점해야 합니다.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 직후 육상으로 바로 북진해 중공군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맥아더가 ‘멋’을 부렸습니다. 적도 인천 다음은 동해안이라는 걸 예상했고, 원산상륙작전은 아무런 실익이 없었습니다. 보수세력도 상대방이 예상할 수 있는, 모방에 그치는, 겉멋만 부리는 정치를 해선 안 됩니다. ‘보수(라는 용어)를 버리겠다’는 식의 정치 행태 말입니다.”
 
  — 4·15 총선 결과는 190 대 110. 선거 당시 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생각하고 방관만 하지 않았나요.
 
  “전염병 창궐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선 대안보다는 현재를 택하는 게 더 낫다고들 생각합니다. 선장을 교체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위험)를 국민은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문재인 정부의 복지 포퓰리즘도 한몫했습니다. 포퓰리즘 경쟁에선 말로만 하는 야당보단 곳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여당이 유리합니다.”
 
  신원식 의원은 대외적 갈등이나 외부로부터 위기가 발생하면 국내에선 정권을 쥐고 있는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재정적자를 확대해 위기부터 넘겨야 한다고 했다. 단, 일회성 돈 풀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생산성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예산을 쓰자고 했다.
 
  — 한국당과 통합당, 꼭 합쳐야 했나요.
 
  “저는 무조건 합당을 주장했습니다. 국민은 미래통합당을 보고 미래한국당에 표를 줬고, 미래한국당의 대주주는 미래통합당입니다. 합당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도 자신의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친 상태였습니다. 비례대표는 전문성은 있지만, 정치력은 부족합니다. 별도의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면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정치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전문성에 대한 신뢰까지 잃어 전문성을 발휘할 수도 없어집니다. 잘못된 선거법 때문에 별도의 당을 차렸을 뿐입니다. 미래통합당이 ‘별도로 가자’고 하면 이를 따라야겠지만, 합치자고 하는데 ‘합치지 않고 따로 가겠다’는 것은 미래통합당이라는 대주주에 대한 배임행위입니다.”
 
  4·15총선 직후 미래한국당 지도부는 이른바 ‘독자 노선’을 내비쳤다. 여기에 신원식 당시 당선인이 총대를 메고 적극적으로 나서 합당을 주장했다고 한다.
 
 
  保守라는 그릇은 못 바꿔
 
사진=조준우
  신 의원은 “40대가 10년 전에는 스윙보터(swing voter·부동층)였고, 지금은 50대가 스윙보터가 됐다. 나이가 들면 보수화된다는 가설이 깨졌다”면서 “정치 지형이 변했고, 저성장 시대의 유권자 생각을 읽어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마케팅(홍보)과 세일즈(판매)에 비유했다. 정권 창출을 위해선 이목을 끄는 새 상품과 이를 국민에게 홍보하고 판매할 새로운 CEO가 필요하다고 했다. 새로운 상품과 새로운 CEO의 조건을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정치도 결국 마케팅, 세일즈입니다. 보수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오늘의 현실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채 뒤처져 있습니다. 3가지 가치, ①본질성 ②차별성 ③확장성을 바탕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상품을 예로 들면, 어떤 상품을 팔 것인가? 민주당도 상품을 팔고, 우리도 상품을 팝니다. 우리가 민주당을 따라 하면 민주당은 진품, 우리는 짝퉁(가품)이 됩니다. 민주당 상품과는 다른 ‘차별성’을 지닌 상품을 내놓아야 합니다. 보수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시대에 맞는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누구에게 팔 것인가? 이른바 가성비가 높은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들이 바로 스윙보터입니다. 단, 기존 고객(보수층)이 오랫동안 충성해왔는데, 이들을 폄훼하거나 비꼬아서는 안 됩니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며 새로운 고객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로 ‘확장성’입니다. 누가 팔 것인가? 대선 주자는 CEO입니다. 탄핵 사태 이후 상품도 없고 상품을 팔 사람도 없습니다. 많은 외부 인사를 영입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노력해 물건을 잘 홍보하고 잘 팔 수 있는 리더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는 당 지도부의 ‘탈(脫)보수’ 행보에 대해서도, “보수는 그릇이다. 재료(수단)와 내용물(정책)은 그때그때 다양하게 만들어도 그릇은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보수세력은 지도자가 될 이들에게 너무 높은 수준의 덕성과 리더십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팔로워십(followership)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아군끼리 내부 총질을 하며 서로 상처를 내는 ‘뺄셈정치’ ‘계파정치’를 해왔다는 비판이다. 그는 “4·15총선 패배가 친이(親李)니, 친박(親朴)이니 하는 뺄셈정치의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진보좌파 진영이 겪었던 리더 빈곤 현상을 우파가 겪고 있습니다. 우리도 대통령에 꿈이 있는 사람은 누구든 무대에 올라 당원과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은 저마다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지분을 많이 얻은 사람이 대표를 맡고, 선택받지 못한 이들의 지분도 보장하는 식으로 서로 힘을 모아 정권을 창출해야 합니다.”
 
  — 어떤 국회의원이 되고 싶으신가요.
 
  “전문성을 발휘하며 국가와 국민, 군대만 바라보는 의원이 되겠습니다. 정치인이 됐지만, 군인정신은 그대롭니다. 군인은 죽을 때도 수의가 아닌 군복을 입습니다.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는 제 능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도구입니다. 제 정치적 행위는 호국과 구국을 위한 수단입니다. 정치인의 가치와 호국과 구국의 가치가 충돌하면 호국과 구국의 가치를 택하겠습니다.”
 
  — 후배 군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군이 (정치권력이 아닌) 국가와 국민만 바라보면 적극 돕겠습니다. 군 후배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나서겠습니다. 정부여당의 잘못된 정책에 동조하면 적극적으로 비판할 것입니다.”
 
  — 다시 태어나도 군인의 길을 걸을 것인가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군인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조직보다는 학자의 길, 창의적인 재능이 주어진다면 인류에 도움이 되는 예술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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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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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보    (2020-07-06) 찬성 : 3   반대 : 0
멋진데요. 지켜보면 응원하겠습니다.
  김동진    (2020-07-04) 찬성 : 2   반대 : 0
차기 대통령 깜 노력해보세요
  손병철    (2020-06-29) 찬성 : 4   반대 : 0
이런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변재광    (2020-06-23) 찬성 : 15   반대 : 0
신의원님, 정계에 투신 하신것을 진심으로 환영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선 의지할 곳이 신의원님의 애국충정심 밖에 없다고 느껴집니다. 부디 정치 경륜 잘 쌓으시고 후일 대권 도전 하셔서 대한민국의 구원자 되시기 바랍니다.

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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