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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완벽주의자’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경영자로서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회사 반열에 올린 사실만은 기억해야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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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월 8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기자는 지난 2007년 9월에 고(故) 조양호 회장을 인터뷰했다. 조 회장이 국내 언론사와 이틀에 걸쳐 각각 두 시간여씩 속내를 깊이 털어놓은 것은 《월간조선》이 유일하다. 김연광 《월간조선》 전 편집장과 기자는 당시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재벌그룹 총수와의 단독 인터뷰는 기자에게 흔한 기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조 회장에 대해 느꼈던 인상적인 기억 몇 가지가 아직 남아 있다.
 
  인터뷰 장소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고 조양호 회장은 풍채가 상당히 좋았다. 183cm의 장신에 악수를 청하는 손의 힘이 워낙 세서 거인과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그룹 회장이나 경제 단체장을 만날 때는 측근 2~3명 이상이 동석한다. 회장의 비서실장, 홍보실장, 인터뷰 내용을 녹음하거나 받아적는 홍보실 직원 등이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과의 인터뷰에는 홍보실장 한 명만 배석했다. ‘조 회장이 평소에도 수행비서 없이 혼자 해외 출장을 다닌다’는 얘기는 인터뷰가 끝난 후에야 들었다. 마주 앉은 책상도 라운드 테이블이었다. 물론 라운드 테이블에도 상석(上席)은 있지만 조 회장은 마주 앉은 이들과 동등하게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막힘 없이 술술 답했고 굉장히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다. 말이 상당히 빨랐고, 또 발음이 다소 어눌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눌’이라는 표현보다는 몇몇 단어를 새는 듯이 발음하는 편이었다.
 
  말투가 어떻다는 것보다 그의 답변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이어서 놀랐다. 창업주 세대들은 ‘당신들이 알아서 해보라’며 전문 경영인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얘기를 자주 들어왔었기 때문에 조 회장의 구체적인 항공 지식과 실제 사례, 정확한 기억력 등에 많이 놀랐다.
 
  특히 그는 엔지니어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말이 더 빨라지고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대한항공에서 맡은 첫 임무가 ‘항공기 정비’였다는 사실을 굉장히 뿌듯해하기도 했다. 김연광 당시 편집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재벌 회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모든 내용을 좔좔 외우고 계시는구먼”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 인터뷰가 있기 1년 전에 만난 이종희 대한항공 사장은 조 회장에 대해 ‘세심한 완벽주의자’라고 표현을 했다. 이 사장이 어떤 뜻으로 그런 표현을 썼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참 웃음이 많은 회장이었다. 조 회장의 타계로 《월간조선》이 다시 게재한 2007년도 인터뷰 기사에도 조 회장의 환하게 웃는 사진이 있다. 조 회장은 자녀들에게 ‘절약’과 ‘겸손’을 가르쳤다고도 했다. 자녀들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을 때, 몇몇 매체에서 《월간조선》의 인터뷰 기사를 인용하면서 ‘겸손을 가르쳐서 그렇게 겸손하게 컸느냐’는 식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조 회장에게서 이 말을 직접 들은 기자는 그가 자녀들에게 ‘겸손’을 가르친 것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식을 그렇게 훈육했다는 아버지 조 회장의 말에서 거짓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경영자로서 대한항공을 세계적인 항공회사의 반열에 올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항공기 8대로 영업을 시작한 대한항공은 현재 항공기 166대, 43개국 111개 도시를 취항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항공사로 커졌다. ‘경영인 조양호’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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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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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서희    (2019-04-22) 찬성 : 2   반대 : 0
개인에 차이지만 저는 조양호 회장이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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