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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간만세’ 김연태 대표

‘숙취’ 평정에 나선 젊은 사업가의 꿈과 야망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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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高宗 황제의 御醫였던 최상훈 옹 후손과의 ‘운명’ 같은 만남
⊙ A그룹의 ‘2세’ B회장 애완견이 ‘췌장염’으로 죽다가 살아난 이유
⊙ ‘간만세’ 동물 임상시험 결과, 암세포 사멸하는 ‘NK세포’ 수치 높아져
⊙ 개구쟁이에 ‘괴짜’ 대학생… 연세대 재학 중 출석부 고치려다가 발각돼

김연태
1978년 출생. 경남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 ㈜여명테크·간만세 대표이사
  주당(酒黨)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가 바로 숙취다. 숙취에 시달리지 않고, 음주 다음 날을 무사히 보내는 게 주당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 때문인지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는 2015년 1353억원에서 2017년 1748억원으로, 3년간 평균 15% 성장했다. 2018년 규모는 약 2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기업도 앞다퉈 뛰어드는 추세라 숙취해소제 시장의 ‘덩치’는 더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간만세’
 
  최근 조금 독특한 이름의 숙취해소제가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간(肝·liver)과 만세(bravo)를 합성한 ‘간만세’가 그것이다. 다소 짓궂어(?) 보이는 이름의 이 숙취해소제가 일으키는 바람이 심상찮다.
 
  출시 첫해인 2017년 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50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2020년에는 2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고, ‘국내 간 건강기능식품 시장 1위’ ‘숙취해소제 시장 3위’를 노리고 있다. ‘간만세’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이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김연태(金延泰·41) ‘간만세’ 대표의 사무실을 찾았다. 봉은사 옆 15층 빌딩 맨 위층에 자리 잡은 사무실에선 예닐곱 명의 직원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회의실 한편엔 남자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성용 소변기 모형이 놓여 눈길을 끌었다. 숙취해소제를 판매하는 회사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김연태 대표는 대학 재학 중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던 부친이 세상을 뜨는 바람에 학업을 채 마치기도 전에 사업 전선(戰線)에 투신했다. 선친이 운영하던 회사는 업종도 다양했다. 학생 신분에서 사업체 대표로 ‘운명’이 180도 변하자 챙겨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김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대학 졸업도 하지 못한 채 울산과 부산의 공장으로 내려가 일을 떠맡았습니다. 그래서 원래보다 3학기 정도 늦게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공중화장실 소변기를 제작하는 도기(陶器) 관련 회사, 대기업에 납품하던 윤활유 첨가제 관련 회사, 요업(窯業)이나 치과에 납품하는 석고류 제조 회사, 정수·폐수처리 관련 회사까지 하고 계셨어요. 한 회사당 매출액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거래처는 많은 반면 경쟁사 또한 많아 매출이 크지 않았던 거죠. 그러면서 잔손은 많이 가고요. 식사를 같이해야 하는 거래처가 많았습니다. 같이 밥을 안 먹으면 거래가 끊기니까요. 그렇게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몸이 성할 날이 없었습니다.”
 
 
  운명의 날 ‘2017년 1월 23일’
 
  사업하는 사람의 경우 그 특성상 술자리는 피할 수 없다. 그에게 주량을 물었더니 “소주 두 병”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두 병 정도 먹으면 다음 날 활동에 지장이 없는데, 두 병 반을 먹으면 오전 내내 일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처진다고 한다. 한 번은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먹다가 하도 과하게 마셔 ‘윗도리’를 주석(酒席)에 놔두고 도망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술에 치여 살다 보니 안 먹어본 숙취해소제가 없었다. 국내 제품은 물론 일본산 숙취해소제도 먹어봤는데 별 효과를 못 봤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과음을 한 뒤 으레 숙취해소제를 먹었죠. 이것저것 다 먹어봐도 일주일에 하루는 일을 못하는 상태가 오더라고요. 그렇다고 회사에 출근해 잠을 잘 수도 없고요. 그렇게 10년을 살았습니다.”
 
  김연태 대표는 ‘2017년 1월 23일’ 자신의 운명을 바꾼 한 사람과 만나게 된다. ‘간만세’ 탄생의 주역(主役)이기도 한 최○○ 대표다.
 
  “지인하고 저녁을 먹다가 ‘술 때문에 힘들어서 도저히 사업 못하겠다’고 토로했는데, ‘간(肝) 건강은 물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주는 좋은 약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고 권해 지인의 주선으로 만나게 됐습니다. 그날(2017년 1월 23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최 대표 약 먹고 나니 음주 후에도 ‘멀쩡’
 
1930년대부터 내려온 전통 비방을 기반으로 제조한 ‘간만세 레드’.
  최○○ 대표는 조선 고종(高宗) 황제의 어의(御醫)이자 1930년대 한의원을 운영했던 최상훈 옹의 후손이다. 김연태 대표가 처음 최 대표를 만났을 때는 그저 반신반의하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최○○ 대표가) ‘술 먹기 전에 이 약을 먹으면 술자리에서 힘들지도 않을뿐더러 숙취도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장기(臟器)에도 다 좋다는 식으로 말해 처음엔 의구심을 가졌다”고 회고했다.
 
  김 대표는 ‘속는 셈 치고’ 최 대표와 만난 그날 하루 치 양의 반을 먹고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김 대표는 소주를 맥주컵으로 연거푸 마셨다. 그는 “생일파티가 7시쯤 시작됐는데 평상시에 그렇게 ‘부어라 마셔라’ 먹으면 밤 9시쯤 속된 말로 ‘맛’이 간다. 그런데 10시쯤 돼도 멀쩡했고 시간이 더 지나 살펴보니 나 혼자 멀쩡하더라”고 말했다. 그의 주량을 아는 주변 사람들도 ‘어떻게 이렇게 멀쩡하지’라며 의아해했다고 한다.
 
  그 후 다시 최 대표를 만나 그 약에 담긴 비밀이 뭔지 물어봤다. 최 대표는 김 대표에게 최씨 집안에는 ‘간(肝)을 보(保)하는 비기(祕技)’가 담긴 고(古)서적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는 말을 했다. 최 대표는 이 비방(祕方)을 토대로 한 약을 환(丸) 형태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다. 소량만 제조해 판매하는 터라 시중에서 그 약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그런데 그 약의 효능을 일찍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A그룹의 ‘2세’ B회장이었다. B회장은 최 대표가 만든 약을 직접 복용한 것은 아니었다. 엉뚱하게도 B회장이 끔찍이도 아꼈던 애완견이 생사를 오갔는데 최 대표의 약을 먹고 살아난 것이다. 김연태 대표는 “B회장 애완견 이야기는 최 대표로부터 들은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B회장의 애완견이 췌장염에 걸려 국내 유수의 대학 동물병원이란 병원은 대부분 다녔대요. 근데 결국 치료를 못해서 경기도 분당의 모 병원으로 갔답니다. 췌장 수치가 0~200이 정상인데 한때 1046까지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면 강아지가 아예 서 있지도 못하는 상태입니다. 듣는 약도 없고… 안락사(安樂死)를 시켜야 하는 단계까지 간 겁니다. 그러던 와중에 과거 최 대표가 사업을 할 때 도와주던 대리점이 좀 있었대요. 그중 한 군데를 운영하던 사람이 해당 병원의 사육사와 친분이 있었나 봐요. 대리점 운영자가 사육사한테 최 대표가 만든 약을 주면서 ‘이게 사람 췌장도 고치는 약이니 강아지한테 먹여보라’고 권했답니다. 사육사는 약을 갈아 사료랑 함께 B회장 애완견에게 먹였대요. 물론 병원장한테 동의는 받지 않았고요.”
 
 
  최 대표가 내놓은 ‘뜻밖의 제안’
 
  그렇게 한 달쯤 먹였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통증 때문에 밤마다 울던 강아지가 울음을 그치더니 점점 회복돼 갔다고 한다.
 
  “병원장이 하도 이상해 사육사한테 물었더니 솔직하게 얘기를 했대요. 병원장은 ‘당장 (약을) 끊어라. 큰일 날 일 있냐’고 화를 냈다고 해요. 약을 끊었더니 내려갔던 췌장 수치가 500인가로 또 뛰었대요. B회장은 ‘괜찮았던 애가 왜 이러냐’고 물었대요. 병원장이 B회장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B회장은 ‘그냥 먹여달라’면서 보호자 동의를 해줬대요. 한 달 뒤 50으로 떨어졌고 결국 완쾌했답니다.”
 
  김연태 대표는 “다른 경로를 통해 B회장에게 확인했더니 애완견이 낫는 걸 보고 그분도 6개월을 먹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다만 B회장이 먹은 건 ‘간만세’는 아니고 최 대표가 만든 옛날 브랜드 제품이라고 했다. 김연태 대표에 따르면, 최 대표의 비방을 토대로 ‘간만세’를 출시한 사실을 B회장도 알아 얼마 전 A그룹 비서실이 김 대표의 명함을 받아갔다고 한다.
 
  김 대표가 최 대표의 제품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던 중, 최 대표는 뜻밖의 제안을 했다. 김연태 대표의 말이다.
 
  “제가 ‘숙취해소제로 만들어 판매하고, 그다음엔 간에 좋은 약이라고 마케팅을 하면 성공할 것 같다’고 최 대표께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한참 제 얘기를 듣더니 그분이 저더러 (사업을) 해보라는 거예요. 최 대표 본인께서는 ‘지쳐서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제게 몇 번 제의를 했는데 두세 번인가 더 거절을 했어요. 기존에 하던 사업도 있었으니까요. ‘저는 그동안 대기업 구매팀만 상대해 왔기 때문에 소비재는 할 줄 모른다’고 했죠.”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구심이 들었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을 선선히 알려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었다. 단순히 ‘힘들다’는 이유로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김연태 대표)에게 사업 제안을 해온 최 대표의 의중이 궁금했다. 김 대표의 말이다.
 
  “최 대표가 제품을 대중화하기 위해 6~7년간 노력했는데, 잘 안 됐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매우 힘든 상태에서 저를 만났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마케팅 방안, 유통망 확보 등에 대해 여러 조언을 해드렸는데 그게 와닿았나 봐요. 오랫동안 여기저기서 조언을 받아 이 궁리 저 궁리 다 해봤는데 ‘숙취 해소’라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제가 처음이었던 거죠.”
 
 
  “나와 최 대표의 관계는 ‘이인삼각 경기’”
 
기존 제품에 숙취 해소 기능을 더한 ‘간만세 블루’.
  최 대표의 제안을 받은 김 대표는 고민을 거듭했다. 집안에서는 ‘선친이 해오던 사업만 깊게 파지, 왜 이것저것 건드리냐’고 반대했다. 김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최 대표가 만든 환을 먹어보게 한 뒤, 그 반응을 보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결과는 김 대표의 그것과 같았다.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더 구해줄 수 없느냐’고 김 대표에게 문의해 왔다. ‘물건이 되겠다’고 판단한 김연태 대표는 그 약을 브랜드화해 대대적으로 판매해야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했다.
 
  김 대표는 “이미 벌이고 있던 사업이 많았던 상황이라 계약을 체결할 때 국내 판매망 독점 등을 포함한 여러 조건을 많이 걸었다”고 했다. 김 대표 입장에서도 신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조건들이 충족이 안 되면 사실 (사업을) 할 수가 없었고, 할 이유도 없었다”고 했다. 교섭 끝에 국내 판매망 독점,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 등을 확보해 준다는 조건하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김연태 대표는 최 대표와 자신의 관계를 ‘이인삼각 경기’라고 표현했다. 즉 최 대표와 서로 상생(相生) 및 윈윈(win-win)하는 관계라는 얘기였다. 김연태 대표는 “최 대표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연태 대표는 최 대표 회사의 주식도 일부 취득, 3대 주주로 등재됐다. 계약 관계를 비롯한 행정적인 절차가 매끄럽게 처리됐다. 이후 김 대표는 최 대표로부터 제조 방법까지 전수했다. 일종의 ‘레시피’를 전수한 셈이다. 비법은 전수했지만, 대부분의 기본 원료는 최 대표의 손을 거친 것을 구입해 쓴다고 한다.
 
  드디어 2017년 7월, 간 기능 개선 건강식품 ‘간만세 레드’가 탄생했다. 최씨 집안의 전통 비방을 기반으로 어성초, 강황, 헛개, 백출, 겨자 등 한방 재료 10여 가지에 밀크티슬 추출물을 넣어 만든 제품이다. 이듬해 3월엔 숙취해소제 ‘간만세 블루’가 출시됐다. 기존의 레드 제품에 숙취 해소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엔 ‘간만세 레드’에 발효 홍삼과 베타글루칸을 첨가해 면역력 제고 효과를 강화한 ‘간만세 블랙’이 나왔다.
 
 
  ‘간만세’ 원료의 비밀
 
  원료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사실 타사(他社)의 간 건강기능식품, 숙취해소제에 들어가는 원료와 기본적으로 별 차이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원료보다도 (원료의) 발효가 비법”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간만세’의 핵심은 어성초인데 이 어성초를 발효시킵니다. 강황도 다 발효 과정을 거치죠. 물론 자연 발효지요. 발효뿐 아니라 불에 몇 시간 볶고, 햇빛에 몇 시간 노출시키고, 물에 몇 시간 희석하고 이런 게 다 기술이자 비법입니다. 저도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냐 안 거치냐에 따라 효능이 확 달라집니다. 어성초도 그냥 어성초인데 이걸 특별한 기술로 가공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냄새, 효능, 체내 흡수율이 확 달라집니다.”
 
  간만세의 주원료는 어성초지만, 밀크티슬도 한몫을 한다고 한다. 밀크티슬은 전 세계적으로 간 건강에 좋은 원료로 인식돼 있다.
 
  원료 배합비에도 관심이 갔다. 원료가 아무리 좋아도 적절한 배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연태 대표는 “총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절반이 발효 과정을 거친 원료”라고 설명했다. 50%의 발효 원료가 간만세의 핵심이라는 얘기였다. 조금 더 추궁(?)하며 구체적인 배합비를 얘기해 달라고 하자, 김 대표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배합비를 안다고 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배합비대로 만든다고 해서 효과가 나오지도 않고요. 핵심은 발효 원료죠. 그래서 발효 원료의 구체적인 사항은 극비(極祕)입니다.”
 
  최근 한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양방(洋方)과 달리 한방은 객관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일종의 편견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논란을 차단하고, 객관적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2017년 8월 건국대 수의대에 ‘간만세’ 임상시험을 의뢰했다고 한다. 실험 결과에 대한 김 대표의 설명이다.
 
  “2017년 8월부터 작년 3월까지 동물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했어요. 건국대 쪽에서 처음엔 독성실험부터 해야 한다고 해 도시지(doses·복용량)를 여덟 배까지 늘려 실험을 해봤어요. 그 결과 안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몸에 좋은 효소 수치가 높아졌어요. NK(natural killer cell·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림프구의 하나)세포의 수치도 높아졌습니다. 건국대가 저희 제품 실험 결과를 가지고 미국에서 학술 발표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해외 진출 확대… 카지노를 노리는 이유
 
기존 제품에 발효 홍삼과 베타글루칸을 첨가하여 면역력 제고 효과를 강화한 ‘간만세 블랙’.
  조금은 장난스럽기까지 한 ‘간만세’란 제품명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도 궁금했다. 김 대표는 “지인이 작명했다”며 제품명 선정에 담긴 일화를 설명했다.
 
  “브랜드로 할 만한 이름 몇 개를 뽑아 지인에게 갔더니 ‘경쟁업체의 제품명을 다 적어보라’고 하더군요. ‘타사 제품들과 경쟁하려면 당신이 뽑아온 이름 갖고는 안 된다’는 게 지인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렇게 심각하게 회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지인이 두 팔을 하늘로 뻗으며 ‘간만세!’라고 외치더라고요. 저는 당황해서 ‘지금 농담하러 온 게 아닙니다’라고 했죠. (웃음) 당시 브랜드 이름 정하는 회의에 7명이 참석했는데 2명은 극구 반대했죠. 그런 코믹한 이름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근데 그 지인이 너무 세게 ‘이걸(간만세)로 하라’고 했어요. 제가 믿는 분이었기 때문에 ‘간만세’로 하기로 결심했죠.”
 
  브랜드 이름 때문일까? 아니면 효능 덕분일까? ‘간만세’의 매출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무섭도록 빠르고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올해와 내년 매출 목표도 상향(上向) 조정했다”며 웃었다. 유통망도 크게 늘었다. 백화점과 대형 면세점은 물론 국내 최대 약국 체인, 대기업 임직원 복지몰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편의점, 대형마트 입점 계약도 체결했다.
 
  해외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미 미주(美洲)엔 법인도 설립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현지 교포들을 중심으로 미주 수요가 제법 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엔 이미 원재료를 한 번 수출한 적이 있다고 한다. 김연태 대표는 “일본에서는 아직 ‘메이드 인 코리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환만 가져가 ‘메이드 인 저팬’으로 바꾸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필리핀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필리핀 최대 규모의 카지노가 있는 호텔 1층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카지노에 많이 오는 중국인 관광객은 물론,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상실감(?)에 술을 들이켜는 고객들을 겨냥한 것이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탄 ‘간만세’는 최근 한 포털 사이트 광고 순위(숙취해소제 분야)에서 4위에 랭크됐다. 모 대기업이 조사한 ‘숙취해소제 베스트 6’ 조사에서도 ‘다크호스’ 부문에 선정됐다. 이 조사에서 음주측정기를 이용해 알코올 수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측정했는데, ‘간만세’는 6개의 제품 중 2위에 올랐다. 이 결과에 대해 김연태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1위 하면 ‘간만세’에서 조사를 의뢰한 거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으니 차라리 2등이 낫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뺨 맞기란 쉽지 않죠”
 
  인터뷰 내내 김연태 대표는 시종 웃는 표정이었다. 때론 개구쟁이 같은 면모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상당히 술이 센 지역으로 알려진 부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그 시절 심상치 않았을 거란 짐작이 들었다. 그의 유년 시절 일화 중 하나다.
 
  “제 얼굴을 자세히 보면 찢어진 곳만 네 군데예요. 어렸을 적에 심하고 또 거칠게 놀았죠. 왼쪽 눈 부근에 상처도 입었고, 귀 근방도 다치곤 했으니까요. 선생님한테 얻어맞기도 많이 얻어맞았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뺨을 맞았다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하하하.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뺨 맞기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1학년 때 맞고 3년간 정신 차리고 있다가 4학년 때 한 번 맞고…. 중학교 가서야 공부 좀 하기 시작했죠.”
 
  잠잠했던 그는 대학에 와서 장난병(?)이 다시 도졌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에 입학했을 때의 일이다.
 
  “제가 한 달간 수업을 안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수업엘 갔더니 출석부가 보이더라고요. 저처럼 결석했던 애들이 출석부를 살짝살짝 고치는 장면을 봤어요. 저도 ‘고쳐야겠다’고 생각해 맨 앞에 앉아 교수가 잠시 자리 비운 틈에 고치려고 봤는데, 결석이 너무 많은 거예요. (웃음) 고칠 게 너무 많아 하나하나 다 고치다가 결국 교수님께 걸렸지요. 교수님이 ‘부모님 반성문을 받아오라’고 하더라고요. 대학에서 부모님 반성문 받아오라고 하는 거, 그것도 쉽진 않잖아요. (웃음) 제가 집에 전화를 걸어 ‘재수해야겠다. 나랑 적성에 안 맞는 거 같다’고 해 재수를 했죠. 그러곤 다시 연세대 경영학과에 들어갔어요. 실제론 적성에 안 맞아서 재수한 게 아니죠.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 와서 (재수를) 한 거죠.”
 
  의외로(?) 술은 늦게 배웠다. 재수할 때 먹은 게 처음이라고 한다. 술로 인한 ‘사고’에 대해 물었더니 계면쩍은 표정을 지으며 “뭐…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술 먹고 소지품을 잃어버린 적이 자주 있었고, 하지만 다행히 주사는 없어 술자리에서 실수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술자리가 파하고 나면 정신을 잃는단다. 소지품을 잃어버리는 ‘해프닝’도 그렇게 일어난 것이다. 결혼 후, 대리운전을 이용해 집에 도착했는데 밤 12시부터 새벽 4시 반까지 지하 주차장에서 잠든 바람에 부인이 애간장을 태웠다고 한다. 인사불성이 돼 정확한 목적지를 말하지 못하는 바람에 엉뚱한 곳으로 간 적도 많단다.
 
 
  “술로 고통 겪었던 그 시절이 조금 그립다”
 
  ‘간만세’를 복용하면서부터 전처럼 숙취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김연태 대표는 과거 술로 겪었던 고생을 조금은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예전엔 금요일 날 술 먹고 토요일 날 아침 거래처 사람들이랑 등산 가다가 저쪽 가서 토하고 다시 정신을 차린 뒤 등반을 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지만, 요샌 그런 적이 없네요. 그 시절이 조금은 그립기도 합니다. 하하하.”
 
  어떤 면에서 김 대표는 ‘은수저’라고 볼 수 있다. 그 은수저는 본의 아니게 떠맡은 사업과 함께 술이라는 고역(苦役)도 부산물로 물려받아야 했다. 역설적으로 그 고역 덕분에 오늘날 ‘간만세’가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숙취해소제가 숙취를 씻어내듯, 김연태 대표가 그리는 ‘간만세’의 미래도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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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2019-02-07)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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