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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국방개혁 2.0’의 虛와 實

국방개혁실장 역임한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

“‘북한 문제’ 뛰어넘어야 성공”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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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 때문
⊙ “MB·박근혜 대통령은 軍 복무 경험 없어 중요 결심하기 어려웠을 것”
⊙ 국방개혁에서 논의되는 將星 숫자 감축, 여군 확대는 “부수적인 것”
⊙ “文 정부는 국방개혁 성공에 매우 유리”… 이 ‘절호의 찬스’ 살리려면?

洪圭德
1957년 출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South Carolina)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 / 숙명여대 사회과학대학 학장, 숙명여대 교무처장, 국가보안학회 회장
사진=조현호
  ‘민간인 출신 첫 국방부 국방개혁실장.’
 
  홍규덕(洪圭德・61) 숙명여대 정치학과 교수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군 구조 개편 등 국방개혁을 담당하는 국방개혁실장에 민간인 최초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를 취득한 홍 교수는 유엔 군축(軍縮)위원회 및 총회 제1위원회 정부대표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2008년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국방 담당 상임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국방개혁에 수반되는 ‘구조적 문제’
 
홍규덕 교수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병력이 감축되면 예비군 전력을 늘려야 하는데, 그 역시 예비군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경기도 남양주 금곡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서 열린 ‘최정예 예비군 탑팀(Top-Team)’ 선발 경연대회에서 시가지 전투를 벌이는 예비군. 사진=육군 제공
  지난 11월 3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그의 연구실에서 국방개혁의 방향, 해법 등에 관해 폭넓은 이야기를 들었다. 홍규덕 교수는 국방개혁을 논의하기에 앞서 우리 군의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구조적 문제란 구체적으로 ▲정치와 선거 ▲법과 제도 ▲미래 군 구조에 대한 각 군의 이해관계 등인데, 국방개혁을 추진할 때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반 국민들은 사실 국방개혁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갈수록 점점 더 어렵기도 하고요. 또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정치적인 부분에 매우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복무 기간, 예비역 동원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병력 감축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지만,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복무 기간을 줄인다면 예비군 전력(戰力)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럼 또 예비군들의 반발이 나올 겁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반발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고요. 이처럼 복잡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게 국방개혁입니다.”
 
 
  국방개혁의 또 다른 구조적 문제는 ‘예산’
 
  국방개혁과 맞물리는 핵심적인 문제가 바로 예산이다. 홍규덕 교수는 자신이 국방개혁실장에 임명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예산 때문이었다고 한다. 막대한 액수의 국방예산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게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 중 하나였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한 홍 교수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많은 연 8.2%로 국방예산을 증액했습니다. 그와는 별개로 예산 담당 부처(部處)에서 볼 때, 국방부는 불용(不用) 예산이 가장 많은 부서일 겁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무기를 도입하기로 했다가 제대로 들여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불용 예산으로 남는 거죠. 지금 사실상 남북 화해 시대니까 예산 부처에서는 ‘국방비를 줄여도 된다’는 생각을 할지 몰라요. 하지만 우리의 여건이나 국방개혁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감안했을 때, 국방예산을 줄이는 건 쉽지 않습니다. 각 군에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기존의 파이대로 나눌 것이냐’ ‘육·해·공·해병대에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하다 보면 신규사업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방개혁 성공의 중요한 키(key)는 ‘대통령의 결심’
 
지난 1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제1차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민홍철 소위원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방개혁 완수에 있어 국방예산의 확보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사진=뉴시스
  국방개혁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국방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대통령, 즉 ‘국군 통수권자의 결심’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통령 중, 군인 출신 대통령을 제외하고 군 복무를 한 이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두 사람뿐이라고 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국방예산이 큰 폭으로 증액된 것 역시 두 사람이 사병(士兵)으로 복무한 경험이 있어서라고 홍 교수는 분석했다. 그의 말이다.
 
  “결국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지도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수 정부의 대통령은 국방개혁의 중요성은 얘기했지만, 본인 스스로의 정통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으로 결심을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겁니다.”
 
  일례로 국방개혁실장 재임 시 ‘군정권과 군령권을 합칠 것이냐’를 두고 벌어진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당시 군정권(인사, 교육 훈련권)과 군령권(작전지휘권)의 통합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군정권을 참모총장이 갖고 있으면서 작전지휘권은 합참의장 갖고 각 작전사령부를 지휘하는 식으로 이원화돼 있으니까요. 그래서 두 개를 하나로 합치는 게 군의 효율성, 작전의 빠른 템포를 위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참모총장을 했던 분들은 이에 반대하는 경우가 많았고, 합참의장을 지낸 분들은 찬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보직에 따라 입장 차이가 발생한 겁니다. 우리도 ‘뭐가 옳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럴 땐 대통령의 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홍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CEO로서 경제는 오래 했지만, 군정과 군령을 합치는 게 군을 위해 좋은 것인지 여부는 잘 안 보여 판단을 끝까지 못 내렸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때 상부지휘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니깐 ‘군이 잘 판단하라’는 식으로 위임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文 대통령, 국방개혁 낯설지 않아… “결심하는 데 용이”
 
  홍규덕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 입안 과정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국방개혁에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군령·군정 통합 방안 등을 포함, 우리 군의 미래에 관한 중요한 결심을 내리는 데 문 대통령의 입장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국방개혁에 있어 국회의 협조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성안(成案)됐던 국방개혁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가 안 된 점을 상기시켰다. 그의 말이다.
 
  “당시에도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합참의 운영 방식에 대해 그 당시 야당(현재의 더불어민주당-기자 주)은 ‘육군 주도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면서 합동군으로 가기 위해 해·공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육군을 사관생도 숫자까지 합쳤을 때 육군의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해·공군은 인원이 적고요. 그렇다 보니 본부부터 시작해 하부(下部)의 전술 제대까지 인원을 배치하다 보면 산술적으로 균등한 비율로 인원을 배치하기 어렵습니다. 가령 해군 전체 병력 수가 4만1000명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지금의 ‘국방개혁 2.0’이 추구하는 국방부·합참 등에 육·해·공군을 1:1:1로 배치하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방개혁에 관한 새로운 ‘내러티브(narrative)’ 필요
 
홍규덕 교수는 將星 수 감축은 지난 정부가 입안한 국방개혁에서 다뤄져 전혀 새로운 이슈는 아니라고 했다. 사진은 全軍 지휘관 회의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홍규덕 교수는 “현 정부가 이런 식으로 1:1:1 기계적인 균형을 맞출 게 아니라 차라리 용감하게 해·공군의 인원을 증원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논의되는 장성 수 감축, 여군 확대는 “부수적인 것”이라고 했다. 두 가지 모두 역대 정권이 국방개혁을 수립할 때 늘 제기돼 온 의제라는 것이다. 특히 장군 수 감축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 이미 15% 감축을 결정한 바 있어 완전히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고 했다. 다만 ‘육사 출신’을 우대해 온 구조를 바꾸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장교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개선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개혁을 두고 각 군은 물론 정치권까지 구조적으로 첨예하게 얽혀 있다 보니 결국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국방개혁을 다음 정권으로, 또 다음 정권으로 ‘폭탄 넘기듯’ 해왔지만 이제는 큰 틀에서 확실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군이 표방하는 ‘3대 국방 목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3대 국방 목표’는 1998년 노태우 정부 때 만들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한다’이고, 두 번째는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겁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지역 안전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입니다. 사실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는 말은 그냥 형식적으로 있는 말이죠. 역대 정권은 1번만 강조해 왔었고요. 지금은 ‘새로운 시대’ ‘평화의 시대’ ‘남북 화해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내러티브(narrative·서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명확한 ‘비전’ 없으면 미로에 빠져
 
  홍 교수가 말하는 ‘내러티브’란, 미래의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미래의 우리 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한 일종의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내러티브’는 분명한 거 같아요. 평화를 구가하고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겠다는 거죠. 각종 경축사나 유엔 연설 등에서도 천명하고 있고요. 대통령의 내러티브는 알겠는데, 군의 내러티브가 뭔지는 아직 모호합니다. 제가 볼 때는 청와대 차원이 됐든, NSC(National Safety Council·국가안전보장회의)가 됐든 우리 군이 남북 화해 시대를 맞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명확한 비전과 안보전략 지침을 국방개혁안 서문(序文)에서 말해줘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당장 효과가 나는 거,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만 편중되는 국방개혁이 되고 맙니다. 그런 쪽에만 매달리다 보면 미로에 빠져 금방 방향을 잃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국방개혁에도 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대 구조 슬림화’ 같은 것보다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서 우리 군의 미래를 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논리였다. 홍 교수는 그 일환으로 ISR(정보감시자산·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의 강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제는 우주 전력을 키우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해요. ISR이 대표적입니다. 우리 군도 장기적으로는 그런 능력을 빨리 갖추지 않으면 안 돼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인공위성이 아리랑 위성밖에는 없어요. 러시아, 중국은 최소 20개 정도의 자산을 갖췄고, 일본도 개수는 적지만, 인공위성을 통해 얻는 영상의 해상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국방개혁 2.0’, 성과는 분명 있지만…
 
  우린 미국과 매년 한 번씩 ‘전략 대화’를 하는데 미국에서 요구하는 것 중 하나는 제일 중요한 게 다층(多層) 영역 억제(multiple domain deterrence)입니다. 육·해·공군에 사이버전 대응 능력과 우주 방어 능력까지 플러스하는 겁니다. 미국은 우주통합사령부를 만드는 한편, 사이버사령부를 전력사령부로 확대했습니다. 우리도 미래 전장(戰場)을 주도하려면 우주 능력과 사이버 억제력을 적극 키워야 합니다.”
 
  북한 문제를 뛰어넘는 폭넓은 시각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홍 교수의 설명이다.
 
  “그동안 북한 문제 때문에 안보에 있어 세계를 보는 눈이 매우 좁았던 게 사실입니다. 평화유지군(PKO)이 좋은 예입니다. 과거에 국방개혁안에 ‘PKO’를 넣었는데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으로 당했는데 PKO가 가당키나 하냐’는 식으로 일축하더라고요. 잘 생각해 보면 만약 북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그때부터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가 열립니다. 중국 문제가 그렇습니다. 지금 중국을 ‘잠재적 위협’이란 말로 포괄했는데, 지금의 중국이 옛날의 중국이 아니잖아요. 이젠 우리 군이 좀 더 넓은, 세계를 바라봐야 합니다. 그런 폭넓은 부분이 국방개혁의 지침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 교수는 “과거의 관행을 용감하게 고쳤다는 점에서 ‘국방개혁 2.0’의 성과는 분명 있다고 본다”면서도 “일부 혁신적인 내용이 있지만 큰 청사진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것 같지 않다”고 봤다. 현 정부가 과거의 잘못된 사례, 교훈들을 거울 삼아 10년, 20년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국방개혁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뚜렷한 비전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는 분석이었다.
 
  그는 국방개혁 2.0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정책의 연속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 정부가 수립했던 정책을 완전히 파기하는 게 아니라 현 정부가 일정 부분 참고함으로써 실패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가 작성한 문서의 경우, 공식 문서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한다. 국회가 그 자료를 국방부에 요청했는데 공식 문서로 채택하지 않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의 의미 있는 논의들이 구속력이 없어진 채 흐지부지됐다고 홍 교수는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개혁에 성공하려면
 
홍규덕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입안된 국방개혁을 현 정부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2011년 5월 24일 국무회의에서 김관진(가운데) 당시 국방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국방개혁 307계획’ 관련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우리가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이 있잖아요. 우리 군 전체의 목적은 뭔가요? ‘목표’는 국방개혁이지만 전체의 ‘목적’은 우리 군이 싸워서 이기는 군대가 되는 거죠. 그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활용한 전략이 틀렸다면 전략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내가 왜 틀렸는지, 그 틀린 부분을 개별적으로 접근해선 안 됩니다. ‘국방개혁 2.0’을 수립할 때 접근 방법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니까 과거와 크게 달라진 거 같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몇몇 사람에게 물어보니까 과거와 거의 비슷한 거 같아요. 사실 저라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은 해요. 그렇다고 우리가 실패를 또다시 반복해선 안 되지 않습니까.”
 
  홍규덕 교수는 “국방개혁실장으로 있을 때 군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 군 내부뿐 아니라 국방개혁에 관한 재향군인회, 성우회 등 예비역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그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돌리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그때에 비해 현재의 문재인 정부는 “굉장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했다. 예컨대 재향군인회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때 ‘남북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요지의 플래카드를 들고나왔다고 했다. ‘9·19 남북군사분야 합의서’가 나왔을 때 성우회는 비판 강도가 상당히 낮은 성명을, 그것도 한 달 후(10월 18일)에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국방개혁 성공을 위한 절호의 찬스를 살리려면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들이 해결해야 될 게 하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끝끝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최악의 경우),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그에 관한 최소한의 조치까지 국방개혁안에 담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방개혁과 북핵 문제를 어떻게 연계할지도 관심사다. 북한 핵문제가 현재진행형이기도 할뿐더러, 핵문제 해결 없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건 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런 시각에서 현 정부가 주창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핵 무장해제’를 의미할 수 있기에 자칫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홍규덕 교수의 의견이 궁금했다.
 
  “미국의 핵 전문가로 평가받는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에 따르면, 비핵화가 총 66가지 단계로 이뤄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3단계 정도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핵무기에 관한) 어떤 부분을 신고하는지 지켜보고, 그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런 선행조치 없이 ‘너희의 선의(善意)를 믿고 더 이상은 문제 삼지 않겠다’고 그러면 안 되겠죠. 나중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 양쪽이 타협하는 선이 있을지 모르지만, 한편으론 핵을 가진 북한과 공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부분까지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대비를 해야 합니다. 군사적으로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면서도 북한 핵에 맞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핵무장’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가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자체 핵무장의 가능성은 열어둬야 하나 그렇게까지 간다면 우리에게 일종의 ‘자살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규덕 교수는 “만약 북한이 핵을 가진 상태에서 우리가 핵과의 ‘공존’을 요구받는 상황이 온다면 전술핵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지 자위적 핵무장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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