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 치마폭에 숨어 있던 친박을 어떻게 5개월 만에 정리하나
⊙ 3김시대 이후 한국 정치의 이념집단은 친노(親盧)밖에 없어… 친박은 이익집단에 불과
⊙ 친홍은 모두 당직자들… 친홍-비홍 소리 나오는 거 보고 대표 된 지 5개월 만에 안착(安着)했다고 생각
⊙ 간첩 못 잡는 국정원 절대 좌시 못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전원 구속될 각오로 막을 것
⊙ “서훈 국정원장은 통일부 대외협력국장에 불과”
⊙ “이재오 전 의원 모셔와 원내대표 고문을 시켜가지고 어떻게 하면 잘 싸우는지 내 좀 가르치려고 그래요”
⊙ “성완종 수사받으며 요즘 검사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만든다는 생각 들었다”
⊙ 검찰 견제하려면 경찰하고 검찰하고 동등한 수사권한을 주고 상호감시체제로 만들어야
⊙ 적폐청산의 최정점에 청와대 백모 비서관이 있다는 말 자주 듣고 있다
⊙ 네이버·다음과 여론조사기관 조작 통해 통치하는 현 정권 오래 못 가
⊙ 아베 총리를 만나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고 할 것
⊙ 북핵 문제 해결은 한국에 전술핵 들여오거나 자체 핵 개발로 능력 갖춘 뒤 나토와 러시아가 핵 감축 협상하듯이 해야
⊙ “문재인 대통령께 배울 점은 쇼를 잘한다는 것”
⊙ 3김시대 이후 한국 정치의 이념집단은 친노(親盧)밖에 없어… 친박은 이익집단에 불과
⊙ 친홍은 모두 당직자들… 친홍-비홍 소리 나오는 거 보고 대표 된 지 5개월 만에 안착(安着)했다고 생각
⊙ 간첩 못 잡는 국정원 절대 좌시 못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전원 구속될 각오로 막을 것
⊙ “서훈 국정원장은 통일부 대외협력국장에 불과”
⊙ “이재오 전 의원 모셔와 원내대표 고문을 시켜가지고 어떻게 하면 잘 싸우는지 내 좀 가르치려고 그래요”
⊙ “성완종 수사받으며 요즘 검사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만든다는 생각 들었다”
⊙ 검찰 견제하려면 경찰하고 검찰하고 동등한 수사권한을 주고 상호감시체제로 만들어야
⊙ 적폐청산의 최정점에 청와대 백모 비서관이 있다는 말 자주 듣고 있다
⊙ 네이버·다음과 여론조사기관 조작 통해 통치하는 현 정권 오래 못 가
⊙ 아베 총리를 만나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고 할 것
⊙ 북핵 문제 해결은 한국에 전술핵 들여오거나 자체 핵 개발로 능력 갖춘 뒤 나토와 러시아가 핵 감축 협상하듯이 해야
⊙ “문재인 대통령께 배울 점은 쇼를 잘한다는 것”
홍준표(洪準杓) 자유한국당 대표를 21년 만에 다시 만났다.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을 가졌던 그는 1996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서울시 송파 지역구에 출마한 정치 신인이었고 나는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 강남·서초·송파를 담당하고 있었다. 당시 이 ‘강남3구’의 최대 이슈는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5층짜리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이었다.
강남3구에 출마한 모든 후보를 다 인터뷰했는데 놀랐던 것은 그중 ‘저밀도’ ‘용적률’이라는 용어를 제대로 아는 출마자가 딱 한 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서초에 출마한 최병렬(崔秉烈) 전 서울시장이었다. 최 전 시장은 저밀도 아파트를 고밀도, 즉 20층 이상으로 재건축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주민들이 고밀도 재건축을 원했다.
그는 솔직하게 “서초구만 기사를 내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요구해 왔고 무슨 영문인지 서초구 출마자들의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사는 게재되지 못했다. 강남3구 출마자 가운데 상당수는 용적률이 80%인 아파트를 50%로 재건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알지 못하는 출마자들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홍준표 당시 후보는 그런 점에서 독특했다. 그는 내게 “저밀도가 뭐고 고밀도가 뭐냐, 용적률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취재기자에게 취재를 하는 것이었다. 내 말을 다 들은 그는 “지금 출마자 가운데 용적률을 가장 높이 부른 사람이 누구며 몇 %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더니 “나는 용적률을 400%를 주장한다고 써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는 적어도 모르는 것에 대해선 물을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로부터 훌쩍 20년이 지났다. 세월은 무상(無常)하다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무심한 듯 흐르는 장강(長江)이 지형을 바꾸듯 홍준표의 체급도 바뀌었다. 국회의원 4선을 했고 경상남도지사를 지내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격랑 속에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 대선에서 거의 절명할 것 같던 보수의 표를 25%나 끌어낸 그는 지금 난파(難破) 직전의 자유한국당의 선장(船長)이 돼 있는데 하필 그 배는 선원의 절반가량이 드러내놓고 선장에 대해 으르렁대며 불만을 표시하는 상황이다. 12월 12일 그를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만났다. 새 원내대표 선거가 진행되기 직전 시작된 인터뷰는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 올해가 대표께서 살아오면서 제일 드라마틱했던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바쁘게 한 해를 보낸 거 같아요. 제가 야당 10년 하고 여당 10년을 했는데, 다시 야당이 됐습니다. 여당 당 대표도 해보고, 야당 당 대표도 지금 하는 입장입니다. 그거는 정치판에서 특이한 경험입니다.”
— 여당과 야당의 당 대표가 다르죠.
“정치판의 특이한 경험일 겁니다. 여당 당 대표와 야당 당 대표가 다른데 아직까지 우리 당 의원들이 치열함이 없어가지고, 참 걱정스럽습니다. 야당은 치열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 없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마치 아르바이트하듯이 그렇게 보내는 의원들을 접할 때는 참 답답합니다.”
— 친박(親朴)을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언젠가 친박을 바퀴벌레로 표현하신 적이 있습니다. 바퀴벌레를 왜 일거에 소탕하지 못합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당을 7년이나 지배했습니다. 당 대표 2년, 비상대책위원장 1년, 대통령 때 4년이나요. 그때 대부분의 의원이 7년 동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치마폭에서 지냈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치열함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과도한 요구죠. 그 사람들은 친박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7년 동안 오로지 ‘박근혜 마케팅’으로 국회의원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당을 맡은 게 5개월이 안 됩니다. 그 짧은 기간 어떻게 이 당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혁신을 한다 해도 고비고비마다 무리 지어서 저항을 하는데.”
— 답답하셨겠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은 당을 개조하고 체질 바꾸고 혁신하는 데 시간을 보냈죠. 친박 출신 원내대표(※정우택 전 원내대표를 지칭)한테 원내(院內) 문제는 원내대표 책임하에 해라, 나는 관여치 않겠다. 그런 이야기까지도 했습니다.”
— 오늘 오후 4시에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선거가 열리는데 만일 친박 후보가 되면 어떻게 됩니까.
“당(黨)의 문을 닫아야 되겠죠.”
— (친홍·親洪) 김성태 후보를 당선시킬 자신이 있으십니까.
“아니, 자신 여부를 떠나서 나는 의원들의 양식(良識)을 믿습니다. 최소한의 양식을 믿습니다.”
— 자유한국당이 워낙 양식이 없는 당이라고 소문났는데요.
“친박들이 양식이 없지, 우리 당이야 있죠.”
— 친박은 참 질깁니다. 대통령 주변에서 온갖 호사는 다 누려놓고 위기 때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그런데도.
“사실 정당이나 계파가 되려면 이념집단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3김시대 이후에 한국정당사에 이념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은 친노(親盧) 좌파들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는 이념집단이 아닙니다. 계파라고 하는 친이(親李)조차 이념집단입니까? 얼치기 우파들이죠. 이명박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나는 그분이 보수우파의 정책에 충실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사실상 얼치기 우파집단입니다. 친박 같은 경우에는 아예 이념 자체가 없어요.”
— 그 말씀은 친박은 계파가 아니라는 뜻이네요.
“아니죠. 그냥 이익집단이에요.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기 위해서 박근혜 치맛자락 잡았던 사람들이죠. 나는 그 사람들을 이념집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기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이니까 아직까지도 내가 계파가 없어졌다고 그래 선언도 하고 했지마는, 암암리에 모이고 있는 거죠. 그래서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 이른바 친홍이라고 불리는 대표님의 세력은 몇 명 정도 됩니까.
“제가 정치를 1996년도에 시작했으니까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계파에 들어가 본 일도 없고 계파를 만들어 본 일도 없습니다. 친홍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계파가 아니고 저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당직자들입니다. 그게 당직자 개념이지 계파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 4선 의원을 지내셨는데도….
“나는 국회의원을 네 번 했는데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입니다. 국회의원이 300명이 있다는 것은 국회가 300개가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천금같이 무거워야 하는 자리입니다. 국회의원이 계파의 앞잡이가 되어가지고 이리저리 어울려 다니는 것, 나는 그거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치 22년 하면서 계파에 속해본 일도 없고 계파를 만든 일도 없습니다. 내가 만들려고 했다면 만들 기회가 몇 번 있었죠. 그런데 계파를 만들어 본 일도 없고 계파에 속해본 일도 없습니다. 나는 국회의원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 그래도 정가(政街)에서는 친홍이다 비홍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 원내대표 선거 두고 친홍과 비홍의 대결이다,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것 보고 내가 이 당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을 했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7년 동안 친박 정당에서 5개월 만에 친홍-비홍으로 언론에서 쓰는 걸 보고 5개월 만에 내가 안착을 시켰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하하.”
—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제 친박이니 진박(眞朴)이니 복박(復朴)이니 원박(原朴)이니 하는 이런 말들은 나오지 않겠네요.
“그거뿐입니까? 뭐 탈박(脫朴)이니 뼈박이니 신박(新朴)이니…. 내가 또 양박이라는 말도 했고.”
— 양박은 뭡니까.
“양아치 같은 친박이라는, 하하하. 양박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고 내가 또 최근에는 잔박(殘朴)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어요. 그게 바로 그들이 계파가 아니고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당 대표가 된 지 5개월밖에 안 돼서 친박 이익집단들을 채 정리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면 다 정리가 될 거라고 보시나요.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나오면 정리 속도가 빨라지겠죠. 빨라지는데 친박들이 7년을 지배한 정당에서 친박을 다 쫓아내면 이 당은 나 혼자 당 대표를 해야 됩니다. 지금 그렇게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계파 없는 해체 선언을 하고, 그리고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모여야지 그게 진정한 통합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중에서도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는 친박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은 자연 소멸 절차로 가고 있습니다. 최경환, 서청원 그 두 분은 자동 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홍 대표께서 그리는 혁신과 체질 개선은 어떤 내용입니까.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안이 나오면 연말에 전국위원회 열어 당헌·당규 개정할 것은 개정하고 공천관리규정 개정할 것도 개정할 겁니다. 당의 정강이나 정책도 바꿀 건 바꿔야지요. 다 연말까지 할 겁니다. 지금 불과 18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건 연말까지 해야 됩니다. 그리고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량화된 당무감사를 했습니다. 8개 항목을 통해가지고 정밀 당무감사를 했어요. 그 당무감사 결과가 곧 공개가 될 겁니다. 공개해가지고 정리할 사람 정리하고 연말까지 새로운 사람, 영입할 사람 영입하고. 이렇게 하고 체질을 바꿔나가야 됩니다.”
— 홍 대표께서 자유한국당을 바꾸는 동안 많은 보수층은 이제 좌파가 영구 집권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들을 많이 합니다. 일례로 국정원을 간첩 못 잡는 조직으로 만드는 거는 대단히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국정원을 간첩을 못 잡는 기관으로 만들지는 못할 겁니다. 국회의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우리가 용납지 않을 겁니다. 좌파 정권이 주장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도 사실은 민변 출신들을 잔뜩 검사로 집어넣는 ‘민변 검찰청’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국정원과 공수처 신설 시도는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우리가 막을 겁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 국정원의 전·현직 요원들 말을 들어보니까 서훈 원장에 대해서 그렇게 배신감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국정원에서 커서 출세한 사람이 자기가 나온 고향에다 대고 등에다 칼 꽂는다고.
“지금 그 사람은 국정원장이 아니고 통일부 대외협력국장에 불과하죠. 그 양반이 무슨 국정원장입니까, 통일부 대북협력국장이지.”
— 국정원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공 수사 기능을 강화해야죠. 대북 감시 통제 기능도 강화해야 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CIA에서 전자정보 우리 측에 안 줄 겁니다. DJ·노무현 10년 동안 전자정보를 안 줬으니까요. 못 미더우니까. 지금 이 정부 들어오고 전자정보 안 줄 겁니다. 대북정책 깜깜이죠.”
— 그런데 지금 보수층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전투력을 신뢰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좌파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가지 정책 중에서 안보·경제·사회정책 가운데 우리 보수우파의 근본적인 가치가 무너지는 그런 것은 실력으로도 막겠습니다. 자, 선진화법 때문에 강압적인 저지를 하면 처벌받는다고 하는데 국회의원 116명이 전부 몸으로 점거하기 시작하면 처벌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라도 해야지 폭주를 막죠. 근데 이 당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극소수다 이 말이요.”
— 새해 예산안 처리 때도 자유한국당은 변변히 저항도 못했습니다.
“예산안도 그런 식으로 넘겨주고 정기 국회도 그런 식으로 처리가 되고, 그래서 이 당이 제대로 하려면 국회의원 그 자리서 끝낼 각오하고 붙어버려야 됩니다. 대여(對與) 투쟁, 아르바이트하듯이 하는 거 아닙니다. 그거는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직위 걸고 하는 겁니다. 감옥 갈 각오하고 하는 겁니다. 옛날에 이재오 원내대표 있을 때는 그렇게 했어요.”
—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이재오 전 의원과 만나는 사진이 보도됐더군요. 그분 이쪽으로 옮깁니까.
“예예. 모시고 와서 내가 원내대표 고문을 시켜가지고 어떻게 하면 잘 싸우는지 내 좀 가르치려고 그래요.”
— 국정원 해체 못지않게 우려되는 게 검찰하고 법원의 문제입니다. 홍 대표께서도 검사 출신이지만 요즘 검사들의 수사는 정말 수준이 낮아도 너무 심하게 수준이 낮은 것 같습니다.
“내가 검사 출신이라는 게 참 부끄럽습니다. 요즘 검사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만든다고 해요. 내가 성완종씨 사건에 연루돼가지고 수사를 받을 때 보니까 17시간 조사받은 후에 뭐 귀가했다고 언론에 보도가 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안에서 128페이지인가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았는데 거기서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딱 한 줄뿐이었습니다.”
— 한 줄이라뇨? 성완종씨로부터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그것도 안 묻고 2011년 5~6월경에 성완종을 만난 일이 있느냐. 없다. 딱 그 한 줄이었습니다. 그 사건과 관련된 건 딱 그 줄밖에 없었어요. 2011년 5~6월경 사이에 성완종을 만난 일이 있느냐. 없다.”
— 나머지 128쪽의 대부분은 뭡니까.
“그거는 내 검사 시절에 수사했던 거 물어보고 정치판에서 일어났던 일 물어보고 그거만 했죠. 내 피의자 신문조서 한번 보십시오. 128페이지에. 그래서 내 수사를 받으면서 ‘야 대질을 해야 될 거 아니냐 줬다는 애 데리고 와서.’ 그러니까 ‘뭘 대질을 합니까. 뭐 그냥 할 필요 없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질도 안 했어요. 그래 놓고 새벽 2시 반까지 뭐 범죄사실은 조사 안 하고 그러고 있다가 집에 왔어요. 거 이상하잖아요. 부인(否認)을 하면 부인조서를 받아야 되는데, 부인조서도 안 받고. 내가 그 2011년 5~6월경에 성완종을 만난 사실이 있느냐 그 물어본 취지는 나중에 재판 가서 알았어요.”
— 무슨 취지였습니까.
“나는 성완종이를 몰라요. 2010년도 천안에서 그 우연히 내가 밥 먹던 음식점 옆방에 그 사람이 있다가 내가 밖으로 나오자 따라 나와서 선 채로 악수 한 번 한 게 답니다. 1분도 안 걸렸어요. 그게 전부고. 그 사람 자체를 난 몰라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게 이상하니까 돈을 전달했다는 그 사람(※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다그쳐가지고 사전에 (홍준표와 성완종이) 만났을 거 아니냐. 사전에 만나서 돈 주기로 약속하고 네가 심부름한 거 아니냐, 이렇게 몰아간 겁니다. 그런데 항소심에 가서 그 사람이 실토를 하는 게 ‘사실상 내가 만나게 해준 사실이 없는데 검사가 그러면 이야기가 안 된다고 해서, 그럼 만나게 해준 거로 하자, 그렇게 하고 그런 진술을 했다’는 거예요. 말하자면 사건을 만든 거죠.”
— 어처구니가 없네요.
“그래서 보름 동안 (윤승모) 부부를 불러갖고 하도 괴롭히기에 할 수 없이 만나게 해준 사실이 없는데 만나게 해준 거로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그게 항소심에서 들통이 나가지고 난 검사가 재주신문(주 심문을 다시한다)을 하는가, 다시 신문을 하는가 자세히 봤어요. 다시 신문을 안 해요. 얼굴이 벌게가지고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더라고. 내가 그걸 보면서 이건 수사가 아니고 이건 아예 사건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검사의 질이 떨어집니다. 실체적 진실 발견하겠다는 게 검사의 본령인데 이거는 실체적 진실 발견은 뒷전이고 위에서 요구하는 사건에 끼워 맞춰서 증거를 만들어 내는 게 검사의 역할이라면 그건 검사 아니죠. 그건 대한민국 검사라고 할 수 없죠. 그래서 내 그 사건을 겪으면서 요즘 검사는 그렇게 하냐, 내가 후배들한테 찾아왔기에 한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요즘 검사는 그렇게 하냐. 검사의 질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실체적 진실 발견하겠다는 검사가 아니고 위에서 사건 만들어 내라면 주문수사하는 게 검사냐. 청부수사 주문수사 하는 게 검사냐.”
— 어떻게 검찰을 견제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검사가 경찰을 지휘한다는 거 이건 난센스다. 그래서 경찰하고 검찰하고 동등한 수사권한을 주고 상호감시체제로 만들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본이 그런 식입니다. 경찰이 검찰 수사하고 검찰도 경찰 수사하고, 지휘복종체계가 아니고요. 그런 체계로 만들어 버리면 같이 경쟁하는 입장이니까 수사 능력도 향상되고 제대로 된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이 되지 않겠느냐 하고 생각합니다.”
—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가 생기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나는 공수처는 새로운 검찰청 하나 더 만드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공수처가 잘못하면 공수처 위에 또 하나를 새로 만듭니까? 그거는 아니죠. 현 체제 내에서 제대로 하려면 일본처럼 상호감시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의 공공기관 중에서 일본 국민이 가장 믿는 기관이 검찰과 경찰입니다. 우리랑 정반대지요. 사법부도 그래요. 코드 사법부가 되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사실심을 지배하게 됩니다.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나는 사법부까지 그렇게 될까. 아직은 그렇게 믿지는 않습니다.”
— 저는 이미 그렇게 됐다고 보는데요.
“정말 운용을 그렇게 할까. 난 그렇게 믿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 나라, 문을 닫아야죠.”
— 항간에는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이 중견 언론인들과 만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하소연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검찰 조직이 붕괴된 겁니다. 검찰 조직이 붕괴된 거죠. 저도 지금 서울중앙지검장이 벼락출세를 해가지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말만 듣는다, 내 그 소리를 들었어요. 이미 그 여러 사람으로부터 들었어요. 백모 비서관의 말만 듣는다.”
— 백원우 비서관이요?
“적폐청산의 최고 정점에는 백모 비서관이 있다, 내 그런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어요.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좌파 집권 50년 청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때 있었어요. 좌파 집권 50년 청사진이 있었어요.”
— 지금 그 청사진처럼 돼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좌파들이 그 청사진을 실현하는 데 가장 원동력이 되는 게 여론조사기관하고 포털입니다. 포털 가지고, 여론 조작하고 뉴스 조작하고, 국민의식 조작하고 있어요.”
— 저도 최근에 나오는 지지율이라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더군요.
“그거는 말이 안 되는 게, 내 이 예를 자주 드는데, 8월 22~23일 자 한국 유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 조사한 것을 보면, 내 그거 여론조사기관은 거의 우리하고 적대적이기 때문에 이름은 이야기를 안 하겠어요. 거기 보면 2만3000통인가 전화를 해가지고, 통화가 된 게 5300통입니다. 통화가 된 게. 5300통 중에서 전화를 탁 끊어 버린 게 4300통이에요. 그러면 1000통이 통화가 됐어요. 전화로 이 여론조사에 응하려면 한 6분 정도 필요합니다. 6분 동안 전화기 귀에 대가지고 응해주는 사람은 광적인 지지자 집단입니다. 그중에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찍은 사람이 51%예요. 그렇게 여론조사를 해가지고 국민의 72%가 지지한다, 이렇게 발표가 났어요. 그게 정상이냐 이 말이에요.”
— 만일 사실이라면 놀랍습니다.
“그거는 반대하는 사람도 광적인 반대자가 아니면 이 전화 안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론조사가 광적인 지지자를 상대로 하니까 70 몇 프로 나오죠. 난 그거 믿지 않습니다. 그게 마치 국민여론인 양, 또 지금 민주당 지지율인 양 언론기관에 다 나오고 하는 거, 나 그거 믿지 않습니다. 그거는 나중에 선거해 보면 다 달라질 거예요. 그 여론조사기관이 친정부 여론기관으로 바뀌어가지고 지금 여론 조작에 앞장을 서가지고 하고 있고, 또 포털 뉴스가 뉴스 배치하고 여기 자유한국당 포털에 나오는 기사 거의 없습니다.”
— 포털에 나오는 자유한국당은 바보 아니면 또라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상한 또라이가 말하면 그거만 올리고 좋은 내용은 아예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유한국당에 대한 홍보가 미흡하니 그런 이야기하는데, 이런 식으로 포털 전부 통제 관리하고 여론조사기관 통제 관리해가지고 정권을 이어나가는 게 이게 오래갈 것이냐, 난 꼭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형감각이 있고, 아주 똑똑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페이스북이나 SNS 보면 훨씬 언론보다 똑똑합니다.”
— 그래서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 제가 네이버 같은 경우를 보면, 진짜 무시무시한 사태라고 생각이 듭니다. 조선·동아·중앙·한겨레 기자들이 다 네이버 기자가 돼 버리는 거예요. 네이버에서 얼굴 사진 올려주고 기사 올려주는 것을 보면 얘네들은 월급은 저 신문에서 받고 일은 이쪽 위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현 정권은 지금 앉아서 네이버나 다음 이 두 개 가지고 정권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근데 과연 그게 선거 때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그거는 별개의 문제죠. 지난번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180석이라고 언론에 다 났어요. 근데 결과가 어땠습니까. 그래서 나는 그 소위 여론 조작의 실상은 선거 때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국정원-검찰-포털사이트-여론조사기관에 이어 공중파 사장들 교체하는 과정을 보면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게 굳어지면 이후부터 진행되는 거의 모든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입이 봉쇄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우리가 믿을 곳은 SNS밖에 없어요. 다행스럽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언론보다 오히려 SNS를 믿습니다. 그거로 대항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 당 SNS 역량 강화를 위해서 의원들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도 역량 강화를 하고 있습니다. SNS는 퍼지는 속도가 방송보다 더 빠릅니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방송 뉴스 안 본 지가 상당히 됐어요. 그래서 방송에서 그렇게 떠든다고 해도, 이게 뭐 나치의 괴벨스도 아니고. 그런 나라가 오래 지속되리라고는 나는 보지 않습니다.”
— 안보도 대단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내일(13일) 일본에 가서 아베 총리를 만납니다. 아베 총리를 만나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고 할 생각입니다. 지금 북·중·러가 사회주의 핵 동맹을 맺지 않았습니까? 그에 대항해서 한·미·일은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야 한다, 전술핵을 재배치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체 핵무장을 해서라도 한·미·일 3국이 핵 공동관리체제를 구성해서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 그렇게 해서 남북이 핵 균형을 이루고 그다음 절차로 핵 폐기 절차로 가자, 이렇게 주장할 생각입니다.”
—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이게 1980년도 중반에 있었던 나토와 구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 협정하고 똑같은 방식입니다. 슈미트 수상이 카터 대통령한테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했을 때 카터가 핵우산이 있는데 왜 전술핵이 필요하냐며 반대를 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때 슈미트 수상이 워싱턴이 핵으로 불바다가 될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당신들은 서독을 지켜줄 그런 용의가 있느냐, 핵우산만으로 우리가 어떻게 믿겠느냐, 이렇게 해서 전술핵을 7000기를 배치를 했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러시아와 나토가 상호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 협정을 맺어가지고 상당수의 미사일이 감축이 됐어요. 우리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론은 결국은 남북이 핵균형을 이뤄가지고 핵균형 상태에서 핵 폐기 협정을 같이 추진을 해야지 제대로 된 협상이 되지, 그렇지 않다면 이미 핵 폐기나 비핵화 요구는 공염불이다, 그거는 될 수가 없는 것이다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안보는 흔들리는데 중국은 사드 문제를 가지고 대한민국을 욕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대통령이 방중(訪中)하면서도 저건 뭐 진사(陳謝) 사절 가듯이 가서 무슨 꼴을 당하고 올지 걱정됩니다. 지금 어디서부터 잘못 꼬였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북정책 세울 때부터 잘못된 거죠. 지난 대선 때 우다웨이 특사가 사드 문제로 각 당 후보들을 방문을 했습니다. 그때 저한테도 왔는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이제 철회해 달라고. 우다웨이 특사한테 내가 물어봤어요. 중국이 북핵을 제거해 줄 수 있느냐. 그러니까 우다웨이 특사가 북한이 주권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하기 어렵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주권국이 아니냐. 사드가 어느 나라 것이냐. 미국 거 아니냐. 미국한테 항의해야지. 왜 우리나라한테 항의하느냐. 우리나라 사드 배치하는 거는 북핵 대응용인데 중국이 북핵도 못 막아주면서 무슨 사드 배치 가지고 시비를 거냐. 그거 옳지 못한 거 아니냐. 대국답지 못한 거 아니냐. 붙으려면 미국하고 붙어라. 그 무기 우리 것도 아니다. 왜 한국을 상대로 하냐. 그건 대국답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했습니다.”
— 우다웨이 특사가 뭐라고 하던가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국으로 오고 있고, 레이건호도 오고 있다, 북이 추가 도발을 하면 미국이 때릴 것이다, 한국에 와서 사드 배치 문제 가지고 시비 거는 이 시각에 북에 들어가서 미사일 도발을 막아라, 안 그러면 대선 기간 중에 때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태평만댐 송유관(관련 기사 184쪽)을 차단해라, 송유관 차단하면 북이 제거가 될 것이다. 그때 4월 우다웨이 왔을 때 일정을 한번 보세요. 내가 처음으로 송유관 차단하라고 요구를 했어요.”
— 우다웨이가 놀랐겠네요.
“태평만댐 위를 송유관이 넘어가는 걸 어떻게 알았느냐 하고 묻더군요. 제가 아는 방법이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실무자들이 막 시계를 보면서 가자 그러더라고. 그래서 그냥 가버렸어요.”
— 홍 대표께서는 조만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십니까.
“시한이 내년 3월까지라고 봅니다. 내년 3월까지 미국이 어떤 결심을 하겠죠. 그러나 예방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지난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CIA 코리아 임무센터에 갔었는데 거기서 몇 가지 물어본 게 있어요.”
— 무슨 질문을 하셨습니까.
“만약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예방전쟁을 시도한다면 타격할 곳이 750곳이라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으니 그들은 그만큼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면 북한을 타격하면 반격을 할 텐데 EMP탄을 터트리고 하면 북한 미사일은 무용지물이 되겠지마는 장사정포는 건재하다, 그러면 장사정포가 1000문이 넘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피해는 어느 정도 될까라고 물었습니다.”
— 하루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온다고 하던가요.
“하루 6만명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장사정포를 궤멸시키는 데 며칠이 걸리는가 하고 물으니 자기들 추산으로는 일주일이라고 했어요.”
— 그럼 40만명이 죽는다는 얘기네요.
“뭐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해 봐도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예방전쟁은 우리 당도 반대한다. 그거는 옳지 않다. 그래서 핵 균형을 하자는 것이다. 남북 핵 균형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하고 온 일이 있습니다.”
—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느냐는 문제에 지금 대통령이 국군총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선택을 했잖아요.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선택을 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죠. 도리가 없는 것 아닙니까.”
—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요.
“그래도 민주주의잖아요. 민주주의가 그건데요.”
— 만일 홍 대표께서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을 어떻게 다루셨겠습니까.
“그거야 대답할 수가 없지요. 내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다만 저는 깡패는 깡패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는 있습니다.”
— 깡패는 깡패 방식으로 다룬다?
“미국 갔을 때 《워싱턴포스트》 주필께서 저를 한 시간 반 인터뷰를 했는데, 《워싱턴포스트》지 주필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다루는 게 너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언사도 너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깡패를 다룰 때는 깡패 방식으로 다뤄야지 깡패한테 예의 차리는 거 그거는 옳지 않다, 난 트럼프가 다루는 방식이 아주 훌륭한 방식이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주필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추가 질문을 안 했어요. 양아치를 다룰 때는 양아치처럼 다뤄야 해요.”

— 오늘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 대표께서 미는 분이 되면 당의 혁신이야 탄력이 붙겠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완패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 분도 많습니다.
“나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국 단위 선거라는 거는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형감각이 있습니다. 중앙권력, 의회권력까지 쥐었는데 지방권력까지 국민들이 몰아준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거로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부 혁신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정부를 떠난 민심이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그릇으로 만들어야지, 떠난 민심을 주워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만들어야지, 우리한테 돌아온다, 난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친박 핵심 청산을 비롯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그다음에 당무감사를 통해서 내부 당협위원장, 현역의원을 포함해서 당협위원장들도 혁신하고 그다음에 정책도 전부 연말까지 혁신 절차를 밟아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 없겠지만, 지방선거에서 핵심 포인트를 보자면 서울시장하고 경기도지사, 경남도지사라고 보는데, 듣기로는 여당에서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로 출마하면 야당에서 당해낼 자가 없다는 얘기가 많던데요.
“그거는 아까 이야기했던 대로 응답자의 여론조사지,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하는 사람이 응답을 할 리가 있습니까, 응답 안 하죠. 경남은 탄핵으로 가장 최악의 순간에도 내가 1% 이겼던 지역입니다. 부산은 졌지만. 경남하고 TK는 이겼던 지역입니다. 그런 악조건하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서울·경기도.”
— 경기도지사 같은 경우에는 지금 남경필 지사가 바른당 소속 아닙니까. 그러면 여기서 독자 후보를 내야 하는 겁니까, 아니면 남경필 지사를 이쪽으로 끌어당기는 겁니까.
“우리는 경기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을 섭외 중입니다.”
— 서울시장은?
“서울시장도 지금 유력한 후보를 섭외 중에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저는 전국 선거를 지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나갈 생각이 없고, 전국적으로 선거 지휘를 하고 현장을 뛰어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서울에만 묶여 있을 수 있습니까.”
— 대구에서 지방선거를 지휘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잘못 보도가 됐는데, 서울에서 지방선거를 지휘하죠. 그런데 대구에서 당협위원장을 내가 맡겠다고 한 거는 TK가 흔들리면 우리는 수도권이 흔들립니다. TK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자리가 두 자리가 있습니다. 그 두 자리 중의 한 자리를 일단 맡겠다, 그리고 21대 총선은 대구에서는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입니다.”
— 당협위원장을 대구에서 맡는다?
“네. 맡았다가 유능한 후배를 찾아서 인계해 주고 때가 되면 나온다. 근데 왜 당협위원장을 맡아야 하느냐, 지금 TK에 지도자가 없습니다. 당 대표가 TK 당협위원장이라고 하면 TK가 안정될 수가 있다는 겁니다. 지방선거까지는 당협위원장을 하고 총선에 가서는 유능한 후배, 영입해서 거기에 출마를 시키겠다는 겁니다.”
— 언론이 항상 이런 질문 던지기를 좋아하는데, 17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자유한국당이 몇 석이나 차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6개를 차지하면 현상유지입니다. 6곳이라고 안 하고 6개라고 하는데, 6개를 차지하면 현상유지입니다. 현상유지만 되면 다음 총선에서 우리한테 기회가 옵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의 목표는 광역자치단체장 6개입니다.”
— 어느 지역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지역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죠. 전국이 다 지금 어려운 지역이니까.”
— 만약 6개를 확보하지 못하면요.
“책임을 져야죠. 당 대표 사퇴를 해야죠.”
— 비장한 말씀을 너무 쉽게 하시네요.
“비장은 무슨, 정치는 책임이죠. 현상유지 못하면 당 대표 사퇴를 해야죠. 2011년도에도 디도스 사태가 내 책임입니까?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그래도 전 책임을 졌습니다.”
— 최근의 정치상황을 되돌아보면 안철수라는 인물이, 도대체 왜 나와서 좌파를 계속 도와주고 있는가. 본인은 새정치 하겠다지만 좌파의 도우미, X맨 비슷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나는 꼭 그렇게 보지 않는 게,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수도권에서 3위를 했습니다. 수도권에서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선택을 하려고 하니까, 저거는 탄핵당한 정당이야,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국민의당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도권에서 안철수 당에 밀려서 3위 한 것이지, 아마 지난 대선 때 시간이 한 달만 더 있었으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었을 겁니다. 심지어 TK에서도 안철수 지지가 48%까지 올라간 일이 있었습니다. 대안이 없으니까. 문재인 정부가 싫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가서 TK에서는 우리가 회복을 했죠. 회복을 해도 과거처럼 많이 회복은 못했죠. 그래서 안철수 대표가 좌파의 X맨 하는 것과 내년 지방선거는 다르다고 봅니다.”
—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 당이 우파의 확실한 대안이 된다면, 절대 국민들은 안철수 당에 표를 갈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확실한 대안을 우리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내부 혁신하고 개혁하고 친박 청산하고 지금 그런 절차를 취하고 있습니다.”
— 안철수 당은 안철수 의원 정도만 빼곤 실제로는 다 호남 지역 의원들 아닙니까.
“호남이죠.”
— 결국은 여당의 2중대 같은 당이라고 봐야 하는데.
“지금도 그런 역할을 국회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위장 야당이라고 하죠.”
— 또 하나 바른정당 문제인데.
“거기에 나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 그 당에도 의원들이 몇 명 있잖아요.
“그거 가지고는 지방선거에서 변수가 되지 않을 겁니다.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은 변수가 될 수 없습니다.”
— 현 정권이 애용하는 수법들은 다 드러났습니다. 적폐 규명이라고 해서 치사한 분야의 내용들을 가장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망신 주는 방식 말입니다. 이런 수법이 현 정권 내내 간다고 보는데 홍 대표께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습니다. 당 차원의 대응은 안 하려고 합니다. 우리 당 출신 전직 대통령이죠. 그렇지만 대선 때 한번 우리가 업보를 치렀으면 됐고 지방선거까지 연결을 시키는 것은 나는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비난을 각오하고 출당을 시킨 이유도 구체제와 단절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 홍 대표에게 지지율의 ‘지’자도 꺼내지 말라고 누군가 귀띔해 주더군요.
“그건 묻지 마세요. (웃음) 지금 여론조사가 아까 얘기했던 대로…. 우리는 자체에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기관이 있어요. 다른 여론조사기관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지난번 총선 때 언론이 181석이라고 떠들 때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는 128석이었어요. 그게 근사치로 맞혔지, 거의 정확하게. 언론에서 180석 운운 떠들 때. 그 여론조사 결과 발표 두고 박근혜가 막 화를 내가지고 말이야, 무슨 여론조사가 이따위가 있냐고 그랬는데 실제로 까보니까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가 맞았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체 여론조사기관이 있기 때문에 친정부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이 작업을 해도 믿지 않습니다.”
— 대통령에 출마하실 기회가 본인한테 올 거라 생각하셨습니까, 아니면 그런 생각을 못하다가 나선 겁니까.
“정치하는 사람의 최종목표는 다 대통령입니다. 나라를 한번 경영해 보자, 그게 정치하는 사람의 목표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지난번에는 내가 당선된다 생각하고 나간 거는 아닙니다. 보수우파가 궤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재건의 기반을 마련해야 되겠다 그런 취지로 나간 것입니다. 만약 지난번에 우리가 후보를 못 냈다고 하면 이 당은 끝나고 난 뒤에 바로 소멸 절차가 왔을 겁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출마한 것은 불가피하게, 내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런 결정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죠.”
— 기회가 또 오면 한번 더 도전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먼 얘기지만.
“그것은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적절치가 않습니다.”
— 내일 일본 가서 아베한테 한·미·일 하시는 거는 문 대통령이 중국 가는 것에 대한 어떤 카운터펀치 같은 겁니까.
“그건 아닌데요. 우리는 우리 대로 일정을 먼저 잡은 거예요. 근데 묘하게 우리가 일정 잡고 난 뒤에 중국 일정이 나오더라고. 우리가 먼저 잡은 거예요.”
— 중국도 가셔야죠.
“그건 생각해 봐야겠어요. 중국 공산당에서 초청장을 보내준다고 그래 했는데, 내가 그 사회주의 핵 동맹에 맞서는 자유주의 핵 동맹을 주장했기 때문에.”
— 그러면 중국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초청할 것 같은데요.
“중국에서 나를 초청한다고 공산당이 그래 하다가 지금 주춤해졌어요. 내가 한번 보겠습니다. 뭐 우리야 중국 가면 할 말 다 하고 오죠. (웃음) 대통령처럼 그런 식으로는 안 하죠. 지금 문 대통령이 가는 거는 시황제 알현하러 가는 것이고. 지금 중국 시진핑 황제 알현하러 가는 것이죠. 이것도 그대로 쓸 건가.”
— 저희는 그대로 다 씁니다. 그럼 이왕 가시는 김에 4강까지 다 가셔야겠네요. 러시아도 한 번.
“제가 외교행보를 하는 거는 북핵 문제가 워낙 엄중하고 또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렸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지방선거에서 이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지, 그것도 검토를 한번 해봐야 될 겁니다. 지난번에 세계 400개 정당 초청장 보냈을 때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갔지만 저는 안 갔습니다. 그렇게 초청해서 가는 것은 황제 등극식에 축하 사절단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안 갔습니다.”
— 최근 몇 가지 이슈들이 있었는데,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문재인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고발했는데 심 부의장이 혹시 홍 대표께 사전에 상의를 했습니까.
“전혀 상의 안 했습니다.”
— 전희경 의원이 주사파 논쟁을 일으켰는데.
“나는 그것은 사실 논쟁이라고 봅니다. 이념 논쟁이 아니라. 근데 정치판에서는 팩트를 이야기할 때 가장 가슴 아픕니다. 허구를 이야기할 때는 별로 아프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팩트를 이야기할 때는 그거는 아주 아픕니다. 전희경 의원이 한 주사파 논쟁은 팩트 논쟁입니다.”
— 그런데도 현 정권은 적폐청산을 앞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와해시켰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습니다.
“나는 그거는 좀 무리라고 봅니다. 그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 어떤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인가요. 시간이 너무 지났기 때문에?
“전전직 대통령을 댓글 몇 개 혐의 확인하기 위해서 포토라인에 세우면 국민들이 동의하겠습니까? 대통령이 오죽 할 일이 없어서 댓글 지시를 하겠습니까. 그거는 대통령의 업무를 모르고 하는 소립니다. 그래 어처구니없다, 상식적으로 보면 전전직 대통령까지 수사할 사안이 아닙니다.”
— 댓글 말고 다스나 이런 거 다시 꺼낼 거 같은데요.
“전전직 대통령을 다스 문제로 조사할 수 있을까요?”
— 지금 하는 거 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는 걸로 봐서는 관 뚜껑까지 열어서라도 하려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의 이상을.
“그리하면 우리로서는 선거에 나쁘지 않죠. 나는 그렇게까지 못하리라 봅니다.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락은 하십니까.
“나는 오해를 사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연락을 받지도 않고 하지도 않습니다.”

— 적(敵)이었지만 문재인이 이런 거는 잘하더라 혹시 이런 면이 있었습니까.
“쇼는 참 잘하더라. (일동 폭소) 나도 좀 배워야 되겠다. 나는 검사를 해서 그런지 정치판에 들어와서도 쇼를 잘 못해요. 아니면 아니다, 맞으면 맞다 그러고 말지. 그러니까 직설화법 때문에 구설에도 많이 오르고 하는데 문 대통령 쇼는 참 잘하시더라. 그거는 내가 좀 배워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제가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때도 느낀 건데 검사를 하신 분들은 그 직업을 아직도 최고의 자랑으로 생각하시더군요.
“자기 인생의 최고 황금기였으니까.”
— 홍 대표께서는 검사 시절이 즐거우셨습니까, 아니면 정치 인생이 더 즐거웠습니까.
“나는 검사 시절 11년 동안 언제나 아웃사이더를 하고 하는 사건마다 상부와 충돌하는 사건을 했기 때문에 힘든 시절이었죠. 함승희 사장 같은 경우에는 검찰 주류에, 언제나 검찰 주류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 본인 말로는 홍준표 대표하고 자기가 아웃사이더여서 자기가 홍 검사가 외로울 때 무척 많이 도와줬다고 얘기하던데.
“함승희 선배가 나 도와주긴 했죠. 그분은 능력이 출중했어요. 출중해서 대한민국 특수부 검사의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함승희입니다. 주류 속에서 함승희는 검사장을 즐겁게 했죠. 나는 검사 11년 동안 초임부터 시작해서 나오는 날까지 상부와 수사 때문에 충돌을 했으니까, 나는 힘든 세월을 보냈죠. 오히려 정치할 때가 더 재미가 있었죠. 특히 경남지사 할 때가 지방정부라도 한번 통치를 해보니까 그 재밌는 경남지사 4년4개월이었죠.”
— 함승희 사장께서는 특수부 검사로서 최고는 홍준표 검사였다고 저한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도 큰 사건을 많이 했는데 워낙 더 유명한 사건을 해갖고 자기가 그런 부분은 좀 밀렸다 이렇게.
“내가 볼 땐 함승희 선배가 검사로서는 최고의 특수부 검사였죠. 잘했어요. 함승희 손에 가면 그거는 뭐 어떤 식으로든 사실을 밝혀내니까. 대단한 사람이었어요. (귓속말로) 패기도 잘 팼고.”
— 《월간조선》 신년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안해하는 보수 독자들을 위해 대표님께서 신년 덕담 한마디 해주신다면.
“좌파 광풍 시대가 나는 오래갈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좌파 광풍 시대가 멎을 때,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가 이 정부를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강남3구에 출마한 모든 후보를 다 인터뷰했는데 놀랐던 것은 그중 ‘저밀도’ ‘용적률’이라는 용어를 제대로 아는 출마자가 딱 한 명뿐이라는 것이었다. 서초에 출마한 최병렬(崔秉烈) 전 서울시장이었다. 최 전 시장은 저밀도 아파트를 고밀도, 즉 20층 이상으로 재건축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주민들이 고밀도 재건축을 원했다.
그는 솔직하게 “서초구만 기사를 내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요구해 왔고 무슨 영문인지 서초구 출마자들의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기사는 게재되지 못했다. 강남3구 출마자 가운데 상당수는 용적률이 80%인 아파트를 50%로 재건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알지 못하는 출마자들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홍준표 당시 후보는 그런 점에서 독특했다. 그는 내게 “저밀도가 뭐고 고밀도가 뭐냐, 용적률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취재기자에게 취재를 하는 것이었다. 내 말을 다 들은 그는 “지금 출마자 가운데 용적률을 가장 높이 부른 사람이 누구며 몇 %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러더니 “나는 용적률을 400%를 주장한다고 써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는 적어도 모르는 것에 대해선 물을 줄 아는 인물이었다. 그로부터 훌쩍 20년이 지났다. 세월은 무상(無常)하다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무심한 듯 흐르는 장강(長江)이 지형을 바꾸듯 홍준표의 체급도 바뀌었다. 국회의원 4선을 했고 경상남도지사를 지내더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격랑 속에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 대선에서 거의 절명할 것 같던 보수의 표를 25%나 끌어낸 그는 지금 난파(難破) 직전의 자유한국당의 선장(船長)이 돼 있는데 하필 그 배는 선원의 절반가량이 드러내놓고 선장에 대해 으르렁대며 불만을 표시하는 상황이다. 12월 12일 그를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만났다. 새 원내대표 선거가 진행되기 직전 시작된 인터뷰는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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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8일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서울 대한문 앞에서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조선DB |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바쁘게 한 해를 보낸 거 같아요. 제가 야당 10년 하고 여당 10년을 했는데, 다시 야당이 됐습니다. 여당 당 대표도 해보고, 야당 당 대표도 지금 하는 입장입니다. 그거는 정치판에서 특이한 경험입니다.”
— 여당과 야당의 당 대표가 다르죠.
“정치판의 특이한 경험일 겁니다. 여당 당 대표와 야당 당 대표가 다른데 아직까지 우리 당 의원들이 치열함이 없어가지고, 참 걱정스럽습니다. 야당은 치열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 없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마치 아르바이트하듯이 그렇게 보내는 의원들을 접할 때는 참 답답합니다.”
— 친박(親朴)을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언젠가 친박을 바퀴벌레로 표현하신 적이 있습니다. 바퀴벌레를 왜 일거에 소탕하지 못합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당을 7년이나 지배했습니다. 당 대표 2년, 비상대책위원장 1년, 대통령 때 4년이나요. 그때 대부분의 의원이 7년 동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치마폭에서 지냈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치열함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과도한 요구죠. 그 사람들은 친박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7년 동안 오로지 ‘박근혜 마케팅’으로 국회의원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당을 맡은 게 5개월이 안 됩니다. 그 짧은 기간 어떻게 이 당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혁신을 한다 해도 고비고비마다 무리 지어서 저항을 하는데.”
— 답답하셨겠습니다.
“지난 5개월 동안은 당을 개조하고 체질 바꾸고 혁신하는 데 시간을 보냈죠. 친박 출신 원내대표(※정우택 전 원내대표를 지칭)한테 원내(院內) 문제는 원내대표 책임하에 해라, 나는 관여치 않겠다. 그런 이야기까지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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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2일 자유한국당 김성태(왼쪽) 신임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홍준표 대표와 손을 맞잡고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당(黨)의 문을 닫아야 되겠죠.”
— (친홍·親洪) 김성태 후보를 당선시킬 자신이 있으십니까.
“아니, 자신 여부를 떠나서 나는 의원들의 양식(良識)을 믿습니다. 최소한의 양식을 믿습니다.”
— 자유한국당이 워낙 양식이 없는 당이라고 소문났는데요.
“친박들이 양식이 없지, 우리 당이야 있죠.”
— 친박은 참 질깁니다. 대통령 주변에서 온갖 호사는 다 누려놓고 위기 때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그런데도.
“사실 정당이나 계파가 되려면 이념집단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3김시대 이후에 한국정당사에 이념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집단은 친노(親盧) 좌파들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는 이념집단이 아닙니다. 계파라고 하는 친이(親李)조차 이념집단입니까? 얼치기 우파들이죠. 이명박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나는 그분이 보수우파의 정책에 충실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실용주의를 내세운 사실상 얼치기 우파집단입니다. 친박 같은 경우에는 아예 이념 자체가 없어요.”
— 그 말씀은 친박은 계파가 아니라는 뜻이네요.
“아니죠. 그냥 이익집단이에요. 국회의원 한 번 더 하기 위해서 박근혜 치맛자락 잡았던 사람들이죠. 나는 그 사람들을 이념집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기 이익을 위해 뭉친 집단이니까 아직까지도 내가 계파가 없어졌다고 그래 선언도 하고 했지마는, 암암리에 모이고 있는 거죠. 그래서 걱정스럽다는 겁니다.”
— 이른바 친홍이라고 불리는 대표님의 세력은 몇 명 정도 됩니까.
“제가 정치를 1996년도에 시작했으니까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계파에 들어가 본 일도 없고 계파를 만들어 본 일도 없습니다. 친홍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계파가 아니고 저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당직자들입니다. 그게 당직자 개념이지 계파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 4선 의원을 지내셨는데도….
“나는 국회의원을 네 번 했는데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입니다. 국회의원이 300명이 있다는 것은 국회가 300개가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천금같이 무거워야 하는 자리입니다. 국회의원이 계파의 앞잡이가 되어가지고 이리저리 어울려 다니는 것, 나는 그거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치 22년 하면서 계파에 속해본 일도 없고 계파를 만든 일도 없습니다. 내가 만들려고 했다면 만들 기회가 몇 번 있었죠. 그런데 계파를 만들어 본 일도 없고 계파에 속해본 일도 없습니다. 나는 국회의원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사람입니다.”
— 그래도 정가(政街)에서는 친홍이다 비홍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 원내대표 선거 두고 친홍과 비홍의 대결이다,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것 보고 내가 이 당을 안착시키는 데 성공을 했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7년 동안 친박 정당에서 5개월 만에 친홍-비홍으로 언론에서 쓰는 걸 보고 5개월 만에 내가 안착을 시켰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하하.”
—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이제 친박이니 진박(眞朴)이니 복박(復朴)이니 원박(原朴)이니 하는 이런 말들은 나오지 않겠네요.
“그거뿐입니까? 뭐 탈박(脫朴)이니 뼈박이니 신박(新朴)이니…. 내가 또 양박이라는 말도 했고.”
— 양박은 뭡니까.
“양아치 같은 친박이라는, 하하하. 양박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고 내가 또 최근에는 잔박(殘朴)이라는 말도 만들어 냈어요. 그게 바로 그들이 계파가 아니고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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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11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신임 주요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류석춘 혁신위원장에게 발언을 권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원내대표 선거 결과가 나오면 정리 속도가 빨라지겠죠. 빨라지는데 친박들이 7년을 지배한 정당에서 친박을 다 쫓아내면 이 당은 나 혼자 당 대표를 해야 됩니다. 지금 그렇게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계파 없는 해체 선언을 하고, 그리고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모여야지 그게 진정한 통합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중에서도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는 친박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 사람들은 자연 소멸 절차로 가고 있습니다. 최경환, 서청원 그 두 분은 자동 소멸 절차로 가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홍 대표께서 그리는 혁신과 체질 개선은 어떤 내용입니까.
“혁신위원회에서 혁신안이 나오면 연말에 전국위원회 열어 당헌·당규 개정할 것은 개정하고 공천관리규정 개정할 것도 개정할 겁니다. 당의 정강이나 정책도 바꿀 건 바꿔야지요. 다 연말까지 할 겁니다. 지금 불과 18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건 연말까지 해야 됩니다. 그리고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량화된 당무감사를 했습니다. 8개 항목을 통해가지고 정밀 당무감사를 했어요. 그 당무감사 결과가 곧 공개가 될 겁니다. 공개해가지고 정리할 사람 정리하고 연말까지 새로운 사람, 영입할 사람 영입하고. 이렇게 하고 체질을 바꿔나가야 됩니다.”
— 홍 대표께서 자유한국당을 바꾸는 동안 많은 보수층은 이제 좌파가 영구 집권하는 거 아니냐 하는 우려들을 많이 합니다. 일례로 국정원을 간첩 못 잡는 조직으로 만드는 거는 대단히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국정원을 간첩을 못 잡는 기관으로 만들지는 못할 겁니다. 국회의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그것은 어떤 이유로도 우리가 용납지 않을 겁니다. 좌파 정권이 주장하는 공직자비리수사처도 사실은 민변 출신들을 잔뜩 검사로 집어넣는 ‘민변 검찰청’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시도에 불과합니다. 국정원과 공수처 신설 시도는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우리가 막을 겁니다.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 국정원의 전·현직 요원들 말을 들어보니까 서훈 원장에 대해서 그렇게 배신감을 많이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국정원에서 커서 출세한 사람이 자기가 나온 고향에다 대고 등에다 칼 꽂는다고.
“지금 그 사람은 국정원장이 아니고 통일부 대외협력국장에 불과하죠. 그 양반이 무슨 국정원장입니까, 통일부 대북협력국장이지.”
— 국정원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공 수사 기능을 강화해야죠. 대북 감시 통제 기능도 강화해야 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CIA에서 전자정보 우리 측에 안 줄 겁니다. DJ·노무현 10년 동안 전자정보를 안 줬으니까요. 못 미더우니까. 지금 이 정부 들어오고 전자정보 안 줄 겁니다. 대북정책 깜깜이죠.”
— 그런데 지금 보수층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전투력을 신뢰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좌파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가지 정책 중에서 안보·경제·사회정책 가운데 우리 보수우파의 근본적인 가치가 무너지는 그런 것은 실력으로도 막겠습니다. 자, 선진화법 때문에 강압적인 저지를 하면 처벌받는다고 하는데 국회의원 116명이 전부 몸으로 점거하기 시작하면 처벌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라도 해야지 폭주를 막죠. 근데 이 당은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극소수다 이 말이요.”
— 새해 예산안 처리 때도 자유한국당은 변변히 저항도 못했습니다.
“예산안도 그런 식으로 넘겨주고 정기 국회도 그런 식으로 처리가 되고, 그래서 이 당이 제대로 하려면 국회의원 그 자리서 끝낼 각오하고 붙어버려야 됩니다. 대여(對與) 투쟁, 아르바이트하듯이 하는 거 아닙니다. 그거는 목숨 걸고 하는 겁니다. 직위 걸고 하는 겁니다. 감옥 갈 각오하고 하는 겁니다. 옛날에 이재오 원내대표 있을 때는 그렇게 했어요.”
—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 이재오 전 의원과 만나는 사진이 보도됐더군요. 그분 이쪽으로 옮깁니까.
“예예. 모시고 와서 내가 원내대표 고문을 시켜가지고 어떻게 하면 잘 싸우는지 내 좀 가르치려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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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3일 오후 당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른바 ‘성완종 사건’ 의혹과 관련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내가 검사 출신이라는 게 참 부끄럽습니다. 요즘 검사는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사건을 만든다고 해요. 내가 성완종씨 사건에 연루돼가지고 수사를 받을 때 보니까 17시간 조사받은 후에 뭐 귀가했다고 언론에 보도가 난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안에서 128페이지인가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았는데 거기서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딱 한 줄뿐이었습니다.”
— 한 줄이라뇨? 성완종씨로부터 돈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그것도 안 묻고 2011년 5~6월경에 성완종을 만난 일이 있느냐. 없다. 딱 그 한 줄이었습니다. 그 사건과 관련된 건 딱 그 줄밖에 없었어요. 2011년 5~6월경 사이에 성완종을 만난 일이 있느냐. 없다.”
— 나머지 128쪽의 대부분은 뭡니까.
“그거는 내 검사 시절에 수사했던 거 물어보고 정치판에서 일어났던 일 물어보고 그거만 했죠. 내 피의자 신문조서 한번 보십시오. 128페이지에. 그래서 내 수사를 받으면서 ‘야 대질을 해야 될 거 아니냐 줬다는 애 데리고 와서.’ 그러니까 ‘뭘 대질을 합니까. 뭐 그냥 할 필요 없습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대질도 안 했어요. 그래 놓고 새벽 2시 반까지 뭐 범죄사실은 조사 안 하고 그러고 있다가 집에 왔어요. 거 이상하잖아요. 부인(否認)을 하면 부인조서를 받아야 되는데, 부인조서도 안 받고. 내가 그 2011년 5~6월경에 성완종을 만난 사실이 있느냐 그 물어본 취지는 나중에 재판 가서 알았어요.”
— 무슨 취지였습니까.
“나는 성완종이를 몰라요. 2010년도 천안에서 그 우연히 내가 밥 먹던 음식점 옆방에 그 사람이 있다가 내가 밖으로 나오자 따라 나와서 선 채로 악수 한 번 한 게 답니다. 1분도 안 걸렸어요. 그게 전부고. 그 사람 자체를 난 몰라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게 이상하니까 돈을 전달했다는 그 사람(※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다그쳐가지고 사전에 (홍준표와 성완종이) 만났을 거 아니냐. 사전에 만나서 돈 주기로 약속하고 네가 심부름한 거 아니냐, 이렇게 몰아간 겁니다. 그런데 항소심에 가서 그 사람이 실토를 하는 게 ‘사실상 내가 만나게 해준 사실이 없는데 검사가 그러면 이야기가 안 된다고 해서, 그럼 만나게 해준 거로 하자, 그렇게 하고 그런 진술을 했다’는 거예요. 말하자면 사건을 만든 거죠.”
— 어처구니가 없네요.
“그래서 보름 동안 (윤승모) 부부를 불러갖고 하도 괴롭히기에 할 수 없이 만나게 해준 사실이 없는데 만나게 해준 거로 대답을 했다, 그런데 그게 항소심에서 들통이 나가지고 난 검사가 재주신문(주 심문을 다시한다)을 하는가, 다시 신문을 하는가 자세히 봤어요. 다시 신문을 안 해요. 얼굴이 벌게가지고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더라고. 내가 그걸 보면서 이건 수사가 아니고 이건 아예 사건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왜 그런 일들이 벌어질까요.
“검사의 질이 떨어집니다. 실체적 진실 발견하겠다는 게 검사의 본령인데 이거는 실체적 진실 발견은 뒷전이고 위에서 요구하는 사건에 끼워 맞춰서 증거를 만들어 내는 게 검사의 역할이라면 그건 검사 아니죠. 그건 대한민국 검사라고 할 수 없죠. 그래서 내 그 사건을 겪으면서 요즘 검사는 그렇게 하냐, 내가 후배들한테 찾아왔기에 한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요즘 검사는 그렇게 하냐. 검사의 질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 실체적 진실 발견하겠다는 검사가 아니고 위에서 사건 만들어 내라면 주문수사하는 게 검사냐. 청부수사 주문수사 하는 게 검사냐.”
— 어떻게 검찰을 견제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검사가 경찰을 지휘한다는 거 이건 난센스다. 그래서 경찰하고 검찰하고 동등한 수사권한을 주고 상호감시체제로 만들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본이 그런 식입니다. 경찰이 검찰 수사하고 검찰도 경찰 수사하고, 지휘복종체계가 아니고요. 그런 체계로 만들어 버리면 같이 경쟁하는 입장이니까 수사 능력도 향상되고 제대로 된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이 되지 않겠느냐 하고 생각합니다.”
—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가 생기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나는 공수처는 새로운 검찰청 하나 더 만드는 거라고 봅니다. 그러면 공수처가 잘못하면 공수처 위에 또 하나를 새로 만듭니까? 그거는 아니죠. 현 체제 내에서 제대로 하려면 일본처럼 상호감시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일본의 공공기관 중에서 일본 국민이 가장 믿는 기관이 검찰과 경찰입니다. 우리랑 정반대지요. 사법부도 그래요. 코드 사법부가 되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사실심을 지배하게 됩니다.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나는 사법부까지 그렇게 될까. 아직은 그렇게 믿지는 않습니다.”
— 저는 이미 그렇게 됐다고 보는데요.
“정말 운용을 그렇게 할까. 난 그렇게 믿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이 나라, 문을 닫아야죠.”
— 항간에는 최근 문무일 검찰총장이 중견 언론인들과 만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때문에 못해 먹겠다고 하소연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검찰 조직이 붕괴된 겁니다. 검찰 조직이 붕괴된 거죠. 저도 지금 서울중앙지검장이 벼락출세를 해가지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말만 듣는다, 내 그 소리를 들었어요. 이미 그 여러 사람으로부터 들었어요. 백모 비서관의 말만 듣는다.”
— 백원우 비서관이요?
“적폐청산의 최고 정점에는 백모 비서관이 있다, 내 그런 이야기를 수차례 들었어요. 하지만 나는 대한민국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좌파 집권 50년 청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때 있었어요. 좌파 집권 50년 청사진이 있었어요.”
— 지금 그 청사진처럼 돼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좌파들이 그 청사진을 실현하는 데 가장 원동력이 되는 게 여론조사기관하고 포털입니다. 포털 가지고, 여론 조작하고 뉴스 조작하고, 국민의식 조작하고 있어요.”
— 저도 최근에 나오는 지지율이라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가 않더군요.
“그거는 말이 안 되는 게, 내 이 예를 자주 드는데, 8월 22~23일 자 한국 유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 문재인 정부 지지율 조사한 것을 보면, 내 그거 여론조사기관은 거의 우리하고 적대적이기 때문에 이름은 이야기를 안 하겠어요. 거기 보면 2만3000통인가 전화를 해가지고, 통화가 된 게 5300통입니다. 통화가 된 게. 5300통 중에서 전화를 탁 끊어 버린 게 4300통이에요. 그러면 1000통이 통화가 됐어요. 전화로 이 여론조사에 응하려면 한 6분 정도 필요합니다. 6분 동안 전화기 귀에 대가지고 응해주는 사람은 광적인 지지자 집단입니다. 그중에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찍은 사람이 51%예요. 그렇게 여론조사를 해가지고 국민의 72%가 지지한다, 이렇게 발표가 났어요. 그게 정상이냐 이 말이에요.”
— 만일 사실이라면 놀랍습니다.
“그거는 반대하는 사람도 광적인 반대자가 아니면 이 전화 안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론조사가 광적인 지지자를 상대로 하니까 70 몇 프로 나오죠. 난 그거 믿지 않습니다. 그게 마치 국민여론인 양, 또 지금 민주당 지지율인 양 언론기관에 다 나오고 하는 거, 나 그거 믿지 않습니다. 그거는 나중에 선거해 보면 다 달라질 거예요. 그 여론조사기관이 친정부 여론기관으로 바뀌어가지고 지금 여론 조작에 앞장을 서가지고 하고 있고, 또 포털 뉴스가 뉴스 배치하고 여기 자유한국당 포털에 나오는 기사 거의 없습니다.”
— 포털에 나오는 자유한국당은 바보 아니면 또라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상한 또라이가 말하면 그거만 올리고 좋은 내용은 아예 없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유한국당에 대한 홍보가 미흡하니 그런 이야기하는데, 이런 식으로 포털 전부 통제 관리하고 여론조사기관 통제 관리해가지고 정권을 이어나가는 게 이게 오래갈 것이냐, 난 꼭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형감각이 있고, 아주 똑똑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페이스북이나 SNS 보면 훨씬 언론보다 똑똑합니다.”
— 그래서 페이스북을 열심히 하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 제가 네이버 같은 경우를 보면, 진짜 무시무시한 사태라고 생각이 듭니다. 조선·동아·중앙·한겨레 기자들이 다 네이버 기자가 돼 버리는 거예요. 네이버에서 얼굴 사진 올려주고 기사 올려주는 것을 보면 얘네들은 월급은 저 신문에서 받고 일은 이쪽 위해서 하는 것 같습니다.
“현 정권은 지금 앉아서 네이버나 다음 이 두 개 가지고 정권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근데 과연 그게 선거 때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그거는 별개의 문제죠. 지난번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180석이라고 언론에 다 났어요. 근데 결과가 어땠습니까. 그래서 나는 그 소위 여론 조작의 실상은 선거 때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국정원-검찰-포털사이트-여론조사기관에 이어 공중파 사장들 교체하는 과정을 보면 말문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게 굳어지면 이후부터 진행되는 거의 모든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입이 봉쇄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우리가 믿을 곳은 SNS밖에 없어요. 다행스럽게 대한민국 국민들은 언론보다 오히려 SNS를 믿습니다. 그거로 대항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그래서 우리 당 SNS 역량 강화를 위해서 의원들뿐 아니라 모든 구성원도 역량 강화를 하고 있습니다. SNS는 퍼지는 속도가 방송보다 더 빠릅니다. 이미 국민 대다수가 방송 뉴스 안 본 지가 상당히 됐어요. 그래서 방송에서 그렇게 떠든다고 해도, 이게 뭐 나치의 괴벨스도 아니고. 그런 나라가 오래 지속되리라고는 나는 보지 않습니다.”
— 안보도 대단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내일(13일) 일본에 가서 아베 총리를 만납니다. 아베 총리를 만나서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고 할 생각입니다. 지금 북·중·러가 사회주의 핵 동맹을 맺지 않았습니까? 그에 대항해서 한·미·일은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야 한다, 전술핵을 재배치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체 핵무장을 해서라도 한·미·일 3국이 핵 공동관리체제를 구성해서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자, 그렇게 해서 남북이 핵 균형을 이루고 그다음 절차로 핵 폐기 절차로 가자, 이렇게 주장할 생각입니다.”
— 어디서 그런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이게 1980년도 중반에 있었던 나토와 구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 폐기 협정하고 똑같은 방식입니다. 슈미트 수상이 카터 대통령한테 전술핵 재배치 요구를 했을 때 카터가 핵우산이 있는데 왜 전술핵이 필요하냐며 반대를 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때 슈미트 수상이 워싱턴이 핵으로 불바다가 될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당신들은 서독을 지켜줄 그런 용의가 있느냐, 핵우산만으로 우리가 어떻게 믿겠느냐, 이렇게 해서 전술핵을 7000기를 배치를 했습니다. 그러고 난 뒤에 러시아와 나토가 상호 중거리 핵미사일 감축 협정을 맺어가지고 상당수의 미사일이 감축이 됐어요. 우리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론은 결국은 남북이 핵균형을 이뤄가지고 핵균형 상태에서 핵 폐기 협정을 같이 추진을 해야지 제대로 된 협상이 되지, 그렇지 않다면 이미 핵 폐기나 비핵화 요구는 공염불이다, 그거는 될 수가 없는 것이다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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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2일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조선DB |
“대북정책 세울 때부터 잘못된 거죠. 지난 대선 때 우다웨이 특사가 사드 문제로 각 당 후보들을 방문을 했습니다. 그때 저한테도 왔는데,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이제 철회해 달라고. 우다웨이 특사한테 내가 물어봤어요. 중국이 북핵을 제거해 줄 수 있느냐. 그러니까 우다웨이 특사가 북한이 주권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여하기 어렵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주권국이 아니냐. 사드가 어느 나라 것이냐. 미국 거 아니냐. 미국한테 항의해야지. 왜 우리나라한테 항의하느냐. 우리나라 사드 배치하는 거는 북핵 대응용인데 중국이 북핵도 못 막아주면서 무슨 사드 배치 가지고 시비를 거냐. 그거 옳지 못한 거 아니냐. 대국답지 못한 거 아니냐. 붙으려면 미국하고 붙어라. 그 무기 우리 것도 아니다. 왜 한국을 상대로 하냐. 그건 대국답지 못한 행동이다라고 했습니다.”
— 우다웨이 특사가 뭐라고 하던가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국으로 오고 있고, 레이건호도 오고 있다, 북이 추가 도발을 하면 미국이 때릴 것이다, 한국에 와서 사드 배치 문제 가지고 시비 거는 이 시각에 북에 들어가서 미사일 도발을 막아라, 안 그러면 대선 기간 중에 때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태평만댐 송유관(관련 기사 184쪽)을 차단해라, 송유관 차단하면 북이 제거가 될 것이다. 그때 4월 우다웨이 왔을 때 일정을 한번 보세요. 내가 처음으로 송유관 차단하라고 요구를 했어요.”
— 우다웨이가 놀랐겠네요.
“태평만댐 위를 송유관이 넘어가는 걸 어떻게 알았느냐 하고 묻더군요. 제가 아는 방법이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실무자들이 막 시계를 보면서 가자 그러더라고. 그래서 그냥 가버렸어요.”
— 홍 대표께서는 조만간에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십니까.
“시한이 내년 3월까지라고 봅니다. 내년 3월까지 미국이 어떤 결심을 하겠죠. 그러나 예방전쟁은 없어야 합니다. 지난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CIA 코리아 임무센터에 갔었는데 거기서 몇 가지 물어본 게 있어요.”
— 무슨 질문을 하셨습니까.
“만약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예방전쟁을 시도한다면 타격할 곳이 750곳이라고 하던데 사실이냐고 물으니 그들은 그만큼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러면 북한을 타격하면 반격을 할 텐데 EMP탄을 터트리고 하면 북한 미사일은 무용지물이 되겠지마는 장사정포는 건재하다, 그러면 장사정포가 1000문이 넘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피해는 어느 정도 될까라고 물었습니다.”
— 하루 사상자가 몇 명이나 나온다고 하던가요.
“하루 6만명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장사정포를 궤멸시키는 데 며칠이 걸리는가 하고 물으니 자기들 추산으로는 일주일이라고 했어요.”
— 그럼 40만명이 죽는다는 얘기네요.
“뭐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해 봐도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가 나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예방전쟁은 우리 당도 반대한다. 그거는 옳지 않다. 그래서 핵 균형을 하자는 것이다. 남북 핵 균형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하고 온 일이 있습니다.”
— 국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전쟁이 일어나느냐는 문제에 지금 대통령이 국군총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이 선택을 했잖아요.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선택을 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죠. 도리가 없는 것 아닙니까.”
—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은요.
“그래도 민주주의잖아요. 민주주의가 그건데요.”
— 만일 홍 대표께서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을 어떻게 다루셨겠습니까.
“그거야 대답할 수가 없지요. 내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에. 다만 저는 깡패는 깡패 방식으로 다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는 있습니다.”
— 깡패는 깡패 방식으로 다룬다?
“미국 갔을 때 《워싱턴포스트》 주필께서 저를 한 시간 반 인터뷰를 했는데, 《워싱턴포스트》지 주필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다루는 게 너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언사도 너무 거칠고 정제되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깡패를 다룰 때는 깡패 방식으로 다뤄야지 깡패한테 예의 차리는 거 그거는 옳지 않다, 난 트럼프가 다루는 방식이 아주 훌륭한 방식이라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주필이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 추가 질문을 안 했어요. 양아치를 다룰 때는 양아치처럼 다뤄야 해요.”

— 오늘 원내대표 선거에서 홍 대표께서 미는 분이 되면 당의 혁신이야 탄력이 붙겠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완패할 것 같다고 예상하는 분도 많습니다.
“나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국 단위 선거라는 거는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평형감각이 있습니다. 중앙권력, 의회권력까지 쥐었는데 지방권력까지 국민들이 몰아준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거로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내부 혁신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정부를 떠난 민심이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그릇으로 만들어야지, 떠난 민심을 주워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만들어야지, 우리한테 돌아온다, 난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친박 핵심 청산을 비롯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그다음에 당무감사를 통해서 내부 당협위원장, 현역의원을 포함해서 당협위원장들도 혁신하고 그다음에 정책도 전부 연말까지 혁신 절차를 밟아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
— 중요하지 않은 지역이 없겠지만, 지방선거에서 핵심 포인트를 보자면 서울시장하고 경기도지사, 경남도지사라고 보는데, 듣기로는 여당에서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로 출마하면 야당에서 당해낼 자가 없다는 얘기가 많던데요.
“그거는 아까 이야기했던 대로 응답자의 여론조사지, 지금 자유한국당 지지하는 사람이 응답을 할 리가 있습니까, 응답 안 하죠. 경남은 탄핵으로 가장 최악의 순간에도 내가 1% 이겼던 지역입니다. 부산은 졌지만. 경남하고 TK는 이겼던 지역입니다. 그런 악조건하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서울·경기도.”
— 경기도지사 같은 경우에는 지금 남경필 지사가 바른당 소속 아닙니까. 그러면 여기서 독자 후보를 내야 하는 겁니까, 아니면 남경필 지사를 이쪽으로 끌어당기는 겁니까.
“우리는 경기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분을 섭외 중입니다.”
— 서울시장은?
“서울시장도 지금 유력한 후보를 섭외 중에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직접 서울시장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켜야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저는 전국 선거를 지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나갈 생각이 없고, 전국적으로 선거 지휘를 하고 현장을 뛰어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서울에만 묶여 있을 수 있습니까.”
— 대구에서 지방선거를 지휘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잘못 보도가 됐는데, 서울에서 지방선거를 지휘하죠. 그런데 대구에서 당협위원장을 내가 맡겠다고 한 거는 TK가 흔들리면 우리는 수도권이 흔들립니다. TK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자리가 두 자리가 있습니다. 그 두 자리 중의 한 자리를 일단 맡겠다, 그리고 21대 총선은 대구에서는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입니다.”
— 당협위원장을 대구에서 맡는다?
“네. 맡았다가 유능한 후배를 찾아서 인계해 주고 때가 되면 나온다. 근데 왜 당협위원장을 맡아야 하느냐, 지금 TK에 지도자가 없습니다. 당 대표가 TK 당협위원장이라고 하면 TK가 안정될 수가 있다는 겁니다. 지방선거까지는 당협위원장을 하고 총선에 가서는 유능한 후배, 영입해서 거기에 출마를 시키겠다는 겁니다.”
— 언론이 항상 이런 질문 던지기를 좋아하는데, 17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자유한국당이 몇 석이나 차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6개를 차지하면 현상유지입니다. 6곳이라고 안 하고 6개라고 하는데, 6개를 차지하면 현상유지입니다. 현상유지만 되면 다음 총선에서 우리한테 기회가 옵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의 목표는 광역자치단체장 6개입니다.”
— 어느 지역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지역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죠. 전국이 다 지금 어려운 지역이니까.”
— 만약 6개를 확보하지 못하면요.
“책임을 져야죠. 당 대표 사퇴를 해야죠.”
— 비장한 말씀을 너무 쉽게 하시네요.
“비장은 무슨, 정치는 책임이죠. 현상유지 못하면 당 대표 사퇴를 해야죠. 2011년도에도 디도스 사태가 내 책임입니까? 나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그래도 전 책임을 졌습니다.”
— 최근의 정치상황을 되돌아보면 안철수라는 인물이, 도대체 왜 나와서 좌파를 계속 도와주고 있는가. 본인은 새정치 하겠다지만 좌파의 도우미, X맨 비슷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나는 꼭 그렇게 보지 않는 게,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수도권에서 3위를 했습니다. 수도권에서 반(反)문재인 정서가 강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선택을 하려고 하니까, 저거는 탄핵당한 정당이야, 그래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국민의당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수도권에서 안철수 당에 밀려서 3위 한 것이지, 아마 지난 대선 때 시간이 한 달만 더 있었으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었을 겁니다. 심지어 TK에서도 안철수 지지가 48%까지 올라간 일이 있었습니다. 대안이 없으니까. 문재인 정부가 싫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가서 TK에서는 우리가 회복을 했죠. 회복을 해도 과거처럼 많이 회복은 못했죠. 그래서 안철수 대표가 좌파의 X맨 하는 것과 내년 지방선거는 다르다고 봅니다.”
— 어떻게 다른가요.
“우리 당이 우파의 확실한 대안이 된다면, 절대 국민들은 안철수 당에 표를 갈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확실한 대안을 우리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내부 혁신하고 개혁하고 친박 청산하고 지금 그런 절차를 취하고 있습니다.”
— 안철수 당은 안철수 의원 정도만 빼곤 실제로는 다 호남 지역 의원들 아닙니까.
“호남이죠.”
— 결국은 여당의 2중대 같은 당이라고 봐야 하는데.
“지금도 그런 역할을 국회에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위장 야당이라고 하죠.”
— 또 하나 바른정당 문제인데.
“거기에 나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 그 당에도 의원들이 몇 명 있잖아요.
“그거 가지고는 지방선거에서 변수가 되지 않을 겁니다.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은 변수가 될 수 없습니다.”
— 현 정권이 애용하는 수법들은 다 드러났습니다. 적폐 규명이라고 해서 치사한 분야의 내용들을 가장 자극적인 용어를 동원해 망신 주는 방식 말입니다. 이런 수법이 현 정권 내내 간다고 보는데 홍 대표께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입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습니다. 당 차원의 대응은 안 하려고 합니다. 우리 당 출신 전직 대통령이죠. 그렇지만 대선 때 한번 우리가 업보를 치렀으면 됐고 지방선거까지 연결을 시키는 것은 나는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비난을 각오하고 출당을 시킨 이유도 구체제와 단절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 홍 대표에게 지지율의 ‘지’자도 꺼내지 말라고 누군가 귀띔해 주더군요.
“그건 묻지 마세요. (웃음) 지금 여론조사가 아까 얘기했던 대로…. 우리는 자체에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기관이 있어요. 다른 여론조사기관보다 훨씬 정확합니다. 지난번 총선 때 언론이 181석이라고 떠들 때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는 128석이었어요. 그게 근사치로 맞혔지, 거의 정확하게. 언론에서 180석 운운 떠들 때. 그 여론조사 결과 발표 두고 박근혜가 막 화를 내가지고 말이야, 무슨 여론조사가 이따위가 있냐고 그랬는데 실제로 까보니까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가 맞았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체 여론조사기관이 있기 때문에 친정부 성향의 여론조사기관이 작업을 해도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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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13일 SBS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7 국민의 선택,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정치하는 사람의 최종목표는 다 대통령입니다. 나라를 한번 경영해 보자, 그게 정치하는 사람의 목표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지난번에는 내가 당선된다 생각하고 나간 거는 아닙니다. 보수우파가 궤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재건의 기반을 마련해야 되겠다 그런 취지로 나간 것입니다. 만약 지난번에 우리가 후보를 못 냈다고 하면 이 당은 끝나고 난 뒤에 바로 소멸 절차가 왔을 겁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출마한 것은 불가피하게, 내가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그런 결정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죠.”
— 기회가 또 오면 한번 더 도전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먼 얘기지만.
“그것은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적절치가 않습니다.”
— 내일 일본 가서 아베한테 한·미·일 하시는 거는 문 대통령이 중국 가는 것에 대한 어떤 카운터펀치 같은 겁니까.
“그건 아닌데요. 우리는 우리 대로 일정을 먼저 잡은 거예요. 근데 묘하게 우리가 일정 잡고 난 뒤에 중국 일정이 나오더라고. 우리가 먼저 잡은 거예요.”
— 중국도 가셔야죠.
“그건 생각해 봐야겠어요. 중국 공산당에서 초청장을 보내준다고 그래 했는데, 내가 그 사회주의 핵 동맹에 맞서는 자유주의 핵 동맹을 주장했기 때문에.”
— 그러면 중국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초청할 것 같은데요.
“중국에서 나를 초청한다고 공산당이 그래 하다가 지금 주춤해졌어요. 내가 한번 보겠습니다. 뭐 우리야 중국 가면 할 말 다 하고 오죠. (웃음) 대통령처럼 그런 식으로는 안 하죠. 지금 문 대통령이 가는 거는 시황제 알현하러 가는 것이고. 지금 중국 시진핑 황제 알현하러 가는 것이죠. 이것도 그대로 쓸 건가.”
— 저희는 그대로 다 씁니다. 그럼 이왕 가시는 김에 4강까지 다 가셔야겠네요. 러시아도 한 번.
“제가 외교행보를 하는 거는 북핵 문제가 워낙 엄중하고 또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렸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지방선거에서 이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그 목적에 부합하는지, 그것도 검토를 한번 해봐야 될 겁니다. 지난번에 세계 400개 정당 초청장 보냈을 때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갔지만 저는 안 갔습니다. 그렇게 초청해서 가는 것은 황제 등극식에 축하 사절단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는 안 갔습니다.”
— 최근 몇 가지 이슈들이 있었는데,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문재인 대통령 등을 내란죄로 고발했는데 심 부의장이 혹시 홍 대표께 사전에 상의를 했습니까.
“전혀 상의 안 했습니다.”
— 전희경 의원이 주사파 논쟁을 일으켰는데.
“나는 그것은 사실 논쟁이라고 봅니다. 이념 논쟁이 아니라. 근데 정치판에서는 팩트를 이야기할 때 가장 가슴 아픕니다. 허구를 이야기할 때는 별로 아프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팩트를 이야기할 때는 그거는 아주 아픕니다. 전희경 의원이 한 주사파 논쟁은 팩트 논쟁입니다.”
— 그런데도 현 정권은 적폐청산을 앞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와해시켰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습니다.
“나는 그거는 좀 무리라고 봅니다. 그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겁니다.”
— 어떤 점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인가요. 시간이 너무 지났기 때문에?
“전전직 대통령을 댓글 몇 개 혐의 확인하기 위해서 포토라인에 세우면 국민들이 동의하겠습니까? 대통령이 오죽 할 일이 없어서 댓글 지시를 하겠습니까. 그거는 대통령의 업무를 모르고 하는 소립니다. 그래 어처구니없다, 상식적으로 보면 전전직 대통령까지 수사할 사안이 아닙니다.”
— 댓글 말고 다스나 이런 거 다시 꺼낼 거 같은데요.
“전전직 대통령을 다스 문제로 조사할 수 있을까요?”
— 지금 하는 거 보니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는 걸로 봐서는 관 뚜껑까지 열어서라도 하려는 것 같은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의 이상을.
“그리하면 우리로서는 선거에 나쁘지 않죠. 나는 그렇게까지 못하리라 봅니다. 상식에 맞지 않습니다.”
— 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락은 하십니까.
“나는 오해를 사는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연락을 받지도 않고 하지도 않습니다.”

— 적(敵)이었지만 문재인이 이런 거는 잘하더라 혹시 이런 면이 있었습니까.
“쇼는 참 잘하더라. (일동 폭소) 나도 좀 배워야 되겠다. 나는 검사를 해서 그런지 정치판에 들어와서도 쇼를 잘 못해요. 아니면 아니다, 맞으면 맞다 그러고 말지. 그러니까 직설화법 때문에 구설에도 많이 오르고 하는데 문 대통령 쇼는 참 잘하시더라. 그거는 내가 좀 배워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제가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때도 느낀 건데 검사를 하신 분들은 그 직업을 아직도 최고의 자랑으로 생각하시더군요.
“자기 인생의 최고 황금기였으니까.”
— 홍 대표께서는 검사 시절이 즐거우셨습니까, 아니면 정치 인생이 더 즐거웠습니까.
“나는 검사 시절 11년 동안 언제나 아웃사이더를 하고 하는 사건마다 상부와 충돌하는 사건을 했기 때문에 힘든 시절이었죠. 함승희 사장 같은 경우에는 검찰 주류에, 언제나 검찰 주류에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 본인 말로는 홍준표 대표하고 자기가 아웃사이더여서 자기가 홍 검사가 외로울 때 무척 많이 도와줬다고 얘기하던데.
“함승희 선배가 나 도와주긴 했죠. 그분은 능력이 출중했어요. 출중해서 대한민국 특수부 검사의 최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함승희입니다. 주류 속에서 함승희는 검사장을 즐겁게 했죠. 나는 검사 11년 동안 초임부터 시작해서 나오는 날까지 상부와 수사 때문에 충돌을 했으니까, 나는 힘든 세월을 보냈죠. 오히려 정치할 때가 더 재미가 있었죠. 특히 경남지사 할 때가 지방정부라도 한번 통치를 해보니까 그 재밌는 경남지사 4년4개월이었죠.”
— 함승희 사장께서는 특수부 검사로서 최고는 홍준표 검사였다고 저한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도 큰 사건을 많이 했는데 워낙 더 유명한 사건을 해갖고 자기가 그런 부분은 좀 밀렸다 이렇게.
“내가 볼 땐 함승희 선배가 검사로서는 최고의 특수부 검사였죠. 잘했어요. 함승희 손에 가면 그거는 뭐 어떤 식으로든 사실을 밝혀내니까. 대단한 사람이었어요. (귓속말로) 패기도 잘 팼고.”
— 《월간조선》 신년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안해하는 보수 독자들을 위해 대표님께서 신년 덕담 한마디 해주신다면.
“좌파 광풍 시대가 나는 오래갈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좌파 광풍 시대가 멎을 때,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가 이 정부를 떠난 민심을 담을 그릇을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