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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규 신임 대한민국재향경우회장

“공인탐정 도입되면 3만~4만 개 일자리 창출 가능”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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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정치성 집회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
⊙ “경비교육 사업·알뜰폰 사업 등으로 중앙회·지역회 재정 확충”
⊙ 경비 업무만 13년…,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길거리 응원’ 용어 창안

강영규
1948년 출생. 동국대 경찰학과 졸업, 경찰간부후보생 25기,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
경찰청 예산담당관, 남대문경찰서장, 경찰청 경비 2과장·경비 1과장,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장·
101경비단장·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 경찰대학장, 경찰공제회 이사장,
공인탐정연구협회 대표이사, 서강전문학교 총장, 경우회 부회장 역임
  150만 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수장(首長)이 바뀌었다. 경우회는 지난 5월 31일 강영규(姜永圭·69) 전 경찰대학장을 제22대 경우회 중앙회장으로 선출했다. 강 신임회장은 “앞으로 정치성 집회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경우회 재정 확충 ▲ 회원 간 소통강화 등을 강조했다. 경우회 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 설립도 선언했다. 전임 구재태(丘在台·67) 회장의 지난 9년간의 행보와는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8월 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경우회관에서 강 신임회장을 만났다.
 
 
  “순수한 애국안보단체 될 것”
 
  ― 취임 일성으로 ‘앞으로 정치성 집회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하셨더군요.
 
  “경우회는 지난 몇 년 동안 특정 정당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거나,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슈에 대해 경우회 이름으로 신문광고를 내고 집회에 참여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경우회 밖에서는 물론 안에서도 항의와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는 ‘경우회는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 및 자유 수호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재향경우회법에 어긋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정치성 집회나 관제(官製)로 오인받을 수 있는 집회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 경찰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正體性)을 지키는 집단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경우회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진영논리를 뛰어넘는 순수한 애국안보단체로서의 활동까지 그만두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경우회는 그동안 천안함 폭침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행위나 중국의 영해·주권 침해 행위 등을 규탄해 왔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우리 경우회가 양보할 수 없는 이념이자 철학입니다. 어느 정권이 들어서건 경우회는 순수한 애국안보단체로서의 목소리는 계속 낼 것입니다.”
 
  ― 경우회원들은 결속력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요. 우리는 평생 경찰을 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혼란기에 나라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누구보다도 헌신했다는 자부심이죠. 그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그 어느 조직보다 결속력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 ‘경우회가 경직되어 있다는 여론이 많다’는 자성과 함께 ‘현직 때 권위의 갑옷을 벗은 회원 간 수평적 경우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더군요.
 
  “제가 원래 목에 힘을 주는 것을 잘 못합니다. 예를 들어 101경비단에 근무할 적에는 청와대 경비라는 엄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후배 경찰관의 신상을 파악하여 인간적인 관계를 맺었습니다. 지금도 서울시내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1600여 명의 전·현직 경찰관들과 길거리에서 만나면 스스럼없이 이름을 부를 정도로 격의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해 나가고 있습니까.
 
  “선거 때 보니 ‘중앙회에서 지역회 사정을 너무 모른다’는 얘기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취임 이후 지역회 회장이나 사무국장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크고 작은 경찰 관련 소모임 관계자들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서면으로 건의했는데도 잘 안 들어준다’기에 ‘그러면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합니다.”
 
 
  “수사는 경찰이 해야”
 
강영규 경우회장(앞줄 왼쪽에서 3번째)은 6월 21일 이철성 경찰청장(앞줄 왼쪽에서 4번째)과 함께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2층 회랑에 있는 전사(戰死) 경찰관들의 명비(名碑)를 참배했다.
  ―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경찰과 검찰 간의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검찰은 수사권, 수사지휘권, 수사종결권, 영장청구권, 기소권, 형집행권 등을 보유하고 형사사법절차 전체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관(前官)예우, 법조비리, ‘검찰 제 식구 감싸기’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잖습니까? 형사사건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경찰수사가 검사의 수사지휘에 묶이는 바람에 책임수사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는 경·검 간 수사-기소 분리가 필요합니다.”
 
  ― 얼마 전 논란이 됐던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건 같은 경찰의 부실수사, 지역사회 내에서 안면 봐주기식 수사 같은 걸 보면서, 경찰에게 수사권을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찰에게 수사권을 준다고 해서 경찰이 모든 걸 다하는 건 아닙니다. 경찰이 수사를 잘못했을 경우 검사는 보완수사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검사의 기소권, 법관에 의한 영장발부에도 변화가 없고요. 그 외에도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언론 등 외부기관의 감시와 통제가 있기 때문에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 최근에는 검찰은 물론 경찰의 수사권도 가져다가 별도의 국가수사본부를 만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본질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경찰청 산하에 국가수사본부를 창설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수사는 경찰에게 맡기고,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에 대한 제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분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단순히 외국의 자치경찰 제도만 도입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영토가 넓은 나라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에서는 그에 맞는 자치제도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대구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경북으로 달아난다거나, 혹은 서울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경기도나 인천으로 도망간다면, 자치경찰 체제에서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곤란할 것입니다.”
 
 
  “경비교육사업 등 벌일 것”
 
강영규 회장은 8월 3일 경우회 중앙회에서 일자리위크숍을 열었다. 회장단, 사무처 임직원, 전국 시·도 회장 및 특별회장, 그리고 수도권 지역회 회장과 사무국장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했다.
  ― 경우회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더군요.
 
  “지역회 등에서 활동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경우회는 사실 운영자금이 충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사업을 벌여서 운영자금을 마련해 보자는 것이지요.”
 
  ― 경우회가 돈이 많은 걸로 알았는데, 아닌가요.
 
  “경찰공제회와 달리 경우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경우회가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지 않고, 실제 수익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재향경우회법상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 어떤 사업들을 할 계획입니까.
 
  “우선 관심이 있는 것은 교육사업입니다. 각종 경비 관련 업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할 것입니다. 제가 경찰을 그만둔 후 수년간 민간경비회사 대표를 지낸 적이 있어 이 분야의 수요와 발전가능성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사업본부를 신설하여 경비업체 종사자 및 종사예정자들을 상대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중앙회를 운영할 것입니다. 앞으로 경우회는 경제단체나 특정기업 등으로부터 떳떳하지 않은 지원금은 절대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 사업계획을 보니 알뜰폰사업, 주차공유사업, 경우쇼캅IoT사업(무인경비업), 바이오사업(친환경비료 제조·판매) 등도 벌인다고 되어 있더군요. 평생 경찰관을 해온 분들이 그런 사업을 해서 잘 할 수 있을까요.
 
  “경우회의 기존 자원만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경우회원들이 협력하여 자회사를 만들고, 그들의 책임하에 각 사업을 분석하고 시행할 것입니다. 그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경우회가 분배받는 구조이므로 경우회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경우회 중앙회에서는 각 지역회의 실정에 맞는 아이템을 소개하였고, 각 시도회 및 지역회가 독립채산제 형태로 재원을 꾸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된 워크숍을 실시했더니, 호응이 많았습니다. 시도회 및 지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인탐정 시장 규모 2조~3조원 될 것”
 
  ― ‘공인탐정법’ 제정은 퇴직 경찰관들의 오랜 숙원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인탐정이란 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것입니까.
 
  “한마디로 미아, 가출인, 실종자, 소재불명인 등이나 도난, 분실, 도피자산을 찾아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연간 발생하는 미아나 가출인이 1만여 명에 달합니다. 생업을 팽개치고 가족을 찾는 일에 매달리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찰이 미아나 가출인 찾는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일을 전문성을 가진 민간인에게 맡기자는 것입니다. 공인탐정이라고 하면 불륜 뒷조사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 퇴직 경찰관들에게는 좋은 일거리가 되겠군요.
 
  “물론 퇴직 경찰관들이 가장 경험이 많고 잘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퇴직 경찰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국가가 인증하는 자격을 갖추어 적성에 맞는 탐정 업무에 종사할 수 있습니다. 경비·경호 관련 학과를 두고 있는 대학들 중에서도 공인탐정 제도가 도입되면 관련 학과를 신설하겠다는 곳이 많습니다. 경우회 교육사업본부에서도 공인탐정 관련 교육사업을 할 계획입니다.”
 
  ― 공인탐정법은 지금 어느 정도 논의가 진전되어 있습니까.
 
  “제16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하순봉 의원이 ‘공인탐정에 관한 법률안’ 초안을 완성한 것이 우리나라 탐정 관련 입법의 시초입니다. 제17대, 제18대, 제19대 국회에서 수차례 논의되었지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는 못하였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이 2016년 9월 8일 공인탐정법을 발의하여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계류 중에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때에도 신직업 발굴 육성 추진 방안으로 관계부처의 협의를 거치는 등 논의가 진행되었으나, 법률안이 회기 만기로 폐기되어 성사되지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선거공약으로 공인탐정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조만간 성사되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공인탐정에 대한 수요는 얼마나 될까요.
 
  “공인탐정연구협회(대한민간조사연구협회)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미국이나 일본에는 공인탐정이 각각 6만명 정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구나 경제규모 등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약 1만500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사무보조원, 행정직원들까지 포함하면 3만~4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법 하나만 통과되면 정부 돈 들이지 않고 그만한 일자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공인탐정제도가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 시장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일본은 1조7000억 엔(약 17조원) 규모입니다. 우리는 약 2조~3조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부동산중개사 사무소처럼 공인탐정사무소를 차릴 수 있게 되는 건가요.
 
  “법이 제정되어 봐야겠지만, 공신력 등을 생각할 때 공인탐정사무소는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일본의 공인탐정업 관계자들을 만나보니, 입법 당시 협회를 운영하지 않고 개인사무소를 허용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아쉬워하더군요.”
 
 
  고3 때 3선 개헌반대 교내 시위 주동
 
강영규 회장은 부하 기동대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복지 증진에 힘썼다. 서울경찰청 기동단장직을 떠날 때의 모습.
  강영규 회장은 경찰 재직 중 13년을 경비 업무에 종사한 경찰 내 경비통(警備通)이었다. 이런 그에게 걸맞지 않은(?) 이력이 하나 있다. 거창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69년 3선 개헌에 반대하는 교내 시위를 주도한 일이다.
 
  “날짜까지 기억하는데, 1969년 6월 17일 화요일, 전교생이 참석하는 훈화 시간에 고 전영창 교장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사회 현상을 설명하며 ‘불의(不義)를 보고 일어설 줄 모르고 잘못을 알면서 참고 있는 젊은 놈들은 교육을 시킬 가치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내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나는 그 당시 3학년 기율부장이었음에도 친구들과 3선 개헌 반대 시위를 하기로 사전에 의견을 모았어요. 이틀 뒤 전교 훈화시간에 3학년 동기들과 함께 1, 2학년 교실로 들어가 ‘대운동장에 모여라!’라고 하며 전교생을 대운동장에 집합시켰지요. 이후 전교생을 끌고 ‘3선 개헌 반대!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고 교가를 부르며 거창 충혼탑까지 학생들을 이끌었습니다. 이렇게 시위를 벌이는데, 교장선생님께서 나오셔서 바닥에 줄을 쭉 그으면서 ‘이 선을 넘으면 나는 책임 못 진다. 어떻게 할 거야’라고 하시더군요. 더 이상 시위를 할 순 없었습니다.”
 
  ― 학교에서 안 잘렸습니까.
 
  “교장선생님께서 교무실로 불러서 반성문을 쓰라고 하더군요. ‘교장선생님께서 불의를 보고도 일어설 줄 모르는 젊은이는 교육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못 씁니다’라고 했죠. 교장선생님은 ‘야! 너 이놈,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치더군요.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우리는 퇴학 처분을 면했지만 교장선생님은 그 때문에 정권에 밉보였고, 당시 문교부로부터 갖은 감사를 받아 직위해제까지 당했습니다. 나중에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겁니다.”
 
  ― 경찰은 어떻게 해서 되었습니까.
 
  “그때가 어렵던 시절이잖아요. 시골에서는 밀주(密酒)를 담그는 집들이 많았는데, 세무서에서 단속을 나와요. 그러면 동네 아주머니들은 밀주단지를 땅에 파묻거나, 담을 넘어 숨기곤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시골 아낙네들은 공권력에 무조건적으로 순종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린 제가 볼 때 이들이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일반 시민과 가까이할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었습니다.”
 
 
  ‘경비통’
 
강영규 회장은 경찰 재직 중 13년을 경비 분야에 종사한 ‘경비통’이다. 2003년 8월 서울 청계천 시위 현장에서. 오른쪽 끝이 강영규 회장.
  ― 고교 시절에 학내 시위 주도했던 분이, 경찰에서는 데모 막는 경비통이 됐으니 아이러니네요.
 
  “수사나 정보는 나하고 잘 안 맞았어요. 다른 경찰관들은 범인을 잡아서 수사를 하고 수갑을 채울 때 기분이 좋다고 하던데, 저는 영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경찰의 업무가 다양합니다. 경무, 경비, 수사, 보안 등 여러 분야의 보직을 거치는 동안 경비 업무에 매료되었습니다. 기능이 복합적이고 사회 전반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였습니다. 긴박한 현장에서 순발력과 적응력을 함양할 수 있고, 많은 조직원을 통솔한다는 점도 저의 적성에 맞더군요. 그래서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 그 시절이면 과격한 학생시위나 노조파업이 많이 일어나던 시절인데, 어떻게 관리했습니까.
 
  “그때 지휘관은 어떤 경우에도 자극적인 발언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간혹 무전기에 대고, 혹은 확성기로 부하들에게 험한 소리를 하는 지휘관들이 있는데, 그렇게 감정적으로 하면 대형사고가 납니다. 아무리 상황이 급박하더라도 감정을 드러내선 안 됩니다. 시위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쪽도 책임자가 있잖아요? 그들과 만나서 ‘어디까지 할 거냐?’라고 터놓고 얘기하면 결국 말이 통하기 마련입니다.”
 
 
  ‘길거리 응원’
 
  ―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길거리 응원’ 용어를 만들어낸 분이 회장님이라면서요.
 
  “그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진압 위주의 해산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다중(多衆)이 모이는 집회는 통제하는 걸 당연시했습니다. 서울역에서 광화문까지 걸어서 현장 점검을 해보니 기존의 통제 개념으로는 안 되겠더군요. 경찰청 참모회의에서 ‘이제는 통제가 아니라 관리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도를 따라 나무에 노란 비닐끈(나중에 폴리스 라인으로 바꿈)을 묶고 진압복 대신 근무복을 입은 경찰관들을 세웠습니다. 사실 시민들이 잘 따라줄지 걱정이 많았는데, 우리 국가대표팀이 계속 이기니까 잘 따라주더군요. 2009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 안전담당 자문교수로 위촉되어 베이징인민공안대학, 톈진인민무장경찰단 등에서 이때의 경험을 강의했습니다.”
 
  ― 그런 축제형 집회와 정치 집회는 다르지 않습니까. 이제 전경(戰警)도 없어지고, 물대포도 쏘지 말라고 하니, 경비 업무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듯합니다.
 
  “경찰도 변화에 맞춰 가야죠. 그래도 경찰 한 명이 전경 3명 몫을 하더군요. 책임감, 직업의식 때문인 것 같아요.”
 
  ― 이력을 보니 예산담당관도 지내셨더군요.
 
  “복지나 예산 관련 업무도 해보았는데, 그것도 좋더군요. 서울경찰청 기동단장 시절 기동대원들의 낡은 침상을 교체한 일, 경찰청 예산담당관 때 전국 경찰서 과장들의 관사(官舍)를 마련한 일, 남대문경찰서장 시절 전국에서 처음으로 경찰서 건물 내에 샤워장 시절을 마련한 일, 경찰공제회 이사장 시절 현 공제회 빌딩(자람 빌딩)을 짓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고 설계·시공한 일 등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경찰공제회 빌딩은 마포의 랜드마크로 불립니다.”
 
  ―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현 정부는 국민이 선택한 정부입니다. 정부의 성공이 곧 국민 모두의 행복이 될 것입니다. 애국안보단체로서 경우회는 현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 성원과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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