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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危機)의 보수

인터뷰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나를 극우(極右)라고 하는 것은 좌파 프레임에 끌려가는 것”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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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있는 사람과 함께 죽는 논개(論介)가 되겠다”
⊙ “지금 상황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뽑힌 홍준표 대표가 확실한 우군”
⊙ “좌(左) 클릭이 혁신 아니다… 대처·레이건처럼 ‘강한 우파’ 만들어 집권하는 게 혁신”
사진 : 조선일보DB
  류석춘(柳錫春·62)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위기에 처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됐다. 류 교수는 그동안 연구활동이나 신문 칼럼 등을 통해 보수우파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주장해 왔다. 지난 탄핵사태 때에는 신문 칼럼 등을 통해 그 부당함을 지적했고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를 하게 된다”(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류석춘은 ‘보수의 마약’… 혁신과 반대로 간다”(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SNS 등에 그의 등판을 환영하는 젊은 보수층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작년 5월에 열린 토론회에서 류 교수가 발표한 〈철학 없는 국회의원… 법안 발의 실태를 통해 본 국회의원의 이념 실상〉 논문이 새삼 화제가 됐다. 19대 의원을 상대로 한 이 논문에 언급된 52명의 의원 가운데 18명이 현재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이를 두고 ‘류석춘 리스트’니 ‘살생부(殺生簿)’니 하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7월 12일 논란의 중심에 놓인 류석춘 위원장을 만났다.
 
 
  “우파가 나를 극우라고 하다니…”
 
  ― 극우(極右)라는 지적에 동의합니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 극우가 아니면 뭔가요.
 
  “나는 대한민국 우파(右派)의 정체성(正體性)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람입니다. 좌파야 원래 반대편에 있으니까 나를 그렇게 부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같은 우파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극우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저 사람들은 좌파의 프레임에 끌려다니는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머리가 비어 있을 수 있나, 극(極)자를 붙일 때의 의미가 뭔지 전혀 모르고 함부로 저런 말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 우파의 정체성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1948년 이승만 대통령이 세운 대한민국 건국의 의의와 목표로 했던 가치들을 따르는 것이지요. 나는 대한민국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출발했고 지난 70년간 다른 나라는 하지 못한 엄청난 성취를 이룩한 나라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어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나를 우파라고 불러야지, 극우라고 부르는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피곤합니다.”
 
  ― 당내 극우논란 등을 보면 당내의 조직적인 반발이 시작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조직적인 반발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작년 5월 발표한 〈철학 없는 국회의원〉 논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건 19대 국회의원들의 입법행태 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특히 내가 이념적으로 같은 편이라고 생각해 온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황당하게 행동하는지를 여러 가지 증거를 활용해서 확인한 것입니다.”
 
  ― 언론에서는 그걸 ‘류석춘 리스트’ ‘살생부’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거기 이름이 오른 국회의원들은 ‘숙청’되는 건가요.
 
  “숙청은… 좀… 그렇고요. 현실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선출된 국회의원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념적 정체성을 일깨우는 방법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좀 이르지만.”
 
 
  “홍준표 대표는 확실한 우군”
 
7월 1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 벌써부터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얼마나 그 판에서 버틸 수 있을 것 같나요.
 
  “나는 멋지게 살아남고 내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다 정리가 되는 상황으로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너 죽고 나 죽자’의 각오로는 달려들 겁니다. ‘내가 논개가 되겠다. 문제가 있는 사람을 끌어안고 함께 죽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각오로 해나갈 생각입니다.”
 
  ― 개혁을 하려면 우군이 있어야 하지요. 자유한국당 내에 지금 우군이 있나요.
 
  “지금 상황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뽑힌 홍준표 대표가 확실한 우군이라고 생각합니다.”
 
  ― 홍 대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홍 대표까지도 과거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이 자리를 맡겠다고 했습니다. 홍 대표도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했고요.”
 
  ― ‘홍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요.”
 
  ― 당내에 우군이 될 만한 세력은 있나요.
 
  “당내에 다양한 세력이 있지만, 현재는 뚜렷한 세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으로는 생겨날 거라고 믿습니다.”
 
  ― 친박(親朴)에 대해서는 어떻게 봅니까.
 
  “최순실 사태부터 탄핵이 인용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으로 가기까지 친박이 얼마나 제대로 대처했나요? 친박은 아무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지리멸렬했습니다. 친박 전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더라도, 그중에서 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비박(非朴)은 어떻게 보나요.
 
  “어쨌든 자기들이 세운 대통령 아닌가요? 그런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는 탄핵 찬성이라는 선택을 반드시 했어야 하는지도 분명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보수가치 실천해 온 사람으로 혁신위 구성할 것”
 
  ― 혁신위원회는 어떻게 구성할 계획입니까.
 
  “10명 정도의 당외(黨外) 인사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보수우파의 가치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전문 영역에서 실천해 온 사람들 위주로 모시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교수라면 논문 등으로, 변호사라면 법조계에서의 활동을 통해 이념적 투철함을 보여준 사람을 모시겠습니다.”
 
  ― 10년 전에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을 했습니다. 그때와는 뭐가 다른가요.
 
  “참정치운동본부는 그냥 조언기구였습니다. 건의를 해도 당이 거부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의사결정기구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혁신위원회가 의사결정을 하면 최고위원회의에서 확인해서 통과 여부를 결정합니다.”
 
  ― 최고위원회의에서 노(NO)라고 하면 그만 아닌가요.
 
  “그렇지요. 하지만 의원총회 등은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최고위원회의만 통과하면 됩니다. 다행히 홍 대표가 전권을 위임하고 자기를 혁신의 대상으로 삼더라도 결정을 해달라, 자기가 그걸 반영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유사한 당 혁신기구와 비교하면 굉장히 권한을 많이 위임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홍 대표와는 언제부터 알고 지냈나요.
 
  “처음으로 밥을 같이 먹은 것은 제가 10년 전 참정치운동본부장을 할 때였습니다. 이후 TV토론에서 자주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 그게 전부일 리는 없겠지요.
 
  “이번 대선 때 홍 대표가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여서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인사를 나갔습니다. 나를 보더니 굉장히 반색을 하면서 ‘그동안 어디 있었느냐?’고 하더라고요. 얼마 후 만나자는 연락이 왔습니다. 만나서 대선 관련 조언을 좀 했습니다. 당 대표 경선 기간 중 다시 연락이 와서 경선이 끝나면 만나자고 했습니다. 당 대표로 선출된 후 만났더니 ‘당 개혁을 하려는데 도와달라’고 했어요.”
 
 
  “한국만 우경화라는 세계 추세에 역행”
 
  ― 과거 새누리당·한나라당의 개혁 공식을 보면 당보다 왼쪽에 있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서 좌(左)클릭을 하는 패턴이었습니다. ‘극우’인 혁신위원장이 제대로 혁신을 하겠느냐는 사람이 많습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동안 우파는 원래 갖고 있던 정체성에서 한 걸음씩 왼쪽으로 가서 왼쪽에 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려 노력하는 게 개혁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 결과 현실에서 우파가 계속 밀리게 되었지요. 오른쪽 공간은 비어 버렸습니다.
 
  우파 개혁의 성공사례인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의 경우를 보세요. 왼쪽으로 밀리기만 하던 자기 나라 우파에 ‘우파의 정체성이 뭔지 아느냐’면서 ‘강한 우파’로 만들어서 집권에 성공한 것 아닌가요? 그런 게 자유한국당에 필요한 진짜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역사적·비교사적 시각이 결여된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반대파의 ‘지금 너희는 문제다. 우리와 똑같이 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에 끌려 다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정말 미치겠어요.”
 
  ― 안 그래도 ‘혁신에 역행하는 인선’이라고 하는데, 이 인터뷰가 나가면 그런 소리가 더 커지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우파는 왼쪽으로, 좌파는 더 왼쪽으로 가는 게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문제예요. 좌파도 오른쪽으로, 우파는 더 강한 오른쪽으로 가는 게 혁신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놓는 작업의 첫 단추 역할을 내가 해보겠습니다.”
 
  ― 영국이나 미국에는 앵글로색슨 특유의 ‘자유’의 전통이나 보수주의의 토대가 되는 뿌리 깊은 헌정적(憲政的) 전통이 있었습니다. 그런 전통이 없는 한국에서 대처나 레이건식의 ‘우파개혁’이 가능할까요.
 
  “보수의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인 가족을 우리는 확실한 전통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영국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 우경화(右傾化)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만 좌경화(左傾化)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만 역사를 거꾸로 가고 있어요.”
 
  ― 중국이나 러시아가 지금 우경화되고 있다고요.
 
  “나는 특히 국가 권력의 강화, 국력의 신장의 측면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정권, 좌파 정권은 부국강병(富國强兵)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국제정세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만 가고 있어요.
 
  북한의 핵개발 강행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중국도 우려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데 그럴 생각은 안 하고, 퍼주기를 하자는 정권이 들어와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념·역사 교육할 정치학교 만들어야”
 
류석춘 위원장은 7월 11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 자유한국당을 웰빙정당-이익정당에서 이념정당-가치정당으로 바꾸겠다고 했습니다. 자유당 이래 70년 가까이 웰빙정당-이익정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정말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요. 그것도 단기필마(單騎匹馬)로?
 
  “물론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당을 바꾸기 위해 당에 정치학교를 만들자고 건의할 생각입니다. 당원, 당직자,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 지방선거 출마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준의 강좌를 만들어 이수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 정치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생각입니까.
 
  “우리나라 현대사와 좌우이념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지식은 가르쳐야 합니다. 정당이라고 하면 이념과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요.”
 
  ― 과거에도 정당에 연수 시스템이 있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못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필수적으로 정치학교를 이수하도록 하고, 성적이 나쁜 사람은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도록 하자고 건의하려고 합니다. 당 사무처 요원의 승진에도 반영하고…”
 
  ― 선거에서는 당장 한 석이 아쉬울 텐데, 현실적으로 그게 될까요. 성적은 나쁘지만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당이 포기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울 강남이나 대구·경북 등 자유한국당 간판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출마하려는 사람에게는 높은 성적을 요구하지만, 약세(弱勢) 지역에서 출마하는 사람은 성적이 좀 낮아도 양해해 주는 식으로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 바른정당으로 가면?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 당은 누구나 다 출마하지만, 우리 당은 정치교육에서 실패한 사람은 출마시키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선거운동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인물, 조직, 정책의 3대 분야에서 혁신의 전권을 맡았습니다. 정책이나 이념적 정체성을 세우는 일은 몰라도, 사람을 쳐 내는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사람을 쳐 내는 일 반(半), 영입하는 일 반이 될 것입니다. 청산과 영입은 같이 가야지요.”
 
  ― 인물이나 조직은 기존 당원, 의원들의 이익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류 교수 같은 호인(好人)이 험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논개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자유한국당은 우파의 중요한 진지”
 
  ― 보수 세력 중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잘못에 실망해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그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당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양자를 어떻게 끌고 갈 수 있을까요.
 
  “그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평가할 때의 딜레마입니다. 나는 박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은 아니더라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정치실패는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탄핵사태 와중에 상처받고 실망한 사람들을 안고 다시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으로서는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자산이 되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을 때 그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참담해 했습니까? 하지만 그들은 5년, 10년 지나면서 뭉쳐서 결국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당장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장기적으로라도 그런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말 창피한 돈을 받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좌파 중에서도 개인적인 자리에서는 ‘박근혜 탄핵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 문제는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낼 정도로 좌파에는 정치·사회적인 힘이 있고, 우파는 대통령을 지켜내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다는 것 아닌가요.
 
  “그 과정에서 보수 언론의 잘못도 컸습니다. 그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너진 것입니다.”
 
  ― 보수 언론조차 그럴 정도로 힘의 축이 기울었다고 볼 수 있지 않나요.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전교조 그리고 인터넷 환경이라고 봅니다. 10대, 20대가 다 저쪽으로 넘어갔으니…. 지금 어디 하나 만만한 곳이 없어요.”
 
  ― 자유한국당을 재건하려면 그 기울어진 이념적 축을 바로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념적 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자유한국당은 중요한 진지(陣地)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그 진지를 버릴 수는 없습니다. 자유한국당 107명의 의원에게 그래도 희망을 거는 이유입니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요?
 
  “전교조보다야 낫지 않습니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그래도 얘기를 하면 들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념지형은 바뀔 수 있다”
 
  ― 그런 얘기를 들으니 더 답답합니다.
 
  “그래도 60대 이상 국민 대부분은 확고한 보수입니다. 젊은 사람들 중에도 스스로 자각하고 보수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8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할 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든다고 할 때, 건전한 생활을 하는 머리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기 돈이 어떻게 새는지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간이 우리 편이다?
 
  “좌파 정부의 행태가 누적이 되면 국민들은 그 부담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준비를 하고 있다가 국민들이 깨닫는 순간에 그들을 움직이면 됩니다.”
 
  ― 저는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386세대가 이제 50대가 되고 있고, 얼마 후면 60대가 되잖아요. 조만간 50대, 60대 이상이라고 해서 보수라고 할 수 없게 되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적인 점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얼마 전 박정희아카데미를 개설하기로 했어요. ‘여기에 10~30대가 몇 명이나 올까, 한 10명쯤 올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신청자 110명 중 70~80명이 10~40대였습니다. 중학생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이념지형이라는 게 견고한 게 아니구나, 흔들릴 수 있고 바뀔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전교조가 아무리 그래도 현실에서 경험으로, 혹은 공부를 해서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쉽다”
 
  ― 보수우파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를 분명히 하자는 것입니다. 여기에 선별적 복지, 튼튼한 국방, 가족공동체 가치의 소중함 같은 걸 더할 수 있겠습니다.”
 
  ― 혁신위원회가 추진하는 개혁 때문에 당이 시끄러워지고, 반대 세력이 ‘우리와 류석춘 중에서 택일하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홍 대표가 류 교수를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 그런 상황이 되면 ‘에이, 더럽다’면서 사표를 쓸 것입니까.
 
  “그건 나 혼자 죽는 거지요. 나는 같이 죽을 것입니다. 같이 죽는 방법은 많이 있어요. 상대방만 죽이는 게 어렵지, ‘너 죽고 나 죽자’는 쉽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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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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