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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김영수는 왜 방산(防産) 비리와 싸우나

“송영무 후보자, 총장 시절 ‘계룡대 비리’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

글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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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총장은 문제를 처리해야 하는 자리 … ‘나는 안 해 먹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
⊙ “내가 청문회에 나가면 송 후보자도 죽고 나도 죽는다 … 총체적 군 비리를 근절하고파”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계룡대 군납비리 관련 내부고발자 김영수(48) 전 해군 소령을 만났다. 그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앞두고 크게 고심했다. 같은 당원이자 가장 유력한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킬지도 모르는 자료들이 그의 컴퓨터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송 후보자의 청문회를 일주일가량 남겨 둔 시점에서 그가 전화를 걸어 왔다. 그는 “이제는 손에 피를 묻히기 싫다”며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10년 넘게 방산비리와 싸워 온 그다. (《주간조선》 2392호 2016년 1월 25일, ‘방산비리에 맞선 김영수의 10년투쟁기’ 참고)
 
  그는 “가족과 의논해 본 이후 청문회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물러서면 내가 알던 그 김영수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말을 그에게 직접 전할 수는 없었다. 현재 그가 느끼고 있을 부담이 얼마나 큰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영관급으로는 최초로 해군 내부비리를 고발한 인물이다. 2009년 10월 MBC ‘PD수첩’에 공익제보를 했고 그로 인해 계룡대 근무지원단 관련자 31명이 입건됐다. 이후 그는 군을 나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국방 분야 조사관으로 활동하다가 국방권익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유일하게 방산비리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위원장급 당원이다.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도”
 
  — 김영수와 송영무 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내가 나가면 송영무 후보자도 죽고 나도 죽는다. 나도, 그쪽도 우려하는 게 내가 청문회에 진짜 나갈지 아닐지 여부다. 근데 안 나갈 수도 없다. 내가 당에서 방산비리에 대한 직(職)을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인데 난감하다. 그런 일을 하라고 있는 건데, 당 안에 있는 사람이라고 어떻게 봐주나. 내가 죽는 방법밖에 없다.”
 
  — 점입가경이다.
 
  “위장전입은 큰 문제가 아니다. 방산비리는 반드시 척결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이 송영무가 해군참모총장 재임시 해군비리에 대한 수사결과를 내가 발표한 게 아니라 국방부가 발표했던 것이라는 점이다. 명백하게 결과가 나온 사안인데 지금 정권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 송영무 장관 후보자 측근들이 방산비리에 연루됐다고 했는데.
 
  “연루됐어도 관계자들 거의 다 원내 복귀했다. 송영무 장관 후보자 밑에서 일하고 있는 A씨에 대해서도 당에 이야기했다. 선거 전에 이런 사람 내보내라고 했다. 문제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방산비리는 쉽게 보면 안 된다. 정말 촘촘하다. 개인과 싸우는 게 아니라 거대한 조직과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 송영무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되면 방산비리가 척결될 것이라고 보나.
 
  “방산비리의 실체를 알아야 하는데 대부분 잘 모른다. 방산비리는 거대한 조직적 범죄다. 다른 사람의 비리를 알고 묵인하는 것도 일종의 공범(共犯)이다. 군 비리가 그만큼 조직적이라는 이야기다. 비리 정황이 드러났을 때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미 서로 뒤를 봐준 사이라고 하면 어떻게 방산비리를 제대로 척결할 수 있을까.”
 
  — 이들이 얼마나 해 먹었다고 보나.
 
  “내가 찾아서 밝혀 낸 차명계좌가 10억짜리였다. 밝혀지지 않은 것까지 하면 훨씬 큰 액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명계좌에 잡힌 사람들 중에 해군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 엄청나게 복잡하게 자금을 돌린 것 같다. 뇌물수수가 전부 차명계좌로 오고 갔다. 그렇게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가 터진 게 ‘정옥근 사건’이다. 합수단에서도 정옥근 사건을 원했을 만큼 큰 사건이었다. 정옥근은 억울했을 것이다. 잡으려면 진즉 잡을 것이지, 사건이 곪을 대로 곪은 다음에 터뜨리니 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내가 상부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도 이렇게 곪기 전에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 송영무 후보자의 참모진이 당시 비리에 연루됐다면 정옥근보다 송 후보가 윗선 아닌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3년에 걸쳐 완성시킨 방산 카르텔의 헤드는 항상 물음표로 남겨 뒀었다. 송영무 후보자가 직접 지시를 했다거나 뇌물수수를 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군참모총장이라는 것은 문제가 발견됐을 때 처리를 해야 하는 자리 아닌가. ‘나는 안 해 먹었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만 깨끗하려고 총장이 됐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박 전 대통령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최순실 사태를 용서받지는 못했다. 송영무 후보자가 만약 몰랐다면 이해를 한다. 하지만 직접 편지도 쓰고 독대도 했다.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는데,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보복이 두렵지 않은가.
 
  “그게 사실 두렵다. 먹여살려야 하는 가족이 있고 이들에게 마냥 기다려 달라, 참아 달라 말할 수 없다. 최대한 내부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당에 관련 자료를 다 넘겼는데도,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이 됐다. 현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어 더 부담스럽다.”
 
  — 송영무 후보자 측은 ‘김영수가 해군에서 진급에 불만을 품고 내부고발을 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총장과의 면담이 있었을 때가) 2007년으로 알고 있다. 전투병과 동기들은 특수병과인 나보다 진급이 1년 빠르다. 당시에 나는 진급 대상자도 아니었다.”
 
  — 육군 출신 후보자를 밀어 주기 위해 송영무 후보자를 음해한다는 주장도 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현 정부가 군 개혁을 하기 위해 육군을 배제했는데 무엇을 위해 육군 출신을 밀어 주나? 내가 영달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애초에 내부고발도 안 했을 것이고, 국민권익위에서도 일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처럼 적(敵)을 많이 둔 사람이 무슨 다른 뜻이 있겠나? 나는 자리도 돈도 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야만 방산비리를 근절할 수 있다. 개인으로부터 순수 후원금조차도 받지 않고 있다.”
 
 
  “송영무 후보자에게 개인 감정은 없다”
 
  — 최근에 송영무 후보자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들었다.
 
  “며칠 전에 연락이 왔다. 자신은 ‘계룡대 비리’를 몰랐다고 했다. 내가 기억하는 게 2007년 2월 26일 첫 편지를 썼다. 나중에 독대도 했고, 군으로부터 공문도 왔다. 해본수사단 수사결과를 보면, 2007년 8월에 피복예산 불법전용, 가구류 선납 수의계약 등 절차 위반이라는 혐의가 확인됐다고 했고, 당시 참모총장이었던 송 후보자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돼 있다. 비리를 전혀 몰랐다는 건 납득이 가질 않는다. 송영무 후보자에게 개인 감정은 없다. 오히려 방산비리가 얼마나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방산비리만 근절할 수 있다면 그가 국방부 장관이 돼도 좋다. 진심이다.”
 
  — 방산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 사건 잡으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아는가. 현재로서는 입찰공고상에서 문제점을 잡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정확하다. 또 조급한 성과주의와 공명심 등 정치적 판단을 버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방산비리 사건도 다시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국가의 예산을 개인의 사익(私益)으로 채우면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인식시켜야 한다. 발생된 방산비리는 이미 국고손실과 국가안보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문제다.”
 
  — 청문회에 나와서 군 비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 줬으면 한다.
 
  “일단 가족과 고민해 보겠다. 나도 적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다만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이 총체적 군 비리를 근절하고 싶을 뿐이다.”
 
  김 전 소령은 청문회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를 탓할 수는 없다.
 
  다음은 김 전 소령이 기자에게 보낸 방산비리 근절대책 방안을 4가지로 정리한 것이다.
 
  1. 방산비리 근절 전문 조직을 구성해야
 
  방산비리 수사는 주로 수사 전문가들(검찰·경찰·감사원 등)로만 구성되어 왔다. 방위사업은 그 절차와 사업추진 절차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영역이다. 철저한 사전 사업분석을 통해 사업의 위법성이나 특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전 사업분석을 하지 않고 비리의 실체부터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제대로 된 수사가 어려워진다. 통영함 음탐기 납품비리를 예로 들면, 결정적인 단서는 시험평가서 위·변조를 밝히는 것에서 시작됐다. 당시 담당 감사관(군 출신 예비역)의 기초자료 분석이 있어서 통영함 비리를 밝힐 수 있었다. 단순 계좌추적 방식만으로는 대가성 뇌물을 밝혀 내기 어렵기 때문에 방위사업 조사 전문가가 필요하다.
 
  2. 관련 분야 종사자 및 내부 공익제보자를 육성해야
 
  방산비리는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무기체계, 특수장비, 시설공사, 정보통신, 일반물자, 용역 등)가 다양하다. 전문 영역이다 보니 외부자가 사업추진 관련 자료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비리의 실체 파악이 어렵다. 어렵지만 내부자들로부터 협조를 얻을 수 있다면 비리 포착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공익제보가 중요한 이유다. 방산비리 T/F 공익제보 핫라인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3.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에 방위사업 전문가들을 포진시켜야
 
  경험상 방산 분야에 전문성과 경험이 없으면 사건의 본질과 실체를 파악하기도 전에 선입견을 갖고 비리구도를 설계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그렇게 되면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놓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통영함 음파탐지기 및 해상작전헬기 비리 사건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도 나왔다. 합수단 주요 사건 중 구속기소 34명 중 1심 무죄만 10명이 나왔다. 29.4%의 높은 수치다. 일반 형사사건의 1심 무죄율(3~4%)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난다.
 
  4. 군 비리 잡는다고 국내 방산업체까지 죽여선 안 돼
 
  현재 방위사업 관련 종사자들은 수사와 감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해 방위사업 추진에 소극적이다. 거의 모든 방위사업의 추진이 지연되거나 보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처벌과 규제만 남아 국내 방산업체와 협력업체들의 산업생태계는 악화됐다. 방위사업 비리 근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통한 자주국방이다. 방위산업의 핵심은 개별 부품이나 장비를 연구·생산하는 것이고, 이를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대형 방산업체가 아니라 수많은 중소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산 중소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정책 역시 중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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