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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무총리 인준 무산 이후 《대통령 권력》 발간한 김병준(金秉準) 국민대 교수

“노무현 전 대통령, 누구에게 무슨 보고 받는지 혼자만 ‘박연차 게이트’ 모르고 있어 답답했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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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
⊙ “노무현 정부 당시 내가 삼성과 관련 있었다면 문재인 수석 등 진보라인이 장악하고 있던
    민정수석실이 가만있었겠나”
⊙ 2006년 3월 24일 신임 총리 내정자 발표 1시간 전 김병준에서 한명숙으로 바뀌어
⊙ 박근혜 대통령, 상당히 인간적이란 느낌 받아
⊙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대한 기억 유쾌하지 않아
⊙ 야권 정치인 세월호 7시간 공격을 위해 촛불 든 국민 꽁무니에 붙어 고함만 질러
⊙ “개인적으로 정치적인 행위와 법적인 행위는 구별해야 한다는 판단”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정치의 장에 불러낸 것도 우리고, 그를 ‘인격 살해’한 것도 우리”
⊙ 협치할 수 있는 지도자가 대권 잡아야
  2012년 3월, 4·11 총선(19대)을 한 달여 앞둔 시점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면 재검토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논란은 상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업(遺業)을 스스로 짓밟은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한 사업이다. 이 문제를 취재하면서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김병준 국민대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김 교수는 솔직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 전면 재검토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중단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내놓은 구상들을 제대로 씹어 보지도 않은 채 버렸다. 시장과 국가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구한말의 치욕적인 민족사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내놓은 구상도 너무나 쉽게 버렸다.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와 같은 결정들에 대한 반대가 다 그런 것이다. 버려도 그냥 버린 것이 아니었다. 한미 FTA는 참모의 꾐에 빠져서 그랬고, 제주 해군기지는 구럼비 바위의 가치나 지역 민원 상황을 잘 몰라서 했다는 식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 할 자격도 없는 사람’으로 만든 것이다.”
 
  이후 민감한 정치적 사건이 터질 때면 김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묻곤 했다. 보수-진보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난 그의 답변은 늘 현실적이었고 설득력도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서였을까. 2016년 11월 2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김 교수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야권 성향의 총리를 내세워 국면을 수습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느껴지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김병준 총리’ 카드는 실패했다. 야당의 거부로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조차 발송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2016년 12월 9일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 대행에 오르면서 내정자 신분이 자동으로 사라졌다. 총리로 내정된 지 37일 만이었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김 교수는 2017년 2월 초 《대통령 권력》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발간했다. 그는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권력은 잿빛
 
김 교수는 2016년 12월 9일 박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오르면서 내정자 신분이 자동으로 사라졌다. 총리로 내정된 지 37일 만이었다. 2016년 11월 7일 총리 후보자 신분이었던 김 교수가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책은 언제 쓴 것입니까.
 
  “오래됐어요. 2년 전부터 쓰려고 했던 내용을 정리했죠. 원래 제가 노무현 대통령한테 조언했던 이야기들을 모아 책으로 내려고 했는데 정리하다 보니 권력에 관한 내용이 많더군요. 그래서 ‘대통령 권력’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했죠.”
 
  — 책 서문에 ‘권력은 잿빛’이라고 쓰셨던데요.
 
  “제가 총리로 내정되니까. 사람들이 전부 ‘축하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권력의 핵심에 가는 게 꼭 축하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정말 총리가 되면 어떨까 생각해 봤는데 고통, 죽음, 감옥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어요. 권력은 손잡이 없는 양날의 칼이에요. 쥐는 순간 손을 베이기도 하고, 이리저리 휘두르다 보면 어느새 칼날이 내 몸속에 들어와 있기도 하죠. 많은 이가 그 칼을 탐내지만. 그 양날의 예리함을 알지 못합니다.”
 
  — 그럼에도 총리직을 수락하셨네요.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이야기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구조를 재편하여 새로운 글로벌 분업체계에 맞추는 일, 새로운 기술과 인력을 개발하고 양성하는 일, 사회 경제 곳곳에서 혁신이 일어나게 하는 일과 이를 위한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일 등이 이야기돼야 하는데 정치권은 싸우고만 있죠. 저는 정말 우리 사회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들을 대놓고 이야기하고 여·야를 압박해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 하고 싶었습니다. 이게 제가 총리직을 수락한 이유죠. 그런데 사람들은 이를 두고 총리병, 권력병에 걸렸다고도 하더군요,”
 
 
  참여정부 국민경제비서관 출신 정태인 교수의 인신공격
 
참여정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2016년 11월 2일 김 교수가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인수위 때부터 청와대에서 김병준과 수도 없는 회의를 했다”며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그가 입을 뗄 때마다 ‘어휴… 저… 바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했다.
  — 총리직을 수락하고 인신공격도 당하셨죠. 이를테면 정태인씨 같은 분한테.
 
  “그분에 대해서는 제가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참여정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교수는 2016년 11월 2일 김 교수가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되자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인수위 때부터 청와대에서 김병준과 수도 없는 회의를 했다〉며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그가 입을 뗄 때마다 ‘어휴 … 저 … 바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면서 〈영민한 대통령 밑에서도 한 게 없는 사람이 지금 대통령 밑에서 과연 무엇을 할까? 책임총리? 뭐,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밝혔다.
 
  — 정태인씨와 사이가 좋지 않은가요.
 
  “제가 (정씨를) 잘 알지도 못하는데, 사이가 좋고 안 좋고가 어디 있습니까. 정책실이 아니라 경제보좌관 밑에 비서관으로 있었죠. 경제보좌관도 정책실장에게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상하관계라 할 수 있는데 내가 정 비서관에게 직접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어요. 회의에서도 적극적인 발언을 했으면 기억이 날 텐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 비판의 수위가 상당하던데요.
 
  “내가 대외경제연구원장에게 한미 FTA 효과를 부풀리라 지시했다고 하고, 경제보좌관 자리에 내가 자신들이 추천한 인사 대신 정문수 교수를 앉혔다고 하는데 웃고 말아야죠.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거니와, 설령 있었다 해도 정 비서관은 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습니다. 또 ‘바보’라 했던데, 그 바보를 5년 내내 정책라인을 관장하는 위치에 두고, 더 나아가 총리를 시키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어떻게 되죠. 그야말로 바보 중의 바보가 되겠네요(웃음).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바보일까요?”
 
  — 정태인씨는 반FTA의 선봉에 서기도 했습니다.
 
  “본인은 한미 FTA가 자신의 업무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본인이 모르니까 ‘갑자기 졸속으로 추진된 것 아니냐’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미 FTA는 정 비서관이 속해 있던 경제보좌관실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경제수석실에서 추진했습니다. 정태인씨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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