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 안보의식 결여된 사람은 안 돼
⊙ 보수단일화 필요… 대세론 문재인에 맞설 사람이 바로 나
⊙ 바른정당 제1 과제는 ‘청와대 거수기’인 자유한국당(舊 새누리당)과 차별화
⊙ 자유한국당은 대선후보 낼 자격 없어… 황교안도 출마 못 할 것
⊙ 대통령이 나를 왜 미워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어
⊙ 보수단일화 필요… 대세론 문재인에 맞설 사람이 바로 나
⊙ 바른정당 제1 과제는 ‘청와대 거수기’인 자유한국당(舊 새누리당)과 차별화
⊙ 자유한국당은 대선후보 낼 자격 없어… 황교안도 출마 못 할 것
⊙ 대통령이 나를 왜 미워했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어
- 사진=조선일보 이덕훈 기자
일찌감치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보수층을 끌어안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2월 초 현재 아직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공무원연금개혁법을 놓고 대통령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통령이 언급한 ‘배신의 정치’의 장본인으로 불렸으며, 20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기자가 유 의원의 속마음을 듣고자 노력했지만 그는 언론에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든 생각은 대선 후보로서의 유승민도 궁금하지만 역경을 거쳐온 정치인 유승민이 더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대구·경북 민심이 관건
유승민 의원과 인터뷰를 가진 의원회관 사무실은 바른정당의 사랑방 같았다. 휴일이었지만 수많은 의원과 당직자들이 그의 방을 들락거렸다. 유 의원은 “창당을 마무리하는 과정이어서 의견을 나눌 일이 많다”고 말했다.
먼저 그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지역적인 지지 기반은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대구는 20대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을 75.74%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시킨 지역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맞섰다’는 이유로 그에게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했던 ‘배신의 정치’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대구·경북인들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 설 연휴에 대구에 다녀왔는데 명절 민심을 어떻게 느꼈습니까.
“대구는 아직도 이번에 탄핵 절차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연민과 동정이 있고 탄핵 안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세대별로는 좀 차이가 있어요. 50대 이하는 수도권 분위기와 같습니다. 60대 이상은 앞서 말한 대로 연민과 동정이 강하죠. 헌재 결정이 나기 전까지 대구 민심은 계속 그런 상태일 겁니다. 대구 시민들은 자기 손으로 뽑은, 압도적으로 이긴 대통령이 저렇게 된 데 대한 부끄러움, 안타까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치적 의견을 내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돼야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잡게 될 겁니다. 그동안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탄핵이 인용되고 대선 날짜가 잡히면 그 60일 동안 마음을 정리하고 대선에 임하게 될 겁니다. 그 민심은 지금의 일반적인 민심하고는 다를 겁니다.”
― 지역 기반인 TK 지역이 그런 상태라면 경선 및 대선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렵죠. 새누리당 원내대표 그만둘 때 대구 민심이 저에 대해 크게 출렁거렸지 않습니까. 그만두고 총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겨우 총선을 치르고 민심이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탄핵과 탈당 때문에 또 민심이 흔들렸어요.”
―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에 대해 대구·경북 민심은 대체로 부정적이죠.
“TK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람이 저와 주호영 의원 두 명밖에 없어요. 야당 소속인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빼면 전부 잔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통령과 친박 세력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왜 탈당하지 않습니까. 지역 민심 때문이에요. 새누리당에 대한 미련이 있는 지역이다 보니 그렇죠. TK 민심은 잘 바뀌지 않고 바뀌더라도 굉장히 천천히 바뀝니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고 나면 바뀌겠지요. 그 민심이 대선 민심이지 지금 민심이 그대로 대선에 반영되진 않을 겁니다.”
― 탄핵은 무난하게 인용되리라 보십니까.
“저는 인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지만 다른 얘길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법과 재판의 속성을 잘 아는 분들은 탄핵 결정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해요. 원래 생각했던 3월 13일보다 더 늦어지거나 탄핵이 기각되면 민심이 어떻게 요동칠지 예측이 힘들어요.”
누가 당선돼도 여소야대
―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솔직히 그 점은 후보 모두가 불안할 겁니다. 다당제하에서 어느 누가 당선돼도 여소야대잖아요. 충분히 준비를 하고 취임해도 총리나 장관 임명 등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어요. 대통령이 정부 조직을 개편하고 싶어도 개정안 내보지도 못할 형편입니다.”
― 그런 면에서 문재인 후보가 그나마 준비된 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문재인 후보가 뭘 준비했습니까. 그가 다른 후보와 다른 점은 2012년 대선에 출마해서 경험이 있다는 그거 하나 아닙니까. 계속 야당을 해왔던 민주당이 준비됐다면 몰라도 문재인 후보가 준비됐다는 건 인정할 수 없네요. 아니면 그 친문 세력이 준비가 돼 있다는 걸까요.”
―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적지 않게 공격했는데요.
“경제, 노동, 복지, 교육 이런 쪽에 그분이 얼마나 준비가 된 후보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충분히 주어져서 그동안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거쳐 국민이 알아야 하는 건데, 이번엔 기간이 너무 짧으니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뽑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분이 이야기하는 건 박근혜 정부가 큰 잘못을 했으니 국민이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건데, 그건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인 거라 말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그쪽 의견대로 무조건 교체해야 하고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본인이다? 이건 대통령으로서 준비된 것과는 상관이 없는 문제잖아요.”
― 준비는 대부분 후보가 다들 부족하다고 친다면 문재인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그분의 외교안보관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드 배치 문제도 오락가락하고, 송민순 회고록에 나오는 본인 관련 내용도 기억이 안 난다 하지 않습니까. 군 복무 기간도 줄이겠다 하고 대통령 되면 북한 먼저 가겠다 하는 등 그분의 안보의식을 엿볼 수 있는 틈이 너무 많아요. 선거연령 인하를 얘기하는데 북한의 예를 들지 않았습니까? 북한과 한미 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문 후보는 저와 국회의원 시절 국방위에서 같이 일을 하면서...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공무원연금개혁법을 놓고 대통령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통령이 언급한 ‘배신의 정치’의 장본인으로 불렸으며, 20대 총선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파동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기자가 유 의원의 속마음을 듣고자 노력했지만 그는 언론에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은 적이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든 생각은 대선 후보로서의 유승민도 궁금하지만 역경을 거쳐온 정치인 유승민이 더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대구·경북 민심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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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월 26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외치고 있다. |
먼저 그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지역적인 지지 기반은 다소 이율배반적이다. 대구는 20대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을 75.74%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시킨 지역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에게 맞섰다’는 이유로 그에게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했던 ‘배신의 정치’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대구·경북인들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 설 연휴에 대구에 다녀왔는데 명절 민심을 어떻게 느꼈습니까.
“대구는 아직도 이번에 탄핵 절차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연민과 동정이 있고 탄핵 안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세대별로는 좀 차이가 있어요. 50대 이하는 수도권 분위기와 같습니다. 60대 이상은 앞서 말한 대로 연민과 동정이 강하죠. 헌재 결정이 나기 전까지 대구 민심은 계속 그런 상태일 겁니다. 대구 시민들은 자기 손으로 뽑은, 압도적으로 이긴 대통령이 저렇게 된 데 대한 부끄러움, 안타까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치적 의견을 내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돼야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잡게 될 겁니다. 그동안 시간이 필요하다고 봐요. 탄핵이 인용되고 대선 날짜가 잡히면 그 60일 동안 마음을 정리하고 대선에 임하게 될 겁니다. 그 민심은 지금의 일반적인 민심하고는 다를 겁니다.”
― 지역 기반인 TK 지역이 그런 상태라면 경선 및 대선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렵죠. 새누리당 원내대표 그만둘 때 대구 민심이 저에 대해 크게 출렁거렸지 않습니까. 그만두고 총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겨우 총선을 치르고 민심이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탄핵과 탈당 때문에 또 민심이 흔들렸어요.”
―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에 대해 대구·경북 민심은 대체로 부정적이죠.
“TK 지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람이 저와 주호영 의원 두 명밖에 없어요. 야당 소속인 김부겸·홍의락 의원을 빼면 전부 잔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통령과 친박 세력이 문제인 줄 알면서도 왜 탈당하지 않습니까. 지역 민심 때문이에요. 새누리당에 대한 미련이 있는 지역이다 보니 그렇죠. TK 민심은 잘 바뀌지 않고 바뀌더라도 굉장히 천천히 바뀝니다.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고 나면 바뀌겠지요. 그 민심이 대선 민심이지 지금 민심이 그대로 대선에 반영되진 않을 겁니다.”
― 탄핵은 무난하게 인용되리라 보십니까.
“저는 인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지만 다른 얘길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법과 재판의 속성을 잘 아는 분들은 탄핵 결정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해요. 원래 생각했던 3월 13일보다 더 늦어지거나 탄핵이 기각되면 민심이 어떻게 요동칠지 예측이 힘들어요.”
누가 당선돼도 여소야대
―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솔직히 그 점은 후보 모두가 불안할 겁니다. 다당제하에서 어느 누가 당선돼도 여소야대잖아요. 충분히 준비를 하고 취임해도 총리나 장관 임명 등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 많은데 이런 상태에서 국회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나라 전체가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어요. 대통령이 정부 조직을 개편하고 싶어도 개정안 내보지도 못할 형편입니다.”
― 그런 면에서 문재인 후보가 그나마 준비된 후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문재인 후보가 뭘 준비했습니까. 그가 다른 후보와 다른 점은 2012년 대선에 출마해서 경험이 있다는 그거 하나 아닙니까. 계속 야당을 해왔던 민주당이 준비됐다면 몰라도 문재인 후보가 준비됐다는 건 인정할 수 없네요. 아니면 그 친문 세력이 준비가 돼 있다는 걸까요.”
―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적지 않게 공격했는데요.
“경제, 노동, 복지, 교육 이런 쪽에 그분이 얼마나 준비가 된 후보인지 모르겠습니다.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충분히 주어져서 그동안 정책 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거쳐 국민이 알아야 하는 건데, 이번엔 기간이 너무 짧으니 최소한의 검증도 없이 뽑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분이 이야기하는 건 박근혜 정부가 큰 잘못을 했으니 국민이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건데, 그건 너무 당연하고 상식적인 거라 말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그쪽 의견대로 무조건 교체해야 하고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본인이다? 이건 대통령으로서 준비된 것과는 상관이 없는 문제잖아요.”
― 준비는 대부분 후보가 다들 부족하다고 친다면 문재인 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그분의 외교안보관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드 배치 문제도 오락가락하고, 송민순 회고록에 나오는 본인 관련 내용도 기억이 안 난다 하지 않습니까. 군 복무 기간도 줄이겠다 하고 대통령 되면 북한 먼저 가겠다 하는 등 그분의 안보의식을 엿볼 수 있는 틈이 너무 많아요. 선거연령 인하를 얘기하는데 북한의 예를 들지 않았습니까? 북한과 한미 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문 후보는 저와 국회의원 시절 국방위에서 같이 일을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