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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전도사 金鍾德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13억 중국 콘텐츠 시장, 국내 게임업체들엔 엘도라도”

글 : 오동룡  월간조선 기자  gomsi@chosun.com

사진 : 조준우  월간조선 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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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5만 달러 열쇠는 문화 콘텐츠 산업…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 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콘텐츠 생태계 조성사업… 올 예산 840억원 투입
⊙ 한류 3.0은 게임산업과 디지털 테마파크… “게임 규제 완화하겠다”
⊙ 메르스 사태 계기로 중국 관광객 일변도 탈피해 ‘중동 모시기’ 등 다변화

金鍾德
⊙ 59세.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미국 디자인아트센터대학 석사, 서울대대학원 언론정보학 박사.
⊙ 미국 NBC 영상감독, 선우프로덕션 감독, 한국그래픽디자이너협회 영상분과위원장,
    한국디자인학회 총무이사, 한국데이터방송협회 회장, 한국디자인학회 회장, 홍익대 영상대학원장,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역임.
⊙ 수상: 한국광고대상 대상(1992), SBS 광고대상 대상(1993).
⊙ 現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늘날과 같은 제조업 위주의 산업 구조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우리의 기술수준에 턱밑까지 치고 올라오고 있고요.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5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열쇠가 문화 콘텐츠 산업에 있기 때문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스한 이른 봄볕이 내리쬐는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청파로 국립극단에서 만난 김종덕(金鍾德)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립극단 뜰 벤치 의자에서 사진기자의 요구에 맞춰 CF모델처럼 능숙하게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집무실에서는 “카메라 렌즈의 역광(逆光)을 피해야 한다”며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김종덕 장관은 CF계의 전설로 통한다. 홍익대 미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김 장관은 미국 NBC 영상감독, 선우프로덕션 감독을 거치며 수많은 광고 CF를 만들었다. 해태 ‘에이스크래커’ 광고로 한국광고대상 제과부문 대상을 받는가 하면,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노래에 청춘남녀들이 사륜구동차를 뗏목에 싣고 떠나는 금강제화의 ‘랜드로버’ 광고로 SBS 광고대상 의류부문 대상을 받았다.
 
  김 장관은 2014년 8월 문체부 장관에 취임한 이래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뿌리내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문화창조융합벨트는 콘텐츠 생태계 조성사업
 
  —박근혜 정부는 ‘문화융성’을 국정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정부의 문화융성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나요.
 
  “‘문화융성’은 창조경제의 마중물이자 결과물입니다. 문화의 가치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정치와 경제 등 모든 분야의 기본원리로 작동해 국가발전의 토대를 이루어 나가 국민 개개인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겁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을 제정해 정착시켰고, 문화창조융합벨트 등을 통해 문화 콘텐츠 분야의 창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했고,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 등 법제도를 정비한 것 등을 성과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은 문화 콘텐츠를 할인해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국민들에게 문화는 값싼 것이라는 인식을 주지는 않겠습니까.
 
  “다양한 문화혜택은 문화소비를 자극하는 최소한의 조치인 거죠.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2014년 1월 19%에서 지난해 8월 45.2%로 높아지고 만족도도 80.4%에 달합니다. 전국에서 200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문화 향유에 크게 기여했다고 봅니다. 올해는 지자체, 기업, 학교, 군부대 등에서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자발적으로 실시하도록 할 겁니다.”
 
  문체부가 콘텐츠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는 사업으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이 있다. 벨트는 지난해 초 서울 상암동에 문을 연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창조벤처단지(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 창조아카데미(서울 홍릉 인근) 등 서울과 경기도 주요 거점 6곳을 잇는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사업이다. 올해 배정된 예산만 840억원이라고 한다. 전국 17곳에 거점을 마련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정부가 300억원 내외를 투입한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중 문화 콘텐츠 생산의 중추는 창조벤처단지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고 13 대 1의 경쟁률을 거쳐 93개 기업이 입주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대부분 초기 벤처(스타트업)로, 창업자들에게 금융권과 연계해 자금을 지원하고, 성장단계에서는 투자유치 지원 및 컨설팅, 그리고 성숙단계에서 국내외 마켓 참가와 해외 파트너사를 연계한다.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까요.
 
  “청년고용 문제는 정부의 모든 부처가 갖고 있는 카드를 다 쓸 정도로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재 콘텐츠 분야에 취업한 분들의 평균연령이 34세입니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종입니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의 대부분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그것이 선순환하게끔 하는 시스템을 갖춰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치도록 할 겁니다.”
 
 
  “콘텐츠 산업 수출의 50%가 게임”
 
지난 3월 2일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문화창조아카데미 제1기 크리에이터 입학식이 열렸다. 김종덕 장관이 ‘문화와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터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문체부
  —한류가 K팝 하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건 오해예요. K팝이 한류의 대표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영상과 웹툰, 패션과 뷰티, 한식과 전통 분야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류가 민간 중심으로 추진돼 왔으나, 정부 차원에서도 한류기획단을 발족시켜 다양한 분야의 확산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1차 한류, K팝이 2차 한류를 이끌었다면, 지금은 게임 콘텐츠와 디지털 테마파크 등 3차 한류(한류 3.0)의 시대라는 것이다. 2011년 국내 콘텐츠 산업은 10%대 고성장세를 기록했고, 당시 국내 게임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게다가 콘텐츠 수출까지 견인해 10%대 성장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국내 게임 시장은 현저하게 위축됐다. 국내 콘텐츠 산업 역시 2012년 이후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게임 콘텐츠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일각에선 ‘게임 산업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한 데다 중국 기업이 바짝 추격해 오고 있고, 구글·애플 등 글로벌 마켓 사업자 주도의 모바일로 플랫폼이 옮아가는 등 글로벌 산업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만 하더라도 국내 온라인 게임사의 동시 접속 기술은 세계 최고로 꼽혔고,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수출도 상당했었죠. 여전히 콘텐츠 산업 수출의 50%가 게임에서 이뤄질 정도로 게임 산업의 비중이 높지만, 모바일 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그 파급력이 많이 낮아졌다는 겁니다.”
 
  김 장관은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이 새로운 시장으로 정착하려면 크리티컬 매스(임계점)를 통과해야 하는데, 스카이라이프를 보급하기 위해 100여만원짜리 스카이라이프 박스를 100만 가입자(임계점)가 될 때까지 손해를 보며 10만원에 보급해야만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논리”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올해나 내년에 매출이 확 오를 수 있는 플랫폼을 새롭게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이라며 “게임 시장을 잘 살리고, 문화창조융합벨트 등 문화 융성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면 올해 6~7%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장관은 미래부와 협업해 VR이나 AR 등 첨단 융복합 기술기반 게임의 연구개발 투자와 콘텐츠 제작지원 규모를 과감하게 확대할 방침이다.
 
 
  강제적 셧다운제 해제 전망
 
  게임 산업 부활을 위해 문체부는 ‘규제 완화’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김 장관은 “게임 산업 규제가 올해 상당히 많이 완화될 것”이라며 “게임물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등급을 매길 수 있는 제도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게임 산업의 대표적 규제로 주목을 끈 ‘강제적 셧다운제’(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대 온라인 게임 이용 차단) 역시 올해 규제 완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장관은 “셧다운제는 강은희(姜恩姬) 여성가족부장관이 의원 시절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냈기 때문에 잘 해결될 것”이라며 “부모 허락이 있으면 밤 12시 이후에도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고, 청소년들이 게임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선용할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기본적으로 게임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방향에는 전적으로 동의했지만, 사행성 게임에 대해서만은 엄격했다. 그는 “최근 규제를 풀어 달라는 게임 종류 중에 사행성 웹보드 게임이 많다”면서 “마치 웹보드 게임과 관련한 규제를 풀어 주면 게임 산업이 다시 성장할 것처럼 그러는데, 사실 몇 개의 웹보드 게임사만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게임 개발자 스스로 철학 있는 게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게임을 하면 오히려 사회성도 좋아지고 배우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면 게임에 대한 일반의 반감도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홍익대 교수 시절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전문가였던 김 장관은 자연스럽게 정보통신기술(ICT)과 콘텐츠의 결합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20년 이상 러닝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태양의 서커스 퀴담(Quidam)’과 이은결의 ‘마술쇼’ 공연을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김 장관은 “최근 공연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다양한 콘텐츠와 지금의 ICT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최소한 스물대여섯 개의 킬러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들 중 공연과 영상기술이 매칭된 사례나, 3D프린터를 활용한 디자인 등 다양한 융합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콘텐츠 유통에 관심이 많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유통 플랫폼이 없다면 헛수고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미국 할리우드가 배급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어 우리가 할리우드보다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도 시장을 장악하기가 어렵다”며 “애플이 놀라운 기계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놀라운 생태계도 만들었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 기존 기업보다 더 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 한류도 역설적으로 열악한 국내 방송 소비시장 때문에 탄생했다”며 “방송사들이 자구책으로 해외 배급권을 따내 일본 방송사들을 섭외하면서 한류가 시작됐던 것”이라고 했다.
 
 
  “중국 콘텐츠 산업, 조만간 우리 따라잡을 것”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최근 우리와 가장 교류가 활발한 국가가 중국이다. 반면 일각에선 국내 콘텐츠 산업의 전문 인력이 잇따라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어, 우리 콘텐츠 산업의 노하우를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두려운 일 중 하나지만, 한편으로 콘텐츠 소비가 머릿수에 비례하기 때문에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을 ‘걱정’보다는 ‘기회’의 땅, 엘도라도(황금향)로 봐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우리 콘텐츠가 가장 평가를 받아 팔리던 곳이 예전에는 일본이었지만, 이제는 중국”이라며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 도전적으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인력 유출 역시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며 “유출의 시각에서 보면 큰일 났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에겐 기회이고, 우리 산업 측면에선 중국 진출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중국의 콘텐츠 산업 성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을 따라잡으려고 하듯이, 조만간 중국의 문화 콘텐츠 수준도 우리와 비슷해질 것”이라며 “그 전까지 중국 시장을 실기(失機)하지 않도록 먼저 선점해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콘텐츠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저작권 침해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중국이나 해외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중국에 설립한 저작권 센터를 통해 우리의 한류 콘텐츠 저작권 침해를 막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 채널을 통해 해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중국과 한·중 합작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만약 중국의 다른 방송국에서 그것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려 하면, 중국 투자사와 방송사들이 직접 그들을 적발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저작권 침해도 문제지만, 국내에서도 창작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저작권 보호를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불법 유통 콘텐츠의 사전 차단에 중점을 둘 겁니다. 온라인 분야에서 불법적인 업로더와 사이트를 단속하고, 오프라인에선 불법 캐릭터와 출판물 등 대규모 수입제작 유통업자를 엄중하게 단속할 겁니다. 아울러 기술발전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유형에 대해선 신속하고 효율적인 저작권 보호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설립할 겁니다.”
 
 
  ‘중동 모시기’
 
  —지난해 메르스(중증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일본행을 택하는 바람에 관광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중국인 일변도의 관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메르스 사태로 인한 중국 쏠림 현상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한 인식하에 현재는 ‘중동 모시기’나 ‘동남아 모시기’로 전환하려 하는 등 인바운드 국가의 다변화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598만명으로 일본 관광객(370만)보다 많다. 다행스런 것은 중국인 관광객의 65%가 개별관광객이란 점이다. 단체관광객은 한·중 관계가 악화하면 즉각 영향을 받지만, 개별관광객은 한·중 관계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1월 20일 베이징에서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이 열렸습니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올해 중국인 관광객 800만명 유치를 위해 비자수수료 면제, 복수사증 발급 확대, 한류비자 신설, 항공 노선과 크루즈 노선 등을 확대할 겁니다. 특히 연간 3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온라인 여행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현지 유명 포털사이트와 공동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고요. 통상 중국인 관광객은 서양 관광객보다 돈을 70~80% 더 쓰고, 홍콩 관광객은 중국의 2배, 싱가포르 관광객과 중동 관광객은 3배를 쓰는 걸로 나타납니다.”
 
  김 장관은 중국인 대상 저가 관광 상품을 근절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1억2000만명을 넘었고, 이 수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인 단체관광 시장의 품질을 개선하고, 우리나라 관광 인프라를 하루빨리 개선해 일본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유출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한국을 택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여전히 일본보다 많긴 하지만, 이 기조를 유지하려면 문화와 결합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봤다.
 
  김 장관은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서울에서만 머무르는 이유는 지방의 콘텐츠도 부족하지만 저녁에 즐길 거리들이 없다는 것”이라며 “지역에 많은 문화 콘텐츠를 상품으로 개발해 사업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와 관광 콘텐츠 10개를 개발해 상품화했다”며 “올해는 그 이상으로 개발해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뿐 아니라 여러 지역을 방문하고, 지역 관광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또 “더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융복합 콘텐츠로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오는 4월 문화창조벤처단지 내에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K-스타일 허브’를 개관해 한류관광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통이나 음식점, 숙박 등 관광 접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K-스마일 캠페인’을 전개 중”이라며 “현장에서 무자격 가이드와 일부 노점상의 바가지요금을 집중 단속하고, 부가세를 즉시 환급해 주는 등 국민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다”고 했다.
 
 
  “올 3월 새로운 정부상징 확정”
 
  —정부 차원에서 국가브랜드, 정부상징(GI)을 개발 중이라지요? 국가브랜드와 정부상징은 왜 필요합니까.
 
  “국가브랜드 사업은 대한민국의 핵심가치를 발굴해 세계에 일관성 있게 알리고자 하는 상향식, 쌍방향 과정입니다. 2015년 ‘한국다움’ 공모전을 통해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상징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며 ‘국가상징체계 개발계획’에 따라 새로운 정부상징을 만들어 국민이 하나로 결집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정부 각 부처는 별도의 상징 체계를 운영해 왔는데, 이로 인해 조직개편 때마다 상징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국민들이 정부의 대표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제약이 많았다”면서 “3월 중 정부상징을 확정하고 후속절차로 오는 5월 각 부처가 각종 정부 문서, 차량, 유니폼 등에 새로운 상징을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등 국가대항 체육행사에서 대표선수들은 태극기를 차용한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일본의 예를 들자면, 붉은색과 흰색으로 심플한 인상을 주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촌스런 느낌까지 준다고들 합니다.
 
  “지금껏 국가대표 유니폼은 전통의 태극기 문양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을 차용해 디자인했습니다. 문제는 두 색이 보색(補色) 관계라 서로 부딪친다는 겁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두 색을 원색보다 약간 바랜 듯 사용하니 훨씬 세련돼 보이더군요. 점차 세련된 방향으로 개선하겠지요. 국가기관들이 갖고 있는 상징이나 로고도 각양각색(各樣各色)인데 통일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나라에서 정부기관마다 다른 상징을 쓸 이유가 없잖아요? 미국, 영국, 네덜란드, 캐나다의 성공 사례처럼 정부라는 대표 문양 아래 산하기관들 이름만 바꿔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얼마전 박민권(朴民權) 1차관 후임에 정관주(鄭官珠)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이 부임했습니다. 관가에선 문체부는 차관이 일을 벌여 놓고 할 만하면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원래 정무직은 임기란 게 없잖아요? 이번 인사는 정부가 문체부에서 집중하려는 업무가 있었기 때문에 교체한 것으로 압니다. 저는 취임 이후 ‘모든 인사는 철저히 업무능력 중심으로 선발해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장관 책임하에 업무성과로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문화예술 행정은 장르의 특수성과 전문성으로 인해 인력풀 구성과 운영에 한계가 있지만, 사적인 것은 철저히 배제할 겁니다.”
 
  —1년 3개월을 끌어 온 ‘서울시향 사태’를 보면서 정명훈(鄭明勳) 단장의 예술적 재능과 함께 우리 음악의 발전기회를 놓쳤다며 아까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없어 언급할 상황은 아닙니다만,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면 자신의 인생을 걸고 문화예술계에 종사한 세계 정상급 예술인들은 그에 합당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19세기의 위대한 화가 반 고흐도 생전에 빛도 못 보고 사망한 것처럼 이름도 없이 죽어 가는 예술가들이 70~80% 된다고 합니다.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평창올림픽, 강렬한 문화 이벤트로 꾸밀 것”
 
지난 1월 22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테스트 이벤트를 앞두고 강원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정선 알파인경기장’ 개장행사가 열렸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김종덕 장관(중앙 좌우)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3월 말 통합합니다. 통합을 통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나요.
 
  “그동안 이원화(二元化)된 체육단체로 인해 단절됐던 학교체육·엘리트체육·생활체육을 통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선수 저변이 넓어지고 생활체육 분야에서 은퇴 선수의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동호인들에게 양질의 체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작년 6월 문체부 훈령(254조)에 따라 통합준비위가 출범해 안양옥(安洋玉) 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통합준비위원장을 맡아 그간 18차례 회의를 거쳐 통합체육회 정관과 제 규정에 합의했습니다. 통합체육회 정관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 문제도 통합체육회가 출범하고, 추후 관련 절차를 진행하면 큰 무리가 없을 전망입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테스트 이벤트 성과와 평창올림픽을 성공적 문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복안으로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정선 알파인 남자월드컵, 보광 프리스타일·스노보드 월드컵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3개의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중간점검 형식의 테스트 이벤트라 코스 중심으로 대회를 치러 교통, 주차, 숙박에 불편함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향후 조직위와 강원도, 그리고 스키협회 등과 함께 대회 운영을 전반적으로 보완해 2018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지요.”
 
  김 장관은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은 스포츠 행사를 넘어 개최국이 보유한 문화예술, 관광자원, 첨단기술을 짧은 시간에 강렬하게 보여주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문화, 관광, 콘텐츠-ICT 올림픽을 위해 지난해 4월 분야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했다.
 
  문체부 직원들은 온화하면서도 강단 있는 그의 업무 스타일이 과시욕을 내세우는 정치인이나 고집스런 문화인보다는 낫다고 평가한다. 김 장관은 기자에게 “내일(3월 5일)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 기업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제2회 한영 창조산업포럼’ 참석을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며 “대학교수에 비해 장관의 업무 강도는 비교도 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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