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거운동 전면 허용’ 제안한 文相富 선관위 사무총장 : 월간조선

지난 5월 2일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기자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선관위가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발표한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시각에 맞춰 회견장에 들어선 문상부(文相富) 선관위 사무총장은 ▲사전투표 마감시간 연장 ▲대선 TV토론 ‘여론조사 컷오프’ 도입 ▲말로 하는(전화통화 포함) 선거운동 항시 허용 ▲인쇄물 시설물 집회 등 규제 완화 ▲유권자와 후보자의 옥내 정책토론 허용 ▲예비후보자 등록시기(선거기간 60일 전~선거일 240일 전) 폐지, 상시 등록 허용 ▲예비후보자 상시 선거운동(명함배부·어깨띠 착용) 제한적 허용 등의 내용이 담긴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계획대로 선관위는 5월 8일 공청회를 개최, 앞서 발표한 내용의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선관위는 6월 5일 개정의견을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여야 정치권은 선관위가 제출한 개정 의견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당장 정치관계법이 개정될지는 미지수다. 2011년 석패율(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출마자 중에서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 논의 때처럼 여야가 공개적으론 선관위의 개정 의견에 찬성하는 듯 말하면서도 막상 법제화하지는 않을 수 있어서다.

실제 이번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에는 정치 신인의 진입 장벽을 해소하려는 방안이 다수(多數) 담겨 있다. 현역 의원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개정안 통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다.

정치권, 기득권 내려놓아야

대선 TV토론 ‘여론조사 컷오프’ 도입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사실 TV토론 자격을 제한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지율이 채 1%도 안 되던 이정희(李正姬) 전 통합진보당 후보가 지지율 1, 2위 후보와 똑같은 시간을 쓰면서 선동과 매도, 정치공세를 일삼았던 잘못된 TV토론을 되풀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은 “소수 정치세력에 대한 지나친 권한 침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60%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는 선진화법으로 인해 이제는 야당의 협조 없이는 어떤 법안도 사실상 처리할 수 없다. 이런 추세(趨勢)로 봤을 때 선관위가 야심 차게 내놓은 정치관계법 개정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현실을 문상부 선관위 사무총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예비후보등록 상시화, 말로 하는(전화통화 포함) 선거운동 항시 허용 항목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그렇겠지요. 경쟁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지역을 훑고 다니는 것을 좋게 보는 국회의원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정치 신인들에게 극히 불리하다고 지적돼 온 몇몇 제한들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가 정말 어려울 것입니다. 의원들은 선거 90일 전까지 의정보고회를 열 수 있습니다. 또 법안발의부터 민원해결, 예산확보 등 의원이 발로 뛰어 이뤄낸 성과를 정리한 의정보고서도 배포할 수 있습니다. 의원들이 이렇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비해 정치 신인들의 활동은 제한적입니다. 그러니 현역 의원에게 상대되질 못합니다.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정치 신인들에게 명함 돌리고 전화통화라도 하게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않겠습니까. 이런 움직임을 정치권이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명함 돌리고, 전화통화하는 것도 돈이 들 텐데요. 자칫 ‘돈 선거’를 조장하지는 않을까요.

“선거운동 상시허용을 제안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판 세 가지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는 선거비용제한액은 현행을 유지하여 돈이 안 드는 선거운동만 허용한 것입니다. 예컨대, 예비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원 고용, 대량 문자메시지 발송, 매 가구 홍보물 발송 등 큰 비용이 드는 선거운동 방법은 폐지한 것이지요. 두 번째는 선거운동실명제를 도입하여 투명한 선거운동이 이뤄지도록 한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선거비용 수입지출 내역을 실시간으로 공개하여 선관위와 유권자가 함께 감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선관위 역대 최고 신고포상금액은 3억원

문상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이 5월 2일 중앙선관위원회에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추진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04년 금권선거 근절책으로 마련한 선거범죄신고포상금과 50배 과태료 제도는 효력이 있습니까.

“2006년 3월 2일 5000만원이었던 포상금 최고한도를 5억원으로 상향조정했습니다. 이 정도는 돼야 제보를 해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후보자 추천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공천헌금을 제공한 사안도 포상금이 후하지 않았다면 밝혀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2012년 비례대표 후보자의 공천헌금 제공 사안을 제보한 사람은 5억원의 포상금을 받았습니까.

“3억을 줬습니다. 역대 최고액이었지요.”

선관위 역대 최고 포상금 3억원의 주인공은 무소속 현영희(玄永姬)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을 제보한 현 의원의 전 운전기사 정동근씨다.

정씨의 제보로 재판을 받는 현 의원은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부산고법 형사합의 2부(이승련 부장판사)는 5일 공천 로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현 의원에 대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48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이날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되면서 형량이 줄었지만, 당선 무효형은 피하지 못했다.

정씨 외에 기업가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불구속 기소된 홍사덕(洪思德) 전 새누리당 의원 건을 신고한 사람에게 2억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장향숙(張香淑) 전 의원 건에 대한 신고자 2명에게 5000만원씩의 포상금이 돌아갔다.

또 정통민주당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금품이 오간 것을 신고한 이에게도 5000만원, 자유선진당이 선거홍보업체로부터 리베이트 성격의 금품을 받은 행위를 신고한 이에게는 1700만원을 지급했다.

—포상금 과태료 제도로 돈 선거를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비방·흑색선전은 차단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비방·흑색선전을 강력하게 규제할 경우 유권자들의 적법한 표현의 자유도 위축될 우려가 있어 후보자 관련 정보에 대한 이의제기 제도를 제안했습니다. 후보자에 관하여 공표된 내용이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선관위에 이의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의를 제기하면 선관위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등에 관련자료를 제출받아 선관위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시합니다. 유권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봅니다.”

“군소 후보들의 토론 방해를 막자는 것”

선관위 주최로 2012년 12월 4일 열린 1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 직후 선관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쇄도했다. “선관위는 뭐 하고 있느냐. 후보자 사전 검증도 안 하느냐”, “이정희를 토론에 배제하진 못하더라도 조치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1·2위 후보 간의 정책 대결이 당선 가능성이 0%인 제3후보의 판 깨기식 토론에 묻혀버린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실제 당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朴槿惠) 후보를 향해 “유신독재 퍼스트레이디가 청와대로 가면 여왕이 된다”,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듭 던졌다.

—TV토론 ‘여론조사 컷오프’ 도입은 당시 토론회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지요.

“토론회 이후 정책 선거가 제대로 이뤄지고 후보자 간 능력과 정책, 전문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1차 토론은 기존 방식대로 5석 이상 의원을 보유한 정당 후보도 참여할 수 있지만 이후 여론조사를 해 지지율이 10% 미만인 후보는 빼고 2차 토론을 하고, 다시 여론조사를 통해 3차 토론은 1·2위 후보의 대결로 실시하자는 것입니다.”

—야권에서는 ‘컷오프’와 관련, 소수 정치세력에 대한 지나친 권한 침해라는 지적을 하던데요.

“국가기관이 주관하는 TV토론은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개최하는 TV토론과 달리 유권자의 알권리뿐만 아니라 후보자 간 선거운동의 기회도 공정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선관위가 유권자의 입장에서 나름 깊이 고심하여 합리적인 안을 낸 것입니다.”

“4·24 재보선 결과, 중·장년층이 사전투표 많이 해”

5월 8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중앙선관위 주최로 정치관계법 개정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선관위가 안은 최대 숙제는 투표율을 올리는 문제다. 지난 18·19대 총선 투표율은 각각 46.1%, 54.2%에 불과했다. 1998~2010년 치러진 네 차례의 지방선거 투표율도 40%대 후반~50%대 초반에 머물렀다.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선관위는 지난 4·24 재보궐 선거에서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고도 간단한 신분 확인 절차만으로 선거일 4~5일 전 미리 투표를 할 수 있는 ‘사전투표제’를 최초로 도입했다. 여야 지도부는 유불리를 계산하기 바빴다.

—사전투표제 도입과 관련, 야권은 투표율이 올라가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치인들이 그렇게 예단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 아십니까. 예상과 달리 사전투표제는 20, 30대 젊은층보다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호응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24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3곳의 연령대별 사전투표율을 조사해 보니 60대 이상이 30.2%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 24.0%, 40대 20.0% 등의 순이었습니다. 40대 이상이 74.3%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20대 이하는 10.6%, 30대는 15.2%였습니다.”

—중·장년층의 호응을 더 많이 받았다면 사전투표제는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 유리한 제도네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선거가 일부 지역에서만 치러져 연령대별 사전 투표의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고, 4월 재보궐 선거의 경우에도 연령대별 격차가 작아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공평하다는 겁니까.

“그렇죠.”

—사전투표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리 조사, 예측, 분석했다면 논란을 미연(未然)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발표조차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전투표제 효과 발표를 선거 이후에 한 것입니다.”

—우리의 사전투표제와 외국의 사전투표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외국에서는 사전투표의 경우에도 대부분 종이 명부를 사용해 주소지의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통합선거인명부를 활용하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의 투표 편의를 극대화한 세계 최초의 독창적 시스템으로 볼 수 있지요.”

—통합선거인명부는 통신망으로 연결돼 있는데 해킹의 위험은 없습니까. 대선이나 총선 같은 큰 선거에서 누군가가 시스템을 교란(攪亂)해 선거를 조작하거나 개인 정보를 빼내가는 일이 벌어지면 선거 무효 사태 같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을 해킹하려면 통신망에 접속해야 가능한데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은 인터넷망과 분리된 국가정보통신망을 주 통신망으로, 보안성이 강화된 무선통신망을 보조 통신망으로 구축해 일반인들의 접속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국가정보통신망도 해킹당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껏 해킹 사례가 없습니다. 전직 해커도 인정한 내용입니다.”

—내부 해킹 가능성은 없습니까.

“통합선거인명부 서버는 일부 한정된 선관위 직원과 유지보수업체 기술진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유지보수업체 직원은 선관위 직원의 감독하에서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안심하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투표만 하시면 됩니다.”

“구로구 투표함 당장 열고 싶지만…”

TV토론 자격을 제한키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타당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2012년 12월 10일 열린 2차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바라보며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정치관계법, 사전투표제와 관련한 인터뷰였지만 문 총장을 만나면 꼭 묻고 싶은 게 있었다. ‘선관위 창설 50돌을 맞아 문서고에 보관된 구로구을(乙) 투표함을 개봉할 생각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유권자 4325명이 행사한 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투표함은 26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1987년 16년 만에 부활한 직선제로 치러진 13대 대통령 선거 당일인 12월 16일 오전 11시20분경 서울 구로구을 선관위원들은 문제의 부재자 투표함을 들고 투표장인 구로구청을 나서려 했다. 이때 투표 상황을 감시하러 나온 대학생과 시민이 몰려들었다. 부정투표함이라는 오해를 샀다. 시민·학생들이 개봉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틀 뒤인 18일 이른 아침, 경찰은 4천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이들을 진압했다. 2시간여 만에 1034명을 연행했고, 그중 208명을 구속했다. 투표함은 농성인(籠城人)에 빼앗긴 지 44시간 만에 선관위로 돌아왔다. 구로을 선관위는 고심 끝에 투표함을 열지 않고 무효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선거 관련 서류가 모두 소실돼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투표함 개봉을 놓고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투표함을 개봉할 생각은 없습니까.

“솔직히 공개할 생각이 있었는데 대선 이후 몇몇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아직 멀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보고 ‘아직 때가 아니구나’라고 판단했는지요.

“대선이 끝난 지 열흘 가까이 흘렀는데 SNS와 인터넷에선 ‘대선 불복론’이 사그라지지 않더군요. 적법하지 않은 전자개표기 사용과 개표결과 조작 가능성, 투표지분류기에서 문재인 후보의 표를 무효표(미분류 표)로 분류했다는 주장, 일부 지역의 투표자 수와 개표결과 투표수의 불일치, 개표시작부터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득표비율이 일정하게 진행된 것은 사전에 기획된 개표조작 등 제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의혹들을 제기하고, 재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개표 부정을 한단 말입니까. 이렇게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는 투표함을 공개해도 논란만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서울 구로을 부재자투표함 이송문제와 관련해 농성하는 모습.

—그래도 투표함을 개봉해 26년간 묵은 숙제를 그만 털어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요.

“투표함의 부정 여부를 확인하려면, 부재자신고서, 우편투표 접수대장 등 관련 서류와 투표함의 내용물을 대조해 보아야 하는데, 관련 서류가 농성자들에 의해 소실되어 투표함 개함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증명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의혹이 발생, 정치 쟁점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001년 김대중 정부 시절에 이 사건으로 구속된 3명이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런 결정은 당시 투표함이 부정투표함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아닙니까.

“절대 부정투표함이 아닙니다. 당시 투표함을 들고 구로구청을 나서려 한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야당이었던 통일민주당에서 추천한 선거관리위원이었습니다. 투표함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선거관리위원이 왜 옮기려고 했겠습니까. 문제를 제기했었겠지요.”

그가 말을 이었다.

“선관위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처음으로 투·개표 상황을 인터넷으로 전하는 ‘방송 실험’을 했습니다. 반응이 좋더군요. 선관위를 향한 국민적 신뢰가 완벽해질 때 구로구 투표함을 개봉,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10월 A-WEB 사무처 본부 인천 유치

선관위는 선거 관련 최고 국제기구인 A-WEB(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세계선거기관협의회) 사무처 본부 유치를 계기로 본격적인 ‘선거 한류(韓流)’를 준비하고 있다.

선관위가 창설을 주도해 온 A-WEB는 세계 각국의 선거 관련 정보·지식·경험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개발도상국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한 기구다.

지난 2011년 10월 우리 선관위가 창설을 제안했고 올해 3월 제주도에서 각국 대표자들이 참석한 실무단회의에서 A-WEB 사무처를 한국(인천 송도)에 두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 내용은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창립총회에서 공식 선언한다. 문 총장의 이야기다.

“A-WEB를 국내에 유치하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더 큰 영향력 행사가 가능한 것은 물론, 세계 선거기관의 국제 콘퍼런스 등 MICE 산업(회의, 인센티브 관광, 컨벤션, 전시회와 관련된 서비스업)으로 인한 경제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궁극적으로 한국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