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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스토리

삼성생명 裵洋琡 FC상무

‘高卒사원이 임원 되기까지’

글 : 이근미  월간조선 객원기자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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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卒로 사는 게 불편한 일이긴 했어요”

⊙ 사비 1억6000만원 출연해 인문학 강좌 ‘수요포럼 인문의 숲’ 개설,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호평 받아
⊙ 여상 졸업 후 고졸사원으로 입사, 2010년 삼성생명 전사(全社) 챔피언 상 수상, 2011년
    FC명예사업부장에 올라
⊙ 끊임없는 공부가 성공 비결, 보험 계약 요청 대신 다양한 정보와 유용한 지식 보내는 것이
    마케팅 기법

裵洋琡
⊙ 48세. 부산여상 졸업. 서울대 미래지도자·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 수료.
⊙ 1983년 삼성생명 고졸사원 공채 입사. 1996년 보험설계사로 보직 변경.
⊙ 現 삼성생명 FC명예상무, ‘수요포럼 인문의 숲’ 대표.
⊙ 저서: 《걷는 자 닿고, 행하는 자 이룬다》.
  “많이 벌어서 잘 쓰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얼마를 벌어야 많이 버는 것이고, 어떻게 써야 잘 쓰는 것일까. 삼성생명 배양숙(裵洋琡) FC명예상무는 지난해 12억원을 벌어서 38.5%를 세금으로 내고 3억2000만원을 남을 위해 사용했다. 지난 5월에 출간한 《땡큐 도가》라는 책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돈을 잘 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땡큐 도가》의 저자 12명은 배양숙 상무가 1억6000만원을 출연하여 개설한 ‘수요포럼 인문의 숲’의 1기 멤버들이다. 이 책에는 필자들이 지난해 ‘도가(道家) 40강’을 듣고 변화한 내용이 담겨 있다.
 
  시우이앤씨 김양곤 대표는 30억원을 사기당하고 자살유혹에 시달렸으나 인문학을 통해 재기할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IT업체 루키스의 김종선 대표는 도가의 무위경영을 통해 12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꾼다고 밝혔다. 장자의 오상아(吾喪我·나를 죽인 이후 비로소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고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사상)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하영목 비엔이파트너스 대표는 도가철학에서 질문하는 힘을 배웠고, 자신의 변화와 직원들의 성장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구범준 CBS PD, 김준범 EBS 라디오 부장 등 여러 멤버 역시 변화된 삶을 책 속에 토로했다.
 
‘수요포럼 인문의 숲’ 1기 멤버들이 도가 강의를 듣고 적은 소감을 엮은 책.
  한 재정전문가가 각 분야 리더 40명을 모은 것도 대단하고 누구보다도 바쁜 PD, 교수, 사업가, 의사, 변호사 등이 거의 1년 동안 해외출장 날짜를 바꾸는 등 수요일마다 일정을 조정해 가며 강의를 들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현재 ‘수요포럼 인문의 숲’ 2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2011년 ‘2세 경영인, 그들을 위한 12첩 반상’ 멘토링 코스가 지식 나눔의 시발이었다.
 
  “아버지들이 온갖 고생 다해서 기업을 일으켰다면 2세 경영인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스펙은 쌓았지만 사람 보는 눈, 근성, 예의범절, 기업을 운영하는 힘 같은 내면적 가치 쪽이 아버지들에 비해 부족하죠. 그래서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강의 12편을 마련해 함께했습니다.”
 
  2세 경영인 멘토링 코스에 참여했던 선산토건 박치웅 대표는 “20년 연장자들과 업무적인 만남만 갖다가 다른 분야의 또래 경영인들과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도가 강의까지 들은 박치웅 대표는 기업이 인문학에 열광하는 이유를 “세상을 보이는 대로 보는 힘, 작은 현상이라도 그 내면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창업주인 아버지가 ‘척 보면 아는 힘’이 인문학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도가 수업 이후에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사업에 변화를 시도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는 중이라고 말했다.
 
 
  리더들의 결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
 
‘수요포럼 인문의 숲’ 2기생들과 함께.
  2세 경영인 멘토링 코스를 끝낸 2011년 늦가을, 내년 경기가 더 나빠질 거라는 뉴스를 접한 배 상무는 고민을 거듭하던 끝에 ‘수요포럼 인문의 숲’ 강의를 기획했다. 예전부터 고객들을 위한 세미나를 여러 차례 개최한 데다 대학에서 개설한 인문학 강좌를 두 차례 수료했던지라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 아니었다.
 
  “제 클라이언트들인 리더들에게 필요한 게 뭘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할 때였습니다. 리더들의 결정으로 조직이 유지되고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에 그들을 도우면 큰 효과가 나거든요. 리더들의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인문학적 소양이고 세계 경제의 움직임이 중국을 빼고 논할 수 없는 상황이니 중국철학을 심도 있게 공부하자는 의도에서 중국 도가철학 40강을 준비하고 강사를 초빙했습니다.”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뜨겁지만 1회에 2시간씩, 40강을 도가철학으로만 채운 강의는 일찍이 없었다.
 
  현재 2기 강의가 진행 중인데 올해는 심리학, 한국철학, 미래비전, 세계경제 등 32강을 마련했고 42명이 수강하고 있다. 1950년생부터 1980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 성별까지 안배, 멤버 간의 소통도 고려했다.
 
  “제 클라이언트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 영업 분야와 상관없는 우리 사회 리더들입니다. 미션은 딱 하나,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결정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주변에 지혜를 나눠주라는 것입니다.”
 
  심도 있는 인문학 강의를 들은 멤버들이 변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3기에 입학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배양숙 상무는 매년 1억여 원의 자비를 들여 강의를 개설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 수입은 고객들이 맡겨주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입니다. 클라이언트들이 자기 인생을 바쳐 이룬 자산을 저한테 맡겨주셔서 얻은 수익인 만큼 가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아깝지 않습니다. 제 돈이라고 생각하면 못 하지요. 제 진의를 모르고 돈 자랑하느냐고 하신 분도 있습니다.”
 
  지난해 ‘수요포럼 인문의 숲’ 외에도 물품으로 여러 곳에 나눔을 실천했다. 일례로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전국 그룹 홈 4000군데에 샴푸, 린스 등 각종 세제를 보냈다.
 
  “워낙 시설이 많아 그룹 홈까지는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1억원어치의 세제를 보내기로 했는데, 세제 회사에서 개인이 물품을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2억원어치를 보태주셔서 결과적으로 3억원어치를 보냈어요. 저는 보내고 나면 잊어버리는데 세제를 받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감사인사 올려놓은 걸 나중에 읽고 찡했습니다. 우리는 넘치는 게 세제인데 그 아이들한테는 그게 정말 소중했던 모양입니다. 그냥 돈으로 주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서 손길이 잘 안 가는 곳에 필요한 물건을 보내려고 애씁니다.”
 
  2011년에는 최고급 오리털 파카를 사서 전국의 독거노인들에게 보냈다.
 
  “이월상품을 주는 게 싫어서 47만원 하는 신상품을 사서 독거노인들에게 보냈어요. 구입한 회사에서 50% 가격에 주셔서 많이 보낼 수 있었죠.”
 
  지난해 총 납입액 400억원 규모의 보험 계약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다는데 마지막 순간에 고객이 포털에서 배 상무의 선행을 확인하고 마음을 바꾸었다고 한다. 보험 영업 초창기 장애인기관에 1000만원 기부한 일을 필두로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온 그녀의 기부액은 2008년 서울로 온 이후 크게 늘었다.
 
 
  쉬지 않고 다양한 공부에 매진
 
  배양숙 상무는 이미 10년 전에 연 수입 7억원 이상의 TOT(Top Of The Table)에 진입했다. 2010년에 삼성생명 전사(全社) 챔피언 상을 수상한 그녀는 2011년에 FC명예사업부장에 올랐으며 삼성서초사옥 내 독립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매년 삼성생명 3만여 명의 재무설계사 가운데 매출 1, 2위를 다투는 그녀에 대한 예우이다. 그녀의 고객은 우리 사회 상위 1% 그룹에 속한 기업인들로 지난해 그녀의 실적은 매달 100만원씩 내는 보험을 340개 가입시킨 것과 맞먹는 규모였다.
 
  그녀는 애초에 삼성생명 공채 고졸사원으로 입사해 사무직으로 근무하다가 1996년에 노력과 능력만큼 보상받는 보험설계사로 보직을 변경했다. 전혀 연고가 없는 경주에서 보험 영업을 시작한 그녀는 첫 달에 대구・경북지역 사업부 ‘신인여왕’ 자리에 올랐다.
 
  다음 달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라는 뉴스를 들은 그녀는 그때부터 남들과 다른 행보를 내디뎠다. 금융소득 비중이 높은 층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생각에서 은행, 증권사, 세무서를 찾아다니며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20여 명의 고액세금 납부자들을 파악하여 “이 봉투 속에 세금에 대한 중요한 자료가 들어 있으니 원장님께 전달해 주세요”라고 딱 한마디만 하고 돌아왔다. 곧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들로부터 “보험회사에서 이런 일도 하나.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2001년에 부산으로 활동지를 옮긴 이후 그녀는 매출 수천억 원부터 조 단위 기업가의 재무설계를 해주는 재정전문가로 부상했다. 비결은 역시 끊임없는 공부였다.
 
  “수입이 클수록 자금관리가 중요하지만 사업가들은 정작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습니다. 보험은 물론 펀드, 예금, 대출상품 등 금융상품을 두루 공부해서 그분들에게 정보를 드렸죠.”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증권사와 은행에서 개설한 다양한 금융세미나를 들었다.
 
  “한번 서울 오면 1만원짜리부터 5만원짜리 강의를 10~15강좌씩 들었어요. 회사마다 자사 상품 홍보를 하는데 도입부는 대개 거시경제를 얘기합니다. 여러 강의를 분석하다 보니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겠더군요. 그게 바로 핵심 정보죠.”
 
  강의장에서 친분을 맺은 금융권 리더들과 경영학과 교수들도 부지런히 만났다. 그들은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그녀에게 고급 정보를 귀띔해 주었다. 새로운 이론이나 새로운 정보가 있을 때면 여러 채널을 통해 검열을 한 뒤 정리하여 고객들에게 보냈다. 보험 계약을 요청하는 대신 새로운 정보와 유용한 지식을 계속 보내는 것이 그녀의 마케팅 기법이다.
 
  2004년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동기부여 세미나를 수료하고 세계지식포럼과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 세계적인 행사에 부지런히 다녔다. 2006년 등록한 세계지식포럼의 3박4일 수업료는 300만원이 넘었다. 강사진에 글로벌 종합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의 CEO 셜리 라자러스가 포함된다는 소식을 들은 그녀는 바로 신청을 했다.
 
  “세계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식을 전수한다는 소식에 첫 번째로 등록했더니 주최한 신문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더군요. 미국에 간다 해도 만날 수 없는 분들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니 수업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현장에 가면 생생한 기운을 느낄 수 있고, 리더들이나 연사들을 만나 대화 나눌 때 배우는 게 많습니다.”
 
  세계지식포럼에서 개설한 미국식 재무설계 포트폴리오 강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강의, MBA 과정 등도 따로 공부했다. 부산대학교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중앙대학교 경영대학원 보험금융 MBA 과정, 서울대 미래지도자 인문학 과정, 서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을 수료하는 등 다방면에 걸친 공부를 했다.
 
 
  600억원 규모의 가업승계 프로젝트 진행
 
  2008년에 서울로 진출한 그녀의 책상에는 우리나라 100대 기업 CEO들의 리스트가 놓여 있다. 서울에서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들을 만나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갈고 닦는 일에 늘 열심이다.
 
  “제가 사업가들과 골프를 치고 자주 만나는 줄 아는데 저는 골프와 음주가무를 할 줄 모릅니다. 기업가들은 기업경영에 집중하느라 늘 바쁘시죠. 그분들을 대신해 세계여행을 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을 부지런히 다닙니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보고 들은 뒤 신문에서 전하지 못하는 현장의 느낌을 리포트에 담아 고객들에게 전해드리죠.”
 
  배 상무는 “당신 회사를 늘 걱정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 자금 스케줄 이동이 있을 때 제안서를 넣어 여러 사람과 경쟁할 수 있게 해달라”는 바람을 갖고 꾸준히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했다.
 
  “그 회사의 경영철학, R&D 현황, 10년간 매출과 순이익 등을 보고 ‘이런 건 귀사에 맞을 것 같고 이렇게 하면 이런 효과가 날 것 같다. 근거는 이렇다’는 걸 써서 보냅니다. 보낸 자료를 검증해 주는 과정에서 상대가 저를 파악하죠.”
 
  배양숙 상무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가업승계 부문이다. 상속프로그램을 어떻게 짜느냐에 기업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업인들이 당면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니 상속에 신경을 못 씁니다. 1000억원짜리 회사가 상속세 400억원을 준비하기 힘들죠. 상속세를 못 내 파산하면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고용이 어떻게 됩니까. 2세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500명의 직원이 100명으로 줄면 가족까지 합쳐 1200명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상속프로그램에 사명감을 갖고 임합니다.”
 
  그는 현재 600억원 규모의 가업승계를 위한 보장자산 준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00개 이상의 서류 검토를 통해 교집합을 찾은 뒤 A, B, C안을 제시합니다. 연구하려면 꼬박 며칠이 걸립니다. 제 고객들은 바로 결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길게는 3년 정도 있다가 계약하시죠. 한번 거래를 한 고객들은 거의 다시 계약합니다.”
 
  배 상무는 기업가들을 만나면 하고 싶은 얘기를 가감 없이 전하는 편이다.
 
  “그 회사 중역들은 오너가 들어서 불편한 얘기를 하기 힘들죠. 방문하는 회사에 관심을 가지면 어지간한 건 보이게 마련입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에 가보면 이 회사가 상향곡선을 그리는지 하향곡선을 그리는지가 느껴집니다. 활기가 있는 회사는 지하주차장도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새 건물이 아니어도 밝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으며 깨끗합니다.”
 
  얼마 전 매출 3000억원 규모의 회사에 가서 대표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기업은 가치관이 중요한데 판매 쪽에 집중된 것 같다, 꼭짓점을 지나온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경영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제가 소비자 입장이 되어 생각한 기획안을 전달했습니다. 그간 경험으로 봤을 때 3000억으로 끝날 회사면 외부 제안을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1조로 갈 회사들은 물꼬를 바꾸기 위한 재료로 씁니다.”
 
 
  목숨 바쳐 일한 기업인들 존중
 
  —그간 했던 제안 중에 잘못된 적은 없습니까.
 
  “제가 얘기를 하면 그쪽에서도 면밀히 검토를 하겠죠. 제가 직관이 조금 있는 편인 것 같아요. 시장이 보이고 미래 예측하는 힘이 가끔 있어요. 제가 하는 얘기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건 리더의 몫이죠. 제가 하는 얘기가 신뢰감이 가니 그분들이 저를 선택하는 거겠죠. 그분들을 도와주어 고용이 유지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기업가들을 만날 때면 이 회사가 얼마나 더 성장하고, 어떻게 잘 이전하고, 그다음에 어떻게 유지될 것인가를 늘 고민합니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습니까.
 
  “아이템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두 근성이 대단하고 예측하는 힘을 가진 분들입니다. 창의력과 직관력을 타고나는 것 같아요. 시장이 뭘 요구하는지 읽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있는 분들입니다. 대개 낙천적이고 세상을 절대 긍정의 시선으로 보시죠. 고민은 집중적으로 하고 결정은 간단하게 합니다. 성격은 열정형과 은둔형으로 나뉘어요. 다혈질이고 즉흥적인 거 같은데 직관이 뛰어나서 실수를 안 하는 모습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다 갖고 있습니다. 매출이 높은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도덕지수가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습니다.
 
  “그 시각을 사회가 바꿔주어야 합니다. 부정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어느 나라나 있습니다. 산업화시대 때의 논리로 지금의 부자들을 보면 안 됩니다. 요즘은 유리지갑이에요. 기계 한 대로 시작하여 목숨을 바쳐 회사를 키운 분들의 땀을 인정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분들을 존경해야 합니다. 예전에 기업에서 3000만원을 협찬받아 어디에 전달했는데 ‘회사 홍보하려고 준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더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기업인들이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회가 발전하는 길입니다.”
 
  —세계여행을 한 뒤 기업인들에게 어떤 식으로 정보를 줍니까.
 
  “2007년에 세계가 두바이를 연호할 때 직접 가봤습니다. 전 세계 중장비의 40%가 몰려 있었습니다. 버즈 두바이를 마무리할 때였는데 20평 정도 되는 아파트가 10억원 하더군요. ‘과연 5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곳에서 살 사람이 있을까? 비행기를 10시간씩 타고 와서 잠깐 머물긴 하겠지만. 얼마 안 가 사람이 채워지지 않는 유령의 도시가 되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고객들에게 모하메드 왕세자와 두바이 역사에 대한 얘기와 함께 두바이에서 느낀 점을 써서 보냈는데 1년 반 후에 실제로 그렇게 되자 저한테 자리 깔라고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한 번은 아프리카에 대한 세미나를 하는데 원자재가 풍부하고 젊은 사람이 70%라는 식의 핑크빛 얘기만 하더군요. 제가 딸과 함께 세네갈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공항에서부터 군인들이 총을 들고 서 있더군요. 금융 인프라 구축이 안 되어 있어 사업가들이 이동할 때 현금을 배낭에 넣고 다녔습니다. 미래투자 가치는 있지만 리스크에 대해서는 왜 말하지 않느냐, 그러면서 조목조목 얘기했죠. 비전문가 입장에서 현장에서 보고 온 것, 안 가보면 모르는 것, 10년 후가 아닌 2~3년 후 일어날 일들을 알리는 거죠.”
 
  —요즘 특별히 관심이 가는 곳이 있습니까.
 
  “바이칼 호수가 남한 면적 3분의 1 크기입니다. 정중앙에 알혼 섬이 있는데 거기가 한민족의 시원(始原)이라고 합니다. 올 2월 겨울 바이칼대장정 여행 때 그 섬에 갔더니 아침 식사에 죽과 간장이 나오더군요. 거기 샤먼바위도 있는데 그게 우리 문화입니다. 에너지를 두바이가 아닌 러시아에서 가져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차가 북한을 통과하여 유럽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중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칼에 갔다 와서 느낀 점도 고객들에게 보냈죠.”
 
 
  ‘수요포럼 인문의 숲’ 계속 이어갈 터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70, 80년대 정도의 경제성장에 있는 나라들, 개발도상국 가기 직전의 나라와 협의를 해서 함께 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금융환경도 고객들은 점점 더 많이 알고 사업비는 줄이기 어려운 지점에 와 있습니다. 어렵다는 말만 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야죠. 환율이 낮아져서 고민이라지만 소금장수와 우산장수처럼 양날의 칼입니다. 양쪽으로 컨트롤해야지 하나 갖고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출판시장의 미래에 대해 질문하자 “왜 내용보다 외형에 돈을 들이냐”고 반문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누런 갱지로 만든 책을 읽는 외국인들을 본다며 우리나라는 치장을 빼고 싸게 만들어 많이 팔 궁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들을 많이 만났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요. 1조원을 갖고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요. 돈 때문에 형제간에 다툼이 생깁니다. 형제끼리 노력해 1조원대 회사로 만들어도 리더는 2세한테 물려주고 싶어 합니다. 형제들에게 더 많이 나눠주면서 우리 아이를 보살펴달라고 하면 될 텐데 경험 많은 우군을 확보하지 않더군요.
 
  2세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한테 잘 보여야 내 지분이 커진다는 생각들을 하고 삽니다. 가끔 자산가 사모님들이 저를 부러워하기도 해요. ‘배 상무는 스스로 벌어서 좋은 일에 쓰는 게 부럽다’고 합니다. 100이 있는 사람이 1000이 있는 사람을 보면서 가난하다고 느끼고, 1000이 있는 사람이 1만이 있는 사람과 비교해 가난하다고 느끼면 만족할 수 없죠. 100이 있는 사람이 130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가족과 친구들과 즐겁게 사는 게 진짜 부자입니다.”
 
  여덟 자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그녀는 부산여상을 졸업하고 삼성그룹 고졸 공채시험에 합격했을 때 영문학도의 꿈이 무너져 눈물 흘렸다고 한다. 여러 자매와 함께 자라면서 배려를 배운 그녀는 가족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 두 자녀와 아침밥을 함께 먹기 위해 언제나 회사와 10분 거리에 집을 구했다.
 
  그녀는 지식 나눔 ‘수요포럼 인문의 숲’과 손길이 필요한 곳에 사랑을 나눠주는 일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가 당장 내일 세상을 떠난다 하더라도 10년 정도는 수요포럼 인문의 숲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장자산을 배분해 놓았습니다. 3년째 이 일을 하면서 정말 행복하고 성과가 좋아 앞으로도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국철학 강좌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한국철학 공부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가 생전에 “번 자랑 말고 쓴 자랑 하라”고 하신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는 그녀는 학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졸로 사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나 불편한 일이긴 했어요. 잃어버린 4년 때문에 돌아간 게 10년이었지만 덕분에 공부를 많이 했어요. 석사 공부 때문에 대학에 갈까 잠깐 고민한 적도 있지만 ‘평생 공부하는 시대’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에 동의해 실제적으로 필요한 공부를 했습니다.”
 
  최고 학력의 ‘수요포럼 인문의 숲’ 멤버들은 그녀를 ‘배담쌤’이라고 부른다. 5월 5일, 2기 멤버인 빛의 예술가 모하 안종연 작가가 동기생들을 초청한 자리에 기자도 참석했다. 사방에서 배양숙 담임선생님(배담쌤)을 찾느라 소란스러운 가운데 그녀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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