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규제는 다 묶어가지고 하향평준화로 가자는 주장
⊙ 지방의 그린벨트 확 풀어서 연구단지, 학교, 컨벤션센터 지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 지방의 그린벨트 확 풀어서 연구단지, 학교, 컨벤션센터 지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김문수(金文洙) 경기도지사는 취임 이후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의 50% 이상을 경기북부에서 열었다. 경기도 북부청의 예산규모는 2007년 1조1835억원에서 올 들어 5조34억원으로 4.3배나 증가했다. 주로 SOC 사업에 50% 이상 투자하고 있다. 경기북부청 인력도 2006년 379명에서 올해는 774명으로 보강했다.
그러나 애쓰는 만큼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 격차가 더 벌어졌는지도 확인이 안 된다. 답답하다. 김 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9월 11일 수원에 위치한 도청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경기 남북 간 격차가 좁혀졌다는 통계를 보지 못했어요. 취임해서 경기북부권 예산이 4.3배나 늘어났으나 여전히 미미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예산 가지고 지역발전시킨다는 것, 다 거짓말입니다. 결국은 산업이거든요. 산업이 부(富)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경기북부 인구는 도 전체의 약 1/4(25%·317만명)이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은 도 전체 231조원(2011년 말) 중 17.6%인 40조6000억원 수준이다.
“경기북부는 자주 못 가지만 과거에 비해 자주 가는 편입니다. 가면 북부사람들이 고맙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미안합니다. 만약 북부청사가 있는 의정부로 출퇴근하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수원)가 뒤집힙니다. 참 어려워요.”
―사실상 경기남부가 낸 세금으로 북부를 먹여 살리는 것인가요?
“하지만 북부가 남부를 지켜주잖아요. 군부대가 없고 DMZ가 없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됩니까.”
―연천을 수도권에서 빼달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연천은 98%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입니다. 군인 3만5000명, 민간인 4만5000명입니다. 군인 반, 민간인 반인 곳이 수도권이라고 하면 말이 됩니까. 제주도에 군인 풀어놓고 수도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죠. 연천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면 대학유치가 우선 가능하게 됩니다. 대기업이나 산업단지가 들어설 수 있고 대규모 연수원 건립도 가능해지지요.”
―역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평가해 주세요.
“균형발전 정책은 그 자체로선 좋다고 봐요. 하지만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문제를 낳은 것이 세종시라고 봅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겁니다. 포퓰리즘의 극치입니다.”
“주한미군 공여지를 세종市처럼 해달라”
―그러면 충청권 주민들이 오해할 것 같은데….
“사실이 그런데요…”
―이명박(李明博) 정부의 수도권 정책에 대해 말해 주세요.
“나름 애를 써서 노력은 했는데 좀 더 과감한 해제가 없었죠. 그래서 결국 성장률이 2%까지 내려갔어요. 내년에는 더 내려갈지 모르겠습니다. 성장잠재력이 고갈됐습니다.”
―주한미군 공여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지요.
“세종시나 혁신도시처럼 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왜 안 해 주느냐? 표가 없거든요. 경기도를 표로 쳐주질 않아요. 응집력이 없으니까요. 표로 안 여기니까 무시하는 것이죠. 개발이야 지역에서 하는 것인데, 그 땅을 국방부가 사라고 하니까 문제입니다. 세종시의 경우, 충청도에 땅 사라는 소리 안 했잖아요. 다 해줬잖아요. 60년간 공짜로 대포 쏘고 다 묶어놓은 것을 돈 주고 사라고 하니… 경우가 없는 것이지요. 정치를 하는 것이지 지역발전은 안중에 없는 것 아닙니까.”
―국방부 입장에서 볼 때, 평택기지 조성에 막대한 자금이 든다고 합니다.
“그럼 세종시는 무슨 필요 때문에 국가에서 돈을 다 대줍니까. 논리가 서질 않잖아요. 세종시가 국가균형 발전 때문에 조성됐다면, 세종시가 아니라 전남 고흥이나 진도, 해남, 강원도 인제 같은 낙후지역에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균형발전이라면서 왜 세종시냐는 것이죠. 정치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을 붙인 사실상의 포퓰리즘이라는 것이죠.”
“착한 사람 무시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행태”
김문수 지사는 이날 오전 평택시 고덕면사무소에서 올 들어 13번째 ‘찾아가는 실국장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고덕산업단지를 찾아 “기업과 학교 등의 입주가 완료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도 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7월 31일 삼성전자와 고덕산업단지 용지매매 분양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100조원을 투입, 태양전지와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수종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평택을 통해 경기북부 지역이 배울 점은 무엇인지요?
“평택은 데모를 많이 해서 ‘평택지원특별법’을 만들고 그것 때문에 삼성이 내려가게 된 것이고요, 북부지역은 오랜 세월 동안 그냥 순종만 해왔죠. 동두천이 그렇죠. 전 면적의 42%가 미군기지이고 평택보다 미군기지가 많고 더 낙후된 지역입니다. 경찰서도 이명박 대통령 취임하고 생겼고, 소방서는 제가 취임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럼 이전까지 불이 나면 의정부에서 소방차가 달려갔나요?
“아뇨. 양주에서요. 착한 사람들 무시하고, 돌보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행태였지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사람을 자꾸 악하게 만들어요. 반미세력들이 몰려가 시위하면 뭐든 들어주는 게 정부 아닙니까. 조용히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해 줬잖아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충청권에서는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세종시 조기 안착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한다.
“세종시를 범(汎)수도권이라고 봐야지요. KTX 타고, 서울에서 연천 가는 것보다 더 가깝지요. 천안역에서 10분도 안 걸리니까요. 대전이나 세종까지는 이제 수도권으로 봐야지요.”
―‘수도권 때문에 지방발전이 방해받고, 그래서 지방발전을 위해 수도권을 규제해야 한다’는 비수도권의 논리와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 묶어가지고 하향평준화가 행복한 길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대기업 때려잡아 투자 못 하게 하면 중소기업이 커집니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 숫자를 늘려야 우리가 먹고 산다고 봅니다. 수도권이 발전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발전하는 것이지, 다 묶어서 투자 못 하게 하는 것은 하향평준화입니다. 하향평준화로 갈 것이냐, 아니면 불균형 발전이지만 큰 틀에서 성장하느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GTX 안 되는 것은 정치권의 표 계산 때문”
김문수 지사는 2006년 7월 취임한 후 교통난 해소를 첫 과제로 삼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다. 작년 4월 국토해양부의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으로 확정, 고시됐으나 이후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지금 잘 안 되고 있어요. 기획재정부가 예비 타당성 조사를 3개월 연장하겠다고 합니다. 늦어도 9월 말이면 결과가 나올 겁니다. 아마 임기 말에 그런 대형 국책사업 벌이는 게 부담스럽지 않으냐, 그런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대선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나요?
“박 후보가 GTX를 대선공약에 넣을까요? 이것은 해봐야… 별로… 여야 간에도 지금… (배석한 공무원을 향해) 요즘도 도의원 중에서 반대하는 분이 있나요? 요즘 없나요?”
공무원은 “GTX 통과지역 의원은 가만히 있는데 다른 지역 공무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GTX는 표가 안 된다고 보는 거죠.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구와 부산 시민 90% 이상이 응집해 요구했거든요. 마찬가지로 경기도에서 무얼 한다고 하면, 지방이 들고 일어나 ‘우린 왜 안 해주느냐’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GTX가)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겁니다.”
김 지사는 그래도 “이미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GTX 건설의 필요성을 전했다. 박 후보에게 한 번 더 건의하고 야당 후보도 확정되면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일 이후 경기북부의 잠재력을 어떻게 보나요?
“예부터 주요 왕조(王朝)의 왕도로 각광받던 지역입니다. 왕건은 개성, 궁예는 철원이잖아요. 한반도 전체를 생각하면 딱 정중앙이 연천입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지점이기도 하고요. 좋은 평원이 있고 대한민국이 대륙 국가로 가는 길목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섬과 같은 해양국가로 되어 있어요. 앞으로 대륙으로 가려면 연천을 안 거치면 갈 길이 없어요. 통일 이후 소위 ‘서부 개척시대’가 도래하면 북한 개발의 전진기지도 이곳입니다.”
敗者는 할 말이 없다
아무래도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얘기부터 시작했다.
―경선 과정에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사당화(私黨化), 줄세우기 논란이 있었습니다.
“뭐, 진 사람이 할 말이 없지요. 패자가 할 말이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이지요.”
―앞으로 박근혜-김문수가 함께 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많잖아요?
“지금까지 오래 함께 해왔잖아요.”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가 도와달라고 하지 않더라도 도울 생각인가요?
“경선에서 졌으면 도와줘야 하지 않습니까. 경선 정신이 그런 것이지요.”
―후보 경선 과정에서 5·16을 두고 여러 얘기가 많았습니다. 김 지사는 개인적으로 이승만(李承晩)·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5·16은 쿠데타라고 했고요. ‘박정희 시대’는 불가피했다고 보나요?
“역사는 다 불가피한 것이죠. 역사가 그런 것이니까요. 아니, 역사를 불가피하다, 가피하다로 볼 게 아니라 역사는 역사니까요. 물론 꼭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고 하면 거의… 한가한 이야기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인 것이죠.
5·16 쿠데타, 박 대통령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 다른 얘기죠. 쿠데타도 사실이고 박 대통령 업적도 사실이죠. 별개라기보다 그렇다는 것이죠. 5·16이 쿠데타니까 박정희는 다 나쁜 것만 했다고 말할 수 없죠. 그렇다고 다 좋은 것만 했다고도 할 수 없고… 그러니까 평가죠. 역사적 사실에 대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종인(金鍾仁)씨가 과거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원의 경제자문역이었고, 당시 정 전 의원이 대선에서 내걸었던 ‘가족행복’이 지금 새누리당의 슬로건 ‘국민행복’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지요.
“김종인 전 의원은 과거 민주당 의원이었죠. 정 전 의원의 경제 자문이었지요. 과거 실형(實刑)을 살았지만 지금은 이쪽에 와 있고… 그런 객관적 사실이 있고요, 보통의 선거에서는 그런 사람을 쓰진 않지요. 그냥 쓰는 게 아니라 ‘경제 선생님’으로 쓰는 것 자체는… 지금 당에서 무슨 위원장이지요? 그렇게 중용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가요. 만약 표결을 했다면 전 반대표를 던졌을 겁니다.”
―4·11총선에서 진보당의 타락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선거인 명부 조작, 위장전입, 대리투표 등 한국 진보세력의 미래를 어떻게 봅니까.
“한국의 퇴보세력이지요. 진보가 될 수 없지요. 북한이 진보세력입니까. 북한을 진보로 생각한다면 시대착오지요. 전 세계에 북한을 누가 진보라고 칭하는 것에 동의하겠습니까. 진보세력이 아닌데 언론이 다 따라가요. 언론인 책임이 큽니다. 어떻게 진보입니까.”⊙
그러나 애쓰는 만큼 경기 북부와 남부의 격차가 좁혀졌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 격차가 더 벌어졌는지도 확인이 안 된다. 답답하다. 김 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9월 11일 수원에 위치한 도청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경기 남북 간 격차가 좁혀졌다는 통계를 보지 못했어요. 취임해서 경기북부권 예산이 4.3배나 늘어났으나 여전히 미미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예산 가지고 지역발전시킨다는 것, 다 거짓말입니다. 결국은 산업이거든요. 산업이 부(富)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경기북부 인구는 도 전체의 약 1/4(25%·317만명)이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은 도 전체 231조원(2011년 말) 중 17.6%인 40조6000억원 수준이다.
“경기북부는 자주 못 가지만 과거에 비해 자주 가는 편입니다. 가면 북부사람들이 고맙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미안합니다. 만약 북부청사가 있는 의정부로 출퇴근하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수원)가 뒤집힙니다. 참 어려워요.”
―사실상 경기남부가 낸 세금으로 북부를 먹여 살리는 것인가요?
“하지만 북부가 남부를 지켜주잖아요. 군부대가 없고 DMZ가 없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됩니까.”
―연천을 수도권에서 빼달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연천은 98%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입니다. 군인 3만5000명, 민간인 4만5000명입니다. 군인 반, 민간인 반인 곳이 수도권이라고 하면 말이 됩니까. 제주도에 군인 풀어놓고 수도권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죠. 연천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면 대학유치가 우선 가능하게 됩니다. 대기업이나 산업단지가 들어설 수 있고 대규모 연수원 건립도 가능해지지요.”
―역대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평가해 주세요.
“균형발전 정책은 그 자체로선 좋다고 봐요. 하지만 역사에 씻을 수 없는 문제를 낳은 것이 세종시라고 봅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겁니다. 포퓰리즘의 극치입니다.”
“주한미군 공여지를 세종市처럼 해달라”
―그러면 충청권 주민들이 오해할 것 같은데….
“사실이 그런데요…”
―이명박(李明博) 정부의 수도권 정책에 대해 말해 주세요.
“나름 애를 써서 노력은 했는데 좀 더 과감한 해제가 없었죠. 그래서 결국 성장률이 2%까지 내려갔어요. 내년에는 더 내려갈지 모르겠습니다. 성장잠재력이 고갈됐습니다.”
―주한미군 공여지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지요.
“세종시나 혁신도시처럼 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왜 안 해 주느냐? 표가 없거든요. 경기도를 표로 쳐주질 않아요. 응집력이 없으니까요. 표로 안 여기니까 무시하는 것이죠. 개발이야 지역에서 하는 것인데, 그 땅을 국방부가 사라고 하니까 문제입니다. 세종시의 경우, 충청도에 땅 사라는 소리 안 했잖아요. 다 해줬잖아요. 60년간 공짜로 대포 쏘고 다 묶어놓은 것을 돈 주고 사라고 하니… 경우가 없는 것이지요. 정치를 하는 것이지 지역발전은 안중에 없는 것 아닙니까.”
―국방부 입장에서 볼 때, 평택기지 조성에 막대한 자금이 든다고 합니다.
“그럼 세종시는 무슨 필요 때문에 국가에서 돈을 다 대줍니까. 논리가 서질 않잖아요. 세종시가 국가균형 발전 때문에 조성됐다면, 세종시가 아니라 전남 고흥이나 진도, 해남, 강원도 인제 같은 낙후지역에 세워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균형발전이라면서 왜 세종시냐는 것이죠. 정치논리라고 생각합니다.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을 붙인 사실상의 포퓰리즘이라는 것이죠.”
“착한 사람 무시하는 게 대한민국 정치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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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4일 오전 의정부역에서 청량리까지 지하철을 타고 승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앞서 경기도는 지난 7월 31일 삼성전자와 고덕산업단지 용지매매 분양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100조원을 투입, 태양전지와 의료기기를 비롯한 신수종사업과 차세대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할 계획이다.
―평택을 통해 경기북부 지역이 배울 점은 무엇인지요?
“평택은 데모를 많이 해서 ‘평택지원특별법’을 만들고 그것 때문에 삼성이 내려가게 된 것이고요, 북부지역은 오랜 세월 동안 그냥 순종만 해왔죠. 동두천이 그렇죠. 전 면적의 42%가 미군기지이고 평택보다 미군기지가 많고 더 낙후된 지역입니다. 경찰서도 이명박 대통령 취임하고 생겼고, 소방서는 제가 취임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럼 이전까지 불이 나면 의정부에서 소방차가 달려갔나요?
“아뇨. 양주에서요. 착한 사람들 무시하고, 돌보지 않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행태였지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사람을 자꾸 악하게 만들어요. 반미세력들이 몰려가 시위하면 뭐든 들어주는 게 정부 아닙니까. 조용히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해 줬잖아요.”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충청권에서는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세종시 조기 안착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핵심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한다.
“세종시를 범(汎)수도권이라고 봐야지요. KTX 타고, 서울에서 연천 가는 것보다 더 가깝지요. 천안역에서 10분도 안 걸리니까요. 대전이나 세종까지는 이제 수도권으로 봐야지요.”
―‘수도권 때문에 지방발전이 방해받고, 그래서 지방발전을 위해 수도권을 규제해야 한다’는 비수도권의 논리와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 묶어가지고 하향평준화가 행복한 길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대기업 때려잡아 투자 못 하게 하면 중소기업이 커집니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삼성, LG 같은 대기업 숫자를 늘려야 우리가 먹고 산다고 봅니다. 수도권이 발전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발전하는 것이지, 다 묶어서 투자 못 하게 하는 것은 하향평준화입니다. 하향평준화로 갈 것이냐, 아니면 불균형 발전이지만 큰 틀에서 성장하느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GTX 안 되는 것은 정치권의 표 계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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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도지사가 경기북부 지역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택시기사 체험을 하고 있다.(2009년 2월) |
“지금 잘 안 되고 있어요. 기획재정부가 예비 타당성 조사를 3개월 연장하겠다고 합니다. 늦어도 9월 말이면 결과가 나올 겁니다. 아마 임기 말에 그런 대형 국책사업 벌이는 게 부담스럽지 않으냐, 그런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박근혜(朴槿惠) 후보의 대선공약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나요?
“박 후보가 GTX를 대선공약에 넣을까요? 이것은 해봐야… 별로… 여야 간에도 지금… (배석한 공무원을 향해) 요즘도 도의원 중에서 반대하는 분이 있나요? 요즘 없나요?”
공무원은 “GTX 통과지역 의원은 가만히 있는데 다른 지역 공무원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GTX는 표가 안 된다고 보는 거죠.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구와 부산 시민 90% 이상이 응집해 요구했거든요. 마찬가지로 경기도에서 무얼 한다고 하면, 지방이 들고 일어나 ‘우린 왜 안 해주느냐’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GTX가)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겁니다.”
김 지사는 그래도 “이미 여야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GTX 건설의 필요성을 전했다. 박 후보에게 한 번 더 건의하고 야당 후보도 확정되면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일 이후 경기북부의 잠재력을 어떻게 보나요?
“예부터 주요 왕조(王朝)의 왕도로 각광받던 지역입니다. 왕건은 개성, 궁예는 철원이잖아요. 한반도 전체를 생각하면 딱 정중앙이 연천입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지점이기도 하고요. 좋은 평원이 있고 대한민국이 대륙 국가로 가는 길목이 될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섬과 같은 해양국가로 되어 있어요. 앞으로 대륙으로 가려면 연천을 안 거치면 갈 길이 없어요. 통일 이후 소위 ‘서부 개척시대’가 도래하면 북한 개발의 전진기지도 이곳입니다.”
敗者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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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4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김문수 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 그는 “경선에서 졌으니 박근혜 후보를 돕겠다”고 말했다. |
―경선 과정에서 느낀 점은 무엇입니까. 사당화(私黨化), 줄세우기 논란이 있었습니다.
“뭐, 진 사람이 할 말이 없지요. 패자가 할 말이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이지요.”
―앞으로 박근혜-김문수가 함께 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많잖아요?
“지금까지 오래 함께 해왔잖아요.”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가 도와달라고 하지 않더라도 도울 생각인가요?
“경선에서 졌으면 도와줘야 하지 않습니까. 경선 정신이 그런 것이지요.”
―후보 경선 과정에서 5·16을 두고 여러 얘기가 많았습니다. 김 지사는 개인적으로 이승만(李承晩)·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5·16은 쿠데타라고 했고요. ‘박정희 시대’는 불가피했다고 보나요?
“역사는 다 불가피한 것이죠. 역사가 그런 것이니까요. 아니, 역사를 불가피하다, 가피하다로 볼 게 아니라 역사는 역사니까요. 물론 꼭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나고 하면 거의… 한가한 이야기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인 것이죠.
5·16 쿠데타, 박 대통령이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 다른 얘기죠. 쿠데타도 사실이고 박 대통령 업적도 사실이죠. 별개라기보다 그렇다는 것이죠. 5·16이 쿠데타니까 박정희는 다 나쁜 것만 했다고 말할 수 없죠. 그렇다고 다 좋은 것만 했다고도 할 수 없고… 그러니까 평가죠. 역사적 사실에 대한…”
―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종인(金鍾仁)씨가 과거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원의 경제자문역이었고, 당시 정 전 의원이 대선에서 내걸었던 ‘가족행복’이 지금 새누리당의 슬로건 ‘국민행복’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지요.
“김종인 전 의원은 과거 민주당 의원이었죠. 정 전 의원의 경제 자문이었지요. 과거 실형(實刑)을 살았지만 지금은 이쪽에 와 있고… 그런 객관적 사실이 있고요, 보통의 선거에서는 그런 사람을 쓰진 않지요. 그냥 쓰는 게 아니라 ‘경제 선생님’으로 쓰는 것 자체는… 지금 당에서 무슨 위원장이지요? 그렇게 중용을 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가요. 만약 표결을 했다면 전 반대표를 던졌을 겁니다.”
―4·11총선에서 진보당의 타락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선거인 명부 조작, 위장전입, 대리투표 등 한국 진보세력의 미래를 어떻게 봅니까.
“한국의 퇴보세력이지요. 진보가 될 수 없지요. 북한이 진보세력입니까. 북한을 진보로 생각한다면 시대착오지요. 전 세계에 북한을 누가 진보라고 칭하는 것에 동의하겠습니까. 진보세력이 아닌데 언론이 다 따라가요. 언론인 책임이 큽니다. 어떻게 진보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