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B의 복심’ 李東官 대통령 언론특보

“‘朴槿惠 대세론’은 毒이다”

  • 글 : 김성동 월간조선 기자  ksdhan@chosun.com
  • 사진 : 서경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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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은 전당대회 후 더욱 영남당화됐다
⊙ 앞으로 1년 반은 긴 시간이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 내 임무는 레임덕 방지와 정권 재창출
⊙ 박근혜 전 대표는 두 번 실패한 李會昌보다 강력한 후보라는 점 경쟁 통해 입증해야
⊙ 李 대통령 대세론 언급 없었지만 상황은 정확히 보고 있어
⊙ 대통령 탈당 요구하는 관행적·상투적인 일… 그런 일 없어야

李東官
⊙ 54세.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미국 하버드대 니만 펠로우.
⊙ 《동아일보》 도쿄(東京)특파원·정치부장·논설위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 공보단장.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 대통령 대변인. 대통령 홍보수석.
이동관(李東官) 대통령 언론특보는 ‘MB의 복심’으로 불린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 대통령 대변인, 대통령 홍보수석 등을 거치며 그는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지난해 7월 대통령 곁을 떠났던 그는 채 6개월도 안 된 그해 12월 대통령 언론특보로 다시 이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다. 그의 형식상 직책은 언론특보지만 실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레임덕 방지와 정권 재창출”이라고 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9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5층에 있는 대통령 언론특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책상 위에는 《대통령의 오판》이라는 두꺼운 책이 놓여 있었다. 조지 워싱턴부터 조지 W. 부시까지 미국 대통령 18명이 결정한 20개의 잘못된 정책이 미국 역사와 세계사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끼쳤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이 특보에게 《대통령의 오판》을 읽고 있는 이유를 물었다.
 
  “이 책에 참고할 부분이 많이 있어서요. 카터 대통령이 재임 시절 매우 노력했는데도 재선에 실패한 두 명의 대통령 중 한 명이잖아요. 퇴임 후 나중에는 각광을 받았지만 일을 잘했음에도 유약한 이미지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혹시라도 그렇게 되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읽었어요.”
 
  ―지난 7·4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후 친이(親李), 친박(親朴)의 세력 균형이 확실히 바뀌었다는 게 대부분 언론의 평가인데요.
 
  “우선 계파 간 경계가 많이 허물어졌죠. 냉정하게 얘기하면 그동안에도 범친이계 집단의 결속력은 강한 게 아니었거든요.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을 후보로 만들고 대통령에 당선시키면서 그 동력으로 3년 가까이 왔는데 그 동력이 떨어지면서 이합집산하는 양태라고 볼 수 있죠. 한편으로는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가 여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서 여야 통틀어 압도적인 지지율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으니까 쏠림현상도 있는 거죠.”
 
 
  슈스케가 내년 大選에 주는 교훈
 
2011년 1월 3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수여받고 있는 이동관 특보. 홍보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지 1년5개월 반 만이다.
  ―전당대회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한나라당은 도저히 변할 수 없는 집단이기 때문에 망해야 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그렇게 거칠게 얘기할 수 없지만 그렇게 볼 소지도 있죠. 현재 정치, 사회적인 현상의 키워드가 ‘슈스케’(슈퍼스타 K)와 ‘나가수’(나는 가수다)인데 나가수는 자기헌신이 전제돼 있죠. 유명한 가수가 나와서 개망신당할 수도 있지만 그 위험을 무릅쓰고 진정성을 갖고 하는 거죠. 슈스케는 ‘절대강자는 없다. 내가 주인공이다. 기분 나쁘면 언제든…’ 하는 식이죠. 슈스케는 마지막 세 편을 봤어요. 4명 남아 있을 때 제일 먼저 허각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고 준결승 때도 그랬는데 장재인이 떨어졌고. 결국 마지막에 존박이 이길 거라 봤는데 점점 지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더니 나중에 허각으로 압도적으로 쏠리는 걸 봤죠. 그걸 보면서 한편으론 이런 현상이 걱정도 됐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잘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직 홍보수석과 현재의 언론특보라는 직책을 떠나서 과거의 ‘정치부 기자 이동관’이었다면 한나라당 전당대회 분석 기사를 어떻게 썼을까요.
 
  “이번 전당대회 분석기사들은 현상적으로 드러난 것만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 제가 일선 기자로 취재할 때 ‘도로 민정당’이란 표현을 많이 썼어요. 3당 합당 이후에도 걸핏하면 민정당 체질로 돌아가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었죠. 국민과는 동떨어진 자기네끼리의 생각만으로 결정을 한다고 해서 ‘그들만의 리그’라고 썼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에 홍준표 의원이 대표가 된 것은 나름 한나라당의 변화를 보여준 것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얼굴들은 바뀌었지만 결정한 표의 성격이나 투표 행태 뒤에 딸린 심리를 보면 발전적 방향이라기보다 퇴행적 요소가 많다고 저는 봐요. 이번 전당대회 결과의 내면은 한나라당이 좀 더 영남당화됐다는 겁니다. 겉으로는 수도권 출신이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차지했지만 실제 투표 내용을 보면 대의원 투표율이 수도권은 20%대밖에 안 되는데 대구·경북은 40%대잖아요. 그게 선거결과에 많이 나타났어요. 국민배심원단(유권자) 절반이 수도권에 살고 있는데 그걸 외면하고 우리가 남이냐 하면서 분지적 사고로 영남당화되면 망하는 길이죠.”
 
  ―전당대회 당일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후보가 된다고 전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하필이면 왜 그 시기에 그런 발언을 한 겁니까.
 
  “지난 7월 3일 MBC <일요인터뷰>에 제 인터뷰가 나갔습니다. 사실 방송 2주 전에 인터뷰를 했는데 태풍 특보 때문에 미뤄졌다가 한나라당 전당대회 전날 나간 거예요. 그런데 인터뷰한 내용이 잘리고 하다 보니까 제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말한 ‘소중한 자산이다. 대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한 부분만 나간 거죠. 제 의도와 달리 한쪽으로만 나갔어요. 그 다음 날 연합뉴스 기자가 전화해서 정확한 의미가 뭐냐 하기에 그 말을 한 거죠. 저는 박근혜 대세론은 독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약이라고 생각하기에 대세론을 전제로 해서 자꾸 무슨 플랜을 짜고 그림을 만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거죠. 내년 대통령 선거는 전문가도 동의하지만 박빙선거가 될 것이기 때문에 특단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까 슈스케, 나가수 얘기했듯이 안주(安住)하면 경쟁하지 않잖아요? 경쟁하지 않으면 배심원들이 싫증내죠. 그런 얘기를 한 건데 ‘전제해선 안 된다’는 말만 딱 떼어내니까 민감한 발언으로 보는 거죠. 하필 그 시기는 아니고 항상 원래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우리 정치를 아메바처럼 유동성이 높은, 항상 변하는 다이나미즘 속에서 봐야지 뭘 전제로 하면 안 된다는 거죠.”
 
  ―박근혜 전 대표가 경쟁을 통해 뭘 입증해야 한다고 보나요.
 
  “박 전 대표가 압도적이고 소중한 자산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과연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실패한 이회창(李會昌) 전 후보보다 강력한 후보인가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해요. 그것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 때 긴 안목에서 내년 대선까지 관통하는 것이지 지금 당장 몇 년간 30%대 지지율을 유지했다는 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보는 거죠.”
 
 
  ‘뉴 박근혜 플랜’ 필요하다
 
2010년 7월 15일 신임홍보수석비서관, 미래전략기획관, 기획관리실장 등 대통령실 인사를 발표하고 춘추관을 떠나며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는 이 특보.
  ―이명박 대통령도 박 전 대표 대세론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까.
 
  “직접 언급하신 기억은 없어요. 상황은 정확히 보고 계시죠. 국정운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파트너란 생각을 갖고 계시죠. 그러나 외연확장을 위해선 좀 더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지 않겠어요? 정치는 사실 과학이거든요. 우리가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줄 알고 예보가 틀리기도 하지만 먹구름이 오면 소나기가 쏟아질 수도 있다는 것은 알잖아요. 정치도 같아요. 정치는 불가측한 영역이라 생각하지만 분석을 하지 못하고 끌어내지 못해서 그렇지 어떤 건 굉장히 명약관화한 것도 있어요.”
 
  잠시 말을 멈춘 이 특보는 유권자 성향조사를 한 보고서를 꺼내들고 설명을 이어갔다.
 
  “시장조사하는 기법으로 한번 해봤어요. 유권자 성향 분석을 해보니까 20% 정도는 특성을 한마디로 하면 ‘박빠’예요. 박 대표 열혈 지지자들이죠. 또 20%는 정통보수로 그와 관계없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죠. 그리고 16% 정도가 이른바 ‘생활보수’예요.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분들이죠. 13% 정도가 20대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모든 걸 비판적으로 보는 거죠. 당연히 약간 진보적이죠. 30% 정도가 30~40대의 특성인 ‘나는 한나라당이 싫다. 밥맛 없다’는 그룹이에요. 큰 지형으로 보면 56대 44 정도로 보수 쪽이 많지만 중요한 건 16%를 차지하는 생활보수예요. 뜻밖에도 이 그룹에서는 박 대표 지지가 높지 않아요.”
 
  ―생활보수는 주로 어느 연령층에 많습니까.
 
  “50대 이상 전업주부 층이에요. 이건 시사하는 바가 있죠. 이 사람들이 어디로 움직이느냐가 매우 중요한 바로미터인데 이건 이념지형과 다르면서 이념지형이기도 해요. 보수, 진보를 통틀어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세분화)해 보면 46대 39 정도예요. 보수, 진보가 팽팽해요. 박 전 대표는 코어그룹이나 열성지지층이 상당부분 있지만 절반 이상의 비호감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정치가 과학이라는 겁니다. 박 전 대표가 냉정한 판단에 입각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지금 1위이기 때문에 끝까지 1등을 할 것이다, 하는 전제는 잘못된 것입니다.”
 
  ―일부 정치세력이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흘리는 측면도 있지만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될 수 있어도 본선인 대통령 선거에서는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차피 본선에 가면 여야가 45%씩은 기본적으로 나눠 가져가고 나머지 10%를 가지고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 하는 경쟁을 벌이는 건데 박근혜 대세론이 아직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죠.
 
  “저희가 걱정하는 부분도 그런 거죠.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형과 구도를 바꿀 수 없으면 본인 주변을 바꿔야죠. 그게 바로 DJ(김대중)가 뉴DJ 플랜 한 거 있잖아요. 그런 것도 생각하고 강구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뉴 박근혜 플랜이 필요하다고 봐요. 실제로 부딪히게 될 선거지형도 간단치 않아요. 우리 선거에서 이념지형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게 지역주의입니다. 한나라당의 영남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게 걱정이란 건 잘못하면 두 차례 대통령 선거에서 졌던 영남포위구도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이번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성공했기 때문에 호전될지 모르겠으나 여권 텃밭이던 강원도, 그나마 팽팽했던 충청도는 정서적으로 호남과 연대감이 더 커졌거든요. 그렇게만 놓고 봐도 간단치 않죠. ‘뉴 박근혜 플랜’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그런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한 겁니다.”
 
 
  李 대통령 성공해야 정권 재창출 가능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가 2011년 7월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이 특보는 이 전당대회 후 한나라당이 더 영남당화됐다고 분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을 만들 수는 없어도 안 되게 할 수는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는지요.
 
  “그건 의문의 여지가 없어요. 저 개인도 마찬가지고요. 최근에도 제가 여기저기서 얘기했지만 정권 재창출이 되려면 1차적으로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합니다. 제일 큰 바로미터 중 하납니다. 대통령 선거는 미래에 대한 투표라고 하지만 지난 5년에 대한 평가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차별화하고 대립각을 세워도 그게 안 되면 자가당착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정권 재창출을 이뤄내려면 이 대통령이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거꾸로 이 대통령이 재임 중에 이룬 업적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반드시 정권 재창출이 돼야 해요. 누가 후보가 되든 내년에 후보 선출이 되면 모든 걸 다 바쳐 해야죠. 정권 재창출은 세력의 문제이지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제일 중요한 어젠다가 바로 정권 재창출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전당대회가 끝난 후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걱정하는 소리들이 많이 나오는데요.
 
  “레임덕이란 표현은 맞지 않아요. 엄밀히 말하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새 대통령이 선출된 후 지금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가 레임덕 세션이죠. 저는 그런 의미에서 특히 이 대통령은 레임덕은 없다고 생각하면서 일하고 계신다고 봐요. 서울시장 할 때도 끝나는 날 오후 5시까지 하셨잖아요. 권력이라는 게 사실은 손 안에 모래와 같아 힘이 있다고 생각하면 있는 거지만 다 빠져나가면 실체가 없는 겁니다. 제일 중요한 게 ‘뭘 되게 할 수는 있지만 안 되게는 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아직 5년 대통령 임기 중 남은 기간 동안 해야 할 일뿐만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고 상당합니다. 앞으로 1년 반은 참으로 긴 시간입니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죠.”
 
  ―이명박 정부가 인사할 때마다 ‘고소영’이니 ‘에스라인’이니 하는 부정적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왜 평가가 이렇게 각박하게 나오는 것 같습니까.
 
  “저도 과거 신문사에 있을 때 인사 관련 기사를 썼지만 인사 잘했다고 쓴 적 별로 없어요. 대통령의 인사관이 한번 실수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면 더 잘한다는 거예요. 일에 익숙해지는 데 6개월 이상 걸리거든요. 지켜보는 사람들은 답답할 수 있죠. 시원하게 치고빠지는 참신한 사람 데려다 쓰면 좋겠죠. 그런 면에서 신중히 접근하시니까 국면전환용 인사를 안 하시는 거죠. 인사 하고 나서 좋은 소리 듣기는 참 어렵죠.”
 
  ―과거 정권 때도 나온 얘기지만 ‘회전문 인사’니 ‘돌려막기식 인사’니 하는 얘기들도 여전하잖아요.
 
  “회전문 인사라고 하는데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 박지원 비서실장 임명하던 날이었어요. 제가 기자적인 시각으로 당시 핵심실세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하려고 이런 인사를 하느냐’고 했어요. 그때 언론이 ‘오기 인사’, ‘막가파 인사’, ‘배 째라 인사’라고 했죠. 뭐 심지어는 진보매체까지 그랬어요. 그때 그 핵심실세가 저한테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정권을 내놓으라는 얘기예요. 나중에 직접 해보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돌이켜보니까 그 말이 맞는 거예요. 그때 박지원 의원이 비서실장 안 했으면 정권 떠내려갔을 거예요. 정권 재창출도 못 했을 거예요. 정권 후반기의 복잡다단한 걸 누가 컨트롤할 수 있었겠어요?”
 
  ―박지원 실장 얘기 나온 김에, 이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다시 청와대로 부르면 주저 없이 달려갈 겁니까.
 
  “네. 저는 어차피 숙명이기 때문에, 벗어나고자 해서 벗어나지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영원히 역사 속에서도 MB표를 달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을 기꺼이 감당해야죠.”
 
 
  내년 총선 ‘강남대전’ 벌어질 가능성
 
  ―내년 총선에 출마합니까.
 
  “선거 나가는 게 맞다면 하는 거죠. 아직 최종 정리를 못 했지만 그런 시기가 오겠죠.”
 
  ―내년 총선에서는 정당 소속보다 무소속이 더 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던데요.
 
  “이웃 일본을 보면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잖아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정당이 스스로 바뀌어야죠. 공천 제대로 하고 국민 기대 눈높이에 맞는 인물들 공천하면 왜 무소속을 굳이 찍겠어요. 무대 올라온 사람 맘에 안 드니까 ‘내려오라’ 하고 임재범 같은 가수를 찾는 것 아니겠어요?”
 
  ―내년 총선 전망을 한나라당의 참패로 예견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저는 지금 그런 예측이 한나라당에는 약이 될 것 같아요. 그래야 과감한 물갈이도 하고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할 것 아니겠어요? 분지적 사고에 빠지면 망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 예측이 없다면 어제도 오늘처럼 오늘도 내일처럼 지내는 현역의원을 어떻게 갈겠습니까.”
 
  총선 전망을 얘기하면서 이 특보는 ‘강남권 총선 대전(大戰)’을 이야기했다.
 
  “결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여권 일각에서 범 강남권이라고 볼 수 있는 강남, 서초, 송파, 분당, 양천 10개 지역구를 전략공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야당도 강금실 같은 분을 강남 등에 공천하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쉽게 얘기하면 강남대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거죠. 한국정치의 중심부로 새로 부상하는 강남을 놓고 야당도 도망가는 피칭이 아니고 공격적인 피칭을 하겠다는 거죠.”
 
  ―내년 총선에서 만약에 한나라당이 패하면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어떤 일도 일어날 수는 있겠죠. 이번에는 관행적이고 상투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선 그것이 별로 바람직한 결과로 연결되지 않아요. 당과 청은 2인3각 게임을 하는 거 거든요. 한쪽이 앞서가고 보조가 헝클어지면 넘어질 수밖에 없죠. 탈당하라는 건 2인3각 게임 안 하고 끈 풀고 간다는 건데 그래서 잘된 일이 없어요. 집권 여당과 대통령이 각 세워서 잘된 일이 있었나요? 물론 최선을 다할 겁니다. 청와대도 독주를 하거나 앞서가거나 하지 않고 대통령도 오기를 내세워서 엇박자를 내는 일은 없을 거예요. 원칙을 갖고 반값등록금이 됐든 감세가 됐든 원칙을 갖고 얘기하자는 거죠. 기조를 따질 건 따지되 감정적으로 대립해서 나가라고 하고, 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게 아니죠. 의회정당정치의 기본을 무시하는 것이죠. 국민배심원단 수준이 올라가 있고 온 국민이 나가수를 평가하는 마당에 시장바닥에서 유랑극단처럼 해선 안 되겠죠.”
 
 
  촛불정국 때 착시현상 있었다
 
2008년 6월 29일 새벽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광우병 대책회의 촛불집회 시위대와 이를 둘러싼 경찰병력. 이 특보는 당시 “착시현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밀어붙이지 못한 근본 원인은 어떤 겁니까.
 
  “안타깝습니다. 저도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이른바 촛불정국 당시 ‘정권 퇴진하라’는 목소리가 나올 때 국민투표에서 500만표 차로 집권한 정권인데 ‘왜 물러가야 하느냐’고 누군가는 나서서 얘기해야 했고, 그걸 제가 했어야 했는데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처럼 착시현상이 있었어요. 실제로 밤에 광화문에서 외치는 소리가 청와대 안에까지 들렸으니까요. 그러나 정치라는 게 현실적 선택인데 뚫고 갈 수 있는 게 있고, 역풍이 너무 세면 가다가 자멸하는 조직도 있잖아요. 그때 이건 참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돌이켜보면 앞으로 녹색성장과 긴 장래를 위해서 통일까지 염두에 두면 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대통령도 한반도대운하 포기한 것 후회합니까.
 
  “글쎄요. 거기에 대해 말씀하시는 건 들어본 적이 없어요. 최고지도자는 자기 측근한테도 다 얘기 안 하고, 못 해요. 측근이 알고 있으면 언젠가는 알려지게 되죠.”
 
  ―무상급식, 무상의료 등 요즘 정치권에서 ‘무상 시리즈’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대통령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좌가 됐든 우가 됐든 국민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오케이시죠. 그러나 곧 파탄적 결과가 올 것이 분명한데도 무상 복지 시리즈를 우르르 하는 건 절대로 동의하지 않으시죠.”
 
  ―한나라당 소속인 서울시 오세훈(吳世勳)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찬반 투표에 대해 한나라당 내 정파별로 입장이 갈리고 있는데요.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원들도 있고요.
 
  “제가 보기에는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보다 소극적인 분들의 경우 현실 정치 지형 때문에 그런다고 봅니다. 이해도 이해지만 해서 결국 안 되지 않겠느냐. 굳이 밀어붙여서 하는 게 정치현실에서 볼 때 합리적인 거냐는 거죠.”
 
  ―개인적 생각은 어떻습니까.
 
  “당연히 도와야죠. 그것은 중요한 시금석이잖아요. 푯대잖아요. 그러나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정치에서 100% 완승은 없다는 점입니다.”
 
  ―세종시 문제 때 이 대통령이 사적으로라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표시한 적은 없습니까.
 
  “저는 들은 적이 없어요. 하지만 세종시로 행정부처를 옮기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도 있었고, 그때 제가 중대결단을 할 수도 있다고 흘린 적 있는데 대통령께서는 YS(김영삼)식의 국면반전 카드는 택하지 않더군요.”
 
  ―결단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요.
 
  “아니죠. 결단력 부족한 분이 촛불 직 후 청와대 참모를 싹 갈았겠습니까? 무엇이 가장 적합한지를 선택하는 거죠. 대운하도 이걸 뚫고 나갈 거냐, 안타깝지만 접고 4대강으로 갈 거냐 하는 결정도 중대한 결정이죠. 반짝하고 사자후를 토하듯 해야 중대한 결단은 아니잖아요?”
 
  ―언론특보로서 종합편성채널 선정에 간여를 한 거죠?
 
  “솔직히 말하면 전적으로 방통위에서 한 겁니다.”
 
  ―정부가 언론과의 관계를 고려해 종편 허가를 너무 많이 내줌으로써 결과적으로 과잉투자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결정이거든요. 사실 시장에 적합한 규모 개수가 몇 개인지를 판단하는 것도 어렵죠. 한 개만 해줘야 한다는 측도 있고 아예 극단적인 분은 기준이 맞으면 다 해줘라 하는 분도 있었어요. 다 일리가 있죠. 전제가 되는 건 시장 환경에 대한 예측이니까요. 경제영토가 넓어지는 지금 상황만 놓고 몇 개가 맞다고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거예요. 시장에서 조정이 될 수 있겠죠. 안에서 M&A도 일어날 수 있고요. 그런 여지를 열어놔야지 우리가 재단을 해서 2개다 3개다 하는 것도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옵티멀(Optimal·최선의)한 최적의 선택을 했다고 판단합니다.”
 
  ―채널은 아직 결정이 안 됐죠?
 
  “네. 방통위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합리적 범위에서 안착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터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요. 결정된 4개사가 모두 나름 오랫동안 신문을 만들면서 콘텐츠나 광고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걱정보다는 잘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종편들의 광고 영업과 관련 일부 시민단체가 직접적인 광고판매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단서가 붙을 수는 있겠지만 상당부분 형성된 공감대는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는 방향으로 모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소통부재 이미지는 참모들의 80% 책임
 
17대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 시절 위원들에게 대통령취임식 배치도를 설명하고 있는 이 특보.
  ―이곳 창성동 별관에 입주했을 때 언론은 이곳에서 박형준(朴亨埈) 사회특보와 이동관 언론특보가 정권 재창출 임무를 띠고 박근혜 전 대표 대항마를 키울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언론에서 앞서 간 거죠. 정확히는 누가 후보가 된다는 전제 없이 전체적으로 대선경쟁력 강화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대안을 키우는 것만이 아닙니다. 정권 재창출이라니까 사람들은 권력게임만 벌이고 대항마 키우고 하는 것으로 아는데 저희가 무슨 힘이 있어 대항마를 키우겠습니까. 아이디어나 그림을 생각하기도 하고 토론도 하죠. 언론특보가 왜 그런 것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레임덕 방지하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게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도록 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하는 거고 참모는 영역이 없다고 봐요.”
 
  ―대통령은 이 사무실에 자주 들릅니까.
 
  “오시진 않고 제가 들어가서 보고드리죠.”
 
  ―대통령이 최근에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어떤 겁니까.
 
  “많죠.”
 
  ―대통령이라는 직책 자체가 고민 덩어리인가요?
 
  “그래서 얘기했잖아요. 대통령을 왜 하는지. 즐거운 일도 아니고 재산까지 내놓고…. 제일 생각하는 건 민생문제죠. 민생문제에 가슴 아파하시고 질책하고 독려하시죠. 대통령은 뼛속까지 서민이에요. 서민인 척을 하는 게 아니고 서민이에요. 사진 중에 포항 죽도시장에서 아이스크림통 메고 있는 사진을 보셨겠지만 전혀 어색하지가 않아요(웃음). 시장상인들이 무조건 대통령이라고 좋아하는 게 아니에요. 체감적으로 대통령이 당신들의 눈높이 맞추는 걸 아는 거예요. 뜻밖에 그래서 서민층에 인기가 좋은 거예요.”
 
  ―왜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의 소통부재를 문제로 지적한다고 봅니까.
 
  “이미지가 문제인데 그런 면에서 참모들 책임이 크죠. 대통령은 굉장히 열려 있는 분이에요. 심하다 싶을 정도의 반대나 비판적 의견도 들어주고 받아들여요. 저희도 자꾸 노출해서 조근조근 국민에게 설명하라고 권하지만 잘 안 돼요. 바쁘시기도 하지만 좀 샤이(shy·수줍음을 타는)하신 면이 있어요. 열심히 해서 결과로 국민들이 알아주면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강한 거죠.”
 
  ―홍보수석으로서 책임 있는 것 아닙니까?
 
  “네. 저도 책임이 있죠. 국민과의 대화가 됐건 기자회견이 됐건 자주 좀 해서 무릎을 맞대고 눈높이를 맞춰서 고민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반대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렇게 하자는 사람이 있고 자꾸 나서봐야 분위기 안 좋은데 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고. 실제 열려 있는데도 불통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참모들 책임이 80%, 본인이 적극 나서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요즘은 혹시 대통령이 자신감을 잃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보다도 더 노출이 줄어든 것 같은데요.
 
  “그런 건 아니고요. 이전에는 공격적인 홍보를 하자는 거였고, 지금 저희가 청와대 일선에서 나온 작년 여름부터는 로우키(Low-key)로 홍보하는 차이가 있는 거죠. 뭐가 좋다고 할 수는 없죠.”
 
 
  특보와 수석 간 갈등 없다
 
2009년 7월 5일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과 박형준 홍보기획관이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언론특보와 사회특보로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
  ―지난 6월 22일 김효재(金孝在) 정무수석 주재로 이 특보, 박형준 사회특보, 김두우(金斗宇) 홍보수석 등 4명이 만찬회동을 갖고 “순장조가 아닌 결사대가 되자”는 다짐을 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그런 다짐을 해야 할 정도로 그동안 업무 중복 때문에 갈등, 반목, 견제가 있었던 겁니까.
 
  “갈등, 반목이라기보다는 대통령께서 안에서만 이뤄지는 기능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계세요.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기능적 보완을 하시거든요. 캠프 때도 그랬고요. 우리가 농담으로 (청와대) 라인에서는 일간지 만들고 우리는 기획특집프로 만든다고 하는데. 하루를 단위로 일하는 부서에서는 괜히 새로 뭔가 옆에 오면 신경이 쓰이죠. ‘우리가 뭘 제대로 못하니까 이런 걸 하나’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가질 수도 있고요. 대통령께서는 ‘교류하고 경합할 필요가 있다. 일의 20%는 중복되는 거다. 그래야 발전이 있다. 경쟁도 하고 소통도 해야 한다’고 보시죠. 어떨 때는 불편할 수도 있겠죠. 새로우면 이물감을 느끼잖아요.”
 
  ―그러면 그때 단합대회 때 말끔히 해소됐습니까.
 
  “네. 사실 인적으로 봐도 우리 4명은 옛날부터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죠. 김두우씨와 나는 언론계에도 같이 있었고 대학도 같고. 김효재 수석은 사회부 계셨지만 캠프 때 난 공보특보 그쪽은 신문담당 언론특보. 박 특보와 저는 당연히 대변인 바꿔가면서 일했고요. 4명은 그런 의미에서는 편하죠. 선배, 형님 하면서…. 일이라는 게 직책도 중요하지만 사람 간의 관계도 중요해요.”
 
  ―홍보수석 그만두고 채 6개월도 안 돼 언론특보로 대통령이 다시 불렀는데 주저 없이 “알겠습니다” 했습니까.
 
  “결정하고 사인한 그날 아침에 전화하셨어요. 저는 여태까지 한번도 제가 뭘 시켜달라고 한 적도 없고 대통령이 직접 뭘 하라고 한 적도 없어요. 그날은 전화를 하셨더군요. 언론특보 하라고. 그 얘긴 했어요. ‘왜 하필 언론특보입니까’라고요. 대통령께서 ‘일의 범위를 지정하는 게 파워풀하다’고 하더군요. ‘알겠습니다’ 그랬죠.”
 
  이 특보는 홍보수석 시절에는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지만 언론특보로서는 대통령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의 입으로서 ‘악역’을 자임했던 그는 홍보수석을 떠나면서 “나도 신성일·김진규 역을 하고 싶었지만 허장강·박노식의 역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요즘은 신성일 역할입니까, 박노식 역할입니까.
 
  “요즘은 무대 뒤 스태프죠. 신성일 하러 짠 나타날지도 모르죠(웃음). 카메오예요. 출연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는(웃음).”
 
  ―후보 경선 때부터 대통령 곁을 지키다가 5개월 반 동안 대통령과 떨어져 있었는데 대통령이 보고 싶진 않던가요?
 
  “항상 옆에 있다 보니 상당한 중독현상이 있어요. 대변인 할 때도 해외 일정을 안 따라가거나 못 뵈면 괜히 사람이 불안해지는 거예요. 시간이 길어져서 불안하다기보다 중독현상 때문이에요. 그건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현상이에요. 하산해서 대통령께 도움되는 일을 찾아야죠. 만날 옆에서 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보이지 않는 데서 하는 일이 더 중요할 수도 있죠. 무대 뒤에서 걸레질하는 사람도 있어야지 전부 무대에 나와서 하려면 안 되죠.”
 
 
  정치행위의 70%는 내부를 설득하는 것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대통령이 남은 임기 중에 꼭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화룡점정은 정권 재창출이 되겠죠. 만남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은 안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남북관계 잘 마무리하고 정리해야 하겠죠. 미래 성장동력을 잘 찾아서 3만 달러 시대의 기초를 놓아야겠죠. 사회적으로는 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해야죠.”
 
  ―대통령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지켜봤는데 대통령의 매력을 하나만 꼽으라면?
 
  “겹눈이죠. 모든 걸 복안으로 보세요. 어떻게 보면 균형감각이고 통찰력이죠. 대통령 임기 초였을 거예요. 몇몇 참모와 식사를 하는데 새우튀김이 올라왔어요. 새우를 보시더니 너무 뜻밖의 얘기를 하는 거예요. ‘새우가 바다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어떤 경로를 겪었을지 궁금하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모든 걸 다 설명해 주는 거죠. 그분 매력의 핵심이죠. 항상 사물을 볼 때 스쳐보는 게 아니고 예각과 사각지대도 들여다 보시죠. ‘어제 나한테 보여준 얼굴과 내일 보여줄 얼굴이 달라야 한다’는 게 그분의 지론이에요. 항상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복안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러지 않은 사람은 진화하지 못하고 매일 거기 머물러서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고. 매력이라고 말하기엔 엄청난 자질이죠.”
 
  인터뷰를 끝내고 기자 일행과 이 특보는 근처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그냥 한 말이 아닌 것 같아 마지막에 덧붙인다.
 
  “정치행위의 70%는 내부를 설득하는 거지 적을 설득하는 게 아니에요. 적은 아무리 설득해도 안 되죠. 그러니 내부의 적이 제일 무서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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