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700만 해외동포의 대통령’ 李求弘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 : 월간조선

한일(韓日) 국교정상화 회담이 한창이던 1964년 당시 한국외국어대학 영어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만 22세의 청년이 있었다.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이 시작되던 1963년에 그 청년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미국의 유태인 사회>라는 책을 접하면서 해외교포 문제에 막 눈을 뜨고 있었다. 당연히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의 추이는 그에게 최대 관심사가 됐다.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 반대 시위 등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이 있었음에도 이 청년의 눈에는 3억 달러니 5억 달러니 하는 일제 식민 지배 대가에 대한 보상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게 마땅치 않게 보였다. 협상에 임하는 우리 대표단들은 재일(在日)동포들의 법적 지위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을 넘어 무지했다.

결국, 그 청년은 1964년 해외교포문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안타까움에서 잠시만 하고 떠나겠다고 시작한 교포 문제 연구는 그에게 평생의 올무가 됐다. 재일교포 문제 연구로 시작한 그의 활동은 공산권과의 수교 등으로 인해 점차 소련동포, 중국동포로 그 영역이 넓혀졌다. 그렇게 흘러온 세월이 46년이다. 이구홍(李求弘)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의 이야기다.

재외동포 문제를 연구하고 그들을 위한 활동을 벌이면서 이 이사장은 헌법 2조 2항에 해외동포 보호조항을 넣었고, 세계 한인의 날을 제정하는 데 앞장섰다. 이 외에도 해외동포지원법 제정, 교민청 설치, 이중 국적 허용 등 재외동포와 관련된 수많은 정책건의를 쏟아냈다. 이런 활동이 평가를 받았는지 이 이사장은 재외동포 재단의 제4대 이사장(2006년 11월~2008년 6월)을 맡기도 했다. 재외동포 재단은 교민청 신설 등 동포 관련 기구의 창설을 줄기차게 주장해 온 이 이사장의 노력의 한 산물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700만 해외동포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

참정권은 교포사회 분열만 초래

‘700만 해외동포의 대통령’은 해외동포의 주된 관심사인 참정권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저는 해외동포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미국교포 사회에서 한인(韓人) 회장 뽑는 데도 치열합니다. 어느 정도로 치열하냐 하면 지역적으로 더럽게 나눠지고, 돈 쓰고… 부정선거가 끊이질 않아요. 다 그 이유가 있어요. 교포들은 남이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제가 만약 서울 종로에 한일관 같은 식당 하나 내면 하루아침에 직함이 나옵니다. 경찰서만 예로 들어도 청소년 선도위원, 노인위원 등 서너 가지 직함이 나오죠. 그런 직함 있으면 대접받죠. 미국에서는 한일관 같은 큰 사업을 해도 경찰이 알아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평통위원 자리를 놓고도 싸움이 크게 납니다. 교포는 남이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서 사니까 한국에서 참정권 준다고 하면 여야로 싸움나고 지역적으로 싸움이 납니다. 이렇게 혼란이 많은데 참정권까지 주면 교포사회는 완전히 깨집니다.”

“교포들 대부분이 참정권 부여에 찬성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이사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한인회에서 간부를 했고, 돈 좀 있지만 영어를 못해서 미국인하고 상대가 안되는 사람은 갈 데가 없으니까 서울에 와서 대우받으려고 하죠. 실제로 한국에 와서 국회의원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참정권에 찬성하는 거고요. 교포 중에 생업에 바쁜 사람들과 2세들은 참정권 부여에 별 관심이 없어요. 얼마 전 미국, 캐나다, 일본 등 교포사회에서 예비 투표를 해보니까 투표율이 10%도 안 나왔다고 그래요.”

이 이사장은 “재외동포는 우리 경제의 자산”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해외동포 한인이 180개국에 걸쳐 700만명입니다. 한민족 인구의 10분의 1이죠. 5000만명이나 해외에 나가 있는 화교를 비롯해 인도, 유대인도 세계에 많이 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분포를 보면 화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등 대부분의 민족이 특정지역으로 몰려 있어요. 그런데 우리 민족은 그렇지 않죠. 중국, 러시아 등까지 세계 곳곳에 퍼져 있어요. 또 거주지도 대부분이 도시입니다. 고급 정보를 습득하기에 좋은 곳이죠. 정보화 시대에 재외동포들이 큰 자산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죠. 이런 점에서 재외동포 문제를 국가 전략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헌법 2조 2항

2007년 천안에 있는 국학원을 방문, 상고사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는 이 이사장.

700만 해외동포를 활용하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게 해외동포 보호조항이다. 1980년 5공화국 헌법이 제정될 때 그는 이 조항을 넣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이사장은 건의서를 내면 그냥 통과시켜 줄 것으로 믿었다. 현실은 달랐다. 동의해 주는 국회의원들이 별로 없었다. 정부도 해외동포들에 대한 시각이 별로 좋지 않았다. 외교관들도 해외동포에 대해서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이 이사장은 발로 뛰며 해외의 사례를 수집했다. 중국헌법에는 재외동포를 보호하는 조항이 4개나 있었다. 심지어 북한 헌법에도 재외동포 보호조항이 16조 42조에 두 개나 있었다.

“그런 자료를 제시하고 나니 정부에서 관심을 좀 갖더군요. 그렇게 해서 헌법 2조 2항에 ‘대한민국 정부는 재외국민을 보호한다’는 한 줄이 들어간 거예요.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은 거죠.”

이 이사장이 헌법 2조 2항이 “없는 것보다는 나은 거죠”라고 한 데에는 이를 근거로 재외동포를 보호하기 위한 기관인 재외동포 재단이 1997년에 설립됐기 때문이다.

“재외동포 재단이 설립되기 이전에는 정부 7, 8개 부처에서 교포 문제를 다뤘습니다. 작은 예산을 여기저기서 나눠 쓰다 보니 효율면에서 안 좋았죠. 기관 형식이 애초 제가 이야기했던 교민청이 됐든 어떻게 됐든 통합된 기구를 만들어서 교포 문제를 일관성 있고 종합적으로 추진해야겠다고 해서 재외동포 재단이 발족된 것이죠. 이름을 교민청이 아닌 재단이라고 한 이유는 교포들이 살고 있는 나라의 정부가 자기네 땅에 와서 사는 사람들을 너희가 관리하려고 교민청을 만드는 것이냐고 시비를 걸 소지가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시비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습니다.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기구를 화교사무위원회라고 하고 대만은 화교교무위원회라고 하고 있죠.”

교포들의 자본 등이 경제발전 밑거름

교포 문제를 연구하면서 이 이사장은 <오늘의 재일 한국인사회>, <한국 이민사>, <화교·유태인·교포 그들은 누구인가> 등의 책을 저술했다. 그는 미국 인구의 2% 정도도 되지 않는 유대인이 미국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은행(돈)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유대인의 단결력이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한국인들의 단결력도 그에 못지않다”고 주장했다.

“1차 중동전쟁 때 유대인들이 일주일 만에 본국에 6억2000만 달러를 모금해 준 것은 잘 알면서도 지난 88서울올림픽 때 재일동포들이 우리 정부에 120억 엔을 성금한 것을 아는 국민은 드뭅니다.”

이 이사장은 교포, 특히 재일교포들이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이런 일화를 통해 들려주었다.

1960년대에 경제는 북한이 남한보다 앞서 있었다. 당시 재일교포 사회에서는 ‘북에서는 건설의 망치 소리가 들려오고 남에서는 보릿고개 소리만 들려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은 집권 후 경제부흥에 고심했다. 학자들이 “한국은 자본이 없다. 자원이 없는 나라다. 공업화는 불가능하다. 역시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서구 농업국가 모델로 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그때 재일교포 출신으로 코오롱 창업주인 이원만(李源万) 전(前) 명예회장이 박 대통령을 만났다. 보따리에 인형을 싸들고 박 대통령을 만난 이 회장은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어서 공업화가 안된다고 하는데 이걸 보십시오. 인형입니다. 한국 여자가 바느질은 옛날부터 잘하는데 이것도 자원이 없어서 못 만듭니까. 떨어진 타이어에 페인트를 칠해서 만들지 않습니까. 일본은 이걸로 1억 달러를 수출합니다. 이래도 자원이 없어서 못 합니까”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박 대통령은 “내가 내일 경제 자문회의를 다시 열 테니 그 자리에 와서 나한테 한 얘기를 그대로 해달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이원만 회장은 땅을 거저 달라는 것도 아니고 부지만 선정해 주면 그곳에 교포들의 자본과 기술을 가져와서 공장을 짓고 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곳이 구로 수출공단이다.

“1964년 한일회담 당시 한국의 수출품이 해산물인 김과 광물인 중석 2가지로 180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66년 재일교포들의 한국투자가 시작되고 구로공단이 생기면서 2년 만에 5000만 달러가 넘어섰고 그 이듬해 1억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때 재일교포들이 가지고 온 것은 자본과 기술뿐만 아니라 시장원리도 가져왔고 그런 것들이 우리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1970년대 중반부터 우리 체제가 북한 체제를 앞서도록 하는 데 기여를 하게 된 것입니다.”

2011년 재일민단 지원액은 30% 깎여

재외동포 재단 이사장 시절인 2007년 3월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간담회를 겸한 오찬에 참석한 이 이사장.

해외교포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 이사장은 특히 재일교포 문제에 밝아 보였다. “해외교포 문제 중 특히 재일교포 문제에 관심이 더 높은 것 같다”고 하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제가 교포 문제에 관심을 갖던 1960년대 초 사실상의 교포 문제는 재일교포밖에 없었어요. 미국교포는 8만명밖에 없었고, 러시아와 중국은 금단의 땅이었죠. 또 당시는 북송(北送)이라든지 하는 문제로 재일교포 문제가 크게 부각돼 있었죠. 거기에 매달리다 보니 그런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1970년대 들어 한국에서 유신헌법 제정을 전후로 미국교포 사회가 시끄러워졌죠. 그때부터는 모든 방향이 미국교포 문제로 흘렀죠. 제가 쓴 자료들을 보면 미국 쪽 것이 많고, 브라질 이민사도 제가 처음으로 썼어요. 재일교포 문제에 관심이 더 쏠려 있다는 것은 조금 오해입니다. 초창기는 재일교포, 70년대 중반부터는 미국이나 남미에 관심을 쏟았고 러시아와 국교 정상화할 때는 재소 한인사회라는 것을 제가 제일 먼저 썼고, 재중 한인사회도 내가 최초로 썼어요.”

이 이사장은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재일동포 북송사업은 “일본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재일교포의 92~96%가 남한 출신입니다. 북송된 사람의 대부분은 남한 사람들이라는 얘기죠. 그들이 보기에 당시 남쪽은 혼란스럽기만 하고 이상이 없는 사회로 비쳤죠. 조총련의 홍보도 성과가 있었고요. 이 과정에 일본 언론의 기여도 컸습니다.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그렸어요. 우리는 한동안 강제 북송이라 했지만 재일동포를 강제로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죠. 일본의 사회는 문제 있는 조선인들을 이번 기회에 북송으로 다 소멸시키자는 분위기가 있었죠. 북한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거였죠. 북한 입장에서는 전후(戰後) 복구에 노동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조총련 10만이라도 데려가야겠다는 것이었고 일본 정부에선 이참에 불량 조선인을 추방하려고 눈이 맞은 것이었죠. 그것이 재일교포 북송사업의 본질입니다.”

국회는 2010년 12월 정기예산국회에서 2011년도 재일거류민단 지원액을 기존의 73억원에서 51억원으로 30% 삭감했다. 해마다 다른 지역의 교포들과 비교해 논란이 되는 일이었지만 지원액 삭감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재일교포 사회는 분노하는 분위기다. 이 이사장은 “민단에 대한 지원 문제는 다른 교포사회에 대한 지원 문제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해외의 한인 회장들이 매년 회의를 할 때마다 ‘왜 민단에는 70여억 원을 주고 우리는 100분의 1도 지원해 주지 않느냐. 우리한테 7억이라도 줘야 하지 않느냐’ 하는 말이 나왔죠. 20년 전부터 있었던 논란이에요. 하지만 저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주일 한국대사관 건물부터 시작해 8개의 총영사관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대한민국 돈으로 짓지 않았어요. 100% 재일동포의 성금으로 지은 겁니다. 일본에 있는 대사관은 외국 대사관들 중 넷째 안에 드는 큰 규모의 건물입니다. 오사카, 도쿄 등 총영사관 8개도 빌리지 않고 전부 지어줬어요.”

이 이사장은 “재일동포들이 한국 산업에 그렇게 공헌했고, 88서울올림픽 때는 120억 엔을 기증했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88올림픽 마크 달린 넥타이 하나 주고 말았다”면서 “70억원이라면 일본 돈으로 7억 엔도 안되는 돈인데 1년에 재일동포를 통해 본국에 들어오는 돈이 그 몇 배예요. 개인적으로 100원 줬더니 1000원을 들고 친정 오는데 그거 안 줄 사람이 어디 있나. 이제 와서 예산을 깎는다는 것은 단견 중 단견”이라고 덧붙였다.

재외동포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이 이사장은 인터뷰 중 틈이 날 때마다 우리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은 중국이나 대만의 화교정책,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책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교민정책, 교민의 소리에 귀를 닫아버리는 정책 집행 등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700만 재외동포를 탄탄한 네트워크로 묶어내 미래의 국가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에 따르면 화교도 청나라 시대 때는 거의 반역자에 가까운 취급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청나라 헌법에는 ‘조상 분묘의 땅을 등진 자(해외 이주자)는 중화 인민의 적이므로 참형에 처한다’고 돼 있었습니다. 1910년 신해혁명 때 하와이 화교들이 뒷돈을 대준 손문이 ‘중국 혁명의 어머니는 화교’라고 선언하면서 화교에 대한 정책이 바뀌었던 것이죠. 화교들이 지금 중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바를 보면 그때의 정책 전환이 오늘의 중국을 만드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가를 알 수 있는 거죠.”

교포 정책의 변화를 주문하는 이 이사장 눈에 현 정부의 교포를 다루는 태도가 곱게 보일 리 만무했다.

“이명박(李明博) 대통령은 대통령 되기 전까지 교포사회에 스스로 접근도 하고 많은 동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교포에 대해서 그렇게 달갑지 않아 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처음부터 그런 것도 아니고. 서울시장 시절에는 애정을 갖고 교포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는데도 말이죠. 다른 일이 많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과거와 달리 교포 문제에 대해 적극성이 없다는 게 느껴집니다.”

해외교포 문제를 연구하면서 이 이사장은 시대별로 변해가는 이민의 형태도 지켜볼 수 있었다. 그에게 요즘의 이민 행태를 물었다.

“지금은 교육 문제 때문에 이민을 가는 사람이 많아요. 자식 교육에 불만 있는 사람들인데 애들만 혼자 보낼 수 없으니 함께 이민을 가는 거죠. 옛날처럼 돈을 벌겠다거나 정치적 동기 때문에 이민을 가는 경우는 드물어졌죠.”

그렇다면 과거와 비교해서 정착 성공률은 어떨까.

“옛날에는 한국에서 뭘 했든 헝그리 정신을 갖고 갔기 때문에 정착 성공률이 높았어요. 세탁소, 편의점, 주유소 닥치는 대로 일했죠. 그런데 요즘은 돈을 여유있게 가져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헝그리 정신은 사라졌고 그 때문인지 이민 정착 성공률이 과거와 같진 않죠.”

마지막으로 이 이사장에게 지난 46년 동안 교포 문제 연구에서 떠날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가를 물었다.

“왜 하지 않았겠습니까. 돈이 없어서 사무실의 전기가 끊기고 자장면 값이 밀리고 사무실 이사도 30여 차례 했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3, 4년 동안 자리 잡을 때까지 봉사하고 떠나려고 했었죠. 그 사이사이에 교포 문제는 자꾸 발생하고 그렇게 몰리고 몰리면서 여기까지 왔네요. 허허.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