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전굉필(全宏弼) 소아과를 찾았다. 병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른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월간조선(月刊朝鮮)> 잡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 원장이 잡지를 읽고 나서 이곳에 두면, 환자들이 진료 차례를 기다리면서 잡지를 뒤적여 본다고 했다. 2002년, 2003년도에 발간된 오래된 잡지도 꽂혀 있었다.
연세대 의대 소아과 외래교수, 의대 총동창회장, 연세대 재단이사를 맡고 있는 전굉필 원장은 <월간조선> 창간호(1980년 4월호)부터 오늘까지 30년 동안 한 호도 빠짐없이 잡지를 정기 구독해 왔다.
전 원장은 “벌써 30년이 지났느냐”며 웃었다.
“195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그때 사상계(1953년 4월 장준하 주도로 창간된 월간 종합 교양지)를 즐겨 읽었습니다. 월간지 보는 습관이 들었는데, 사상계가 폐간되면서 갈증을 느꼈습니다. 환자의 보호자 중에 <월간조선> 판촉부 직원이 있었는데, 하루는 새로운 월간지가 나온다고 말하더군요.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잡지라고 해서 ‘한 번 읽어나 보자’는 심정으로 구독하기 시작한 것이 30년 전이네요.”
―한 잡지를 30년 동안 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게 보니 어떻습니까.
“<월간조선>은 중심에 서서 좌우를 바라보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극우(極右) 잡지는 아니라고 봐요. 집필진의 생각이 상식적이고, 중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정기 구독을 갱신(更新)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독자 서비스팀에서 전화가 옵니다. ‘선생님, 연장하셔야겠네요’라는 소리를 들으면, 또 한 해가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 웃습니다.”
―잡지 구독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칩니까.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 끈을 연결해 줄 때도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외국에 나가 있는 친구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월간조선> 1년 구독권을 준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외국 이민을 간 친구, 미국 성형외과로 자리를 옮긴 친구 등에게 구독권 선물을 전했습니다. 친구들이 늘 한국의 사정을 깊이 있게 알고 싶었는데, <월간조선> 덕분에 세세히 알게 되었다며 좋아하더군요. 매달 잡지가 올 때마다 제 생각이 나기도 한다면서요. 다른 선물보다 책을 선물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그의 진료실 책장에는 월간조선이 정기구독자에게 보너스 북으로 증정한 <이규태 코너> 책이 꽂혀 있었다. 전굉필 원장은 “바빠서 모든 기사를 읽지는 못하지만, 편집장의 편지, 조갑제(趙甲濟) 전(前) 월간조선 대표의 기사,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전직 대통령의 비리 관련된 기사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했다.
소설 작품 모티브 얻어 (李元馥·명성출판사 사장)
이원복(李元馥) 명성출판사 사장은 <월간조선>을 통해 작품의 모티브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과거 일간지에 ‘슬픈영주’, ‘능수’ 등 4개의 소설을 연재했고, 80여 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직업이 작가이다 보니 월간잡지를 많이 구독했는데, 최근까지 구독하고 있는 것은 <월간조선>뿐이다. 그는 고(故) 선우휘(鮮于煇) 전(前) <조선일보> 논설고문과의 인연으로 잡지를 읽게 됐다고 했다.
“선우휘 주필이 정훈장교 선배였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월간지를 출판하는데 한번 보라’고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저와 이념이 맞아서 읽다 보니 어느새 3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발간된 잡지의 거의 대부분을 아직 소장(所藏)하고 있습니다. 잡지를 하도 많이 쌓아놓다 보니 곧 집이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도저히 이 잡지를 버릴 수가 없네요(웃음).”
―작품 집필에 도움이 됐습니까.
“6·25사변 경험담은 제가 작품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쟁 관련 소설을 주로 쓰는데, 작품의 힌트를 얻는 것을 넘어서 소설을 전개해 나가는 데 기사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규태 코너, 전환기의 내막 등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특정 집단을 대변하거나, 비(非)합리적인 논조의 글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지키는 잡지” (崔瑞永 前 내외경제신문 사장)
최서영(崔瑞泳) 전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 대표이사는 <월간조선>의 30년 애독자(愛讀者)다. 최 전 사장은 한때 <조선일보> 기자였던 계기로 잡지 구독을 시작했다.
“<월간조선>은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지키는 잡지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이 다루지 못하는 논점, 심층 취재가 많아서 즐겨 보고 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즈음에는 국제적인 이슈가 곧 국내의 이슈인 만큼,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글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사로 손세일(孫世一) 전 국회의원의 ‘한국 민족주의의 두 유형(類型)- 이승만(李承晩)과 김구(金九)’를 꼽았다. 사상계의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위원,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손세일씨는 2001년 8월호부터 <월간조선>에 이 연재물을 싣고 있다.
“풍부한 현장기사가 月刊朝鮮의 힘” (윤주채·前 공무원)
공무원을 지낸 윤주채씨는 “<월간조선>의 풍부한 현장기사가 30년 구독의 계기가 됐다”고 됐다.
“<월간조선>은 독자의 호기심을 단순히 유발하는 기사를 싣기보다 현장기사를 많이 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를 꼼꼼히 읽어 보면, 기자들이 현장에 직접 가서 쓴 것이 많습니다. 허무맹랑하지 않습니다.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 그런지 다른 어느 매체보다 정확성이 뛰어납니다. 특히 북한에 관한 기사는 다른 어느 매체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됐다고 생각됩니다. 북한 관련 기사는 다른 매체보다 앞서 보도되고, 또 몇 년 뒤에 <월간조선>의 보도가 사실로 판명되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구독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월간조선>을 한마디로 정의하신다면요.
“저에게는 습관이고 중독입니다(웃음). 친구들을 만나면, <월간조선>에서 본 내용으로 대화를 합니다. 친구들이 ‘대체 너는 그 많은 정보를 어디서 듣느냐’고 합니다. 그때마다 ‘그거 다 나온 얘기인데 뭘 그래’라고 말하면서 기분이 으쓱해집니다. 30년을 구독하다 보니 이제는 제 스스로가 <월간조선> 식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주채씨는 창간호부터 지난호까지의 잡지를 집에 갖고 있다가, 최근 한 기관에 모두 기증했다고 했다.
“좌우가 팽팽한 시기에 힘 발휘” (李鍾淏 전 신구대 교수)
이종호(李鍾淏) 전 신구대 교수는 1929년생이다. 그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인터뷰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꼭 할 말이 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 전 교수는 “요즘같이 좌우(左右)가 팽팽한 시기에 더욱 힘을 발휘하는 매체”라고 했다.
“장준하 선생이 출간한 사상계가 폐간할 무렵에 어떤 식으로든 월간지를 구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조선일보>를 봐 왔던 터라, 그곳에서 월간지를 발간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들떴습니다. ‘조선의 논조를 가진 월간지라면 일단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간호를 구입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일을 특종으로 보도했고, 시국이 어수선할 때에는 읽을거리로서 독자들을 만족시켜 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월간조선> 제작진의 심정으로 함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월간조선>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있는 상황입니다(웃음). 특히 요즘과 같이 좌우가 대립하고 있는 시기에, 우파로서의 색채를 유지시켜 이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갔으면 싶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지켜볼 겁니다.”
“잡지의 가치 생각해서 정기구독 못 끊어” (이백영·前 공무원)
공무원 출신의 이백영씨도 <월간조선>을 30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다.
그는 “사회의 돌아가는 정보를 잡지에서 취득한다. 내용이 충실하고, 나의 이념적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장기 구독하게 됐다”며 “잡지가 방대해서 특정 기사만 읽고 지난 적이 있지만 잡지의 가치를 생각해서 정기 구독을 끊지 못했다”며 웃었다.
“리더들을 위한 고급잡지로 再탄생 기대” (노현환·사업가)
사업가 노현환씨는 몇 번씩 <월간조선> 정기 구독을 그만둘 생각을 했단다.
“우익 언론사가 발간하는 잡지라고 해서 보게 됐습니다. 1980년도 당시에 고급스러운 잡지가 별로 없었거든요. 중간에 끊어 볼까 여러 번 망설였는데 인연이라는 것이 단칼에 끊어지지 않데요(웃음). 중립적인 시각으로, 이 시대의 리더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정도를 걷는 잡지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좌파와 싸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 역력” (윤옥경·前 서울대 교수)
윤옥경(尹玉鏡) 전 서울대 수학과 교수가 잡지를 봐 온 지도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윤 전 교수는 “개인적으로 우파의 성향인 데다, <조선일보>의 오랜 독자이다 보니 월간잡지를 구독하게 됐다”며 “<월간조선>의 글을 보면 좌파와 싸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중립을 지키면서 좌파를 비판하는 모습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심층보도로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 되길” (장동창·前 대기업 임원)
대기업 임원 출신의 장동창(張東昶)씨는 “<월간조선>을 떠올리면 ‘정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저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치·경제·교양·시사의 균형 속에 심층 보도를 통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 매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드러우면서 할 말은 하는 매체 되길” (柳澤圭·前 원광대 교수)
유택규(柳澤圭) 전 원광대학교 생명자원학과 교수는 <월간조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충고했다. 유 전 교수는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이미지를 벗어나, 부드러우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매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연세대 의대 소아과 외래교수, 의대 총동창회장, 연세대 재단이사를 맡고 있는 전굉필 원장은 <월간조선> 창간호(1980년 4월호)부터 오늘까지 30년 동안 한 호도 빠짐없이 잡지를 정기 구독해 왔다.
전 원장은 “벌써 30년이 지났느냐”며 웃었다.
“1950년대에 대학을 다녔는데, 그때 사상계(1953년 4월 장준하 주도로 창간된 월간 종합 교양지)를 즐겨 읽었습니다. 월간지 보는 습관이 들었는데, 사상계가 폐간되면서 갈증을 느꼈습니다. 환자의 보호자 중에 <월간조선> 판촉부 직원이 있었는데, 하루는 새로운 월간지가 나온다고 말하더군요.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잡지라고 해서 ‘한 번 읽어나 보자’는 심정으로 구독하기 시작한 것이 30년 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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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全宏弼 병원장 |
“<월간조선>은 중심에 서서 좌우를 바라보는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극우(極右) 잡지는 아니라고 봐요. 집필진의 생각이 상식적이고, 중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정기 구독을 갱신(更新)할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독자 서비스팀에서 전화가 옵니다. ‘선생님, 연장하셔야겠네요’라는 소리를 들으면, 또 한 해가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어 웃습니다.”
―잡지 구독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칩니까.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 끈을 연결해 줄 때도 있습니다. 연말연시에 외국에 나가 있는 친구들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월간조선> 1년 구독권을 준 적이 있어요. 친구들이 정말 좋아하더군요.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외국 이민을 간 친구, 미국 성형외과로 자리를 옮긴 친구 등에게 구독권 선물을 전했습니다. 친구들이 늘 한국의 사정을 깊이 있게 알고 싶었는데, <월간조선> 덕분에 세세히 알게 되었다며 좋아하더군요. 매달 잡지가 올 때마다 제 생각이 나기도 한다면서요. 다른 선물보다 책을 선물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그의 진료실 책장에는 월간조선이 정기구독자에게 보너스 북으로 증정한 <이규태 코너> 책이 꽂혀 있었다. 전굉필 원장은 “바빠서 모든 기사를 읽지는 못하지만, 편집장의 편지, 조갑제(趙甲濟) 전(前) 월간조선 대표의 기사,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 전직 대통령의 비리 관련된 기사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고 했다.
소설 작품 모티브 얻어 (李元馥·명성출판사 사장)
이원복(李元馥) 명성출판사 사장은 <월간조선>을 통해 작품의 모티브를 많이 얻었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과거 일간지에 ‘슬픈영주’, ‘능수’ 등 4개의 소설을 연재했고, 80여 권의 소설을 발표했다. 직업이 작가이다 보니 월간잡지를 많이 구독했는데, 최근까지 구독하고 있는 것은 <월간조선>뿐이다. 그는 고(故) 선우휘(鮮于煇) 전(前) <조선일보> 논설고문과의 인연으로 잡지를 읽게 됐다고 했다.
“선우휘 주필이 정훈장교 선배였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월간지를 출판하는데 한번 보라’고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저와 이념이 맞아서 읽다 보니 어느새 30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발간된 잡지의 거의 대부분을 아직 소장(所藏)하고 있습니다. 잡지를 하도 많이 쌓아놓다 보니 곧 집이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도저히 이 잡지를 버릴 수가 없네요(웃음).”
―작품 집필에 도움이 됐습니까.
“6·25사변 경험담은 제가 작품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쟁 관련 소설을 주로 쓰는데, 작품의 힌트를 얻는 것을 넘어서 소설을 전개해 나가는 데 기사가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이규태 코너, 전환기의 내막 등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특정 집단을 대변하거나, 비(非)합리적인 논조의 글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지키는 잡지” (崔瑞永 前 내외경제신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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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崔瑞泳 전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 대표이사 |
“<월간조선>은 자유민주주의의 질서를 지키는 잡지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이 다루지 못하는 논점, 심층 취재가 많아서 즐겨 보고 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즈음에는 국제적인 이슈가 곧 국내의 이슈인 만큼,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글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사로 손세일(孫世一) 전 국회의원의 ‘한국 민족주의의 두 유형(類型)- 이승만(李承晩)과 김구(金九)’를 꼽았다. 사상계의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위원,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낸 손세일씨는 2001년 8월호부터 <월간조선>에 이 연재물을 싣고 있다.
“풍부한 현장기사가 月刊朝鮮의 힘” (윤주채·前 공무원)
공무원을 지낸 윤주채씨는 “<월간조선>의 풍부한 현장기사가 30년 구독의 계기가 됐다”고 됐다.
“<월간조선>은 독자의 호기심을 단순히 유발하는 기사를 싣기보다 현장기사를 많이 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를 꼼꼼히 읽어 보면, 기자들이 현장에 직접 가서 쓴 것이 많습니다. 허무맹랑하지 않습니다. 직접 확인한 사실이라 그런지 다른 어느 매체보다 정확성이 뛰어납니다. 특히 북한에 관한 기사는 다른 어느 매체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의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됐다고 생각됩니다. 북한 관련 기사는 다른 매체보다 앞서 보도되고, 또 몇 년 뒤에 <월간조선>의 보도가 사실로 판명되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구독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월간조선>을 한마디로 정의하신다면요.
“저에게는 습관이고 중독입니다(웃음). 친구들을 만나면, <월간조선>에서 본 내용으로 대화를 합니다. 친구들이 ‘대체 너는 그 많은 정보를 어디서 듣느냐’고 합니다. 그때마다 ‘그거 다 나온 얘기인데 뭘 그래’라고 말하면서 기분이 으쓱해집니다. 30년을 구독하다 보니 이제는 제 스스로가 <월간조선> 식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윤주채씨는 창간호부터 지난호까지의 잡지를 집에 갖고 있다가, 최근 한 기관에 모두 기증했다고 했다.
“좌우가 팽팽한 시기에 힘 발휘” (李鍾淏 전 신구대 교수)
이종호(李鍾淏) 전 신구대 교수는 1929년생이다. 그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인터뷰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꼭 할 말이 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 전 교수는 “요즘같이 좌우(左右)가 팽팽한 시기에 더욱 힘을 발휘하는 매체”라고 했다.
“장준하 선생이 출간한 사상계가 폐간할 무렵에 어떤 식으로든 월간지를 구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생 <조선일보>를 봐 왔던 터라, 그곳에서 월간지를 발간한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들떴습니다. ‘조선의 논조를 가진 월간지라면 일단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창간호를 구입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일을 특종으로 보도했고, 시국이 어수선할 때에는 읽을거리로서 독자들을 만족시켜 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월간조선> 제작진의 심정으로 함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월간조선>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있는 상황입니다(웃음). 특히 요즘과 같이 좌우가 대립하고 있는 시기에, 우파로서의 색채를 유지시켜 이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갔으면 싶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지켜볼 겁니다.”
“잡지의 가치 생각해서 정기구독 못 끊어” (이백영·前 공무원)
공무원 출신의 이백영씨도 <월간조선>을 30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다.
그는 “사회의 돌아가는 정보를 잡지에서 취득한다. 내용이 충실하고, 나의 이념적 성향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장기 구독하게 됐다”며 “잡지가 방대해서 특정 기사만 읽고 지난 적이 있지만 잡지의 가치를 생각해서 정기 구독을 끊지 못했다”며 웃었다.
“리더들을 위한 고급잡지로 再탄생 기대” (노현환·사업가)
사업가 노현환씨는 몇 번씩 <월간조선> 정기 구독을 그만둘 생각을 했단다.
“우익 언론사가 발간하는 잡지라고 해서 보게 됐습니다. 1980년도 당시에 고급스러운 잡지가 별로 없었거든요. 중간에 끊어 볼까 여러 번 망설였는데 인연이라는 것이 단칼에 끊어지지 않데요(웃음). 중립적인 시각으로, 이 시대의 리더들을 위한 고급스러운 정도를 걷는 잡지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좌파와 싸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 역력” (윤옥경·前 서울대 교수)
윤옥경(尹玉鏡) 전 서울대 수학과 교수가 잡지를 봐 온 지도 어느덧 30년이 흘렀다.
윤 전 교수는 “개인적으로 우파의 성향인 데다, <조선일보>의 오랜 독자이다 보니 월간잡지를 구독하게 됐다”며 “<월간조선>의 글을 보면 좌파와 싸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중립을 지키면서 좌파를 비판하는 모습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심층보도로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 되길” (장동창·前 대기업 임원)
대기업 임원 출신의 장동창(張東昶)씨는 “<월간조선>을 떠올리면 ‘정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저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구독하고 있지만, 앞으로 정치·경제·교양·시사의 균형 속에 심층 보도를 통해서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언론 매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드러우면서 할 말은 하는 매체 되길” (柳澤圭·前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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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柳澤圭 전 원광대학교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