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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朴宰完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100대 국정과제에 改憲 문제는 없다”

김용삼    dragon0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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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출신 李明博 대통령은 현장중시형 리더십, 탁상공론이 없다. 오랜 시간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면 초지일관으로 실행에 옮겨”

“링컨 대통령도 공화당 후보 경선과 대선 기간 중에는 득표를 위해 남부 노예해방 문제에 대해 ‘각 주의 재량과 자율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가 대통령 당선 후 내전 치러 가며 노예해방 결단 내렸다”


⊙ “지난 2년간 정부조직 개편, 촛불시위 때가 가장 힘들었다”
⊙ 세종시 문제, “朴槿惠 전 대표의 애국심, 과거 경력에 비추어 해피엔딩을 기대”
⊙ “경남을 5~6개의 ‘창마진(창원 마산 진해)으로 통합했을 때 경상남도라는 행정구역이 필요한지
    검토해야 할 것”
⊙ “4대강 살리기는 서민들에게 상습침수를 예방해 주는 親서민 프로젝트”
⊙ “올해 예산이 전년도보다 줄어든 것은 정부 예산편성 사상 획기적인 일”
⊙ “대통령께서는 ‘지지율에 신경 쓰지 말고 뚜벅뚜벅 열심히 일하자’고 참모들 독려”

朴宰完
⊙ 1955년 경남 마산 출생.
⊙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 하버드대 대학원 정책학 석·박사.
⊙ 성균관대 행정학 전공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 한나라당
    제3정책조정위원장·대외협력위원장·대표 비서실장, 대통령직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TF팀장,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역임.
  2월 25일로 이명박(李明博)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을 맞는다. 질풍노도와 같았던 재임 2년간 우리 사회에는 촛불시위, 글로벌 경제위기, 북한 핵실험 및 대청해전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연이어 닥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 농협 개혁, 행정구역 개편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국정의 최일선에서 전략을 짜내고 대통령을 보좌하는 인물이 박재완(朴宰完)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다.
 
  박 수석은 마산중 수석 졸업(1970), 대학생 논문경진대회 최우수상(1974), ‘두뇌한국 21’ 핵심사업팀장협의회 의장(2001), 매일경제신문의 ‘미래 디자이너 40인’에 선정(2006), ‘거짓말 안 하는 정치인 베스트 5’에 선정(2006, 신라대 학생회)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범생이(모범생)’의 전형이다. 그를 만나 이명박 정부의 재임 2년 성과, 앞으로의 국정운영 청사진을 들어 보았다.
 
  직업적으로 정부를 지켜보는 언론이나 공무원, 정치인을 제외하면 박재완 수석이 맡고 있는 국정기획비서관실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박 수석에게 먼저 업무영역부터 물어보았다. 박 수석은 “대통령께서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개혁과제를 점검하고 주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담당하는 4개 비서관실이 있는데, 우선 국정과제비서관실은 국무총리실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맡아 국정운영기조, 100대 국정과제와 그에 따른 1107개의 세부 실천과제를 관리합니다. 또 이명박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공기관 선진화, 농협과 국세청 개혁, 그리고 규제개혁 업무를 총괄합니다. 지역발전비서관실은 지역발전위원회를 맡아 5+2 광역경제권 활성화와 30대 선도 프로젝트, 세종시, 혁신도시, 새만금, 4대강 살리기 등을 총괄합니다. 미래비전비서관실은 미래기획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국민원로회의, 국제자문단을 관장하면서 국정철학, 미래 전망과 국가비전을 다루며, 특히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송정보통신비서관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관장하면서 미디어산업 선진화, 방송의 디지털 전환 및 뉴 IT정책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부조직 개편, 촛불시위 때가 가장 힘들어
 
  ―2월 25일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2년입니다. 지난 2년간의 국정을 정리하면.
 
  “대통령께서 취임과 더불어 선진 일류국가 진입을 목표로 ‘선진화 원년(元年)’을 천명하셨고, 건국 60주년을 맞아 장기 국가발전 비전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하셨습니다. 그 와중에 총선, 쇠고기 촛불 파동, 북한 핵실험이 있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면서 비상경제 정부를 선포하셨죠. 이어 친(親)서민 중도실용을 국정기조로 내세웠고, 이번에는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국정목표와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 비전이나 선언들이 어느 정도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나요.
 
  “국가 선진화와 녹색성장 등 미래를 준비하는 기반을 착실히 다졌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 주셨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일자리 지키기와 나누기를 넘어 일자리 만들기와 더하기 같은 더욱 공격적인 목표를 실천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규제개혁 부문에서는 작년 한 해 성과에서, 지난 정부 5년 동안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박재완 수석은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G20 회의는 그동안 세계표준과 동떨어진 낡은 관행들과 결별하는 전기가 돼야 하며, 우리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하는 중심에 우뚝 서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우리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제는 전(全) 지구적 차원의 온실가스, 테러, 기아, 질병 퇴치 등에서 우리 국력에 걸맞은 역할과 임무를 다해야 합니다.”
 
  ―지난 2년 동안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촛불시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청와대는 아니지만, 인수위 시절 정부기능과 조직개편 작업을 할 때도 어려웠습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방대한 작업을 하고 관련법을 통과시켜야 했는데, 당시엔 의석 수가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이었어요.”
 
  ―촛불시위 때는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했죠?
 
  “그렇습니다. 집회가 절정에 달했을 때 시위대가 동십자각까지 진출했는데, 청와대에까지 시위대 함성이 들리더군요. 우군(友軍)은 없고, 사방에서 욕을 얻어먹는 상황이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시 정부 대응방식을 보면 욕을 얻어먹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었나요.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미숙했지만, 내용이나 의도는 옳았다고 봅니다.”
 
 
  “촛불시위가 전화위복의 기회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3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회의장에 들어서며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쇠고기 수입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위대가 광화문 일대를 봉쇄하고 무법난동을 벌이는 것을 방치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 국가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차원에서의 비판을 말하는 것입니다.
 
  “질서를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시민에게 불편과 두려움,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는데, 이명박 정부의 낙제점 중 하나가 정무 기능이라는 지적이 많은데.
 
  “그런 지적을 따끔하게 받아들입니다. 우리의 정치관행과 제도 중 고칠 점이 상당히 많다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서도 공감하실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때로는 짜증스런 모습이 여과 없이 표출되다 보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두 가지 위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우리 내부에서 일어난 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촛불시위, 그리고 외부에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여러 가지 데이터라든가 여론의 향배를 놓고 볼 때 금융위기는 선방(善防)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촛불시위 때는 속수무책이었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두 가지 위기의 대응 과정에서 왜 이런 차이가 났습니까.
 
  “촛불시위 때는 이명박 정부로 출범은 했지만 장·차관만 임명됐다고 할 정도로 내부 정비가 덜됐고, 18대 국회와 외곽 진용도 채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 와중에 근거 없는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무법천지가 된 것이죠.”
 
  박 수석은 “촛불로 잃은 것도 많지만, 전화위복이 돼 그 후 쌍용차와 철도노조의 불법파업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온갖 수모를 감내하면서도 끝까지 쇠고기 수입 개방이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그것이 대외적으로는 큰 자산이 됐습니다. 다른 나라들에 ‘이명박 정부는 약속을 지키는, 믿을 수 있는 정부’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것이죠. 이것이 나중에 독도 표기문제 해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프랑스가 제안했던 G14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G20체제 출범과 정상회의 유치, 녹색성장 비전의 국제적 공인 등 성과로 돌아왔습니다. 국내에서도 촛불시위에 대한 싫증과 인터넷 댓글문화에 대한 반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李明博 대통령은 계산에 뛰어난 감각 가진 분”
 
  ―이명박 정부를 전임 정부와 비교할 때 가장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중시형 리더라는 점을 꼽고 싶습니다. 작년에 대통령께서 709회 현장점검을 하셨는데, 이는 하루 두 번꼴로 현장을 찾은 셈입니다. 또 13차례 20개국을 순방하면서 총 19만km를 비행했는데, 이는 지구를 다섯 바퀴 도신 셈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정치사에서 흔치 않은 기업 CEO 출신 국가지도자입니다.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 정치인이나 법조인, 군인 출신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현장에서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실용적 리더십이 큰 차이점입니다. 대통령께서 글로벌 마인드와 함께 실물경제에 밝아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갖추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큰 틀에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박 수석은 UAE 원전(原電)수주 이야기를 꺼냈다.
 
  “대통령께서 현대건설 재임 시절 원전 8기를 지은 경험이 있습니다. 정부 수반이 세계 굴지의 건설사 CEO로서 직접 원전을 지어 본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국가에 상당한 신뢰감을 주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강만수(姜萬洙) 대통령 경제특보 말이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 요동치던 외환시장을 한 방에 진정시킨 한미 통화스와프도 이명박 대통령 아이디어라고 하던데요. 대통령이 “기업에서는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한다. 위기를 잘 넘기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그러니 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 보라”고 해서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꿰뚫어 보시고, 그에 걸맞은 창의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데 탁월하신 분입니다. 이런 문제해결 방식은 기업 CEO를 하면서 체득하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동안 공무원, 교수,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장관, 총장, 당 대표들을 모셔 봤는데, CEO 출신 대통령은 탁상공론을 싫어하십니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파악하고 걸림돌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최적의 대안을 찾아내는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계십니다. 아무리 어려운 난제도 반드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큰 자산입니다.”
 
 
  “세종시, 朴槿惠 전 대표와 야당 설득 노력 중”
 
  이번에는 화제를 세종시 문제로 돌려보았다. 세종시 수정안은 충청권에서 확고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야권(野圈)의 반대뿐만 아니라 친박(親朴)계의 반발 등 여여(與與) 갈등으로 불거져 해결난망한 상황이 됐다. 과연 현 정부의 국정기획수석은 그에 대한 해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세종시 수정안을 충청도 사람들과 정치권을 설득해 통과시켜야 하는데.
 
  이 질문에 박 수석은 “세종시는 상식적으로 볼 때 명백히 바로잡아야 할 일”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종시 발전안을 놓고 여야(與野)와 여여가 격돌하는 모습이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보이지만, 우리 국민들께서 현명하시고, 대한민국이 저력이 있기 때문에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봅니다. 정치인들도 올바른 판단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1월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에 이명박 대통령이 대(對)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취소했는데요.
 
  “언론이 앞서 나가면서 잘못 알려졌습니다. 담화문이라든지 대통령과의 대화, 현지 타운홀 미팅 등의 건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통령 담화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 확정됐던 것은 아닙니다.”
 
  ―박근혜(朴槿惠) 의원은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면서 정부의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세종시 문제는 너무나 단순 명료한 이슈고, 해법도 ‘원칙과 정도(正道)’에 따라 풀면 됩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정부를 둘로 쪼개는 이상한 시스템을 굳이 세금을 쏟아 부으면서까지 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과 약속했지만, 국민이 동의했는지 의문입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세종시 원안에 국민 과반수가 지지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세종시 문제는 정치 이슈가 아니라 민생문제입니다. 정쟁거리나 선거전략이 아니라 일자리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박 수석은 세종시에 대해 할 말이 많았던 듯 “세종시는 정치인의, 정치인에 의한, 정치인을 위한 세종시가 아니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세종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작심하고 말을 이어갔다.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제대로 된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미래 먹을거리와 일자리를 만드는 원천이 돼야 합니다. 충청권 발전의 견인차가 돼야 합니다. 이러한 진정성이 전달되면 매듭을 잘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진정성을 박근혜 의원이나 야당에 전달하는 구체적인 통로가 있습니까?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친박계나 야당의 반대로 수정안이 통과가 안될 경우 대책이라도 있습니까.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정치사를 보면 앞뒤가 꽉 막혀 도무지 안 풀릴 것 같은데, 마지막 순간에 성사된 경우가 많았어요. 세종시도 그런 기대를 갖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 잘 몰라서 순진하게도 위험 감내하고 있다고 봐도 돼”
 
2008년 5월 10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박재완 정무수석이 안내하고 있다.
  ―국가적 중요 이슈에 대해 야당들이 너무 반대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습니까.
 
  “일각에서는 야당이 너무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야당도 음(陰)으로 양(陽)으로 협조를 많이 해 주고 있습니다. 지난번 농협 1단계(운영시스템, 지배구조) 개혁은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녹색성장기본법과 추가경정예산도 야당이 흔쾌히 협력해 줬습니다. 야당 협조가 밑바탕이 돼서 정부가 경제위기를 헤쳐나가고 상당한 외교성과도 거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이 시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카드를 꺼내 괜한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세종시로 이전될 정부청사가 지금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되돌리는 비용이 커집니다. 다 지어 놓고 나중에 다시 생각하자는 것은 정말 무책임한 일입니다. 중간평가 성격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득표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세종시 발전안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이득을 노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의 방증 아닙니까. 설사 지방선거에서 지더라도 또다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입니다.”
 
  박 수석은 “우리가 정치를 잘 몰라서 순진하게도 위험을 감내하고 있다고 봐 주셔도 좋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에서 행정부와 국회를 분리시켜 놓은 곳은 남아공이 유일합니다. 그건 과거 흑백 인종분리라는 아픈 역사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죠. 또 어느 나라도 일부러 행정부를 쪼개어 반쪽정부를 운영하는 사례는 없습니다. 독일은 베를린과 본으로 행정부를 나누었지만, 분단 상황이 초래한 부산물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엄청난 비효율 때문에 재통합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역발전 효과도 발전안이 더 낫습니다. 발전안의 파급효과는 전국으로 퍼질 것입니다. 청주공항이 활성화되고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대덕연구단지에도 시너지가 나타날 것입니다.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될 부산·대구·광주·원주 등에도 일자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도 대선(大選) 후보 시절에 세종시 건설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 점을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이미 진행된 사업은 백지화할 수 없지만, 남은 사업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기대에 상응하는 보상을 최대한 해 드리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유익한 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자’는 것이 발전안의 핵심입니다. 저는 박근혜 전 대표께서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해 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분의 애국심, 과거 경력에 비추어 해피엔딩을 기대합니다.”
 
  박 수석은 이 대목에서 링컨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했다.
 
  “링컨 대통령도 공화당 후보 경선과 대선 기간 중에는 득표를 위해 남부 노예해방 문제에 대해 ‘각 주의 재량과 자율에 맡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후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을 치러 가며 노예해방의 결단을 내린 사례가 있어요. 박근혜 전 대표의 말씀처럼 정치인이 국민과의 약속과 신의를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것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사안이라면 국민적 합의를 거쳐 약속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구역 개편안 있지만 공개는 곤란”
 
  ―중요 관심사 중 하나가 행정구역 개편입니다. 지금 창원·마산·진해와 성남·하남·광주시의 통합이 결정됐는데, 앞으로의 과제와 방향은 무엇입니까.
 
  “국회 특위의 논의를 거쳐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2월 중에 통과시키는 것이 당면과제입니다. 큰 흐름은 시범사례 두 곳에서 보듯이 자치단체를 광역화하는 것입니다.”
 
  ―이번 도시통합 사례를 보니까 도시들이 광역화될 경우 ‘도(道)’라는 행정단위는 큰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도-시·군-읍·면·동 3단계 행정체계는 100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3단계 계층구조를 획일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광역시는 그대로 두더라도 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예를 들어 경남을 5~6개의 ‘창마진(창원·마산·진해)으로 통합했을 때 경상남도라는 광역단체는 어떻게 할 것인가, 광역단체들도 통합할 수는 없는가 등에 관해 제시되어 있는 다양한 의견을, 특별법이 통과되고 나면 정부에 설치될 위원회에서 어떻게 조율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하여 정부가 구상하는 구체적인 안(案)은 무엇입니까.
 
  “저희가 생각하는 안을 공개하면 ‘청와대 안’으로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고 정치적 복선이 없는지 하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생각을 밝히지 않는 것이 오히려 논의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봐요.”
 
  ―행정구역이 광역화되면 국회의원 선거구도 어쩔 수 없이 손을 대야 하는 것 아닙니까.
 
  “행정구역 개편과 선거구 개편은 별개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성남시의 국회의원이 4명인데, 성남·광주·하남이 합친다고 해서 지역구 국회의원 숫자도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께서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만 당선되는 제도를 고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신 적은 있습니다만, 두 가지 문제가 뒤섞이면 행정구역 개편 논의도 어려워질 수 있어요.”
 
  ―5월쯤에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 추진기구를 설치하는 것으로 얘기가 되고 있는데요. 여야에서는 현재 230개 시·군·구(市郡區)를 50~60개의 광역도시로 통합하자는 선까지 합의가 된 것 같습니다.
 
  “인구 80만명을 기준으로 광역화하자는 의견, 심지어 지금의 도 경계 획정을 넘어서서 새로운 도를 만들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레임덕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정리가 되고, 행정구역 개편 문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 개헌(改憲) 카드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더군요.
 
  “행정구역 개편보다 난이도가 높은 것이 선거구 개편이고, 그것보다 더 난이도가 높은 것이 개헌입니다. 개헌과 관련하여 청와대에서 권고안을 제시하면 그 순간 논란과 의혹이 증폭되면서 진전이 없으니까 그 문제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이 순리라고 봅니다.”
 
  ―국회 개헌특위에서 논의를 오래 했는데,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면 행정부에서 누군가가 개헌에 대한 십자가를 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작년 광복절 기념사에서 대통령께서 개헌 문제를 잠깐 언급하셨지만 청와대가 개헌을 주도하거나 독려할 입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최근 시중에는 “이명박 정부가 2011년 2월 중에 이원집정부제 개헌안을 내놓고 상반기에 매듭을 짓는다”는 설도 돌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청와대에서 개헌 논의는 없습니다.”
 
  ―산적한 국정과제를 추진하다 보면 5년 단임이라는 현재의 대통령 임기가 너무 짧은 것 아니냐 하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요. 어떤 제도든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최선을 다해 일하면 5년이면 충분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5년 단임제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레임덕 현상인데요. 역대 정권들이 임기 말에 지지도가 떨어진 것이 레임덕의 원인이니까 임기 끝까지 열심히 일하면 레임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봐요.”
 
  ―현행 헌법은 1987년 체제가 만들어 낸 기형아다, 우리가 앞으로 통일시대를 대비하고 국가 선진화 과제를 달성하려면 현행 대통령 5년 단임 헌법 체계로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이 개헌 화두를 피해 갈 이유가 있습니까.
 
  “피해 가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청와대에서는 개헌 논의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드리는 겁니다. 어쨌든 100대 국정과제에 개헌 문제는 없습니다.”
 
  ―그럼 화제를 100대 국정과제로 돌려보죠. 정부 계획대로라면 4대강 정비사업이 2011년 여름이면 큰 윤곽이 그려질 것이라고 하더군요.
 
  “공사비를 줄이려면 내년 장마철 전에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부대공사와 마무리 작업이 많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가야 끝이 날 것 같습니다. 나아가 4대강에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중소형 댐 공사까지 마치려면 2012년까지는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예 재난 발생 자체를 막자”
 
  ―‘4대강 살리기’가 끝나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습니까.
 
  “지금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의 수질이 형편없습니다. 갈수기에는 수량이 크게 줄었다가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일어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요. 제방 보강공사, 재해 복구에 쓰이는 돈이 엄청납니다. 4대강 살리기의 철학은 재난이 발생한 후 복구하기보다는 아예 4년치 복구비를 집중 투입해서 재난 자체를 미리 막자는 것입니다.”
 
  박 수석은 “한강에 유람선이 다니고, 낚시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1980년대에 한강종합개발사업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4대강 살리기는 서민을 위한 사업입니다. 한강을 종합개발하기 전에 망원동, 풍납동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늘 침수가 됐습니다. 수해가 나면 농민과 재래식 단독주택에 사는 서민들이 피해를 봅니다. 4대강 살리기는 서민들에게 상습침수를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4대강 사업은 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물 부족에도 대비하고 수질을 개선하고 수변생태공간도 만드는 등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므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대운하 얘긴데요. 경인운하가 뚫려서 반포나 한남에서 요트를 타고 출발한 사람이 영종도, 강화도에 나가 회를 먹고 돌아오는 상황이 되면 운하에 대한 국민들 생각이 많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한강을 통해 서해로 진출하는 것이 지금은 막혀 있습니다. 경인 아라뱃길은 서해 진출로를 뚫는 기념비적인 사업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자신의 대선 공약 중 가장 큰 이슈의 하나였던 대운하 사업 포기를 선언했는데요.
 
  “국민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건의에 따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정도 촉박했고요.”
 
  ―국민들이 반대한다고 국책사업을 포기한다면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고속철도, 영종도 신공항 등 우리가 애용하는 국가 인프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점이 안타깝습니다만, 대통령께서 더 큰 우국충정에서 대운하 사업 포기를 결심하신 것으로 압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사업으로 일약 대권후보로 떠올랐습니다. 4대강 살리기가 끝나는 2012년에 4대강 이미지를 업는 차기 후보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국면을 차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설마 야당이 그런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4대강 예산을 물고 늘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강을 우리처럼 활용하지 못하고 방치한 채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2009년 예산은 불가항력이었다”
 
인수위 시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박재완 수석.
  ―앞서 말한 대운하도 그렇습니다만, 이명박 대통령이 내건 공약 중 거꾸로 간 것이 많습니다. 예산 20조원 절감하겠다던 공약은 사라지고 2009년 예산이 전년에 비해 62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예산 증액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었습니다. 정부 출범 후 2008년 실행예산을 10%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던 도중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쳐서 국제통화기금 등의 권고에 따라 정부지출을 늘리고 적자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2009년 예산이 302조원이었는데, 올해는 293조원으로 줄였습니다. 이는 정부 예산편성 사상 최초의 획기적인 일입니다.”
 
  ―공무원 수도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오히려 늘었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요.
 
  “공무원 숫자도 지자체에서 1만명, 중앙정부는 고위직을 중심으로 2000명 정도를 줄였습니다. 공기업 정원도 2만4000명이나 줄였습니다. 올해 들어 대민(對民)서비스에 꼭 필요한 경찰·교원·교도관 등을 늘리긴 했지만, 참여정부보다는 공무원 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을 조사해 봤더니 친서민 중도실용정책과 G20 정상회의 유치 때 상당히 올라갔다가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내려갔습니다.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도가 2주 연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지지율에 신경 쓰지 말고 뚜벅뚜벅 열심히 일하자’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큰 빌딩을 지을 때 땅을 수용하고, 터를 파고, 건물이 올라가는 동안에는 교통도 혼잡하고, 먼지도 날아다니고, 굉음도 들리고, 가림막을 쳐 놔서 안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고, 짜증도 난다. 건물이 완공되는 마지막 순간에야 빛을 발하지 않느냐. 우리는 임기 5년 동안 멋진 건물을 짓는다는 심정으로 지지율에 연연하지 말고 일하자’는 취지로 말입니다.”
 
  ―지지율이 올라가야 국민들은 대통령이 일을 잘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지지율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인위적으로 지지도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사심(私心) 없이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실용을 표방하면서 일부 보수층으로부터 ‘대통령의 이데올로기가 뭐냐’는 공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오해를 하신 것 같습니다. 중도실용은 국기(國基), 곧 헌법이 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반하지 않습니다. 명분에 집착한 이분법과 편 가르기로 인한 사회갈등과 에너지 낭비를 막고 공통분모를 확대해 실용적인 상생의 길을 찾자는 뜻입니다.”
 
 
  인수위 때 대통령과 인연 맺어
 
 
  ―대통령이 이른 아침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회의하는 것을 보니까 과거보다는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집니다. 권위주의도 상당부분 완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바꾼 것이 상당히 많습니다. 회의 좌석 배치를 참석자 모두에게 편리하도록 바꿨고, 훈장을 드릴 때 ‘훈장을 받는 분들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하셔서 예전과 달리 지금은 대통령께서 뒷모습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외부행사를 할 때 대통령 전용 의자가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의자에 앉습니다. 청와대 경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신다든지 솔선수범하시는 사례가 많습니다. 대통령께서 전 재산을 내놓으셨잖아요. 에너지 절약, 이런 것도 철저하게 지키십니다.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되 일단 결정하면 꾸준히 실천하십니다. 격주 라디오 연설도 그렇고, 매주 비상경제대책회의와 매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도 꼬박꼬박 참석하십니다. 친서민 행보도 처음에는 ‘조금 하다 그만두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계속하시지 않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아는 사람만 가까이 불러 쓴다고 하는데 박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과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나요.
 
  “인수위에 들어와서입니다. 그 전까지는 대통령과 전혀 인연이 없었습니다.”
 
  ―박 수석의 이력을 보니까 그동안 공무원, 교수, 국회의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여러 직업 중 어떤 것이 제일 마음에 드십니까.
 
  “지금 있는 자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에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영광이죠.”
 
  ―언제부터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까.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행시는 공무원을 하고 싶어 도전했고, 박사학위도 ‘공무원 생활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땄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정부로 복귀했다가 학교로 옮기게 됐죠. 그러다 느닷없이 박세일(朴世逸) 교수로부터 국회의원 제안을 받고 얼떨결에 정치에 참여하게 된 겁니다.”
 
  ―이명박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4대강 살리기는 여러 난관이 예상되지만 반드시 성공시켜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당면 현안은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가 있습니다.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것입니다. 미디어산업 선진화도 우리 미디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하고, 여론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진작하는 시스템을 갖추면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 녹색성장 문제는 지난해까지 비전, 계획, 법제,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했다면 올해부터는 실천입니다. 녹색생활 실천과 녹색기술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 것입니다.”
 
 
  “대통령 보좌 후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이 끝나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본연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국회로 나설 때 잠깐 외도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좀 길어졌습니다.”
 
  ―조만간 차관과 청와대 참모진 인사문제가 언론에 보도됐는데요.
 
  “그 문제는 청와대에서 아니라고 정리를 했습니다.”
 
  박재완 수석은 인터뷰 내내 모범생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대통령 주위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들의 한결같은 이미지인 ‘과묵하게, 튀지 않고,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인물’의 전형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박 수석에게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이 대통령께서는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 한마디로 선진 일류국가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사진 : 서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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