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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프간을 마지막으로 떠난 ‘진짜 군인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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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방부는 지난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민간인들의 철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카불 철수 후엔, 완전 무장하고 C-17 수송기에 굳은 얼굴로 오르는 한 미군의 야간 투시경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람은 82공수사단장 크리스토퍼 도나휴 육군 소장(少將)이었다. 1992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시리아·이라크·북아프리카·동유럽에서 있었던 작전에 참여한 30년 경력의 군인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1988년 2월 15일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때, 당시 주둔 소련군 40군 사령관이던 보리스 그로모프 상장(上將)이 생각났다. 그는 소련군 철수 마지막 날에 장갑차를 타고 오다 소련(현 우즈베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가르는 아무다리야강에 놓인 ‘우정의 다리’ 중간에서 내려 소련 땅으로 걸어 들어왔다. 단 한 번 뒤 돌아보지 않고 다리를 건넌 그는 기자회견에서 “내 뒤에는 단 한명의 소련 병사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로모프는 2001년 10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쟁을 시작할 때 “미군 특수부대가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은 아프가니스탄 정보를 십분 활용한다면 단기간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지지하는 아프간인 전체를 대상으로 싸운다면 승리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예견했다. 결국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전쟁은 그의 예견대로 되고 말았다.
 
  이 두 장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모습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두 제국의 치욕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군인으로서는 훌륭했다. 그들은 영화 〈위 워 솔저스〉에서 할 무어 중령이 출정식에서 했던, “우리가 전투에 투입되면 내가 맨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고, 맨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것이며, 단 한명도 내 뒤에 남겨놓지 않겠다”는 말을 실천한 ‘진짜 군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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