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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집과 ‘패거리 정치’로 자신과 나라를 망친 무가베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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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지난 9월 6일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서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무가베는 짐바브웨가 로디지아라고 불리던 시절, 백인 정권과 맞서 싸운 독립투사였다. 20년 가까운 투쟁 끝에 1980년 정권을 잡은 무가베는 집권 초에는 백인들까지도 포용하는 실용주의 정책으로 국내외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무가베는 라이벌인 조슈아 은코모를 연립정부에서 축출하고, 1당 독재체제를 구축한 후, 헌법을 개정해 총리에서 절대 권력을 쥔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1980년대 후반 무가베는 마오쩌둥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추진했다. 이 철 지난 시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련-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면서 무산됐지만, 경제는 완전히 망가졌다. 그럴수록 무가베는 지지자들만 바라보는 ‘패거리 정치’에 의존했다. 그는 독립전쟁에 참전했던 옛 게릴라 전사(戰士)들을 부추겨 백인 소유의 농장들을 점거하게 했다. 명분은 ‘식민잔재 청산’이고 ‘토지개혁’이었지만, 실상은 친위세력을 먹여살리기 위한 약탈이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토지를 자기와 아내 명의로 빼돌리기도 했다.
 
  2008년 말 짐바브웨의 인플레이션율은 897해(垓·‘0’이 20개)퍼센트에 달했다. 액면가 100조 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했지만,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달걀 3개가 고작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무가베는 “100세까지 대통령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호언했다. 2013년 대선 후 국내외적으로 부정선거 규탄이 이어지자 야당과 권력을 공유하는 시늉을 했지만, ‘코드인사’를 계속해 비난을 샀다. 무가베는 급기야는 41세 연하인 아내 그레이스에게 권력을 세습하려다가 2017년 11월 이에 반발하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권력욕, 아집, 사회주의에 대한 미망(迷妄), 패거리 정치 때문에 패가망신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1960년대 초 한국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배나 높던 짐바브웨는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추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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