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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트럼프 당선 예측 적중한 김창준 전(前) 미국 연방의원

“트럼프, ‘힘’으로 북핵 해결 나설 것”

글 : 이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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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로 승부하는 트럼프 북(北)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
⊙ 북의 미(美)협박 ‘선제타격’ 고려할 수도
⊙ 한미 FTA, 주한미군 등 큰 변화는 없을 것
  10월 13일 김창준(77) 전 미국 연방 의원은 여의도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확실히 트럼프가 된다”고 장담했다. 그는 확신의 근거를 묻는 기자에게 “경쟁자 힐러리가 시원찮고, 오바마 집권 8년에 실망한 백인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 비하 발언이 미국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민주당 후보와 6%포인트까지 벌어져,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놀라웠다.
 
  김 전 의원은 1992년 한국·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소속으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다. 그는 9월에는 《트럼프 시대에 대비하라》는 대담집을 국내에 출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 왜 트럼프가 당선되나요.
 
  “경쟁자 힐러리가 시원찮아서 되는 것이죠. 여성 대통령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이죠. 8년 동안 흑인 대통령이 집권했는데, 나아진 것이 없죠. (백인 경찰에 의한) 총격 사건이 계속되었고 흑백 갈등이 오히려 깊어졌어요. 흑인이 대통령을 해도 나아진 것이 없는 것이죠. 그러니 여자 대통령이 되어도 여성의 권리가 나아질 것이라고 미국인들은 믿지 않아요. 나아가 (미국에서) 여성의 권리는 충분히 누리고 있어요. 거기다가 남편도 대통령을 했는데, 아내까지 하겠다고 하니 자기들끼리 해먹는다고 미국인들은 생각하는 것이죠.”
 
  — 단지 힐러리가 싫어서, 트럼프에게 투표할까요.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표율’입니다. 여론조사는 중요하지 않아요. 실제 투표하러 누가 가느냐가 중요하죠. 트럼프가 밀리고 있으니, 지지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거예요. 백인들이 투표장에 갈 거예요. 백인들이 분노하고 있어요. ‘앵그리 화이트맨’(성난 백인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죠. 지난 8년간 좋아진 것이 없어요. 공개적으로 말은 못하지만 분노가 끓어올라요.”
 
  — 백인들은 왜 화가 나 있나요.
 
  “흑인 대통령이 등장하고 나서, 밀려난 기분이 들잖아요. (총기 사고 등) 모든 잘못이 백인에게 있다고 이야기하니 분노하는 것이죠. 위축된 기분이 드는 거죠. 이런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는 싶은데, 인종차별주의자로 공격받을까 봐 공개적으로 말을 못하고 하니 감정이 상한 것이죠.”
 
  — 언론은 힐러리의 당선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CNN,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언론이에요.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화당이고요. 한국은 CNN만 보니 힐러리가 인기가 높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미국에서는 CNN이 너무 트럼프를 공격하니 오히려 (언론에) 반감이 생겨요. 이제는 뭐라고 해도 안 믿는 것이죠.”
 
  — 여론조사를 보면, 힐러리가 앞서고 있습니다.
 
  “민심은 통계가 아니에요. 여론조사는 안 맞아요. 정반대로 갈 거예요. 젊은 친구들은 투표장에 잘 안 가잖아요. 결국 투표장에 갈 사람은 백인 중년층이죠. 저도 분노하고 있는 미국인 중에 한 사람입니다. 누구를 지지하냐고 물어보면, 아직 결정 안 했다고 말해요. 속으로는 ‘꼭 트럼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죠. 여론조사해 보면 부동층(浮動層)이 30% 나와요. 저도 부동층 30%에 속하죠. 저도 부동층에 속하는데, 이건 부동표가 아니죠. 이미 트럼프로 결정한 것이죠. 미국에서 백인들하고 오랫동안 생활해서 저의 생각과 보통의 백인 생각과 비슷할 거예요. 앵그리 화이트맨의 감정을 이해해요. 투표하러 가서 아무도 못 보는 곳에서 트럼프 찍을 거예요.”
 
  — 미국 백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상이 얼마나 어렵나요. 테러 등 결단을 요구하는 일이 많아요. 힐러리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되는 것이죠. 자꾸 거짓말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것이죠. 반면에 트럼프는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미 힐러리가 이겼다고 생각하면 투표장에 가지 않겠지만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니 악착같이 투표장에 가서 트럼프를 찍을 거예요.”
 
  10월 31일 미국 대선 2주 전에 다시 김 전 의원의 여의도 사무실을 찾았다. 역시 김 전 의원은 트럼프 당선을 당연시하면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트럼프 당선이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트럼프가 결론을 낼 것”
 
개표 방송을 지켜보는 트럼프(가운데 줄 맨 오른쪽)와 장녀 이방카 트럼프(트럼프 왼쪽) 인스타그램.
  — 트럼프가 당선되면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물론이죠. 우리에게는 (힐러리보다) 나아요. 힐러리는 자신의 정책이 없어요. 오바마 정권의 연장이죠. 오바마 8년을 생각해 보세요. ‘대화하자 조건은 핵 포기다’라며, 시간만 끌었어요. 힐러리도 마찬가지죠. 질질 끌면서 협상만 할 거예요.”
 
  — 트럼프가 어떻게 할까요.
 
  “트럼프는 결론을 낼 거예요. 햄버거를 앞에 놓고 협상한다고 하잖아요.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거 아니에요? 뭔가 보여 주겠다잖아요. 결과로 보여 준다고 하니, 우리에게는 좋은 것이죠. 트럼프가 한반도 통일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 과연 트럼프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설까요.
 
  “트럼프는 김정은과 직접 대화할 거예요. 김정은도 결국은 살기 위해 만날 거고요. 미국 입장에서는 국방예산을 줄여야 해요. 주한 미군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골치 아픈 것이죠.”
 
  — 통일이 가능할까요.
 
  “국제적 압력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해야 합니다. 지금은 ‘옵션’이 없어요. 무언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선택하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죠. 반드시 통일은 오게 되어 있어요. 한반도 문제의 대부분이 남북으로 갈라져 있어서 생기는 것이죠. 좁은 땅에 부대끼며 살다 보니 숨통이 막히고, 욱하는 감정이 생기다 보니 여러 사회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북한에 막혀 있어서 섬나라 기질이 생겼어요.”
 
  —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과 다툼이 생기지 않을까요.
 
  “중국은 트럼프를 좋아하게 될 거예요. 트럼프가 (미국과 중국이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물러날 수 있어요. 트럼프가 남중국해에서 철수하겠으니, 북핵을 해결하라고 중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죠.”
 
  — 트럼프가 당선되면 대북 정책이 어떻게 변할까요.
 
  “지금까지는 ‘피스 바이 인게이지먼트’(peace by engagement), 즉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 했죠. 트럼프는 ‘피스 바이 스트렝스’(peace by strength), 그러니까 ‘힘’으로 해결에 나설 거예요. 이제 힘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대화는 물 건너갔어요. 6자회담은 물 건너갔어요. 협상으로 해결하자는 것, 그러니까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런 것들은 이제 안 돼요.”
 
  — 힘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트럼프는 미국 본토에 위협을 가하면,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선제 타격’이 가능해요. 미국에서 먼저 치는 것도 가능해요.”
 
  — 북한이 미국에 미사일을 쏘지 않을까요.
 
  “그게 될 리가 없죠. (미국이) 쏘기를 바랄지도 몰라요. 미국까지 (미사일이) 올 때까지 가만히 있나요? 위성으로 환히 들여다보고 있죠. 미국의 국방예산은 전 세계 상위 10개국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아요.”
 
  —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군 철수를 원하는 거죠. 미군 철수를 위해 남남분열을 원하는 것이고요. 사드 배치가 결정됐을 때 참외를 먹으면 암에 걸린다는 둥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퍼졌잖아요. 북한에서 볼 때 이거 (남남분열이) 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어요. 미군 철수를 위해서는 남한 여론을 흔들어야 하는 것이죠.”
 
  — 북한이 도발하지는 않을까요.
 
  “이제 북한이 하늘에다가만 미사일을 쏘지는 않을 거예요. 우리쪽으로 타격할 수 있어요. 북한을 무서워하지 말고 대항해야 합니다.”
 
  10월 초 김 전 의원을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을 당시 여의도에서는 시위 중이었다. 업무시간에 확성기 소리가 울리니 인터뷰가 힘들 정도였다. 김 전 의원은 시위 문화를 이야기하며 한국 정치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 미국의 시위문화는 어떤가요.
 
  “이렇게 시끄러우면 난리 나요. 업무가 힘들잖아요. 경찰에 다 허락 받고, 청소비용 등 시위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지불해야 돼요. 경찰 초과 근무 시간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이것은 후진국이죠.”
 
  — 미국 정치를 경험하셨는데, 한국 정치를 어떻게 보나요.
 
  “단식투쟁을 한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 가요. 그걸 왜 하나요. 국회의원들을 보면 일정이 정신없이 많더라고요. 행사 돌아다니다가 끝나요. 일할 시간이 없어요. 제가 놀란 것은 구두를 반짝거리게 하고 다니는 거예요. 미국에는 그런 것이 없어요. 의원이 직접 닦아야 해요. 한국은 기사 있는 차를 타고 다니잖아요. 미국 의원은 지하철 타고 다녀요. 이런 게 다른 것 같아요.”
 
 
  한미 FTA, 주한미군 등 큰 변화 없을 것
 
김창준 전 미국 연방의원과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으로 거명되고 있다.
  11월 8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제 좋든 싫든 트럼프 정부를 준비해야 한다. 향후 전망에 대해 김 전 의원에게 물었다.
 
  — 트럼프 인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 거 필요 없어요. 정식으로 대사 보내면 되는 거예요. 대통령이 되면 개인은 중요하지 않아요. 정식으로 만나러 가면 돼요.”
 
  —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은 어떻게 될까요.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지만 솔직히 미국에서 한국이 이슈가 될 이유가 없어요. 중국, 러시아 강대국이 많잖아요. 미군 주둔 문제, 한미 FTA 정도가 관심 사항이 될 거예요. 이미 트럼프가 다 이야기했어요.”
 
  — 주한미군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까요.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간단해요. 전 세계에서 미국이 분담하는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죠. 미국은 유엔 예산의 22%를 부담해요. 나토의 경우는 73%예요. 자국에 손해가 나니까, 선거 기간에 이야기한 거예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주한미군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기존의 협정이나 약속을 모두 없애겠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각국의 경제 규모와 원칙에 맞게 협상을 다시 하자는 것이죠.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공화당이 집권할 때 미군 철수를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 한미 FTA를 재협상하자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FTA는 공화당의 정책인 것이죠.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FTA를 부정할 수는 없는 거예요. 쌀, 쇠고기를 FTA에서 제외한 부분이 있는데 다시 문제 되지는 않을 거예요. 트럼프 입장에서는 선거를 하다 보니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해소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이죠. 그러다가 한국도 그냥 끼여서 들어간 것인데, 트럼프가 한미 FTA에 대해서 검토를 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에요. 트럼프의 관심은 중국에 있는 것이지 한국은 아니에요.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큰 문제예요. 중국에 비해 한국과는 적자 규모가 아무것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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