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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소식

美 大選 공화당의 새로운 期待株 스콧 워커

대중친화력·정치력·실적 등 두루 갖춰

글 : 윤정호  美 예일대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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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젭 부시와 워커, 각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 “오바마의 기적을 재현할 인물” “제2의 레이건” 등 칭송과 찬사 쏟아져
⊙ 벌써부터 시작된 검증 터널을, 경험 없는 스콧이 무사히 통과할지는 미지수
  차기 미국 대선 전초전의 최대 화두는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 주지사 스콧 워커(Scott Walker)다. 출마 선언이 잇따르며 나날이 열기를 더해 가고 있는 미(美) 대권 레이스. 4월 중순 현재, 워커를 향한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그에 대한 언급이 넘쳐 난다. 정치 토론 사이트에는 47세의 주지사를 둘러싼 논쟁이 한창이다. 그럴 만도 하다. 워커는 선거 판세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워커 이외에도 대권도전을 선언했거나 출마가 유력시되는 공화당 정치인은 많다.
 
  다수의 소장파 정치인은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테드 크루즈 (Ted Cruz) 상원의원은 3월 23일 보수 성향의 리버티대에서 출마의 변을 밝혔다. 아버지 론 폴(Ron Paul) 전 하원의원에 이어 당내에서 자유지상주의(自由至上主義) 분파를 이끌고 있는 랜드 폴 (Rand Paul) 상원의원은 4월 7일 캔터키 주 루이스빌 시에서 대망을 공개했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상원의원은 4월 13일, 공산 정권을 피해 미국 망명길에 올랐던 쿠바 난민의 애환이 서려 있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시의 프리덤 타워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중견 정치인들도 출마 발표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난해 12월 말 페이스북에 “대선 참여를 검토하겠다”는 메시지를 올린 부시는 공식 선언만 안 했을 뿐 사실상 선거 운동에 돌입한 지 오래다. 안보통(安保通)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상원의원은 ‘강력한 미국의 재건’을 모토로 대권도전 의사를 밝혔다. 릭 페리 (Rick Perry) 전 텍사스 주지사도 2012년 후보 경선 패배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하원의원, 투자은행 임원 그리고 방송인을 역임한 존 케이식(John Kasich) 오하이오 주지사는 경선의 승부처가 될 주요 경선주에서 열리는 정치 행사의 단골 손님이다.
 
  이처럼 많은 잠룡들 사이에서 워커는 놀라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권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부시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선두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오랜 기간 한 자리 수에 머물렀던 워커의 지지율은 그가 중앙 정치 무대에 본격 데뷔를 하기가 무섭게 하늘로 치솟았다. 2월 말 퀴니피액 (Quinnipiac)대가 실행한 조사에서 워커는 부시를 2%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3월 초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리스트(Marist)의 조사에서는 불과 1%포인트 차이로 부시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다. 워커 돌풍은 그 뒤로도 계속됐다.
 
  친(親)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퍼블릭 폴리시 폴링(Public Policy Polling)사의 3월 말 조사에서 응답자의 20%는 워커를 공화당 최고의 대선 후보감이라고 답했다. 부시보다 3% 많은 수치다. 같은 시기 행해진 친 공화당 성향인 언론사 《폭스뉴스》의 여론조사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워커는 15%의 지지를 받아 12% 지지에 머문 부시를 간발의 차이로 눌렀다. 워커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워커는 남다른 대중친화력과 빼어난 정치력 그리고 저돌적인 정책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다.
 
 
  서민 출신에 남다른 대중친화력
 
미국 공화당의 대권 도전자들. 왼쪽부터 테드 크루즈, 젭 부시, 마르코 루비오.
  워커는 탁월한 대중친화력을 지니고 있다. 정치가 극소수 백만장자들의 전유물이 됐다고 낙망하는 국민들에게 동질감을 갖게 한다. 이념과 소속 정당을 가리지 않고 대다수 정치인들이 펼치는 ‘증오와 허세의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한다.
 
  워커는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서민의 삶을 살았다. 1967년 11월 2일 콜로라도 주의 콜로라도스프링스 시에서 침례교 목사의 장남으로 태어난 워커. 어린 시절 그는 전형적인 작은 시골 교회 목사 가족의 삶을 살았다. 교회 옆 소박한 관사에 정을 붙일 즈음이면 새로운 목회지를 향해 이삿짐을 싸야 했다.
 
  워커 가족의 생활은 물질적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해외 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사립학교 교육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었다. 워커는 세차와 주방 보조를 하며 학비와 용돈을 벌었다. 위스콘신 주 밀워키 시에 위치한 가톨릭계(系) 마케트(Marquette)대에 입학한 뒤에도 주경야독(晝耕夜讀)은 계속됐다. 4학년 때는 동생의 학비 마련을 위해 학업을 접어야 했다. 적십자사에 취직을 했다.
 
  주지사가 된 뒤에도 소탈한 삶은 이어졌다. 워커는 할인 매장에서 쇼핑을 즐긴다. 유일한 취미는 제작된 지 10년이 넘은 중고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모는 것이다.
 
  워커는 정제된 언어와 절제된 행동을 고집한다.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욕설과 저주의 정치’를 멀리한다. 《위스콘신 스테이트 저널(Wisconsin State Journal)》이 밝히고 있듯 워커는 어려서부터 “잠시라도 목회자의 자식임을 잊지 말고 언행을 조심할 것”을 교육 받았다. 가정교육의 효과는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 “상대를 무자비하게 비난해야 내가 살아남는다” “모멸과 도발은 그 자리에서 되갚아야 한다”는 정치판의 상식을 거부한다. 험담을 자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온화한 표정을 잃지 않아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 《MSNBC》의 인기 시사 토크쇼인 모닝 조(Morning Joe)에 출연했던 워커는 열띤 논쟁을 벌이면서도 상대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아 진행자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출연진의 고성과 야유에 익숙하던 시청자들로부터 “이런 정치인은 처음 봤다”는 반응을 이끌어 냈다.
 
  2011년 6월 스페셜올림픽 개막사 도중 벌어진 해프닝에 대한 대처도 박수를 받았다. 얼굴과 몸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쓴 시위대가 연단 앞에서 연설을 방해했지만 워커는 차분한 어조로 연설을 마쳤다. “오늘의 주인공은 지체장애인 선수들과 가족 분들이기에 대응을 않겠다”고 해서 찬사를 받았다.
 
 
  젊어서부터 保守 대변
 
미국 공화당의 대권 도전자들. 왼쪽부터 린지 그램, 릭 페리, 존 케이식.
  그뿐이 아니다. 워커는 지적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읽지도 않은 책 제목을 들먹이거나 유명 학자와 사상가, 문필가의 이름을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짧고 알기 쉬운 언변으로 유명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매료되어 일찌감치 청년보수주의 운동에 투신했던 워커. 정치 주간지 《내셔널 저널(National Journal)》이 밝히고 있듯 그는 대학에 진학해서도 자신의 신념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주변에 보수주의의 주의·주장을 퍼뜨리려 했다. 대부분의 또래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보수주의자라면 치를 떨었지만 워커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덕분에 워커는 복잡한 정책과 비전을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평이하지만 명료한 화법을 구사하게 됐다. 워커 식 연설은 지난 1월 24일 신앙과 자유 서밋(Faith and Freedom Summit)에서 극찬을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 일고 있는 워커 열풍에 불을 지폈다.
 
  한 달 뒤 미 보수진영 최대의 연례 행사인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CPAC)에서도 그는 기립 박수를 받았다. 미국 건국을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이룬 비범하고 위대한 업적”이라고 소개하고 자신의 사명은 21세기에도 이러한 업적을 이어 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공화당원들이 워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대중친화력 때문만은 아니다.
 
 
  민주당 텃밭 흔들어 놓은 빼어난 정치력
 
  워커는 놀라운 정치 수완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극히 최근까지만 해도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콜로라도 주에서 태어나 보수 성향 지역구가 태반인 아이오와 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워커. 본인이 원했다면 그는 두 곳 가운데 한 곳에서 큰 어려움 없이 정치 생활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워커는 가시밭 길을 택했다. 민주당의 아성인 위스콘신에서 정치에 입문했다. 1984년 대선에서 레이건에게 투표를 한 것을 마지막으로 한결같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해 왔던 주에서 경이로운 성과를 거뒀다. 11전 10승을 했다. 1993년부터 무패 행진을 이어 가며 위스콘신과 미국의 선거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02년 워커는 사상 최초로 공화당 소속 밀워키 카운티 군수(County Executive)가 됐다. 1993년 처음으로 주 의회 의원이 된 뒤 네 번의 임기 동안 와우와토사(Wauwatosa) 지역구를 대표했던 워커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위스콘신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밀워키 카운티의 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10년 동안 카운티를 이끌어 온 톰 어멘트(Tom Ament)가 비리로 자진 사퇴를 해 실시된 선거에서 깜짝 승리를 했다. 부패를 척결하고 산적한 부채를 줄이는 한편 주민들에게 과도한 세금 부담을 지우지 않으면서 고질적인 재정적자를 바로잡겠다는 공약이 주효했다.
 
  2004년과 2008년 군수 선거에서도 쾌승을 기록했다. 쟁쟁한 민주당 정치인들도 워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2004년 4월 주 예산국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리머(David Riemer)를 상대로 한 선거에서 워커는 약 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2008년 4월 주 상원의원 출신의 레나 테일러(Lena Taylor)와 맞붙은 선거에서는 10명 중 6명이 워커에게 표를 던졌다. 같은 해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75%의 몰표를 줬던 주민들은 봉급을 자진해서 깎는 등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이며 부채를 줄이고 흑자예산을 편성한 워커의 손을 들어 줬다.
 
  2010년에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 소속 위스콘신 주지사가 됐다. 2006년 주지사 선거 출마의 꿈을 중도 포기한 바 있는 워커는 4년 뒤, 밀워키 시장을 역임한 민주당 후보 톰 버렛(Tom Barrett)에 맞서 접전을 펼쳤다.
 
  선거 비용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커먼 코즈(Common Cause)에 따르면 두 후보가 선거운동에 들인 비용은 5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하지만 승리는 워커의 차지였다. 선거에서 공화당은 1998년 이래 처음으로 주지사 공관뿐 아니라 주 의회 상·하원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한 당이 다른 당으로부터 주 정부의 행정·입법 권력을 한 번에 모두 가져온 것은 1938년 이후 최초였다.
 
  2014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2010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민주당은 총력전을 펼쳤다. 트렉(Trek) 자전거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거물급 후보를 영입했다. 두 번에 걸쳐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운동에 관여했던 짐 마골리스(Jim Margolis)가 선거본부를 이끌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맹렬히 워커 낙선 운동을 전개했다. 투표 직전에는 미 노동조합총연맹(AFL-CIO) 회장 리처드 트럼카(Richard Trumka)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위스콘신을 방문,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헛수고였다. 워커는 공화당은 물론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다시 한 번 위스콘신을 책임지게 됐다.
 
  2011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주지사 주민소환 투표에서 승리를 거뒀다. 미 주지사들에게 주민소환 투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투표만 하면 현직 주지사는 옷을 벗어야 했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 민주당과 리버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투표 발의를 위해 서명 운동을 시작하자 역사는 다시 한 번 반복되는 듯 보였다. 워커의 퇴진은 초읽기에 들어간 듯했다. 위스콘신은 “워커 독재 타도” 구호로 가득했다. 투표 일자가 다가오면서 반 워커 운동은 한층 더 거세졌다. 이로 인해 워커 본인은 물론 측근, 그리고 가족들은 생지옥을 경험했다.
 
  ‘워커만 없애면 거액을 주겠다’는 이메일이 뿌려지고 ‘워커는 히틀러’라는 전단이 거리에 난무하는 가운데 브룸 스트리트(Broom Street)라는 극단(劇團)은 섬칫한 풍자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극 말미에 워커가 투신자살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여성 부지사는 ‘워커의 창녀’라는 욕설을 감내해야 했다. 워커의 부인에게는 ‘사슴을 도륙하듯 찢어 죽이겠다’는 극악무도한 협박 편지가 보내졌다.
 
  그러나 표심은 달랐다. 이듬해 6월 5일 주지사 재선거의 형식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워커는 민주당 후보를 압도했다. 재대결을 한 버렛을 7%포인트 차이로 물리쳤다.
 
차기 대선과 민주당의 고민
  ―힐러리 代案·次세대 주자 不在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공화당과 다른 난제를 안고 있다. 공화당이 후보 홍수로 골치를 썩는다면 민주당은 후보 기근이 고민거리다.
 
  대선 후보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가 중도 사퇴할 경우 그를 대신할 경쟁력 있는 중량급 후보를 찾기 힘들다.
 
  대권도전설이 떠도는 당 소속 정치인들은 많다. 해군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짐 웹(Jim Webb) 전 상원의원은 지난해 11월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마틴 오맬리(Martin O’Malley) 메릴랜드 주지사는 “대통령이 특정 집안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고 힐러리를 견제하며 출마 선언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2008년 대선 후보였던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역시 백악관 입성의 꿈을 접지 않은 상태다.
 
  당내에서 강성 리버럴 분파를 대표하는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상원의원의 대권도전설도 끊이지 않는다. 3월 리버럴 성향의 보스턴 글로브지는 지면을 대폭 할애해서 워런의 출마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국적 지명도가 떨어진다. 조직과 자금 동원력에서도 힐러리의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못지않게 큰 문제는 민주당은 공화당과 달리 소장파 대권 주자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차세대 흑인 리더로 일컬어져 왔던 전 뉴욕 시장 코리 부커(Cory Booker) 상원의원과 드발 페이트릭(Debal Patrick)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은 “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고 단언했다. 201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며 전국구 스타로 급부상한 줄리언 캐스트로(Julian Castro) 주택도시개발부(Department of Housing and Urban Development) 장관은 부통령 후보 차출설이, 캐스트로의 쌍둥이 형제인 조아퀸 캐스트로(Joaquin Castro) 하원의원에 대해서는 텍사스 주지사 출마설이 나돈다. 공화당이 워커와 같이 신세대 정치인을 앞세워 차기 대선을 신세대 대(對) 구세대 정치인 간의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 할 경우 이에 대처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저돌적인 정책 추진력
 
  워커의 정책 추진력은 가공할 만하다. 기존 경제·사회 정책들의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망설이던 위스콘신에서 워커는 대담한 정책 실험을 했다. 보수 성향의 정책개혁을 단행했다.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이와 관련해서 워커는 고사(枯死) 직전이던 주 경제를 되살렸다. 전임 주지사의 임기 중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위스콘신 경제. 약 13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실업률은 9.2%에 달했다. 워커는 주지사 취임 즉시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서민과 중산층을 주요 수혜층으로 하는 6억5000만 달러의 소득세 감세 조치를 포함, 대규모 조세 인하 조치 등을 밀어붙였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 기구인 위스콘신 경제개발공사(Wisconsin Economic Development Corporation)를 설립했다.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 경제구조 개혁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도록 했다. 직업교육을 업그레이드하고 창업을 장려했다. 그 결과 14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실업률은 5.2%로 떨어졌다. 창업법인 수는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기업인들은 눈에 띄게 변한 기업환경을 극찬했다. 2012년 경제전문지 《CEO》는 위스콘신을 전국에서 17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주로 선정했다. 2년 전보다 24계단이나 껑충 뛰어오른 기록이었다.
 
  아울러 재정적자를 해소했다. 워커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 위스콘신은 최대 36억 달러에 육박하는 재정적자에 시달렸다. 묻지마 식 지출관행과 비대한 정부조직 때문이었다. 공무원 연금도 심각한 문제였다. 주 공무원들은 한 푼도 내지 않고 퇴직연금을 수령해 왔다. 다른 주 공무원 대비 절반의 비용으로 의료보험 혜택을 누려 왔다.
 
  워커는 이를 바로잡고자 했다. 예산 누수를 막고 정부기구를 통폐합하는 한편 2011년 2월 11일, 2년 동안 3억 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예산 재정비 법안을 입안했다. 공무원 임금을 줄이고 연금제도를 조정하고자 했다.
 
 
  공무원 年金 개혁 성공
 
  개혁은 격렬한 저항에 직면했다. 공무원 노조와 시민단체 등 10여만명의 시위대는 법안 심의가 이뤄지는 주 의회를 겹겹이 포위하고 일부는 점거 농성을 감행했다. 여당 의원들의 출퇴근 길을 가로막고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야당 의원들은 개혁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야반도주를 했다.
 
  워커는 굴하지 않았다. 적자를 줄이고 임기 첫해 흑자예산을 편성하는 데 성공했다. 주 재정 관련 조사와 연구를 담당하는 초당파 기구인 주의회 재정국(Legislative Fiscal Bureau)에 따르면 집권 1년 만에 위스콘신의 예산은 약 4억8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공교육의 질을 높였다. 워커는 교육예산을 재조정했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여서 절약되는 예산을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한 빈곤층 자녀들을 위해 지원했다. 연공서열제로 운영되던 교원 봉급 체계를 고쳤다. 능력과 상관 없이 직무 연한 수에 따라 받던 연봉을 능력에 비례해서 받도록 했다.
 
  교원 노조의 특권에도 맞섰다. 노조가 독점 운영하던 의료보험 상품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던 관행에 종지부를 찍었다. 교사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교육개혁 반대 세력은 “워커의 정책은 공교육을 파탄낼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 수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85.7%에 머물렀던 공교육 이수자 비율은 88%로 올랐다. 초등학교 학생들의 읽기와 수학 학습 능력도 개선됐다. 위스콘신 최대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밀워키 센티널(Milwaukie Sentinel)》의 조사에 따르면 탁월하거나 우수한 읽기 능력을 갖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비율은 32.7%에서 34.9%로 늘었다. 탁월하거나 우수한 수학 능력을 지닌 동학년 학생 비율은 85.7%에서 88%로 높아졌다.
 
작은 정부 보수주의냐 큰 정부 보수주의냐

 
  공화당 경선에서는 두 유형의 보수주의가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워커와 크루즈 그리고 폴 등은 ‘작은 정부 보수주의’를 지향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튼 프리드먼이 이론화하고 레이건 대통령이 실천했으며 티 파티 운동(Tea Party Movement)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작은 정부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한다. 국내 정책에 있어 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불신한다. 한편 부시와 케이식 등은 ‘큰 정부 보수주의’를 추구한다.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임기에 태동해서 기독교 시사지 《월드》 편집장 마빈 올라스키(Marvin Olasky) 등이 정형화시킨 뒤 조지 W. 부시의 대통령 임기 동안 시행된 ‘큰 정부 보수주의’는 사회공동체의 유지와 보존을 중요하게 여긴다. 노약자와 빈곤층, 장애인 등과 같은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강조한다고 해서 ‘동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라고도 불린다. ‘큰 정부 보수주의’는 종교와 시민단체와 함께 정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긴다.
 
  이와 관련, 부시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연방정부가 나서서 학력 측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불법 이민자들의 자녀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교육비를 지원해 주자고 제안한다. 한편 케이식은 주지사 임기 중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의료보험 수혜자를 대폭 늘렸다. 거액의 예산으로 교정개혁을 벌여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지적장애인들의 재활을 도왔다. 공화당 유권자들이 어떤 보수주의를 선택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자금 확보, 검증 통과 여부가 변수
 
  이렇듯 빼어난 자질과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워커는 이상적인 대선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서는 “오바마의 기적을 재연할 인물”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오바마가 그랬듯이 열광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거물 정치인들을 연이어 누른 뒤 백악관에 입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워커는 제2의 레이건”이라는 견해도 있다. 탁월한 대중 친화성으로 중도 성향의 국민들을 아우르면서 보수 성향의 정책개혁을 추진해 낼 적임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소장파 위스콘신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고 차기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많다.
 
  무엇보다 선거운동 인력과 정치자금 확보가 중요하다.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방대한 인력과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용이 필요하다. 전국에 걸쳐 선거운동을 할 조직이 있어야 한다. 정치자금 모금도 만만치 않다. 의회정치 전문지 《더 힐(The Hill)》은 내년 대선에는 2012년 대선의 두 배인 약 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기에 워커가 제2의 레이건, 제2의 오바마가 되기 위해서는 막강한 조직과 자금력을 자랑하는, 부시는 물론 4월 12일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버금갈 정도의 인재와 ‘실탄’을 모아야 한다.
 
  동시에 선두주자의 저주를 극복해야 한다. 선두주자에게는 검증과 견제가 집중된다. 실제로 부시와 선두 다툼을 시작하자마자 언론은 워커에게 한층 더 날카로운 검증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기자들을 총동원해서 어린 시절부터 주 정부 운영기록까지 전방위 취재에 들어갔다.
 
  민주당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까지 나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지 모르는 워커를 공격한다. 워커에겐 낯선 경험이다. 하지만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겪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언론의 관심과 정적들의 비판을 이겨 내야 한다.
 
  끝으로, 지지층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 리버럴 성향의 시사지 《뉴 리퍼블릭(New Republic)》이 지적한 바와 같이 워커의 치명적인 약점은 지지층이 백인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인구 가운데 백인이 89%인 위스콘신이나 소수 인종의 영향력이 얼마 안 되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는 대수로운 사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심각한 문제다. 2012년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 미트 롬니가 그랬던 것처럼 소수 인종 유권자들의 표를 대거 헌납할 경우 대선 승리는 어려워진다. 약점을 보완할 정강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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