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배추 등 結球性 葉菜類, 무·당근 등 뿌리채소가 비교적 안전
⊙ 다시마 많이 먹어도 방사능 예방 효과 어려워, 평상시에 섭취하는 해조류만으로도 충분
⊙ 다시마 많이 먹어도 방사능 예방 효과 어려워, 평상시에 섭취하는 해조류만으로도 충분
- 방사능 피폭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다시마.
일본 후쿠시마현 원전사고의 여파로 국내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자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에서는 괜찮다지만, 국민들 사이에선 이미 방사능 시대에 무얼 먹으면 도움이 될까에 대한 소문이 번지고 있다. 누구도 자신있게 가르쳐 주지 않으니 인터넷에는 ‘방사능에 좋다’는 의약품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판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요오드가 함유된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의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은 정말 좋은 것일까. 요오드가 많다는 해조류는 다 괜찮은 것일까. 궁금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방사능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은 방사성요오드(131I)와 세슘(134Cs, 137Cs)이라는 것이다. 호흡기와 식품 섭취를 통해 들어오는 방사성요오드는 갑상선에 들러붙어 감마선(γ)과 베타선(β)을 방출한다. 이러한 방사선에 의해 인체 내 장기가 피폭되는 것이다. 방사성요오드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요오드화칼륨정과 같은 의약품을 섭취하는데, 이는 하루 권장량의 100배가 넘는 요오드를 한꺼번에 투여해 몸속의 방사성물질을 몰아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방사능 수치가 아직 미미하고 인체에 무해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요오드를 과다 섭취할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방사능 안전관리 신속대응팀 등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방사능과 방사능 해독 식·의약품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 봤다.
대한의사협, 권고문 발표
―지난 3월 25일 의사협회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인터넷 등을 통해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유통되기 때문이다. 그대로 인용해 본다.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서 방사성요오드로 인한 피해는 오염된 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이나 우유의 섭취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체르노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20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발병의 위험이 높고 20세 이상에서는 그 위험도가 무시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방사성요오드의 갑상샘에 대한 섭취는 민감 집단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요오드화칼륨(postassium iodide)을 복용시킴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약제의 효과는 1주 내지 2주밖에는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피폭수준에 도달했다는 명백한 노출의 위험이 없는 한 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한 사람 중 소수에서나마 알레르기 반응, 피부 발적, 침샘염증, 갑상샘 기능 항진 및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로 짧기 때문에 빠르게 방사능이 소실된다. 현재의 상태에서 전국적인 방사선량률 측정수치를 볼 때 건강상 위해를 줄 만한 노출 선량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지금 단계에서 요오드화칼륨을 갑상샘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목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방사선 피폭 선량이 요오드화칼륨의 복용을 필요로 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만 해당 관계당국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인이 요오드화칼륨을 구매하여 비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며, 현재 이것을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또한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요오드가 포함된 식품이나 영양제도 예방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되어 권고되지 않는다.’
현재로선 의사협회의 권고가 유용하다.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호들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 시금치에서 우리 기준치보다 180배 높은 방사성물질 나와
―방사성물질의 식품오염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오염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미국의 TMI원전과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례를 보면 대기로 방출된 각종 방사성물질이 낙진 또는 비를 통해 토양이나 해양을 오염시켰다. 오염된 토양과 해양에서 자란 농산물과 수산물에 흡수돼 축적된 방사성물질이 결국 인체에 옮겨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에 노출된 음식을 먹을 경우 구토와 탈모 등과 같은 신체적 이상과 급성 방사선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방사선증후군(Acute Radiation Syndrome·ARS)이란 전신이 1Sv(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말하는데, 1Sv는 1년간 노출되는 자연방사선량의 약 300배에 해당하는 양으로 골수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소화기계와 심혈관계 등의 다른 장기는 1Sv의 10배에 이르는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일본 식품의 방사능 오염 정도는 얼마나 되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縣) 인근 히타치시(市)에서 재배한 시금치에서 kg당 5만4000 Bq(베크렐)의 방사성요오드 및 1931Bq의 세슘이 검출됐으며, 이바라키시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는 kg당 2만4000Bq의 방사성요오드 및 69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에서 운용하는 방사성요오드 및 세슘의 식품 기준치보다 각각 약 180배, 5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시금치를 매일 50g 섭취 시 연간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21.7mSv (밀리시버트) 수준이다. 이는 연간 자연 방사선량(2.4mSv)의 9배 정도 높은 수준이며, CT 1회 촬영 시 몸에 쐬는 방사선량(6.9mSv)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에서 멜론, 호박, 커피, 로즈마리, 산초, 바나나잎, 파, 바닐라, 후추, 고추냉이 등의 농산물, 임산물과 청주, 과자, 소스류, 캔디류, 기타가공품, 복합조미식품, 볶은 커피, 수산물가공품, 국수, 초콜릿가공품 등의 가공식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방사성물질은 공기 중 먼지와 함께 식품에 붙어
―시금치 등과 같이 잎이 넓은 채소류에서 특히 방사성물질이 많이 검출되는 이유가 있나.
“방사성요오드 등의 방사성물질은 대기 중에서 미세한 분진과 함께 공중에서 떨어져 잎 표면에 달라붙는다. 따라서 잎 표면이 위를 향한 시금치 등의 채소류에서 다른 채소에 비해 비교적 높은 농도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배추 등과 같이 잎이 겹쳐 있는 공모양의 잎채소류(결구성 엽채류·結球性葉菜類)는 비결구성 채소(잎이 겹쳐 있지 않지만 공모양을 하고 있는 채소)보다 방사성물질이 덜 달라붙는가.
“양배추 등의 결구성 채소류는 밭에서 수확한 후 출하를 할 때 바깥의 두꺼운 잎을 2~3장 없애게 된다. 낙하한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분진은 바깥의 잎에 붙게 된다. 겉의 잎을 없애면 거기에 붙어 있던 방사성물질도 상당 부분 함께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무, 당근 등과 같이 뿌리를 먹는 채소는 덜 오염된다고 봐야 할 텐데 맞는가.
“뿌리채소는 지상에 나와 있는 부분을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방사성물질이 붙어 있지 않다고 본다.”
―방사선 피폭 시 우리가 복용할 수 있는 의약품에는 어떤 것이 있고,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방사선 피폭 시 의약품으로는 방사성요오드가 인체(갑상선)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요오드화칼륨(KI)과 위장관계에서 세슘을 포획해 대변으로 배출하는 프루시안블루 캡슐(500mg)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되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게 된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는 요오드가 많이 함유돼 있다. 그럼 이런 것들을 많이 먹으면 방사능 피폭 예방에 도움이 되나.
“우리가 방사능 피폭 시 복용하는 요오드화칼륨정은 요오드화칼륨 130mg (요오드 121.5mg)을 함유하고 있다. 다른 음식에 비해 다시마와 미역 등에 요오드가 함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방사능 피폭을 막으려면 요오드를 1일 130mg 정도 먹어야 한다. 요오드가 가장 많다는 다시마에는 100g당 요오드가 136.5mg 들어있다. 그렇다고 마른 다시마를 매일 100g씩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칫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다시마 복용이 도움은 되지만 예방효과까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마 말고 방사능에 도움되는 음식은.
“해조류가 다 도움이 된다. 다시마보단 못하지만 100g당 미역에 11.6mg, 김에 3.8mg의 요오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오키나와 노인의 다시마 섭취량이 일본 본토 주민의 2배라는 점을 보면 다시마는 꼭 방사능 오염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넘어 웰빙 식품이라고 할 만하다.”
―다시마 등을 얼마나 더 먹어야 하나.
“우리 국민들의 식생활에서 이미 김, 미역, 다시마 등은 빠질 수 없는 식품이다. 외국인들에 비해 평소에도 자주 먹는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우리는 이미 1일 권장량(다시마 기준 6~8g)을 몇 배 초과해서 이런 음식들을 먹고 있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해서 이런 음식 섭취를 갑자기 늘리면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으므로 전문가 등과 상의하지 않으면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된다.”
―방사성요오드가 해롭다면서 또 요오드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란 건 무슨 얘기인가.
“요오드는 방사성요오드와 일반적인 비(非)방사성요오드로 나뉜다. 비방사성요오드는 자연요오드이다. 우리 몸은 요오드가 들어오면 갑상선에 쌓아 놓는다. 일정량이 되면 더 쌓지 않고 몸밖으로 내보낸다. 만약 자연요오드로 일정량을 채워 놓으면 방사성요오드가 들어오더라도 쌓아놓지 않고 배설해 버린다. 이런 원리로 방사성요오드에 대한 치료를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너무 많이 요오드를 먹으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오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은 정말 좋은 것일까. 요오드가 많다는 해조류는 다 괜찮은 것일까. 궁금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방사능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은 방사성요오드(131I)와 세슘(134Cs, 137Cs)이라는 것이다. 호흡기와 식품 섭취를 통해 들어오는 방사성요오드는 갑상선에 들러붙어 감마선(γ)과 베타선(β)을 방출한다. 이러한 방사선에 의해 인체 내 장기가 피폭되는 것이다. 방사성요오드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요오드화칼륨정과 같은 의약품을 섭취하는데, 이는 하루 권장량의 100배가 넘는 요오드를 한꺼번에 투여해 몸속의 방사성물질을 몰아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방사능 수치가 아직 미미하고 인체에 무해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오히려 요오드를 과다 섭취할 경우 갑상선 기능 이상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방사능 안전관리 신속대응팀 등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방사능과 방사능 해독 식·의약품에 관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 봤다.
대한의사협, 권고문 발표
―지난 3월 25일 의사협회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권고문을 발표했는데….
“인터넷 등을 통해 잘못되거나 과장된 정보가 유통되기 때문이다. 그대로 인용해 본다. ‘1986년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에서 방사성요오드로 인한 피해는 오염된 농장에서 생산된 농작물이나 우유의 섭취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체르노빌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20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발병의 위험이 높고 20세 이상에서는 그 위험도가 무시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방사성요오드의 갑상샘에 대한 섭취는 민감 집단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요오드화칼륨(postassium iodide)을 복용시킴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약제의 효과는 1주 내지 2주밖에는 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피폭수준에 도달했다는 명백한 노출의 위험이 없는 한 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한 사람 중 소수에서나마 알레르기 반응, 피부 발적, 침샘염증, 갑상샘 기능 항진 및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성요오드는 반감기가 8일로 짧기 때문에 빠르게 방사능이 소실된다. 현재의 상태에서 전국적인 방사선량률 측정수치를 볼 때 건강상 위해를 줄 만한 노출 선량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지금 단계에서 요오드화칼륨을 갑상샘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목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방사선 피폭 선량이 요오드화칼륨의 복용을 필요로 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만 해당 관계당국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개인이 요오드화칼륨을 구매하여 비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며, 현재 이것을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또한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요오드가 포함된 식품이나 영양제도 예방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되어 권고되지 않는다.’
현재로선 의사협회의 권고가 유용하다.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호들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 시금치에서 우리 기준치보다 180배 높은 방사성물질 나와
―방사성물질의 식품오염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오염된 식품을 섭취할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미국의 TMI원전과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례를 보면 대기로 방출된 각종 방사성물질이 낙진 또는 비를 통해 토양이나 해양을 오염시켰다. 오염된 토양과 해양에서 자란 농산물과 수산물에 흡수돼 축적된 방사성물질이 결국 인체에 옮겨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양의 방사성물질에 노출된 음식을 먹을 경우 구토와 탈모 등과 같은 신체적 이상과 급성 방사선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방사선증후군(Acute Radiation Syndrome·ARS)이란 전신이 1Sv(시버트)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된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을 말하는데, 1Sv는 1년간 노출되는 자연방사선량의 약 300배에 해당하는 양으로 골수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소화기계와 심혈관계 등의 다른 장기는 1Sv의 10배에 이르는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일본 식품의 방사능 오염 정도는 얼마나 되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縣) 인근 히타치시(市)에서 재배한 시금치에서 kg당 5만4000 Bq(베크렐)의 방사성요오드 및 1931Bq의 세슘이 검출됐으며, 이바라키시에서 재배된 시금치에서는 kg당 2만4000Bq의 방사성요오드 및 690Bq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에서 운용하는 방사성요오드 및 세슘의 식품 기준치보다 각각 약 180배, 5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시금치를 매일 50g 섭취 시 연간 인체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21.7mSv (밀리시버트) 수준이다. 이는 연간 자연 방사선량(2.4mSv)의 9배 정도 높은 수준이며, CT 1회 촬영 시 몸에 쐬는 방사선량(6.9mSv)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에서 멜론, 호박, 커피, 로즈마리, 산초, 바나나잎, 파, 바닐라, 후추, 고추냉이 등의 농산물, 임산물과 청주, 과자, 소스류, 캔디류, 기타가공품, 복합조미식품, 볶은 커피, 수산물가공품, 국수, 초콜릿가공품 등의 가공식품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방사성물질은 공기 중 먼지와 함께 식품에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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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7일 오후 이마트 서울 용산역점의 김, 미역, 다시마 상품 진열대가 일부 비어 있다. 이들 상품이 방사선 피폭 때 효과 있다고 알려진 데 따라 고객들이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
“방사성요오드 등의 방사성물질은 대기 중에서 미세한 분진과 함께 공중에서 떨어져 잎 표면에 달라붙는다. 따라서 잎 표면이 위를 향한 시금치 등의 채소류에서 다른 채소에 비해 비교적 높은 농도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배추 등과 같이 잎이 겹쳐 있는 공모양의 잎채소류(결구성 엽채류·結球性葉菜類)는 비결구성 채소(잎이 겹쳐 있지 않지만 공모양을 하고 있는 채소)보다 방사성물질이 덜 달라붙는가.
“양배추 등의 결구성 채소류는 밭에서 수확한 후 출하를 할 때 바깥의 두꺼운 잎을 2~3장 없애게 된다. 낙하한 방사성물질을 함유한 분진은 바깥의 잎에 붙게 된다. 겉의 잎을 없애면 거기에 붙어 있던 방사성물질도 상당 부분 함께 없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 무, 당근 등과 같이 뿌리를 먹는 채소는 덜 오염된다고 봐야 할 텐데 맞는가.
“뿌리채소는 지상에 나와 있는 부분을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방사성물질이 붙어 있지 않다고 본다.”
―방사선 피폭 시 우리가 복용할 수 있는 의약품에는 어떤 것이 있고, 인체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방사선 피폭 시 의약품으로는 방사성요오드가 인체(갑상선)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요오드화칼륨(KI)과 위장관계에서 세슘을 포획해 대변으로 배출하는 프루시안블루 캡슐(500mg)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수준의 방사선이 검출되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하게 된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에는 요오드가 많이 함유돼 있다. 그럼 이런 것들을 많이 먹으면 방사능 피폭 예방에 도움이 되나.
“우리가 방사능 피폭 시 복용하는 요오드화칼륨정은 요오드화칼륨 130mg (요오드 121.5mg)을 함유하고 있다. 다른 음식에 비해 다시마와 미역 등에 요오드가 함유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방사능 피폭을 막으려면 요오드를 1일 130mg 정도 먹어야 한다. 요오드가 가장 많다는 다시마에는 100g당 요오드가 136.5mg 들어있다. 그렇다고 마른 다시마를 매일 100g씩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칫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다시마 복용이 도움은 되지만 예방효과까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마 말고 방사능에 도움되는 음식은.
“해조류가 다 도움이 된다. 다시마보단 못하지만 100g당 미역에 11.6mg, 김에 3.8mg의 요오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오키나와 노인의 다시마 섭취량이 일본 본토 주민의 2배라는 점을 보면 다시마는 꼭 방사능 오염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넘어 웰빙 식품이라고 할 만하다.”
―다시마 등을 얼마나 더 먹어야 하나.
“우리 국민들의 식생활에서 이미 김, 미역, 다시마 등은 빠질 수 없는 식품이다. 외국인들에 비해 평소에도 자주 먹는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면 우리는 이미 1일 권장량(다시마 기준 6~8g)을 몇 배 초과해서 이런 음식들을 먹고 있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해서 이런 음식 섭취를 갑자기 늘리면 앞서 언급했듯이 다른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으므로 전문가 등과 상의하지 않으면 엉뚱한 피해를 입게 된다.”
―방사성요오드가 해롭다면서 또 요오드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란 건 무슨 얘기인가.
“요오드는 방사성요오드와 일반적인 비(非)방사성요오드로 나뉜다. 비방사성요오드는 자연요오드이다. 우리 몸은 요오드가 들어오면 갑상선에 쌓아 놓는다. 일정량이 되면 더 쌓지 않고 몸밖으로 내보낸다. 만약 자연요오드로 일정량을 채워 놓으면 방사성요오드가 들어오더라도 쌓아놓지 않고 배설해 버린다. 이런 원리로 방사성요오드에 대한 치료를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너무 많이 요오드를 먹으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오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