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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老수녀의 죽음과 日 아키타 성모상

목격자, “산 사람이 울고 있다는 느낌 받았다”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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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병원에서는 ‘인간의 눈물’이라고 확인
⊙ 1975년부터 81년까지 101차례 눈물
⊙ 순례단 이끌던 한국 신부도 목격… 불치병 판정받은 뇌종양 환자 치유되기도
⊙ 지난 8월 15일, 눈물 흘리는 성모상의 이적 체험한 사사가와 수녀 선종
⊙ 일본 도쿄12채널 TV에서 1979년 12월 8일 밤 1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눈물 흘리는 아키타 성모상 촬영해 보도… 뇌종양 치유도
⊙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브라질, 멕시코, 페루, 이탈리아 등지에서 피와 눈물 흘리는 성모상 목격
일본 아키타현 수도원의 성모상. 1975년부터 81년까지 101차례 눈물을 흘렸다.
  지난 1998년 8월 14일, 연합뉴스의 한 일본 특파원이 〈눈물 흘리는 기적의 아키타 성모상〉이라는 기사를 썼다. 천주교에서 8월 15일은 ‘성모몽소승천대축일’(Feast of the Assumption of the Blessed Virgin Mary)로 부르며,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가 선종(善終)한 후 하느님이 마리아를 하늘나라에 들어 올리셨음을 기리는 뜻깊은 날이다.
 
  연합뉴스 기사는 이 대축일을 앞둔 기사로, 일본 혼슈섬 동북쪽 아키타현(秋田縣)에 한국 천주교 신자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사 일부를 인용하면 이렇다.
 
  〈[아키타시(市)는] 쌀과 온천의 고장이라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것이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어느 때부턴가 한국인 순례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인근 다이헤이산(太平山) 자락의 성체봉사회 수녀원에는 눈물을 흘린다는 기적의 성모상이 있기 때문이다. (하략)〉

 
 
  “눈물이 콧등과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
 
일본 혼슈섬 아키타 수도원에 있는 눈물을 흘린 성모상.
  연합뉴스는 아키타 성모상의 기적이 1973년부터 시작됐으며 ‘아키타 성체봉사회’의 사사가와(笹川) 수녀가 이적(異蹟)을 체험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그해 6월 28일 사사가와 수녀의 손바닥에 십자 모양의 상처가 생겼고 이 성체봉사회 수도원에 있던 성모 마리아상에도 똑같은 상처가 생겨나 피가 스며 나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나무로 만든 성모상이 1975년 1월 4일부터 81년 9월 15일까지 무려 101차례나 눈물을 흘렸다고 전한다. 다음은 연합뉴스 기사 중 일부다.
 
  〈이를(성모상의 눈물을) 네 차례나 목격한 니가타 교구의 이토(伊藤) 주교는 초자연 현상으로 인정하고 교황청의 허락을 얻어 1984년 4월 22일 (이 성모상에) 경배해도 좋다는 승인 서한을 보냈다.〉(연합뉴스 1998년 8월 14일)
 
  그런데 이 놀라운 현상과 깊이 관련된 사사가와 수녀(1931~2024)가 지난 8월 15일 선종했다. 공교롭게도 성모 마리아가 하늘로 올림을 받은 대축일이었다.
 

  사사가와 수녀가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를 들은 이 ‘눈물’의 성모상 크기는 좌대부터 97cm, 전신상 높이 68cm로 알려져 있다. 가쓰라참나무 원목으로 조각된 이 성모상을 제작한 이는 불교 조각가였다고 한다.
 
  또 성모상의 “양쪽 눈이 빛나며 눈물이 고이고 넘쳐흘러 떨어지는 광경”이 목격됐으며, “산 사람이 울고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목격자도 있다. 이와 함께 “눈물이 눈 언저리에서 솟아나 콧등과 볼을 타고 주르르 흘러, 선 채로 눈물을 펑펑 흘리고있는 인간의 경우와 똑같았다. 눈물방울은 턱밑에서 구슬처럼 맺히거나 옷섶에 고이거나 치마 주름을 따라 흘러 떨어져 발디딤대를 적셨다”는 수도회 영성지도 사제 야스다 데이지 신부의 증언이 있다.
 
  이 증언을 《월간조선》에 전한 정종휴(鄭鍾休) 전 교황청 한국 대사(전남대 명예교수)는 “아키타 성모상이 눈물을 같은 날 여러 번 흘리기도 했고, 한 달에 20번 이상 흘리기도 했다. 몇 달이고 흘리지 않기도 했다”며 “대학병원에서는 ‘인간의 눈물’이라고 확인했다. 수백 명의 증인이 있고 101번의 눈물을 닦은 탈지면이 날짜별로 보존되어 있다”고 밝혔다.
 
 
  “천상으로부터의 아름다운 소리만은 명확히 이해”
 
말년의 사사가와 수녀(1931~2024년).
  저명한 민법학자이기도 한 정 전 대사는 1987년 여름 아키타 수도원을 방문 시, 이토 주교를 만나 성모상의 눈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또 2007년 사사가와 수녀를 처음 만난 이래 선종할 때까지 사사가와 수녀와 인연을 이어왔다.
 
  ― 사사가와 아네스 수녀는 어떤 분인가요?
 
  “19세 때 맹장수술 도중 중추신경 마비로 16년간 병상에서 지내셔야 했다. 그러던 중 간호사의 도움으로 입교 후 병세가 호전되셨다고 한다. 이후 나가사키의 성모수녀회에 입회했으나 건강 악화로 4개월 만에 수도 생활을 중단하셨고, 프랑스 루르드 성지(聖地)의 샘물로 건강을 회복하셨다고 전한다.
 
  니가타현 묘코(妙高)고원의 한 공소에서 교리교사로 지내시다 1969년 아키타의 성체봉사수녀회에 입회하셨다. 어느 날 수도원장과 통화 중 돌연 청력을 잃고 독순술(讀脣術)로 소통했는데 입술의 움직임이 없으면 아무런 신호도 포착할 수 없는 완전한 음향 부재(不在)의 상태로 지내셨다. 천상으로부터의 아름다운 소리만은 명확히 이해하셨다고 전한다.”
 
  ― 아키타의 성체봉사수도회는 어떤 곳인가요?
 
  “여자 재속(在俗) 수도단체다. 여느 수도자들처럼 가난, 정결, 순명(順命)의 복음적 권고를 서원하고 순례자와 묵상자들에게 봉사한다. ‘걸어 다니는 가르멜’(관상수도)이자 ‘사회 속에 생활하는 트라피스트’(봉쇄수도), 또한 ‘사회 속의 관상 생활’(24시간 교대로 성체 조배)을 지향하는 수도회로 알려져 있다.”
 
  ― ‘눈물’ 성모상과 관련한 결정적 증거도 있나요?
 
  “일본 도쿄12채널 TV에서 1979년 12월 8일 밤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눈물을 흘린 모습을 촬영, 전국에 방영했다. 또 1979년 5월 26일 오후 4시 40분경부터 30분간 눈물을 흘리는 것을 당시 한국 순례단을 이끄시던 오기선(吳基先·1907~1990년) 요셉 신부가 목격한 일도 있다.”
 
  ― 오기선 신부는 전쟁고아 2000명을 돌본 ‘고아의 대부(代父)’로 알려진 분이시지요?
 
  “오 신부는 1979년 5월 26일 처음으로 아키타에 오셨다. 그때 뜻하지 않게 성모상의 눈물을 목격해 강렬한 충격을 받으셨다고 한다. 당시 흘린 성모상의 눈물 사진을 한국으로 가져가 서울의 레지오 마리애(Legio Mariae) 회원, 기타 성모 신심이 두터운 사람들에게 배포하셨다고 한다.”
 
 
  불치 판정 받은 뇌종양 환자 치유
 
  앞서 한국천주교의 대표적인 신문인 《가톨릭신문》은 정확히 10년 전에 〈101차례 눈물의 기적 일어났던 일본 ‘아키타 성모성지’를 가다〉라는 제목의 르포 기사를 보도한 적도 있다.
 
  〈이 기적이 일어난 이후 선교가 활발해졌고 아키타 성모의 전구(轉求)로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뇌암으로 식물인간이 된 신자가 아키타 성모의 전구를 통해 기적적으로 치유되기도 했다. (중략)
 
  인천국제공항에서 아키타까지 주 3회 직항편이 운항하고 있어 한국에서 많은 순례자들이 성체봉사회 수녀원을 찾고있다. 수녀원에는 순례자들을 위한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어 피정 등으로 필요한 경우 이용할 수 있다.〉(《가톨릭신문》 2014년 11월 18일자 9면)

 
  일본인 야스다 데이지 신부가 쓴 《아끼다의 성모마리아》(성요셉출판사, 1987)에는 1981년 7월 가톨릭병원으로부터 ‘뇌종양’ 불치 판정을 받은 천선옥(千善玉) 씨의 사연이 실려있다. 이 책을 국내 번역한 이가 바로 오기선 신부다.
 
  《아끼다의 성모마리아》에 따르면, 병원 치료를 포기하고 식물인간 상태로 집에 돌아온 천 씨에게 아키타의 성모가 6개월간 3번이나 나타난 뒤인 1981년 12월 9일 촬영한 X레이 사진에서 뇌종양이 완전히 소실되는 현상이 일어나 건강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눈물의 성모상을 찾는 신자들의 발길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사가와 수녀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커졌다. 반면에 교회 내부의 박해도 심해졌다고 한다. 성모 발현을 인정한 이토 주교의 후임 주교가 사사가와 수녀를 아키타 수도원에서 축출했고, 1987년 12월 8일(원죄 없으신 동정마리아 대축일·Feast of the Immaculate Conception)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아키타 성모상의 눈물에 관한 책자도 불태웠다고 전한다. 수도자들에게는 수도원을 떠나든지, 남아있으려면 ‘성모상의 눈물’에 관하여는 일체 대화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
 
 
  교황청도 인정
 
정종휴 전 교황청 한국대사.
  그러나 일본의 탄압 분위기와는 달리 1988년 6월, 교황청의 신앙교리성 장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훗날 교황 베네딕토 16세·1927~2022년)은 아키타의 사건과 메시지가 신뢰할 만하고 신앙에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도 즉위 후 첫 로사리오 기도성월(Holy Month of the Rosary)을 맞아 2013년 10월 12일 아키타 성체봉사회를 포함, 세계의 성모 발현지 10곳을 택해 로사리오 기도를 생중계하도록 했다. 아키타를 관할하는 니가타 교구의 기쿠치 이사오 주교(현 도쿄대교구 추기경), 주일 교황청 대사 조세프 체노투 대주교를 비롯하여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국 각지, 해외에서까지 모여들었다. 밤 11시부터 세계 10곳에서 묵주기도 릴레이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사사가와 수녀의 말년은 어땠을까? 정 전 대사는 한국의 신자들과 함께 자주 사사가와 수녀를 찾아갔다고 전한다. 다음은 정 전 대사와의 문답이다.
 
  ― 사사가와 수녀님의 삶은 이후 달라졌나요?
 
  “유명한 포르투갈 파티마(Fátima)에서 성모 발현을 본 루치아 수녀는 수년 뒤 파티마를 떠나 2005년 2월 97세로 선종할 때까지 파티마에 들어가지 못하셨다. 마찬가지로 사사가와 수녀도 수도원을 나온 이래 아키타 본원에 들어가지 못하셨다. 지바현 야치마타에 기거하던 사사가와 수녀는 2014년부터는 구마모토에 기거하셨다.”
 
  ― 말년의 모습은 어땠나요?
 
  “구마모토에서 2년 전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8년간 사사가와 수녀를 뒷바라지한 마스다 수녀는 사사가와 수녀가 얼마나 기도 생활과 관상 생활에 열심이셨는지, 가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셨다고 했다.”
 
  ― 유해는? 그리고 장례미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생전 의향에 따라 유해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대학병원에 그대로 기증됐고, 장례미사도 성당 평일 미사로 조용히 치렀다고 한다. 마스다 수녀 말씀으로는 아키타수도원 본원에서 수도자들만의 추모미사가 봉헌됐고 날짜와 시간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짐을 여기 놓고 가라’
 
사사가와 수녀와 재미교포 이안나씨.
  기자는 사사가와 수녀와 만났던 재미교포 이안나 씨와 소셜미디어로 소통했다. 이 씨와 그의 남편 이수동 씨는 미국에서 성공한 IT기업(디시전포인트 소프트웨어社) 회장으로 여러 해 동안 워싱턴DC에 온 해외 한국 주재원들과 교유하며 이들에게 가톨릭 세례를 받게 이끌었다고 한다. 이들 주재원들이 국내로 돌아간 후 ‘한마음회’라는 친목 모임을 만들 정도로 부부의 영향력이 컸다고 한다.
 
  2018년 10월 정종휴 전 대사와 함께 사사가와 수녀를 방문한 이안나 씨는 사사가와 수녀와의 만남에 대해 이런 추억을 전했다.
 
  “초인적인 맑은 눈빛과 ‘네가 내 가족같이 생각이 든다’며 따뜻하게 안아주시던 포근함, 그리고 ‘네가 기도할 때 늘 내가 함께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또 ‘네 기도 회원들에게도, 그들이 기도할 때 늘 함께한다는 것을 말해 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모든 짐을 여기 놓고 가라’고 하신 수녀님의 말씀에 많은 위로와 평안함을 느끼게 되었다.”
 
  사사가와 수녀가 직접 만든 묵주와 묵주 파우치를 이 씨에게 전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 사사가와 수녀님을 통해 특별한 체험을 하신 적은 있나요?
 
  “처음 뵐 때 제 며느리가 몹시 크게 다쳤는데 큰 상처가 남지 않았던 것과, 비행기 기내에서 커피를 쏟아 흰 코트가 (엉망이 됐는데도) 세탁 후 전혀 얼룩이 남지 않아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사가와 수녀가 전해 들었다는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
  “앞으로도 많이 많이 기도하여라”

 
  사사가와 수녀는 1973년 한 해 동안 모두 3차례에 걸쳐 아키타의 성모 마리아에게서 ‘특별한’ 음성의 메시지를 받았다. 사사가와 수녀가 들었다는 메시지를 일부 요약하면 이렇다.
 
  ▲성모 마리아의 첫 번째 메시지(1973년 7월 6일)=“귀의 부자유는 괴롭지. 꼭 나을 것이니 인내해 다오. … 너는 세례 받고 나서 오늘날까지 교황, 주교, 사제를 위해 잊지 않고 기도를 잘해 주었다. 앞으로도 많이 많이 기도하여라.” (사사가와 수녀는 이후 천사의 예고에 따라 1982년 5월 30일 성령강림대축일 미사 중에 완치되었다고 전한다.)
 
  ▲두 번째 메시지(1973년 8월 3일)=“성부께서는 이 세상에 대해 진노하고 계심을 알리기 위해 전 인류 위에 큰 벌을 내리려 하신다. 기도, 고행, 가난, 용기 있는 희생은 성부의 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세 번째 메시지(1973년 10월 13일)=“만일 사람들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성부께서는 전 인류에 큰 벌을 내리려 하고 계신다. 우리에게 남겨진 무기는 묵주와 내 아들이 남긴 성사뿐이다. 매일 묵주기도를 하여라. 묵주를 갖고 주교와 사제를 위해 기도하여라. 절박한 재난으로부터 구조할 수 있는 것은 나뿐이다. 내게 다가와 의지하는 이는 도움을 받을 것이다.”
 
  아르헨티나에도 피 흘리는 성모상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성당에서 발견된 피눈물 성모상.
  아키타 성모상의 눈물처럼 각종 성모상과 성모 이미지 등에서 피나 눈물이 흘렀다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과학적으로 믿기 힘들지만 소셜미디어를 타고 널리 확산됐다.
 
  지난 2022년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르헨티나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의 작은 마을에 있는 성모상에서 발생했다. 이 현상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다가, 2022년 델 에스테로의 비나라 성당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성모상이 목격되면서 다시 주목을 끌었다.
 
  2000명이 거주하는 이 마을 주민들은 피눈물 성모상에 매우 충격을 받았으며 “성모가 감사와 치유를 베풀었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들은 그러나 이를 나쁜 징조로 여겼으며 또 다른 그룹은 이 현상을 아예 믿지 않았다고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현상은 3월 26일부터 시작됐으며, 이후 9일 동안 연속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목격한 아르헨티나 《인포바에(Infobae)》지의 오마르 비야반센시오 기자는 이렇게 주장했다.
 
  “나는 테르마스에서 성모의 행진을 취재하고 있었고, 성모가 다른 이미지와 함께 나오게 되었다. 갑자기 내 몸에서 무언가 묵직한 것이 강하게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성모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고 그녀가 울고있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적으로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고, 몇 초 동안 장미 향기를 느꼈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앞서 아르헨티나에서는 1936년(산타페주의 예수회 성당 성모 초상화), 2012년(산타페주의 데사타누도스 성모상), 2021년(로사리오의 성 도밍고 사비오 본당)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목격되었다.
 
 
  “성모상에서 나온 액체가 혈액이라는 사실 확인”
 
콜롬비아 부카라망가 지방에서 촬영한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
  한편 2022년 콜롬비아 부카라망가 지방의 주민들이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리는 현상을 목격, 이를 ‘종교적 현시(顯示)’로 간주한 일도 있었다. 사진과 비디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제가 됐으며 디지털 플랫폼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이 특별한 현시는 이 지역의 가톨릭 신자들이 주일마다 모이는 ‘카피야 에르미타스 델 디비노 니뇨 헤수스 엘 우에르파니토’ 성당에서 목격했다. 에드가르 실바 신부와 교회의 다른 일꾼들이 성모 마리아상의 눈에서 나온 액체가 혈액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는 영상에서 한 남성이 에드가르 실바 신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바 신부는 “성모 마리아가 (2022년) 9월 3일과 8일 두 차례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9월 3일 토요일에 같은 공동체의 한 사람이 나에게 전화해 주었고, 내가 성모 앞을 지나갈 때 성모가 왼쪽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른쪽 눈에는 핏방울이 있었지만 흘러내리지는 않았다”고 회상하며, 액체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그것이 실제로 혈액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주장했다.
 
  실바 신부에 따르면, 성모상은 이후 여러 날 동안 피눈물을 흘렸으며, 9월 8일 가톨릭 교회가 성모의 탄생(Feast of the Nativity of the Blessed Virgin Mary)을 기념하는 날에 또다시 ‘기적적인’ 사건을 일으켜 수백 명의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했다고 한다. 계속된 실바 신부의 증언이다.
 
  “두 번째 현상은 (9월) 8일 목요일 일어났다. 오전 8시 30분쯤 성모님에게 주어진 머리 덮개를 씌우기 위해 내려갔고, 왼쪽 눈에서 핏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오른쪽 눈은 이미 빨개져 있었고, 나는 반시간 정도 기다리며 그 핏방울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우리는 이것이 성모님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믿는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피눈물 성모상 은밀히 찾아
 
  칠레에서도 목격담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2010년 12월 칠레 산티아고의 킨타 노르말에 있는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로스 돌로레스’ 성당에서 성모상에서 눈물이 흐르고있는 것을 한 주민이 보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2010년 2월 8.8도 지진 이전에도 “성모님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몇몇 신자들은 “이것이 칠레에서 나쁜 일이 일어날 예고”라고 말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성모님이 올해 발생한 모든 재난을 위해 눈물을 흘리셨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2년에는 칠레 항구도시 산안토니오의 로가야르도에 있는 ‘루르드의 성모’ 이미지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성모의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 바니시(니스, 광택제)라고 알려졌지만, 일부 신자들은 그것이 피일 것이라고 믿고있다.
 
  이탈리아에서도 두 가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 하나는 1953년 시칠리아주 시라쿠사에서, 또 하나는 1995년 라치오주 치비타베키아에서 일어났다. 시라쿠사에서는 석고로 만든 성모상이 나흘 동안 눈물을 흘렸다. 이 현상은 신자들의 신비로운 신체 치유와 함께 일어났는데, 공식적으로 인정된 치유는 300건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성모상에서 눈물이 떨어진 날에 이러한 치유가 발생했다.
 
  당시 화학 분석이 이뤄졌고, 그 액체는 인간의 눈물과 호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현상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선언되었고, 시칠리아 주교단은 이 눈물의 기적을 선언하며 성소 건축을 요청했다.
 
  치비타베키아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사례는 1995년 2월 2일부터 3월 15일까지 성모상이 피눈물을 흘린 사건이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피눈물’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며 그 성모상에 면류관을 씌우고, 여러 차례 은밀히 방문해 기도했다고 한다.
 
 
  종교 떠나 ‘눈물 맺힌’ 성모상의 의미
 
  이 밖에 2016년 브라질 리오 쿠아르토 대성당, 2023년 멕시코 이달고주의 후에후틀라 데 레예스시의 한 성모 마리아 이미지, 2015년 페루 타크나 거리에 위치한 한 주택에서 성모 마리아 이미지의 오른쪽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적이 목격됐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잊을 만하면 목격되는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찾는 분석에 앞서, 또는 초자연적 표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급박하고 여유 없는 우리의 현실을 뒤돌아보며 성찰하고 회개하라고 호소하는 사랑의 메시지로 풀이하는 것은 어떨까?
 
  한 해가 저물어가는 길목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들리는 전쟁과 죽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에, 종교를 떠나 ‘눈물 맺힌’ 성모상의 의미를 새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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