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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탐구

MZ세대 눈에 비친 이재명과 윤석열

3월이 돼야 누구를 찍을지 결정할 것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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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은 惡인 것 같지만 일 잘해 vs 윤석열은 惡은 아닌데 무능해 보여
⊙ 후보자 도덕성 관심 없고, 反文에 호응 없고, 개인 윤석열 대 이재명의 싸움일 뿐
⊙ 이탈리아 ‘오성운동’ 정당 같은 신생 정당 출현 가능

[편집자 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했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가 윤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등 달라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2021년 12월 27~29일)에서는 이 후보가 35.5%, 윤 후보가 30.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1월 10~11일)에서는 윤 후보가 39.2%, 이 후보가 36.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선거 판세를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대선(大選)이라는 평가가 많다. 확실한 점은 MZ세대(1980년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이번 선거판을 좌지우지할 조짐을 보이자,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 모두 2030의 마음 잡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월간조선》은 2021년 12월 22일~1월 6일 사이에 총 16명의 MZ세대 유권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령별로는 20대 9명, 30대 7명이었고, 성별은 남성 8명, 여성 8명이었다. 2030세대의 눈에 비친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어떤 모습일까. 편의를 위해 정치인의 직함은 이하 생략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1월 28일, 여의도 하우스커피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청년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2021년 11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 참여한 모습.
  그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대선이라지만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고 했다. 이들의 마음을 잡겠다며 ‘2030 전용 공약’을 두 후보가 쏟아내고 있지만 “마음에 와닿는 공약은 없다”고 했다.
 
  인터뷰에 응한 16명 중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져도 지지 후보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5명뿐이었다. 이재명 지지자가 2명(30대 남성, 여성), 윤석열 지지자가 3명(20대 남성 2명, 여성 1명)이었다. 나머지 11명은 “3월이 돼야 누구를 찍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11명 중 2명(30대 여성, 20대 여성)은 원래 윤석열을 뽑으려고 했는데 최근 안철수 지지로 돌아섰다고 했다. 고로 현시점에서 윤석열 3명, 이재명 2명, 안철수 2명, 부동층 9명인 셈이다.
 
  윤석열 지지자와 이재명 지지자는 과거부터 확실한 투표 성향을 보였고, 극과 극의 시각을 갖고 있었다.
 
  윤석열 지지자 A씨(20대 남성·학생)의 얘기다.
 
  “저는 무조건 윤석열입니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앞으로 더한 의혹이 나와도 윤석열을 찍을 겁니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저도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를 찍었고, 이번에도 누가 나오든 국민의힘(이하 국힘)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문재인도 싫고, 민주당의 행태가 너무 싫습니다. 운동권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북한 퍼주기만 생각하고, 말도 안 되는 경제 정책으로 나라 꼴을 박살 내고,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고, 내로남불로 점철된 민주당을 도저히 뽑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지지자 B씨(30대 여성·직장인)의 얘기다.
 
  “2030세대가 암울한 미래를 갖게 된 것은 전적으로 보수당(국힘을 지칭)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성을 쌓아 권력 지키기에 급급해 서민을 돌보지 않았고, 역사를 왜곡했고, 기득권으로서 특혜를 누렸습니다. 나중에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 힘의 균형을 맞추려 했지만, 보수가 박아놓은 뿌리가 워낙 단단해서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민, 약자, 힘없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 민주당을 계속 지지할 겁니다.”
 
 
  ‘이재명 대장동’과 ‘이명박 다스’가 비슷하다는 한 그룹
 
  뉴스에서는 이재명의 대장동 의혹, 윤석열 부인과 장모를 둘러싼 의혹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혀를 끌끌 차고, 후보자의 도덕성을 의심하며, 이렇게 찍을 후보가 없는 대선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MZ세대는 이런 의혹들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관심이 덜해 보였다. 더 나아가 “후보자 가족은 건들지 말자”는 의견을 보였다. 한 그룹의 인터뷰 내용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
 
  A(30대 여성):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서 윤석열을 지지했는데, 내가 봐온 윤석열이 맞나 싶은 거지.
 
  B(2O대 남성): 마누라, 장모 뭐 문제가 끝도 없으니까.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건 개인사니까.
 

  사회: 윤석열 처가 문제, 이재명 대장동 문제가 드러나면 지지 후보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니?
 
  C(30대 여성): 별로. 원래 정치인들은 누구나 갖고 있는 문제니까.
 
  A(30대 여성): (정치인에 대한) 큰 기대가 없으니까, 그냥 문제가 생기면 빨리 사과하라는 생각이 들던데. 이재명은 사과를 진정성 있게 잘하는 거 같은데, 윤석열은 빨리 하면 될 걸 왜 저렇게 질질 끄나 싶은 생각은 들지.
 
  C(30대 여성): 이재명이 나쁜 짓을 했다는 건 알겠는데, 정치인 중에서 그런 걸 안 하는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사회가 떠들썩하게 크게 해먹을 정도면 뭐를 해도 잘하겠다 싶은데.
 
  B(20대 남성): 이명박 다스랑 다를 게 없잖아. 비슷하지 뭐.
 
  사회: 이명박의 다스랑 이재명 대장동이 같게 느껴진다고?
 
  C(3O대 여성): 먹고살기 바빠서 어떤 문제인지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정치에 깊이 관여하지 않게 만드는 구조이기도 하고. 자꾸 뉴스에서 떠들어대니까, 결국 이재명이 뒷주머니 찼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잖아. 그러면 이명박이랑 다를 게 없는 거지.
 
 
  “이혼하면, 셋째 부인이랑 살면 뭐 어때”
 
이재명 후보가 2021년 12월 16일, 아들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B(20대 남성): 사생활까지 들어가면 불법 안 저지른 사람 있겠어? 개인의 문제는 개인일 뿐, 공적인 건 공적인 거고. 윤석열이나 이재명이나 둘 다 사건사고 일으키는 건 같은데 누가 낫다, 덜하다는 말을 할 필요가 있나.
 
  C(30대 여성): 그러니까 그 사람의 행적을 보라는 거지. 개인적인 문제 말고. 공적인 업무 처리 능력을 볼 때는 이재명이 낫다는 거지. 윤석열은 보여준 것도 없고, 보여줄 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이재명이 대통령 하고, 총선에서 국회의원 숫자는 국힘이 많으면 되는 거 아냐.
 
  사회: 뉴스에서 후보 검증이라면서 사생활 얘기가 나오면 짜증 나겠네.
 
  A(30대 여성): 완전. 대통령은 10년 주기설도 있고, 사실 내가 찍는다고 될 것도 아니고.
 
  B(20대 남성): 몇 년 못 가고 사라지겠지, 아니면 감방 가든가. 문재인도 가겠지. 본인이 안 가면 측근이 가겠지. 대통령이 감방 가는 게 연례행사니까 하나도 놀랍지도 않고. 그런데 대통령도 안 된 사람들 주변을 털면 치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제발 주변은 건드리지 말아라, 주변 털어서 흠 안 나올 사람이 어디 있겠냐. 대통령 되면 어떤 정책 내놓을 건지나 알고 싶다 이런 마음.
 
  C(30대 여성): 2030 표심 얻는다고 메타버스 탄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한 말은 지켜줘야 하는 거지. 거창한 약속 필요 없으니까, 니들이 한 말이나 지키라고 하고 싶은 거지.
 
  사회: 후보자 주변 털지 말고 공약만 뉴스에서 보고 싶다니, 엄청 선진화된 마인드인데.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2021년 12월 26일,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B(20대 남성): 이재명 아들 도박이나 윤석열 와이프 이력 조작이나 같은 거 아냐? 흠이라는 건 누가 더 나을 것도, 모자랄 것도 없으니까, 어차피 문제 많은 후보라는 거 안다는 거지. 알겠으니까 앞으로 뭐 할지나 얘기해봐라. 외국은 이혼해도 괜찮고, 세 번째인지 네 번째인지 부인이랑 살아도 대통령 되잖아. 어른들이 우리나라랑 정서가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뭐가 다른가 싶은 거지.
 
  A(30대 여성): 나도 나도. 그건 개인사니까 자기 알아서 할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나 제대로 말해보라고. 대충 말고, 제대로.
 
  사회: 어른들은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들먹이며 집 단속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를 다스리냐고 하는데.
 
  B(20대 남성): 그런 얘기를 하는 게…(눈치)
 
  사회: 꼰대라는 거지?
 
  B(20대 남성): 그렇지.
 
 
  “나와 상관없는 대장동 게이트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MZ세대의 첫 번째 특징은 ‘나와 상관없는 일에 관심 없다’는 것이었다. 대선 후보자의 각종 의혹도 ‘나와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역력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MZ세대의 특성에 대해 “탈이념, 탈정당, 신(新)이익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2030세대는 경쟁사회에서 살면서 소외된 백조 같은 세대입니다. 집에서 귀여움을 받고, 존재감 있게 자랐지만, 막상 사회에 나와서는 배제됐죠. 끝없는 경쟁에 밀려 참담한 피해를 입었다고 느낍니다.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청춘이라 아픈 세대’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집안이 좋은 사람도, 부모가 건물주여도 모두 다 아픕니다. 아마 이들은 40대가 되어서도 계속 아플 겁니다.”
 

  ― 대선 주자의 사생활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데요.
 
  “정말 그렇게 느끼는지, 그렇다고 생각해야 하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나와 상관없는 일에 크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대선 주자 배우자의 사생활 문제가 터져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라고 느낍니다. 따라서 이들은 대선 주자들이 거대담론으로 거창한 얘기를 해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가령 청년주택 200만 호를 건설한다고 해도 이들은 호응하지 않습니다. 청년주택 200만 호가 내 집이 될지 아닐지 모르니까요. 그런 거창한 이익보다는 손에 잡히고, 소소하고, 나와 상관있는 일에 관심을 보입니다. 가령 암호화폐에 대한 세금을 1년 유예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과세하지 않는다고 하면 인기가 좋죠. 왜냐하면 잠정적으로 ‘나도 가상화폐에 투자하겠다’고 생각을 하니까요.”
 
  황상민 WPI심리코칭센터 대표는 “기성세대는 자기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대화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MZ세대는 전혀 다르다. 나와 비슷하든 아니든, 내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강하다. 가령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로 인해 내가 피해를 받았다면 관심을 갖지만, 그 문제와 내가 동떨어져 있다면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反文을 위해 윤석열?
  그냥 개인 윤석열이 좋아서 찍는다”

 
2020년 12월 17일, 대검찰청 청사 앞에 ‘법치 사망’이라고 적힌 근조 화환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입간판이 놓여 있다.
  야당은 이번 선거가 반문(反文) 대선이 되어야 한다며 총력을 쏟는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되는 것도 친문(親文), 즉 이재명 대(對) 반문의 구도가 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에 나선 대다수의 MZ세대는 “반문 연대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그들의 대화다.
 
  사회: 정권 교체는 해야 할까?
 
  A(20대 남성): 정권 교체, 뭐 굳이 할 필요가 있나? 나는 아직 누구를 찍어야 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굳이 바꿔야 할 필요 있나 싶은데.
 
  B(20대 남성): 문재인이 잘못은 했지. 부동산값도 실패했고, 무엇보다 청년과의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지. KBS 청년과의 대화도 허심탄회하게 한다더니 대본 연습했다는 게 밝혀졌지. 문재인이 잘한 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바꾼다고 잘할까 싶은 생각은 들지.
 
  사회: 야당에서 문재인을 심판해달라, 우리가 밉더라도 정권 교체를 위해서 찍어달라고 하면.
 
  C(20대 여성): 웃긴 거지. 자기들도 맨날 싸우면서 누가 누구를 나무라나 싶어서. 자기들이 정권을 잡았어도 비슷했을 텐데, 저쪽(민주당)이 실정(失政)했으니까 자기들을 지지해달라고 하면 말이 안 먹히지. 우리 부모님은 윤석열 찍을 거라면서, 민주당이 너무 꼴 보기 싫고 이번에 정권 교체를 안 하면 큰일 나서 그렇대. 나도 결국에는 윤석열을 찍을 거 같기는 한데 부모님 생각하고는 다른 거지. 그냥 윤석열이 이재명보다 나을 것 같아서 찍겠다는 거지, 정권 교체 같은 건 생각을 안 해봤는데.
 
  A(20대 남성): 박근혜 때도 맨날 친박, 비박 하고, 문재인 때도 반문, 친문 하고, 어느 정권이든 똑같은데 뭐.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0년 2월 10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담당 부장검사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2030세대는 당시의 윤석열과 대선후보 윤석열이 다르다고 느낀다.
  사회: 문재인 정권 심판 때문에 윤석열을 찍는 게 아니라, 개인 윤석열이 좋아서 찍으려 한다고?
 
  C(20대 여성): 정치는 모르지만 윤석열이 이재명보다 강단 있어 보이니까….
 
  A(20대 남성): 나는 이재명이 강단 있어 보이던데, 이재명이 악(惡)은 맞아. 그런데 악하든 선(善)하든 일만 잘하면 되잖아. 이재명은 성남 시절부터 한 일이 많은 것 같은데 윤석열은 여기저기 휘둘리기나 하고. 윤석열은 악은 아닌 것 같은데 무능(無能)해 보여.
 
  B(20대 남성): 하긴, 내가 멋있게 느낀 건 검찰총장 때 들이대는 모습이었는데, 요즘은 이준석한테 휘둘리고, 김종인한테 끌려다니고(인터뷰는 김종인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물러나기 전이었다). 정치의 노련미는 홍준표, 이재명, 윤석열 순(順)이긴 하지. 홍준표가 나왔으면 깔끔했을 텐데 윤석열이 올라와서 아직 찍을까 말까 한다니까.
 
  사회: 홍준표가 20대에서 인기가 좋았니?
 
  A(20대 남성): 대선 투표가 인기 투표는 아니니까 인기가 좋았느냐는 질문은 아닌 것 같고, 노련하잖아. 정치 경험도 제일 많고.
 
  B(20대 남성): 나도 홍준표 나왔으면 고민도 안 했다. 사상도 좋았고, 밀고 나가고. 앗쌀하잖아. 당내에서 홍준표가 될 줄 알았다. 그래도 윤석열 찍어야지 했는데 갈수록 흔들린다.
 
  A(20대 남성): 나도 이재명 찍을지 말지는 모르겠는데, 홍준표가 올라왔으면 훨씬 버거웠을 거야. 진짜 쌈마이들(싸움꾼들의 은어 표현)끼리 붙는 거 아냐.
 
 
  “이재명과 문재인은 결이 달라”
 
2030세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같은 정당 소속이 아닌 양 느낀다. 2017년 3월 22일,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
  기자는 인터뷰에 응한 이들이 이번 대선을 ‘개인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느끼고 있다는 대목에서 다소 놀랐다. 또 다른 그룹을 만나서 “이번 대선이 국힘 대 민주당이냐, 윤석열 대 민주당이냐”를 물었는데 반응은 거의 같았다. 응답자 중 일부는 “윤석열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와 같은 당 후보라는 것도 느껴지지 않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문재인 연장선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그룹은 20대 남성·여성 셋으로, 둘은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한 명은 아직 학생이다.
 
  사회: 문재인 정부에 화 안 나?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A(여성): 열은 나는데, 그게 심판거리인가 싶은 거지. 윤석열을 지지하는데, 문재인 안티 개념으로 지지하는 건 아니야.
 
  B(남성): 얘가 싫으니까 다른 사람을 찍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인으로 보는 거지. 이번 대선이 국힘 대 민주당 대결이라는 느낌은 없어. 개인 대 개인이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지만, 많이 잘못했는지는 나중에 따져보고 벌을 받아야지 아직은 시기상조지. 괜히 반발심을 이용하려는 것 같아.
 
  A(여성): MZ세대 특징이 거창한 어젠다를 싫어하니까, 개인화된 개인을 보고 싶은 거지.
 
  사회: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문재인 정권의 연장일까?
 
  전원: 전혀 연장이 아니지. 오히려 이재명과 문재인은 완전히 결이 다르지.
 
  C(남성): 이낙연이 대선 후보였다면 문재인 연장이라는 느낌이 들 것도 같은데, 이재명은 아니지.
 
  사회: 우리나라는 정당 정치를 표방하고, 이재명은 민주당 후보, 윤석열은 국힘 후보인데?
 
  C(남성): 정당은 그냥 일을 하는 사람들의 단체이고 방향 설정만 하지, 일은 개인이 하는 거니까.
 
  B(남성):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민주당이 아니라 개인 이재명이 되는 거야. 윤석열도 마찬가지. 나도 전과 4범이 대통령이 되는 게 맞는가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 싶고. 그래서 나는 무효표를 던질 거야.
 
 
  “여성부 폐지 공약은 국힘의 실수”(배종찬)
 
안철수 후보가 2020년 3월 30일,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뒤편에 안 후보가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증 관련 의료 봉사를 했을 때 사진이 걸려 있다.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정당 정치에 대한 부정’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18명은 모두 이번 대선은 ‘국힘 대 민주당’이 아니라, 개인의 경쟁이라고 했다. 모든 사람의 답변이 동일하다는 부분에서 적잖이 놀랐다. 배종찬 대표는 “MZ세대는 기존의 정당 정치에 대해 진절머리가 났다. 정당은 부모 세대의 전유물이지, 더 이상 2030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MZ세대의 탈정당적 특성은 기득권에 대한 반발입니다. 이들은 ‘나에게 뭐를 해줬느냐’가 중요합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이 부분에서 할 말이 없습니다. 3월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지 이미 결정했다는 사람들은 과거부터 특정 후보에 대해 호의가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윤석열이 싫은데 반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힘을 찍거나, 이재명이 싫은데 현 정권 유지를 위해 민주당을 찍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최근 안철수의 지지율이 오르는 것도 이런 원인 때문입니다.”
 
  ― 안철수의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늘었죠.
 
  “부동층, 혹은 윤석열 지지자 중 일부가 안철수로 돌아서면서 지지율이 급등했습니다. 윤석열에 실망한 2030세대도 있지만, 안철수가 나아 보인다는 생각으로 이동한 유권자도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의사 가운을 입은 안철수에 대한 호감이 한몫했습니다. 2030세대에게 그동안의 안철수는 〈무릎팍도사〉에 나와서 올바른 소리를 했던 정치인일 뿐이었는데, 그가 의사 가운을 입고 대구에 갔을 때 실천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느꼈습니다. 윤석열, 이재명처럼 말만 있는 후보자보다는 그래도 실천하는 후보가 낫다고 받아들입니다.”
 
  ― 이번 대선이 끝나면 기존의 정당은 존폐 위기에 몰리지 않을까요.
 
  “1997년까지는 영호남을 대표하는 지역선거, 2002년 이후부터 지난 대선까지 이념 선거였다면 MZ세대가 주축이 되는 시대는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더 이상 지역, 이념, 안보가 선거를 지배하지 않습니다. 철저히 자신의 이익에 바탕을 둔 새로운 정당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탈리아에서 2009년에 탄생한 신생 비주류 ‘오성운동’ 정당이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내세운 ‘제2의 프랑스 혁명’과 같은 구호가 힘을 얻을 겁니다. MZ세대는 인터넷 무료, 반값 통신비 등 내 삶과 직결되는 구호를 외치는 후보를 지지할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이 새로운 진영을 짜면서 여가부 폐지를 운운한 것은 실패라고 봅니다.”
 
  ― 왜 그렇습니까.
 
  “이대남(20대 남성)을 위해 내놓은 것 같은데 정작 2030세대는 여기에 열광하지 않습니다. 이 공약은 20대의 일부 남성에게만 해당됩니다. 대다수는 ‘여가부가 나랑 상관없는데 왜 해체를 하나? 여가부가 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없앨 이유도 없는데? 나랑 상관없는데?’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거죠.”
 
 
  “MZ세대에 대통령은 연예인과 같아”
 
  황상민 WPI 심리코칭센터 대표의 분석이다.
 
  “MZ세대에게 대통령은 연예인입니다. ‘그 후보를 왜 지지하니’라고 물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내 마음에 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요?’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어떤 연예인을 좋아할 때 사생활, 납세내역, 도덕성을 전부 분석하고 좋아하지 않지요. 그냥 그 사람이 화면에 나오면 내 마음이 좋으니까 좋아하는 겁니다. 이들에게 대통령은 연예인과 똑같습니다.”
 
  ― 그래도 국가를 좌지우지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연예인 좋아하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요.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꼰대입니다. MZ세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기의 삶을 좌지우지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나빠질 것도, 더 좋아질 것도 없고, 엄밀히 말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느낍니다. 그들이 성인이 되어 경험한 몇 번의 정치 경험에 따르면 ‘누구든 똑같다’는 행태를 보였거든요. 박근혜 대신에 문재인이 집권하면 될 줄 알았는데, 문재인도 별반 다르지 않고, 국회의원이 초선이든 재선이든, 국회에서 싸우는 모습은 똑같고요. 그냥 자기 마음에 좋으면 찍는 거고, 마음에 안 들면 안 찍는 겁니다.”
 
  부동층으로 돌아선 인터뷰이 중에는 “원래는 윤석열을 지지했었다”는 사람이 넷이었다. 이들 중 2명은 안철수를 찍기로 돌아섰다고 했고, 나머지 2명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윤석열이나 안철수가 정치에 입문한 순간 바보가 됐다”
 
  20대 대학생, 직장인 그룹의 얘기다.
 
  A: 둘 다 안 찍을 생각이야. 이재명에 대한 반발심으로 무조건 국힘을 찍으려 했는데…. 초보지만 잘할 거라 믿었지. 그런데 아침에 뉴스를 볼 때마다 논란거리투성이인 거야. ‘윤석열이 민주당에 못 가서 국힘 갔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할 말이….
 
  사회: 검찰총장 윤석열과 지금은 달라?
 
  A: 완전 다르지. 검찰총장 때는 체 게바라 같은 느낌이었어. 부당한 세력에 대항해 밀고 나가는 느낌. 그런데 막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보니 실망감이 너무 커.
 
  B: 그래도 차악은 윤석열이지. 집단을 봐야지, 한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고 봐. 나는 개인적으로 대선 후보가 법조인이 아니었으면 싶어.
 
  C: 윤석열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준비가 너무 안 돼 있는 거 같아. 정치인으로서 면모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후보 개인은 이재명이 의혹이 훨씬 많은데, 배우자 리스크가 있는 윤석열이 이상하게 흠이 더 많아 보여. 이준석하고도 그렇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준말)도 그렇고, 주변 정리가 안 됐다는 느낌?
 
  A: 형을 정신병원 입원시키고, 조카는 살인자고, 완전 영화 〈아수라〉 주인공이네.
 
  B: 아들은 불법도박.
 
  A: 그런데 그 아들을 안아줬다는 거 아냐. 이 사람은 진짜 뭘까? 윤석열 황당하지. 청년 연설하는 곳에 가서 윤석열이 ‘앞으로는 휴대폰으로 구인, 구직하는 세상이 온다’고 했잖아. 아니 이게 무슨 소리지? 5G 시대에? 이미 구인, 구직을 휴대폰으로 하고 있는데, TV만 틀면 ‘알바몬’ 광고가 나오는데, 저 사람은 참 재밌는 사람이구나 싶더라.
 
  C: 허례허식 같은 거 너무 싫어. 타운홀 미팅은 할 수 있는데 포퓰리즘 때문이면 안 했으면. 전을 왜 부쳐? 실제로 전 부쳤겠어? 시장 가서 떡볶이 먹고, 국밥 먹고, 갑자기 지하철 타고 그런 거 너무 싫어.
 
  B: 이해는 하는데 쇼윈도 정치 자체가 너무 싫어.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와.
 
  사회: SNS로 MZ세대와 소통하겠다는 건?
 
  C: 그건 차라리 나은 것 같아. SNS 검수팀이 있을 것 같고, 공개적인 공감이니까 막말도 덜할 거 같고.
 
  사회: 세 사람은 심정적으로는 윤석열 지지자 같은데, 뭐가 그렇게 실망스러워?
 
  A: 윤석열을 좋아했던 건 공정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었는데 그게 사라졌으니까. 이제는 다른 후보들이랑 다 똑같은 거지.
 
  C: 정치에 입문하면 다 그렇게 되나 봐. 그래야 살아남는 모양이지. 안철수도 윤석열도 정치에 입문하는 순간 전부 바보가 됐어.
 
  C: 근데 윤석열은 박근혜를 만나러 가야 돼, 말아야 돼? 완전 흥미진진. 가도 문제고 안 가도 문제일 거 같은데. 인사를 하러 갈지 궁금하네.
 
 
  부모 세대의 무조건적 투표 성향에 반감 느껴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부모 세대의 투표 성향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부모가 무작정 빨간당(국힘) 혹은 파란당(민주당)을 찍는 것에 반발심이 들어서 사표(死票)를 던졌다”고 했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의 말이다.
 
  “투표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은 게 싫었습니다. 제 부모님은 뉴스에 파란당이 나오면 아예 채널을 돌려버려요. 무조건 빨간당이 잘했다고 하고, 파란당을 욕해요.”
 
  ― 그 모습이 싫다는 거죠.
 
  “제가 살던 영남 지역의 친구들이 거의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하거나,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잖아요. 내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서도 잘한 일이 있을 수 있고, 설령 그들이 내 의견과 반하는 정책을 내놓더라도 최소한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예 들으려고 하지를 않아요. 그냥 뉴스를 꺼버려요.”
 
  ― 지난 대선에서는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나요.
 
  “아뇨. 그냥 사표 던졌어요. 2030세대의 힘을 보여주려면 투표율을 높여야 하는데 무조건 지역 때문에 빨간당 찍을 수는 없었어요.”
 
  또 다른 20대 남자 직장인의 말이다.
 
  “부모님이 이재명을 안 좋아해요.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공산주의가 될 거래요. 그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어서 윤석열은 더 찍기 싫어요.”
 
  ― 왜요.
 
  “요즘 시대에 무슨 공산주의예요.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없어질 리가 없잖아요. 헌법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부모님은 이재명이 싫으니까 너무 과장해서 말을 해요. 누가 더 사회주의적이냐, 민주주의적이냐의 문제일 뿐,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재명이 되더라도 자유민주주의는 지켜질 거예요.”
 
  ― 민주당 대통령에 180석의 거대 여당이 굉장히 편파적인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데요.
 
  “대통령 하나로 바뀌나요? 거대 여당인 건 인정하는데 그러면 2년 있다가 총선 때 다시 바꾸면 되잖아요. 대통령 한 명 잘못 뽑아서 대한민국이 바뀔 것 같으면, 어떻게 70년 동안 국가가 유지가 됐겠어요? 부모님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 되면 나라 망한다. 사회주의 된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오히려 반발심만 생겨요.”
 
  배종찬 대표는 “MZ세대는 어떤 사안을 일일이 분석하고 따지는 것을 좋아한다. 때문에 뭉뚱그려서 ‘이재명(혹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니까 다른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내가 왜?’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윤석열(혹은 이재명)이 아니면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지 않으면 오히려 반발심이 드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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