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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폐’를 극복하는 대구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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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많은 나라와 도시 중에 대구가 있다.
 
  대구 시민들은 ‘자발적 절제’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가고 있다. 그들은 마스크가 없어 줄 선 구매행렬에 몇 시간을 기다려도 불평이 없다고 한다. 대구를 취재하러 온 외신들도 그들의 담담한 모습에 놀랐다고 전한다.
 
  대구 사람들은 요즘 ‘메이와쿠(迷惑·폐) 가케루나’를 실천하고 있다. 메이와쿠는 ‘남에게 끼치는 신세나 괴로움’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일본인은 가정과 학교·사회에서 “메이와쿠 가케루나(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라고 가르친다.
 
  2011년 3월 11일 도호쿠(東北)·간토(關東) 지방 등 동(東)일본에 리히터 규모 9의 대지진이 발생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됐을 때 일본인의 반응은 놀라웠다.
 
  슬픔을 억누르고 절제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슬픔이 이웃의 슬픔에 누(累)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우리말로 ‘민폐’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메이와쿠 탓에 일본인은 명절이나 연휴 기간에는 전화도 잘 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이다.
 
  흔히 대구 사람들은 좀처럼 자기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호불호를 드러내지 않아 손해볼 때가 많다. 그렇다고 호불호가 없는 게 아니다. 있지만 참는 편이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분지(盆地)형 날씨에 익숙해서일까.
 
  대구는 100명 이상이 희생된 대형 지하철 사고를 두 차례나 겪었을 때도 의연하게 슬픔과 맞섰던 곳이다. 누구를 원망하지 않고 “내 탓이요”를 외쳤다. 요즘 대구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을 이웃에게 폐가 되는지 여부로 결정한다. 코로나19를 ‘대구 폐렴’으로 비하해도 마치 죄지은 것처럼 묵묵히 견디고 있다. 다시 한 번 위기가 대구에 찾아왔다. 대구만의, 대구 사람만의 저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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