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영월 郡政 리포트 ② 도시재생뉴딜사업 : 월간조선

산세(山勢)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다. 언덕 위 중·고등학교를 따라 내려가니 그대로 정겨운 시골길이다. 기와를 얹은 집집마다 지붕이 낮다. 가지런히 정리된 텃밭에는 고춧잎이 자라고 있다. 담벼락에는 별자리와 아이들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별 모양의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지난 6월 5일 기자가 본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마을의 모습이다. 영흥 4개 리(9·10·11·16리)를 통합해 새로 지은 마을의 이름은 ‘별총총’이다. ‘총총’ 빛나는 별들, 지역의 미래인 학생들이 커가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영월군 인구는 4만명 이하(3만9783명)로 떨어졌다. 한 해 출생아 수가 200명이 안 되고, 노인 인구만 26%에 달해 초고령화 지역이 됐다. 별총총마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흥리 내성초등학교 일원(一圓)은 한때 영월군을 넘어 강원도 내 ‘교육 명문지’로 꼽혔다. 어린이집·유치원부터 내성초, 영월중·고, 영월공고 등 전 학제의 교육 시설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이 중 영월공고는 태백 탄전(炭田)에 파견되는 공업 인력들을 대거 육성하던 학교다. 산업화 시기 영월은 물론 정선·태백·삼척의 부유한 탄광촌(炭鑛村) 부모들은 아이들을 이곳에 유학(遊學) 보낼 정도였다. 자취방·하숙집 등 주거시설과 각종 상점 등 소비시설까지 생겨나면서 마을 경제가 살아나고 인구도 점차 늘었다. 그러나 산업의 변화로 폐광(廢鑛)이 속출하고 근 25년 동안 지역 인구 3분의 1 이상이 외지로 빠져나가면서 어느새 마을은 몇몇 노인들만 사는 한적한 동네가 됐다.

‘노인 마을’에서 ‘에듀 타운’으로

에듀(edu) 타운으로 거듭날 영월군 별총총마을의 혁신 포인트는 학생친화형, 주민주도형, 주거복지형이다. 사진=신승민

영월군은 쇠락해가는 이 마을을 ‘에듀(edu) 타운’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과거 교육 명문지로서의 위상을 부각시켜, 영흥리에서 태어나고 배운 학생들이 ‘지역 인재’로 성장해 영월의 미래를 이끌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1월부터 지역 역량 강화 차원에서 ‘영월의 미래를 키우는 별총총마을’ 프로젝트를 설계했다. 도시재생 추진단을 구성하고 수차례의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그해 8월 31일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고, 지난 4월 12일 국토부로부터 ‘별총총마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승인이 났다. 예산이 집행되는 올 하반기부터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이다. 총 사업비 143억5000여만원이 투입되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내성초 일원(9만4600m2)에 ▲도로·주거 환경 개선 작업 ▲주민·학생 교육·문화 프로그램 조성 ▲마을 커뮤니티 거점 및 기반시설 확충 등을 실시한다.

별총총마을의 혁신 포인트는 3가지다. ‘학생친화형’ ‘주민주도형’ ‘주거복지형’이다.

첫째, 학생·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학생친화형)다.

그 거점시설로 ‘청소년 꿈터’와 ‘어린이 커뮤니티센터’를 짓는다. 청소년 꿈터에는 다목적 교육 공간(청소년 마을재생학교 및 꿈찾기 진로캠프 강좌, 마을재생 아이템 공모전 등 시행), 커뮤니티 공간(휴식·놀이기구 설치), 디지털 랩(컴퓨터 코딩 강좌 개설), 꿈터 지원센터(청소년 교육 관련 주민조직 강좌 개설) 등이 들어선다.

원수종 영월군 도시재생팀장은 “(군 행정으로) 길 내고 다리 하나 놓는 것보다 지역 내 청소년들의 학습환경 개선, 진로탐구 등을 우선 지원하는 게 더 큰 가치 투자”라며 “이용시간을 제한하고 학생들을 통제하는 등 꿈터를 소극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려 한다. 코딩·웹툰·3D프린터 등 청소년들이 진로·취미로 즐길 수 있는 분야라면, 기계가 망가질 때까지 와서 재밌게 놀고 (기술을) 익힐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어린이 커뮤니티센터에는 놀이공간(영유아·어린이 강좌 개설), 독서공간(책 읽어주고 인형극으로 동화 보여주는 프로그램 실시), 돌봄이 쉼터(부모 및 주민 조직 강좌 개설)가 들어선다. 이 센터의 운영 주체는 내성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아이 돌봄 협의체 ‘도담도담’이다.

지혜인 내성초 학부모회 회장은 “우리 마을에는 그 흔한 피시방 하나도 없고, 시내로 나가봐도 갈 곳이라곤 동전노래방이랑 패스트푸드점뿐이다. 아이들이 가서 쉬고 놀 만한 문화 공간이 절실하다”며 “그래서 엄마들끼리 돌아가면서 아이들 숙제도 봐주고 책도 읽히고 간식도 해 먹이는, 일종의 ‘품앗이’하자는 생각에서 돌봄 협의체를 만들게 됐다. 센터가 만들어지면 아이들에게 문화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도 개설될 것”이라고 했다.

마을관리협동조합 추진 등 주민협의체 활성화

별총총마을 프로젝트를 이끄는 영흥리 주민협의체는 최근 도시재생산업박람회에 참가하고, 도시재생대학 1기 수료식을 가지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군청 측은 향후 ‘꿈터 협력 기업’을 발굴해,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연계 프로그램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서 통학로를 정비하고 CCTV와 스마트 가로등·횡단보도 등을 설치할 것이다. 학생과 주민의 원활한 교류·소통을 위해 높이 1.8m, 길이 300m 규모의 영월공고 담장을 허무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둘째, 주민들이 마을의 혁신을 주도하게끔 만드는 게 목표(주민주도형)다.

별총총마을 프로젝트는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추진사업이 아니다. 주민들의 뜻에 의한,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실제 영월군은 이 사업을 영흥리에 위치한 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 내 주민협의체와 함께 진행한다. 사업 진행 면에서 주민협의체가 재생센터와 구상과 협업을 하고, 영월군은 예산 지원과 행정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식이다.

김학조 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센터장은 “하드웨어·시스템적 건물만 들어서는 게 도시재생이 아니다.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바꿔주고 ‘지역의 지속성’을 창출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각 분야 전문가와 지역 인재들로 구성된 재생센터는 민관(民官) 사이의 갈등이나 이해관계 충돌을 조율하고 지역의 지속성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주민들의 재생사업 구상을 구체화시키는 등 ‘관 주도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주민협의체는 20여 명의 주민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영월군 도시재생대학’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개념과 유형에 대해 공부했다. 지난 3·4월 부산의 도시재생 선진지역으로 꼽히는 감천문화마을을 견학했고, 인천에서 개최된 ‘2019 도시재생산업박람회’는 지역 내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참가하면서 견문도 넓혔다. 지난 4월 16일 도시재생대학 1기 수료식을 가졌고, 최근 마을관리협동조합 설립을 위한 제반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도시재생뉴딜사업 추진에 있어 경제적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각종 상점 운영 등 수익 사업도 진행할 것이다. 재생센터 직원들은 “주민들이 낮에 생업이 끝나면 이곳 사무실로 바로 와서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관련한 토론을 많이 했다”며 “오히려 우리가 버거울 정도였다. 이 사업을 꼼꼼하게 추진하려는 그들의 열의가 느껴졌다”고 했다.

“반짝하는 동네 아닌 화합의 공동체 될 것”

별총총마을 내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회의하고 있다. 내성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아이 돌봄 협의체는 어린이 커뮤니티센터를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양육과 복지에 힘쓸 예정이다. 사진=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최인규 별총총마을 주민협의체 추진위원장의 말이다.

“아이들과 학생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우리 마을이 요즘은 너무 조용한 동네가 돼 있습니다. 낮에는 사람 구경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르신들만 계시고 개 짖는 소리도 없어 삭막한 동네가 된 것이지요…. 여기 사는 주민들은 뭔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생동적이고 활기찬 동네로 가고 싶은 마음이지요. 물론 저도 생계를 꾸려가는 가장인 만큼 도시재생뉴딜사업에만 몰두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이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는 마음입니다. (사업 기간인) 4년에만 반짝하는 동네가 돼서는 안 됩니다. 마을 주민들이 서로 화합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을의 일거리를 만들고 (재생사업 관련) 기초 활동을 하는 이유입니다.”

군청 측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주민협의체 활동에 70세 이상 마을 노인들도 적극 동참한다고 했다. 마을의 역사나 내력에 대해 물어오는 군청·재생센터 직원들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뿌듯해한다. 노인들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하면서 ‘우리 마을의 발전을 위해 나도 한몫 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된다고 한다.

주민 자치(自治)의 거점시설로는 ‘희망플랫폼’을 짓는다. 재생센터 사무실을 비롯해 다목적 강당(도시재생·주민문화 교육 프로그램 진행), 마을관리협동조합 사무실, 독거노인 공동홈 등이 들어선다. 수익 사업의 일환인 ‘할머이 빵집’ ‘별총총 다방’ ‘착한 도시락’ 등 공동작업장도 설치할 계획이다. 운영 주체인 ‘별총총 마을관리협동조합’이 결성되면 주민공동사업을 총괄하고 문화 프로그램 진행을 맡게 된다. 조합 측은 희망플랫폼을 활용해 수익금·임대료·수강료 등을 거둬 활동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스마트팜’ ‘아트 레지던시’ 빈집의 변신

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직원들이 회의하고 있다. 재생센터는 영월군 및 주민협의체와 협력해 별총총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간다. 사진=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셋째, 주민들이 살 만한 마을로 만드는 게 목표(주거복지형)다.

별총총마을 총 면적의 98.5%가 주거 지역이다.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250동)이 전체 주택(281동)의 89%에 달한다. 군청 측은 ▲주택 외부 ‘집수리사업’(슬레이트 지붕 수리부터 경(輕)·중(中)·대(大)로 나눠 수십 호씩 지원) ▲기타 ‘노후주택 건축물 정비 사업’(공·폐가 처리) ▲따뜻한 ‘주거복지사업’(취약계층 실내 집수리 및 방역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로 4곳, 공용주차장 2곳, 쓰레기 분리수거장 22곳 확충 및 골목길 정비와 녹화(綠化)작업을 통한 공원·쉼터 4곳 조성도 예정돼 있다. 전체적으로는 ‘노인과 아이가 살기 행복한 마을’이라는 모토 아래 ‘셉테드(CPTED·범죄 예방 환경 설계)’ 기법을 활용할 방침이다.

사업지역 소재 학교의 빈 교실과 각종 시설, 운동장 등을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가령 일반 수업에 큰 지장이 없는 운동장을 개방해 주민들의 체육시설로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사업 부지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마을 인접 지역에 ‘영흥리 공동주택사업’ 또한 진행되고 있다. 민간 투자를 받아 아파트 279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 장차 ‘별총총마을’도 인구 유입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버려진 공·폐가는 별총총마을 주거개선사업 안건 중 시급히 처리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최지영 재생센터 팀장은 “현재 공·폐가로 조사된 집은 총 18호다. 완전히 쓰러질 정도여서 철거해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리모델링을 거쳐서 사람이 생활할 수 있게 바꿀 것”이라며 “집수리사업이 시작되면 가정마다 1~2주 동안은 밖에 나와 생활해야 한다. 이 공·폐가들을 주민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임대형 순환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 팀장은 “마을관리협동조합 주민들의 수익사업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일종의 스마트팜(smart farm·농작물 배양 조건을 인공지능 기술 등으로 자율 조절하는 농장)을 지어 보리 새싹 등으로 김밥·밀전병·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것”이라며 “또한 ‘아트 레지던시(art residency·예술가에게 창작 공간을 지원해주고 이를 지역 홍보 효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를 도입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청년 예술가들이 내려와 살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마을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교육도 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최명서 군수 “郡民 주거환경 개선 추진”

최명서 영월군수가 지난 1월 11일 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영월군 도시재생지원센터

영월군은 별총총마을 도시재생사업이 본격 실시되면 신규 일자리 21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지역민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는 18개 수준으로 대부분이다. 또한 건설·토목·사업지원 부문에서 총 351명 수준의 ‘고용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원수종 도시재생팀장은 “예를 들면, 지금 집수리 대상만 200가구가 넘는다. 이를 다 외부업체에 의뢰해 진행하는 게 아니다”라며 “집수리 기술을 지닌 주민들을 마을관리협동조합 조합원으로 가입시켜 주택 보수를 맡길 것이다. 주민들이 일자리를 얻고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월에서 별총총 프로젝트는 ‘지자체 혁신’의 대표 사례가 됐다. 특히 최명서 영월군수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하다. 최 군수가 직접 나서 진행 상황을 점검할 정도다. 그는 지난 1월 11일 재생센터 개소식뿐 아니라 도시재생대학 1기 수료식에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최 군수는 올해 신년사에서 “군민(郡民)들에게 안전한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안전도시 체계를 향상시켜나갈 것”이라며 “도심의 정주환경 개선과 함께 오래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 생활과 밀접한 불편사항을 적극 해소하는 ‘주민편의 생활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영월군에서는 영흥리 별총총마을 외에 최근 한반도면 쌍용2리가 농림축산식품부의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대상지로, 덕포리 일대가 국토부의 ‘소규모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쌍용2리는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 비율이 42.5%인데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50%가 넘는 곳이다. 인근 공장에서 나오는 석회석 분진과 악취로 인해 주민들이 공해까지 겪고 있다. 영월군 도시재생팀은 올해부터 3년간 주택 정비 및 보안등·소방도로·옥외소화전 구축과 마을숲 조성 등 마을재생작업을 실시하게 된다. 덕포사업의 경우 영월역 앞에 위치한 ‘진달래장의사’라는 유휴건물을 ‘문화플랫폼’으로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 건물은 6·25 전후(戰後) 당시 ‘삼성여관’이라는 고급 숙박업소가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당대의 유력 정치인들이 영월에 오면 꼭 묵고 가던 곳이라고 한다. 향후 청년들이 문화예술 작업과 창업 등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인근의 영월역과 덕포시장 활성화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주민들 “주거·양육 편의 향상 및 관광객 유치도 가능할 것”

영흥리 주민들은 별총총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슈퍼마켓 사장은 “주민들이 (도시재생대학) 교육을 받으러 많이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마을의 미래를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편의점 주인은 “이 동네에는 탄광업(炭鑛業)이 잘나갈 때 지어놓은 집이 많다. 그래서 대부분 노후됐다”며 “집수리하고 공·폐가도 재건축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매우 좋을 것”이라고 했다. 아동돌봄센터 직원은 “이곳이 학교가 밀집돼 있는 지역이라 학생들이 많다. 아이들이 방과 후에 (어린이·청소년 거점시설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들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돌보는 어린이들도 함께 데리고 가서 강좌를 들을 수 있으니까 좋다”고 했다. 영흥리에서 20년 동안 거주한 빵집 주인은 “우리 마을에서는 어떤 물건을 한번 사려고 해도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며 “지금 마을 뒤에 민간주택을 짓는데 재생사업까지 하면 상권도 좋아져서 관광객들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한 주부는 “그동안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많이 부족했다. (재생사업이) 아이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흥리에서만 30년을 거주한 한 할머니의 말이다.

“일단 뭐든 들어서면 좋지요. 여기는 아무것도 없어요. 관공서도 시장도 없어요. 이 사업이 진행돼서 작은 시장이나 가게라도 들어서면 (노인들이) 접근도 편리해서 좋겠어요. 빈집 개조해서 비행 청소년들도 돌아가게 만들고요. 사실 우리 아이들도 지금 다 나가 살지만,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정착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더 바랄 것이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