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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판결

곰탕집 性추행 사건 판결과 법관의 自由心證主義

“1.3333초 만에 성추행… 가능할까”

글 : 김승열  한송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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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소심, “처음부터 性추행을 하려고 작정한 경우 성추행이 가능하다”(영상분석 전문가)를 채택
⊙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이 증거로 인정돼야

김승열
1961년생. 서울대 법학과 졸업, 同 대학원 법학 박사과정 수료. 미국 보스턴대학 국제금융법 석사, 미국 노스웨스턴 법과대학 LL.M. / 사법시험 합격 (24회) /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委 산하 지식재산활용전문위원장 역임 / 現 한송온라인리걸센터(HS OLLC) 대표변호사, 대한중재인협회 수석 부협회장
사진=셔터스톡
  ‘곰탕집 성(性)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A씨가 또다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26일 부산지법 형사3부 항소심(抗訴審) 공판에서다.
 
  A씨는 2017년 11월에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한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A씨는 이날 새벽 1시10분쯤 모임 자리를 정리하며 먼저 떠나는 일행을 배웅하고 식당으로 다시 들어오는 과정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손으로 움켜잡았다는 혐의로 법정에 섰다. 10개월에 걸친 재판 끝에 작년 9월 징역 6월형이 확정됐고, 다시 2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내려진 것이다.
 
  필자는 이번 항소심 판단 역시 그간의 사회적 논란을 잠재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논란의 초점이 되는 부분은 영상분석 전문가의 ‘감정(鑑定)증언’ 등에서 찾을 수 있다. 1.3333초 만에 성추행이 일어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어렵다. 이 영상분석 전문가는 “처음부터 성추행을 하려고 작정한 경우 성추행이 가능하다”고 진술했고, 항소심은 그가 말한 ‘가능성’ 부분만을 채택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필자의 판단은, 이 증인 진술의 전체 취지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극히 짧은 시간에 성추행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뜻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의 주된 진술을 배척하고 극히 예외적인 증언, 즉 “성추행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일부 부분만을 채택해 유죄의 인정 증거로 삼은 것이다.
 
  일반인들로서는 ‘감정증인’의 극히 일부 증언만을 채택한 항소심의 판결에 다소의 의구심과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를 주장하는 내용의 언론 기사가 눈에 띈다. 따라서 자유심증주의(自由心證主義)라는 법 원칙에 비추어 이 점에 관하여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항소심의 증거 증명력 채택 및 사실인정 등이 자유심증주의에 반하는 것일까? 물론 자유심증주의하에서 증거 중 일부만 채택해 유죄의 증거로 인정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자유심증주의가 법관의 전권에 속하는 재량(裁量)사항이기는 하나, 분명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유심증주의는 논리법칙과 경험칙 범위 내에서 행사해야 한다. 나아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이 증거로 인정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의문이나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법관의 자유심증주의 VS 법정증거주의
 
  합리성 확보와 객관성 유지 중요!
 
  법관의 ‘자유심증주의’와 ‘법정증거주의’는 동전의 앞뒤 면과 같다. 어떤 증거가 있어야만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증거를 법률에 규정한 것이 법정증거주의이다. 자유심증주의는 법정증거주의의 비합리성에 대한 반성과 과학적인 합리성에 의해 형성된 이론이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 판단에 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법관의 이성(理性)에 신뢰를 두고 있다. 모든 증거가치가 법적으로는 평등한 상태에서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이를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이 판단은 법관의 합리적인 재량에 의해 행사돼야 한다. 자유심증주의는 논리의 법칙과 경험칙이 본질적인 요소로, 한계가 있다. 논리법칙과 경험칙의 위반으로 심증 내지 판단 형성에 합리성이 없는 경우는 자유심증주의의 법리 위반이다. 그러므로 자유심증주의는 합리성 확보와 객관성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심증이라는 미명하에 ‘자의적(恣意的)인 심증’ 형성에 의한 제반 문제까지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항소심의 유죄 판단을 검증해보면…
 
  영상분석 전문가의 ‘감정증언’ 요지는 ‘짧은 시간에 성추행이 발생하기 어렵다’이다. 물론 처음부터 성추행을 마음먹었으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예외적인 가능성을 추가하였다.
 
  아울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증인 역시 “성추행 장면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같은 진술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입증’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감정증인’의 예외적인 증언을 채택한 경우에는 무엇보다 처음부터 피고인이 성추행할 의사가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 등이 필요해 보인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피고인이 처음부터 성추행을 시도할 상황이었는지 등 기타 특별한 사정에 대해 좀 더 세밀한 심리와 증거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아쉽게도 이와 관련된 부분은 언론에 전혀 언급되지 않아 필자로선 달리 알 길이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감정증언’과 증인의 주장에도 항소심은 어떠한 근거에서 유죄 판단을 한 것일까?
 
  먼저 사실관계 부분은 단지 언론 보도에만 의존했기 때문에 한계가 있고, 그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항소심 판단은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이 사건에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는 1차적으로 피해자의 진술이다. 항소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다”는 이유를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영상분석 전문가의 ‘감정증언’도 “성추행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증언하지는 않았다. 반면 현장에 있었던 증인은 “성추행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원은 현장 증인이 피고인과 아는 사이이고 접촉 순간 등 모든 과정을 본 게 아니란 사실을 인정해 이를 배척했다. 이러한 증거에 기초해 자유심증에 의한 항소심 역시 1심과 같이 유죄 판결을 했다. 상식적인 시각에서 보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판결이 자유심증주의 원칙에 반하는 건 아닐까? ‘공소사실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다’는 형사법원칙에 배치되는 건 아닐까?
 
  증인이 모든 상황을 보지 못한 것이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드러나야 한다. 이러한 판단은 이 사건에서 중요 쟁점이 될 것이다. 당시 증인이 어디에 위치했고 접촉 장면을 다 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에 대해 면밀한 심리를 통해 증거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 피고인이 처음부터 성추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는 사실이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으로 어느 정도 명확하게 설명돼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처음부터 성추행을 하기로 작정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판부에서는 이 같은 점 등이 증거로 충분히 증명된 상태였기 때문에 유죄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판결 이유상 중요한 사항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충분한 심리와 증거조사가 있었는지는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방어권 행사에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간략하게’ 작성되는 형사판결문
 
  필자는 이번 곰탕집 성추행사건 판결에서도 확인됐듯이 ‘간략하게’ 기재되는 형사판결문 관례에 대해 한마디하고 싶다. 특히 피고인이 강력하게 무죄를 다투는 사건에서 ‘간략한’ 이유 기재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호와 재판청구권이라는 본질적인 헌법상의 기본권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다. 또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범법자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잘못된 관행이란 비난에도 직면할 수 있다.
 
  형사판결문에서 ‘간략한’ 이유 기재 자체만으로는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한 과거 대법원 판결은 권위주의의 산물로 볼 여지가 있다. 사법(司法) 소비자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잘못된 대법원 판례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 이런 형태의 형사판결문은 ‘법원 편의주의’의 산물이라는 비난에 달리 반박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피고인이란 사법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놀라운 점은 형사판결문 기재 관행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학자가 제대로 없다는 사실이다. 법원 스스로 문제 인식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 과거 권위적인 시각에서 나온 법원 편의주의의 단면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극단적으로 보면 형사피고인은 차별(?)받고 법의 사각(死角)지대로 내몰린 느낌마저 들게 한다. 형사법의 기본원칙은 유죄 확정 전까지는 ‘무죄추정’이다. 그런데 사법 현실과 형사판결문 기재실무는 마치 ‘유죄추정’이 근저에 깔려 있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물론 이 주장이 다소 일방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성인지 감수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그렇지만 일반인의 상식 수준에서 보면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면이다. 이제 불합리하게 보이는 형사판결문 기재의 잘못된 관행은 즉시 시정·개선돼야 한다. 사법 소비자 시각에서 판결문을 작성하고 이들 판결문을 공개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판결문의 객관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고 자유심증주의의 객관화 내지 사후 검증이 실효성 있게 이뤄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심증주의의 합리화, 객관화, 사후 검증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형사판결을 내리는 법관 스스로가 유죄 판결에 이르게 된 증거와 그 채택·배척·결론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판결 이유에서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단계에서 자기 검증 절차를 거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간략한’ 기재로 이뤄지는 ‘메모’ 수준의 형사유죄 판결문 이유 기재는 법관 자신이 판단에 이르게 된 자유심증주의를 객관화하는 과정과 절차를 생략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절차의 생략 또는 소홀은 자유심증주의가 극단적으로 ‘자의심증주의’로 변질될 가능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형사판결 절차에서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절차다.
 
  최근의 형사사건은 ‘성인지(性認知) 감수성’이라는 불확정적이며 애매한 비법률적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이 개념을 지나치게 적용하면 법정에서 제대로 된 증거조사가 미흡해 피고인의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할 부작용이 있다. 자유심증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형사법의 기본원칙과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 어렵다. ‘무죄추정의 원칙’ ‘애매한 경우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엄격한 증거에 의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다’는 형사법 기본 원칙과 ‘성인지 감수성’과의 적정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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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일중    (2019-06-18) 찬성 : 6   반대 : 0
그러니까... 로또를 샀다가 지나가던 사람의 실수로 분실 해서 손해배상 소송을 했는데,
법원의 판단은 1등을 할 수도있으니까, 1등 금액을 배상하라.. 라는것과 비슷하다는거네...
이때 법원이 인용한 전문가의 의견은... 대부분 안되는데, 1등도 매주 나온다. 이거고...

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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