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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對 박현정’의 법정 공방으로 2차전 맞은 ‘서울시향 사태’

“박원순, 정명훈의 ‘부정 청탁’ 받고 市 조직 동원해 ‘박현정 퇴출’ 추진”(박현정)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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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정, 박원순과 서울시 상대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 제기… 재판 진행 중
⊙ 정명훈 부인, ‘박현정 퇴출’ 지연되자 “시장실에 큰코다칠 줄 알라고 하라!”
⊙ 박원순 부인 강난희와 ‘박현정 퇴출’과 관련해서 ‘편지’ 주고받았다고 주장한 정명훈 부인
⊙ “모든 방법 동원해 박현정 퇴출 추진… 市와의 ‘내용’은 공식화 안 하겠다”(정명훈 비서)
⊙ 정명훈 부인, “시장(박원순)은 그녀(박현정)를 없어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박원순, ‘박현정 퇴출’로 몰고 가라고 지시한 적 없다!… 박현정의 억측일 뿐”
사진=뉴시스
  2014년 12월, 박현정씨(이하 등장인물 존칭 생략)가 부하 직원에 대한 ‘막말·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후 서울시 산하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 대표직에서 사임한 이른바 ‘서울시향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최근 박현정이 서울시장 박원순 등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박현정과 법정 공방을 벌였던 인물은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과 그 부인 구○○, ‘박현정의 인권 유린’을 주장하는 호소문을 배포한 서울시향 전·현직 직원 등이었다. ‘서울시향 사태’ 직후인 2016년 3월, 박현정은 정명훈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정명훈이 서울시향 단원들에게 보낸 공개편지를 통해 박현정이 서울시향 직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언급한 서울시향 전·현 직원도 같은 혐의로 피소됐다. 정명훈 부인 구○○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교사’를 했다며 소를 제기했다. 같은 달, 정명훈도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박현정을 고소했다.
 
  현재 이들의 공방전은 검찰 결정에 따라 잠시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최근 검찰은 양측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단,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곽○○은 불구속기소 했다. 곽○○의 경우엔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박현정의 강제추행 시도 주장은 허위 사실로 인정된다”며 박현정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물론 곽○○이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므로 확정판결은 아니다.
 
 
  박현정 퇴출은 박원순과 정명훈의 합작품?
 
2013년 1월 3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현정 신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뉴시스
  박현정은 서울시장 박원순의 부탁을 받고 2013년 1월 31일 서울시향 대표직을 맡았다. 그는 취임 후 ‘근태 감독’ ‘업무 역량 강화’ ‘인사 제도 개편’ ‘원칙에 따른 예산 집행’ ‘회계 투명성’ 등을 강조했다. 내부 반발이 거셌다. ‘박현정 초빙’에 긍정적이었던 정명훈도 ‘반(反)박현정’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박현정이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면서 쌓였던 일부 시향 직원들의 반감이 더해져 ‘박현정 성추행 논란’이 터졌다.
 
  이와 관련, 박현정은 “박원순이 정명훈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정명훈의 재계약 조건으로 박현정을 퇴진시켜 달라는 내용)을 받고 직접 또는 서울시 조직을 동원해 정명훈과 협의하면서 치밀하게 ‘박현정 퇴출’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는 자신이 ‘공익 제보’를 통해 입수했다는 ‘정명훈 부인’ 구○○과 정명훈의 서울시향 재직 당시 비서 백○○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호소문을 유포한 서울시향 직원들의 단체 대화 내역이다. 특히 구○○이 주장하는 내용에 따르면 박원순과 정명훈이 일종의 ‘연합전선’을 형성해 ‘박현정 퇴출’을 추진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약속’을 강조한다. 이들은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맞춤법과 띄어쓰기 오류가 많지만, 원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교정하지 않고 그 대화 내용을 공개한다. 단, 정명훈 부인 구○○ 등이 즐겨 사용한 영어 표현 대부분은 의역했다.
 
 
  정명훈 부인, “박원순은 이미 충분히 개입돼 있다”
 
  정명훈 측이 서울시향 직원들의 ‘탄원서’를 박원순 측에 전달한 건 2014년 10월 15일이다. 이튿날, 정명훈 부인 구○○과 정명훈 비서 백○○은 이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눴다.
 
  〈2014년 10월 15일 08:37~08:41
 
  백○○: 지금 막 서울시 정무비서관(주: 권상훈)에게 연락왔습니다. 이제 회의 한다고 합니다.
 
  구○○: 좋아요! 완벽한 준비를 더 철저히 하고 있어요.〉
 
  그로부터 3일이 지난 2014년 10월 18일, 구○○은 백○○에게 “시장(주: 박원순)은 이미 충분히 알고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 10월 22일, 백○○은 당시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에게 ‘서울시 정무조직과의 협의 내용’ 등을 알렸다. 진은숙은 2006년, 정명훈과 함께 각각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와 예술감독 겸 지휘자로 위촉돼 활동해 오던 사이다.
 
  〈2014년 10월 22일 08:48~19:05
 
  백○○: 선생님 오늘 오전에 권상훈씨 만나러가요. (후략)
 
  백○○: 선생님 권상훈 비서관 만났어요. 위의 의견 전달했고 아래 답변 받았습니다. 일단 시향 직원의 의견은 접수하겠다. 그러나 시장님 대리인이 될 부시장 일정 + 후속 상황에 대한 여러 각도의 디자인이 필요한 바, 데드라인에 대한 약속은 현재 불가하다. 그러나 최대한 속도를 내서 진행 할 예정이다(이번 주가 될 수도 있다). 마에스트로(주: 정명훈)는 서울시의 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에 마에스트로께 흠집이 안 가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밀한 계획이 필요하고 시 내부적으로 전략이 필요하다.
 
  진은숙: 수고 했어!!! 어쨋든 믿고 지켜보자. 나중에 통화 해~~~
 
  백○○: 네네!!!〉
 
 
  정명훈 비서 얘기와 유사하게 진행된 서울시의 ‘박현정 면담’
 
  정명훈 비서 백○○이 접촉했다는 서울시 정무비서관 권상훈은 2014년 10월 27일, 서울시향 대표 박현정을 만났다. 박현정에 따르면 권상훈은 정명훈이 서울시향 예술감독 재계약 조건으로 ‘박현정 퇴진’을 요구하고 있으며, 직원 10명의 연판장도 접수된 상태라고 말했다.
 
  다음날엔 당시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정효성과 서울시 정무수석보좌관 김원이가 박현정을 면담했다. 앞서 백○○이 진은숙에게 알린 것처럼 ‘시장 대행 권위를 갖춘’ 서울시의 이인자가 박현정을 부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현정은 정효성에게 “(박원순이) 꼭 와 달라고 해서 왔던 것인데 이제 필요 없다고 하니 더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서울시의회 회기’ 문제를 언급했다. 서울시의회 회기가 끝나면 나가겠다는 의미였다. 이와 함께 박현정은 박원순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같은 날 오후 1시24분, 백○○은 이들의 면담 내용을 진은숙에게 알렸다.
 
  〈백○○: 시(주: 서울시)에서 연락 왔습니다. 부시장님 미팅 잘 하셨고 박사장(주: 박현정)이 의외로 쿨하게 잘 정리해서 나가겠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 많이 주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위험하다 나가는 날짜 받으셨냐 했더니 했더니 11월 중으로 본다. 오래 걸리진 않을거다라고 하네요. 서울시로서는 사장에게도 퇴로는 열어 줘야 한단 입장이라고 합니다.〉
 
  2014년 10월 31일, 박현정은 김원이와 권상훈을 다시 만나 서울시 산하기관장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서울시의회 회기가 끝나면 나가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정명훈 부인’ 구○○은 같은 날 백○○에게 서울시를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구○○: 하지 말라는 소리했는데도 했고 ○○씨한테 말도 안하고(치밀히 모든 걸 계획하고 있었던 마당에) 미리 만나버린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신 사장을 다시 만나 실은 시간을 주려해더니 당신이 음모를 계속하니 오늘로 사표내고 월요일부로 그만두라 하라 해요. 아니면 두 주일을 더 있으며 장정숙파(주: 장정숙은 현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서울시의원 재임 당시 정명훈 관련 의혹 제기)와 손잡고 더 할 음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거냐 해봐요.〉
 
 
  “박현정은 나갈 테니 조급해 마라… 市를 믿고 기다려라”
 
  2014년 11월 6일, 백○○은 구○○에게 “지금 비서관과 통화 완료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했다.
 
  〈백○○: {조급해할 필요 없다(제가 최근 변호사 회동, 19일 내부 일정 어레인지 등 말씀드렸어요.) 대표이사 아마 끝까지 포커페이스 하다 나갈 것이다. 시를 믿고 기다려 달라. 사임시기는 원래 11월 중으로 이야기 된 부분이며 처음 컨택시부터 주안점은 조직에 피해 없이 조용히 나가는 것이었다. 만일 기한 내에 논의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은 서울시가 진다. 절대 지난번 최종 결론에서 변동사항은 없다. 시장님 중국 출장중이신데 출국 전까지 보고 들어가고 챙겨진 내용으로 시정 차원에서 합의된 부분이다. 여기에 대표가 임의로 방향을 바꾼다면 서울시부터도 이를 좌시할 수 없다.} (후략)
 
  구○○: 지금 막 마에스트로와 이야기 했는데, 이번달에 마에스트로가 돌아가기 전에 모든 일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한 시장에게 보낸 최후 통첩은 유효하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귀국하셔서는 안됩니다. 이 카드를 쓸 때가 왔어요!〉
 
  2014년 11월 16일, ‘박현정 퇴출’이 지연되자 구○○은 “큰코다칠 줄 알라고 하라”는 식으로 시장실을 압박하라고 백○○에게 주문했다.
 
  〈2014년 11월 16일 13:53~23:43
 
  구○○: 시장실에다가도 빨리 조치하지 않고 있다가 혹 일이 잘 않돌아가면 그때 우리도 시의회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하려는 속셈이라면 큰코다칠 줄 알라고 해요. 사장의 속셈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며 방관했다가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세월호 같이
 
  구○○: ○○씨. 이혜경(주: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이란 인간은 사장한테 정보받아 지휘자(주: 정명훈)님 비난하고 12.10(주: 서울시의회가 정명훈 공금 유용 의혹 등을 묻기 위해 출석을 요구한 날)을 운운하면 ○○씨는 김○○씨 등을 동원하여 역전 완승하며 12.10을 뒤집어 보아요. 시장실에다가도 다 알고 약속까지 한후 방관했다는 사실이 알려질꺼라고 하고〉
 
 
  “강난희가 잘 모셔야 하는데 죄송하다”고 했다는 정명훈 부인
 
2016년 7월 14일,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법정 공방 과정에서 고소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4년 11월 2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문형주 시의원은 “정명훈이 영리를 위한 개인 일정으로 시향의 공식 일정을 변경했고,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시향 예술감독인데도 협찬 실적은 전무하면서 개인단체의 협찬에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구○○은 백○○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시의회에서 운운되었던 것들은 사장이 모두 날조하여 시의원들한테 일러바친 거짓이라는 걸 다 얘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을 보내면 우리가 수정해 시장한테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알렸다.
 
  다음날, 구○○은 백○○에게 박원순 부인 강난희가 자신에게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난희가 “시장한테 (메시지를) 전했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백○○에게 보냈다.
 
  〈예 감사드립니다. 유럽의 겨울이 그립습니다. 잘 모셔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시장님께 말씀드리고 전달해드렸습니다. 몸 건강히 돌아오십시오. 강난희 올림〉
 
  이어 구○○은 다음과 같은 장문의 메시지를 다시 백○○에게 보냈다. 내용상 수신자가 강난희로 추정되지만, 실제 전송·수신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
 
  〈사모님. 진짜 유럽 중에서도 베니스의 겨울풍경이 어찌도 아름다운지요! 한번 꼭 구경오셔야 하는데요. 저희는 12월 8일까지 여기서 머뭅니다. 시장님이 인권을 중요시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이러한 인권유린을 하는 사람을 조속히 처리해 주실꺼라며 다들 의심없어 합니다. (후략)〉
 
  다음날인 2014년 11월 29일, 구○○은 앞서 자신이 ‘베니스의 겨울 풍경’을 운운하며 보낸 편지에 강씨가 답장을 보냈다는 식으로 다음과 같은 글을 백○○에게 전하면서 “ㅎㅎㅎ”라고 적었다.
 
  〈감사 감사드립니다. 훌륭하신 말씀에 감동했습니다. 시장님께 어저께 밤늦게 직접 보여드리고 말씀 또 드렸습니다. 저도 시장님께서 예술인들을 진정으로 아끼고 후원하시는 시장님 되셨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아마 잘 해결될 거 같습니다. 언젠가 겨울의 베니스를 꼭 다시 가보겠습니다. 몸조심 하십시오. 강난희 올림〉
 
 
  “두 분께서 유럽에서 마음고생 하셔서 참 안타깝습니다”
 
  정명훈과 구○○ 등이 애초 기대했던 ‘11월 내 박현정 퇴출’이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백○○은 서울시 정무비서관 권상훈에게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박현정이 퇴출되도록 하겠다. 그간 서울시와의 (협의) 내용은 공식화하지 않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2014년 11월 29일, 백○○이 구○○에게 “이렇게 하려고 준비 중”이라면서 보낸 문안의 내용과 동일하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비서관님 안녕하세요. 대표이사 인권유린 문제로 시장님께 도움을 요청드린지 어느새 두달을 향하고 있습니다. 애써주신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드리나 애초 약속하셨던 ‘11월 내 사임’이 불가한 부분, 그리고 이후에도 명확한 해결이 요원해보이는 현상황을 직시하여 저희는 2014.12.1을 기점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중략) 그간 서울시와의 내용은 공식화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12월 1일, 박현정이 행정1부시장 정효성에게 요구한 박원순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현정은 서울시의회 회기가 끝나는 12월 중순 이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은 “왜 그렇게 억지를 쓰십니까. 알겠습니다”라며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튿날, 익명의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이 호소문을 통해 “박현정의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의 인권은 처참하게 유린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호소문이 나오자마자 언론의 ‘물어뜯기’가 시작됐다. 결국 박현정은 12월 29일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 와중에도 구○○은 정명훈을 대신해 “시장님께 보내드리는 지휘자의 메시지”라며 박원순 부인 강난희에게 보내는 글을 백○○에게 보여줬다. 다음은 구○○이 전한 정명훈의 의견이다.
 
  〈시장님, 여러 가지 일들도 계속 바쁘실줄 압니다. 다름이 아니라, 시향대표의 문제 해결이 아직 안되고 있다고 합니다. 출국 전 시장님께 이미 말씀드렸듯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저의 사임 상태 유지의 뜻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이에 따라, 시향연주 차 예정되어 있는 12월 10일 저의 귀국일정은 불가능함을 말씀드립니다. 정명훈 드림〉
 
  다음날, 구○○은 다시 백○○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겨울이 온 것 같아요. 첫 눈도 내렸어요. 시장님께 말씀 전해 드렸어요. 많이 염려를 하시고 계십니다. 빨리 잘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두분께서 유럽에서 마음고생하셔서 참안타깝습니다. 모쪼록 몸조심하십시오. 강난희 올림〉
 
  구○○은 “시장은 12월에 마에스트로가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그녀를 없어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2014년 12월 5일)”는 메시지를 백○○에게 보내기도 했다.
 
 
  시향 직원들은 市 정무팀과의 ‘접촉’ 사실을 왜 ‘히든카드’로 여겼나?
 
  한편, 박원순은 2014년 12월 2일, “시향 문제는 아무튼 저도 오늘 뉴스를 봤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주장이니까 저희들이 한 번 조사를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호소문을 퍼뜨린 서울시향 직원들은 2014년 12월 3일, 단체 대화방에서 “시장은 어제 직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 조사를 하겠다 했는데, 현정이는 문제를 시장이 한 달 전에 이미 알았다고 했다”며 “원순이 아저씨 바보 됐다”는 등의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어서 자신들이 사전에 서울시와 ‘접촉’한 사실을 일컬어 ‘히든카드’ ‘마지막 조커 카드’라고 평가했다. 이는 ‘호소문 유포자’들이 ‘박현정 퇴출’이 지지부진할 경우 서울시 정무팀과 접촉했던 사실을 이용해 박원순과 서울시를 압박하려 했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는 대목인 셈이다.
 
  〈2014년 12월 3일 19:57~20:30
 
  백○○: 김○○샘(서울시향 단원, 바이올린) 전언에 의하면 지금 서울시정무 비상대책회의중이랍니다.
 
  곽○○: 박현정이 엠비엔인터뷰에서 박시장 만났다 이후 비상회의 하는것도 있을것같아요. 지들도 살아야...
 
  곽○○: 박시장 입장에서 박현정이 자기 만난 거 오픈했으면 회생불능으로 죽여야 본인이 산다고 판단할듯. 안그래도 많은 화살이 임명권자를 향하고 있는데...
 
  황○○: 우리는 자유롭게 오픈할 권리를 얻었습니다.
 
  황○○: 현정이가 오픈했으니까요.
 
  황○○: 한달 전에 시장이 문제 알았다
 
  김○○: 정무라인에 확인 사살 한번 하면 어때요? 우린 의리 지켰는데 현정이가 깟다
 
  윤○○: ㅇㅇ 그래도 우리는 우리 입 다물고 잇는 게
 
  윤○○: 그래야 정무도 사실무근이다
 
  황○○: 공식적으로는 우리 카드죠 ㅎㅎ
 
  윤○○: 빠져 나갈 길 찾고, 저 여자는 거짓말쟁이 되고
 
  황○○: 우리가 현정이가 뻥 친거라고 정무랑 우리 입맞추자하는 카드
 
  황○○: mbn 보면 앵커가 이 문제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알지 못했습니까? 질문하니 현정이가 제가 듣기로는 한달 전쯤에 알게 되셨다고 들었고요....
 
  황○○: 문제 의식을 현정이도 공유 했어요
 
  최○○: 이것은 우리의 히든카드로 써야죠 마지막 조커카드!
 
  황○○: 시장은 어제 직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 조사를 하겠다 했는데
 
  황○○: 현정이는 문제를 시장이 한달 전에 이미 알았다고 하고
 
  황○○: 원순이 아저씨 바보된겨
 
  황○○: 그러니 정무 회의해야지^^ 이 시간에 아마도 마마스 샌드위치 먹으면서? ㅎㅎ
 
  황○○: 아싸
 
  윤○○: 정무쪽에 케이터링이라도 ㅋㅋ 고생 많으시다고.. 그러게 진즉에 우리 말 좀 귀담아 듣지 그랫냐고
 
  백○○(비서): 아, 현정이는 깠어도 우린 까면 안됩니다~~~
 
  백○○(비서): 정무한테 mbn파일 보냈고 완전 씨껍해서 내부 비상화의했습니다〉
 
 
  박원순 측, “박현정 주장은 불합리하고, 뒷받침할 증거도 없어”
 
정명훈 부인 구○○씨는 정명훈 비서 백○○씨에게 자신이 박원순(우) 시장 부인 강난희(좌)씨와 편지를 주고받는다면서 그 내용을 소개했다. 사진=뉴시스
  앞서 살핀 내용이 ‘사실’이라면 박원순과 서울시, ‘박현정 퇴출’을 바랐던 정명훈 등은 상당 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의·조율을 한 셈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박원순과 서울시는 소송 대리인을 통해 재판부에 5월 8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박현정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피고 박원순이 정명훈 감독, 정명훈 감독의 처인 소외 구○○, 정명훈의 비서인 소외 백○○, 진은숙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원고(박현정)의 사퇴 방향으로 몰고 가도록 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습니다. 피고 박원순이 한 일은 탄원서가 시장인 피고에게 전달됨에 따라 이를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조사해 보라고 시장실에 지시한 것입니다. (중략) 탄원서나 고소장이 접수되면 조사하는 쪽에서 먼저 탄원서를 제출한 쪽을 만나 그 탄원의 내용을 확인해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것을 ‘긴밀하게 협의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억측입니다.
 
  (중략) 피고 박원순은 아무런 사실 관계 확인 없이 그들의 말만 일방적으로 믿고 사퇴를 강요하도록 지시한 바가 없습니다. 피고 박원순이 구체적으로 사건의 조사에 관여한 바도 없거니와 1차 사실 파악을 담당했던 정무수석비서관실은 위 경과에서 보듯이 먼저 탄원서를 제출한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다음에 원고의 주장과 의견을 경청하였습니다.
 
  (중략)
 
  원고는 마치 피고 박원순과 백○○ 측이 권상훈 비서관을 매개로 소통하고 협의하여 작전을 짠 듯 마냥 표현하고 있으나, 이 또한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직원들은 원고의 조속한 해임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중략) 그러나 원고는 11월 말일이 되어도 결국 사임하지 않았습니다. 기다림에 초조한 직원들은 만약 너무 늦어지면 호소문을 언론에 유포하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와 같은 대화는 원고가 스스로 사임하겠다고 해서 서울시가 이를 기다려주고, 직원에게도 그와 같이 설득하여 호소문 유포를 늦추면서 서울시와 시향의 이미지를 모두 지키려고 했던 과정에서 있었던 것일 뿐입니다. 그러나 결국 12월을 넘기게 되자 참지 못했던 직원들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유포하였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원고가 위와 같은 주장을 펼치는 근거로는 구○○과 백○○ 등이 나눴다는 카카오톡 메시지, 원고 자신이 스스로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주장한 보도 기사 등일 뿐이며, 피고 박원순이 무엇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지시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고 원고의 추측만이 열거되어 있을 뿐입니다. (중략)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함은, 이치에 맞지도 아니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는 관계로 기각을 면치 못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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